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여자들은 나의 여자들 - 11편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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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동네 여자들은 나의 여자들 - 1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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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39,569회 작성일 22-09-22 18:26

본문

철민이는 자신의 바로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정미희와 진옥경이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아니?... 내가 부른 노래가 너무 슬픈 노래도 아닌데 미희씨와 옥경씨는 눈물을 글썽이고 있네?.....”

“아닙니다... 사장님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오래 전에 돌아가신 저희 엄마가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와요.....”


철민이의 말에 미희가 눈물을 글썽이는 이유를 말했다.


“아니?... 미희씨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안 계신가 봅니다... 어머니를 잃은 사람은 지금 이 자리에 나만 있는 줄 알았더니...”
“옥경이 어머니도 지금 돌아가시고 안 계시는 데요.....” 


철민이의 말에 정미희는 진옥경이 어머니도 돌아가셨다는 말을 했다.


“그래요?... 그럼... 지금 이곳에 있는 우리 세 사람은 모두 어머니를 잃은 고아들이네요.....”


철민이는 정미희와 진옥경이가 자기와 똑 같은 신세라는 것을 알게 되자 자연스럽게 그녀들에게 동정심이 갔다.


“나는 어렸을 때에 우리 어머니가 아버지와 함께 시장에서 장사를 마치고 밤길에 돌아오시다가 그만 뺑소니차에 치여서
 돌아가셨지요... 그때부터 나는 우리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나!... 너무나 사장님은 가엾은 삶을 살았네요!.....”


철민이의 말에 진옥경이는 아주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늘은 우리 세 사람이 똑 같은 처지에 이렇게 한 자리에 모였는데 저는 사장님께서 여자들에 대해 이해심도 많으시고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도 맞출 줄 아는 쿨한 남자인 줄 알았습니다... 남들 시선에 신경 안 쓰고 자신의 든든함을 과시할 줄 아는
 도발적인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장님을 좋아했는데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잘못 생각한 걸까요?..
 왠지 저는 오늘 밤 사장님이랑 찐하게 놀고 싶어서 왔는데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옥경이도 지금 분위기를 보니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조심스럽네요.....”


정미희는 그토록 원하던 남자가 자기의 눈앞에 있어 반가우면서도 조금 전 상황과 철민이가 한 말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 철민이와 입을 맞추고 싶다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때 진옥경이가
끼어들며 말했다.
 


“사장님!... 죄송해요... 우리가 너무 과민반응을 보인 거 같아요... 놀라셨죠.....”


진옥경이는 아무 잘못한 게 없으면서도 철민이를 보고 노래방 분위기를 우울하게 만든 것에 대하여 사과했다.


“아... 괜찮습니다... 세상에 어느 누구가 돌아가신 자기 어머니에 대하여 애틋한 사모의 마음이 없겠습니까?.. 이제 우리 훨훨
 모든 무거운 마음을 날려버리고 즐겁게 한 번 놀아봅시다.....”


“그래요... 우리 마음껏 즐겨 봐요.....”


철민이의 말에 정미희가 쾌활하게 말했다.


“그럼... 음악도 끝난 거 같은데 우리 맥주나 한 잔씩 할까요?.....”


어느새 철민이 곁에 바짝 다가앉은 진옥경이가 캔 맥주를 건네며 말했다.


“그럽시다!.....”


철민이는 진옥경이가 건네주는 갠 맥주를 받아서 마셨다. 이리하여 철민이는 두 여자와 같이 캔 맥주를 마시고는 즐겁게
놀았다. 하지만 정미희와 진옥경이를 양쪽에 끼고 무한정 놀고 있을 수 만 없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장님!... 우리 좀 더 놀다가 가면 안 돼요?.....”


진옥경이가 아쉬운 듯 말했다.


“여기서 무작정 밤을 새울 수는 없습니다... 이제 그만 가 보아야 할 것만 같아서.....”


“그럼... 우리 집에 가서 좀 더 놀다가 가세요!... 사장님!.....”


