남학생의 로망은 친구들의 엄마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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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작성일 22-12-03 18:07 조회 49,794 댓글 0본문
엄마로부터는 아까 진작에 집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불안한 의심은 사라져버리고 편안한 기분으로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다. 집에 들어온 시간은 밤 9시가 조금 넘었다.
“어서와... 생각보다 늦게 들어왔네?... 수경이랑은 재밌게 잘 놀았어?... 호호.......”
“어라..? 수경이랑 같이 있던 걸 어떻게 알아?... 난 그냥 친구들이라고 했는데........”
“네.. 동생이 다 얘기하던걸.. 이쁜 누나가 집앞까지 와서 형이 헐레벌떡 나가더라... 라구 피히히... 잘보이고 싶어서 멋도
부리는 거 같았다고 키키........”
“그랬단 말이야... 이젠 이 녀석 입단속도 시켜야겠네...........”
“뭐..... 어떠니?..... 엄마가 보기에도 예의 바르고 아주 착한 아이던데..... 얼굴도 제일 이쁘고 쿠쿠..... 그 정도면 너 한테는
과분하지 않을까??.......”
“누구 편이야... 쳇... 친구들은 잘 만났어?.........”
“으응.... 오랜만에 엄마 동창 두명이랑 만나서 그동안 못나눈 이야기좀 했지...........”
“그랬군... 난 샤워부터 할게... 아... 저녁은 먹고 왔어............”
5월의 첫주에 교내는 계절의 여왕 오월을 맞이하는 환영의 물결로 가득 찼다. 교문을 통해 쭈욱 올라오는 가로수 언덕길
양옆으로 아름다운 꽃들이 펼쳐진 풍경이 한폭의 그림같다. 라일락과 튤립, 동백꽃의 예쁜 자태와 상큼한 향기가 눈과 코를
즐겁게 해준다. 따듯한 날씨를 만끽하며 학생들은 서서히 하나둘씩 하복차림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우는 수경에게
전해들어서 내심 기대를 했지만 여학생들 차림을 보니 하얀색 바탕과 에메랄드색, 짙은 노란색의 체크무늬 치마에 상의는
교복이라기 보다는 예쁜 은행 여직원처럼 단정한 하얀색 일색이 두드러진다.
허리부분이 라인을 따라서 아주 섬세하게 안쪽으로 접혀있는 디자인이라서 늘씬한 여학생이 입으면 눈이 아주 즐거울 듯
넥타이는 스커트와 마찬가지로 삼색이 섞인 아주 산뜻한 느낌이다.
‘뭐 그저 그렇네... 그녀석은 대수롭지 않은걸 과장해서 말하는데는 뭐가 있다니까.......’
픽 웃으면서 교실로 들어가는 순간 친구인 강민규와 마주쳤다. 중학교 때부터의 친구지만 같은 반인데도 왠지 서먹서먹하고
예전보다는 어색한 사이라 가볍게 서로 인사만 하고 지나쳤다. 지우는 수경이가 안보이는 걸 알고 조용히 앉아서 책을 폈다.
잠시 후 7시 55분이 되자 안보이던 수경이 교탁 앞으로 나와 인원 체크를 하기 시작했다. 보통은 담임선생님이 하는데 가끔
이렇게 반장인 수경과 부반장인 정훈을 시키기도 한다. 덕분에 지우는 수경의 빼어난 몸매와 근사하게 잘 어울리는 하복의
환상적인 자태를 흐뭇한 얼굴로 감상할 수 있었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훌륭한 가슴이 정말 탐스럽다. 허리도 호리병 모양으로 쏙 들어간 부분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전체적인
상체의 매끄러운 라인이 아주 예쁘다.
‘대박인데... 이 녀석이 이쁘다고 자신있어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입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다고는 해도... 야... 몸매 진짜
좋구나.. 충격이다........’
새삼 수경의 몸매에 감탄하며 지우는 친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경은 조용히
사람 머릿수대로 출석부를 작성하더니 나지막히 중얼거린다.
