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학원에서의 추억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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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작성일 24-11-05 19:08 조회 2,488 댓글 0본문
정말 분위기가 좋았다. 미선이도 더이상 불편해 하지도 않았고 나를 아주 편하게 대해주었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거
같았다. 그렇게 즐거운 분위기에 어느새 집에 갈 시간 현관을 나왔다.
"조심히 들어가... 낼봐..................................................."
어머님도 말을 편하게 해서 정말 고마웠다. 그리고 미애는 어젠 하지 않더니 오늘 다시 시작했다. 현관에 나가는 절 붙잡고
제 볼에 "쪽..." 소리나게 뽀뽀를 해주었다.
"흥... 선생님이 이뻐서가 아니라... 언니 질투하라고 한거예요... 오해 마시라... 언니... 열받지..?............................."
미선이는 그냥 웃고만 있었다.
"그래... 담엔... 언니 꼭 삐지게 만들어라... 꼭 성공해... 나 갈께... 잘있어........................................."
미애 집에서 나와 저희 아파트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 현관 열쇠를 가방에서 찾으며 집 문앞으로 향해 걸어 가고
있었다. 바로그때 엘리베이터 옆 계단에서 누가 나를 불렀다.
"오빠... 지금오세요..?......................................................."
"어... 너... 윤미 아냐..?... 여기서 뭐하는거야..?........................................."
많이 당황했다. 이 녀석이 여긴 어떻게 왔을까. 집이 가깝다고는 하지만 저희 집으로 온 적은 처음이었다.
"너... 왜그래..?.... 너... 울었니..?... 무슨일 있었어..?..........................................."
윤미 눈이 빨갛게 충혈 되었다. 아까 분명히 집으로 잘 들어가는걸 봤는데 무슨일일까.
"춥다... 아무튼 집으로 들어가자... 여기서 이러고 있지말구... 들어가자..........................................."
조금 머뭇거리다가 이내 따라서 들어왔다. 저 역시 엘리베이터 앞에서 얘기하다 같은 층 주민들한테 보이기라도 하면 그것도
조금 이상할거 같았다.
"춥지..?... 뭐... 마실꺼 줄까..?... 어디보자... 녹차 마셔라... 다른건 커피밖에 없네...................................."
물 끓여서 녹차한잔 주고 저 역시 커피한잔하며 윤미 앞에 앉았다. 억지로 웃으려고 하는게 느껴졌다.
"죄송해요... 오빠... 그냥... 갈데 없어서 왔어요... 미애 공부 끝나는 시간인것도 알고 있구..................................."
"왜..?... 아까 집에 잘들어 가더니... 어딜 갈데가 없다는거야..?... 집에서 무슨일 있었어..?...................................."
사실 윤미 집안에 대해선 아는게 거의 없었다. 그냥 부모님께서 이혼도 않하시고 별거중이시란것만 들었었는데 그런데 말을
하지 않았다. 무슨일인지 정말 궁금했지만 말할때까지 그냥 두기로했다.
"참!!... 너... 저녁은 먹었니..?... 아직 않 먹었지..?..............................................."
대답이 없다. 이녀석 아까 집에 가자마자 나온거 같았다. 집에 밥은 있었지만 반찬이 마땅한게 없었다.
"우리... 야식집에서 뭐 시켜먹자... 지금 나가봐야... 사먹을대도 마땅치않고... 뭐 먹을래..?..........................."
"그냥... 아무거나요................................................"
계단에서 얼마나 있었는진 모르겠는데 많이 추웠을거란걸 알고 야식 집에 전화해서 따끈한걸로 시키려했다.
"저여기... 어딘데요... 순두부 하나랑요... 탕수육 하나만 배달해주세요... 빨리좀 부탁드릴께요..........................."
이때만 해도 야식 집에선 한중일식 모두를 아니 일식은 없었다. 탕수육까지 되는곳이었다. 윤미가 탕수육 좋아하는걸 내가
알았기에 함께 시켰다. 중학생 여자 애가 싫어하는게 뭐 있었을까. 음식이 오고 식탁에 같이 앉아서 먹기 시작했다. 나는
냉장고에서 소주한병 꺼내오고 고교생이 집에 소주를 놔두고 마신다고 뭐라하지 마세요.
저 처럼 혼자 살아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죠. 가끔 시험 끝나고 친구들 놀러오면 함께 마시던 거니까. 탕수육을 안주 삼아서
한잔씩 홀짝 마셨다.
"오빠... 저도 한잔만 마시면 않될까요..?.........................................."
"뭐..?... 너... 술도 마시니..?... 임마... 중학생이 술은 무슨 술이야......................................"
"그러는... 오빤 왜 마셔요..?.............................................."
"임마... 난....................................................................."
할 말이 없어졌다.
"근데... 마셔보긴했니..?... 이거 굉장히 쓴데..........................................."
"벌써... 마셔봤사옵니다..................................................................."
어쩔수 없어서 그냥 한잔 따라 주었다.. 분명히 무슨일이 있었겠지요.
"이제 말해봐... 왜그런데... 무슨일 있었길래...... 집에서 나온거야..?... 낼 모레 고등학교 갈 녀석이... 늦 바람 가출을 한건...
아닐꺼고... 왜 그러는건데..?................................................................"
