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이야기 - 70편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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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아르바이트 이야기 - 7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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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27,743회 작성일 23-04-15 17:14

본문

우리는 임영선과 사모님께 인사를 했다. 임영선은 빈소를 지키고 사모님은 우리를 작은 방으로 데리고 갔다. 송실장도 커피를
들고 따라 들어온다. 테이블 건너편에 앉은 사모님과 송실장이 낮은 소리로 소근거린다. 그런데 내 귀에 다 들린다. 마치 나
들으라고 하는 얘기인 것 같다.
 

"구전무가 우리한테 너무 친절해... 회사에서는 어때?.........." 

"회사에서도 전과는 달리 엄청 친절한 편입니다..........."

"이사회에서 표를 의식해서 그러나?... 회장님한테는 사사건건 시비였다던데.............."

"이사회는 언제쯤 열립니까?......."

"월요일... 오전에 하기로 했어........."

"사모님께서는 한상무님을 후보로 세우신다고 했는데... 그것도 쉽지 않죠?.............."

"그런데 그것도 골치 아픈 것이 한상무가 아직도 안하겠다고 버티는 중이거든... 아직은 우리가 부실 기업이라나 뭐라나..."
"그럼... 빨리 영선씨라도 내세워야죠.............." 


"저건 안돼... 저 천방지축한테 회사를 맡기자고 누가 표를 주겠어?... 쟤 아니라도 여자는 무조건 안돼요. 나나 송실장도
 안돼... 
유통업에서는 여자가 치맛바람을 일으키면 재수없다는 말 못 들었어?.........."


"사모님... 그럼 김비서님은 밖에 없어요?..........."

"김비서님은 학교로 돌아가기 때문에 안된대.............."

"학교로 돌아가려면 아직 몇달 남았으니까 그 때까지 만이라도.........."

"할 수 없어... 내가 처음에 말 한 그대로야... 송실장이 김비서를 잘 설득하도록 해야 해......"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 고집통이...... "


내 옆에 앉은 아이린이 내 허벅지를 쿡쿡 찌른다. 


"어?....." 

"나... 은행 때문에 가봐야 하는데.........."

"차 없으니까... 내 차로 가세요........."

"그럼... 수희씨나 태현씨는요?........"

"우리는 송실장님 차로 가면 돼요............."
 

아이린이 자리를 피해주자고 하는 것 같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최수희와 송실장도 따라서 일어선다. 우리는 밖으로
나와서 임영선에게로 갔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이린은 그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임영선은 영전에 자기 동생으로 보이는
여자랑 같이 있다. 임영선은 악수하는 것처럼 내 손을 잡는다. 동생인 듯한 여자가 나와 임영선을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자기야... 나랑 엄마를 도와줘........" 

"힘든 때니까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해......."

"내 걱정은 하지 말고 회사 일이나 걱정해........"

"송실장님이 있는데... 내가 회사 일을 왜 걱정해?........"

"실장 언니한테 너무 까칠하게 굴지 말고.........."

"내가... 아무한테나 무조건 까칠한 줄 아니?......"

"그럼... 나한테만 그랬던거니?.........."
 

드디어 아이린이 사모님과 함께 우리에게로 왔다. 우리는 밖으로 나와서 주차장으로 갔다. 나는 내 차의 키를 아이린에게
주고 나와 최수희는 송실장의 차로 가기로 했다. 아이린은 손을 귀에 대고 나중에 전화하자는 말을 했다. 송실장과 최수희가
앞으로 탔다. 나도 뒷좌석으로 타려고 차의 뒷문을 열었다. 사모님이 나를 불렀다.
 

"김비서님......." 

"예?..........."

"학생들 시험 때문에 바쁘시다고 들었는데... 오늘 와주셔서 고마워요......"

"당연히 와야죠..........."

"송실장과 얘기를 해주시고... 이번에 회사가 잘못되지 않게 해주세요... 부탁합니다........."

"사모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저의 과제입니다........."
 

