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 1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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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작성일 19-08-03 16:45 조회 97,720 댓글 0본문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다. 욕망으로 살고 욕망으로 죽는다.
나는 학교에 다닐 때 세계의 성풍속이라는 책을 읽은 일이 있었다. 이 책에는 세계의 기기묘묘한 성의 풍속이 적날
하게 묘사되어 있다. 나는 이중에 몇 가지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기로 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수도원이 사창가 역할을 했다. 베네딕토파의 수도원 쇼덴에서는 9명의 수도사가 7명의 첩 2명의
본처, 8명의 자식을 거느리고 있었다. 가르스텐의 수도원에서는 수도사 18명이 12명의 첩, 12명의 본처, 19명의
자식을 갖고 있었다. 아크라르의 수녀원에서는 40명의 수녀들이 19명의 자식을 데리고 살고 있었다.
1563년의 일이었다.
1589년 스페인 귀족인 마리안나는 어머니의 권유로 수녀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3년 동안의 견습과정을 마치고
마리아라는 세례명을 받은 마리안나는 경건한 봉사생활에 전념 하고 있었다.
어느날 그녀는 창에서 밖을 내다보다가 귀족인 장 파오로가 수녀원의 여학생 이자벨라를 유혹하여 호색적인 유희를
즐기는 것을 보게 되었다.
마리안나는 이자벨라를 처벌하고 파오로도 질책했다. 그러나 그는 귀족이었기 때문에 아무 벌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마리안나를 증오하여 그녀를 유혹했다. 경건한 생활을 하던 마리안나는 한 번 유혹에 빠지자 걷잡을 수
없이 파오로와 애욕에 빠졌다. 파오로는 1주일, 또는 2주일 동안 수녀원에 머물렀고 마리안나로부터 거절 당하면
다른 수녀들 과 닥치는대로 놀아났다.
마리안나는 파오로와 밀히를 거듭하다가 임신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이를 사산했고 두 번째 파오로의
자식을 잉태하자 낙태약을 먹었으나 유산에 실패했다. 그녀는 할 수없이 아이를 낳아서 살해했다. 후에 그녀는
파오로와 공모하여 이 일을 잘 아는 보조수녀와 낙태 약을 판상인을 살해했다. 그러나 이들은 마침내 대주교에게
발각 되어 종교재판을 받게 되었다.
"수녀들은 마치 짐승의 암컷과 같았습니다. 서로 나와 관계를 하지 못해 안달을 했지요."
파오로는 종교재판에서 수녀들이 얼마나 음탕했는지 낱낱이 고백했다.
나는 그 부분을 읽고 수녀들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하고 의아해 했다.
그러나 얼마후에 나는 수녀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들은 수녀들이기에 앞서 욕망을 갖고 있는 인간이었다.
미리안나는 밀라노의 감옥에서 14년 동안이나 유폐 생활을 했다. 47세가 되어서 출옥한 그녀는 등은 구부러지고
머리는 백발이 되어 폭삭 늙은 노파와 같은 행색을 하고 있었다.
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갖고 있는데, 사람들은 낮에는 그것을 비난하고 밤에는 찬양한다. 수녀들은 대개가 그 사회에
서 도피하기 위해 수녀원을 택했기 때문에 지금의 수녀원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줄리어스 시저도 호색한 인물 중의 하나였다. 로마인들은 줄리어스 시저가 전쟁에서 이기고 개선하면 '로마의 여자
들이여. 몸을 깨끗하게 하라. 희대의 색마, 간통의 명인, 대머리 시저가 개선하였다' 하고 험담을 했다.
갈리아 원정, 이집트 정복, 소아시아 점령 등 전쟁 영웅인 그는 수많은 여인들과 간통을 했다. 그리고 이집트의 왕녀 클레오파트라를 만나 사랑을 불태웠다.
클레오파트라는 시저에게 몸을 바침으로써 로마로부터 독립을 하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시저는 암살되었고, 클레오파트라라는 안토니우스의 여자가 되었다.
그러나, 안토 니우스도 전쟁에 패하여 그녀의 꿈은 물거품이 되어 안토니우스가 죽자 자신도 독사에게 유방을 물게하여 죽었다. 기이한 자살이었다.
나는 욕망이 남달랐다. 세계의 성풍속사라는 책을 읽고 인간이 한낱 버러지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다수의 사람들은 버러지 같은 인간들의 욕망을 억제하고 있었다. 제도나, 도덕적인 규범을 만들어 자유로운 성의
욕망 을 억제하고 있었다.
