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진실 - 5부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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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사랑과 진실 -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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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32,793회 작성일 23-06-18 13:52

본문

여자는 맥아리도 없이 얼굴이 피투성인 채 침대 한 쪽 구석으로 가서 쳐박히더니 부르르 몇 번을 떨더니 이내 시체처럼 축
늘어져 버렸다.
 

"후아... 후... 흡..............."
 

나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던걸 풀었더니 숨쉬기가 조금 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숨을 몰아 쉬면서 서서히 골라갔다.
이제야 사물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고 침대 한쪽 구석에 쳐박힌채로 축 늘어져 있는 수정이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온 몸에
닭 살이 돋아 오르며 굳어 버렸다.
 

"으... 윽..... 으.. 윽... 으.................." 


나는 짐승과 같은 신음을 내면서 손을 덜덜 떨면서 수정이에게 다가갔다. 어디에서 흘리는 핏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정이에왼쪽 머리부터 얼굴 전체가 핏물에 잠겨 있었다. 나는 겁이 덜컥 났고 수정이가 죽은것 같았다. 내가 정신이 나갔을때 대체
무슨짓을 한건지 수정이가 내 눈 앞에서 죽어 있었다. 
난 수정이게서 멀어지려고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고 문을 열고 뛰쳐
나가서 차에 올라 엑셀을 힘껏 밟았다.
 

"으... 으흣..............."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나는 죽은건가?... 왜 이렇게 몸이 떨리지?... 너무 아퍼..........] 


나는 서서히 눈거플을 힙겹게 밀어 올렸다. 천장에 매달인 형광등 빛이 쏘아지듯 내 눈으로 쏟아져 들어와 얼른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다시 눈을 뜨려는 생각을 하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너무 큰 고통에 난 굳어 버렸다. 그래도 고통이
느껴지는것 보면 내가 죽지는 않았구나 참 다행이다 라는 쌩뚱맞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몸이 풀릴때까지 다시 눈을 감았고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아... 아.................."
 

나는 다시 힘겹게 눈을 떴다. 아까 보다는 조금 빨리 지금에 상황을 인지 할 수 있었고 생각을 하는 순간 두려워 졌다. 사람이
눈 빛이 아니었던 남편에 모습이 떠오르자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 들었다. 
고개를 돌리기에는 좀전의 그 고통이 너무나도
무서워서 깨어난 그 자세 그대로 내 몸을 하나씩 움직여 보았다. 
왼팔은 움직인다. 왼쪽 다리도 움직인다. 오른쪽 팔은 안
움직인다. 오른쪽 다리도 안 움직인다. 
허리는 움직인다.


나는 몸 여기저기에 힘을 살짝이 주는것 조차도 힘이 들어서 땀이 흘러 내렸다. 왼쪽 귀는 아직도 웅웅 거리는 소리만 나고
방안에는 비릿한 피냄새가 기분 나쁘게 내 코로 스며 들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인지 자꾸 눈이 감겼다. 이대로 눈을
감으면 영원히 뜨지 못할것 같은 두려움에 나는 일부러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짜릿한 고통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냥
죽기에는 너무 겁이 났고 이대로 조금 더 시간이 흐른다면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해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아버님이 자꾸 떠 올랐다. 그냥 아버님 생각이 났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아버님을 찿는것 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행이 테라스에서 그렇게 당하면서도 방으로 올때 혹시 아버님이 전화를 하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 온 것이 생각났다. 침대 옆 테이블 까지 아주 조금씩 기어가기 시작했고 멈추면
죽을것 같아서 힘을 내서 억지로 도착해서 
휴대폰을 왼손에 들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숫자인 2번을 길게 눌렀다.


신호가 갔는데 받지를 않았고 나는 포기 하지 않고 다시 걸었다. 안 받는다.
 

[ 아버님 제발... 아버님... 받아 주세요... 아버님이 예뻐하는 며느리가 많이 아파요............]
 

가물거리는 정신을 억지로 부여잡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다시 걸었다. 내 간절함이 통했을까? 아버님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룩 흘러 내렸다.
 


"여... 여보세요..............." 

"아벙... 어.. 엉............."
 

나는 깜짝 놀랐다. 따귀를 얼마나 강하게 맞았는지 얼굴과 터져버린 입술이 퉁퉁 부어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새아가................." 


