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만난 남자 - 5편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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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인도에서 만난 남자 -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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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1,771회 작성일 24-10-23 19:56

본문

그렇게 주의를 주면서도 케이는 여전히 씩씩하게 걸어 다닌다. 뭐가 들었는지 모를 그의 가방속은 남의 두배나 됨직함에도
그는 별로 힘든 기색이 없다. 
밤새 기차를 타고와서 인지 다들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바라나시에 비하면 델리는 아주 발전한
도시임에 틀림없다. 거리에 소도 거의 없고 
**** 게스트하우스 골목을 굽이굽이 돌아다니다 한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했다.
빨리 짐을 풀려고 방을 정하려고 했다.

"방 배정을 다르게 해요..................................................."
 

내게는 별로 존재감이 없던 예비 군바리 중 한명이 방 배정을 지난번과는 다르게 하자고 제안한다. 피곤한데 또 방 배정에
시간이 걸릴것을 생각하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저놈 이름이 정우 였던가?
 

"왜... 저런데요?... 재들 서로 사이 좋았잖아요?........................................."

"빨래 땜에 싸웠다나봐... 나머지 두 놈이 게을러서 혼자 계속 빨래를 해 왔데............................."
 

소식에 빠른 형오 형님이 정보를 제공한다. 바야흐로 정보화 사회 아니던가?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지저분한 놈들 지
빨래는 지가 해야지. 며칠 혼자하려니 
우정이고 뭣이고 짜증이 날만도 하지. 애인이나 마누라도 아니고 말이다.
 

"씨발... 빨리... 군대 다 쳐넣어 버려야 돼... 군대를 갔다와야 사람이 되지..............................."
 

비교적 급한 성격인 철재 형님도 슬슬 짜증이 나려나 보다. 땀이 등줄기를 흘러 샤워 밖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럼... 이렇게 하죠... 정우랑 저랑 더블을 쓰고... 거기 민경이 누님이랑 은혜랑 더블을 쓰면 되겠네요... 괜찮죠?... 이의...
 있으신분?................................................"
 

아무도 이의가 없다. 반항기 처자 셋이서 원체 친하게 지내온터라 불만이 있을 것 같았는데 별 이의 없이 수긍하는 것이 아주
신기하다.
 

"제... 담배 피거든... 아마... 자기도 룸 메이트들도 불편 했을 꺼야... 이제 은혜랑 둘이서 눈치 안보고 담배피면 되겠네......"
 

역시 정보에 빠른 형오형님이시다. 재 빠른 케이 녀석은 벌써 그것도 파악해 놓았나 보다. 씨발 그래 너 졸라 카리스마 있다.
 

"그럼... 로비에서... 12시에 뵙겠습니다... 샤워하시고 쉬시다가 그때... 만나서 점심이나 같이 먹죠... 혹시나... 방에 문제가
 있으시면... 저나 저기 수염난 아저씨에게 말하세요... 한국말 잘 하거든요... 
아... 그리고... 방이 좀 마음에는 들지 않을
 겁니다... 더블에 200 루피... 싼 만큼 질은 좀 떨어지죠... 
그리고... 바라나시는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정전도 아주 자주
 있습니다... 참고 하세요........................................."

말을 마치고 자기 방으로 정우를 데리고 들어가는 케이의 뒷모습을 아쉽게 바라보는 은혜의 얼굴이 내 눈에 쏙 들어 왔다.
제기랄 내가 왜 은혜를 보고 있는 거지? 우리 이쁜이 사진이나 봐야 겠다. 
그러면서도 왠지모를 안도감이 전해져 왔다.

샤워실에서 맞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설마 이물이 갠지스 강에서 직접 퍼올린 건 아니겠지? 설마? 한두번은 걸렀을 꺼야.
 

