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의 로망은 친구들의 엄마 - 3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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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이 한숨을 쉬며 할 수없이 지우의 육중한 그놈을 쑤욱 몸을 틀어 끄집어냈다. 퐁~! 하는 재밌는 소리와 함께 우람한 거대
소세지가 빠져 나온다. 밖으로 나온 튼실한 놈이 헐떡 거칠게 숨쉬며 위아래로 팔딱거리자 수경과 희연은 동시에 대단한
지우 주니어의 엄청난 몰골에 놀라 눈이 둥그래진다. 수경보다 희연이 훨씬 더 놀라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음은 물론이다.
“굉... 굉장하다... 너 지우야......”
“하하.. 꼴 사나운 모습을 보이게 되서 미안해 희연아.........”
“쿡.. 쿡쿡쿡!... 미안해 희연아... 남자꺼 처음 봤을텐데 처음 보는 모습이 너무 추하지?.. 얏! 뭘 실실 웃고 가만히 있어......
놀라서 얼굴 빨개진 애 앞에서!... 어서 팬티 안 입어???.........”
“으씨... 알았다구... 뒤통수를 때려... 옷 찾고 있었어... 입잖아!... 지금............”
간신히 그 난감하고 아찔했던 순간들을 무사히 넘기고 어느새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나란히 탁자 주위에 동그랗게 둘러앉은
세 사람과 이 애들도 어지간히 천하태평하다. 이미 탕비실은 자기들 안방이 된 느낌도 지금은 그래도 섹스를 마치고 멀쩡히
옷을 갖춰입었으니까 누가 들어와도 당당할 것이니 긴장된 분위기로 다시 서로의 눈치만 살피다가 희연이 입을 슬쩍 열었다.
“저어.. 정말이지... 여러 가지로 정말 많이 미안해... 절대 고의로 엿보려던 거는 아니었어... 내가 너무 눈치가 없고 둔해서...
미안해.........”
“호호호... 괜찮대두.. 어차피... 나랑 지우랑 사귀는 사인데 뭘.. 아주 직접적으로 상상은 안했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런
비슷한 행동할 거라고 예상했을 거잖아........”
“그래~ 우리가 어젯밤에 자리좀 비켜달라고... 도움 요청할 때도 눈치챘을테고........”
수경 혼자만의 멘트로는 희연이 안도하지 못할 것 같았다. 괜히 주눅이 들어있는 희연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지우도 얼른
옆에서 거든다.
“솔직하게 말해도 돼? 휴우... 나는 너무 순진하고 바보같아서.. 너희들 둘이 어젯밤에 그냥 심각한 대화만 오래하는 줄
알았어... 지금도... 이런 그... 행위를 하고 있을 줄도 상상을 아예 못했구.... 히히.........”
“엥~~ 어제 진지한 대화라니 풋... 그거 정말이야?..........”
“하하... 그럴 수도 있지...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 보고나서 아차... 한거니?..........”
“왜... 이상한가??... 응.. 정말이야... 너희 둘은 그냥 순수한 교제만 나누는 줄로... 알고 있었어 헤헷... 내 생각이 지나치게
순진했던 거야?... 호호... 난 니네둘을 무척 깨끗하게 봤거든........”
“희연아... 그 말은... 그럼.........”
“어???... 아!!... 그.. 그런 뜻이 아니야!!.. 미안해... 진짜 미안해...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오해하게 말했네, 정말 미안해...
아... 나 정말 왜이러지.. 오늘?... 내말은 그 뜻이 아니었고... 너희 두 사람은 건전하고 맑아보여서 늘.. 부럽고... 너무
보기 좋았다는 말이야.........”
수경과 지우는 푸? 서로를 마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희연이야말로 훨씬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모르고 식은땀 흘리는 모습을
보니 우스웠다. 그렇게 정색할 일까지는 아니라고 보는데 계속 장난을 치다가는 약간 어리숙한 친구가 상처받을 것 같아
수경은 슬그머니 웃음을 거두고 다가와 희연의 어깨를 부드럽게 다독여준다.
“괜찮아... 바보야...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줄 다 알고 있어... 그리고 떨고 겁먹지 않아도 돼.......”
“응...? 무슨 뜻인지를 다 알아?....”
“그래... 순진해 빠져서는... 쿄쿄.. 니가 무슨 생각하는지 이해한다고... 그만 좀 떨어.......”