우리는 회사에 도착해서 나는 내 방으로 들어왔다. 최수희가 따라와서 커피를 준비한다. 송실장이 들어와서 신문을 펼쳐서
경제 페이지를 보여준다. 한강 유통에 관한 기사가 반페이지 정도 나왔다. 내가 기자회견을 하는 사진도 있다.
 

"오늘 오전에 기자들 인터뷰가 있을 예정입니다.........." 

"실장님... 나는 점심 먹고 바로 퇴근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전무님 지금 병원에 도착하셨답니다............"
 

송비서는 실수하나 하지 않고 마치 깍두기를 담기 위해 무우를 썰듯이 또박또박 이야기를 하고 나갔다. 나는 최수희와 커피를
마셨다.
 

"믿을 수가 없어......." 

"뭐가?........"

"우리... 막내가 한강 유통의 회장이 된다니..........."

"하하하... 나는 하고 싶어도 못해요.........."

"자기야... 지금 이 분위기는 자기가 안한다고 해서 안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거든요......."

"왜?........"

"이 회사가 구전무 손에 넘어가면... 마트 사업은 바로 끝이야... 우리는 그냥 짐이나 나르는 택배 회사가 돼버린다고........"
"그 사람이 마트를 왜 싫어하지?........"

"골치는 아프고, 적자는 피할 수가 없으니까... 그런데 그 사람은 마트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전혀 없어........."
"이번에 분명 흑자로 돌아설텐데... 마트 일은 나도 모르거든요........"

"구전무는 성질이 급해요... 마트 일로 쓸데없이 골치썩기 싫다 이거지......"

"그 사람 혹시 고혈압 아니야?......."

"술마시러 다니고 여자 여럿 거느리는 것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던데?......."

"그 사람이 그런 짓도 해?........."

"곰이 구르는 재주는 있다니까... 하하.........."

"한상무님은 어디 계셔요?......."

"지금... 주말 상품 때문에 정신이 없나봐........"
 

커피를 마신 후에 최수희는 전산실로 나는 디자인 작업실로 갔다. 나는 주은혜와 함께 의류 현황을 체크했다.
 

"내일 아침에 생산이 끝나... 오후에는 차에 싣고 나갈 수 있대........" 

"전부 밤샘을 하나보죠?....."

"우리가 올빼미과거든... 하하..........."

"그럼... 시판은 내일 늦게라도 시작할 수 있나요?........"

"내일 저녁때라도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어... 빠른 곳은 내일 저녁... 늦는 곳은 모레 아침..........."
"오케이.........."
 

송실장이 나에게 전화를 해서 인터뷰하러 내려오라고 했다. 나는 내 방에서 송실장이 주는 보도 자료를 아주 조심스럽게 읽기
시작했다. 주 내용은 임회장의 사망에 대한 내용과 임시 이사회 임시 주주총회에 대한 이야기이다. 회장의 장례식은 회사를
생각해서 하루 늦춰서 토요일에 한다는 말이 있었으나 구전무가 개입서서, 원래대로 내일 금요일로 확정했다. 인터뷰에는
다행스럽게도 나나 구전무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있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기자들이 이 부분을 그냥 넘어갈 것 같지않다.
 

송실장이 내 방으로 와서 인터뷰 시간이 다 됐다면서 나를 회장실로 데리고 갔다. 기자들 4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최수희가 우리에게 커피를 들여왔다. 우리는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인터뷰를 했다. 예상했던대로 기자들은 신임 회장에
대해서 물었다. 이 대답은 송실장이 했다. 
인터뷰가 끝나자 송실장은 기자들과 함께 회장실을 나가면서 나를 회장실에 남게
했다. 나는 송실장이 나를 설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비서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돌려 말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에 회장 선거에 출마해주십시오........"

"상황은 저도 파악하고 있는데... 두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말씀해주십시오........"

