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의 로망은 친구들의 엄마 - 4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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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틀림없이 곤히 잠들었군 주먹을 불끈 쥐며 씨익 웃는 현준
‘나도 아주 못되 쳐먹은 놈은 아니니까.. 누나가 말하는 건 기본적으로 지키지만~~ 아직 이렇게 팔팔하고 넘치는데 잘순
없다고요.............’
아까는 순한 양처럼 마지못해 연극이라도 한걸까 아냐 아냐 그건 아니야 라고 현준은 고개를 젓는다. 누나 말은 분명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인정도 하고 있고 되도록 말을 따르고 싶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가열차게 불타고 있는 자지를 생각하면 절대
이대로는 잘 수 없다는 아쉬움이 더 진했다. 완전히 잠에 빠졌으니까 살짝 살짝만 하면 뭐 다치게 하지도 않을거고 잠에서
깨는 일도 없을것이다.
‘헉헉... 죽인다 진짜... 자고 있는데도 알아서 쪼여주고~ 정말 맛있는 보지 최고야.........’
쌔근 쌔근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영애에게 현준은 쥐새끼처럼 몸을 수그리고 최대한 영애에게 가깝게 달라붙어 그녀의 몸을
끌어 안았다. 가능한한 약하게 영애의 꿀처럼 달콤한 질 속을 자지로 비벼댄다. 당연히 콘돔은 없다. 설령 있어도 주인이
자는데 이 녀석이 그걸 끼울리도 없다. 생 자지로 아름다운 여인의 보드라운 속살을 만끽하는데 이런 천국의 기쁨이 없다.
‘으윽... 더는 안돼...........’
뇌수를 관통하는 것같은 강렬한 스파크가 온몸을 에워싼다. 너무나도 안타깝지만 아주 극적인 순간이 되기 몇초 전에 용케
불덩어리를 영애 다리 사이에서 빼냈다. 기운 차게 그녀의 하얀 허벅지 위에 물을 뿌려준다. 허헉 하아아 이제 4 번째인가
힘들군 그래도 누나와의 약속은 지켰다. 씩 웃으며 현준은 영애 옆으로 풀썩 뻗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자고 있는 누나를 범하긴 했지만 애초 합의대로 질내사정은 안 했으니까 현준도 어지간하면 잠들기 위해 애써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며 눈을 꿈뻑인다.
그런데 정말 잠이 안온다. 잠이 오기는커녕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여인의 깊은 숨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계속해서 두근 두근
뛰고 또다시 설레는 것이다.
‘그래.. 잔다는게 말이 되나... 이렇게 이쁜 여자가 옆에서 자는데.. 후...... 죽겄다.. 진짜.. 한.. 두 번만 더 먹고 잘까......’
사실 영애보다 더 피곤하고 뻗어야할 쪽은 현준이다. 오전에 영애에게 말했다시피 간밤에 거의 잠도 못잤으면서 이글 이글
수그러들 생각을 않는 늑대의 욕정이다. 목젖이 울릴 정도로 군침을 삼킨 후 다시 여인의 잘 버무려진 꽃잎을 어루만진다.
찌걱.. 찌걱.. 들썩~ 들썩~ 가볍게 흔들리는 두 사람의 침대 터프하게 몸을 뒤흔들어야 성에 차지만 차마 그렇게 못해 아주
조심스럽게 영애의 몸을 탐한다. 그런데도 워낙 기운이 좋아서 영애의 눈부신 나신을 안고 있는 그의 몸과 침대가 덩달아
흔들렸다.
‘크읏~ 안돼~~ 조금 했는데 또 나온닷..........’
이 녀석 대담하다. 용기내어 영애의 섹시한 왼쪽 허벅지를 들어 올리고 잘근잘근 조갯살에 씹히는 육봉의 쾌감을 하반신으로
만끽한다. 당연하지만 영애가 덮고 있던 이불은 이미 저 멀리에 나뒹굴고 소리와 진동을 내서는 안된다는 조바심도 누나의
뜨거운 속살과 ‘터억~ 터억~’ 소리를 내며 부딪치다 보니 서서히 조심성이 옅어지고 있었다. 아주 하얗고 매끄러운 살결이
매력적인 그녀 영애의 우윳빛 허벅지는 제법 도톰하다. 건강미 넘치는 왼쪽 허벅지와 무릎이 꺾어지는 부분을 오른쪽으로
제껴두고 “허억~ 허억..” 거친 숨을 토하며 자지를 박는다.