약간 취기가 오른 듯 한 정미희가 말했다.


“그게 좋겠네요... 사장님!.....”


옆에서 진옥경이도 거든다.


“그래도 돼요?... 집에 다른 식구들도 있을 텐데...”

“아니에요... 얼마 전부터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원룸에 살아요.....”


철민이의 말에 정미희가 말했다.


“아... 그래요?... 나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사장님!... 그러니 우리 함께 가서 한잔씩 하면서 좀 더 놀아요?.....”

“그럼... 그렇게 해 볼까요?.....”


진옥경이가 약간 재촉하는 듯, 하는 말에 철민이는 마치 자석에 끌리는 것처럼 따라갔다.


대리 운전기사가 왔다는 전화 연락이 오자 이들은 노래방을 나와서 함께 차를 타고 정미희가 안내를 하는 대로 갔다. 저번에
만났던 뚱뚱한 중년 여자운전 기사는 원룸 건물이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철민이가 주는 수고비를 받고는 한길로 나갔다.
 

“저... 아줌마 기사를 사장님이 잘 아시는 가 봐요?.....” 


돌아서 가는 여자 대리운전 기사를 보면서 진옥경이가 물었다.


“내 지갑에 명암이 들어있는 유일한 여자 대리운전기사 입니다... 저번에 한 번 불러서 집에 가는데 아주 운전을 침착하게
 잘 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늘 밤 노래방에서 맥주를 마시고 나서 약간 취기가 있는 지라 내가 저 여자 분을 연락해서
 불렀습니다.....”


“아... 그랬군요... 운전을 참 편안하게 하시네요.....”


철민이의 말에 정미희도 신뢰감이 간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철민이가 그녀들의 방에 들어서니 여자의 진한 향기가 났다.
노래방에서 모두 캔 맥주를 마시고 온 지라 더 이상 술은 마시고 싶지를 않았다.


“사장님!... 시원한 과일 야채주스를 드시는 게 좋겠지요.....”

“그러지요... 술은 노래방에서 마셨으니까...”


진옥경이의 말에 철민이는 그렇게 하라고 대답했다.


“그럼... 이제부터 사장님께서 말씀하시면 저희가 소원을 들어드리겠습니다.....”


정미희가 주방에서 야채 과일주스를 만들어 가지고 나와 철민이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응?... 뭐든지 말하면 다 해주는 겁니까?.....”


정미희의 말에 철민이는 약간 농담이 섞인 말로 물었다.


“그럼요... 뭐든지. 제가 보장을 합니다.... 단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말씀하세요... 요청은 저희 둘 중 한 사람에게만 할 수
 있고 한 번에 한 가지씩만 합니다.....”


“그래요?...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오늘 밤 우리 함께 아무 허물없이 마음껏 놀아 봅시다.....”


정미희의 말에 철민이는 가지고 온 과일주스를 마시면서 말했다. 철민이가 농담처럼 던진 말에 정미희가 진옥경이의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다가 무언가 눈짓을 하자 둘이서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결심을 한 듯 대답했다.


“네... 그럴게요......”


순간 갑자기 철민이는 지금의 상황이 당황스러워 졌다. 왜 자기가 정미희와 진옥경이를 따라서 지금 이곳에 왔는지? 또 왜
이런 제안을 하면서 아무런 거부감이 없이 받아 드렸는지 자기 스스로가 이해가 안 되었다. 물론 정미희나 진옥경이가 자기를
좋아해서 그랬을 거라고 추측은 해 보지만 그렇다고 여자 둘이서 살고 있는 이곳에 자기가 섞여 있다는 사실이 좀 그랬다.
밤이 점점 더 깊어가자 철민이는 자기도 모르게 잠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원룸이란 곳이 방 한 칸에 모든 부대시설이 다
들어있는 곳이라 자연히 세 사람은 함께 몸을 기대고 있는 처지가 됐다.
 


