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에서 섹스까지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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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언제부터 몰카를 찍기 시작했을까. 가벼운 취미 혹은 장난으로만 여겼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선을 넘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가벼운 것이 아니게 되어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무음 카메라 어플을 이용해서 보기 좋은 여인들의 몸매를 사진으로
몰래 찍어 남기는 정도였다. 상당히 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런 식으로 가장 처음 내 카메라에 몸매가 찍힌 여자는
드라마틱하게도 친구의 여친이었다.
그 당시 학과 내에서 알아주는 몸짱이었던 3학번 아래의 퀸카녀 소윤이를 차지하게 된 내 동기 종석이는 우리과 남성들에게
있어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 될 만 했다. 모두들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하지는 않았지만 다들 속으로는 저런 여자와 섹스를
할 수 있다니 하는 생각이 만연했을 것이다. 가장 친한 친구인 나조차도 내심 그런 생각을 했으니까 말이다.
소윤이는 쭉 뻗은 매끈한 몸매에 보기좋게 붙은 볼륨이 아주 꼴릿한 비율을 자랑하는 편이었지만 그것 이상으로 그 몸매를
야릇하게 연출할 수 있는 옷차림이나 스타일에 관해서는 거의 통달한 여자였다. 평범한 레깅스나 스타킹이라도 소윤이가
신으면 학과의 남자들은 소윤이의 허벅지 엉덩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나 역시도 소윤이가 스키니를 입고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을 뒤에서 보고서는 그 날 내내 소윤이의 볼륨감 있는 탱탱한 엉덩이가 실룩이는 장면을 머릿 속에서 지우지 못했다.
좌우지간 그런 선망의 대상을 친구인 종석이가 차지하게 되었으니 그 때의 내 감정은 부러움과 열등감이 묘하게 뒤섞여 아주
복잡씁쓸한 그런 기분이 아닐 수 없었다. 종석이가 소윤이와 사귀고 난 이후 자연스럽게 나는 소윤이를 볼 기회가 많아졌다.
종석이가 여기저기 소윤이를 데리고 다니며 자랑하는걸 즐겼기 때문에 굳이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같이 어울렸던
친구들은 그 당시 소윤이를 꽤 자주 볼 수 있었다.
소윤이를 자주 보게 될 수록 나는 점점 더 소윤이의 몸에 대한 야릇한 상상에 빠져들었다. 친구의 여자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성적인 상상과 그것은 전혀 별개의 것이었다. 아니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친구의 여자라는 점이 묘하게 더 흥분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종석이의 몸에 올라탄 소윤이의 매끄럽고 멋진 알몸을 생각하면 도저히 성욕을 참을 수가 없었다.
친구의 여자가 아니었다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어떻게 해볼 꿈이라도 꾸었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니 나는 좀 다른
방법으로 욕구를 해소하기 시작했다. 종석이와 소윤이를 포함해 3대 3으로 놀이공원으로 놀러갔던 그 날 나는 핸드폰에 미리
준비한 무음카메라 어플로 흰색 핫팬츠를 입은 소윤이의 아주 탱탱한 엉덩이와 육감적인 허벅지 종아리 등을 틈틈이 아무도
모르게 촬영을 했다.
그런 식의 몰래 촬영은 처음이었던데다가 들키지 않으려고 여기저기 움직이는 와중에 찍은 것이라 집에 돌아와서 사진첩을
확인해보니 선명하게 찍힌 것은 전체의 10퍼센트도 될까말까였다. 마구잡이로 찍다보면 괜찮은 장면이 몇 개는 찍히겠지
하는 심정으로 찍은 수백장의 사진들 중 제대로 건진 것은 약 20 장. 그 20 장은 지금까지도 기념비적으로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소윤이의 가슴, 엉덩이, 허벅지 등을 멀리서 확대하거나 가까이에서 몰래 연속촬영으로 찍은
장면들이었다.
매일 눈으로 보면서 상상했던 몸매였긴 하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 마음놓고 감상하는 것은 색다른 묘미가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으로 느꼈다. 촬영하는 대상이 모르게 내 카메라에 상대방의 모습을 담는다는 데에서 오는 야릇한 스릴과 긴장감도
한 몫 단단히 했다. 나는 그 날의 경험 이후로 몰카의 재미에 눈을 떴다.
