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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남학생의 로망은 친구들의 엄마 - 2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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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35,910회 작성일 22-12-30 17:18

본문

늘씬한 큰 키에 쭉쭉빵빵 잘 빠진 몸매가 섹시하며 또 상큼한 매력을 뽐낸다. 아마도 샤프한 미모하며 학교에서 인기 꽤나
끌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지우가 지금 나은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싹 움츠러든 이유는 엄마들끼리는 잘 모르는 비밀이지만
나은만 보면 자기도 모르게 주눅이 들어버렸고 
알 수 없는 그 아이의 차가운 기세에 짓눌리고는 했던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나은은 몸매 얼굴 모두 나무랄데 없이 훌륭한 아이지만 속된 말로 좀 싸가지가 없어서 반듯하니 예쁜
얼굴로 어지간한 남자들은 우습게 보고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다. 
지우를 몇 번 만나는 자리에서도 차갑게 무게를 잡으며
겁을 준다거나 
괜히 심술을 부리며 어린 동생에게 무안을 주는 행동도 서슴치 않는다. 지난번에도 괜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 면전에서 얼마나 진땀을 흘렸더냐 
그런 못된 나은이니까 지우가 이름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해질 법도 하다.
 

젠장! 오늘 괜히 나왔네 마귀같은 가스나 오는 줄 알았으면 올 생각도 안할텐데 설마 엄마가 일부러 날 골탕먹이려고 말도
안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슈밤 어떻게 여기를 탈출하지? 하는 생각중인데 오 마이 갓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
어서오세요 인사소리가 들리자 지우는 혹시하는 맘에 뒤를 돌아 보았고 타박타박 지친 발걸음으로 나은이 걸어오고 있었다.

“아!... 얼른와~ 한참 기다렸잖아... 이쁜 공주님... 호호호...........” 

“안녕 나은아~ 호호... 잘 지냈어?.. 우리 한달만에 보는 거 같네...........”

“앗... 아줌마 안녕하세요.. 후훗... 저.. 아주머니 보려고 일부러 왔어요........”

“얘는 엄마는 아주 투명인간 만드네 키키... 아.. 지우한테도 인사해야지..........”

“얘는 왜 왔어?... 오랜만이다.. 윤지우?............”

“어... 누나.. 하하.. 안녕?.. 아하하.. 반가워...........” 

“호호.. 너희들 둘이 무슨 일 있었어?.. 어색해보이네.. 쿠쿠.. 자.. 너 여기 앉아... 지우랑 마주 보고 앉아서 이야기좀 하렴...
 영애야~ 얘기는 이따가 와서 하고.. 애들 왔으니까... 우리 어서 음식부터 가져오자...........” 

“그래!.............”


영애와 유미는 자기들끼리 쿡쿡 신나서 샐러드바를 가지러 멀어져간다. 주 메뉴는 나중에 시키고 일단 샐러드 위주로 먹기로
한 모양이다. 
졸지에 나은과 단 둘이 남겨진 지우는 말그대로 멘붕 상황이 되버렸다. 왜 이런 시련이 나에게? 오 신이시여
갑자기 이런 고통을 주시나이까 
아무 말도 못하고 침만 삼키며 유리잔의 물만 마실 뿐이다. 나은도 평소답지 않게 지우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다물고 가만히 앉아 있다. 
잠시 서로 조용하게 말 없이 창밖을 보며 딴청만 피운다. 그러다가 나은이
슬쩍 먼저 입을 열었다.
 

“왜... 아무 말을 안해?.........” 

“그... 그러는 누나는... 누나가 가만히 있으니까... 나도 썰렁해서 가만히 있지..........”

“풋.. 짜식이 소심해... 학교는 잘 다녀?..........”

“응.. 잘 다녀... 누나 두?.........”

“언제나 똑같지... 공부하느라 힘든 것 외에는............”
 

그렇게 극히 형식적인 몇마디만 나누고 다시 분위기가 식어버렸다. 지우는 말없이 애꿎은 물만 홀짝거린다. 그러다 앗 하고
머리를 스치는 생각은 
이렇게 나은 누나랑 오랜만의 단 둘인 찬스라니 이럴때 친해져야지 내가 뭘하는 거야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어떻게든 화제를 꺼내고 싶어진다. 그런데 
때마침 나은이 핸드폰 액정만 들여다보며 집중하느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핸드폰을 꼭 이럴 때 뭐하러 보냐? 괜히 어색하니까 자기도 딴 짓을 했다.
 