“사장님!... 잠이 오면 편안히 주무세요... 우리는 곁에 함께 자면 되니까요.....”

“아.. 그래... 잠이 많이 오네.....”


진옥경이의 말에 철민이는 편안하게 그녀가 깔아주는 요위에 누우며 말했다. 잠결에 철민이는 정미희와 진옥경이가 자기의
양복을 벗기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며 마음이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우리 사장님!... 너무 멋이 있지?.....”

“그래.... 정말 내 마음에 쏙 들어.....”


진옥경이의 말에 정미희는 한숨을 푹 쉬며 대답했다.


“그런데 눈치를 보니까 사장님이 우리 회사 전무님이랑 아주 깊은 사이 인 것 같던데 옥경이 너는 못 느꼈어?...”

“느꼈지요... 전무님이랑 아주 깊은 관계인 것을요.....”

“이런 말을 해도 되나 모르겠네... 이왕 이렇게 된 것 우리 둘이 그냥 사장님을 차지를 해 버릴까?.....”

“그건 안 됩니다... 그러다가 전무님이 알면 어쩌려고요?.....”


정미희가 강제성을 띤 방법을 말하자 진옥경이는 정색을 하며 말리는 말투로 말했다.


“아니... 그냥 농담 한 거야... 농담... 호호호......”


진옥경이의 말에 정미희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라고 하니까 마음이 놓여요... 사실 전무님이 제일 무섭거든요... 전무님이 나를 아래위로 흩어보면 왜 그런지 나는
 두렵더라고요...”


“응?... 그랬어?... 난 괜찮아... 내가 좀 욕심이 좀 과했지?... 늘 마음속으로 우리 사장님을 차지하는 생각을 하루도 가지지
 않는 날이 없었으니까.....”


정미희와 진옥경이가 서로의 속내를 숨김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벗어서 걸어놓은 철민이의 양복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철민이가 잠이 든지라 정미희가 그의 양복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받았다.


“그냥 두면 저절로 꺼질 텐데 우리가 꼭 받아야 할 필요가 있나요?...”


진옥경이가 휴대폰을 꺼내드는 정미희를 보면서 말했다.


“안 받으면 자꾸 휴대폰이 울리고 그러면 사장님이 잠이 깨어 일어나게 되는데 아무래도 우리가 받아야 될 것 같아서.....”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네요......”


정미희의 말에 진옥경이는 현실적인 정답인 것 같아서 공감했다.


“여보세요!...”


“여기는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과 장도일 형사인데 혹시 대진건설 사장님이 계시면 전화 통화 부탁합니다..... 급한 사건이
 터져서 그럽니다.....”


정미희가 철민이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받으니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가 급하게 철민이를 찾았다.


“아... 네..... 잠깐만 기다리세요!.....”


정미희는 전화 통화를 하다가 말고 잠을 자고 있는 철민이 곁으로 갔다.


“사장님!... 어서 일어나 보세요!...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라는데 급한 사건이 일어났나 봐요.....”


급하게 잠을 깨우는 정미희의 행동에 한참 달콤한 잠에 취해있던 철민이가 얼떨결에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하지만 술기운에 취해 잠을 자던 철민이는 얼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잠시 동안 몸을 추스르느라 그대로 있었다.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라는 분이 사장님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서 왔어요!.....”

“그래요?.....”


정미희의 말에 비로소 정신이 들은 철민이는 그녀가 건네주는 자기의 휴대폰을 받았다.


“네... 제가 대진건설 김철민 사장입니다.....”


“아... 그러십니까?.... 그러면 혹시 사장님께서 한영숙씨라고 잘 알고 계시지요?......”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가 철민이가 잘 모르는 여자의 이름을 들먹이며 물었다.


“글쎄요... 한영숙이라는 이름은 처음 듣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런데... 어째서 사장님과 통화를 한 내용이 연쇄살인범에게 중상을 입은 한영숙씨의 휴대폰에 기록이 되어
 있습니까?.....”


