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투의 호스트 생활 - 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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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나의 머리를 잡고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누나는 눈을 꼭 감고 누나의 입술을 마치 보지처럼 이용하는 내 자지를
애무하는데 열중했다. 누나의 혀는 다른 생물체 처럼 나를 미치게 했다. 나도 보지에 삽입했다고 생각하고 자지를 움직인다.
살짝살짝 넣었다가 한번에 깊게 넣어보기도 하고 좌우로도 움직여 본다. 아주 빠르게 움직여 격렬하게 왕복시키다가 누나의
호흡이 곤란해지면 자지를 잠시 빼내고 불알을 핥게 한다. 내 자지는 온통 누나의 타액으로 번들거렸다.
"누나가... 흥분시켜 줄까?....................................................."
"응... 어떻게?....................................................................."
"누나 입에 잔뜩 싸줘야 돼... 누나... 원투 정액 먹고 싶어......................................"
누나는 색기 넘치는 요염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고 난 그 상황에 너무 흥분되었다. 누나 입에서 그런말을 직접들으니 더욱
흥분된다. 난 다시 자지를 누나의 입안으로 밀어 넣고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아련한 쾌감이 파도 처럼 철썩거린다.
"아... 누나... 쌀거 같애...................................................................."
누나는 더욱 적극적으로 혀를 움직였다. 누나의 혀가 귀두를 휘감는 순간 난 누나의 입속에서 분출을 시작했다. 자지가 마구
끄덕거리며 마지막 남은 정액 까지 토해냈다. 천천히 자지를 빼냈다. 사정의 강렬한 쾌감으로 머리가 멍하다. 그러면서도 난
기대에 찬 눈으로 누나를 바라봤다.
잠시 입안에서 오물거리던 누나는 눈을 질끈 감고 입안에 있는 내 정액을 삼켰다. 누나의 목젖이 크게 볼록거리며 내 정액을
삼키는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아직 눈을 감은 채로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한번 입안에 든 걸 삼키는 누나의 모습. 아아
행복하다. 기쁘다. 만족한다.
"이상해.............................................................................."
"그동안... 한번도 안 먹어봤어?.............................................."
"아니... 조금씩 나도 모르게 목구멍으로 넘어가기도 했는데.. 이렇게 많이 먹은건 처음이야............................"
"근데... 많이 이상해?.........................................................."
누나는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할수 있을까란 기대를 조금 했었는데 안되겠군. 하느님은 왜
정액을 초콜렛맛으로 만들어 주시지 않으셨을까.
"나... 음료수좀 줘..............................................................."
누나는 음료수를 마시면서 입을 헹궜다.
"느낌은 어떤데?.................................................................."
"그냥... 비릿하기도 하고 암튼 썩 좋은 느낌은 아니다... 얘.........................................."
"다시 해달라 그러면 이제 절대 안해줄꺼야?............................................................."
"호호... 착한일 열번해서 도장 열번 받아오면 해줄께.................................................."
"착한 일이 뭔데?................................................................"
"누나 가게 오픈할때 도와주고... 누나 말 잘 듣고... 누나도 입으로 애무해서 느끼게 해주고 니 껄로도 만족시켜 주고........"
요구 사항이 뒤로 갈수록 마음에 든다. 난 문제없다는 표정이 되었고 그 표정은 다시한번 누날 웃겼다.
"여행 즐거웠어..................................................................."
"나도... 누나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까지 즐겁진 않았을거야..........................................."
"이하동문이야...................................................................."
"전화할게.........................................................................."
"그래... 차 운전 조심하고....................................................."
누나가 차에서 내리고 나는 시동을 걸어서 골목길을 빠져 나왔다. 백미러에 비친 누나의 모습은 멀어져가는 나를 향해 굳어
있었다. 내가 골목을 완전히 빠져나와 코너를 돌때까지도 나는 한동안 달려가다 차를 잠깐 멈춰 세웠다. 문을 열고 내린다.
도시의 공기는 탁했지만 아직 내마음이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괜찮다. 담배를 피운다.
흩날리는 연기가 어쩐지 서글프다. 내 마음은 연기가 되어 날아가지 못하고 재가 되어서 주저앉는것 같다. 은혜누나는 들어
갔을까? 내가 코너를 돌때까지 날 향해 굳어 있었던 시간 만큼 내가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며 누나를 생각하는 시간만큼이나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함께 했던 시간을 아쉬워 했다. 하지만 이제는 돌아가야할 시간이다.
