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이야기 - 6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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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회사로 돌아왔다. 회장은 모두 회장실로 데리고 들어가서 차를 마시자고 했다. 회장이 말하는데 누가 반대할까? 그는 우리에게 커피와 차를 대접했다.
나중에 우리는 내 방으로 건너왔는데 조해수 엄마가 내게 물었다.
"선생님은 여기 회장님의 사위가 되실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럼 혜영이는 사위를 뺏겼다고 속상해서 어쩌나?.. 하하....."
"야아아... 무슨 소리야?.. 갑자기 사위 얘기가 왜 나와?... 하하........."
아이린의 얼굴에 조용히 홍조가 번진다.
"선생님... 우리 해수 잘 부탁드립니다........"
"해수... 공부하기가 쉽지 않을텐데요?................"
"그래도 하겠다고 악착같이 덤벼요... 거기서 집에 오면... 새벽 세시 네시까지 잠을 안자고 계속 공부해요... 지금까지 과외로
학원으로 아무리 시켜도 도통 안하던 애거든요... 내가 쟤를 키우면서 지금처럼 저렇게 독을 품고 덤비는 것은 처음 봐요..."
"어머머... 우리 지혜 하는 것을 보더니 뚜껑이 열렸나?... 하하........."
"해수가 그 정도로 하겠다고 덤빈다니까... 그럼 저도 시작은 해보겠습니다........"
"역시... 듣던 대로 까칠하시네요... 다른 선생님들은 맡겨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다고 하던데............"
"야아... 여기도 직접 봐라... 저쪽에 저 정도 미모의 여비서가 두명이나 있잖아?... 이 정도면 월급이 보통이겠어?... 또 나도
지금 우리 집 한쪽 기둥을 뽑아서 바쳤거든... 이 정도 버는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학생을 더 받겠니?... 나나 지혜가 얼마나
부탁했는지 알아?................"
"네... 말이 맞기는 맞는데............"
"나는 애가 둘이니까 기둥 두개 뽑았어... 너는 해수 혼자니까 한개만 뽑아........."
"있는 기둥 뭐하겠어?... 딸 키워서 시집 보내는데 쓰면 되는 거지..........."
"잘 생각 했어............"
"그런데.. 혹시 이 회장님이 선생님을 사위 삼으려고 하는 것 같지 않아?... 이 집에도 딸이 둘인가 있다고 들었는데.........."
"얘는 또 사위타령이네... 하하............"
"본 것이 있으니까 생각을 좀 해봐... 어떤 대학생이 이렇게... 이런 데서 일하냐?........."
"글쎄... 네 말을 듣고 보니까............."
두 아줌마는 사위타령을 하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그녀들을 작별하고 임영선은 회사 1층의 로비까지 배웅했다.
임영선이 돌아와서 구석에다가 라꾸라꾸침대를 폈다.
"김비서... 한숨 자고 와.........."
"추워서... 이불이 있어야 하는데........."
"맞다... 어쩐다?.........."
"그냥 참고 있을게... 빨리 쓰기나 해.........."
"안되겠다... 내가 쓸 테니까... 언니가 김비서랑 같이 퇴근하세요.........."
"내가 왜 벌써 퇴근을 해?............."
"기획서는 어차피 내일 아침에 손봐야 하고... 바깥 매장은 오전에 다 돌았거든요... 이제 더 이상 할 일이 없잖아요?....."
"그... 런... 가...........?"
"제가 모셔다 드려요?............"
"아니야... 지하철도 있고... 택시도 있는데 뭣하러 그래?... 임비서는 빨리 기획서나 끝내요.............."
임비서의 배려로 나와 최수희는 2시30에 퇴근했다. 그런데 나는 집으로 가지 않았다. 택시 안에서 졸다가 내리니까 최수희네
아파트였다. 최수희가 워낙 보채는 바람에 잠은 한숨도 못잤다. 다섯시에 최수희네 집에서 나와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집에서 애들이 올 때 까지 거실의 소파에서 자는 수 밖에 없었다.
"오빠... 감기 걸린다고 소파에서 자지 말랬잖아!............."