“네?... 연쇄살인범에게 중상을 입은 여자의 휴대폰에서 내가 통화를 한 내용이 기록이 되어있다니요?... 좀 더 자세하게
 사정을 이야기 해 주시겠습니까?.....”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의 말에 철민이는 아무런 영문을 몰라 물었다.


“어제 밤 11시 40분에 한영숙이라는 40대 여자 대리운전기사가 집으로 돌아가다가 연쇄살인범을 만나 죽을 고비에서 다행히
 목숨을 건졌습니다만... 아직까지 병원의 응급실에서 혼수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환자의 몸에 있던 휴대폰을 조사하다가
 사장님과 통화를 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기에 전화 연락을 했습니다... 저희들이 지금까지 연쇄살인범을 잡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작은 단서조차도 발견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40대 여자 대리운전기사라고 하니까 생각이 납니다..... 제가 이 여자 분을 두어 번 연락을 해서 대리운전을
 시켰습니다..... 어제 밤도 술을 마신지라 이 여자 대리운전기사를 불러서 제 차를 운전시켜서 왔습니다......”


“지금 저희들이 사장님이 계시는 곳을 방문을 해서 이 사건의 수사에 협조를 요청하고 싶은데 그래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중요한 연쇄살인범에 대한 수사인데 당연히 협조를 하겠습니다.....”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의 요구에 철민이는 순순히 협조를 하겠다고 말했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는 철민이의 협조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사장님!... 이제 우리 큰일 났어요!...잠시 후면 경찰서 형사들이 우리 집에 몰려서 올 텐데 어떡해요?...”


진옥경이는 옆에서 철민이가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와 통화를 하는 것을 다 듣고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듣고 보니 큰일이 났어요... 형사들이 우리 집에 들이닥치면 신문기자들도 몰려서 들 텐데 사장님과 우리들이 이렇게 함께
 있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다 알게 될 거예요.....”


정미희도 갑자기 염려가 되는지 철민이를 보면서 말했다.


그렇다. 한 밤중에 정미희와 진옥경이를 데리고 한 방에 같이 있는 것을 천수보살님이나 박신혜가 알게 된다면 야단법석이
일어날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자기를 만나려고 오고 있는 형사들을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참 곤란한 처지에
몰린 철민이는 갑자기 술기운이 확 깨면서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어느새 철민이와 통화를 한 위치를 추적한 경찰들이 정미희와 진옥경이가
살고 있는 원룸 안에 들어와서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왔다.


“딴따라~ 딴따라~ 딴따라~”


철민이의 휴대폰이 울려서 받아보니 조금 전 전화 통화를 한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였다.


“저희들이 지금 사장님이 계시는 방 앞에 왔습니다... 문을 좀 열어 주십시오!...”

“아... 네... 그러지요.....”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의 전화를 받고 철민이가 출입문 앞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형사 여섯 명이
급하게 방안으로 들어왔다. 
철민이는 별다른 반응도 보이지를 않은 채 그들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가
방안으로 들어와 보니 예쁜 두 아가씨가 철민이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약간 겸연쩍은 표정이 되더니 더 이상 긴장을 할
필요가 없다는 듯이 철민이를 보고 물었다.


“지금... 같이 계시는 두 여자분들 하고는 어떤 관계이십니까?...”


눈이 작고 코가 뭉텅한 형사가 먼저 철민이를 보고 물었다.


“이 보세요!... 형사님!... 지금 우리 사장님을 의심하는 거예요?.....”


옆에서 듣고 있던 정미희가 그만 화가 치미는지 빽 소리를 질렀다.


“아니?... 사장님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상 연관이 된 사람이라면 정석으로 자세하게 알리바이를 캐어묻는 것입니다...”
 

정미희의 말에 약간 비위가 돋은 다른 젊은 형사가 나서며 반박했다. 


