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행진곡 - 5편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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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모자들의 행진곡 -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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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48,041회 작성일 22-02-22 17:35

본문

태수는 불이꺼진 방에서 엄마와 누워있었다. 그동안 엄마가 자연스럽게 대해주어서 마음이 많이 안정되고 이제는 엄마와
한방에서 자는것이 전처럼 불편하지가 않았다. 그러나 엄마가 안고자자는 말을 안해서 불안한 마음은 여전히 있었다. 또한
며칠동안 혼자 자보니 안고자던 엄마의 체취가 그립기도 했다. 
[혹시 그때 발기된걸 아셔서 싫으시나? 내가 먼저 물어볼까?]
혜영도 옆에서 태수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의 태도들을 보니 나와 함께 자는게 많이 익숙해졌나 보지?] 발기에 대해서 말한것을 혹시 태수가 마음에 두고 계속
불편해 하는지를 걱정했으나 전과 다름없는 행동들을 보니 그런것 같지는 않았다. 내일이 성탄절인것을 생각하자 마음이
뒤숭숭했다. 
[후후, 내게 아직까지 그런 마음이 남아있었나?] 혜영은 그동안 책방에서 태수가 사준 테이프를 들으며 옛날의
추억들을 더듬어가며 향수에 젖곤 했었다. 고개를 돌려 태수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카펜터스의 테이프를 사다줄 생각을 했을까?] 생각을 해보아도 남편과 비슷한 행동을 한 아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생각을 하다보니 태수와 안고 자고싶었다. 태수가 부끄러워하고 불편해할가봐 말은 안했지만 혼자 자면서 아들의 품안이
생각나고 그리웠다. 명숙의 말대로 태수를 안아보니 옛생각이 나며 기분이 좋아지는것은 사실이었다.
[아직도 부끄러워 할까?] 이불속에서 살며시 손을 뻗어 태수의 팔을 만져보았다. 그러자 태수는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안주무셨어요?"

"응... 잠이 안오네... 성탄절이라 그러나봐"

"산타할아버지 올까봐요?"


그말에 혜영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가봐"


태수는 엄마의 손을 잡아주었다. 혜영은 태수의 따뜻한 손을 느끼며 생각했다. [명숙이가 그랬지. 부모와 자식이 사랑하는걸
표현하는것은 행복한거라고...]


"태수야"

"네?"

"저번처럼 나를 안아줄래?"


태수는 엄마말을 듣고 놀랐다. [아무렇지도 않으시나?] 혜영은 은근히 긴장하며 태수의 대답을 기다렸다.

[마치 애인에게 안아달라고 그런것 같네] 태수의 대답은 빨리 나왔다.


"그럴게요... 제가 그리로 갈가요?"

"아니. 내가 너한테 갈게"


태수가 이불을 열고 팔을 뻗자 혜영은 그의 품안으로 들어왔다. 태수는 이블을 덮고 엄마를 안았다. 혜영은 태수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엄마를 안으면 어색하고 불편하니?"

"아니요... 좋아요... 엄마는요?"

"나도 좋아... 그러니까 안아달라 그랬지"


잠시 적막이 흐른뒤 혜영이 다시 말했다.


"태수야, 엄마를 사랑하니?"


태수는 고개를 들고 엄마를 내려다보았다.


"그럼요. 이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인데요"


혜영은 비록 아들이었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오래간만에 들으니 행복감을 느끼며 태수를 꼬옥 껴안았다.


"나도 널 사랑해"


태수는 엄마가 갑자기 사랑이라는 말을 하며 자신을 껴안자 어리둥절했다.


"속상한일이 있으세요?"

"아니... 이제부터 우리 서로 안아주며 살까?"

"네?"

