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이야기 -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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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슴이 울렁거린다. 두 눈을 꼭 감아버렸다. 그리고 아이린의 품에 안긴채로 나도 아이린을 당겨서 안아버렸다. 나의
어깨와 목을 안은 아이린의 팔에 힘이 들어간다. 아이린은 내 귀에 속삭였다.
"자기야... 고마워요.............."
나를 안고있던 아이린의 팔이 빠져나갔다. 아이린의 두 손이 내 양쪽 뺨에 닿았다. 아이린은 내 머리를 당겨올렸다. 우리의
눈과 눈이 지척에서 마추쳤다. 나도, 아이린도, 우리는 눈을 감거나 서로의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아이린은 얼굴에 화장을
진하게 한 것도 아닌데 화장품 냄새가 은근하게 풍긴다. 우리의 두 얼굴은 상당히 가까운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있었음에도
더 가까워진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이제 오직 한가지 그것은 서로에 대한 갈급함 뿐인 것 같다. 나는 입술로 아이린의
이마를 가볍게 눌렀다. 그 순간에 아이린의 두 눈이 감긴다. 내 목을 감고있는 아이린의 팔에 힘이 들어간다. 나는 내 뺨을
아이린의 뺨에 댔다. 아이린이 뺨을 부빈다.
우리의 얼굴이 더 돌아갔다. 우리의 입술은 서로의 입술을 찾는다. 우리의 입술이 맞닿는다. 아이린의 두 눈이 또 감긴다.
아이린의 입술이 내 입술에 눌린다. 우리는 서로의 입술을 천천히 빨아들였다. 우리의 입은 떨어지고 우리의 목이 서로
엇갈리며 서로를 부등켜안았다. 아이린이 작은 소리로 내게 물었다.
"하아... 이것이 우리 첫키스야?.............."
"그러네......"
"나 키스 잘해?... 내가 키스하는 것이 자기 마음에 들어?........."
"믿어지지가 않아... 내가 누나랑..............."
"나는 믿어져... 나는 내가 마음을 열고 자기를 받아들였고... 내가 자기를 사랑하기로 결심했거든... 그래서 드디어 우리는
키스한거야........."
"그래... 우리는 제발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지 말자......."
"아니지... 웬만한 아픔이나 상처가 있어야 성숙이라는 것이 있대... 내가 아직도 천방지축으로 이러는 것은... 내가 상처도
아픔도 너무 모르고 살아서 이럴꺼야... 나 이제껏 헛나이 먹은 것 같다니까.............."
"........."
우리는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아이린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아이린을 따라서 일어섰다.
"가야 하는데... 진짜 가기 싫다........"
"누나... 나는 잠을 자야 내일 출근하거든요........."
"그래... 가야 할 사람은 빨리 가야지........."
"말은 바로 해요... 누나가 가야 할 사람은 아니지... 누나는 사랑하는 애들을 보살펴야 할 엄마지............"
"어쨌든 가야 사랑도 하고... 보살피기도 하죠............."
우리는 현관으로 걸어나간다. 아이린은 내게 팔짱을 낀다. 우리는 신발을 신고 문 밖으로 나섰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오는
동안 아이린은 내게 안겨있었다. CCTV가 있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아이린은 내게서 떨어진다.
도로로 내려서자 시원한 바람이 우리의 몸을 감싼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이다. 몸에 달라붙는 청바지 그리고 하얀 티셔츠
차림의 아이린이 내 옆에서 걷는다. 가로등 불빛만으로도 아이린은 빛난다. 고개를 약간 숙이고 또각거리며 걷는 아이린은
오늘따라 정말 천사처럼 아름답게 보인다. 아이린이 나를 사랑하겠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그녀의 하얀 액센트 옆에
멈춰섰다.
"아이..........."
"왜요?.............."
"차를 가져왔는데... 와인을 마셨네........."
"그냥 두고 가요... 밤새 무슨 일이 생기겠어요?............."
"가까운데... 그냥 타고 갈까?... 내일 아침에 애들 학교에 싣고가야 하는데.............."
"그러지 말고 내일은 버스타고 가라고 해요.............."