너무도 다정스러운 목소리로 불러주시는 아버님에 목소리에 목이 메이고 눈물만 흘렀다.
 

"아가... 새아가야... 왜... 말이 없어... 여보세요.................." 

"아... 아벙... 닝.............." 

"응?... 응... 전화기가 고장난나... 새아가야.............." 

"아... 팡... 요.... 어... 엉............" 


[ 나...아파요... ] 


"아가야... 왜... 머야... 무슨일 있어?... 너 혹시 울고 있냐?.............." 

"아.... 버... 엉님... 으어엉... 잉................" 

"무슨 일이야?... 울지마라 아가야... 내가 금방 갈께 울지마... 새 아가야... 금방 갈테니 끊자...................."
 

나를 걱정해주는 마음이 목소리에 묻어나는걸 느끼면서 나는 더욱 서럽게 울었다. 이제는 아버님이 오신다고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안해 지며 두려움이 사라졌다. 
그리고는 아버님이 올때까지는 어떻해서든 정신줄을 놓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일부러 아픈곳을 자극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알몸이라니 사실이 떠올랐다. 그 순간 나는 퉁퉁 부어서 엉망인 얼굴인데도
발그레 홍조가 떠올랐다.


나는 침대에 있는 이불을 내리려다 무리인것 같아서 바닥에 널브러진 샤워 가운을 발견하고는 또 힘겹게 기어갔다. 오른쪽
팔을 움직일수도 없어 입는 것은 포기하고 내 가슴과 소중한곳만 어찌어찌 가리는기에도 벅찼다. 
그래서 몸을 아주 최대한
둥그렇게 웅크리고 부끄러운 주요 부분들만 대충이나마 가렸다.
 

[아버님한테 이런 꼴을 보여 드리고 싶지는 않았는데... 아주 예쁜 모습만 보여 드리고 싶었는데... 지금 내 모습에 얼마나
 또 걱정을 하실까... 못난 남편 때문에 나에게 얼마나 또 미안해 하시려는지... 
이제 겨우 아버님과 편하게 말이 트여서
 하루 하루가 즐거웠는데 다시 마음을 닫으시는건 아닌지 걱정이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현관문이 벌컥 열리면서 반가운 아버님에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 순간 난 짐승같은 목소리로
울어 대기 시작했다.

"아... 벙... 어엉... 엉....................." 

"새아가야... 어딨니... 어디야..............."
 

거실을 바쁘게 움직이는 소리가 작게 들리더니 테라스 문이 거칠게 열리는 소리도 들렸다. 그러더니 안방문 앞에서 노크까지
하시면서 들어가겠다고 하는 말과 함께 안방 문이 열리고 나는 웅크리고 있던 
몸을 살짝 틀어서 아버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너무나 보고 싶었던 아버님이었다. 내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어 내리며 말도 못하고 그저 짐승같은 발음에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나를 보고 너무 놀라 커다랗게 떠진 부리부리한 눈으로 글썽거리며 조심스레 나에로 다가오셨다.
 

"아... 아가... 새아가야... 어쩌다가... 무슨 일이 있었냐... 누가 이랬어... 응... 대체 누가 너를..........." 

"으... 엉... 윽... 엉... 아... 벙... 닝.............."
 

나는 언제나 내 편인 아버님이 오자 그 동안 서러웠던 모든것이 떠오르며 다친 짐승처럼 울었다. 다가오시는 아버님을 두
팔을 벌려 안고 싶었지만 움직이지 않는 오른손은 바닥에 늘어뜨리고 왼손을 들어 
아버님을 향해서 허우적 거렸다.
 

"아... 아가야... 누가... 너를... 우리... 이쁜 새아가를 이렇게................"
 

나의 손을 살며시 잡아주며 내가 혹시 아플까봐 안아 주지도 못하고 방바닥을 긁어대시는 아버님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이렇게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아끼고 있는데 나를 잠깐 훔쳐 보았다는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로 아버님을 아프게
했다는걸 지금에서야 너무나 후회가 되고 슬펐다. 
나는 어쩔 몰라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아버님에게 안기고 싶어 버둥거렸다.
그러다가 샤워 가운이 슬쩍 흘러 내려서 나의 한 쪽 젖가슴이 전부 들어났지만 난 아무런 상관 없었다. 부끄러움도 없었고
그저 포근한 아버님 품으로 자꾸만 파고 들고 싶어서 겨우 움직이는 왼손으로 아버님 
잠바를 움켜쥐고 내 쪽으로 자꾸 끌어
당겼다.