“서주원이 벌써 2주째 학교를 안나오고 있는데.. 혹시 주원이랑 친분 좀 있는 사람 있니?.. 선생님 말씀으로는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걱정을 하시던데... 그리고.. 최현준도 지난주 수요일부터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고.. 제대로 된 연락처를 알거나
친분 있는 사람들은 이야기 좀 해줘........”
학생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현준은 몰라도 깡패같은 이미지의 주원은 학급내에서 좋은 평가를 못받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그와는 별개로 현준은 다른 의미에서 반 학생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할 무거운 포스를
내는 탓에 친한 사람이 많이 없다. 수경도 두 사람의 이미지를 잘 알고 있지만, 책임이 막중하다보니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0교시 영어회화 방송수업이 일찍 끝나자 수경은 지우를 불러내 바깥으로 나간다.
“지난번에 내가 봤는데 참여 수업날 너희 어머니하고 현준이가 한참 얘기하는 걸 봤어... 그래서 물어보는거야... 보통
학생들이나 선생님들께는 마음을 잘 열지 않는 현준이가 어머님하고는 잘 통하던 것 같아서.. 좋은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그 얘기를 왜 나한테 해.. 난 현준이랑 말도 안하는 사이인데..아.. 출석번호가 비슷해서 주번 같이 한적은 있어.. 기억난다..
근데 그때도 과묵한 녀석이라 별 말은.. 일단 엄마한테 오늘이라도 현준이에 대해 한번 물어보도록 할게....”
“응. 그렇게 해주면 고맙지... 오호호. 근데 나 오늘 어때?.. 이쁘지 않아?.......”
“솔직하게 말해서.. 다른 여자애들 보고는 그저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아까 너 보고는 되게 놀랐어... 차원이 다르다고 해야
되나........”
“어맛.. 그거 좋은 칭찬이지??......... 헤~”
“그럼.. 칭찬이지 풋.. 영광으로 알아... 이런 칭찬 쑥스러워서 못하는데..........”
“그러게 말이야... 내가 알던 지우랑은 좀 다르네?......... 푸후후~”
수경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 좀처럼 자신에 대해 감정표현을 하지 못는 지우가 어쩐 일인가 싶을 정도였다. 한편 현준은
그 시각에 그냥 천호동 집에 있다. 주원은 어떤지 몰라도 현준의 결석이유는 ‘그냥 귀찮아서’였다. 영애한테 푹 빠져서
요즘은 어떻게 하면 머리를 잘 굴려서 앞으로 한 두 번만의 데이트 기회로 잘 꼬드겨 따먹을 수 있을까. 그 생각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일은 관심 밖이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다니게 된 학교이니만큼 더욱 정신차리고 학업에 충실해야할
때이다.
현준은 지우네보다 두 살이 많은 19살이다. 어머니는 그가 불과 5살 때, 외간 남자와 눈이 맞아서 집을 나가버렸다.
지금까지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잠잠 무소식이다. 그래서 현준에게 어머니란 별 의미가 없는 존재였다. 초등학교를 거쳐서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보고 싶고 그리움에 사무쳐서 보낸 시간이 길었다. 아직도 어린 나이지만, 생사도 알지 못하는 엄마에
대해서는 잊고 살자고 마음 먹은 지 오래다.
겁 없이 설치고 다니던 중학교 시절, 타고난 근력과 싸움실력 두둑한 배짱으로 항상 일진 중에서도 우두머리를 도맡아왔다.
중학교 3학년때 사귀던 여학생이 있었는데 현준도 진심으로 많이 좋아했던 여자였다. 반반한 얼굴 덕분에 근처 안산 상록지
역에서는 유명한 아이였다. 그런데 현준에게 얻어터진 전력이 있는 고교생 셋이서 건방진 꼬마놈에게 어떻게 복수해주는게
가장 효과적일까 의논하다가 그의 여자친구를 붙잡아 놓고 차례로 돌아가며 강간하는 것이다. 현준은 그 사실을 1개월이나
지나서 알았는데 어떤 이유인지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고, 그 여학생은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해버렸다.