꼬마천사 지혜의 앙칼진 소리에 잠을 깼다. 우리는 저녁을 먹고 공부를 했다. 그날 저녁 공부는 그럭저럭 졸지않고 넘길 수
있었다. 그 대신에 애들이 가자마자 바로 침대에 뻗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내 옆에는 지혜가 자고있었다.
나는 팬티 한장만을 걸치고 있었고 지혜의 손은 내 팬티 안에 들어와서 내 물건을 잡고있다. 나는 지혜의 원피스 앞자락으로
들어가서 지혜의 가슴에 얹혀있다.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지혜의 가슴을 그대로 움켜쥐고 지혜의 몸을 당겨서 안았다. 지혜가
잠결에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지혜의 전화기에서 알람이 울었다.
나는 얼른 지혜를 깨웠다. 아이린도 지혜를 깨우러 왔다. 지혜와 아이린은 내려갔고 나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나중에
아이린은 다시 와서 나를 키스로 깨웠다. 나는 아이린을 안고 그녀의 입술을 빨았으나 갑자기 임영선이 데리러 온다는 생각이
났다. 나는 아이린을 포기하고 욕실로 달려갔다. 이렇게 또 하루가 시작된다. 임영선은 나를 데리러 왔다. 나는 임영선이
부르기 전에 미리 도로에 내려갔고 거기서 아이린을 만났다. 아이린은 어제 조해수의 엄마가 한 말을 나에게 전했다.
"매일 같이 밤 12시 넘어서 애 데리러 다니는 것도 할 일이 아니래... 아예 여기 오피스텔 하나를 얻어서... 이번 주에
들어오겠대.............."
"오피스텔에 와서 산다고 공부가 잘 되나?........"
"문제는 해수가 오피스텔에서 사는 것이 아니고... 해수 엄마가 오밤중에 데리러 다니는 것이 문제라잖아.........."
"나한테 공부하겠다고 그렇게까지 하면... 나한테 엄청 부담되거든.........."
"그게 왜 자기한테 부담된다는 거야?... 그렇다고 나나 자기가 허구헌날 데려다 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알았어... 난 모르니까 누나가 알아서 해.................."
임영선의 차가 우리 앞에 와서 멈추어 섰다. 나는 아이린과 작별하고 차에 탔다. 임영선은 최수희에게 전화를 하고 우리는
어제처럼 최수희네 아파트로 간다.
"저 분 어제 그 서전무님 전처라는 분 아냐?.........."
"맞아............"
"매일 아침마다 저기서 만나서 김비서를 배웅해?................."
"저분도 아침마다 어디 가시는 것 같던데?............"
"그 두 사람 진짜 이상하다........."
"그런데... 매일 아침 이렇게 데리러 올꺼야?............"
"아빠는 그러라고 하시는데... 나는............."
어제 회장 말을 놓고 보면 지금 저 말은 분명 거짓말이겠지. 아니면, 임영선이 하겠다고 나서니까 회장이 그러라고 했든지.
최수희의 아파트에서 최수희도 차에 타고 우리는 회사로 왔다. 내 방에는 소파와 책상은 이미 들어왔다. 컴퓨터와 노트북도
있다. 정수기나 커피메이커도 와있다. 임영선은 창가에 있는 내 자리를 가리켰다. 내 자리 건너 편에는 자리 두 개가 또 있다.
"거기는 김비서님 자리... 여기는 내 자리랑 수희 언니 자리.........."
"언제 이렇게 했어?..........."
"어제 오후밖에 시간이 있었어?... 어제 수희 언니랑 김비서님 가고 나서 주문한 가구가 들어왔거든... 엄청 시끄럽고 복잡
했었는데 일찍 가기 잘했어............"
"수희 누나도 이 방에서 일해?........"
"그건 아닌데... 여기 있는 시간이 많을꺼야............"
"어제 말한 디자이너는?.........."
"이따가 오기로 했는데... 만나보셔..... 그런데 회장님 기다리시는데?............"
"오늘도 또?......."
"아마... 매일 아침일껄요?............."
"그럼... 나한테는 은근히 스트레스인데................"