“아니?... 아무리 수사과 형사라고 해도 그렇지요... 지금 시간이 몇 시 인데 이 밤중에 우리 집에 불쑥 찾아와서 아무 상관도
 없는 우리 사장님을 보고 이 여자들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예의도 없이 추궁하는 자세는 정말로 이해가 안 되네요.....
 그리고 여자 대리운전기사가 집으로 돌아가다가 연쇄살인범을 만나서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했는데 우리는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난 줄도 모르고 함께 이곳에서 지금까지 쭉 같이 있었는데 왜 우리가 그런 의심을 받아야 하나요?.....”


어디서 그런 담력이 나오는지 정미희는 아주 대차게 형사들을 향해서 질타를 했다.


“아가씨!.. 대단히 미안합니다... 아마 저희들이 오늘 밤에 무례를 범한 것 같습니다..... 워낙... 잔인한 연쇄살인범이라
 저희 수사과 형사들이 모두 다 신경이 곤두 서 있다가 보니까 미리 아가씨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못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정미희의 말에 여태껏 뒤에서 잠자코 있던 수사반장이 사과를 했다.


“뒷조사를 다 해 보면 잘 아실 거예요... 우리 사장님과 저녁식사를 하고 노래방에 가서 놀다가 우리 사장님이 술이 취해서
 운전을 못하니까 여자 대리운전기사를 불러서 차를 타고 왔어요... 저희 집으로 와서 지금까지 함께 있었어요..... 그러니
 더 이상 아무 말 마세요!.....”


정미희가 세게 나가자 진옥경이도 용기를 얻어 또박또박 지금까지의 상황을 이야기 했다.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이제 저희들이 경찰서로 돌아가면 혹시 그 연쇄살인범이 아주 지능적이라 우리가 돌아간 것을 알고 이곳으로 와서 경찰수사에 혼선을 빚기 위하여 잔인한 행동을 할지도 모르니 이곳에 형사들을 잠복을 시키고 가겠습니다.”


진옥경이의 말에 수사반장이 염려가 되는지 철민이를 보고 말했다.


“아니?... 형사들을 왜 우리 집에 잠복을 시켜요?... 그럴 필요 없어요!... 그리고 말인데 우리 사장님은 태권도가 7단에다가
 그 유명한 해병대 교관 출신입니다... 그러니... 그 까짓 연쇄살인범은 조금도 무섭지 않아요.....”


“그 뿐만이 아니랍니다... 우리 사장님은 천장에 붙어있는 파리도 칼을 던져서 잡고요... 벽돌을 손으로 12장을 격파를 하고
 맥주병 목도 500원짜리 동전을 멀리서 던져 자르는데 못 믿겠으면 직접 한 번 보실래요?.....”


정미희의 말에 진옥경이도 덩달아 큰소리를 친다.


“아... 믿겠습니다... 저희들이 여기로 오기 전에 사장님에 대한 것을 약간 알고 왔습니다... 태권도의 고수이시고 싸움도 잘
 하시고 아주 용감하시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잡으려는 연쇄살인범도 힘이 세고 운동신경도 빠르고 여자들을
 성폭행하고 살인을 저지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만 알려주고 가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자기들이 이곳에 잠복을 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는지 수사반장이 연쇄살인범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을 해 주고는
같이 온 형사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갑작스럽게 찾아와 한바탕 연쇄살인범에 대한 문제로 어수선하게 분위기를 흩트린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들이 돌아가자
철민이는 그제야 편안하게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였다. 
미희와 옥경이도 철민이 옆에 잠자리를 펴고 같이 누웠다. 원룸에
불이 꺼지고 그들이 잠든 시간 원룸 벽을 타고 오르는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아주 익숙하게 가스 배관을 타고 오르는 검은
그림자는 민첩하고 날렵하게 철민이와 미희 옥경이가 잠이 든 창가로 스며들었다. 검은 그림자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잠겨서
있는 창문을 아주 지능적으로 드라이버를 틈새로 넣어서 비틀어 창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창문을 잠그고 있던 고리가 떨어져나가고 창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자 그 틈새로 손을 넣고 문을 밀고는 안에 잠겨있는
이중창 창문도 같은 방법으로 드라이버를 넣어 잠근 고리를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다. 
소리도 없이 원룸 베란다 창문으로
침입을 한 검은 그림자는 발소리를 죽이며 캄캄한 방안으로 들어섰다.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방안에 전기불이 환하게 켜지며 낮선 침입자를 향해 위엄이 서린 목소리로 내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이런 일이 있을 줄을 미리 알고 준비를 하고 있었지!.....” 