싸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도 잠시 나은이 뭔가 생각나서 고갤 들고 입을 열려는 순간 엄마들이 밝게 웃으면서 돌아왔다.
지우와 나은 간에 어떤 공기의 흐름이 있었는 줄은 까맣게 모르고 방긋 웃는다.
 

“어머... 우리 이쁜 애기들 분위기 좋네~ 나은이가 지우를 잘 챙겨주는가봐?... 호호호...........” 

“그러게~ 누나가 자상하게 동생을 돌봐주고 싶어하거든.. 보기 좋아.. 역시 호호........”

“이건 무슨..... 샐러드로 이집 음식 다 비울 일 있어요..? 뭐... 이렇게 많이 떠왔어......”

“쿡... 푸후후... 엄마 이게 다 뭐야... 네 접시에 잔뜩 퍼왔어?... 크후후...........”

유미와 영애는 둘다 식탐이 강해서 음식을 두 접시씩 나눠서 아주 야무지게도 잔뜩 담아왔다. 일단 먹고 보자~! 에잇 질러
하는 생각으로 대동 단결 
행복한 얼굴로 다양한 메뉴를 푸짐하게 내려놓고 네 사람은 빠르게 먹기 시작한다. 아 음료수를
안 떠왔네 영애의 부름에 지우는 마지못해 나은과 같이 일어섰다.

“이쪽으로 와.. 멍충아.. 음료수는 이쪽에 있잖아.. 너 여기 애슐리도 안 와봤어?........” 

“왜.. 멍청이야.. 여기는 와본적 없어서 그래..........”

“칫... 자주 좀 돌아다니고 그래라... 너 뭐 마실래?.. 골라.........”

“됐어... 나는 내가 알아서 우리 엄마꺼랑 떠갈테니까... 누나는 신경쓰지마.........”

“아쭈... 이게.. 기껏 챙겨주려고 하는 사람한테 무슨 싸가지야... 너 설마 내가 방금 멍충이라고 그래서 삐친거야?.........”
“아니니까... 신경쓰지마... 누나랑 얘기하는게 어색해서 그러지..........” 

“큭큭.. 어색하기는.. 남자가 자!.. 이거나 손에 들어... 받아!... 어어..??... 이 바보야! 그렇게 들면 흘리잖아!.. 손에 쥐어줘도
 제대로 못받니?.........”
 

“갑자기 팍... 주니까 손에 못잡지!.. 아씨... 내껀 내가 떠간다는데 참견이야?.. 이게 뭐야?... 옷에 다 묻었자나!!........”
 

우려했던 일이 터지는 분위기다. 어째 말문이 좀 트여서 사이좋게 몇마디 주고받나 했더니 금새 그 어색한 분위기를 아주 잘
승화시키지 못하고 사소한 시비로 서로 싸운다. 
지우는 갑자기 나은이 스프라이트와 미란다를 팟 하고 건네는 바람에 손에
맞고 옷에 다 엎질렀다. 
새하얀 교복 상의가 졸지에 알록달록 노란 형광색과 오렌지색으로 범벅이 되버린다. 지우는 짜증이
팍 치솟았다. 
꼭지 확 도네 참자 스르르 밑에서부터 머리 꼭대기를 향해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겨우 참는 눈치다. 나은이는
예상치 못하게 지우의 교복이 탄산음료로 젖어버리자 
벙찐 표정으로 우두커니 보고만 있다. 미안해서 어쩔줄 모르는 얼굴로
 

“내가 미쳐... 교복 괜찮아?.. 얼른 가서.. 화장실에서 비누로 씻고 와...........” 

“괜찮아... 보여 이게?!... 놔.. 걱정하지마... 알아서 씻을 거니까...........”
 

툴툴거리며 화장실로 향하는 지우가 저 망할 지지배를 만나면 역시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입만 열면 괜히 자길 혼내고
나무라기 일쑤고 
이렇게 어쩌다 밝은 마음으로 대화를 좀 해보려 하면 무슨 얄궂은 우연인지 사소한 사건이 일어나고 만다.
에이 짜증나 교복에 묻으면 색 잘 빠지지도 않는데 지우는 북북 비눗물에 교복을 문대며 열심히 지우려고 애쓴다.
 