하다 보니 약간 음란한 체위가 된 영애의 몸 송글 송글 땀으로 젖어 있는 그녀 땀을 열심히 흘리며 현준은 그녀를 아무도
몰래 따먹는다. 왼쪽 다리를 들어올리는 각도가 조금 더 과감해져 있었다. 천장을 보고 누운 영애의 몸이 가볍게 꿈틀거린다.
여러 가지 다양한 체위와 핫~한 포즈로 범하고 싶은 그녀 결국 현준은 기어이 영애의 왼쪽 다리를 구부리게 하고 비슷한
포즈로 그렇게 사정을 해버리고 만다. 물론 질내사정이다.
아늑하게 죄어주는 영애의 속살에 잠기느라 잔소리를 들었던 내용 따위도 결국 지키지 못했다. 현준의 동작은 멈춰 있었다.
가쁜 숨을 토하며 영애의 조갯살에 그대로 자지를 파묻고 있다. 꿈틀 꿈틀 기분 좋게 마지막 여운을 동원해 누나의 몸 안에
한방울까지 짜낸다.
‘후....... 저질러 버렸어... 결국은.. 끝내버렸다고............’
드디어 처음으로 바라고 소원하던 여인의 체내에 간절히 원하던 질내사정을 이룬 남자는 그 기쁨에 온 몸이 전율하며 잠시
현준은 격렬한 감동에 빠져들었다. ‘드디어 쌌다!!.. 안에다... 해냈어...........’ 영애의 벗은 몸은 여전히 평온하고 아름답다.
남자의 진한 엑기스가 요염한 여인의 가랑이 사이에서 주르륵 물 흐르듯이 하얀 허벅지를 타고 새어 나온다.
‘에이.. 씨발... 들키면 크게 혼나고 말지... 뭐 할 수 없지... 죽이기야 하겠어.............’
대책없이 영애의 몸 안에 일을 저지른 뒤 급격하게 찾아오는 후회의 감정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이대로 몸 안에 아직 담긴
좆을 조심스레 꺼내고 마무리를 그것이 그나마 수습할 수 있는 해결책일텐데 영애가 아직 얕은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다는
확신을 갖고 대범하게 그녀의 몸 안에 들어 있는 육봉을 움직인다.
“으흠..........”
잠결에 터진 영애의 신음소리에 깜짝 놀라고 깬건 아니구나 확인한 뒤 가슴을 쓸어내린다. 미치겠다. 정말 빼고 싶지 않다.
이대로 넣은 채 한번 더 몸을 섞고 싶은 욕구가 몰려온다. 에라... 누나 용서해요. 현준은 영애의 벗은 몸을 이불로 살짝 덮어
주었다. 상체만이라도 그렇게 가려준 뒤 다시 몸을 미지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찌지익.... 쯔적... 찌걱, 찌걱.....”
영애와 현준의 낯 뜨거운 교합에서 음란한 마찰이 일어나고 또 다시 두 사람의 몸은 단단하게 붙고 있었다. 한번 질펀하게
질내에 쌌더니 웬걸 자지를 비빌때마다 굉장히 미끌미끌 물컹거리는 기분이었다. 당연히 날아갈 것 같은 아늑한 맛이
최고다. 굉장히 따듯하고 포근하게 안겨오는 그녀에 자지가 녹아내리듯이 여인의 황홀한 체내에 푹 잠기는 순간 마침내
현준은 두 번째의 질내사정을 또 지르고 말았다.
두 번씩이나 하지 말라는 질사를 마친 후 해냈다는 강한 만족감에 주먹을 불끈! 쥔다. 마지막까지 사정감을 즐기며 그렇게
현준은 영애의 촉촉한 보짓속을 느꼈다.
“우음..... 어머..?................”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들썩들썩 몸이 흔들릴 때도 곤하게 자고 있던 그녀 영애가 이때 잠에서 깨버린다.
“.....?!........ 너어.. 지금?......”
“누... 누나... 깨... 깼어요?... 아니... 잠깐만... 이.. 이건... 그게.. 그게 아니고... 저기요...........”