"아... 벙님... 앙.. 아... 주... 영......................"
 

[ 아버님 빨리 안아주세요... 나 지금 너무 아파요... 그깟 더러워진 젖가슴은 신경쓰지 마시고 그냥 안아주세요.......]
 

아버님은 내가 자꾸 땡기니 내 쪽으로 다가오시려다 젖가슴이 드러나자 또 어쩔줄 모르고 두리번 거리다가 침대위 이불을
들고와서 나를 자꾸 덮으려고만 하셨다.
 

[ 이불 같은거 필요 없어요!... 난 아버님이 필요 하다구요............... ] 


안타까운 내 마음도 모르고 내가 아플까봐 아주 조심스레 이불을 자꾸 덮으시는 아버님이 야속했지만 손짓 하나 하나에 나를
얼마나 아끼고 계신지 절절 하게 묻어 나오는것을 알고 나니 더욱더 아버님에 품이 그리웠다. 
그래서 이를 꽉물고 고개를
조금씩 움직여 좌우로 흔들었다. 미치도록 끔찍한 고통이 밀려 왔고 나는 온 몸을 
떨면서도 천천히 도리도리를 하며 이불을
자꾸 밀어냈다.
 

"아가야... 왜?... 어디 이불에 닿였어?... 아파?... 아님... 이불이 무거워서 그래??.............."
 

자꾸 샤워 가운이 흘러 내려 며느리에 알 몸이 드러나서 민망해 하지건에 나는 얼른 침대 위에 있는 두툼한 이불을 가지고
와서 며느리에 몸에 충격이 안가도록 조심스레 감쌌다. 
그런데 새아기는 자꾸 이불을 밀어 내는것 같아서 아프냐고 물어보니
반응도 없이 자꾸 내 잠바만 당겼다.
 

[ 아! 내가 참 눈치가 없었구나 ...아픈데 자꾸 움직이게 해서 미안하다... 아가야~ 지금 순간에 며느리에 가슴이 보이는게
 뭐가 그리 대수냐... 이 한심한 놈아... 쯔쯔................ ]


나는 이제서야 새아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덮어주려던 이불을 걷어 치우고는 얼굴이 너무 부어서 왼쪽 눈은
거의 형체도 안보이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오른쪽 
눈을 마주 보면서 나는 몸을 떨고 있는 며느리를 살며시 끌어 안아 주었다.
그제서야 힘들게 내 잠바를 땡기던 왼손을 거두고는 내 품으로 자꾸만 파고 들었다. 이제는 샤워 가운은 거의 구실을 못하게
되었고 새아기의 알몸이 고스란히 내 눈으로 들어 왔다. 
멍투성이에 여기 저기 긁혀서 핏기가 보였고 오른팔은 어떻해서
다쳤는지 퉁퉁 부어 올라서 축 쳐져있었다.
 

왼쪽 얼굴은 입술부터 다 터져나갔고 얼굴 부분이 전체적으로 퉁퉁 부어서 말도 못할 지경이었다. 거기다가 고막이 터진건지
왼쪽 귀에서는 피나오면서 말라 붙어 있었다. 
눈에 보이기는게 이 정도였고 내가 못 본 곳은 얼마나 다쳐서 또 얼마나 아픈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내가 얼마나 아끼는 우리 예쁜 새아가를 누가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는지 분해서 미칠것만 같았다.
여자로서 치욕스러운 일을 당해서 그런것인지 아님 두려운 건지 울면서 내 품으로 자꾸만 파고들려고 하는 애처러운 몸짓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굵은 눈물이 방울져 떨어졌다.
 

"그래... 우리 이쁜 새아가야... 아프지 마라............." 


아버님에 품 안으로 파고들자 이제야 마음이 놓이고 따스해졌고 나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여 주는 손짓에 떨리던 내 몸도
서서히 진정이 되며 떨림을 멈추어 갔고 거칠었던 내 숨소리로 편안해져 갔다. 
그 순간 내 젖가슴위로 아버님에 굵은 눈물
한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새아기가 큰 일을 당하고 너무 당황해서 지난 2주 동안은 내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새아기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 보다가 조용히 일어나서 흡연실로 향했다. 담배를 한 모금을 길게
빨아 피우니 그나마 답답하던 가슴이 좀 내려 가는것 같았다. 
그리고는 지난 2주일전의 일이 떠올랐다.
 