이제 이 시간이 지난 언제라도 그 아쉬움에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면 안될테니까. 돌아가야 한다. 조금 힘들어서 담배 한대를
더 피웠지만 나는 돌아왔다. 내 친구는 술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나서 허무히 젊은 목숨을 하늘로 돌려보내게 되었다.
윤지는 예쁘고 매력적인 아가씨지만 술마시고 운전을 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결사적으로 말릴 생각이다. 호빠에
자주 놀러오는 손님 중에 술집아가씨들이 있다.
아가씨들은 남자들한테 스트레스 받고서 호빠에 와서 스트레스를 마구 푼다. 호스트들도 가끔 아가씨 나오는 술집에 가서는
스트레스를 푼다. 가끔 서로의 가게에 놀러 오라고 영업하기도 한다. 가장 가식적인 관계일수도 있지만 뒤집어 말해 가장
진솔한 관계가 될수 도 있다. 서로간의 인생유전이 비슷하기 때문일까. 의외로 인간관계에서의 한고비만 넘으면 그 다음부턴
진실되게 서로를 아껴주는 사이가 될수 있다.
하지만 그런걸 이용해서 서로를 속이고 전문용어로 공사를 치는 나쁜 인간들도 있다는게 사실이다. 아가씨들 몸 버려가면서
술마시고 몸 팔아서 번돈 같잖은 사랑을 핑계로 뜯어 내어서 떼먹는 놈도 있고 반대로 힘들게 선수 생활해서 번 돈 아가씨의
눈물과 요설에 속아 한방에 날리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목격도 많이 했었다. 그런 경우는 정말 안타깝다. 서로 감싸주어야할
사람들인데 돈이란건 참 묘한거다. 내가 일하면서 알게 된 윤지라는 아가씨가 그런 안타까운 경우다.
윤지는 이제 갓 스물 한 살이다. 1년 남짓 아가씨 생활을 해서 모은 돈을 선수에게 날렸다. 둘은 같이 동거를 했었고 윤지는
아가씨 생활을 그놈은 호스트 생활을 했지만 서로를 위해주고 사랑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그놈의 어머니가 위독하시단 말을
들었고 윤지는 그놈에게 그동안 정말 힘들게 벌고 아낀돈 2천만원을 건네 주었으며 그 이후로 그놈은 소식이 없다.
스토리 자체는 흔하고 참신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슬픔이 반감되는 종류의 이야기도 아니다. 윤지는 많이 힘들어하고
그놈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거라며 초라한 희망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싶어 했으나 주위에서 그것을 아주 매몰차게
포기하게 만들었다. 윤지를 위한 일이다. 다시는 그런 일을 당하지 않게. 그런 일을 계기로 윤지가 사람의 무서움을 알고
독해져서 아무도 믿지 못하는 가슴을 가지고 다시 꿋꿋이 일한다면 그것은 다행한 일일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슬픈
일이다. 윤지는 평생 가슴에 허전한 구멍이 난 채로 어딘가 모를 외로움을 늘상 간직해야 할테니까.
그런 일을 계기로 윤지가 아무일도 못하고 그놈에 대한 희망을 인간에 대한 믿음을 고이 간직하면서 괴로워 한다면 그건 아주
불행한 일이지만 한편으론 언젠가 정말 가슴 따뜻한 사람이 윤지의 상처를 보듬어 주리라고 기대할 수도 있을것이다. 보다
현실적인 사람은 첫번째를 선택할테고 세상에 낭만이 남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두번째도 괜찮을 거라고 말하겠지만
세상엔 아무래도 첫번째 부류의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나는 어느 쪽이냐면 별로 어느 쪽도 아니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인 나같은 회색분자들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다만 그
언젠가 윤지가 이 모든일들을 잊기 위해서 같이 술마시거나 푸념을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누군가가 되어주고 싶다.
내 꼴같잖은 위로가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마는 백지장도 맞들면 나을 테니까. 하지만 그게 지금 당장은 아니다. 정말 깊은
슬픔에 빠진 사람은 사실 그 사람을 위로해 주기 위해서 몰려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이다. 위로와 나눔은 그
사람이 어느정도 슬픔에서 빠져 나오려는 뜻을 가졌을때 더 효과적일 것이다. 결정적으로 위로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
"응?...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고오... 으응?................................................"