“알았어... 일단은 진정좀 할게... 휴우......”
“히힛~ 이리와... 덩치만 나보다 훌쩍 컸지... 너야말로 완전 애기야 애기~ 쿠쿡........”
수경은 자기보다 한참이나 큰 희연을 와락 끌어안고 어깨를 자상하게 토닥여주었다. 큰 체형이 무색하게 큰 언니같은 수경의
포근한 가슴에 파묻힌 희연은 훌쩍 훌쩍 그제서야 조금씩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미약하게 몸을 떨고 있다. 으이구 얘도
참 고작 이런 일로 이렇게 겁을 먹고 두려워할 정도면 다른 사건 사고를 접했을 때는 얼마나 창백해지고 기절할 상태까지
가려나? 수경은 그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희연을 따듯하게 어루만져주었다.
그리고는 뭐라 말해야할 줄 모르고 어색해서 우두커니 앉은 바보 남친에게 힐끗 눈으로 신호를 강한 보내며 여기서 나가라고
재촉하는 사인을 주었다. 요즘들어 수경이 노려봐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웃어넘기던 지우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정말 그
얼굴이 무섭게 느껴져 오랜만에 등에 오한을 느끼며 서둘러 조용히 총총걸음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계집애 아주 무서운
눈초리 하고는 참 하하 귀엽네.
“자... 그만 울어... 바보야... 키는 멀대같이 커 갖구... 왜 이렇게 맘도 약하고 울보니?.. 허이구~ 우리 희연이... 아주 내가
장난이라도 치면 금방 눈시울을 붉히고 무슨 말을 못해요~~~”
“아니야... 그런게... 그냥 나... 혼자서 너무 두렵고 겁이 나고... 미안해서 그래... 훌쩍...........”
“킥킥... 예전에 그 일을.... 생각하니까 무서웠구나..... 그래 알아.. 네 무서운 그 기분 나도 이해해... 그러니까... 이리로 와..
언니가 안아줄게..........”
“언니는... 내가 더 언니인뎅... 히잉... 훌쩍.. 훌쩍......”
“아.. 맞아... 그렇지... 킥 킥... 미안해.. 언니... 나도 모르게 우리 못된 남친놈 때문에~ 자꾸 지가 나보다 생일 조금 빠르다고
오빠 행세해서!.. 쿡쿡.. 이거 뒷담화인데~ 후훗... 그래서 언니라는 말이 나왔어.. 그래! 언니그니까 고만 좀 울어... 아휴~”
“응!.. 히히... 아냐.. 나보다 네가 더 언니같고 듬직하니까.. 수경이 넌 그렇게 말해도 돼......”
아휴 귀여워 죽겠네 여자라서 내 눈에만 이렇게 이쁘고 순진해보이나? 후후후 수경은 희연의 큰 눈망울에 그렁 그렁 고인
투명한 눈물을 자상하게 닦아주었다. 원체 마음이 따듯하고 친구들의 아픈 사연과 고민을 상담해주길 좋아하는 반장이라
가장 친한 친구중 한명인 희연의 고통스러운 지난 과거들도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이 순간 그녀는 가엾은
희연을 최대한 다정하게 다독여주면서 마음 따듯하게 할 수 있는 배려를 아낌없이 해주고픈 마음이었다.
“아~!! 제기럴... 조금만 더 찔렀으면 보내는 건데.......”
“뭘.. 찔러?... 어디를 보내?.......”
“응??.. 아니야... 편지를 아는 사람한테 보낼 일이 있어서... 아... 이메일!..........”
“그래?... 뭘 보낼게 있으면 얼른 해야지... 후딱 나가자...........”
수경과 희연은 고교 입학때부터 서로 죽이 잘 맞아 바싹 붙어다니던 사이다. 성격과 성향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서로를 잘 배려해주는 심성을 지녔다. 가정교육을 잘 받았는지 참으로 겸손하고 인성도 잘 다듬어져 있다. 수경은 또한
앞서도 말했지만 본래 자신의 미모에 대해 정말 자신이 없다. 힘겨운 가정환경과 여타의 이유 때문이겠지만 그런데 이제는
당당하게 말한다. 본인의 수려한 용모에 자신을 되찾았다고 지우가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퍼부으며 사랑 표현에 솔직하게
임했던 덕분이다.