갑작스런 상황에 놀란 침입자가 자기 앞에 서서 소리를 치는 사람을 쳐다보니 보기에 별로 부담이 되지 않는 늘씬하게 잘
빠진 미남자였다. 물을 차고 날아서 오르는 멋진 제비처럼 날씬한 몸매에 얼굴은 전등불 아래 너무나 잘 생긴 모습이
확연하게 빛이 나고 있다. 
침입자는 자기 어깨에 메고 있던 배낭 속에서 재빨리 망치를 꺼내 들었다.
 

“아니?... 이 밤중에 무슨 망치는?...” 


잘 생긴 미남자는 이런 침입자의 행동에 조금도 두려움도 없이 어이가 없다는 투로 말했다. 겁도 없이 망치를 들고 상대방을
공격하려는 한밤중의 침입자는 얼굴에 잔인한 살기를 띄우고 자기 앞에 마주 선 상대를 향해 곧 공격의 자세를 취했다.
 

“야!... 너 같은 것은 내 상대가 안 되니 어서 비켜!.....” 


망치를 들고 자기 앞에 선 미남자를 향해 방안 침입자는 이왕지사 자기의 모든 정체가 탄로가 난 마당에 아무 두려울 것이
없다는 투로 빈정대며 말했다.


“망치를 든 것을 보니 나약한 여자들을 공격하는 파렴치한 변태성욕자 같은데... 너 참 잘 만났다..... 내가 말이야 너 같은
 정신이상자는 그냥 두는 성질이 아니라서... 너 오늘 나한테 작살이 났다...”


한밤의 침입자는 자기의 빈정거리는 소리를 듣고도 조금도 위축이 되지를 않고 대꾸를 하는 젊은 미남자를 보자 갑자기
이상하고 불안한 징후가 느껴지며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연쇄살인범 허준영은 어제 초저녁부터 원룸
근처를 배회하다가 비싼 외제차를 타고 들어오는 술에 취한 젊은 남자와 예쁜 두 아가씨가 원룸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곧 바로 뒤따라 들어가 남자부터 망치로 때려서 처치를 하고 두 여자를 묶어놓고 동시에 자기의 성적인 욕망을 채우려고
하였다.
 

그러다가 이들을 태워다 주고 돌아서 한길로 걸어 나가는 여자 대리운전기사를 보고는 행여나 이 여자가 나중에 자기를 추적
하는 형사들에게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증인이 될까봐 뚱뚱한 여자 대리운전기사 부터 먼저 없애버려야 하겠다고 생각을
바꾸었다.
 


그리하여 연쇄살인범 허준영은 뚱뚱한 여자 대리운전기사 뒤를 미행하여 그녀가 한길가로 나가 지나가는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뒤에서 번개같이 달려들어 잡아서 끌고는 어두컴컴한 건물 뒤쪽으로 갔다. 뚱뚱한 체격에 발악을 하는 여자 대리운전
기사를 날쌔게 납치를 한 허준영은 엄청나게 팔의 힘이 세어서 별로 어렵지 않게 여자를 끌고 갔다.
 

그리고는 건물 뒤쪽 후미진 곳에 여자를 눕혀놓고는 곧 바로 성폭행을 하려다가 갑자기 생각을 바꾸었다. 잠시 후면 술에
취한 야리야리한 젊은 남자를 때려눕히고 예쁜 두 아가씨를 올라탈 것인데 이런 뚱뚱한 아줌마를 올라타고 자기의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오늘 밤에 자기가 차지할 두 아가씨는 며칠 전부터 미행하여 이 원룸 건물에 둘이서 한방을 같이 쓰며 살고 있다는
것 까지 낱낱이 다 뒷조사를 하여 연쇄살인범 허준영은 오늘밤 이 두 아가씨를 자기의 먹이로 먹는 날로 미리 정하여 놓고
있었던 것이다.