"새아가... 아파도 조금만 참아라... 얼른 병원부터 가자.............."
 

내 품에 안겨서 그 동안에 설움을 다 풀어 버리려는지 짐승같은 신음을 내며 울고 있던 며느리에 몸이 조금씩 진정 되는것
같아 부드럽게 등을 토닥이며 안심을 시켰다. 
부드러운 내 손짓과는 다르게 머리는 무엇부터 해야할지 빠르게 돌아 가고
있었다. 
현장일을 하다 보니 척추나 목을 다친 사람은 함부러 움직이면 안된다는 아주 작은 지식이 떠올라서 혹시 나에게서
떨어지면 큰 일이라도 나는 사람처럼 아픈 손으로 자꾸 잡으려는 며느리를 살며시 눕혀 놓고는 얼른 일어나 장롱을 열고 그
중에서 가장 얇은 이불 한 장을 꺼내들고 급하게 뛰어 왔다.
 

목을 다쳐서 인지 나를 빠르게 쫒아 오지도 못하면서 그런 나와 눈을 마주칠려고 애를쓰고 보고 있더니 내가 두꺼운 이불을
확 걷어 져치니까 많이 놀랐는지 그나마 봐줄만 했던 오른쪽 눈이 동그래졌다. 
나는 놀란 며느리를 아주 조심스레 눕히고는
이불을 끌어다가 살짝 덮어 주었다. 
그리고는 욕실로 얼른 뛰어가서 손에 잡히는 만큼 얼른 적셔 가지고 왔다.
 

"내가 알아서 할테니... 너는 움직이지 말거라... 그리고... 아프니 말도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나를 믿고 가만히 있으면
 된다... 너무 아프거나 불편 하면 눈을 깜빡 거려라...............
"
 

" 으................." 


"아프지 않치?... 다행히 머리에는 상처가 없구나... 그래... 이제... 괜찮아 119 불렀으니 금방 안아프게 해줄꺼야... 조금만
 참거라 새아가..............
"


"................" 

"나... 믿지 아가?... 움직이면 안된다.........."

"우... 웅.........."

"괜찮아... 괘... 괜... 찮아... 요까지라도 닦자... 부... 끄러운게 아냐... 마음을 편히가지고 나를 믿어라... 아가야........"

" 푸... 으................"

그렇게 버벅대는 아버님을 마음 편안하게 보고있는데 119가 도착해서 숙달된 솜씨들로 나를 차량으로 운반해갔다. 나는
옆에서서 어쩔줄 몰라하며 두 손만 열심히 비벼대고 나를 걱정 스럽게 쳐다 보고있는 아버님에게 
얼른 눈을 깜빡 거렸다.
눈치없는 우리 아버님은 그런 나를 더욱 안타깝게 보기만했고 답답했던 난 또 눈을 깜빡깜빡 몇 번을 하니 그제야 나에게로
얼른 달려 오시는게 보였다.
 

"어... 왜?... 아퍼?... 응... 왜.............." 

"이... 잉............." 

"선생님... 우리 새아기가 많이 아픈가 좀 봐주세요... 자꾸 아프다네요.............." 

"후................."

나는 우리 아버님 보다는 눈치가 좀 더 빠른 여자 선생님과 눈 깜빡임으로 어려게 대화를 해서 아버님을 내 옆에 태우고는
여자 선생님이 고맙게도 환자분이 안심하도록 손이라도 잡아 주라고 
해서 아버님에 투박하지만 아주 따뜻한 손길을 느끼며
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
 

"아가야... 왜... 어디 아프니?.............."
"아니에요... 아버님..............." 

"그래... 아프면 빨리 말해... 휴.............."

"저어... 아버님............."

"어... 왜?... 먹을꺼라도 주까?... 아님... 어디 아프냐?............."

"아뇨... 그런게 아니라... 나... 우리집으로 가고 싶어요................"

"아니... 왜... 병원이 불편해?............."

"예... 조금... 그리고 나... 우리집에 가고 싶어요... 통원 치료로 하면 된다고 선생님이 오늘 말씀해 주셨어요..........."