그런 수경이 처음 희연을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은 숨막히게 폼나는 스타일에 넋을 잃었던 그것이었다. 희연이 수경을 처음
보았을 때는 아름다운 미모와 다부진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그런 반면 겉보기와는 다르게 허당기질에 털털한 성격에 매력을
느꼈다. 그런데 수경은 차분하고 배려 깊은 희연의 성격도 성격이지만 우선 그녀를 처음 봤을때부터 뭔가 그 압도적인
평범한 한국인의 스타일과는 다르다는 강렬한 인상에 매료되었다.
재밌는 현상이다. 겸손하고 온순한 심성의 두 미소녀 보기 드물게 재색을 두루 겸비한 아이들은 여러모로 친해지고 나서
이야길 나눠보니 상성(相性)이 아주 잘 맞았다. 그리고 생뚱맞은 이야기지만 이번에 뜻하지 않게 지우와 수경의 은밀한
사랑을 희연이 엿보고 나면서 훈훈한 관계가 어색해지긴 커녕 비온뒤에 땅이 굳어지듯 사이가 더 돈독해진다. 오히려 수경의
거침없는 애정표현을 보고 희연은 심정적으로 몹시 부러움을 느꼈다. 지금의 희연에게서는 결코 내비칠 수 없는 용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키가 컸고 몸매가 좋았지만 외모는 다소 거무튀튀한 인상의 소녀가 있었다. 동남아 출신 같다 혼혈인데 잘못
섞인게 아니냐 생긴게 이상하다. 피부가 여성스럽지 못하고 검다. 위와 같은 놀림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 자라오면서 많은
아픔이 있던 희연이다. 어렸을 때의 이목구비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못나거나 딱히 흠결이 두드러지는 얼굴은 아니었다.
뭐 그렇다고 특별한 미인도 아니었는데 이 아이가 성장하면서 사춘기에 들어서자, 점점 얼굴에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이지만 올바르게 정변하는 미소녀의 미모 upgrade과정이라 보면 되겠다.
조금 이야기를 전개해보자.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수경이 희연과 둘만 남게 된 그 자리에서 이 아이의 지난 상처를 떠올리며
그 아픔을 보듬어주고 싶어했다는 점을 여러분은 기억할 것이다. 그 말하기 어렵고 매우 난처한 속사정이 무엇일까 지금부터
짧은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희연에게 여섯 살 차이 나는 친오빠가 있었다. 어릴 때는 사이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집에 홀로 둘만 남겨지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희연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오빠가 여러 가지로 희연을 따듯하게 잘
이끌어주었다. 어린 소녀도 자상하고 남자다운 오빠를 많이 의지하고 매우 잘 따랐다.
사춘기가 일찍 찾아온 조숙한 소녀는 어느덧 160cm대 후반에 육박하는 큰 키로 훌쩍 자랐고 키뿐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의
밸런스가 좋은 발육상태를 갖추게 되었다. 작은 구멍가게를 하던 지연의 가게에 찾아오던 손님들도 다 큰 처녀가 이런데서
캐셔를 보고 있냐고 착각할 정도였다. 피부 톤은 어릴적에 조금 짙은 갈색을 띄었다. 지금은 비록 성장하면서 놀랍게도 많이
하얗게 변했지만 그 당시만 해도 다른 사람은 섹시하다고 추켜세워주며 부러워하는데, 본인은 이게 굉장한 컴플렉스였다.
서구적인 미모의 이국적 마스크를 지닌 소녀와 오빠는 그런 지연에게 눈이 살짝 찌부려진 인도 여자같다고 놀리곤 했다.
수박같은 걸 먹고 씨를 이마에 붙이며 이렇게 하면 인도 궁전의 공주라고 짖궂은 장난을 치곤 한다. 어머니는 가게를 보다가
일 없으면 종종 낮잠을 자는 편이고 그 빈자리를 어린 희연이 채운다. 아버지가 회사에 출근한 사이 오빠도 하교후에 와서
가끔 둘이 카운터를 보곤 하는데 사이가 아주 원만하던 남매에게 지연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에 사건이 일어났다.
참고로 오빠는 피부색이 지연보다 되려 하얗다.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고 희미한 정도 이목구비도 훤칠하고 남자답게 생긴
늠름한 미남이라 인기도 괜찮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 자꾸만 중학교 들어갈 무렵의 여동생에게 훌쩍 처녀의 페로몬을 풍기는
마력과 색기를 느끼고 은밀한 욕정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본인도 그런 동생을 볼때마다 심히 괴로웠다.
