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안경 - 1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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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고있는데 누군가 나의 머리를 톡톡친다. 나는 졸린눈으로 멍하니 고개를 들고 나의 머리를 친 사람을 올려다 보았다.
많이 낮이 익은 얼굴이였다.
" 김 태진.....일어나.....!!..."
" 저요....????........."
" 응.... 그래.... 너....!!!!...."
"................................................."
" 왜???......나도 칠려고....???...."
" 아닙니다... 선배님... 일어나겠읍니다..."
등교할때 항상 교문에서 보았던 선도부장의 얼굴이였다. 물론 우리학교 일진회의 짱이기도했다. 들리는 말로는 전교에서
일등 이등하는 모범생이라고도했다. 공부도 잘하고 싸움도 잘하고 말 그대로 팔방미인인 선배였다. 내가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다리에 경련이 나면서 아파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쓰러질뻔하였다.
" 야......윤 대철........."
" 네.????...네...!!!!........."
" 부축해...!!!!!!!!!!!......."
" 네...???..............네..!!!....."
선도부장은 대철이 보고 나를 부축하라했고 나는 선도부실로 끌려갔다. 대철이는 선도부장의 눈치를 보면서 나를 부축했다.
그리고는 득의의 웃음을 지었다.
" 너... 이 개새끼....넌 죽었다."
" 입 다물어...."
" 병신... 너 선도부실이 어떤데인줄 알어... 너는 이제 되졌어....."
" 냄새난다......"
" 너 있다가도 그런소리 나오는지 두고보자....."
나는 대철이의 부축을 받으면서 선도부실로 향했다. 걸어가면서 보니 수업시간인듯했다. 도대체 몇번째 수업시간이지???...
점심시간에 잠이 들었다 깨어나서 점심시간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선도부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조용히
선도부실 책상에 앉았다. 선도부장은 멀건히 서있는 대철이를 내보냈다. 선도부장이 조용히 내 앞책상에 걸터 앉았다. 나는
의자에 앉아 선도부장을 올려다 보았다. 참 잘생긴 얼굴이였다. 공부도 잘하지 거기다 운동도 잘하지 싸움도 잘하지 웬지
모르게 부러웠다.
그런데 그순간 누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선도 부장이 날카롭게 " 뭐야" 하자 쩔쩔매는 소리가 들려왔고 " 나가" 하자
금방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간다. 나는 정신이 번쩍들었다. 긴장이 되었다. 내 앞에 서있는 이 선배는 우리학교의 일진짱이였고
거기다 선도부장이였다. 나는 선도부원을 깬 놈이였다. 선도부장이 조용히 주머니에서 무엇을 껀낸다. 담배였다. 선도부장은
스스럼없이 담배를 한개피 꺼내물더니 불을 붙인다. 나는 그런 선배를 조용히 올려다 보았다.
" 내가 누구인줄 알지.....???..........."
" 네............................."
" 내가 누구야...????....한번 말해봐....."
" 저희학교 선도부장이고..............."
" 그게 다야...???...."
" 일진회 짱이고......"
" 또...????.................."
" 공부도 잘하고....얼굴도 잘생기고.......운동도 잘하는...선배입니다."
" 새끼가 장난치나...???..........내 이름 말이야...알어...???...."
" 모릅니다....."
" 왜... 내이름 몰라 새끼야...???...."
" 관심이 없었읍니다..... "
" 나.... 박 강영이야.........박 강영......"
"........................................."
" 따라해봐.........박 강영...."
" 네 !.... 박 강영...."
" 교무실 교감이... 조사해오라는데.... 내가 대충 알고있으니까...내가 알아서 올려도 되지...????............"
" 네....선배님............"
" 너 마음에 들어......"
" 네.....????......"
" 너.....나처럼 얼굴도 잘생겼잖아....그리고 공부도 잘한다면서....???........"
"........................................................."
" 두말 안할테니까....다음학기부터...무조건 일등아니면 이등해...알았어...??..."
"................................................................"