“어서와~ 아들~ 옷은 잘 닦았어?.. 쿠쿠.. 나은이 누나가 모르고 실수했대... 너 화장실 가고 나서 너무 미안하다고 아까부터
 계속 그러드라... 호호.......”

“아.. 아줌마.. 그런 말을 뭐하러 하세요오... 아이코... 뭘.. 보니?... 너한테 미안하다고 말한게 아니거든?.. 그렇게 보지마...”
“참나.. 나한테 미안하다고 직접 말해야 하는 경우 아닌가?.. 와.......” 

“이게 진짜?.. 너희 어머니께서 내 대신 얘기하셨으니까 된거 아냐??........”

“호호~ 얘들아?... 적당히 사이좋은 줄은 알지만... 올만에 만나서 다투면 곤란하지~” 

“너희들 모처럼 만났는데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면 혼나!.. 너.. 나은이 지우 만나게 된다고 들떠 있을 때는 언제고.. 오랜만에
 만나는 동생한테 심술부리고 못되게 굴래?.......”

“어... 엄마 나 그런 말 한적도 없는데 지어내지마!... 잘못했어요.............”
 

브라우니와 과일 몇가지를 디저트 삼아 먹고 네 사람은 애슐리를 나왔다. 두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할거냐고 묻는다.
지우는 옷도 아직 살짝 젖어 있고 어서 집에 가서 쉬고 싶은 기색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은이 지우의 옆에 바짝 붙어서며
빙긋 웃는 것이 아닌가 
가식적인 행동이겠지만 소녀는 엄마들에게 지우랑 따로 가겠다고 말한다. 이 여자가 무슨 꿍꿍이를
약간 꺼림칙하기는 한데 지우도 그러겠다고 받아들인다. 사정을 잘 모르는 영애와 유미는- 사이가 좋아 보이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보면서 
둘만의 티 타임을 가지기 위해 영애의 차를 같이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너 어디가?.........” 

“어디 가기는... 집에 가지..........”

“헐... 나랑 같이 안 놀거야?...........”

“놀긴 뭘 놀아?.. 어린 애도 아니고 야밤에.. 누나도 집에 가야지..........”

“야... 가.. 같이 가 그래도.......”
 

귀엽게 생긴 나은은 가볍게만 인상을 써도, 꽤 차가운 얼굴로 굳어지는데 지금처럼 애써 배시시 웃으며 애교를 부리면 금새
아주 귀엽게 변한다. 
지우의 기분을 풀어주기로 작정한 듯 살갑게 붙어 서서 계속 말을 건넨다. 지우도 약간 어색하기만
하지 싫은 생각은 없었다.
 

“고 3이라 정신없이 바쁘겠네... 누나는.........” 

“바쁘기보다는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해야겠지.. 괜히 가슴이 갑갑하고............”

“그래도 원래 공부를 잘 한다며.. 우등생이 무슨 걱정을 그렇게 해...........”

“호호.. 공부 잘하는 거랑은 관계가 없어... 스트레스는 누구나 받게 되어있거든............”

“그런가?... 난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본 적이 없어서............”

“여유 있어서 좋겠다.. 너는... 아줌마가 성적같은 걸로 스트레스 안 주시지?........” 

“왜.. 왜 안줘..? 뭐를 보고 그렇게 추측하는데... 우리 엄마도 은근하게 갈궈........”

“키키키.. 그래?... 내가 보기엔 아주 쿨~하게 보이셔서... 너랑 아주 친하시잖아............”

“친한 건 맞지... ㅋㅋ............”
 

영애는 사실 나은의 말대로 지우에게 성적에 관련하여 거의 터치를 안 한다. 지가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 내버려둘 정도로
일부러 간섭을 안하는 눈치였다. 
가능하면 아이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고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요청하면
그때서야 물심양면으로 열심히 뒷바라지를 해주는 교육방침이다. 그녀 스스로도 이게 최선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그랬다.
 

“나 목말라.. 지우야... 그만 가고 거기 좀 서봐...........” 

“어쩌라구?... 집에 가서 얼른 물마셔............”