‘이런 개같은 생각을 내가.. 짐승만도 못한 개자식.......’ 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잡념을 떨쳤다. 그 후에도 가끔씩 떠오르는
얄궂은 음심(淫心)은 끊임없이 오빠 유철을 괴롭혔는데 어느 더운 여름날 목욕후에 옷을 갈아입고서 방에서 뒹굴고 있는
소녀에게 오빠가 찾아온 것이 사건의 계기였다. 오빠는 여느 때처럼 선풍기를 틀고 누워서 만화책을 보는 소녀의 긴 다리에
시선을 뺏긴다. 아름다운 동생의 모습은 흡사 섹시하게 태닝한 ‘불란서 풍’의 유럽미녀 같았다. 꿀꺽 언제나 뜨거운 침샘을
자극하는 매혹적인 자태다. 옆에 가만히 드러누워 동생의 만화책을 같이 보며 태연을 가장하고 있던 오빠는 그날따라 더운
날씨 탓에 굉장히 흥분했었고 방에 들어올 때부터 발기해서 A-텐트가 이빠이 쳐진 상태였다. 결론만 말하면 해서는 안될
몹쓸 짓을 순진했던 여동생을 이성을 상실한 오빠가 무참히 겁탈해버리고 말았다.
하아... 하아... 억눌리고 쌓여있던 욕정을 간신히 해결하고 나서 즉시 크나큰 죄책감에 시달리는 유철과 희연은 물론 괴로운
통증에 몸부림치며 흐느끼는 눈물과 비통함으로 며칠간을 빠져 지냈다. 이게 단 한번의 실수에서 그쳤으면 괜찮은데 이미
한번의 선을 넘어버린 유철의 풀린 고삐는 통제되지 않았다. 그 날 이후로 싫다고 비명을 지르며 울부지는 동생을 수차례에
걸쳐서 하루가 멀다하고 강간하였다. 강도질도 살인도 처음이 어렵지 반복되면 익숙해진다더니 유철에게도 죄의식은 점점
옅어져 갔던 것이다.
그렇게 인간미가 넘치고 아주 자상하게 동생을 예뻐해주고 애정을 듬뿍 담아 보듬어주던 오빠였는데 음욕의 화신으로 한번
탈바꿈하고 난 뒤에는 동생이 아무리 몸서리를 치고 저항을 해도 막무가내였다. 희연은 오빠의 간간히 이어지는 폭행과
입막음 덕분에 몇번이나 심란한 고민에 빠져 "말해야지! 이대로 있으면 안되지?" 하고 갈등만 할뿐 부모님께 털어놓지도
못했다. 부모님께는 털어놓을 용기도 못내고 인륜을 어긴 금단 관계를 이어오던 두 사람은 5개월 뒤, 희연의 임신으로 인해
그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물론 유철은 철저히 숨기려고 안간힘을 썼다만 나날이 불러오는 배를 무슨 수로 감춘단
말인가? 결국 그 어린 여동생을 데리고 집근처 동네의 산부인과에서 애를 강제로 지우고 말았다.
문제는 이것을 우연히 그 절묘한 타이밍에 스쳐지나가던 희연의 부친이 본 것이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그는 설마 아니겠지
작은 딸을 붙잡아 앉혀놓고 이실직고를 명하였다. 잡아뗄레야 뗄 수 없는 명백한 증거 앞에, 소녀는 뜨거운 눈시울을 붉히며
사실을 털어놓았고 있을 수 없는 사건을 두고 아버지는 끔찍히 고통스러운 정신적 쇼크를 입었다. 수많은 시간을 끙끙끙
앓으며 정신적으로 피폐해져가다가 끝내는 줄로 목을 매달며 세상을 등지고 만다.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은 온 가족에게 날벼락과도 같은 소식이었으며 어머니는 심한 정신적 쇼크를 받아 병원에 입원하여
6개월간이나 신세를 지었고 사건의 주범인 오빠 ‘김유철’은 몇날 며칠 몇주간을 심히 괴로워하다, 음독 자살을 시도했다.