" 만약에 삼등하면....넌 삼학년 전 선도부원들한테..세대씩 맞는거야...참고로 삼학년 선도부 나까지 스물이야..... 4등하면...
2학년 선도부한테 까지 맞는거지... 2학년 선도부는 30명쯤 돼....그리고 5등하면... 1학년 선도부한테까지 맞아야 돼..
1학년은 스무명 정도 돼....그리고 이건 중요한 이야기 인데...만약에....5등이 넘어가면 자퇴해......그게 너한테 좋아....
아니면 전학가든지.....알았어...????...."
".............................................................................."
" 생각하고 자시고 할것 없어... 너에 대해서 다 알아봤어...싫으면....지금 나가...."
"...................................................................."
" 너... 다음학기 부터 선도부야....알았지...???...."
"...............................네......."
" 자식...얼굴도 잘생겨...공부도 잘해...너 운동도 제법한다면서...싸움도... 대철이를 한방에 보낼정도면...너같은 새끼가 왜..
이제 내눈에 뜨였냐 ? "
" 저....선배님이 시키는대로 하겠지만............."
" 입 다물어......."
"......................................................"
" 이학교에서는 현재 내가 짱이야....그러니까 무조건 내가 시키는대로해....그리고, 네가 짱되면 네가 하고싶은데로 해....
무슨말이지 알지...???..."
" 네...."
" 됐어....너도 한대 펴...."
일이 묘하게 돌아갔지만 나는 별로 생각하고싶지 않았다. 변한건 없다. 나는 김태진이다. 변한게 있다면 아는 사람이 조금
늘었을 뿐이고 조금더 넓은 세계를 접했다는것뿐이다. 나는 박 강영 선배가 준 담배를 받아들고선 깊숙히 한모금 빨았다.
그리곤 켁켁대었다. 선배는 그런 나를 보면서 웃었고 나는 켁켁 대면서도 눈물을 흘리면서도 담배를 한개피 다 피웠다. 나는
선배가 쓴 용지에 그냥 싸인을 했고 선배는 나를 보면서 묘한 웃음을 짓더니 이제 가보라고했다. 나는 선도부실을 나섰고
천천히 벽을 짚고서는 교실복도를 걸었다.
기분이 새로웠다. 마치 내가 새로운 사람이 된것처럼 느껴졌다.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3번 변한다고 아니 큰다고했다. 지금의
내가 마치 그 순간이 된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모든 주변들 집에서도 그렇고 학교에서도 그렇고 어쨌든 뭐 이러한것들이
나의 전부가 아닌가???... 이러한 모든것들이 나의 손 아래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나는 벽에서 손을떼었다. 다리가 너무도
땡겨왔지만 나는 당당히 복도 한가운데를 걸었다. 어느덧 우리반을 문밖에서 보니 생물선생이였다. 나는 조용히 교실앞 문을
열었다. 생물선생도 그리고 모든 반아이들도 모든 시선이 내게로 집중되었다. 나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
" 죄송합니다. 선도부실에 다녀왔읍니다."
" 네..... 자리에 앉아라......"
" 네......"
나는 어기적 어기적 걸으면서 내 자리에 와서 앉았다. 편안했다. 모든게 내 마음대로 돌아가는듯했다. 나는 엎드려 잘려다가
슬쩍 대철이를 보았다. 대철이는 떨떠름한 눈으로 나를 보다가 휙 내 눈을 피했다.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는 천천히
책상위에 팔을 얹고는 얼굴을 묻었다. 그리곤 평안히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물론 걱정도 않으면서 잠을 청했다. 내가
이렇게 변했구나 나는 정말로 변했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문득 마녀선생이 떠올랐다. 궁금했다. 문득 떠 오른것이 있었다.
얼마전 할아버지가 이상해졌을때 정확히 말하면 마녀선생과 했을때 나는 그때 엄마의 급한 전화를 받았었다. 나는 당연히
집으로 얼른갔다. 그때 마녀선생의 얼굴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마녀의 이러한 말도 떠올랐다.