우리는 나란히 걸었다. 오피스텔을 나서서 조금 올라가다가 모퉁이를 돌면 바로 아파트 정문이고 두번째 건물에 아이린의
입구가 있다. 걸어서 불과 10분이면 충분하다. 나는 아이린을 엘리베이터 안으로 밀어넣고 문이 닫히는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잠자리에 들었으나, 잠은 커녕 후회가 밀려온다. 도대체 나라는 인간은 오늘 또 무슨 짓을 저질렀나? 이제
앞으로 지혜나 경식이를 무슨 낯으로 어떻게 봐야 하나? 전화기를 열어본다. 지혜에게서 카톡이 와있다.
"오빠... 엄마 방금 들어왔어... 나도 지금까지 안자고 공부했다... 믿어져?.........."
"자러 간다더니 거짓말이었구나?... 이제 고만 자고 내일 하세요.........."
지혜에게 답장을 보내놓고 아이린에게서 온 카톡을 연다.
"잘자요......"
"지혜 어머님... 안녕히 주무십시오.........."
나도 아이린에게도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알람을 확인한 후에 잠을 청했다. 그러나 잠은 나에게 엄청 도도했다. 다음날
아침에 나를 잠에서 깨운 것은 알람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내 입술을 빨고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눈을 떴다. 아이린이다.
아이린이 키스하면서 나를 깨운다.
"아니... 누나가 어떻게..?..........."
"애들 학교 보내고... 자기 출근시키러 왔어........."
"지금 몇시죠?............"
"7시 반.........."
"오늘은 키스 알람이네... 하하............."
나는 알람을 끄고 욕실로 갔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출근 준비를 해서 주방에 오니까 아이린이 커피를 끓여놓았다.
"한 잔 마실 시간 되죠?.........."
"안돼도 되게 해야지........."
우리는 같이 커피를 마셨다. 아이린은 어제 밤에 집에 들어갔을때 지혜가 거실에서 TV 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방에서
공부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는 얘기를 했다. 지혜가 무슨 만화책이나 소설책을 읽고 있는 줄로 생각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까 영어책을 펴놓고 단어를 외우고 있었단다. 밤 12시까지 안자고 영어공부 하는 것은 처음보았다면서 내가 출근하기
전에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어서 달려왔다고 한다. 지혜가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라 지혜가 공부하는 모습 한가지 만으로
아이린은 감격하는 것 같다. 아침부터 아이린이 울려고 하는 것을 간신히 말렸다.
"자기 혹시... 차 필요해?.........."
"차?... 왜?..........."
"내 차 여기 밑에 있는데... 필요하면 가져가세요............."
"내 차도 집에 있는데... 세워두고 안타거든요..........."
"오늘은 여기 있으니까.........."
"하긴... 오늘 외근이 있기는 있는데..............."
아이린은 내게 키를 내주었다. 자기는 지혜 아빠와 함께 오늘 오피스텔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했다. 내가 현관을 나서는데
아이린은 내게 키스를 한다.
"누나... 안나가?..................."
"청소 대충 해놓고........"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아이린의 액센트로 출근했다. 그런데 아이린도 이 차를 많이 타지 않아서 차의 상태는 새 차와
비슷하다. 외근 나갈 때에는 회사 차가 아닌 아이린의 차로 갔다. 옆자리에 앉은 최수희가 내게 웃으며 말했다.
"알바하는 학생 차 치고는 너무 좋잖아?............"
"엄마 차야.............."
나는 엄마 말대로 마치 돈 독에 오른 것처럼 낮에는 최수아와 외근을 다니고 밤에는 지혜와 공부를 하면서 첫주를 정신없이
보냈다. 아이린도 내가 사는 건물에 새로 마련한 오피스텔로 물건을 사나르고 새로 꾸민다고 기분이 엄청 좋은 상태이다.
이 오피스텔 건물은 원래 개인 회사들을 위해서 공사한 것으로 다른 오피스텔과는 달리 평수가 웬만한 아파트만큼이나 크다.
보통 작은 방이 두개인데 하나는 옷방 그리고 다른 하나는 다용도실로 쓴다. 침실로 쓸 수 있는 중간 정도 크기의 방이 있고
엄청 큰 거실과 주방이 있다. 화장실을 겸한 욕실 그리고 베란다도 있다. 평수가 넓어서 보증금과 월세는 엄청 비싼 편이다.