그 때부터 맘에 드는 여자의 몸매를 무음 카메라를 이용해 도촬하는 버릇이 생겼다. 처음에는 장소를 신경 쓰느라 공공장소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쉽게 시도하지 못했지만 티 나지 않게 찍는 요령 이를테면 어플만 실행시켜둔채 핸드폰 케이스를 덮고
렌즈 부분만 자연스럽게 상대방 쪽으로 향하게끔 쥐는 자세 등에 익숙해지고 나니 학교 강의실이나 도서관에서도 맞은 편에
앉은 여학생의 다리를 책상 밑으로 촬영할 수 있게 되었다. 확대나 축소 연속촬영 등의 기능을 이용하면 지하철 맞은 편에
앉은 여자의 허벅지 틈새를 아슬아슬하게 찍는 것도 가능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촬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서 속옷이라던가 하는 깊숙한 부위까지 찍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이렇게 해서
카메라에 찍힌 사진들은 내게 왠지 모를 묘한 흥분을 주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연예인이나 모델 들의 야릇한 사진들의 오직
그림의 떡에 불과하고 이런 사진들은 비록 질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내가 직접 담아낸 내 행위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걸어가는 여자의 엉덩이 굴곡을 뒤쫓아가며 촬영, 지하철 계단을 올라가는 여성의 스커트 속을 확대 촬영, 엘리베이터 등의
좁은 공간에서도 핸드폰을 슬그머니 아래로 내려 다리나 엉덩이 등을 촬영 기타 등등의 수없이 많은 촬영 행위를 거치면서
어느샌가 이것이 뭔가 하나의 취미처럼 내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갈수록 도촬에 대해 대범해지기 시작하면서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기 시작했고 급기야 촬영의 대상도 점점 다양해져갔다.
처음에는 얼굴을 모르는 길거리의 타인들을 대상으로 하던 것이 어느 순간 부터는 주변에 자주 눈에 띄는 여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시작했다. 기껏해야 한번 보고 말 여자들의 몸매를 찍는 것에도 어느샌가 흥미를 잃어버린 것이다. 찍어놓고 오래도록
사진을 감상하며 즐기기 위해서 촬영의 대상이 나와 어느 정도 지속적인 관계가 있는 여성이어야만 했다. 쉽게 말하면 얼굴을
알고 지내는 사이여야 했다.
도촬이라는게 사진을 찍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물을 어떻게 즐기느냐가 더욱 중요한데, 나의 경우에는 누군가의
몸매를 촬영한 사진을 핸드폰에 간직한 채로 아무 일 없는 듯이 그 사람을 대하는 데에서 오는 그 알 듯 모를 듯한 스릴과
긴장감이 또 무시 못할 요소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고 지내는 주변 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촬이 훨씬 즐거운 편이었다.
그렇게 해서 찍어낸 사진첩의 수많은 사진들을 나열해 놓고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찍힌
자신의 몸매 사진을 감상하며 내가 성욕을 해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있을 사진 속의 여자들을 생각하며 그렇게
나만의 소소한 취미를 만들어 온 것이다. 하지만 그 때의 경험 이후로 그것은 더 이상 가벼운 취미가 아니게 되었다.
그 경계가 허물어진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단순한 도촬의 대상이었던 것이 어느 순간 정복의 대상으로 바뀌어
버렸던 그 인상적인 경험이였다. 입사 1년째에 전체 합숙연수를 다녀왔을 무렵의 이야기이다. 지금부터는 그 때로 돌아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OO 에서 오신 분들은 B동 대연수실로 모여주십시오... 5분 후에 교육 시작합니다.................................."
스피커에서 교육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번 합숙 연수에서 내 신경을 온통 사로잡고 있는
대상은 오직 한 여자였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자판기 커피를 타고 있는 오피스룩 차림의 한 여인 기획부 2팀의 윤서희
팀장이었다. 스커트 자락이 타이트하게 솟을 만큼 육감적인 볼륨의 둔부와 허벅지 커피를 뽑느라 살짝 숙일 때 굴곡이 지는
엉덩이의 윤곽이 가히 환상적이었다. 언제나처럼 나는 이런 탐스러운 몸매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가벼운 핸드폰 도촬일 뿐이지만 아까부터 렌즈는 이 색기 있는 여인의 둔부와 허벅지를 향해 있었다. 윤서희 팀장은 사내의
남자들이 둘 이상 모이면 심심찮게 음담패설의 단골 화제로 등장하는 섹시함의 아이콘이었다. 보기만 해도 쫄깃한 찰기가
넘치는 색기 어린 허벅지와 물이 아주 빵빵하게 오른 육덕진 엉덩이는 그녀의 H라인 스커트를 단순한 오피스룩 그 이상으로
그녀의 섹시한 스타일을 부각시켰다.