얼마전에 소설가 장정일이 구속되었다가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나는 그가 쓴 소설 '네게 거짓말을 해봐'를 구할수 가 없었으나, 우연히 통신에 올라온 2 페이지는 읽을 수 있었다.
불과 2페이지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소설은 충격적일 정도 로 남녀의 성행위에 대해서 상세하게, 그리고 전위적
으로 묘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소설 문장이 하나도 추악하게 여겨지지 않았고 검찰이 그를 구속하자 쓸쓸했다.
나는 우리 나라의 문학작품이, 순수문학이든 대중문학이든 법의 잣대로 평가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법의 잣대로 예술을 평가하는 것은 문화 후진국에서나 있는 일이다.
같은 날 만화가 이현세는 약식기소로 벌금 3백만원을 선고 받았다. 장정일은 순수 예술가, 이현세는 대중 예술가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작가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거나 벌금을 선고 받았다는 것은 분명히 불행한 일인 것이다.
나는 자유로운 사랑을 한다는 성의 자유론자이다. 그렇다면 나 역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여교사가 섹스를 하는 것을 훔쳐보던 어느 날 내가 살던 방에 강도가 침입했다. 나는 새벽 무렵에야 잠이 들었는데
잠결인데도 누군가 나를 애무하는 듯한 기분좋은 전율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그때 꿈을 꾸고 있었다. 누군가의 애무로 인해 그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 꿈을 꾸다가 애무를 당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꿈은 이런 것이었다.
나는 밀림속을 걸어가고 있었다. 모르기는 해도 아프리카 나 아마존의 밀림일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하여 밀림속을
걸어가게 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야자수 같은 이름 모를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란 밀림 속에서 나는 겨우 가슴
과 둔부만 낡은 천조각으로 가린 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때 밀림 어딘가에서 북소리가 들리더니 한 떼의 토인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긴 창을 들고 있었고 얼굴에는 울긋
불긋한 색칠을 하고 있었다. 나는 공포에 질렸다.
그들은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다가 내 팔다리를 묶어서 긴 장대에 매단 뒤에 장대를 어깨에 둘러매고
걷기 시작했다. 나는 장대에 팔다리가 매달려 대롱거렸다.
'이것들은 식인종이 분명해...'
나는 겁이 덜컥 났다.
그들은 한 시간쯤 걸은 뒤에야 분지에 이르렀다.
분지에는 수많은 남자들이 있었는데, 기이하게 여자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부드러운 잔디 위에 팽개쳤다. 그리고는 불을 피운 뒤에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노래를 불르고, 춤을
추었다. 이내 밤이 왔다. 울창한 밀림 위로 보름달이 떠오르고 어느 계곡에선가 늑대가 짖어댔다.
나는 소름이 오싹 끼쳤다.
그때 남자들이 나에게 다가왔다.
남자들 중 하나가, 추장으로 생각되는 사내 하나가 내 다리를 벌리고 나에게 엎드렸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랫도리가 뻐근했다.
추장이 일을 마치자 다른 토인들이 차례로 나에게 덤벼들었다.
'아...'
나는 그때서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아마조네스 꿈을 꾸고 있었다.
물론 아마조네스는 여인들만 산다는 전설의 나라다. 그러나, 내가 꾸고 있는 아마조네스는 남자들의 나라였다.
여인들만 사는 아마조네스에 남자 하나가 들어가면 천국이 되지만 남자들만 사는 아마조네스에 여자가 들어가도
천국이 된다.
나는 너무나 터무니없는 꿈을 꾸고 있었다.
내가 꿈을 꾼 것은 그때였다. 나는 누군가 내 위에 엎드려있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누, 누구야?"
나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흐흐..."
검은 그림자는 징그럽게 웃기만 했다. 나는 검은 그림자를 떠밀어 내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의외로 완강했다.
그는 내 위에 엎드린 채 내 스커트를 걷어 올리고 속옷을 끌어 내리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속옷을 움켜 쥐었다.
"잠자코 있어!"
검은 그림자가 나를 윽박질렀다. 목소리는 의외로 어린 목소리였다.
"왜 이래?"
"몰라서 물어? 재미 좀 보자고...이거 보이지? 반항하면 얼굴이 성하지 않을 줄 알아!"
놈은 나에게 날이 시퍼런 부엌칼을 들어보였다.
'쳇!'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검은 그림자가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저항을 하지 않았다. 저항을 했다가는
무슨 짓을 당할지 알 수 없었다.
놈은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지 재빨리 내 두 손과 다리를 나이롱줄로 묶어서 침대 모서리에 묶었다. 그리고는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나는 팔다리를 바둥거려 저항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저항은 쉽지 않았다.
놈이 내 위로 올라 왔고, 함부로 가슴을 만졌다.