영애는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현준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녀의 눈은 그대로 현준의 아랫배를 타고 자신의 아랫도리
쪽으로 ‘핫!? 설마...?’ 화끈~ 허벅지 사이를 뜨겁게 관통하는 통증 뒤늦게 찾아오는 그 기분은 아까의 두배 정도 강한 충격
이었다. 아파서 눈물을 찔끔 거리는 그녀 그리고 현준은 그제야 후다닥~ 몸을 사리며 영애의 몸 안에서 육봉을 빼낸다.
“아..??... 잠깐..........”
“누... 누나... 그게...............”
“너..... 설마................”
영애는 잠깐의 시간을 두고 다리 사이를 꿈틀 아프다는 듯이 오므리고 다시 가랑이를 벌린다. 익숙치 않은 무언가의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젖은 옥문 주변을 손으로 가만히 만져본다.
“......!.....”
“..........”
손가락으로 자신의 부끄러운 곳을 만지는 영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몸 안에 멋대로 사정했음을 깨닫는다. 현준은
불호령이 떨어질 걸 예상하고 조심스럽게 침을 삼키며 영애의 얼굴만 바라본다. 겁에 질려 어색하게 웃으며 영애의 얼굴을
살피는데 어 화내야 마땅한 그녀의 얼굴은 예상 밖이었다. 동공의 색이 미묘하게 달라진 채로 살포시 웃고 있는게 아닌가
뭔가 이상하다 싶은 생각에 이어 등쪽에 갑자기 오싹한 기분을 맛보는 현준 순간 눈 앞이 작은 섬광과 함께 “번쩍!” 빛난다.
영애의 매서운 손이 현준의 왼 뺨을 있는 힘껏 후려친 것이다.
“누...... 누나..........”
“이.. 쓰레기 같은 놈..................”
싸늘한 정적이 두 사람 사이를 메꾼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대치하듯 마주 보며 말없이 동작이 굳어 있었다. 굶주린 한
마리 하이에나였던 사내 본래 거칠게 포효하고 부르짖던 들짐승이지만 지금은 배고픔을 채워 만족한 나머지 지친 탓일까
맹수 특유의 사나운 이가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눈 앞에 놓인 겁에 질린 토끼여야할 존재가 오히려 겁 먹은 눈초리에 더해
사나운 눈빛이 뒤섞여 맹수를 바라보고 있다. 원망이 가득 담긴 얼굴이다. 매우 어색한 흐름을 무겁게 들춰내며 토끼가
입을 연다.
“어쩌려고... 이랬어?..............”
“그게요.............”
“안에다가는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지............”
“...........”
“게다가 너... 남자답지 못하게.. 자고 있는 사람을 덮친 거야..?..............”
“누... 누나.. 그건!.............”
영애의 아주 조용하게 나무라는 목소리가 촉촉하게 현준의 귀를 파고든다. 말투에는 이전에 느꼈던 따스한 애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현준은 차가워진 영애의 목소리가 가벼이 떨리는 걸 느낀다. 이미 실망이 가득한 나머지 자신을 바라보는 얼굴도 그
목소리에도 분노의 감정이 담겨 있다. 제길 피할 수 없는 외나무 다리 위와도 같은 팽팽한 긴장감 아무 말도 뱉고 싶지는
않지만 대꾸해야 한다.
“참을 수가.. 없었어요... 도저히.................”
“참을 수.. 없었어?...........”
“네............”
“..........”
영애는 의외로 더 다그치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당연히 뜨거운 고함소리라든가 매서운 호통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던 현준은 어찌된 일인가 하는 표정으로 가만히 눈을 떠본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침대에서 허리를 피고 일어나는 영애였다. 새하얀 우윳빛 살결의 뽀샤시함이 눈 앞을 떠 다닌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근사한 나신이 서슴치 않고 무엇도 의식하지 않은채로 그의 앞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탐스러운 허벅지에 더해 윤곽이 또렷하게 살아있는 둔부의 뒤틀림 군살 없이 잘록하니 근사한 허리와 질서정연하게 솟아
있는 매력적인 젖가슴의 흔들림 꿀꺽 눈을 뜨고 숨죽이며 감상하는 한 순간 한 순간이 귀하다. 영애가 스위치를 돌리며
‘쏴아아~~’ 쏟아지는 물을 몸에 뿌리는 소리가 들린다. 현준은 스스로 이해하기 어려운 허무함에 잠겨 있었다. 그 얼굴은
대체 뭐지 누나? 뭔가 말을 더 하려는 얼굴이었는데 엄하게 더 혼을 내고 화를 내줬으면 싶은 기분이었다.