"우선 저에게 그럴 만한 능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우리가 그런 점을 생각하지 않았겠습니까?.. 김비서님께서 회장직을 수락하시는 문제는 경영을 맡기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이번에 구전무님께서 회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알고 계시지만 이 회사가 구전무님 손에 들어가면 회사는
 끝입니다........"
 

"그럼... 경영은 누가 합니까?........" 


"우선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비서실에서 회장님을 도울 것입니다... 김비서님께서 회장직을 수락하시면... 한상무님께서
 전무직을 맡으시고... 지금 구전무님은 물라나시게 됩니다... 
그러면 경영 문제는 걱정하실 일이 없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두번째 문제는 제가 학교에 계속 다녀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 문제도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김비서님께서 학교에 다니시도록 저희 모두 최선을 다해서 회장님을 반드시 도울
 것입니다... 
한상무님도 이 점은 확실하게 약속하셨습니다.........."
 

"제가 학교에 있으면... 회장실에 있을 수 없는 것이 문제인데... 어떻게 돕는다는 말씀이죠?......." 


"지금은 화상 전화나 메신저를 이용한 화상회의가 가능한 시대입니다... 또... 재택 근무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제가
 회사와 학교를 오고 가면서 학업이나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한상무님이 이상한데요?... 왜 회장직을 거절하시는 거죠?... 한상무님께서 거절하시는 회장직을 제가 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한상무님께는 자금을 끌어들일 능력이 전혀 없으십니다... 그런데 김비서님께서 회장이 되시면..
 제일 그룹의 서전무님께서 우리가 필요한 자금 문제를 해결해주시기로 약속하셨습니다.........."
 

"그럼... 나는 회장의 직함을 갖고 한강유통과 제일그룹을 연결시키는 역할만 하면 되나요?........" 


"가장 중요한 업무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사회에 제출할 실적이 있어야 하니까... 다른 업무도 몇 가지는 하셔야죠...
 그런 업무는 대부분 전무님이나 비서실에서 해결할 것입니다............."
 

"송실장님... 저에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요........." 


"김비서님... 그런데 유감스러운 것은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모님께서는 장례식에 참석하시는 이사님들을
 설득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설득이라는 것이 어려운 일입니까?..........."
 

"아닙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김비서님은 지금 현재 회장님의 기획비서관이고, 또 구전무님의 편에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마트사업이 지금 전례 없이 성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 회장님께서도 살아계실 때 이미 몇 분의 이사님들에게
 김비서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두셨습니다..........."
 

"그러면 지금 이 자리에서 나는 "예..."라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그렇습니다......."


"공산주의보다 더 지독하네........."

"김비서님... 지금 여기는 자본주의입니다..........."

"누나... 나 지금 완전 돌아버리겠다.............."

"김비서님... 지금 저에게 누나라고 하셨습니까?........"

"예... 내 머리랑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나도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자칫하면 회사가 공중분해될
 위기입니다... 
우리는 모두 김비서님만 쳐다보는 중입니다... 김비서님... 조금도 걱정하지 마시고 회장직을 수락하십시오...
 이 누나도 많이 도와드리겠습니다............"
 

"도와준다는 그 말 믿어도 돼?......." 

"믿으십시오............."

"좋아... 그럼... 누나만 믿고 한다..........."


"정말 ..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발... 나중에 번복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럼... 사모님과 한상무님께 김비서님께서
 승락하셨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결국 나는 송경화 실장에게 설득당했다. 송실장은 나와 최수희를 데리고 밖에 나가서 점심을 샀다. 나는 엄청 매워서 입안이
얼얼하다는 낚지볶음을 먹었다. 두 여자는 순두부 백반으로 주문했다.
 

"실장님... 태현씨가 뭐라고 했어요?......." 

"내가 누구야?... 하하..........."

"어머머... 어떻게 해내셨어요?... 나도 아침에 얘기를 꺼내봤지만... 태현씨는 아예 말대꾸도 잘 안해주던데........."

"이제 수희도 자기니 태현씨니 하지 말고 회장님이라고 부르도록 해........"