" 나도...금방 갈거야...금방..."
혹시 그때 안기다려줘서...???...에이 설마 같이 가고싶었으면 그렇게 이야기 했으면 될텐데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별생각을 다하네 나는 그렇게 스르르르 잠에 빠져들었다. 누군가 나를 두두렸다. 귀찮았다. 조심스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 태진아...!!!.. 태진아...????...."
" 왜...????............"
" 네..... 네가 마지막이야.............."
" 마지막...???............."
" 다갔고.... 우리도 청소 다해서 가는데......."
나는 부시시일어났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고 밖은 벌써 어둑어둑 해져있었다. 나의 등을 두두린 애는
창수였다. 같은반이라 조금은 알고있지만 뭐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였다. 조금 더 둘러보니 창수외에 민수도있었다.
나는 가방을 들고 일어났다. 그렇지만 여러가지가 궁금했다. 종료시간에도 계속 잤다는 이야기인데 마녀가 이번엔 왜 가만히
나를 두었는지 생각을 해 보았다.
" 태진아.........???..........."
"..........................????......................."
" 수업시간마다 내준 과제하고.... 오늘한 필기내용들은 복사해서 네 가방에 넣어놨어............그리고........???....."
" 그리고.... 뭐..????......"
" 이 이거......."
" 이게 뭐야.....????..............."
" 저기 있잖아.....우 우리가 매주마다한번씩....대 대철이한테 줄돈이거든..."
" 뭐...????...... 나는 모르는일인데....."
" 아니야....너 너는 잘모르겠지만, 우리반 반이상은 매주 이렇게 걷었어..."
"........................................................."
" 오... 오늘 줄날인데......대철이가.....너한테 깨졌으니깐......"
"........................................................."
" 대..... 대철이 줄까...........??????................"
"................................................."
묘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우리반에서 돈을 걷어서 대철이한테 준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다. 하지만 몇명의 아이들에게는
예외였다. 반장이라든가 그리고 나외에 서너명 정도는 암묵적으로 받지도 않았다. 몇몇의 아이들이 우리들이 낼돈을 알아서
낸 모양이였다. 그래서 모른척한것이였다. 나도 별피해가 없었고 그리고 괜히 뭐라고 그랬다가 대철이한테 깨지거나 아니면
학교의 선도부나 일진들 한테 밉보이면 학교생활을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르다.
어쨌거나 내가 대철이를 깼고 전교 짱인 선도부 부장이 나를 인정한 이상 아무도 나에게 손을 델수는 없을것이다. 적어도
학생중에서는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선생들도 알게 모르게 나를 인정해준것 같다. 괜히 기분이 좋았다.
" 내가 생각해도 안받는게 좋을것 같아............"
"................................................왜...????....."
" 이건...우리반 짱한테 주는건데.......너는 일학년 짱이잖아..."
" 내가...????......"
" 응...!!!... 3학년 전교짱이 너를 인정했다고 하던데........."
"....................................................."
" 그리고 2학년 중에서는...박강영 선배한테 인정받은 애가 없데...."
"..........................................................."
" 2학년에도 싸움잘하는 애가 있는데......공부는 영 아닌가봐.....넌 공부도 잘하고.....거기다가 싸움도 잘하잖아.........."
".................................................."
" 대철이가 싸움은 1학년중에서 제일이였지만, 이젠...너잖아..."
" 나..... 이럴려고...대철이를 깬것은 아니야....."
" 알아... 그래서 네가 참 대단한것 같아...조용히 있다가...어느날 한순간에...실력을 보이는...너같은애가 정말 건달같아..."
" 건달...???........."
" 응........ 양아치가 아닌 건달 말이야..........나도...너처럼 하고싶어서 공부도 열심히하고.....운동도 열심히 다녔는데....
너한테..기회를...빼았겼어.... 그리고 솔찍히....대철이한테는 한번....언젠가 한번...기회가 되면 도전을 해볼려고했는데.....