이건 마치 x을 누다가 중간에 끊..? 뭔가 숭고하고 성스러운 기분에 잠긴 중인데 더러운 비유는 하지 말자. 그래. 막 허물을
벗다가 중간에 멈춰버린 서글픈 누에의 심경이라고 생각해 누에고치도 아니고 번데기도 아닌 것이 어중간하게 허물을 몸에
걸치고 있는 굉장히 엉뚱한 착상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준은 이 허전한 빈 공간에 남겨진 자신의 처지가 쓸쓸한 누에고치
같다고 여겼다. 나오면 무슨 말을 할까 역시 내가 바라는대로 불같이 더 화를 내며 다그치려나 좌불안석의 마음으로 현준은
가부좌를 틀고 침대 한구석에 앉아 있었다.
쏴아아.......... 끼익, 물을 잠그는 소리 후 영애가 나온다. 올 것이 오는구나. 현준은 마른 침만 삼키며 그녀가 타박 타박
다가옴을 기다린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진실된 반성의 포즈라는 것은 이렇게 각을 잡고 양반다리로 조용히 앉아있는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현준은 조용히 침대 근처에서 물을 마시고 서 있는 영애의 다리를 바라본다. 그 쳐다보는 것도 고양이가
조심스럽게 주인의 눈치를 살피는 마냥 슬그머니 눈을 뜨고 그녀의 발 맨 아래서부터 서서히 위를 향해 시선을 이동하며
하반신을 훑어올린다.
이런 아쉽네. 뜨슨 물로 몸을 데우고 나온 영애는 새로 갈아 입었는지 정결한 백색 가운을 걸치고 있었다. 반성하고 있다고
스스로 여겼으면서도 역시 그녀의 육감적인 나신을 훔쳐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빌어먹을 이런 생각을 또! 현준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인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오래 하고 있어?............”
“네..?............”
“혼자 고개를 숙이고 침대 위에서 무슨 생각을 한참 하느냐고..............”
“아.. 아니에요... 이건 아무 것도..............”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던 거야?..............”
“에... 그게................”
예상했던 대로군. 영애는 아까 매섭게 싸대기를 올려붙인 후 일찍이 본적 없는 무서운 눈빛을 지으며 현준을 내려다보았다.
그 살얼음을 가누는 듯한 싸늘한 시선이 말없이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몸을 차갑게 식히다 못해 아주 살며시 떨리게 만들
지경이다.
“누나가 너무 말을 안하고 그냥 샤워하러 가버리니까.. 뭐라 말을 하고 싶어도 말할 타이밍을 놓친거죠.............”
“그건 맞아... 그리고 난 뒤 침대 위에서 혼자 무슨 생각을 했냐고?............”
“생.. 생각을 하다니.. 그야 뻔하잖아요.............”
“..........”
“미안하다는 생각.. 누나에게 너무 큰 잘못을 했구나 하는 생각 말이에요............”
“........”
“솔직하게 잘못했다고 느끼고 인정하고 있어요... 예.. 인정합니다... 허락도 없이 자는 사이..............”
“허락없이.. 그것 말고................”
“아... 알고 있어요.. 잠든 사이에 말도 안하고 안에다가 해버린 거..............”
차라리 회초리를 맞으며 반성문을 열댓장 쓰라면 쓰고픈 심정 이렇게 여자 앞에서 어수선하고 아주 복잡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하다니. 이런 기분을 태어나서 맛본 적이 있었던가? 그렇게 느끼고도 남을만한게 현준은 침대위에서 무의식중에 무릎까지
꿇고 영애에게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비참한 자세까지 취하고 이게 대체 무슨 짓이지? 문득 자기 자신의
꼬라지가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지는 현준은 서둘러 침대 모서리에 되도록 편하게 걸터앉는다.
“잘 알고 있구나... 알고 있으면 됐어...........”
“네... 잘못한 것은 똑똑히 저도 알아요...........”
“그래... 착하다..........”