“분위기가 영 꽝이네... 여기 들어가자... 시원한 거나 사줘..........”

“나뚜루?.. 내가 왜 사... 참나... 누나가 사도 모자랄 판에.............”

“호호호... 알았어.. 내가 사면 들어갈 거지?... 따라와.. 내가 쏠게..............”
 

나은과 지우는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 산다. 영애가 현준에게 같은 동네 주민이라고 했던 이유가 이것이었다. 아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자주 볼 수 있는데 
영애보다는 배우 신분인 유미가 요즘들어 작품활동 때문에 바빠졌다.
아이들이야 자기들끼리 친하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었고 지우는 투덜거리면서 나뚜루를 향해 나은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들어갔다. 
평소에 싸가지 없고 못된 모습만 보이던 누나가 오늘은 무척 다정하게 구니까 일부러 무뚝뚝하게 굴던 지우도
마음이 누그러지고 기분이 좋아보인다.
 

이틀 뒤의 금요일 방과후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지우가 엄마를 찾는다. 영애는 저녁 식사 준비를 하다가
아들을 보고 밝게 웃었다.
 

“일루 좀 와봐 엄마... 드디어 담주에 우리 수학여행 간다구!.........”

“호호호.. 알고 있다니까... 그동안에는 별로 얘기 안하더니... 곧 가게 되니까 무지 설레?.........”

“그렇지 흐흐흐... 제주도라구!... 제주도.. 얼마나 오랜만에 가는 건데.............”

“재작년에도 갔잖니.. 뭐.. 친구들이랑 단체로 놀러가는 학창시절의 추억이니까.. 남다른 여행인 거는 맞겠지만.. 후후후...”
“큭큭.. 자~ 여기 대략의 준비물들인데.. 통신문 다시 봐봐........” 

“또 나왔어.. 뭐가?... 지난번에 준 거 읽어서 아는데.. 돈은 이미 다 냈고.. 아!... 그러고 보니 생각이..........”

“무슨 생각이 나는데?.........”

“어..?? 아.. 아니야.. 지우야... 이번 수학여행... 안 가는 아이들도 있니?.............”

“그거는.. 내일이 토요일이니까... 내일까지 수경이랑 임원들한테 통보하기로 되어 있어..........” 

“아.. 그래?... 아직 하루는 말미가 있다는 말이구나... 결정까지?.........”

“그렇지... 근데 왜 그 얘기를 해?... 난 어차피 가기로 다 정해놨는데........”

“응.. 흐흐훗... 암 것도 아니야.. 학부모들 모임에서 어떤 엄마가 수학여행 때가 되면 알려달라고 부탁했거든... 자기 딸은
 이런 학교 행사를 거의 얘기도 안한다면서...........”

“에이~ 그게 말이 돼... 학년이 다르면 몰라도 전교생이 다 아는데.............”
 

영애가 잽싸게 둘러댄다고 말한 것은 다름 아닌 현준이 걱정되서였다. 아마도 짐작컨대 현준은 ‘40만원’이라는 경비를 마련
하기 매우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 
자존심도 강해서 자기한테는 그런 내색도 안 할 것이고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영애는
오늘 꼭 현준에게 연락을 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이었다. 
저녁을 먹은 뒤 영애는 안방 문을 닫고 들어와 차분하게 폰 버튼을
누른다. 
현준과는 주로 문자로 이야기하거나 전화를 걸어오는 쪽도 항상 현준이었는데 자기가 먼저 전화를 걸려니까 가슴이
두근 두근 뛴다.
 

“아!... 누나다... 누나 어쩐 일이에요... 흐흐흐~ 먼저 전화를 다 주시고..........”

“호호~ 왜잉... 내가 전화걸면 안돼?... 후훗.. 저기 현준아... 지금 시간 있어?.......”

“시간요?... 시간은 만땅이죠~ 지금 잠깐 밖에 산책하러 나왔는데요.. 안그래도 누나한테 전화라도 하려고 했었어요.. 왜요?”
“아.. 그래?.. 내가 한 말은.. 조금 이따가 잠시 볼 수 있냐는 말을 하려고............” 


현준은 놀라서 목소리 톤이 저절로 커졌다. 이 저녁 시간에 누나가 갑자기 나를 보자고? 왠일이야? 아 짐작은 간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대강 감은 올 것도 같았다. 
현준은 피식 웃으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척 말했다.
 