샤워를 마치고 형님들이 벗어놓은 옷들과 내 옷을 바케스에 담고 세제를 풀어 대충 풀어 놓는다. 그러면서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회는 엄연한 질서가 존재한다. 입사 년차. 학번. 군번. 그리고 나이. 이는 결과적으로 내가 마지막으로 샤워를
해야함과 이후 뒷처리 까지 해야 함을 의미한다. 
짜증나. 그러는 동안 방에서 형님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빨랫줄 걸어 놨어... 우리는 물 사러 갔다 올께... 니꺼도 사올까?.........................."

"예..............................................."
 

염치를 아는 형님들이다. 우리나라 사회의 질서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샤워를 마치고 방에 누워서 멈춰선 선풍기를 본다.
이 동네는 희안하게 선풍기가 천창에 매달려 있었다. 이런거 영화에서나 보던건데 아주 신기하다. 지금이야 신기하게 쳐다
보고있지만 인도에 도착한 첫날에는 돌아가면서 삐걱대는 소리에 
혹시 자다가 떨어지지나 않을지 얼마나 스릴 있는 밤이
없다구. 
스릴이고 자시고 간에 이렇게 정전으로 멈춰선 선풍기를 보니 그마저 아쉽다.
 

담배를 물어 불을 붙이니 망상이 떠오른다. 역에서 자전거 릭샤를 타고 올때 굳이 은혜가 내 팔을 잡아 끌어서 같이 타고서
온 것은 무슨 의미일까? 
나에게 관심이 생겼나? 좁은 릭샤 안장 위에서 맞 다은 그녀의 의 몸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났었다.
비록 하룻밤 기차속에서 쩔은 땀일 망정 그지없이 향기로웠다.

그녀의 새근대는 숨소리에 맞춰 내 심장이 고동치고 마치 10대 어린애 마냥 혹여나 들킬까 비꺽거리는 안장 위에서 균형을
잡느라 얼마나 고생했는가? 
빌어먹을 소똥 냄새는 그녀에게서 떨어지자 말자 나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훌륭한
방향제 인가? 
이거 결론이 이상하게 나는걸? 자책이 든다. 이게 뭐야? 발정난 늙은 당나귀도 아니고 엄연히 아내가 있는
몸이 어린애 
몸 내음에 몸달아하는 꼴이라니. 나도 한심하군. 형오 형님과 철재 형님이 물을 사가지고 들어온다. 벌써 반병은
족히 마신 양 숨을 헐떡인다. 
망상이 사라진다.
 

"씨발... 졸라 덥네... 살수가 없어..........................................."
 

시원한 물을 마시고 나니 좀 살것 같다. 남은 시간이 애매해서 자기도 그렇고 어디 나가기도 그래서 형님들이 고스톱을 한판
치잖다. 
원래 나는 고스톱을 칠줄 몰랐다. 포커나 훌라 같은 카드게임이 훨씬 익숙하다. 그러나 우리 이쁜이가 고스톱을 아주
좋아하기에 밤마다 무료할때면 한두번씩 치고 
내 그동안 우리 이쁜이에게 전수 받고 초상집과 집들이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줄것이다.
 

"점당... 1루피..............................................."
 

점당 10원도 아니고 100원도 아닌 루피로 계산을 하자니 왠지 우스운 감이 있다. 더구나 밑에 깔려있는건 비행기에서 뽀려
온 에어인디아 마크가 선명히 찍혀있는 담요였다.
 

"아저씨들... 뭐해요?............................................."
 

막 판을 돌리려는 찰나에 은혜가 배꼼히 문을 열고 고개를 들이민다.
 

"고스톱?... 나도 끼워줘요......................................."
 

그녀가 아주 신이나 들어온다. 뒤에 민경이도 따라 들어온다. 역시나 우리는 나이 순으로 고도리 방향으로 앉는다. 내가 말번
은혜는 광을 판다. 
옆에 앉은 은혜의 샤워 뒤의 풋룻함이 은근히 느껴진다.
 

"냄새가 새로운걸?........................................"
 