볼살이 조금 올라 짝퉁 느낌이 나긴 하지만 어딘가 한가인을 닮은 느낌의 단아한 얼굴 하지만 그 단아한 얼굴과는 대조적일
만큼 볼륨 넘치는 농염한 몸매가 그녀를 유명인사로 만들었다. 귀여운 얼굴에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가진 여자들이 베이글
녀라고 해서 한창 각광받았던 현상을 생각하면 그녀의 단아한 얼굴과 섹시한 몸매는 이질적인 매력으로 사내 남자들에게
어필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20대 중후반의 젊은 여팀장이란 타이틀 역시 그녀의 이름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우연인지 행운인지 나는 오늘 교육에서 서희 팀장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사내의 인기녀 옆자리에 앉아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자극적인 일이건만 문제는 자꾸만 책상 밑 틈새로 보이는 서희 팀장의 아주 매끈한 허벅지와 종아리였다. 일단
연수실 안으로 들어오게 되니 옆자리에서는 몰카를 찍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티가 날 뿐더러 당시 연수실의 구조는 4명이
일렬로 앉는 긴 책상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서희 팀장의 반대편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혹시 카메라를 볼까봐 조심스럽기도
했다. 아쉬운대로 곁눈질을 해가며 그녀의 몸매를 훑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이 기회에 꼭 사진으로
찍어두고 싶었다.
흥분한 좆이 바지 속에서 날뛰다보니 교육 내용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비단 내가 아니더라도 지루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졸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숨 죽이며 기회만 노리고 있는데 하늘이 도운 것인지 곧 기회가 찾아왔다. 교육 중간에 잠시 주어진
쉬는 시간에 서희 팀장이 책상에 엎드린 것이다. 아까부터 졸음이 계속오는 낌새가 보이더니 쉬는 시간 동안 잠을 청하려는
모양이었다.
반대편 옆자리를 보니 앉아있었던 남자 직원은 화장실에라도 간 모양인지 자리에 없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무음 카메라 어플을 켰다. 책상 밑으로 핸드폰을 슬그머니 밀어넣어 엎드린 서희 팀장의 스커트 아랫 부분을 연속
촬영으로 찍기 시작했다. 틈틈히 사진첩을 확인해보니 그림자 때문에 선명하게 찍히지는 않았지만 스타킹에 감싸인 아주
먹음직스런 두 허벅지가 카메라에 찍히고 있었다. 스커트를 타이트하게 조이는 풍만하고 매끈한 허벅지 절로 군침이 나오게
만드는 다리였다. 남자들에게 왜 섹시함의 대명사가 되었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책상 밑에서 앞으로 손을 뻗어 치마 안쪽을 찍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방망이쳤다. 어지간해서 그런 위험한 시도는 잘 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그날따라 윤서희 팀장이 옆자리에 앉았다는 행운에 힘입어 이기기 힘든 야릇한 흥분이 나를 계속 유혹하고
있었다. 당시로서는 흔하고 평범한 몸매 도촬사진이 슬슬 시들하게 느껴지는 시기였기도 했다. 점점 더 자극적이고 위험한
시도를 하고 싶은 욕구 때마침 그런 시기에 어찌보면 윤서희 팀장은 내게 잘못 걸린 것이었다.