“하하하.. 그래요.. 누나가 보자고 하는데.. 당연히 시간 내드려야죠.. 저도 보고 싶어요 누나.. 어디에서 몇시쯤에 볼까요?..”
“지금 내가 그리로 갈게... 천호동 백화점쪽으로... 쿠쿠... 편하게 나와............”
 

영애는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빠르게 차를 몰아 천호동에 도착했다. 현준은 영애의 아주 빠른 결정과 신속한 행동에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누나의 한번 정하면 망설이지 않는 모습이 아주 기쁘고 반갑다. 그 바쁜 와중에도, 깔끔하게 차려 입고
나온 영애의 모습이 예뻤다.
 

“저녁은 먹었니?.......” 

“아직요... 하하하... 역시.. 누나는 보자마자 식사부터 물어보시네요..........”

“후훗.. 당연하지... 집에서 끼니는 거르지 않나 걱정이 되지... 잘 안먹을 때도 있다고 그랬잖아..........”

“하하.. 저 차에 타요?..........”

“응... 일단 타.. 타고 어디서 뭘 할지 생각해보자.. 호호...........”
 

영애는 차 댈곳이 마땅치 않아서 백화점 옆의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었다. 둘은 나란히 서서 걷는다. 현준은 스리슬쩍 눈치를
살피다가 영애의 작은 어깨를 와락 끌어 안았다. 
영애는 당연히 놀라서 얼굴이 발그랗게 물든다.
 

“여.. 여기 사람 많아... 좀 놔줘... 쭌아............” 

“흐흐.. 내껀데요.. 뭘.. 부끄러워요?...........”

“좋긴 한데.. 부끄럽지.. 일단... 얼른 저리로 걸어가자.. 아휴..........”

“캬캬... 아.. 귀여워.. 얼굴 완전 빨개요... 크크크............”

“..........”
 

현준은 영애를 인도에서 반대방향으로 세워 놓고 걸었다. 오른쪽 팔을 길게 뻗어 큰 어깨 안에 영애를 폭 안아 놓고 감싸듯
걷는다. 
조금 인적이 드문 곳에 이르자 영애도 한숨을 가볍게 내쉬며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찌릿-! 매서운 눈매로 현준을
올려다본다. 
현준은 그 영애의 눈초리마저도 너무 귀엽다.
 

“아... 왜요.. 또... 앙탈부리셔.. 큭큭큭.............” 

“씨이.. 사람 많은데서 막 껴안을 거야... 자꾸?..............”

“언제는 스킨쉽 왜 못하고 쩔쩔 매냐면서요... 하하하...............”

“흥... 그.. 그거야... 내가 언제 그랬어!...........”

“그랬어요.. 지난번에 여기 왔을 때에요.. 하하.. 이리 와요.. 여기 벤치에 앉게.............”

현준은 긴 나무 벤치에 가볍게 걸터 앉아 마치 어린아이에게 손짓하듯 뻘쭘하게 서 있는 영애를 향해 오라고 아주 자상하게
웃는다. 
그 모습에 영애도 피시식 웃으며 살며시 다가와서 그의 곁에 가볍게 앉았다.
 

일요일 늦은 오후 수경이 지우의 아파트에 찾아왔다. 영애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지우는 반갑게 수경을 집으로 맞이한다.
예쁜 수경의 멋진 자태에 쪼로록 인사하러 튀어나온 선우도 감탄하였다. 수경은 본격적으로 여름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은지
멋지고 섹시한 옷차림을 뽐낸다. 
타고난 머리색이 검고 짙은 머리카락이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머릿결도 좋다. 그런데
햇빛을 받을 때 자세히 보면 희미하지만 약간 불그스레한 빛깔도 띤다.

하얗고 차분한 피부의 화사한 빛과 찰랑이는 긴 생머리의 컬러가 무척 아름답다. 지우도 수경의 예쁘고 청순한 미모를 자주
칭찬해주는 편이다. 
수경은 몹시 기분이 좋으면서도 별 내색 않고 헤헤 웃기만 한다. 오늘은 슬림한 베이지 색상의 미니
스커트를 입었다. 
길고 탄탄한 건강미의 다리에 살이 보기 좋게 올라 있어서 멋지다. 모 프로야구단의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하얀색에 세로로 얇은 검은 줄무늬가 들어간 반팔 티 카라가 활짝 젖혀진 가슴팍이 브이넥으로 시원하게 드러난다. 선이
가늘고 야리한 쇄골뼈가 청순한 느낌과 함께 섹시한 느낌을 비치고 있었다.
 