반항을 하는 뚱뚱한 여자 대리운전기사를 강제로 타고 누르며 늘 가지고 다니는 망치를 배낭에서 꺼내 재빠르게 내리쳤으나
온몸으로 반항을 하는 여자의 행동에 번번하게 빗나갔다. 그러다가 여자가 안간힘을 다해 연쇄살인범 허준영을 밀쳐내고
달아나자 재빠르게 뒤따라 간 허준영은 다시 여자를 뒤에서 껴안아 끌고 오려고 하자 여자는 이미 사태의 위급함을 깨닫고
뒤에서 자기를 껴안고 끌고 가려는 허준영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여자의 발악하는 힘에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원룸으로 들어가는 차량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이들을 비추자 연쇄살인범
허준영은 그만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리하여 살인마 허준영은 여자를 끌고 가려는 것을 포기하고 그대로 주먹으로 여자의
머리를 세차게 내리쳤다.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그래도 살인마 허준영은 계속해서 주먹으로 여자의 머리를
가격하여 완전하게 마무리를 하려는데 때마침 이곳을 지나가던 대학생들에게 이 광경을 들키고 말았다.
 

여자의 비명소리에 놀라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던 대학생들이 사건의 현장을 목격을 하고는 재빨리 모두 몰려서 왔다. 그러자
살인마 허준영은 여자를 그대로 현장에 버려둔 채 재빠르게 도망을 쳤다. 대학생들이 급하게 119에 연락을 하고 경찰에
연락을 해서 다행히도 여자 대리운전기사는 목숨은 건졌지만 머리에 엄청난 타격을 받아 깊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연쇄살인범 허준영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는 관악경찰서 형사들이 철민이를 찾아와 연쇄살인범이  대리운전기사를
폭행하여 중상을 입혔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관악경찰서 수사과 형사들이 일반 승합차를 타고 왔기에
살인마 허준영은 형사들이 미리 이곳을 다녀간 줄을 모르고 어둠속에 몸을 숨기고 정미희와 진옥경이가 살고 있는 이 원룸의
방에 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이들의 방에 불이 꺼지자마자 건물 벽에 붙어있는 가스배관을 타고 재빠르게 올라와 베란다의 창을 통해 침입을
하였던 것인데 뜻밖에도 일이 묘하게 틀어지며 난생 처음 보는 잘 생긴 미남자와 한판 붙어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


“야!... 이 새끼야!... 우리 사장님께 너 오늘 밤 죽었다!.....”


“잠이 들려고 하는데 창문 고리를 드라이버로 부수는 소리를 듣고 우리가 몰래 일어나 이렇게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지!...”


연쇄살인범 허준영이를 보고 미희와 옥경이가 조금도 두려워하지를 않고 큰 소리로 말했다.


그 순간 연쇄살인범 허준영은 무언가 일이 크게 잘못 되어간다는 것을 재빨리 눈치를 챘다. 여자들이야 어차피 자기의
상대가 되지를 않겠지만 문제는 바로 지금 자기 앞에 늠름하게 서 있는 잘 생긴 미남자가 왜 그런지 두려워졌다. 
연쇄살인범
허준영이가 자기 앞에 서 있는 잘 생긴 젊은 미남자를 향해 자기의 주 무기인 망치를 들고 단번에 상대를 쓰려드리기 위해
호시탐탐 노려보고 있는데 그의 손에서 갑자기 “휙~익” 하는 소리가 나면서 눈 깜짝 할 사이에 무언가 날아와서 자기의
이마에 꽉 박혔다.
 

“우욱!...” 