실수다. 이런 개인적인 감상을 입으로 내 뱉다니 인도와서 이미지 완전히 구겨지는구나. 또 변태소릴 듣겠지?
 

"우와... 아저씨 개 코네요?... 어떻게 알았어요?......................................."

"???................................................"

"사실은 땀을 많이흘려 땀띠가 난데다가 살이 좀 타서 케이에게 파우터 빌려 발랐는데... 냄새 좋죠?..................."
 

그녀는 나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지않고 나를 개코로 만들어 버린다. 여자 냄새 킁킁대는 변태에서 개코면 이미지가 어느정도
올라간건가? 
변태와 개코의 관계를 떠나서 판은 계속되고 있었다. 대여섯판을 내리 지고나니 분위기가 이상한걸 느낀다.
혹시 이사람들이? 형님들의 눈치를 보니 은근슬쩍 눈치를 서로 계속 주고 받고 있다. 역시 이들은 선수다. 생수를 사러가서
시간이 오래 걸린것이 수상쩍다. 아마도 그틈에 작전을 짜지 않았을까?
 

"이상하네?... 오늘 재수가 없나?...................................."
 

은혜가 혼잣말을 한다. 그렇게 푸념하는 듯 하더니 의미심장한 눈빗을 나에게 보낸다. 그렇지 여우같은 것이 모를리가 없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때부터 은혜 밀어주기가 시작되었다.

"아저씨... 이게뭐야?... 이거랑 조거랑 짝이 맞아요?........................................"
 

은혜가 패를 가르키며 몸을 앞으로 숙이자 늘어진 라운드 부위로 젓가슴이 아주 살짝 보인다. 정신차리자. 서인호. 형님들이
은혜의 가슴에 정신이 팔려 손이 앞으로 약간 제껴진 틈에 나는 세명의 패를 
모두 볼수 있었다. 은혜는 아주 가끔씩 그렇게
형님들을 유혹했고 결국 두어 시간만에 형님들에게 개인당 500루피에 
가까운 수익을 올릴수 있었다.
 

"당했군... 당했어... 선수를 못 알아 봤구만........................................."
 

돈을 잃고서야 형님들이 정신을 차린 듯 하다. 그렇지만 매너는 좋은 듯 별로 탓을 하는 기색은 없다. 그저 웃기만 할 뿐이다.
 

"은혜... 너 장난이 아닌데... 그런거 어디서 배웠어?......................................"
 

"며칠전에 케이가 가르쳐 줬어요... 네장씩 열두패를 기억해서 어쩌구 저쩌구... 자기도... 학교 선배에게 배웠대요... 뭐...
 은근슬쩍 정신 홀리기는 여자의 무기지만.............................."
 

이거는 우리 이쁜이가 가르쳐 준것이랑 비슷하다. 그 학교는 별별 이상한 것도 가르치나 보다. 것보다 은혜가 말할때 마다
케이가 튀어나오는 것이 왠지 씁쓸하다. 
정말 좋아하나? 미경이는 구석에서 조용히 졸고 있었다. 자기 머리 위에 도마뱀이
포복 자세로 혓바닥 낼름거리고 있는걸 알았다.


게스트하우스 근처 ** 카페에서 가볍게 죽을 먹었다. 인범씨는 은영씨가 몸살이 난 것 같다며 걱정스런 얼굴로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죽을 싸들고 
숙소로 돌아갔다.
 

"아저씨... 오후에는 뭐 할 꺼에요?..........................................."
 

은혜가 물어온다. 오후에는 일본 여자애들과 약속이 있다. 사실대로 말할 필요는 없겠지?
 

"뭐... 그냥... 형님들이랑 가트나 좀 돌아다니겠지... 뭐?...................................."

"나도 같이 갈까?.................................."

"뭐?... 케이는?........................................"

"케이는 기차역에 가서 기치표 예약하고... 또 몇군데 들려야 할 곳이 있데요............................"

"그래?... 흠..............................................."
 