"아빠가 요즈음 너무 불안해하시고.. 엄청 신경과민이셔... 그런데 김비서님이랑 한번씩 얘기하고 나면 마음이 놓이신대....."
우리는 회장실로 건너갔다. 회장은 나에게 말했다.
"어제 얘기 나온 PB 상품은 바로 한상무님에게 전해졌네... 이제 2주 후에는 나라마트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겠지?......"
"다른 마트들의 판매 실적을 보면 PB 가 NB 보다 월등하게 앞선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가격에 있겠지?.........."
"그래서... 우리도 가격을 책정할 때 거품 요인을 모조리 제거해야합니다........"
"그 문제는 내가 한상무님이랑 같이 결정할테니까... 김비서는 빠지게... 다른 사람들 손에 넘어가면 틀림없이 또 뭔가가
껴들어갈테니까............."
"감사합니다........."
"이번에 성공하면 서서히 다른 상품으로도 확대할 생각이야... 다음에는 또 무슨 생각이라고?........."
"PB 상품을 의류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우리 마트에서 지금까지 의류에서는 성공한 적이 없을텐데........"
"그 동안 실패를 많이 했으니까... 그 실패를 열심히 공부해서 이번에는 성공하겠습니다........."
"그래... 한번 덤벼보게... 그리고 아침마다 부담 갖지 말고 나랑 같이 커피 한잔씩 하자......."
"예... 알겠습니다............."
우리는 내 방으로 건너왔다. 회장은 아침마다 커피 마시는 시간을 같이 하자고 말은 하지만 나에게는 그가 내 일을 지켜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두면 불안하기 때문에 감시라도 하려는 것인가? 나는 의류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문제는 내가
의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내가 의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디자이너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들은 경험을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 실력과
경험을 가진 디자이너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 이번 의류 사업에서 우리가 과연 성공 할 수 있는가는 그들의 손에 달렸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지금 나에게는 실패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최수희가 우리 방으로 들어왔다.
"온다는 디자이너들 언제 와?......."
"조금만 기다리세요..........."
"자기는 그 사람들 만나서 인터뷰 할 준비는 돼 있어?............"
"그 생각을 하면 살떨려..........."
"아하아... 자기가 걱정하는 일도 있구나........."
"뭐라고?... 나는 모든 일이 다 걱정이야..............."
"자기는 비쥬얼도 섹시하고... 생각하는 뇌도 섹시하고... 걱정도 섹시하게 한다니까... 하하............."
"웬... 섹시타령이야?............"
"하하... 언니 말하는 것 진짜 웃겨... 오늘은 김비서한테 완전 맛이 갔구나?..... 어제 둘이 일찍 퇴근하더니... 혹시 무슨
사고라도 친 것 아냐?..........."
"사고를 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은데... 도대체 우리 자기한테 시간이 있어야지... 하하... 그렇다고 구신 도깨비랑 사고
칠 수도 없잖아?... 하하................"
나는 오전에 2명 그리고 오후에 4명의 디자이너를 만났다. 그들은 모두 젊고 유능한 디자이너인 것 같다. 그런데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아니다. 나는 다음에 연락하겠다는 말을 하고 돌려보냈다. 나는 임영선에게 물었다.
"나는 이만 퇴근할까 하는데... 오늘은 별로 내세울만한 성과가 없네..........."
"잘 생각해봐... 내 눈에는 다들 그럴듯해 보이는 사람들 같은데?........."
"이 사람들 중에서 몇 명을 골라야 하는데... 혹시 올 사람이 더 있어요?............."
"한 명이 또 있기는 한데............."
임영선은 마지막으로 온다는 사람과 전화통화를 하더니 그가 오려면 30분 정도는 더 걸려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렸다. 임영선은 최수희와 커피를 가져와서 수다를 시작한다. 임영선이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가더니 한참만에
어떤 여자를 데리고 들어왔다. 최수희는 차를 내오고 임영선은 그녀의 이력서를 나에게 보여준다.
이름 : 주은혜
나이 : 만 34세.