"하아... 아직 주주총회까지는 남았잖아요..............."

"맞아... 임시 이사회를 통과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사모님께서 말씀하셨어........."

"자기는 왜 아무 말 안하고 꿀드신 벙어리셔?.........."

"내... 앞날이 걱정돼서 그래요.........."

"이상하다... 자기는 그런 걱정을 왜 하지?... 이번에 회사 일에 자기 학생들 시험까지 겹쳐서 자기가 많이 피로해 있나봐..."
"주말에는 은혜 누나가 일을 벌이는데... 어떻게 쉰대요?......" 

"하긴... 그 일도 있네............."
 

점심을 먹고 식당을 나서자 송실장이 나를 집에까지 태워다준다면서 나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갔다. 최수희는 한상무에게
연락이 오고 있다면서 회사로 들어갔다. 나는 송실장의 차 안에서 졸면서 집에까지 왔다. 차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송실장이
내 손을 꼬옥 잡으며 말했다.
 

"김비서님... 이 누나를 믿으시고...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알았어... 나는 내일 장례식장으로 갈께요................."
 

내 오피스텔로 들어서는데 지혜가 조해수와 같이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다.
 

"서지혜... 오늘 어땠어?... 전부 다 일등급이니?....." 

"오빠... 나 지금 건드리지 마........."

"왜?... 오늘 별로였어?.........."

"수학샘이 완전 치사하게.............."
"문제지 내놔 봐........" 

"열받아서 찢어버렸어............."

"이러언... 다른 과목은?............."

"영어 4개 틀렸는데.. 문제가 어렵고 지문이 길어서 2등급은 나올 것 같고.. 화학은 2개 틀렸는데 아직은 더 기다려봐야 해.."
"화학은 왜 그 모양인데?.........." 

"아닌 것... 긴 것을 헷갈리는 바람에........."

"유치하다... 밤잠 설치면 그렇다니까........."

"내가 밤잠 설친 것은 완전 오빠 책임이야... 알기나 해?.........."

"그래... 지혜한테 잘못된 것은 다 내 책임이다..............."

"누가 그렇대?... 나는 그런 말 절대 안 했는데... 오빠 괜히 왜 그러는데?... 그런데 해수한테는 왜 안물어봐?........"

"물어볼꺼야... 우리 해수는 어땠어?........."

"속시원히 아는 문제들이 많아서 기분 좋아요............"

"아는 문제에서 실수하지는 않았겠지?............."

"실수는 없던 것 같은데... 아직 모르겠어요... 나중에 4시 넘으면 학교 홈페이지에 답지 올라와요..........."
 

그런데 조해수의 엄마 윤미진이 애들 먹일거라면서 과일을 사들고 들어온다. 그녀는 우리를 식탁으로 불러서 과일을 먹게
하고 커피를 내린다. 그런데 지혜와 해수는 5시까지는 잠을 자두어야겠다면서, 공부는 저녁에 하자고 했다. 
나는 소파에
앉아서 윤미진이 따라주는 커피를 마셨다. 윤미진은 식탁을 정리하고 나서 애들을 데리고 나갔다. 나도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아이린이 들어온다.
 

아이린은 내 침실로 고개를 들이밀더니 누워있는 나를 보고 침대로 왔다. 아이린은 내 옆에 걸터앉아서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내 뺨을 쓰다듬는다. 아이린이 몸을 굽혀서 우리는 짧게 키스했다. 내 손도 아이린의 뺨에서 목을 거쳐 가슴으로 천천히 이동
했다. 비록 남방 위에서이지만 아이린의 훌륭한 가슴이 내 손에 가득 차온다. 저절로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아이린의 가슴을
움켜쥔다.
 

"하아... 자기 잘꺼지?......." 

"응... 5시까지는 자기로 했어요... 지혜 시험 소식 들었어?......."

"들렀다 오는 길이야... 망쳤다던데?.........."