3층 이상은 한 층에 4개씩이다. 그렇지만 2층에는 두 개 뿐이다. 2층에 있는 오피스텔들은 다른 층에 있는 것들보다 두배
정도 된다. 2층에는 한 개의 회사가 2개를 모두 쓰고 있다. 지혜 아빠는 비싼 월세를 내면서 살지 말라면서 이 번에 아예
지혜와 경식이 명의로 오피스텔 두개를 사버렸다. 3층에 있는 오피스텔은 경식이 그리고 5층에 있는 것은 지혜 명의이다.
그래서 아이린은 이번에 애들 둘을 이번에 자기가 살고있는 아파트에서 이사를 내보낸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일을 크게
벌리는 것 같다. 지혜나 경식이는 나 때문에 오피스텔을 하나씩 갖게 되었다면서 요새 엄청 기분이 좋다.
그런데 2층에 있는 회사가 몇달 있으면 나간다고 한다. 우리 엄마도 처음에는 이 오피스텔을 사겠다고 하셨지만 나는 좀 더
기다렸다가 2층에 있는 넓은 것을 사자고 했다. 그래서 일단은 7층에서 월세로 살고있다.
금요일에는 최수희가 저녁에 회식이 있다면서 날더러 퇴근하지 말라고 했다.
"회식도 엄연히 근무의 연장이거든..........."
"나는 시급 받는 알바생인데... 그럼 회식 시간도 초과급으로 해서 시급을 더 챙겨주나요?............"
"글쎄... 그건 과장님께 물어봐야겠는데?........"
"농담이야... 그럼 나 저쪽 알바는 어떻게 하지?.........."
"이번 회식은 우리 총무과만 하거든... 우리 막내 환영회야... 주인공인 네가 없으면 말이 되니?........."
"그러네..........."
"그런데 왜... 내 환영회를 이제야 한대요?........"
"알바생들은 이삼일 일하다가... 하기 싫으면 잠수타버리거든. 아무 연락도 없이 그냥 안나와..... 그래서 우리는 막내처럼
일주일이나 이주일 동안 일을 시켜봐서 살아남는 애들한테만 환영회를 해줘........."
"힘드는 일도 아니던데... 왜 잠수까지 탄대?.........."
"그러게... 그나저나 우리 불쌍한 막내 오늘 어떻해?.........."
"왜요?............."
"여자들 6명이랑 회식하기가 쉽지는 않을텐데... 하하..........."
"무슨 말이래?.........."
"내 입으로 말 못해... 이따 함 두고 봐... 하하하.................."
나는 할 수 없이 전화로 아이린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어쩌죠?... 회식때문에 오늘 저녁에는 공부를 못해요............"
"잘됐어요..............."
"잘된 것이 아니거든요.............."
"요새 지혜가 안하던 공부를 한다고 코피도 쏟고... 너무 피곤해 해요..... 오늘 하루 쉬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내일은
토요일이라 보충수업 다 빼서 학교도 안간다는데........."
"그래요?... 그럼... 잘됐네.............."
"걱정 말고... 잘 놀고 오세요..........................."
나와 최수희는 외근을 일찍 마치고 들어가서 정과장에게 보고서를 제출했다. 우리는 모두 다섯시에 총무과 사무실에서 일단
퇴근했고 최수희는 내 팔짱을 끼고 회식 장소로 갔다. 여자들 6명과의 회식이라 너무 긴장되었다.
"저것들이 외근 다니더니 연애질을 한 거니?................"
"어쩜 좋아?... 회사 정문 앞에서 당당하게 애정행각이네..............."
우리 바로 뒤에서 곽은숙과 조애린이 우리 들으라고 투덜거린다. 최수희는 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서서 진짜 어처구니없는
말을 해버린다.
"언니... 우리 막내 엄청 맛있어... 하하..............."
"야!... 최수희!............."
"아니... 쟤가?............"
"그니까 왜 유치하게 연애질이니... 애정행각이니 그래요?.............."
"둘이 찹쌀떡처럼 딱 붙어서 팔짱을 끼고 가는데... 뒤따라 가면서 안볼 수도 없잖아.........."
"재수없고... 열불나거든............"
"그럼... 언니도 이리 와서 팔짱 끼세요... 우리 막내 팔이 두개거든요?.........."
"우리 막내... 우리 막내... 으이구우... 몬산다......."
"그럼... 살지 말등가... 하하............"