혀가 잔뜩 꼬인 목소리. 너무 속이 상해서 같이 일하는 아가씨랑 술을 진탕 마시고 남자들에게 진상을 부리러 왔다고 하지만
이미 진상을 부리기에도 윤지는 너무 많이 취했다.
"이제 술 그만 마셔... 정말 몸 버리겠어.........................................................."
"사람이 그러면 안되는거 아니야아?... 으음...................................................."
"그래... 이제 오늘은 그만 마시자.................................................................."
"야!... 칵테일은 맛 없어어... 폭탄주... 히꾹... 포옥탄주 줘................................."
"그게 아니고... 지금 술 너무 많이 마셨으니까... 그만 마시자고!............................."
"그래... 너도 먹어라... 크큭... 내가 언제 뭐라 했냐?..........................................."
가관이다. 차라리 술을 더먹여서 아예 뻗게 만들어야 할까? 난 포기하는 심정으로 말했다.
"일단... 찬물 한잔 마시자...................................................................."
"아냐... 음료수로 줘..........................................................................."
내 말을 알아들었다는데 더 놀랐다. 다시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윤지야?... 이제 술 그만 마시자... 알았지?..............................................."
"칵테일... 너나 처먹으라니까... 아아아~!.................................................."
한숨소리가 아주 거창하다. 내 맞은편을 바라보았다. 도대체가 윤지한테 그런일이 있었고 친구로써 위로해주기 위해 왔으면
어느정도 친구를 챙겨주고 그런게 있어야 하지 않나? 윤지랑 같이 온 아가씨는 윤지보다 더 먼저 취해버려서는 7년전에 실패
했다는 첫사랑의 이름을 부르면서 울고 있었다. 난감한 마음에 술을 한잔 들이켜 보지만 정신이 더욱 맑아지는것 같다.
나도 폭탄주나 미친듯이 마시고 취해버릴까. 하지만 그건 별로다. 우선 계속 빈 양주병에 역시 빈 음료수 캔을 집어 넣으려고
하는 윤지가 있다. 그 자신만이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을테니 나는 굳이 그 행동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역시 나가야겠다.
윤지나 이번엔 오년전에 헤어진 남자친구의 이름을 부르는 저 아가씨가 정신을 차리고 나가기를 기다리다간 최소 이삼일은
필요할것 같다. 난 맞은편의 아가씨와 파트너인 선수와 잠깐 상의를하고 서로 파트너를 맟기로 합의를 보고 룸에서 나왔다.
이제는 귀걸이를 자꾸 팔에 차려 하는 윤지를 잠깐 가게 쇼파에 앉혀놓고 냉수를 들이켰다. 메인 형이 묻는다.
"거의 정신이 나간것 같은데?.............................................................."
"휴... 선수한테 공사 당했데요............................................................"
"쯧... 아가씨냐?................................................................................"
"네. 그런일 당하고 저 정도로 술마시고도 저러는거 보면... 착한 아가씨인것 같은데요..............................."
"잘... 데려다 줘라... 오늘은 고생 좀 하겠다..........................................."
"고생은요... 근데... 정말 그런 놈들이 있긴 한가봐요?................................................."
"왜 없어... 너도 아가씨 조심해... 같은 선수 끼리도 조심하고... 내가 보기에 너는 딱 먹이감이다......................."
"에이........................................................................"
"에이가 아냐... 임마... 정도 좋고... 믿음도 좋지...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너 자신이야... 그런다고... 욕할 수 있는 사람
아무도 없어... 냉정하다고 말하는 놈들이 바로 사기꾼이지... 명심해라...................................."
"갑자기 왜 이렇게 진지해요?... 답지않게시리..............................................ㅎㅎ"
"저... 아가씨 같은 경우를 많이 봐서 그래... 아무튼 알아서 잘 하겠다만 그래도 조심해라... 오늘 고생하고......................"
"네... 바로 퇴근할게요.........................................................."
그날 윤지를 살고 있는 원룸에까지 데려가는데 얼마만큼 힘이 들었는지는 오직 나와 신만이 아실것이다. 이미 의식을 잃은
윤지를 흔들어서 주소를 알아내고 어떻게 간신히 거기까지 갔는지는 더이상 말하지 않겠다. 방안에 윤지를 조심스레 눕히고
이불을 덮어줬다. 맞은 편 길가에 있는 약국에 들러서 약을 사다가 다시 윤지의 방으로 가져간다.