"그래... 너가 집에 가고 싶다면 가야지... 내가 내일 알아서 처리할테니 내일 당장 우리집으로 가자..........."

"죄송해요... 아버님............"

"아냐... 나도 병원밥 지겹다... 그리고 간이 침대도 허리 아프구... 허허................"

" 네..........." 

"내일... 집으로 가려면 아침부터 바쁠테니 얼른 자자..................."
 

나는 한 시간 정도를 누워 있다가 며느리에 숨소리가 고른것을 확인하고는 며느리가 살며시 눈을뜨고 나를 보고있는 줄 도
모르고 혹시나 깰까봐 살금살금 병실을 나가서 집으로 향했다. 
2주일 만에 오는 집이라 그런지 을씨년 스러웠고 어질러지고
핏자국이 말라 붙어 흉물스러운 안방을 보니 
참고 있었던 화가 치밀어 올랐다. 며느리가 혹시 충격을 받을까봐 누구짓인지
물어 보지 못해서 알 수 없었지만 그 놈을 향해 분풀이라도 
하는것 처럼 안방은 물론이고 집안 곳곳을 싹 뒤집어 엎어서
청소를 했다.
 

"아버님... 우리집에 오니 마음이 편해요... 후아............."

"이렇게 편안해 할줄 알았으면... 진즉에 데꼬 오는건데 그랬구나... 난 또 혹시나 해서... 헙........"

"괜찮아요... 아버님... 저... 그렇게 불편해 하지 않아요........"

"으.. 응.. 그래.. 미안... 너가 말을 못할때 너무 답답했는데 이렇게 말을 하니 너무 좋아서 내가 자꾸 말이 많아진다... 하하"
"푸훕... 아버님도 참..........." 

"그래... 퇴원 기념으로 뭘 해줄까... 맛있는거 해줄까?... 아님... 퇴원 축하 선물을 해줄까?..........."

"아니에요... 아버님............ "

"그래... 그 옷부터 갈아 입어라... 내가 사다 줬지만... 말을 안해 그렇치 조금 나이들어 보였다..... 허허" 

"참... 아버님도...ㅎㅎ... 네 옷갈아 입고 나올께요.................."
 

나는 오른쪽다리에 깁스를 해서 목발을 잡고 뒤뚱거리며 안방문까지 가서 잠시 심호흡을 했다. 여기서 머뭇거리면 아버님이
또 걱정할껄 알기에 나는 눈을 질끈 감으며 힘차게 열고 들어 갔다. 
그런데 막상 들어오니 겁이 나거나 불안해지지 않았다.
어제 나를 재우고 집에 오셔서 이렇게 깨끗하게 청소를 해놓으신 아버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렸다. 내가 그 일로 우울해
할까봐 병원에서도 말하기가 불편한 나를 향해 쉴 새 없이 말을 붙이면서 
자질구레한 얘기까지 하시며 수다쟁이가 되신
아버님을 생각하며 나는 용기를 냈다.


목깁스를 풀고 아버님이 급하게 사가지고 와서 촌스럽다고 말한 옷을 벗어서 서랍에 고이 접어 밀어넣고 옷장에 붙어있는
전신 거울 앞으로 가서 속옷까지 모두 벗어내고 거울을 봤다. 
이제는 멍자국이 완전히 사라져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피부톤이
밝아진걸 확인하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봉긋한 젖가슴을 이리저리 돌려 보아도 흉터도 없었고 뽀얀 살결이 보기 좋았고
뒤로 돌아서 
보여지는 내 엉덩이도 복숭아 빛이 감돌아서 마음에 들었다. 몸을 돌려 앞으로 향해 자연스럽게 다음 수순처럼
고개가 밑으로 숙여지면서 도톰하게 
솟아오른 내 음부 두덩이 보였다.
 