"야!... 저게.............."
우리는 장난기를 섞어서 아옹다옹하며 모퉁이를 돌아서 삼겹살 집에 도착했다. 우리가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데 정과장과
박대리가 도착했다. 이제 시작하는 분위기이다. 정과장의 오른 팔 격인 박은희 대리가 나를 칭찬했다. 다들 박수를 쳤다.
나도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했다.
"우리 막내... 일주일을 잘 버텼네...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남았어... 정말 축하해..............."
"감사합니다... 치매 올 때까지 쭈욱 버티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하하하... 깔깔깔... 짝짝짝.............."
최수희가 나에게 애처로운 눈빛으로 축하한다고 말하면서 깊은 한숨을 쉰다.
"막내야...오늘도 잘 버텨야 해... 알았지?.............."
이 말이 무슨 뜻인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우선 여섯 명의 여자들이 나에게 주는 소주 여섯 잔을 나는 모두 비워야 했다.
그리고 그 빈 잔에 소주를 따라서 그녀들에게 되돌려주어야 했다. 그 다음에 또 같이 건배를 해야 했다. 원래 내 주량이
소주 반 병이다. 네 잔 정도를 마시면 딱 좋다. 그런데 빠른 시간 내에 소주 8잔을 비우는 것은 내게 무리였다. 그래도 견디는
수 밖에 없었다. 옆자리에 앉은 최수희는 계속 내 등을 두들겼다. 여자들이 팔을 걷고 고기를 굽는다. 최수희는 열심히 나를
챙겨준다.
"우리 막내... 너무 잘 먹는다... 3인분 더 필요해?............"
"누나도 드셔야죠?............"
"우리... 막내 먼저 먹이고.............."
"우리 막내... 우리 막내... 쟤네들 오늘 왜 저래?..............."
"완전 닭살이라니까.............."
"너네들 진짜로 제대로 불이 붙기는 한거야?..............."
"막내가 연상취향이라더니... 진짜였나봐?... 하하....................."
정과장도 나와 최수희를 칭찬했다.
"우리 막내랑 최수희씨가 구리시 직영매장을 갈아엎는 바람에 앞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나거든.. 오늘 이 회식도 그 일 때문에
부장님이 시켜주는 거야..............."
"아오... 우리한테는 꽃보다 막내라니까........."
"과장님... 그럼 우리 오늘은 몇 차까지 달려요?..................."
"여기서 고기 먹고... 그 다음 노래방까지..............."
"에이... 난 또 나이트 한번 땡기는 줄 알았네...................."
"무슨 나이트를?... 어린애들도 아니고.................."
"맞아... 이제는 나이트 가도 부킹도 안시켜주더라... 하하하......................."
"그럼... 언니는 성인 나이트 가면 되지?..............."
"내.. 나이 30에 벌써 노땅이랑 어쩌라고?.........................."
"언니도 같이 늙어가는데 뭘 그래?... 하하............"
"야아!... 저게 오늘... 콱!................."
정과장은 이 자리에서 나에게 물었다.
"막내는 언제 복학한다고 했지?............"
"9월에요............."
"그러지 말고 내년 봄에 하면 안돼?.............."
"그래도 별로 지장이 생기지는 않아요... 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
"우리보고 매장 감사반을 새로 만들어서 운영하라는데................"
"과장님... 그거는 막내랑... 최수희가 딱이잖아요?............."
"그런데 막내는 알바생인데요?.............."
"그러니까 하는 말이지... 지금 말이 그렇게 나오니까... 다음 주에는 결정날꺼야... 막내가 내년 3월학기에 복학하면 몇달
시간이 있거든... 만일 그럴 수 있다면 막내는 알바생으로는 안되고... 정직원으로 해야 해........."
건축학과 수업은 1학기에 시작한 과목들이 2학기까지 계속된다. 그래서 2학기에는 복학을 한다고 해도 들을 수업이 거의
없어서 나는 필요한 자격증이나 따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눈 딱 감고 그냥 내년 봄에 복학한다는 생각도
해야 한다. 지금까지 조용히 듣고만 있던 최수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게요... 그렇게 체계적으로 하려면 일이 엄청 많아서.. 우리 둘만으로는 엄청 부족해요.. 아줌마처럼 가서 직원들한테 말도
시키고.. 물어보고 그래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나랑 우리 막내가 부부처럼 조신하게 팔짱끼고 돌아다니기만 했거든요....."