자고 있는건지 기절한건지 모르겠다. 머리 맡에 약을 놔두고 일어섰다. 쪽지라도 남길까하다가 그만두기로 한다. 나를 기억
이나 할까? 처음 왔을때 부터 상당히 취해 있던 윤지다. 그녀를 위로해 주고 힘이 되고 싶지만 잘 기억도 못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나를 알리며까지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은 내게도 없다. 잠시 윤지를 바라보며 안쓰러운 마음을 쏟은 다음 나는
몸을 돌려 방을 빠져 나왔다. 밖은 이미 희뿌옇게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운동을 한다. 이 핑계 저 핑계로 며칠동안 운동을 쉬었다. 그래서인지 움직이는 팔다리가 전 보다 무겁다.
운동은 전부터 좋아했지만 호스트 생활을 하고나서 운동이 내게 얼만큼이나 도움이 되는지 새삼 깨닫는다. 그렇다고 내가
보디빌더나 주위에서 가끔 볼수 있는 근육중독에 걸린 사람은 아니다.
샤워를 해서 극도의 상쾌함을 느끼고 잠시 꿈지럭 거린 다음 이제 출근이다. 오늘은 어떤 인연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갑자기
흥이 오른다. 노래라도 한곡 뽑아야하나. 가게로 향하는 발걸음에 힘이 많이 실린다. 사람은 결국 하루하루를 사는 거라면 난
지금이 시작이고 새롭다. 거리에 헤드라이트가 흐르듯이 떠다니고 있었다. 밤의 세계. 도시의 밤 공기를 한껏 들이킨다.
도시의 밤은 화려하며 몽환적이다. 도시의 밤을 스쳐가는 사람들은 거기서 외로움을 느낄 수 없다. 하지만 밤의 세계에 터를
잡고 살아가면서 의외로 외로움을 더 바로볼수 있다. 너무나 화려함 속에 감춰져 있어서 은은하지만 때론 가장 떨쳐버리기
힘들다. 세상 사람들은 다들 무언가에 기대어 산다. 나를 건네주고 싶어하고 상대에게 받고 싶어한다.
마음을 나누고 싶어하지만 돌아서기도 하고 미워하기 위해서 미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허무를 두려워하며 한번 느낀 허무는 잊기 힘들다. 밤의 화려함으로 그 허무를 가릴수는 있겠지만 지울수는 없다.
더군다나 밤에 기대어 사는 사람이라면 밤의 화려함은 오히려 허무함을 더 깊게 만들수 있다. 하물며 상처를 가진 사람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꼽고 느릿하게 걸으며 밝은 생각을 떠올리려 애쓰다가 피식 웃고 말았다.
자신에 대한 기만은 씁슬한 뒷맛을 남긴다. 그래 나는 윤지가 걱정된다. 성인이 되자마자 밤의 세계에 들어왔고 서로가 아주
힘들어서 진심이지 못하는 동료들과 짖궂은 남자들 사이에서 시달리다가 윤지가 찾아낸 해답은 사랑이었는지 모른다. 달리
마음 쏟을 곳이 없었던 만큼 그 사랑은 감히 짐작하건대 깊었으리라.
가장 잔인한 형태로 자신을 떠나간 사랑을 미처 회수하지 못했을 윤지의 마음을 그로 인해 생긴 공백을 윤지는 어떻게 할까?
그러니까 윤지는 굉장히 주저 주저 하면서 삐끼 아저씨한테 다가갈듯 하다가 멈춰서는 행동을 보였고 손님이라 생각한 삐끼
아저씨가 다가오자 곧 몸을 돌려 걸어갔으며 삐끼아저씨가 멈추자 자신도 멈춰서서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고 한다.
"그냥... 들어오지 그랬어................................................................"
"오고 싶어서 온게 아니라니까... 억지로 끌려왔어.............................."
내 앞에 앉아서 새침을 떨고 있는 윤지. 날 기억도 못할줄 알았는데 어제 와는 딴판인 모습이다.
"기억은 나니?..............................................................................."
"어렴풋이... 약은 오빠가 사다 놓은거야?............................................"
"어... 뭐... 속좀 편해지라고... 괜찮아?.............................................."