“착하다구요.. 누나는 이제 화가 풀린 거예요?.............”
“나? ... 글쎄... 화가 풀렸다고 하기에는 기분이 애매모호하지............”
“네?............”
“아니야.. 이야기는 차차 나중에 하기로 해.. 너도 내가 자는 사이에 땀흘리며 힘썼으니까, 조금이라도 몸부터 씻고 나오고...”
“나.. 나는 깨끗하고... 이정도면 괜찮은데요?..........”
“그래도~ 옆에서 느끼기에는 땀냄새도 나고 좀 다르니까..............”
“그럼.. 그럴까요............”
뭐지 이런 미묘한 기분은 영애는 좀처럼 현준 자신에게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가슴을 뛰게하는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정감있고 따스하게 자신을 봐주던 시선이 내 쪽을 향하지 않고 다른 곳만 응시하고 있다니 텅 비어버린 듯한
허탈한 시선이 현준은 마음 아팠다. 영애의 말대로 뜨거운 물을 머리 위에 끼얹으며 생각에 잠긴다. 너무 말수가 없는걸
아무리 화가 나고 실망했어도 저렇게 말수가 적은 누나는 아닌데 굉장히 절제된 몸동작으로 필요한 행동만 할뿐이고 사뭇
타인을 대하는 것처럼 말하기까지 이미 내게서 마음이 떠나버린 건가? 현준은 따스한 색감의 타일이 자신의 기분과 아주
정반대로 빛난다고 느꼈다. 괜히 분한 마음에 쿵~ 말아쥔 주먹으로 벽을 내리친다.
찝찝한 기분이지만 몸은 개운하다. 대충 몸을 말리면서 욕실 문을 나서려는 순간 현준은 눈 앞의 광경에 자기도 모르게 눈을
크게 치켜떴다. 어어어어 놀란 나머지 몸을 닦다 말고 영애에게로 허겁지겁 다가간다.
“뭐... 뭐하는 거예요... 지금??............”
“이거 놔줘... 나 집에 갈거야..........”
“뭐라고요~?? 집.. 집에 간다고 지금?... 이 시간에?.............”
“그래... 나 혼자서라도 집에 가기로 했어...........”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뭐하는 거야..?...........”
“뭐라고?............”
“사람이 그렇게 성의를 다해서 반성하고 미안하다고 말을 했으면.. 하다못해 들어주는 정성은 보여야 하는 것 아니예요?.....”
“미안해............”
“이봐요... 이... 이것 봐요!..............”
현준이 펄쩍 뛰고도 남았다. 영애는 현준이 느긋하게 몸에 물을 뿌리고 있는 사이 빠르게 옷을 모두 갖춰 입고 검은 스타킹의
올을 체크하고 있던 것이다. 황당하고 열이 받는 것은 접어두자 기분이 상해서 이 시간에 집을 가겠다고 한다면 여전히 납득
할 수 없지만 거기까진 한발 양보할 수 있다. 그런데 분명히 방금 ‘혼자서라도 집에 가겠다’라니 현준의 순간적인 분노는
극에 달했다. 까딱하면 자신을 나몰라라~ 하고 차갑게 등지고 서서 자신의 옷매무새만 살피는 그녀를 다시 덮칠 정도이다.
그러나 용케 간신히 끓어오르는 화를 누르며 ‘씩~ 씩~......’ 뜨거운 김을 뿜는다. 보기 지나칠 정도로 영애는 기분이 상한
현준과 정반대로 몹시 차분한 기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왜 이러는 거죠... 도대체... 내가 뭘 그렇게 큰 잘못을 했다구요.........”
“아니야... 그정도까지... 그저.. 내가.. 나 혼자서 생각하기에.. 내 스스로 너무나 한심하고 처량해서.. 처지가 딱하다고
느껴졌을 뿐이야.. 너에게 화가 난 거랑 개별적으로 말이지...........”
“그게 무슨... 누나 지금 모습이 뭐가 어때서 처량하고 딱하게 느껴져욧?!............”
영애는 표현대로 축 늘어진 어깨를 한 채 죄지은 사람마냥 약간 기죽은 모습으로 현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었다.
그렇게는 못 두지!! 현준은 뛰어가 그녀의 왼 손목을 꽉 붙잡고 몸을 홱~ 돌렸다.