그 순간 난 못볼껄 본듯이 고개를 얼른 들어 모르는척 하며 얼굴 여기 저기를 세심하게 봤다. 외음부가 살짝 찢어졌다는 말을
여의사 선생님께 들었던 그 순간 부터 난 의식적으로 거기를 외면했다. 
손가락 세 개를 미친듯이 쑤셔대던 짐승같은 남편의
얼굴과 함께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자 나는 
화가 났고 힘이 모자라 꼼짝도 못하고 당했던것이 약이 올라 미칠것 같았다.
병원에서 3~4일 동안은 잠이 들기만 하면 죽일것 처럼 달려 들면서 싸대기를 때리고 발로 차던 모습과 나를 엎드려 놓고
찢어져서 피가흐는 내 음부를 손가락으로 무식하게 쑤셔대던 남편의 악귀같은 얼굴이 
꿈에 나타나는 악몽을 꿔 소스라치게
놀라서 깨어 짐승같은 소리를 내며 컥컥대며 울었었지만 
그럴때 마다 한 순간도 내 곁을 지키며 떠나지 않는 아버님이 나를
꼭 안주셔서 마음을 추스리고는 했다.

오랫동안 이어질것 같던 악몽도 1주일 정도 지난후 없었고 그때 부터는 이렇게 약만 올라서 가끔 혼자 중얼거리며 남편을
향해 나보다 너가 더 불쌍한 인간이라며 비웃곤 했다. 
만약에 모르는 사람에게 그렇게 당했다면 많은 시간 동안를 괴로워
했겠지만 그나마 남편이어서 나는 빠르게 
안정을 찿아갔다. 그리고 집에 온지도 3일째가 되었다.
 

"아버님 ?..아버님 어디 계세요?... 어디 가셨지?... 나 한테 항상 어디가면 간다고 말씀을 하시고 가는데 어디가신거야?....
 내가 낮잠을 자는 동안에 도망가다니!... 오시기만 해봐라... 칫..........."
 

그렇게 쫑알거리고 있는데 마당에 차소리가 들리더니 현관문 여는 소리와 함께 아버님이 들어 오셨다. 그런데 바로 뒤에서
처음본 나이가 좀 있는 아주머니가 보였다.
 

"어구... 일어나기 전에 들어 오려고 했는데 벌써 깼구나............."

"네... 그런데... 이... 분은?............."

"응... 내가 간병인이나 뭐 그런걸 잘 몰라서 급한 김에 용역 사무실가서 모시고 왔다..........."

"............."

"그게... 너가 아침에 밥 먹으면서 자꾸... 그... 긁는거 같아서 너 목욕하는걸 좀 도와 주라고 모셔왔다........"

"아... 네............."

"아줌마... 잘 좀 부탁 드립니다.............."
 

병원에서 퇴원하고 처음하는 목욕이라 몸이 개운하기는 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아쉽기도 했다. 매일 저녁을 먹고 아버님이
내 옆구리를 살짝 안아서 욕실로 데리고 가서 투박하고 큰 손으로 
머리를 살살 감겨주고는 쇼파에 앉혀놓고 머리를 말려
주시는 그런 기분 좋은 일을 오늘은 안해 주실꺼라 
생각하니 좀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목욕을 끝내고 머리에 수건을 덮어
쓰고는 오른쪽 어께 인대가 늘어나 아직 불편한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서툴게 머리를 비비면서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아이... 새댁 이렇게 해봐............."

"네... 아............"

"어허... 살살... 아줌마... 우리 새아가 목도 아프니까... 그렇게 쎄게하면 안되요... 그참................."

"아니... 살짝 아픈거 뿐이에요... 괜찮아요... 아주머니..........."


"자요... 여기요!... 5만원이면 오늘 아줌마 하루 일당인데 한 시간이면 거져지... 뭔.... 그리고 밖에 콜 타고 가시면 되고
 콜비까지 다 줬으니 집앞에 까지 데려다 줄꺼여.............
"


"아구... 감사합니다... 사장님... 담에 또 부르세요................."
 

만족한 얼굴로 인사를 하고 나가는 아줌마가 현관문을 닫자 마자 아버님이 퉁명스레 말하셨다. 


"에이... 5만원이나 줬는데... 좀 정성스레 안하고 힘만 쎄가지고는... 그참... 새아가 괜찮아??.........."
 

"아버님... 어휴... 저 괜찮아요... 그리고 아주머니 무안하시게 바로 앞에서 그렇게 큰 소리로 말씀 하시면 어떻해요...
 참... 아버님도...........
"
 

"에이... 다음에는 내가 좀 참한 아줌마를 잡아오마... 지금 여자는 미장대모도 하는 여자라 좀 거칠어..........."

"푸훗... 잡아 오기는 뭘 잡아와요... 아버님... ㅎㅎ.."