그런데 정작 죽어마땅한 놈은 빨리 죽지도 못한다. 용케 살아나긴 했는데 그 자살미수의 후유증으로 실어증을 앓게 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가족을 제외한 가장 가까운 사촌인 작은 고모와 고모부가 이렇게 한 가정이 풍비박산 나는
꼴만은 막아야한다! 라는 판단에 재빨리 유철을 해외로 보내버렸다.
위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시련이 닥치기 전에 오빠 유철에게 벌어진 일이었다. 이렇게 엄마 아버지 오빠 모두가 순식간에
변을 당하고 매우 안쓰러운 처지가 된 불쌍한 소녀 희연은 그 한해동안 줄곧 깊은 시름과 번민 속에서 정신과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도 상당히 정신력이 강한 소녀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내 살길은 내가 개척해야지 여기서 약해지면
아버지 어머니 모두에게 볼 낯이 없어져! 하고서 끈기 있는 의지력으로 떨치고 일어났다. 학비는 다행이 고모와 고모부께서
지원을 해주시고 지금은 아예 엄마랑 함께 그 집에서 같이 살고 있다.
희연은 오빠와의 사건 사고 뒤로 당연한 일이지만 남성에 대한 끔찍한 혐오증과 불신이 생겼다. 이 트라우마는 잊혀질래야
잊힐 수가 없는 것이니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이미 주변에서 그 미모 덕분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철저하게 남성이
배제된 여자들만의 환경을 고집하고 살아왔다.
중학교 3학년 봄 졸업을 앞둔 어느 날 희연은 향후 진로를 결정하며 이런 생각을 하였다. 언제까지나 이런 ‘남성혐오증’을
안고 살아가면 나는 앞으로 언제까지 지독하게 이어질지 모를, ‘총체적인 인간 불신’의 깊은 늪에 빠져 지낼지도 모른다.
나 스스로가 내 안의 벽을 깨고 껍질을 뚫고 나가야해 그래서 일부러 여고를 지망하지 않았다. ‘일부러’ 남녀공학을 택했고
그래 놓고도 입학한 후에는 후유증이 있어서 남학생들과의 접근을 심히 꺼렸지만 금방 남자들과의 대화도 부단히 노력하며
서서히 말문을 트여갔던 전력이 있다. 그 과정에서 진작부터 희연의 지난 과거를 익히 알고 있던 수경이 정신적 멘토 역할과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희연이 그 누구보다도 가장 마음 편안해하고 함께 있어도 몸에 이상 반응이 안 일어나고 그나마 유쾌할 수 있는 사람
큰 거부감 없이 유대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이성이 바로 지우인 것이다. 늘 수경과 붙어 있다보니 지우와는 이야기할 기회도
많았다. 단지 이번의 제주도 호텔에서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했을 때는 이전의 친 오빠와 가졌던 그 아픈 기억이 불현 듯
되살아나서 단순히 이 두명에게 미안함의 감정보다도 자신의 괴로운 기억 때문에 아파서 몸서리를 쳤다. 수경도 그걸 아니까
일부러 지우를 내쫓고 몰래 잘 다독여준 것이리라.
희연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평탄한 삶의 궤적을 그려왔으리라 짐작되는 또래의 아이들보다 본인이 아주 높은 정신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교만한 생각이며 성인들이 볼때는 코웃음칠 이야기지만 여하튼 희연은 여간한 고교생이나
스무살 넘는 어른들도 우습게 보기 일쑤였는데 그런 네가지 없던 혼혈 소녀가 수경을 만나고 꽤 큰 충격을 받는다. 머리도
매우 좋고 지능 지수만 높을 뿐 아니라 감성도 아주 풍부한데다 성품도 나무랄데가 없으며 운동신경도 뛰어나다.
이런 아이도 있구나 하고 그 당시에 신선한 청량감과 감탄을 느꼈더랬다. 마음과 마음이 죽이 잘 맞음을 확인한 이후부터
그렇게 희연은 수경을 심정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찰싹 붙어다니게 된다. 수경도 희연을 굉장히 아끼고 좋아한다. 모두의
사랑을 받는 입장이기에 어느 한 사람에게만 애정을 몰입할 수 없지만 지금 가장 애정을 쏟는 1순위를 꼽아봐 라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지우와 희연이 될 것이다. 단짝 지혜를 비롯 여타 아이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가슴 아픈 과거를 지닌 희연과의
소통과 치유 과정에서 수경은 정서적으로 그녀에게 깊게 깊게 빠져들었던 것이다. 덧붙여 완벽에 가까운 모델 스타일에도
같은 여자로서 흠뻑 빠졌다.