"걱정 말아요... 그건 우리도 생각하고 있어... 여직원 두명 정도가 더 따라 붙을꺼야.. 알바생도 두명 정도 더 붙고... 나중에
그 알바생 뽑는 일은 최수희씨랑 막내가 직접 해............"
"헐.. 그럼.. 닭살이 진짜가 아니라 아니라 연기였어?.................."
"아이.. 언니도 참... 내가 우리 막내랑 어떻게?..............."
"너네 둘은 언제부터 팔짱끼고 찰싹 붙어서 다니는 거야?.............."
"언니... 우리는 매장에 들어갈 때는 부부처럼 팔짱끼고 들어가..... 처음에 얼마나 어색했는지 알아요?..... 그거 지금까지도
연습중이거든요.........."
"손도 붙잡고... 허리도 감싸고 그러니?............"
"백허그도 해?................."
"부부가 하는 짓은 다 해... 가끔 뽀뽀도 하는데?... 안 그러면 매장에서 눈치 채잖아요.............."
"헐.. 미친 것 아냐?............."
"완전 대박................"
"최수희... 지금까지 많이 힘들었지?... 다음 주부터 네가 사무실에서 고객 관리나 해라... 내가 막내랑 외근 다닐께........."
"언니... 부부 사이에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면 안되죠... 하하..........."
"맞다... 막내랑 언니는 누가 봐도 부부라고 안 할껄?... 어떤 남자가 언니랑 결혼해?.........."
"요게 정말!................"
고기집에서 나와서 박은희 대리가 예약했다는 노래방으로 갔다. 계단을 올라가서 홀로 들어서는데 아슬아슬하게 가린 여자
한 명이 어느 룸 안으로 후다닥 사라진다. 곽은숙이 놀라며 두 눈이 동그래진다.
"어머머... 어쩜.........."
"도우미구만... 뭘.. 그렇게 놀래?.................."
"우리 막내도 남자 아냐?... 아가씨 한 명 부를까?............."
"냅둬... 오늘은 최수희한테 알아서 하라고 해............"
테이블 세팅이 시작되고, 맥주 한 박스가 들어왔다. 조애린이 내 잔에 맥주를 따른다.
"우리 막내가 다음 주에는 정직원이네?............."
"감사합니다..........."
신고식이라면서 마이크가 제일 먼저 나에게 왔다. 나는 분위기를 감안해서 조금 시끄러운 노래를 불렀다. 천정에 매달린 등이
돌아가면서 반짝이는 빛을 내쏟는다. 강과장만 빼고 여자들 다섯명이 우루루 나와서 흔들기 시작했다. 그녀들의 생머리가
나풀거린다. 두루마리 휴지가 풀려서 물결처럼 출렁거린다. 엉덩이는 리듬에 맞춰 흔들린다. 탬버린이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아오... 우리 막내 완전 끝내주네............."
"이번에는 이 누나가 확실하게 끈적거리게 해주겠어................."
박은희 대리가 마이크를 잡았다. 박대리는 발라드를 부르는데 여자들이 짓궂게도 나와 최수희를 끌어냈다. 이 노래에 맞춰서
부루스를 추라는 것이다. 여자들은 우리만 남기고 다들 들어가버린다.
"우리도 남자를 불러야 하나?... 하하................"
"요새... 남자 도우미들이 장난 아니래....................."
"걔네들 오면 완전 뿅 가게 해준댄다... 깔깔..........................."
나와 최수희는 서로를 안았다. 나는 거리를 두고 그녀의 허리에 손을 댔지만 최수희는 몸을 내게 살짝 밀착해온다. 그녀의
여성스러운 몸이 나에게 안겨오자 나의 남성스러움이 반응을 해버린다. 나는 긴장하면서 식은땀이 나고 내 자세는 당연히
엉거주춤해지고 이상해졌다. 그렇지만 최수희는 내게 속삭였다.
"하아... 티내지 말고... 자연스럽게 해... 난 괜찮아................"