"아무래도 지혜가 뻥치는 것 같아... 지혜 말은 믿을 수가 없어... 지혜가 그렇게 허술하게 하는 애가 아니거든..........."
"그건 신경쓰지 마요... 시험 끝나면 NEIS에 들어가서 결과를 직접 보면 돼.........."

"요새 가끔씩 머리 속에서 탱크 지나가는 소리가 들려요... 하하.........." 


"그렇기도 하겠지... 아무튼... 자기 진짜 너무 피곤할테니까... 아까 사모님과 전화하면서 자기가 회장 자리를 승락했다는
 얘기는 들었어........"


"뭐... 실권은 없고... 월급 받는 바지회장이라고 하길래... 그냥 한다고 했어요.........."

"정말 잘했어... 지혜 아빠가 그 얘기를 듣고 엄청 좋아해............."

"그런데 주식은 어떻게 됐죠?........."
 

"회장님 소식이 언론에 나가니까 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조금씩이지만 물량은 계속 쏟아져... 지혜 아빠가 우리 둘
 주식 계좌로 계속 쓸어 담는 중이야..........."

"누나 PC방은요?......" 

"그게 그렇게 궁금해?... 하하... 팔려고 내놨더니... 지금 누가 보러 온다고 하길래 만나러 가려고........"

"속이 시원하겠다............"

"섭섭하기도 하지... 그 PC방이 바로 우리가 만난 곳인데.........."

"그래도 때가 왔으면 팔아야지... 팔아서 많이 남으면 나한테 맛있는 것 사줄꺼지?........"

"내가... 자기한테 맛있는 것을 사주기만 할까?..........."
 

아이린은 날더러 잘 자라고 말하며 이불을 당겨서 덮어주고 아주 짧게 키스하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금방 잠들었다. 한참을
자다가 알람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나는 일어나서 공부할 준비를 했다. 
아이린이 지혜와 해수를 데리고 양 손에 도시락을
들고 온다. 우리는 그 도시락으로 내 식탁에서 저녁을 때웠다. 아이린은 일주일 정도 두고 보다가 PC방을 팔겠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지혜도 섭섭해하는 표정이다. 
저녁을 먹었는데 윤미진이 경식이를 학교에서 데려왔다. 경식이도 조해수 옆으로
앉아서 도시락을 먹는다.
 

"누나들... 오늘 정의의 심판이 어땠어?......." 

"나는 제접 괜찮은데... 너네 누나가 꿀꿀인 것 같아... 하하........."

"저게 정말... 야!... 내가 아무리 갈았어도 너보다는 낫거든........"

"하이고오... 그러셔?... 서지혜가 기껏 나랑 비교하니?... 하하.............."

"네... 말이 맞다... 여신같은 내 미모로 조해수랑 여기 앉아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지.........."

"요게 진짜... 누가 할 소리를 하는거야?..............."
 

지혜는 일어나더니 소파로 가버렸다. 그런데 조해수는 지혜 옆자리로 따라간다. 둘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소근거리고
깔깔댄다. 지혜가 나를 불렀다.
 

"오빠... 오늘은 우리 공부할 것도 얼마 안되는데... 도서관에 가서 하면 안돼?..." 

"밤 11시에 집에 와서 잔다면 오케이야..........."

"11시는 안되고... 12시까지 오도록 할께요............"

조해수는 경식이를 부른다. 


"라블리 연하남... 너도 같이 가자.........." 

"나도?........."

"당연히 너지... 내가 너 없이 어떻게 공부해?..........."

"참나... 그럼 누나 시험공부를 위해서 내가 희생하는 건가?........."

"하하... 사랑해........"

"하쭈!... 요게?... 그 손 안치워?... 말로만 하는 것은 봐주지만... 만지고 더듬는 것은 안된다고 했잖아!......."


지혜의 손바닥이 조해수의 팔을 쳤다. 조혜수가 손으로 경식이의 등을 쓰다듬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해수는 웃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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