고민이 된다. 솔직히 은혜랑 같이 다니면 즐거울 것이다. 그러나 일본여자들을 향한 은근한 기대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풋... 농담이에요... 일본애들이랑 재미보세요..................................."

"어... 뭐?.........................................................."
 

"아까... 형오 아저씨랑... 철재 아저씨랑... 이야기 하는 거 얼핏 들었어요... 뭐... 옅들을 생각은 없었는데... 물을 사고...
 구석에서 담배피고 있으려니가... 헤헤........................................."
 

"그럼... 아... 꼭 콘돔을 챙기새요... 병 옯으면 안되잖아요.............................."

"케켁...................................................."
 

그러고는 싱긋 웃고 가버린다. 왠지 무안하다. 그건 아마도 저녀석이 너무 직설적이기 때문이지 싶다.


"람 람 사떼... 람 람 사떼 해... 람람 사떼... 람 람 사떼 해... 람람..........................."
 

케이가 일러준 일본 여자들의 숙소로 가는 길에 알록달록 화려한 천에 휩싸인 시체를 메고 람람 거리며 지나가는 행렬을
두어번 만났다. 
점심 먹을 때 부터 들리던 람람 어쩌구가 곡소리였나 보다. 침을 바닥에 탁 뱉었다. 어렸을 때 부터 장레차를
보면 재수 없다고 침을 뱉곤 했었다.
 

"나마시떼..................................."
 

일본여자애들의 숙소로 들어서자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양 일본애들이 인도식으로 인사를 해온다. 우리도 어설프게
손을 모아 합장 비슷하게 취하고 "나마시떼" 라고 인사를 한다. 
철재형이 한 일본 여자애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선다.
 

"내가... 군대에 있을때... 수색대에 있어서 길 찾는거 하나는 알아주지................................."
 

아저씨들의 대화에서 군대는 빠질 수 없는 소재다. 나도 군대 갔다 왔다. 뭐 행정병이었지만 것두 빡셌다. 얼마나 날 밤을
깠는데 
형오 형님 마저 일본 여자애를 끌고 뒤를 따라가자 나도 어제 그 하얀 일본애가 에스코트 한다. 이름이 유끼꼬인지
유끼에인지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맞아 여기야... 저기... 금딱지 덕지덕지 붙은 게 골든템플인가 뭔가야... 저기 문처럼 생긴 기둥이 입구가 틀림 없어... 역시
 아직 나의 야생의 감은 죽지 않았군........................................"
 

큰 길로 나오자 재래시장이 보인다. 재래시장을 거쳐 갠지스 강변의 가트로 가려니 주위에서 호객꾼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곤니찌와?................................................"
 

반응이 없자 이번엔 한국어로 호객행위를 한다.
 

"어디가요?......................................................"
 

픽하고 웃음이 나온다. 한 어린 꼬마 호객꾼이 우리 뒤를 쫓아오면서 집요하게 잡아끈다.
 

"곤니찌와?... 어디가요?... 니 하요?.........................."
 

귀찮은 나머지 한마디를 내 뱉었다.
 

"집에간다.........................................."

"집에가요?... 장동건... 방실이..........................................."
 

웃음이 나온다. 나말고도 집에간다고 뿌리치는 사람들이 꽤 있었나 보다. 바로 한국인인걸 아는 걸 보니 장동건 방실이라니?
나이가 들면서 배도 조금 나오고 살이 통통하게 붙기 시작했다. 샤워를 할때마다 아주 불만스러워 투덜대면 우리 이쁜이는
"뭐 귀엽고 듬직하기만 하구만." 라고 놀리는건지 위로한다.


내 옆의 그녀는 일본인 형 같다. 155센티나 될까? 작은데다가 하얀 얼굴에 빨간 입술이 몹시나 대비된다. 옆에 일본애가
인도녀석이 자신을 가리키며 방실이라고 하자 궁금했나보다. 
"Very beautiful korean singer" 길을 가자 인도인들이 뭔가
거므스레한것을 뱉어내며 우리를 보고 웃는다.
 