대학을 졸업하고 의류 회사 디자인실과 광고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스스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다가 망했다. 그녀는 그
분야에서는 이미 나이가 있어서 다시 취업도 안된다면서 놀고 있다고 했다.
"그럼... 옷을 좋은 품질로 값싸게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가장 쉬운 방법은 중국에서 수입할 수도 있겠죠........."
"수입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가 생산하기는 불가능한가요?.................."
"지금 수입 상품들 때문에 문을 닫은 공장들이 제법 많아요... 그들 중에 손잡고 일할 파트너를 찾아봐야죠.............."
"그분들의 능력은 믿어도 되나요?........."
"유명 브랜드의 옷을 본따서 만들으라고 하면... 원품보다 훨씬 더 잘 만드는 사람들 많아요............."
"그러면 그건 짝퉁 아닌가?.........."
"우리는 왕초보가 아니거든요... 선수들은 똑같이 베끼지 않고... 뭐가 달라도 다르게 해요............."
"그래도 양심에................"
"의류 분야에서는 흔히 있는 일인데?... 유명 백화점에 들어가는 외국 브랜드 옷들도 가짜가 많아요... 제품이야 진품보다도
훨씬 좋으니까... 다들 눈 감아 주거든요.............."
"그럼............"
"파리 의상쇼에서 새로 옷이 출품되잖아요?... 그럼 바로 그 다음날 우리 동대문 시장에 그 옷이 바로 나오는 세상이거든요..
일주일 후면 그 옷들이 백화점에 들어가서 팔리고 있어요.............."
"우리는 그런 식으로는 안할껀데.............."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털어놓고 말씀을 해보세요..........."
"PB 상품을 개발하려고 계획하는데요.........."
"그럼 진작에 그렇다고 말씀을 하시지... 그런 것은 간단하게 할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제가 고민중입니다... 혼자 아무리 고민해봤자 이 바닥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일을 복잡하게 하실래요?... 아니면 단순하게 하실래요?..........."
"처음이니까... 간단하게 해야겠죠?............."
"제 생각은 이래요... 우선 브랜드 2를 정합니다... 하나는 높은 가격... 다른 하나는 낮은 가격..........."
"비싼 옷도 필요해요?............"
"패션은 편견... 선입관이나 기분을 무시 못해요... 사람들 중에는 값싼 옷을 찾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값싼 옷은 쳐다도
안보고... 무조건 비싼 옷부터 찾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또 비싼 옷이 좋은 옷이라는 편견도 있거든요... 값싼 옷이 잘팔릴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해요............"
"컨셉은요?..........."
"3가지나 4가지 기본 컨셉을 정해서 저가품을 만들고... 고가품에는 거기에 살짝 뭘 얹는거죠........"
"만일 고가품을 포기한다면 어떨까요?..........."
"외출복이 아니고 그냥 평상복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죠............."
우리는 한 시간이 넘도록 얘기를 했다. 그녀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말을 했다. 그녀는 생산과 판매 그리고 재고처리까지
모르는 것이 없다. 나와 임영선 그리고 최수희까지 그녀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나 할까? 그녀는 디자이너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업가였다. 주은혜가 바로 내가 찾던 사람이다. 우리 셋은 주은혜와 손잡고 일하기로 했다. 주은혜는 내일 나에게
두 사람을 데리고 오겠다고 했다. 전에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라고 한다. 주은혜는 우리 방을 나갔다.
"꼭... 필요한 사람을 찾아서 만나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자기는 진짜 운이 좋은 것 같다........."
"김비서는 진짜 전생에 독립운동도 하고... 나라와 민족을 몇 개나 구했다니까... 하하............."
"아니야... 출발은 좋은 것 같은데... 그렇다고 아직은 속단할 수 없어............"
"왜?... 또 뭐가 있는 거야?.........."
"이번 패션은 음료수와는 엄청 달라... 생각해야 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야... 패션은 손대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가
떨어지는 사람들도 많거든.........."
최수희는 한상무가 들어오기 때문에 퇴근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임영선은 과거에 마트에서 취급했던 의류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기로 했다. 최수희와 임영선은 내일 일이나 잘 구상해오라며 나를 퇴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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