최수희는 내 목에 팔을 두른다. 그녀의 얼굴이 내 어깨에 얹힌다. 몸의 앞부분의 크고 작은 여성스러운 모든 굴곡들이 내 몸을
압박해온다. 나는 겉잡을 수 없는 불길에 휩싸이는 기분이다. 최수희가 내 몸에 불을 지르고 자리에 앉아있는 4명의 여자들이
손뼉을 치며 탄식한다.
"아아..........."
"어머머... 어쩜..........."
"어찌 이럴 수가................"
그래도 나는 그녀들을 향하여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는 얼굴을 보내야 했고 최수희도 두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서
흔들었다. 최수희가 아무리 나를 이해해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스텝을 옮길 때마다 매 순간순간이 내게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최수희 몸의 탄력이 넘치는 볼륨이 나를 집요하게 짓눌러왔다. 이제는 나도 포기상태에 도달했다. 나는 고개를
숙여버렸다. 그런데 그것은 나의 오판이었다. 그녀는 하얀 남방의 단추 세개를 풀어두었는데 나는 보지 않아야 할 부분까지
보고 만 것이다. 볼록 솟아오르면서 둘로 나뉘는 그 부분을 보는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최수희는 내 몸을 더 짓눌러왔다.
박은희의 노래가 끝났다. 그러나 우리는 떨어지지 않았다. 박은희는 나와 최수희를 떼어놓으려고 시도했다. 그런데 최수희는
나를 더 꼭 부등켜 안았다. 그렇지만 우리는 스스로 떨어졌다. 박대리는 마이크를 최수희에게 넘겨주었다. 이제 박은희가
나에게 덤벼들 기세이다. 이 상황은 나에게 엄청난 위기였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다리를 꼬고 엉덩이를 흔들면서 말했다.
"은희 누나... 죄송해요... 잠시만요... 저.. 지금 화장실이 엄청 급해요................"
나는 룸을 도망치듯 나섰고 등 뒤에서는 여자들이 테이블을 치며 배를 잡고 웃었다. 다행히 화장실은 남녀가 분리되어있었다.
나는 남자 화장실로 달렸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최수희는 여섯 명의 여자들 중에서 에이스이다. 나도 최수희와 같은 조가 되어 일하는 것을 다행으로 알고
있다. 최수희는 나를 빼고는 나이도 가장 어리고 몸매도 가장 날씬하면서 빵빵하다. 그녀는 지금까지 일주일 동안 나에게
친절하게 이것 저것 일을 가르쳐주었다. 그런데 새로운 일거리가 오면 최수희는 처음에는 몹시 당황해한다. 그 때마다 내가
나서서 최수희를 진정시키면서 그 일을 해낸다. 최수희가 침착해져서 보고 있다가 내가 하는 것에서 핀트가 맞지 않으면
그녀가 다시 덤벼들어서 그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다.
"일에 있어서 우리는 완전 찰떡궁합이라니까... 하하..............."
이미 충분히 뜨거워진 몸이 화장실에서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룸으로 돌아 가는데 강과장이
룸을 나서고 있다. 여자들도 우루루 따라 나와서 강과장에게 인사했다.
"과장님... 안녕히 가세요.............."
"응... 잘들 놀아... 막내야.... 나 먼저 가봐야 하거든... 월요일에 보자............."
"막내도 같이 내려가서 택시 잡아드려..............."
나와 최수희는 강과장을 따라서 계단을 내려갔다. 강과장이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내게 말했다.
"막내 너는 우리 총무과 복덩어리야......."
"감사합니다............."
"최수희씨 이렇게 늦게 가도 돼?..... 어머님 어떻게 해?.............."
"이번 주말에는 언니 집에서 모셔갔어요... 다음 주에 요양원으로 모시겠대요..............."
"수희씨가 정말 고생이 많네... 회사에 다니면서 일도 잘하고... 집에서는 어르신 수발도 해내고.. 이런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막내야... 너 오늘 수희씨 잘 해드려라...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우리 막내는 저한테 참 잘 해줘요....................."
나는 지나가는 택시를 세워서 문을 열어주었다. 강과장이 뒷자리로 타고 우리에게 손을 흔들었다. 내가 잘 가라고 인사를
하고 문을 닫아주자 택시는 출발했다.
"막내야... 과장님이 방금 하신 말씀 들었지?........"
"무슨 말?... 누나한테 잘 해주라고?..........."
"오늘 함 두고 볼꺼야... 맘에 안들면 다 고자질 할 꺼다... 하하..............."