손을 슬금슬금 더 앞쪽으로 뻗어 책상에 엎드린 윤서희 팀장이 모르게 그녀의 오므린 다리 앞으로 무음 카메라가 실행되고
있는 휴대폰의 렌즈를 뻗어갔다. 뒤편에서 보면 수상하게 보이겠지만 다행히 휴식시간에 자리를 비운 사람들이 꽤 많았고
누가 보더라도 설마 도촬로 생각하겠냐 싶어 과감하게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각도 상 앞에서 찍을 수는 없으니 대신 촬영모드를 셀프촬영으로 바꾸어 휴대폰의 앞쪽 렌즈로 사진을 찍기로 하고 연속촬영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간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므린 다리 때문에 깊숙한 곳을 찍을 수 없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이미
누가보더라도 상당히 수상할 법한 자세였다. 더이상 아주 과감하게 움직이면 서희 팀장이 깰지도 모르고 주변에서 확실히
이상하게 여길 법 했다. 하지만 천금같은 기회를 날리기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만 미련을 갖게 했다. 그렇게 망설이고 있는데
어느 순간 서희 팀장이 엎드린 몸을 벌떡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여전히 그녀의 허벅지 부근에 휴대폰을 들이대고 있었던 나는 졸지에 기겁하고 말았다. 책상 밑으로 어정쩡하게 손을 뻗고
있는 나를 서희 팀장이 경계하며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나는 허겁지겁 그 자세 그대로 책상 밑으로 몸을 숙여 공연히
땅에 떨어진 물건을 줍는 척 하며 딴청을 피웠다.
"..................................................."
서희 팀장은 아무말 않고 딴짓을 하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그녀가 뭔가 수상하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몸을 일으킨 것도 아래쪽에서 뭔가가 자꾸 움직인다는 사실을 느끼고 그랬던 것 같다. 결국 그 날 남은 교육시간
동안 나는 불안한 가시방석에 앉은 느낌으로 윤서희 팀장의 시선을 피해야만 했다.
따지고 보면 그날은 내가 처음으로 도촬을 하다가 발각된 날이었다. 비록 완전히 걸린 것은 아니었지만 서희 팀장이 나를
쳐다보는 불쾌한 눈초리를 계속해서 느낄 수 있었고 나는 그녀가 회사로 돌아가 혹시나 무언가 소문을 퍼트리지는 않을지
적잖이 우려를 해야 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그녀는 수상한 눈초리만을 보낼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연수를 끝내고
회사로 돌아온 뒤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금새 불안감을 지워버렸다.
다소의 불안함이 있었지만 얻었던 수확도 많이 컸다. 나중에 휴대폰의 사진첩을 확인해보니 서희 팀장이 몸을 일으킬 때 닫혀
있었던 다리가 옆으로 벌어지면서 그 사이의 광경이 휴대폰에 운좋게 찍힌 것이다. 빛이 없었기 때문에 뚜렷하지는 않았지만
검정색 란제리 팬티의 윤곽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을 만한 사진이 자동 연속촬영에 의해 서너장 정도 사진첩에 찍혀 있었다.
그리고 그 사진은 아주 오래도록 내 자위행위의 도구가 되었다. 도촬을 하면서 속옷을 찍은 경우는 그 때가 처음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윤서희 팀장은 내게 기념비적인 여자였다.
연수 이후로 서희 팀장을 볼 일은 거의 없었다. 부서가 달랐기 때문에 마주칠 일도 잘 없었고, 가끔가다 엘리베이트 등에서
마주치긴 했으나 그녀는 내게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나도 아주 잘 되었다 싶어서 그럴 때마다 가끔씩 사진첩에
남아있는 그녀의 검은 팬티 사진을 속으로 떠올리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브랜드 마케팅 행사 이후에 뒤풀이로 영업부와
기획부의 합동 회식이 있는 날이었다. 기획부는 윤서희 팀장이 있는 곳이었으므로 회식 전부터 묘하게 계속 신경이 쓰였는데
술자리에서는 꽤나 멀찍이 떨어져 앉게 되었다.
"건배!... 위하여!.............................................."
부장의 인사말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되자 과연 윤서희 팀장은 남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차지했다. 상사들의
아주 끈질긴 건배제의도 이어졌고 기획부 부장은 노골적으로 서희 팀장을 옆에 앉히려고 자꾸 기를 썼다. 회식자리가 깊어질
무렵에는 여기저기서 잔을 받았기 때문인지 서희 팀장도 꽤나 취한 모습이 역력했다.
"잠시... 화장실 좀.............................................."
서희 팀장이 부장이 주는 술을 거절하고 자리를 떴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부장이 많이도 먹인 것 같았다.