“아팟...?”
“무슨 짓이야... 무슨 짓이에요?!... 다짜고짜 혼자 옷까지 입고 나가다닛!..........”
“가고 싶어... 가게 해줘................”
“가긴 뭘가!... 덜떨어진 염소 새끼처럼 들리지도 않게 말하면서!.. 별 말도 안하면서, 혼자 멋대로 집에 갈 생각이냐고요!?...”
“...........”
“하아... 하아............”
너무 흥분한 감이 있었다. 현준은 손 안에 꽈악 붙잡혀서 ‘욱신 욱신’거리는 통증에 흔들리는 영애의 자그마한 손목이 빨갛게
부은 것을 본다. 아차... 순간적으로 흥분을 가라앉히고 세게 쥐어 부어 오른 그녀의 손목을 슬쩍 놔주었다. 영애는 그가
놔주자 다른 손으로 아픈 손등을 어루만지며 현준과는 다른 의미로 난처한 눈빛을 지으며 문간에 서있다. 시원한 코발트
블루 색감의 엷은 블라우스 차림 닿을 듯 말 듯 영애는 현준과의 사이에 고작 몇 센치미터를 유지하며 말없이 가만히 서서
하얀 현관 문 가운데 금빛 문패에 등을 기댄다. 그 매력적인 몸으로 부터 아슬 아슬하게 닿지 않고 있는 현준의 심장 쿵 쿵
뛰는 조용하고도 힘찬 울림이 생생하게 들린다.
“그래도 아무 말을 하지 않을 건가요..?............”
“아니야... 말할게... 내내 생각했어... 조금 전 샤워하면서...............”
영애는 다소 무겁게 입을 열었다.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생각했어... 내가 지금 여기서 뭘하고 있는 거지?... 하고.. 비단... 너와 같이 있는 이 시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야...........”
“..........”
“가만히 서서 생각에 잠겨봤지.. 지금의 내 처지가 어떤가를.. 현준이 너랑 같이 단 둘이 있는 이 시간이 정말 값어치가 있고
의미 있는 시간일까?... 남편이 있고.. 내 사랑하는 아들들이 있는.. 소중한 가정을 외면하다시피 버리고 온 나라는 여자를
말이야............”
그런 이야기를 왜 지금 현준은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기 싫어 떨리는 영애의 눈으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영애의 목소리와
눈동자가 계속해서 가녀리게 떨린다.
“너도 너 아닌 내 입장이지만 그런 생각을 해봤을 거야... 하지만 아무래도 여자이고 가정 주부인 내 입장에서만큼은 못돼...
내 입장을 이해하기... 아니.. 내 처지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아마 상상도 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해..
현준아.............”
“끄응..........”
현준은 저도 모르게 입가에서 묵직한 신음을 흘렸다. 영애의 말이 맞았다. 자신은 남자이고 가정을 둔 그녀와 한참 차이가
나는 어린 나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금 영애가 하는 말들도 반은 가슴에 와닿기도 하고 절반 이상은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은채 흘려나가는 기분이었다.
‘나는 아직 스물도 안됐는데 당연히 그런건 모르지..............’
이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그저 지금 현준의 머릿속은 할만큼 정성을 다해 용서를 빌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나에게 누나는
지금 도가 지나칠 정도로 돌발적인 행동을 하며 상식 밖의 모습을 보이면서 뛰쳐나가려 하니 붙잡아야한다는 의식 뿐이다.
그 밖에도 영애는 어느새 눈가가 촉촉이 젖은 채로 뭐라고 말하는지 들리지도 않는 모기만한 목소리로 울먹이며 혼자만의
조용한 독백을 현준 아닌 자신에게 속삭이듯 문가에 간신히 버티고 서서 흐느끼고 있었다. 맨발 차림으로 헐레벌떡 제지하려
뛰쳐나온 현준과 달리 영애는 처음에 신고 왔던 것과 다르게 하얀색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 덕분일까. 거친 숨을 내쉬며 울고 있는 영애를 바로 앞에 두고 껴안지도 못하고 난처한 포즈로 생각에 빠져 있는 현준은
영애의 검고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에서 달콤하고 푸근한 샴푸 향기가 풍겨져온다. 소리도 없이 코 끝을 자극하며 간지럽히는
그 기분은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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