최수희와 나는 손을 잡고 계단을 올라갔다. 우리는 룸으로 들어가면서도 손을 놓지 않았다.
"저것들이 정말?........."
"언니... 저 정도면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야?............."
"하아... 언니... 이건 어디까지나 연습이라니까................."
"시끄러워!........."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여자들은 다시 노래를 시작했다. 남아있는 여자 네 명은 한 명씩 나에게 덤볐다. 나는 네 명의 여자들을 상대하면서 화장실에
한번 더 갔다 와야 했다. 그래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갔다 오면 금방 다시 원래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나의 젊음 때문에
항상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녀들과 춤을 추어야 했다. 실제로 겪는 나는 죽을 맛이다. 여자도 한 명이랑 같이 부루스를 추든가
키스를 하는 것은 나도 전혀 싫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섯 명이 이렇게 덤벼들면 거의 성희롱 수준이다. 그렇지만 내게는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는다.
마이크가 또 내게로 왔다. 나는 발라드에서 분위기를 바꾸기로 하고 이번에는 랩으로 골랐다. 내가 발라드를 부르면 누군가가
덤벼들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는 전혀 엉뚱하게 나온다. 그녀들의 미친 광란이 또 시작됐다. 갑자기 내 목에
누군가의 스타킹이 걸렸다. 잠시 후에 또 하나가 걸렸다. 하얀 브래지어도 내 가슴에 채워졌다. 내 머리에는 누군가의 팬티가
씌워졌다. 최수희는 폰카메라로 이런 나를 찍어버린다.
노래가 끝나고 나는 자리로 돌아갔다. 누군가 다음 사람이 노래를 부를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들에게는 노래를 부를 생각이
더 이상 없는 것 같다. 나는 내 머리에서 팬티와 그리고 스타킹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최수희는 내 등에서 브래지어의
호크를 풀었다. 나는 스타킹을 말고 브래지어와 팬티는 잘 접어두었다. 대장 노릇을 하는 박은희 대리와 조애란이 말했다.
"우리 막내는 이제부터 그것들의 주인을 찾는 거야........."
"제대로 찾으면 폭풍키스... 못 찾으면 신고빵이다... 우리 다섯 명이 몰빵할거야............"
"약간의 스킨쉽은 해야 하겠는데요?........."
"그거야 맘대로 해.............."
나는 제일 먼저 브래지어를 손에 들고 최수희의 눈치를 살폈다. 최수희는 자기 왼쪽 어깨를 들썩이면서 눈짓을 했다. 그런데
거기는 박은희 대리와 곽은숙이 앉아있다. 사이즈로 보면 분명 박은희 대리이다. 나는 소파 뒤로해서 우선 곽은숙에게 갔다.
"은숙이 누나...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나는 이 말을 하고 곽은숙의 등에 내 손을 대고 더듬었다. 그녀가 간지러운지 몸을 뒤틀었다. 그녀의 등에서는 브래지어가
느껴졌다. 박대리에게 갔다. 그녀에게도 똑같이 했다. 드디어 여자들은 손뼉을 치면서 탄성이 뱉는다.
"아오... 우리 막내 완전 변태다.........."
"어쩜... 저렇게 자연스럽대?............"
"이건 뭐... 지금 우리가 되레 당하는 거잖아?.............."
나는 웃으며 그녀들을 향하여 말했다.
"대리님의 등에서 브래지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속단할 수는 없죠... 누드 브라를 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저.. 응크미... 그 싸이즈에 어떻게 누드 브라를 하냐?........."
"아무리 그래도 내가 몰빵을 당할 수는 없거든요... 헤헤............"
"그래서 뭘 어쩌겠다고?... 지금 만지겠다는 거야?..............."
내 손은 이미 박대리의 어깨너머로 해서 가슴으로 향했다. 여자들은 손뼉을 치면서 환호하기 시작한다. 손뼉의 템포가 점점
빨라진다. 손으로 가슴을 재빨리 감싸 잡았다가 손을 얼른 뺐다. 분명 옷 위에서 느껴지는 맨살이었다. 그 사이에 박대리는
벌써 자기 손으로 내 손등을 탁 쳤다.
"완전 나쁜 손이네... 지금 성희롱 하는 거지?... 하하................"