화장실에 들어간 서희 팀장은 꽤 오래도록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술을 깨고 오려는 모양이겠거니 하며 다들 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나는 왠지 모를 묘한 궁금증이 일어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 화장실 쪽으로 향했다.
화장실이 바깥에 있는 술집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회사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지만 여자 화장실 안이 조용한 것을 보니 칸막이 바깥이나 세면대 쪽에 사람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고 화장실
입구 주변에도 인적이 없었다. 나는 슬쩍 여자 화장실 안을 들여다 보기로 했다. 칸막이 안쪽에 있는 사람에겐 어차피 보이지
않을테고 혹시라도 누군가 있어서 걸리게 되면 술에 취해 화장실을 착각한 척 하면 될 거란 심산이었다.
과연 예상대로 화장실 안엔 세면대나 바깥 쪽에는 사람이 없었고, 변기 칸막이만 세 군데가 있었는데 그 중 문이 닫힌 곳은
한 군데 뿐이었다. 혹시 저 안에 서희 팀장이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두방망이질 쳤다. 나는 잽싸게 발소리를 죽이고 닫힌
칸막이의 옆 칸으로 들어가 급히 문을 잠궜다. 이렇게 들어오고 나서 나갈 때 누군가에 눈에 띄면 곤란해질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호기심을 억누를 수는 없었다.
처음으로 남자 화장실 변기가 아닌 여자 화장실 변기 앞에 서서 나는 옆칸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았다. 구조를 살펴보니
칸막이의 아래로 손바닥 한뼘 정도 공간이 뚫려 있었고 칸막이의 높이가 꽤나 높아 위 쪽으로는 천장까지 공간이 꽤 되었다.
무음 카메라 어플을 켜고 칸막이 아래쪽에 렌즈를 대어 옆칸의 변기 밑 부분을 액정으로 살펴보았다.
미동도 하지 않는 검정색 하이힐 한 쌍이 보였다. 서희 팀장의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으나 누군가가 변기에 가만히 앉아
있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나는 떨리는 가슴을 안고 여지껏 해본 적 없는 과감한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아주 위험하지만
어쩌면 대단히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위 쪽으로 아랫쪽으로 렌즈를 밀어넣었다가는 바로 걸릴 우려가 있었고 안전하게 이쪽 칸만이 안에서 비추자니 발목 위로는
하나도 보이지가 않았다. 그래서 위쪽의 공간을 이용해 찍어보기로 했다. 슬그머니 휴대폰을 들어 칸막이 위로 핸드폰 액정을
걸치고는 상태를 셀프촬영 모드로 바꾸어 화면에 옆칸 화장실 내부가 나타나게 했다.
핸드폰 화면에 희끄무레하게 나타난 옆칸의 내부 광경에 나는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세련되게 정돈한 단발머리의 뒷통수가
보였다. 틀림없는 윤서희 팀장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뒷통수 뒤에서 렌즈 하나가 옆칸을 통해 삐죽이 튀어 나와 있는 것도
모르고 변기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마른 침을 삼키며 그녀의 동태를 살피고 있자하니 볼 일을 보는 중인 것 같지는 않음에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아무래도 취기 떄문에 용변을 보던 자세 그대로 변기 위에서 잠이 든 것 같았다. 셀프촬영으로 바꾼 핸드폰의 액정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기기 머리 쪽의 렌즈 부분을 옆칸으로 삐죽 내밀어 놓았기 때문에 액정 화면에는 옆칸의 모습이 그대로 찍히고
있었는데 서희 팀장의 머리가 꾸벅꾸벅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조느라고 몸을 앞으로 푹 고꾸라뜨리고
있었기 때문에 뒷통수와 등에 가려 몸 아래 부분을 볼 수가 없었다.