언듯 보기에는 살이 약간 쪄보일 수도 있는데 가슴이 워낙 커서 살짝 통통해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우의 눈에야 항상
끝내주게 아름다운 글래머니까 됐지 
티셔츠의 왼쪽 어깨에는 검은 십자가 문양이 하얀 원형의 테두리 안에 그려져 있다.
지우 눈에 비치기에는 학교 교복과 전체적인 컬러가 비슷해보여서 재밌다. 아주 소소한 무늬들과 카라와 어깨 밑단에 검은
레이스가 달린 모양이 마치 
‘이건 교복이 아니야’라는 걸 강조하여 말하는 듯하다.
 

아주 타이트한 미니스커트의 왼쪽 맨 아래에는 검은 사과모양의 아이콘이 작게 박혀져 있고 그 시선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지우를 더욱 불끈 긴장하고 발기차게 하는 
무릎 위로만 살짝 올라오는 검은 망사의 밴드 스타킹을 착용했다. 스타킹의 끝
부분은 귀엽게 리본 모양으로 묶어 놓았고 
검은 스타킹은 아주 가는 재질이라서 맨살이 다 드러나보인다. 수경의 아름다운
실물에만 시선을 뺏기던 지우 
그 근사한 다리로 눈길을 주자마자- 매혹의 스타킹에 눈을 아주 고정해버린다.
 

“아주머니는?... 안계셔?.......” 

“으응... 잠..깐 앞에 나갔어... 하하........”

“그래...? 이왕이면 아주머니 얼굴도 뵙고 싶은데.. 못본지가 너무 오래되서 히히... 서늘해서 좋다 이 집은... 응?... 넌 어딜
 보고 있어.. 얼굴은 왜 그래?.........”

“스.. 스타킹 신었네... 되게 이쁘다 이거................”

“아... 스타킹?... 더워서 그냥 안 신으려다가... 저녁되면 또 쌀쌀해지니까 신었지.. 이상해?...........” 

“아니! 아니~ 전혀 이상하지 않아... 아주 이쁘고 멋져... 헤헤........”

“쿡쿡.. 그래?.. 또 야한 상상하는 거 아니고?.. 후후..........”

“그런거 아니야.. 큭큭............”
 

지우는 전체적으로 수경의 멋진 몸매를 빠르게 훑으며 흥분해서 얼굴이 붉어졌다. 솔직한 몸은 금방 금방 말도 잘 듣는다.
팽팽하게 솟아오른 사타구니가 보일 까봐 민망해서 다리 사이를 숙이면서 소년은 냉장고에서 마실 것을 꺼내 수경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수경이 더울까봐 알아서 에어컨도 삐빅 켜준다.
 

“아~ 시원해... 히히히... 니 방 에어컨은 산뜻하구나... 내 방은 에어컨도 없고.. 울 집 거실에 있는 것도 더운 바람만 나와서
 갑갑해........”

“하하... 수시로 여기 와서 피서를 보내~ 나랑 같이.......”

“보내긴 보내는데... 가만히 있는건 아니고... 같이 야한 짓 하면서..?”

“그런.. 말은 안했는데.. 헤헤.. 아하하.........”

“아니긴... 후훗... 요즘 매일같이 날 힘들게 들볶는 사람이 누군데... 호호... 내가 우리 낭군님 때문에 매일 매일이 힘들어요
 요새.. 휴~”

“어!!... 수경아! 모니터는 키면 안돼.......”

“응?.. 뭐.. 어때서... 어머?.. 이건 뭐야??............”

“.............”
 

지우의 PC 모니터에는 조금 전까지 보던 뜨거운 야구동영상이 정지해 있었다. 눈이 똥그래져서 야동이라는 걸 처음 보는
수경은 호기심에 마우스를 클릭한다. 
꿀꺽 침을 삼키면서 두근 두근 거리는 얼굴로 뚫어지게 시선을 집중하는데 그걸 옆에서
보는 지우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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