현준은 자라면서 어머니란 존재를 잊고 살았기 때문에 외로움이 참 많은 아이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빈자리가 크고 학창시절
내내 아이에게 미칠 정서적인 악영향이 있지 않도록 여러모로 보살펴주느라 신경을 많이 써왔다. 그런 아버지도 여학생을
마음에 들어하셨고 여지껏 달리 여자를 제대로 만나본 적도 없던 현준은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지니고 있던 그 아이와 가능
하다면 쭈욱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픈 나름의 계획과 소망을 가졌던 것이다.
사건이 벌어진 후 한달쯤이 지나 사실을 알게 된 현준은 그동안 슬픔과 괴로움으로 지냈던 지난 몇주간의 고통을 당연히
보상받겠다는 심리가 강했다. 그래서 당시 모 고교 2학년 유도부에 재학중이던 세명의 정확한 소재지를 파악한 뒤 첫날은
두명 바로 그 다음날에는 한명 이런 식으로 각자 만나서 초 주검상태에 이르도록 아주 개패듯이 잔인하게 박살을 내놓았던
것이다.
어찌나 분이 안풀렸는지 현준은 이미 싸울 의사가 전혀 없다며 온 몸이 여기 저기 터져서 피투성이가 된 채 질질 짜고 용서를
구하는 비참한 놈들을 "뒈져.. 이 개만도 못한 인간 쓰레기들아!!...!”라며 인정 사정없이 반 죽여놓았다. 덕분에 세명 모두
최소 전치 6개월에서 1년에 이르는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아버지만 뒷감당을 하느라 죽을 생고생을 해야했다. 소년원에 수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아버지 입장으로서 하나뿐인
자식이 교도소 신세를 지는 것은 어떻게든 막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해당 부모들과 만나서 간신히 합의금을 지불하는 선에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였다. 얼마나 많이 다친 애들 집에 찾아가서 무릎을 꿇고 하소연을 했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인간 말종같은 자식을 낳아놔서 저렇게 남의 귀한 아들들을 반 죽여 놨냐고 길길이 날뛰면서 화내던 부모들도 진심
어린 하소연과 눈물을 흘리던 현준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에 마침내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봐주기로 한 것이었다. 덕분에
아버지와 현준은 합심해서 그때의 합의금을 아직도 갚고 있는 중이고 지난 2년간 현준은 반월공단의 공장들을 전전하며
부지런히 돈을 모았다. 미성년자라 정식으로 취업이 불가능했지만 아버지의 꼼수로 사촌형의 호적 등본을 위조하여
지금까지 성실하게 일을 하며 잘 버텨온 것이다.
현준의 아버지 최재철이 언젠가 아들을 잡아 앉혀놓고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제 웬만큼 빚은 갚았으니까.. 고등학교 갈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려무나...아버지도 열심히 노가다 뛰어가며 돈을 모으고
있으니까.. 너 하나쯤 입히고 먹이는 건 충분히 가능해... 아버지 걱정일랑 말고 이제 네가 정말 가야할 길을 가렴......”
“아부지 그런 얘기는 그만 하라니까.. 학교 따위 다녀봤자 가고 싶은 마음도 없고 동기부여도 안 생겨.. 난 보나마나 간다고
하더라도 늘 외톨이일 거라구.......”
“안돼.. 그동안은 네게도 오랫동안 반성과 수련을 시킬 목적으로 일을 해도 뭐라 안했지만 더 나이가 먹기전에 학업은 반드시
마쳐야 한다... 최소한 대한민국에서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사람 구실하고 살어 이눔아... 제발 애비의 말을 들어라.....”
공장일을 시작한지 1년 6개월쯤 지났을 때부터 아버지는 학업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강요해왔다. 어머니가 자신과 가정을
버리고 도망갔으니 그로부터 받은 고통과 우울했던 감정을 극복하고 싶었던 현준 서러운 지난 날의 감정들이 비뚤어지지
않게 잡아준 것은 순전히 아버지의 힘이었고 그런 사실을 잘 아는 현준은 아버지의 말을 절대 거역하고 싶지 않았다. 중학교
다닐 때 허구헌날 쌈박질만 했던 지라 학업성적은 바닥을 기었다. 그래서 아무 기초가 쌓여있지 않던 현준은 그야말로 이를
꽉 물고 6개월동안 공장일과 검정고시 준비를 병행해가며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보란 듯이 우수한 성적으로 시험을
패스하여 고등학교 입학자격을 얻은 것이다.