렌즈의 위치를 뒤에서 앞쪽으로 조금씩 움직여 아주 중요한 부위를 찍으려고 해보았지만 숙인 상체 때문에 위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말려올라간 스커트와 무릎 아래에 걸쳐져 있는 스타킹과 팬티 적어도 속옷을 벗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게다가 올라간 스커트 때문에 맨 허벅지와 종아리가 훤히 드러나 있었고 나는 그 광경을 빠짐없이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칸막이 아래로 렌즈를 집어넣는 것은 이미 말했듯이 아주 위험천만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자고 있는 것 같으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칸막이 아래쪽으로 핸드폰의 렌즈 부분을 슬쩍 밀어넣으니 이번엔 서희 팀장의 발목에서 부터 돌돌 말려서
내려져있는 스타킹과 팬티를 지나 허벅지의 넓적다리 부분이 훤히 보였다. 변기 시트에 눌려있는 아주 탱글탱글한 허벅지의
굴곡이 액정에 잡혔다. 스커트 자락에 아슬아슬하게 가려 절반 쯤 보이는 통통한 엉덩이의 윤곽도 보였다. 은밀한 속살이
화면에 보이기 시작하니 도저히 흥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단발머리에 가려져 있는 서희 팀장의 얼굴이 액정에 비추어졌는데 조느라 눈은 감겨있었고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내친 김에 보지까지 찍어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옆칸에서 그 부분을 촬영하는 것은 각도가 나오지 않아서
불가능했다. 상체를 일으킨 상태라면 위에서 아래로 찍어볼 수 있겠지만 아래에서 밑으로는 변기 아랫 부분에 가려져 찍기가
힘들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혹시 칸막이 앞에서 밑으로 렌즈를 밀어넣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과감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칸막이 앞에서 렌즈를 넣으려면 지금 숨어있는 칸에서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랬다가 다른 사람이 들어와 나를 보게
되면 그야말로 빼도 박도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때는 단순히 둘러대는 것으로 해결되는 사태가 아닐것이기 때문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이성이 흥분에 굴복하여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그 순간 찬물을 끼얹듯 정적을 깨는
소리가 들렸다.
"윤 팀장!... 윤 팀장 안에 있어?................................................."
기획부 부장의 걸걸한 목소리 부장이 여자 화장실 바깥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주변에서 웅성이는 여자 목소리 몇이
들리는 걸로 봐서 여직원들도 있는 듯 했다. 아주 중요한 순간에 훼방을 받은 셈이었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큰 문제는 졸지에
칸막이 안에서 나갈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다는 거였다.
서희 팀장이 대답이 없자 여직원들이 여자 화장실로 들어와 서희 팀장을 찾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숨 죽인 채 핸드폰 카메라를 종료하고 쥐 죽은 듯 변기 위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들키면 끝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등줄기가
뻣뻣해졌다.
"안에 계세요?........................................................"
똑똑 기획부 2팀 직원의 목소리가 들리며 내가 숨어있는 칸막이의 문을 두어차례 노크했다. 내가 떨리는 손으로 가볍게 문을
똑똑 하고 두드리자 여직원이 옆칸으로 움직이는 발소리가 들렸다.
"팀장님?..................................................."
서희 팀장이 있는 옆칸에 여직원이 노크를 하자 옆칸에서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렸다.
"으... 응...?................................................."
비몽사몽하는 서희 팀장의 대답소리가 들렸다. 순간 나는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혹시라도 여직원들이 칸막이 안을 들여다
보려고 했다면 끝장이었다.
"팀장님... 괜찮으세요?............................................"
"으... 응... 내가 깜빡 잤나봐........................................"
"얼른 나오세요... 팀장님... 부장님 기다리세요..............................................."
"어... 응... 그래..............................................."
겨우 정신을 차린 서희 팀장이 속옷과 스타킹을 끌어올리고 칸막이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옆칸에 남자가 숨어 있는줄
꿈에도 모르는 그녀가 화장실 밖으로 나가자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기획부 부장의 목소리가 드문드문 이어졌다.
"윤 팀장... 많이 마셨나본데... 괜찮아?............................................."
"예................................................."
"내 차로 바래다줄테니... 슬슬 들어가지.........................................."
"아녜요... 택시 타고 갈 수 있어요... 부장님.................................."
"어허... 여자가 취한 몸으로 택시는 무슨... 가자구........................................."
사람들의 발소리가 저만치 멀어진 다음에도 나는 한동안 칸막이 안에서 아주 조용히 숨어있다가 인적이 완전히 뜸해졌다고
생각됐을 때 쯤에야 조심스럽고 잽싼 발걸음으로 여자 화장실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화장실을 입구를 나올 때 멀리서 걸어
오던 여자 두 명이 걸음을 멈추고 이상하게 나를 바라보았지만 나는 화장실을 착각한 척 행세하며 서둘러 그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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