이빨에 뭔가 자뜩 끼어 있는것 같은데 그들은 별로 개의치 않아 보인다. 조금 더 가니 갠지스 강이 나온다. 계단식으로 올라
선 돌로된 강변을 가트라 한 단다. 
가트 윗부분 그늘에 앉아 강바람을 쐬고 있는데 한 인도인이 다가와 악수를 청한다. 손톱
밑에 낀 때가 전혀 반갑지 않았지만 꾹 참고 악수를 하는데 이 사람이 내 팔을 잡고 주무르기 
시작하는 것이였다. 형오 형과
철재 형도 마찬가지인 상황인가 보다.
 

"이거... 인도식 안마 같은데?....................................................."
 

형오 형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계속 진행되면 돈을 내라고 할 것 같아서 "노"라고 말하자 그들의 ok 거리면서 계속한다.
그의 손길에 온 몸이 축 늘어진다. 정신울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인도인들이 우리를 구경하고 있다. 일본애들은 흥미있는
얼굴로 관찰하고 있고 
어느정도 끝내고 나서 인도인들은 여자애들도 해도 되겠느냐고 우리에게 물어온다.
 

"no" 라고 말을 할려는 찰나에 일본 여자애들이 겁도 없이 손을 내민다. 인도인들은 화색을 띄고 열심이 그녀들을 주무른다.
 

"이잉... 이타이... 이타이요... 이................................................."
 

그들이 몸을 비꼬며 내는 비음이 색정스럽게 들린다. 마치 일본 야동에서 듣는 사운드 같았다. 하얀 얼굴에 대비된 아주 붉은
입술에서 나오는 비음이 나를 긴장시킨다. 
한참동안 몸을 비비꼬고 난 여자애들이 상기된 얼굴로 일어선다. 인도인들이 내가
좋았던 만큼 자신에게도 기쁨을 달란다. 
돈달란 소리를 참 어렵게도 한다. 인도식 화법은 사람을 참 고민되게 만든다.
 

내 것도 아닌데 괜히 아까운 생각이 든다. 땡볕아래서 가트를 둘러본다. 강바람도 흐르는 땀줄기를 식혀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호객꾼들이 계속 보트를 타라고 조른다. 내일 저녁에 일행들과 함께 타기로 되어 있었지만 일본 여자애들이 무척이나
타고 
싶어하는 눈치라 30분에 100루피로 흥정하고 보트에 오른다.
 

보트는 흔들거리고 땡볕을 가릴게 없어서 속이 니글거리고 머리가 어질거린다. 성스러운 강이라는 갠지스 강물은 어찌나
더러운지. 수질 개선좀 하지. 
케이가 굳이 저녁에 타자고 한 이유를 알겠다. 가트를 둘러보고 시장통으로 돌아와 이것저것
구경을 한다. 
저녁에 안주로 할겸 과일을 골랐다.
 

"석류가 싸고... 제철이죠.............................................."
 

어디서 튀어 나왔는지 모를 케이녀석이 싱긋 웃으며 참견한다. 목에는 어제와 다른 케논제 EOS 5 가 달려있다. 물론 저것도
우리 이쁜이가 탐을 내던 것이다.
 

"여자에게 좋데요........................................."

"볼일 있다면서?............................................."
 

"사람 구경중이에요... 각지의 사람들이 어찌나 신기한지... 한국에서 나온지 여러해가 지났는데... 난 아직도 외국인들 보면
 신기해요... 어... 제가 방해 했나요?............................................"
 

니가 여기 왠일이냐? 참견말고 꺼져라는 의미의 완곡적인 내 말에 케이는 슬쩍 웃으며 좋은 시간 되라며 석류를 재빨리 흥정
해주고 사라진다. 
쾌활한 목소리와는 달리 뒤돌아 걷는 그의 등이 쓸쓸해 보여 미안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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