"그냥... 그냥요......... 음... 오빠 보구싶어서....... 헤헤......................................."
"임마... 농담하지 말고... 어미니랑 싸운거야..?................................................"
"엄마... 않... 들어 왔어요........ 전화 왔어요... 친구집에서 자고온데요......................."
"뭐..?... 너희 어머니는 너... 걱정도 않되신데..?........................................ "
눈물을 흘렸다. 괜히 화가 더 났다. 윤미가 아니라 윤미 어머니였다.
"흑... 엄마... 남 자... 만나는거... 같아요......... 흑... 나... 할머니... 할머니... 보구 싶었는데... 할머니 보러 가구싶었는 데...
엉엉..................................................."
숨이 넘어 갈듯 꺽꺽 대며 울었다. 저까지 눈물이 나오려 했다. 윤미 할머니 얼마전에 돌아가셨다고 했었다.
"할머니... 할머니가... 나... 떠나구... 나..... 엉엉..... 여태 그랬는걸... 뭐... 저... 괜찮아요... 혼자인거 많이 익숙하니까...
그니까그니까... 괜찮아요................................................"
아직 이혼한것도 아니라면서 빌어먹을 이런 어린 애 놔두고 잘하는 짖이다.. 언제 울었느냐는 듯 눈물을 훔치고 또 웃었다.
"헤헤... 나 땜에 오빠가 더 심각해 진거 같다... 오빠... 오빠 혹시... 미선이 언니... 좋아해요..?......................"
"훗... 미애가 그러든..?... 오빠가 미선이 좋아한다구..?................................................."
"웅... 미애가 그러던걸... 오빠가 언니 많이 좋아하는거 같다구... 자긴... 포기해야겠다구... 그럼... 아니야..?................."
"아니... 맞아... 오빠 미선이 많이 좋아하는거 같아... 쩝... 근데... 아직 말도 별로 못나눠봤다........................"
"음... 그럼... 나두 오빠 포기해야겠다... 나두 오빠 좋아했는데... 히... 오빠 몰랐져..?..............................."
"그만해라... 이 꼬맹아... 내가 니들 장난감이냐...... 욘석들.........................................."
윤미랑 술잔을 주고받으며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니까 어느새 시간이 새벽 1시를 훌쩍 넘어 버렸다. 어린 녀석이 잘 마셨다.
나도 어렸긴 마찬가지였지만 빨리 집에 보내고 자야 할 것같다. 많이 피곤했다. 학교에서 잠은 많이 잤지만 소주가 몇잔 들어
갔더니 많이 피곤했다.
"윤미야... 이제 집에 가자... 오빠가 바래다 줄께.............................."
나 역시 많이 피곤했다. 그래서 얼렁 보내고 자려고 했다.
"오... 빠... 저... 집에 가면... 혼자 있어야 돼요... 그래서... 오빠한테 온건데... 그냥... 오빠랑... 이렇게... 밤새 얘기하면
않되나요..?... 오빠... 혹시... 제가 귀찮아서......... 그런거예요..?..................................."
"아니... 그건 아닌데... 음... 그래... 집에 혼자있으면 무서워서 그런거야..?... 그래... 그럼... 그냥... 이렇게 밤새 얘기나하다
낼 학교가자........ 낼두 학교서 자지 뭐............................................"
"정말..?... 오빠 고마워요... 헤헤... 낼... 미애한테 자랑해야지... 히................................................."
"뭐..?... 임마 그건 않돼... 미애가 무슨 오해를 할줄알고... 않돼... 절대... 않돼!!!!........................................"
"오빠... 농담예요... 아... 맞다... 오빠... 미선이 언니한테 말 들어갈까봐... 그러는구나..?... 말 않할께요..................."
미선이도 있었다. 사실은 미선이 생각보다 미애가 더 걱정 되었다. 만약 윤미랑 밤새 있었다면 저와 섹스까지 나눴던 미애가
오해할건 100% 확실할테니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윤미는 식탁 위에 그대로 엎드려 잠이 들어 버렸다. 윤미를 방에서
재우고 나 역시 거실에서 조금 잘 생각을하니 오히려 다행 스러웠다.
방안에 이불을 펴놓고 윤미를 깨지않도록 조심스레 안았다. 너무 가벼웠다. 또래에 비해서 조금은 큰 키의 윤미인데 왜이리
가벼운건지 방안 이불 위에 조심스레 뉘여놓고 전 먹었던 그릇들을 치웠다. 거실 중앙에다 다른 이불을 가져다 피고 누웠다.
피곤한데도 잠이 않왔다. 윤미가 많이 힘들었다. 불쌍하단 생각마져 들었다. 억지로 잠을 청하려 했는데 잠은 오지 않는다.
"할머니... 할머니... 가지마 할머니.......... 엉엉... 할머니 가지마...................................."
윤미 방으로 아니 내 방으로 가 보았다. 일어나서 앉아서 울고 있었다. 그 앞에 내가 앉았다.
"윤미야.................................................."
"엉엉... 할 머 니 가... 할 머 니 가... 엉엉... 나 놔두고... 혼자 가셨어........ 엉엉........................................"
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 내렸다. 너무도 서럽게 우는 윤미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저 역시 저 초등학교 시절에 돌아가신
제 할머니 생각이나서 그랬던걸까. 정말 눈물이 많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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