"술마시는게 직업인데 뭐................................................................."
"암튼 다행이다... 오늘은 술 마시지마................................................"
"내가 술마셔야... 오빠 돈버는거 아냐?.............................................."
"됐어... 그냥 있어도 돼..................................................................."
"착각하지마... 내가 오빠땜에 온줄 알아?... 술이나 시켜......................."
기대 이상으로 까칠하다. 술이 들어오자 윤지는 술을 그러니까 때려붓는다. 혼자 마시게 놔두기는 싫어서 템포를 맞췄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윤지야... 오늘은 그만 마시고 얘기만 하자... 너... 어제 많이 마셨어... 그러다 몸버린다고............................"
"아씨... 짜증나... 내가 내 돈주고 술먹겠다고... 오빠도 어차피 선수아냐?... 결국에... 가서는 다 빼먹을려 그러면서 괜히...
위해주는척 하지마... 역겨우니까... 그냥... 가만히 있어............................................."
"왜... 그렇게 생각하지?............................................................"
"뭘......................................................................................."
"너한테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르진 않아...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 모든걸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건 너무 유치하지 않아?....."
"뭐라고?................................................................................."
"그렇잖아... 너도 좋았을때가 있었겠지... 근데... 이제 결과가 안좋다고 해서 어차피 그런거라고?... 다 똑같다고?... 망상이
지나친데?.............................................................................."
나를 노려보는 윤지의 눈에 물기가 스민다. 나도 알고 있다. 충분히 그렇수 있다는걸. 왜 아니겠는가. 윤지의 눈물이 아주
당황스럽다. 차라리 윤지가 남자라면 죽도록 술을 마신다음에 서로 욕이나 주고 받으면서 세상의 반은 여자야 임마 어쩌고
했을텐데 도저히 그럴순 없다.
"너... 자신을 아껴야지... 긍정적으로 생각해............................................................."
신이여. 잘하면 이거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말할것 같다. 난 자신을 좀 추슬렀다.
"믿었던 연인의 배신때문에 힘들거라는거 이해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것을 다 잃은것처럼 이러면 안돼... 인생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을지도 몰라... 노트에 썻다가 마음에 안들고 잘못되면 지울수도 찢어 낼수도 있잖아... 어차피 먹고...
마시고 잠들고... 그 외엔 지웠다고 해서 큰일이 일어나는것도 아니잖아.........................................."
"니가 뭘 알아............................................................"
"............................................................................."
"니가 뭘 알아... 가장 소중했던것이 날 배신하고 떠나갔는데!... 이제 나한텐 남은게 아무것도 없는데!... 니가 뭘 아냐고!....."
윤지의 말이 아프게 가슴을 찌른다. 그래. 난 저 기분을 이해할수 없다. 짐작한다고 해도 거짓말일거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있다. 윤지 옆에서 저렇게 소리치는것을 들어주는 일이다.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저렇게 소리치고
아파한다는건 최소한 자기 자신을 동정할만한 여지는 남아있다는것일 테니까.
"그래... 미안하다... 난 네 기분은 알수없어... 그래도... 너한테... 위안이되고 싶고 힘이되고 싶어... 다들 그렇게 살잖아?...
너더러 당장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그러라는건 아냐...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도 있는것처럼... 너 스스로가 생각하고
극복해낼 시간은 필요하겠지... 하지만... 그게 너 자신을 괴롭히는 방법이 되어서는 안된단 말야... 네... 주위엔 널 아끼는
사람들도 있잖아... 그 사람들도 생각해줘야지..............................................................."
"천만에... 세상에 진짜 남을 위해주는 사람은 없어... 결국엔 혼자라고... 난 더이상 속지 않을거야............................"
"그래... 하지만 언젠간 알게 될거야... 어쩌면... 지금도 알고 있는지도 모르지... 그러면서 모른척하는지도... 너무 자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은 그만 마셔... 벌써 많이 마셨어................................................."
윤지는 물끄러미 날 노려봤고 난 그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왠지 피하면 안될것 같았다. 한동안 날 노려보던 윤지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따라갈까 했지만 역효과 일것 같아서 참았다. 이건 정말 쉽지 않은데 며칠동안 윤지는 거의 매일같이
가게로 와서 나를 불렀고 때로는 화를 내면서 때로는 말없이 술만 마시다가 돌아가는 일을 반복했다. 쉬운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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