다시 제주도 해변 현재 지우랑 수경이 친구들 내버려두고 나몰라라~ 하고 둘만 데이트하러 가버리자 희연은 내심 삐쳐서
묵묵히 모래사장만 헤집는 중이다. 호감 있는 남학생들이 다가와 은근히 작업을 해도 전혀 관심이 없다. 솔직하게 말해서
몹시 짜증나고 귀찮지만 이미지 관리상 차마 그런 티는 못내니까 사근 사근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며 혼자 생각할 것이
있다고 잘 둘러댄다. 근데 지우랑 수경이는 어디로 간거야 나랑도 같이 놀지 지혜, 다솜, 은지 이렇게 친한 넷이서 뭔가
모랫 덩어리로 되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괴상한 성을 짓고 있다.
성은 성인데 모양새가 거시기하다? 잘 짓다가 장난기가 동한 다솜의 의도적인 실수로, 남자 성기 모양으로 짓고 있었다.
정체를 알고 나서 얼굴이 빨개진 다른 아이들과 뻘쭘하다가도 곧 다같이 빵 터지며 열심히 만들고 흔적을 없애버린다.
한편 지우와 수경은 비교적 인적이 드문 해안가를 차분하게 따라 걷는 중이다. 아주 높은 허공에서 아래로 하이앵글로 잡고
내려다보면 참으로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같은 연인이다. 수경은 내내 지우의 손깍지를 꼬옥 끼우고 걷고 싶던 것을 참다가
이제야 아쉬웠던 것이 해방되서 마음껏 깍지도 끼우고~ 팔짱을 끼며 지우와 정답게 걷는다. 그렇게 늘 붙어있으면서도 어느
한순간도 지우에게서 떨어지기가 싫은가보다. 지우도 수경을 끔찍이 아끼는 만큼 천상 서로 궁합이 잘 맞는 커플이다.
“아가야... 이따가 애들한테 돌아가면 그때는 이거 걸쳐야돼.........”
“알았엉~ 자꾸 잔소리하네... 히... 그렇게 애기가 다른 남자들한테 알몸 보이는게 싫어?..........”
“당연하지 바보야... 넌 내껀데 누가 훔쳐보면 열받잖아........”
“칫.. 몰라.........”
수경은 지우가 언젠가부터 자신을 종속시키는 느낌의 멘트를 남발해도 싫기는 커녕 도리어 기분이 짜릿함을 느꼈다.
구속당하는 말을 들어도 어째서 기분이 아무렇지 않을까? 스스로 생각해도 의아하다. 나도 은근하게 무의식중에는 변녀
기질이 있나봐? 지우한테는 어제의 첫날밤과 오늘 아침의 황홀했던 체험 이후로 오늘 종일 더더욱 뜨겁게 안기고 싶은
충동이 계속하여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걸 겉으로 티내지 않으려고 이성의 힘으로 버티는 중이다. 이게 이렇게 신경을 써서
짓눌러야하고 떠오르지 않도록 억압해야하는 감정이라니 나는 정말 이러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야한 색녀가 되어갈까?
다 이 나쁜 꼬맹이 바보 꼬마 때문이얏! 에잇 혼자만의 망상을 재밌게 떠올리며 소중한 남친에게는 그런 내색을 애써 숨긴다.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는 지우의 코만 꾸욱 짖궂게 손끝으로 꼬집어보았다.
“아야!.. 아파!... 야.. 이거 무슨?... 마.. 네가 꽃게냐! -.- 왜 꼬집어 갑자기?”
“ㅋㅋㅋ 미안해. 너무 니가 이뻐서 갑자기 꼬집고 싶어졌어.. 마니 아파?......”
“씨잉... 아프지.. 너도 한번 해줘?... 아야야.. 너 손톱 봐봐... 언제 깎았어?.............”
“손톱 없는데.. 엄지랑 검지끝으로 눌렀거든 바부얏.. 엄살은 디게 심해..........”
“참나.. 지가 꼬집어놓고 당당하긴.. 일루와!... 넌 벌좀 받아야돼..........”
“꺅-?!... 어딜 다큰 처녀를 막 안앗.. 야~!...........”