아버지는 아직 안산 쪽에서 지내신다. 현준만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외삼촌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외삼촌]이라
함은 당연히 집나간 어머니의 동생이라는 얘기인데 오랜 시간 인연이 끊긴 어머니의 가족이었기에 어찌 보면 현준을 생판
남으로 여기고 멀리할 수도 있었지만 삼촌과 숙모는 절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오갈 곳 없는 현준을 아주 가엾게 여기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줄 생각이었다. 삼촌댁에는 현준보다 네 살이 어린 중학생 사촌 남동생이 있다.
처음으로 학부모 참관일에 영애를 보는 순간 미칠 듯이 심장박동이 두근거리고 온몸의 세포가 소름끼치게 전율할 정도로
[저 여자를 내것으로 하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휩싸였다. 하지만 고학생의 처지에서 돈도 없고 자존감도 많이 낮았던
소년은 어떻게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며칠간 끙끙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그래. 구차한 방법 쓰지 말고 정공법으로 가자. 따먹고 싶지만 강제로 추한 짓을 했다간.. 또 아버지가 힘들어지니까.. 이제는
아버지를 곤란하게 하기 싫어.. 그냥 남자답게 다가서서 꼬셔보자! 되든 안되든...’
그렇게 마음을 먹고 사실 지난 참여수업일에 그는 배수의 진을 친 비장한 각오로 물론 표면적으로는 지극히 평온하며 차분한
웃음과 매너를 잃지 않으면서 영애의 호감을 어느 정도 사는데 어렵사리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불과 보름여가 지난 시간 3, 4일 정도 학교에 가지 않는게 대수냐~ 하는 생각으로 집근처 오락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본인도 왜 방황하는지 모른다. 학교는 곧 돌아가서 잘 둘러대면 그만이야 라고 자기 위안을 삼으며 시간을 죽이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아마도 지금껏 성미에 안맞는 학교 생활을 다시 하려니까 머리가 견디지 못한 모양 그러던 중에 갖고 싶은
여자가 나타나자 나름대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둘러댈 구실을 찾은 듯 스스로가 자신에게 주는 일주일 정도의 바캉스
라고 할까.. ‘돈이 필요한데.. 내가 무슨 제비처럼 누나한테 뜯어먹기만 하는 건 싫고..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슨 말을 해서
용돈을 받는단 말야.. 노가다라도 뛰어볼까?’
편안하게 영애를 잘 구슬려서 힘 안들이고 돈을 쓰게 할 자신은 있었다. 왠지는 몰라도, 하면 될 것 같았다! 찍으면 넘어올 것
같은 미친 자신감..? 여하튼 구질하게 빈대 붙어서 돈을 억지로라도 쓰게 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기왕 이 여자를 반드시
내 것으로 삼자 라고 생각하자 그건 자존심이 용납지 않았다. 지저분한 방식은 쓰지 말자는 신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 최현준이라는 애 기억하지?.. 왜 그날... 참여수업때 엄마랑 붙어 앉아서 얘기하던.. 안경쓰고 키큰 놈.......”
“현준이 아.. 기억하지 물론 그날 오랫동안 이야기 한 사람이 많지는 않았으니까 당연히 기억해.. 그런데 왜 걔를 물어봐...?”
영애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하다가, 난데없이 물어보는 지우의 말에 깜짝 놀라서 그만 닦고 있던 접시를 떨어뜨릴
뻔 했다. 애지중지하는 비싼 그릇이라서 겨우 받아내고는 한숨을 쉰다.
“그냥 수경이가 오늘.. 그 녀석이 며칠째 학교에 안나온다고 나한테.. 혹시 엄마가 저번에 다정하게 이야기했으니까 무슨
고민 같은걸 들으셨냐고 하는거야.. 수경이도 답답하니까.. 엄마라면 자상하게 그녀석 이야기를 좀 들어줬을 것 같아서...”
“그.. 그랬구나... 사실 별 얘기는 많이 안했는데... 호호... 자기 여자친구 때문에 고민이 좀 있다고 해서... 상담을 조금
해줬을 뿐이야...........”