솔찍히...너한테는.......이상하게도 자신이 없다... "
나는 조용히 민수를 내려다보았다. 전에는 민수에 대해서 잘몰랐었는데 항상 조용한 아이로만 알았다. 공부도 제법하고
민수는 나랑 다른생각으로 다른 세계에서 사는 아이같았다. 창수는 그냥 멀건히 멀뚱멀뚱 서있었다. 민수는 웬지 믿을수
있을것 같았다.
" 민수야..............네말대로........................................."
" 말해봐........나한테는 괜찬아...."
" 박강영선배한테 인정받은건 사실이야.. 하지만, 나는 이런걸 잘몰라... 솔찍히 말해서...내가 대철이를 깰려고 해서 깬건
아니야...............그리고.....일진이니.....뭐 이런것 나는 관심도 없어....."
" 그럴수도 있지...하지만, 어쨌든 너는 이미 발을 들여놨어...좋든 싫든 너는 이길을 가야돼.....네가 몰랐던 일이라고
우긴다고 해결되는것은 아니야..... 당장 이돈만 해도 그래.........."
" 나... 이런거 싫어...솔찍히 말해서...."
" 그럼 네가 그렇게 해........각반 짱들 모아서 이런거 하지말라고... 그러면 돼잖아.... 하지만 내 생각에는.........."
" 네..... 생각은...????............"
" 그냥...내버려 두고...금액만 좀 줄였으면 좋겠어....애들이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로만...선배들이 한던건데...없애는것도
그렇고..."
" 네 말이 맞는것 같다. "
" 저...그 그리고 말이야........"
" 뭐...????..........."
" 나... 나도 선도부에 들어가면 안될까..???......."
" 네가...???.............."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 민수는 간절한 눈빛이였다. 내가 알고있기로는 민수는 공부도 잘했고 싸움도 제법잘할거로 생각했다.
얼굴도 그만하면 하지만 키가 조금 작을뿐 선도부에 들어가고싶으면 직접 선도부장에게 이야기하면 될텐데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 나..나... 있잖아.....중학교때부터의 꿈이...일진이 되는게 꿈이였어...그런데 내가 키가...좀 작잖아... 이학교에 와서보니...
이 학교는.....싸움도 잘하고...공부도 잘해야된다고해서....나 나 정말 열심히 공부도했어...... 그리고........솔찍히 말하면
싸움은 한번도 해본적 없지만 유도는 공인 2단이고 태권도도 곧 3단 돼.... 매일 매일...대철이한테 덤빌 생각만했었는데..."
"........................................................."
" 너 한테는 우습게 보이겠지만, 내 내꿈이 그거야.....태진아...???...."
" 난 아직 선도부도 아니고.... 그리고, 선도부가 된다고해도...."
" 나..... 나는 알아... 네가 박강영선배한테...이야기만 해주면...........나도 바로 될수가 있어...태 태진아......."
" 아... 알았어...한번 기회되면 이야기는 해줄께...하지만 네가 선도부가 될지 안될지는 나도 잘몰라.....내말 알지..???..."
" 그... 그래 고맙다... 너 진짜로...일진들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 응..........사실 그래....너는 많이 아는것 같은데..."
" 초등학교때부터의 꿈이였으니까.....모르는것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알았지.."
기분 참 묘했다. 일순간에 스타가 된기분이였다. 창수는 굳이 사양하는데에도 내 가방을 들어주었고 민수는 내가 다리가
아파서 안된다면서 굳이 택시를 잡아서 나를 태웠다. 물론 민수는 부축해준다는 핑계로 우리집까지 따라왔다. 창수하고
민수는 우리집을 보더니 집도 참 좋다면서 부러워했다. 창수는 집이 좀 어려운것 같았고 민수는 뭐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 물한잔 얻어먹고 간다면서 찐드기처럼 달라붙은 민수때문에 창수도 덩달아 집으로 들어왔다.
나는 아무도 없을줄 알았는데 어머니가 계셨다. 갑자기 어저께 일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웬지 주눅이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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