“흐흐... 아무도 안와... 가만히 있어... 앙탈부리지 말고 있어봐좀............”
소녀의 말랑 말랑한 하얀 히프를 지멋대로 막 주무르면서 신이 났다. 수경은 지우가 갑자기 껴안으면서 거침없이 만져대자
겁이 덜컥 난다. 애꿎은 몸부림을 펼치며 남친의 품에 안겨서 저항을 부리는데 가장 큰 걱정거리는 이 자식이 음탕한 짓을
하는데 누가 올까봐서다. 지우도 수경이 싫진 않은데 마지못해 끌려오면서 귀엽게 반응하는 걸 알고 더 짖궂어진다.
“응.. 흐응.. 아후, 야아~!!... 하지 마.. 누구 와 지우야아.........”
“하아.. 쮸웁, ? 쮸줍.. 쫍 맛있네~ 흐흐.. 괜찮아... 어서 이리와..........”
“너 진짜?.. 간댕이가 부었어!... 내가 너 때문에 미쳐.. 들킬 걱정도 안되니??............”
“하하하.. 알았어.. 알았어... 애기야... 우리 그럼 아주 으슥한 곳을 찾아보자.. 알았지?.. 이리와봐.......”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자기 멋대로야.. 미워 죽겠어.........”
입술 한쪽 끄트머리를 가볍게 샐쭉이며 마지못해 끌려가는 수경은 지우에게 잡힌 손이 힘있게 주르르 끌려간다. 몇분간을
최대한 인적이 드물 것 같은 주위 해변가를 찾고 찾던 커플은 어라 그런데 길을 좀 잃는 느낌이다. 선생들이 처음에 지도를
펼쳐주고 안내해준 영역과는 다른 그림이 나온다. 수경은 점점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가다 보면 인적도 드물고
지우랑 길 잃은 미아가 될 것 같아 불안해졌다. 여긴 점점 갈수록 모르는 장소인데 한참을 둘이서 좋다고 걷더니 길을
잃은 것 같다. 해는 벌써 저물어 가고 수경은 자기도 모르게 겁이 나서 남자 친구의 팔과 손을 잡은 손에 긴장과 두려움으로
힘이 들어간다.
“야.. 왜 이렇게.. 너 자꾸 떨고 그래?... 몸이 슬금 슬금 떨리는 거 같아?...........”
“그게.. 불안해서.. 지우야... 우리 이러다가 길 못 찾으면 어떡해... 이제 금방 어두워지는데 자꾸 가다는 미아 되버려...
돌아가자... 응?...........”
“............”
“그치?.. 바부야... 흥분해서 막 쭉쭉 앞으로 나가기만 하고... 길 못찾고 헤메면서... 에잇~!...........”
“애기 너 말이 맞다.. 야.. 클났네.... 언제 이렇게 멀리까지 왔지.. 사실은 나도 여기가 어딘지 감이 안와... 일단 방향 돌리자..
잘 찾으면 돼... 다행이 아직 어둡지는 않으니까.. 가자.............”
새삼스럽지만 수경의 새하얀 몸은 너무나 매력적이라서 구석 구석 조금만 훑어보고 있어도 금방 욕정이 차오르는 지우로
하여금 미칠듯한 음욕을 느끼고 발작하는 증상을 보이게 한다. 지우도 수경만 보면 이제 자신이 제어가 안되고 충동적으로
변하는 사실이 무서울 정도다. 평소에는 비교적 냉정을 유지하는 편인데 갖고 싶은 수경하고만 있으면 컨트롤이 안된다.
그래도 지우의 장점중 하나는 수경의 조언과 충고를 그 즉시 타당할 때는 수용하는 편이다. 지금도 보니까 수경 말이 맞거든
혼자 고집부리다 엉뚱한 곳으로 와 버린 것이다. 언제 여기까지 걸어왔지? 여차해서 도저히 못 알아먹겠으면 돌아가는
택시라도 타자. 그러면서 두려움에 지친 여자친구를 토닥 토닥 어루만지며 달래준다.
수경은 걱정된 가운데 유일한 의지가 되는 남친의 옆구리에 바짝 붙어서 안겨 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빠르게 지났지 아까
두시반에서 세시쯤 해안가에 집결했을 때에서 수경과 지우가 둘만 알콩달콩한 데이트를 즐기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보니
금새 오후 여섯시에 가까운 시간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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