“움.. 엄마가 그렇다면 그게 맞겠지.. 나는 잘 몰라.. 수경이가 보기엔 현준이가 엄마를 잘 따랐다고 하더라구.. 하하 걱정마..
얘는 지금 답답하고 애들 통제가 안되서 죽을 모양인가봐......”
“수경이가 많이 힘들어하니? 무엇 때문에.. 반장이라서?......”
“응... 그녀석이 겉보기에는 꽤 강한 척 하는데... 내 생각에는 맘이 여려... 운좋게 학기초에 반장이 되긴 했지만... 좀 힘이
들어보여서.. 책임감이 강하지만 버거운 거 같은 느낌도 있고.. 물론 이런 얘긴 나 혼자만 판단한 거고 그 녀석은 자존심이
엄청 세서 힘든 부분이 있어도 말 안 할걸.......”
“후훗 그래.. 니가 힘들어하는 수경이가 기댈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고 그래.. 지난번에 데이트도 했잖아. 잘은 몰라도 사이가
아주 좋은 걸로 아는데?.. 말 나온 김에 이야기나 좀 해보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된 거니? 손도 잡고 뽀뽀도 했어?.. 큭큭..”
“뭐... 뭐야... 난 진지하게 얘기하는데 왜 화제를 그런 쪽으로 몰아..? 이상한 엄마네 참나........”
지우는 엄마가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뭔가 캐물으려하자, 찜찜한 기분을 느끼며 서둘러 방으로 피신했다. 사실 요즘들어
부쩍 여자로 느껴지는 수경이 녀석 때문에 본인도 자기 마음이 왜 그렇게 두근거리는지 알 수가 없어 난처해하는 중인데
엄마가 저렇게 물어보면 뭐라고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그냥 머릿속이 하얘진다.
‘현준이가 왜 방황을..? 저번에 친척 집에 같이 살고 있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설마 곤란한 일에라도 휘말린 건 아닐까...?
그런 건 아니겠지.. 아니기를.. 휴우.......’
영애는 생각에 잠기며 문득 그에게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생각일 뿐이지 그렇게 대담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용기는 없다. 주제넘은 짓이라는 생각도 들고 아직 자기 스스로가 현준에게 완전한 신뢰를 쌓아주지
못했기 때문에 사생활을 침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영애다. 그리고 걱정은 이성으로서 끌리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동시에 자기 친조카를 보살피고 싶은 이모같은 마음가짐도 있었다.
그런 생각에 잠겨 있으면서.. 애꿎은 핸드폰 버튼만 한참 만지작 만지작 거리는데 갑자기 위잉~~ 진동 소리가 나며 전화가
울린다. 현준이다. 영애는 깜짝 놀라서 손을 부르르 떨며 꿀꺽 침을 삼키고 살며시 방으로 들어가면서 전화를 받았다.
"응... 현준아 무슨 일이니... 이 시간에...?"
내심 기다렸던 현준의 전화였지만 막상 통화 버튼을 누르기까지는 그녀도 용기가 필요했다. 눈으로 이름을 보고 버튼을
누르기까지는 기껏해야 5~6초의 시간이지만 영애에게 지금의 5초는 다섯 시간처럼 길게 느껴진다.
“응.. 현준아... 무슨 일이니 이 시간에..?”
“아줌마... 늦은 시간에 죄송해요... 뭐하고 계셨어요......?”
“그냥.. 밥 먹고 세탁기 빨래 돌리려고 하는 중이었어... 죄송하긴 뭐가 후후......”
“아.. 제가 뭘 방해한 거는 아니죠..? 아저씨도 같이 계실텐데..........”
“방해하다니 그런 거 없어 호호... 그리고 우리 남편 원래 조금 늦게 들어오거든... 아직 들어오려면 한시간 반 정도 지나야
올거야.......”
“그래요?.. 다행이네요.. 저.. 아주머니 목소리가 그냥 너무 듣고 싶어져서.. 실례인 줄 알면서도.. 용기를 내서 걸어봤어요...”