"응?... 말이 좀 그런가... 허허..........."

"아버님... 목욕했더니 나 배고파요... 음... 테라스에서 삼겹살 먹고 싶어요..........."

"어... 그래... 삼겹살 먹자... 근데 테라스는 추워서 안되니까.. 식탁에서 구워먹자............"

"아이... 싫어요... 테라스에서 꼭... 먹고 싶어요..........."

"어허... 거기는 춥다니... 그럼... 내가 히터 틀어놓고 고기 구워 놓고 부를테니... 두꺼운 옷 입고 나와라........."

"네... 아버님... 머리 싹... 말리고 두꺼운옷 옷입고 올께요............."


우리는 맛있게 삼겹살을 구워 먹고는 커피도 마시면서 재밌는 대화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테라스 청소까지 하고
마지막 설겆이를 하시는 아버님을 쇼파에 앉아 보고 있으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조금있음 늦었으니 얼른 쉬라고 안방으로
밀어 넣으실텐데 그렇게 그냥 자기는 살짝 아쉬웠다. 
그 순간 눈이 반짝하면서 목발을 들고 뒤뚱거리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설겆이 다 하셨어요?... 힘드실텐데 죄송해요... 아버님........... "

"괜찮아... 이딴게 뭘 힘들다고... 니 시아버지 장가를 일찍가서 그렇지 아직 50도 않됐다...........ㅎ "

"ㅎㅎ... 아버님도 참!... 음... 그럼 부탁 하나 더 드려도 되요??........... "

"그럼... 뭐든지 말해!... 뭐?... 해줄까..........."

"머리카락에서 고기 냄새가 심하게 나서... 저 머리좀..........."

"난... 또 뭔 어려운 부탁인줄 알았더니... 맨날 하는거 해주지뭐... 자... 나한테 기대고 가자..............." 


우리는 평소처럼 아버님이 내 옆구리를 살짝 안고서 욕실로 들어왔다. 매일 머리를 감겨주신 아버님이라 능숙하게 수건을
가지고 내 앞으로 오시더니 살짝 멈칫 하셨다.
 

"어... 흠... 머리감을때 입는 면티는 어째고..........." 

"그 옷은 아까 젖어서 널어놨어요... 오늘은 아버님이 물안튀게 살살 해주시면 되죠... 뭐......... " 

"응... 그... 그래..........." 

"안하세요?..........." 

"응... 그래.. 수... 숙여봐라... 천천히 하마..............."


처음 아버님이 날 훔쳐볼때 입었던 옷이고 앞이 그렇지 않아도 많이 파엿는데 내가 살짝 더 숙여주니 
아주 시원하게 옷이 더
벌어졌다. 
머리를 감기며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몰라 두리번 거리는 아버님이 너무 귀여웠다. 나는 자꾸 다른데로 물이
튄다고 구박을 하면서 아버님에 눈 길이 내 가슴 방향으로 하게끔 했다. 
아버님께는 오늘따라 더 어려웠을 머리 감기를
마쳤는데도 아버님은 나를 안고서 쇼파로 갈 생각을 
않하시고 계속 앉아서 이리저리 뭘 줍는척을 했다. 나는 웃음이 났지만
부풀어 오른 아버님에 바지 앞부분을 보니 괜시리 묘해졌다.
 

"아버님... 그만 줍고... 나 머리 말려 주셔야죠............." 

"응... 그... 그래... 오늘은 머리카락이 좀 많이 빠졌네........." 

"잉... 아버님 나 다리 아파요............." 

"그래... 다했다 나가자... 휴..........." 

".............." 

"자... 머리 말리자... 뒤.. 뒤부터 하자.........." 

"아이참... 아버님 내가 남자도 아니고 뒷머리가 어디 있다구... 앞으로 와서 앉아 보세요........... " 

"응... 그래.........."

"내가 이렇게 숙이면 머리를 앞으로 모아서 양손으로 비벼주면... 쉽게 마르니 한 번 해보세요.......... " 

"어... 어!... 알았다..............." 

".............."

"오늘 따라 왜 이리 안마르는지... 그 참..............."
"................"
 

나는 그렇게 아버님에게 젖가슴을 마음껏 보여드리고 침대에 누웠다. 당황해 하시면서도 힐끔 거리며 보시는걸 보지 않아도
거칠어지는 숨소리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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