연쇄살인범 허준영은 비명을 지르며 본능적으로 몸을 돌려서 자기가 침입한 베란다로 뛰쳐나가 만약에 사태를 대비해 열어
두었던 창문을 통해 재빠르게 달아났다. 보통 사람이라면 도저히 그런 행동을 못할 것이지만 역시 남다르게 재빠르고 날쌘
행동으로 도망을 쳤다. 
설마 도망을 가리라고는 예측을 못한 철민이는 ‘아차’ 생각에 연쇄살인범 허준영을 바로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놈이 도망을 칠 줄을 알았으면 단번에 끝장을 내어버리는 것인데 하는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다.
 

“연쇄살인범의 이마에 500원짜리 동전이 박혔는데 얼마나 지독한 놈인지 그래도 재빠르게 도망을 갔어요...”

“정말 지독한 놈이 예요.....”


아쉬움에 서 있는 철민이를 보고 미희와 옥경이가 한 마디씩 말을 했다. 세 사람 모두 잠은 다 잤다. 이곳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고 잠시 생각을 정리한 세 사람은 원룸을 나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시네마 호텔로 가서 방을 정하고 그곳에서 쉬기로 했다.
한편 그 시간 연쇄살인범 허준영은 자기의 아지트로 돌아와 제일 먼저 방에 걸린 거울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기절초풍을 하도록 놀랐다.


살인마 허준영이의 이마에는 놀랍게도 500원짜리 동전이 박혀서 있었다. 그 순간에는 그냥 “휘~익” 하는 소리만 들었는데
그게 바로 500원짜리 동전이 날아오는 소리였던 것이다. 
문제는 자기 이마에 박힌 500원짜리 동전을 병원으로 가서 뽑으면
제일 쉬운 데 요즘 의사들은 아예 믿을 수가 없는 존재들이다. 괜히 병원으로 가서 500원짜리 동전을 뽑으려고 하다가는
의사가 경찰에 연락이라도 하면 땡하고 자기 인생을 종치는 날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큰마음을 먹고 자기 손으로 직접 자기 이마에 박혀서 있는 500원짜리 동전을 뽑으리라고 작정을
했다. 주위를 둘러서 살펴보니 상비약으로 준비를 해 둔 소독약과 탈지면이 있는지라 핀셋 집게로 자기 이마에 박힌 500원
짜리 동전을 잡아 댕기자 엄청나게 아픔이 몰려서 왔다. 그러면서도 좀처럼 이마에 박힌 동전이 빠지지를 않는다.
 


할 수 없이 들고 다니던 공구가방을 찾으니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를 않는다.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오늘 밤에 침입을 했던
원룸에 그대로 두고 도망을 치는 바람에 두고 온 것이 생각이 났다. 
이리저리 아지트 구석구석을 찾아서 헤매니 한쪽 구석에
녹이 슬은 큰 벤치 하나가 눈에 쏙 들어왔다. 그것을 주워들고 들어와 거울을 보고 자기 이마에 박힌 500원짜리 동전을
벤치를 벌려 물리고 힘껏 잡아서 당기니 엄청난 아픔이 몰려서오며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서 내린다.


“이놈의 새끼!... 어디 두고 보자!.....”


살인마 허준영이는 이를 꽉 다물고 힘껏 큰 벤치로 자기 이마에 막힌 500원짜리 동전을 잡아서 당기니 쏙 하면서 동전이
빠지면서 피가 왈칵 솟아나왔다. 얼른 자기 앞에 놓인 소독약을 묻힌 탈지면을 가져다가 피가 솟구치는 자기 이마를 꼭
누르며 막았다.


순간 탈지면에 묻은 소독약이 구멍이 난 상처로 들어가면서 팔딱 뛸 것 같은 고통이 몰려서 왔다. 살인마 허준영이가 난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엄청난 아픔의 고통이었다. 
살인마 허준영이는 다시 한 번 아래 위 이빨을 으드득 깨물며 안간힘을
쓰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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