“그랬구나.. 고마워 후훗.. 그냥 편안하게 아무 때나 걸어도 되는데.. 너무 늦은 시간만 아니라면 괜찮아.........”
“정말인가요..? 그럼 앞으로도.. 아줌마 목소리도 듣고 싶고.. 누군가 이야기할 상대가 없어서 외로워지면.. 그냥 전화를
불쑥 드려도 되는 거예요..?........”
영애는 느낄 수 있었다. 현준의 목소리의 미세하게 떨려오는 파동을 통해 그의 절절한 심경이 전해져 온다. 자신을 보고 싶어
하고 간절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는 그 마음이 전해졌다. 그 아련한 마음이 고스란히 수화기 건너편으로부터 이쪽과 마치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있음을 느꼈기에 영애는 현준의 살짝 젖어 있는 음성만으로도 마음이 뭉클해졌다.
‘보고 싶어 현준아.. 지금 당장이라도..’
우스운 핑계라는 건 알지만 남편만 곧 퇴근안하면 금방이라도 차를 몰고 그에게 가고 싶다고 느꼈다. 당장의 육체적으로
쾌락을 나누고 싶다는 원초적인 욕망보다는 자신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안타까운 소년을 다독여주고 사랑으로 보살펴 주고
싶다는 동정어린 마음에 가까웠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원초적인 욕망을 배제하고 그에게 간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이리라. 육신의 욕정에 휘둘리지는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가고 싶다 라고 표현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현준은 영애가 짧은 이 몇분 사이에 이와 같은 복잡한 심경을 느낄 거라고는 물론 생각하지 못한다. 그저 자주 걸어도 좋다고
영애가 허락하는 말을 듣고는 자기도 모르게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순간 큰 목소리로 기쁘게 외쳤다.
“정말 실례가 안될까요..?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 그냥 걸어도..?!!.......”
“그럼..! 나야말로 전화해서 사연이 있다고 들려주면 재미도 있고.. 나를 믿고 이야기를 해주어 참으로 감사하다고 느낄
정도인 걸..? 호호..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고 나와 소통하고 싶어한다.. 이런 느낌은 어떤 사람에게라도 진심만 전해지면..
기쁘고 행복한 마음이 들지 않겠니.. 내 생각은 그래.......”
“저.. 저도 그래요... 아줌마.......”
영애의 속깊고도 다정한 말투 그리고 애정을 담아 배려해주는 따듯한 마음씀씀이에 현준은 여인의 낭랑하고 촉촉한 음성을
들으며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얼굴을 보고 싶은 욕구가 강렬히 일어났다. 때문에 수화기를 든 손이 약하게 떨리고 있다.
그리고 현준은 문득 어느새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욕심이란 끝이 없다. 전화를 걸기 전에는 목소리만 들려주는 것도 감사한 마음이었지만 금방 그 이상의 것을 바라게 되고
돌변해버리기도 참 쉽다.
영애의 근사한 실루엣은 이미 세번의 직접 만남과 몇 번이나 상상을 통해서도 자연스럽게 현준의 뇌리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었고 그녀의 벗은 나신을 상상하면 할수록 이상하게도 그녀의 황홀한 누드 형태는 머릿속에 점점 더 또렷하게 그려지는게
아닌가? 지금은 듣고 싶어 괴로워하던 영애의 달콤한 음성에 도취되어 있으니 그 상상력의 정밀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서서히 모르는 사이에 발기한 음경이 빳빳하게 울큰 울큰 강하게 땡겨오면서 달라붙는 삼각 팬티를 서둘러 후다닥 벗고
꼿꼿해진 물건을 황급히 기울이지 않으면 아랫도리의 고통을 막을 수 없었다. 여인의 눈부신 벗은 몸이 지금 눈 앞에 앉아
있는 듯 보이는 것 같다.
재밌는 것은 여담이지만 상상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때 얼굴만 색조화장을 요령있게 해서 새하얗거나 목이랑 다른 부위는
피부색이 다른 여자들을 가끔 봤지만 이 아줌마는 주의 깊게 잘 봐도 얼굴과 목 손과 팔 겉으로 드러나는 맨살이 전부 한결
같이 하얗고 피부도 백옥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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