"아까.. 허락 받았거든요... 헤헤............"
그녀에게 브래지어를 돌려주었다. 여자들은 손뼉을 차고 환호한다. 나는 박대리에게 물었다.
"폭풍키스 어떻해요?................"
"하아... 일단 팬티 주인부터.............."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모두들 내 편을 들어서 한마디씩 했다. 박대리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내 쪽으로 몸을 향했다. 두 눈을 꼭 감고 입술을 내게로
삐죽 내밀었다. 나는 그녀의 입술에 내 뺨을 잠시 댔다가 뗀다.
"됐어요.........."
그런데 다른 네 명이 안된다고 난리다. 그녀들은 손뼉을 치면서 <안돼, 키스해> 를 외친다.
"안..돼, 키..스..해. 안..돼, 키..스..해..............."
나는 박대리의 어깨를 한 손으로 잡았다. 그녀는 내게 입술을 부딪혀왔다. 손뼉의 템포가 빨라졌다. 나는 박대리의 입술을
빨아들였다. 그런데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고 가만히 있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서 떨어져서 자리로 돌아왔다. 그 다음에
나는 팬티를 들었다. 최수희가 눈을 깜빡거린다. 아마도 자기 팬티이라는 뜻이였다.
"사이즈만으로는 알 수 없잖아요?......."
"우리 막내 어쩐다?..........."
"쫌만 도와주세요... 바지 입으신 박대리님이나 애란이 누나는 아닐 것 같고... 스커트 입으신 세분 누님들은 스커트를 잠시
들어올려주세요............"
"뭐야?........."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해?............"
"안그러면 내가 내 손으로 직접 들춰야 하는데.. 그건 스킨쉽이 아니고 명백히 성희롱이기 때문에......."
"야... 우리가 다 눈 감아 줄꺼니까 너 알아서 해..........."
"으음.. 그럼.. 세 분 누님들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뒤로 돌아서주십시오........."
"만질래?.. 들출래?.. 하하............"
"죄송합니다... 요새는 끈팬티 때문에 만지거나 들추는 것 한가지 만으로는 안됩니다... 두 가지를 모두........."
"헐... 누가 이거 하자고 했어?........."
"완전 고양이 손에 생선을 맡겼잖아!..............."
"우리 막내... 진짜 완전 사악하네.............."
세명의 여자가 일어서서 뒤돌아선다. 나는 그녀들의 엉덩이를 만지는 수 밖에 없었다. 최수희만 빼고 모두 팬티가 느껴졌다.
그녀들을 앉게 했다. 최수희의 엉덩이에서는 팬티도 끈도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나는 이미 이 팬티의 주인을 알고있다.
최수희가 말했다.
"들추지 마... 자수할께..... 그거 내꺼야................."
다들 배신지리면서 최수희에게 한마디씩 했다. 그렇지만 최수희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그녀는 다시 앞으로 돌아서서
내 손을 잡았다.
"수희누나... 그럼.. 폭풍키스가 남았는데요.........."
"알았어... 해줄께... 그 대신 우선 팬티부터 입고.................."
최수희는 소파에 앉아서 팬티를 입었다. 그리고 벌떡 일어서서 내 목을 잡아당기더니 내 입술을 빨기 시작했다. 내 윗입술과
아랫 입술을 쪽쪽 소리를 내면서 골고루 빨아들였다. 의자에서는 여자들이 수근거렸다.
"쟤네들 그 동안 연습을 너무 많이 했나?......."
"저건 완전 진짜 같아.........."
"얘들 벌써 사고 친 것 맞지?.............."
최수희는 내 입에 혀를 밀어 넣었다. 나는 그녀의 혀를 몇 번 빨아주었다. 그런데 최수희는 신음을 큰 소리로 신음을 뱉는다.
"하앙... 하아아... 하악............"
"아오... 진짜 못봐주겠네............"
"얘네들 진짜 완전 살판 났네..................."
나는 키스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갔다. 최수희는 아직 입술을 만지고 있다. 두 개의 스타킹은 똑같은 살색의 팬티스타킹이다.
그런데 어떻게 구별하지? 그런데 최수희가 아까 팬티를 벗었다가 입었으므로 하나는 분명 최수희의 것일 것이다. 나머지
두 여자 중에 한 명은 스타킹을 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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