'더러운 자식...'
놈이 일을 끝마치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나는 간신히 목에 묶인 밧줄을 풀렀다. 기분이 씁쓸했다. 놈의 얼굴도
이름도 알 수 없었으나 느닷없이 당한 일이라 더욱 씁쓸했다.
나는 이 생각 저 생각 하느라고 날이 훤히 밝았을 때에야 잠이 들었다. 이튿날 점심 때가 되어서야 일어난 나는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복수를 해야 돼...'
그러나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점심을 먹은 뒤에 동네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놈이 나에게서 훔쳐간 것은 별로 없었다.
내가 귀중품을 사는 스타일이 아니라 지갑만 가져갔던 것이다.
그 지갑엔 신용카드와 돈이 20만원쯤 들어 있었다.
내가 사흘째 동네를 배회하자 철가방이 따라붙었다. 동네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는 배달원인데 나는 얼마전에 중국요리를 시켜서 먹은 일이 있었다. 그때 놈은 공연히 나를 힐끔거리고 있었다.
아마 내가 허벅지가 드러난 짧은 스커트를 입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놈은 나와 얼굴이 마주치면 재빨리 고개를 외면하거나 숙였다.
'저 놈이야!'
여자에게는 육감이라는 것이 있다. 나는 놈이 나를 겁탈한 놈이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변장을 한 뒤에 며칠 동안 놈을 미행했다. 그 결과 놈이 일이 끝나면 중국집에 딸린 작은 방에서 혼자 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너도 한 번 당해 봐야돼...'
나는 속으로 웃었다.
중국집이 쉬는 날이었다. 나는 놈이 양복을 빼입고 어디론가 나가자 열쇠 만드는 사람을 중국집으로 불러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한 뒤에 열쇠 하나를 만들었다.
밤이 왔다. 나는 소주 한 병을 사서 반쯤 마셨다. 그리고, 중국집으로 가서 놈이 돌아올 때를 기다렸다. 그날은 비가
오고 있었다. 나는 골목 모퉁이에서 비를 맞으며 놈을 기다렸다. 놈은 12시가 다 되어서야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며
돌아왔다. 놈이 비틀거리며 계단을 올라간 뒤에 한참을 기다리자 마침내 불이 꺼졌다.
나는 계단을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긴장이 되는지 문 앞에 이르자 가슴이 뛰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나는 시린다에
열쇠를 넣고 돌렸다. 딸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중국집 홀은 조용했다.
밖에서 비내리는 소리만 점점 크게 들리고 있었다.
나는 놈이 자고 있는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놈은 네 할개를 펴고 자고 있었다. 나는 준비해간 나이롱 줄로 놈의 팔다리를 묶었다. 놈은 잔뜩 술에 취해 있어서
인지 그때까지도 깨지 않고 있었다.나는 얼굴에 검은 스타킹을 뒤집어 썼다.
"누, 누구야?"
내가 놈의 눈을 수건으로 가리려고 하자 그때서야 놈이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저승사자!"
나는 싸늘하게 내뱉았다.
"왜, 왜래요?"
"잠자코 있어. 죽이지는 않을테니까."
나는 놈의 눈 앞에 부엌칼을 들이댔다. 놈이 눈이 크게 떠 지더니 헉 하고 자지러지는 신음소리를 내뱉았다. 나는
놈의 눈을 수건으로 가린 뒤에 스타킹을 벗었다. 그리고, 놈이 꼼짝을 하지 못하도록 팔다리를 단단히 묶은 뒤에
책상 과 창에 묶어서 네 활개를 펴게 만들었다.
"소리를 지를래?"
다음에 나는 놈에게 부엌칼로 위협을 했다.
"아, 아니요."
놈이 떨면서 대답했다.
나는 놈의 바지와 속옷을 벗겼다. 놈은 불안한지 계속 바둥거렸다. 나는 옷을 벗고 놈에게 기어 올라갔다.
"어때?"
"좋습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밤 12시가 넘어서 중국집을 기웃거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공포에
질려서 떨고 있는 놈을 마음껏 희롱했다.
놈은 너무나 일을 빨리 끝냈다. 나는 입과 손을 이용해 놈에게 페라치오를 해주었다. 놈은 처음에는 기쁜 표정을
지었으나 시간이 흐르자 얼굴이 창백해 지면서 두려워하기 시작했고, 새벽이 되었을 때는 울면서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다.
'이제 다시는 여자들을 강간하지는 못하겠지...'
내가 중국집을 나왔을 때는 날이 훤하게 밝아 골목에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나는 만족하여 우산을 깊숙이 눌러쓰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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