"선규엄마가 그러는데 부모와 자식이 사랑한다는걸 표현하는것은 행복한거래... 그런데 네가 안아주면 정말로 행복하네"


태수는 자신처럼 사랑표현에 어색해하던 엄마의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엄마가 많이 외로우신가 보구나...]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럴게요. 저도 그러면 좋아요" 

"고맙다... 그만 자자"


혜영은 태수를 계속 껴 안은채로 그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안락함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 그러나 태수는 눈이 말똥말똥
했다. 지난번처럼 엄마가 여자로 생각되지않게 손을 엄마의 어깨에만 올려놓고 숨도 조용히 쉬면서 가만히 있었다.

[매일 이래야 되나?] 엄마를 안고 자는것은 좋았지만 일어날때가 문제였다. 매번 발기된 자지를 감추는것도 한계가 있었다.
[엄마는 이해한다고 하시지만 그래도 어쩌다가 느끼시게 되면 서로 창피하고 불편할텐데] 그러다가 엄마가 한말을 생각해
보았다. 선규네집에서 밥먹었을때 선규엄마에게서 뭔가를 들으신거 같은데 엄마가 그렇게 생각을 바꾸실줄은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태수네집은 단란은 했어도 선규네처럼 아기자기하지는 않았다. 어렸을때는 엄마에게 자주 안겨보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는 태수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굳건한 모습을 보여줄려고 애를 썼다.

태수도 그러한 엄마를 이해했고 그 자신도 엄마가 속상하지 않도록 나약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았다. 신체가 성장하면서
어색하기도 해서 엄마에게 안기는것도 그만두었다. 두 모자는 그런 생활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서로에게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살았다. 처음에 엄마가 안아달라고 그랬을때 그순간 엄마가 외로웠나보다하고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아까의 말을 들어보니 엄마가 변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엄마도 하나의 인간인데 어떻게 계속 강한 모습을 보이실수가
있겠어? 나야 아들이니 힘들면 엄마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수도 있지만] 
갑자기 엄마가 안스럽게 생각되어 쳐다보았다.

엄마는 그의 품안에서 한마리의 작은새처럼 안겨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래. 엄마도 이제 힘들면 의지하거나 안길 사람이
필요해... 내가 그렇게 해드리자. 그동안 표현도 못하시고 얼마나 속으로 마음고생 하셨겠어?]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태수는 엄마를 꼬옥 안고 잠을 청했다.
 

새벽에 일어난 태수는 지난번처럼 또다시 엄마를 바짝 끌어안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엄마는 그의 어깨위에 손을 올려놓고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엄마의 젖가슴은 태수의 가슴에 눌려있었고 변함없이 성난 자지는 엄마의 다리사이에 끼여있었다.
지난번처럼 놀라지는 않았지만 일어날때마다 발기되는 자지가 원망스러웠다. 
[건강하다는 증거라 하지만 주책없이 자꾸
왜 이러냐? 엄마와 잘때는 제발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네] 
태수는 엄마가 안께게 조심스럽게 일어나서 우유배달을 나갔다.
 

혜영은 눈을 떠보니 태수가 옆에 없었다. [우유배달을 나갔지] 오늘은 공휴일이라서 조금 늦게 책방문을 열어도 되었다.
일어날때 태수가 옆에 없으니 왠지 마음이 허전했다. 태수가 누워있던 자리를 더듬어 보았다. 
[내가 왜 이러지? 태수를 마치
남편처럼 생각하네] 
어제밤 태수에게 한말이 기억났다. 태수도 서로 안아주며 살자는 말에 동의했지만 왠지 이상했다.
잘때야 자연스럽지만 평상시에는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는게 여전히 어색할것 같았다. 
[다 큰애한테 응석을 부리면 주책이지]
일어나서 씻고 방을 청소한다음 아침을 차리는데 태수가 들어왔다.
 

"왔니?"

"네"

"수고했다... 어서 씻고 밥먹자"


안아주며 엄마가 기댈수있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던 태수는 전과 다름없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잠자리에서의 모습과는 영 딴판이시네. 주무실때만 외로움을 느끼시나?] 그렇게 생각한 태수는 씻고 밥을 먹으며 평소때
처럼 행동했다. 


일요일 새벽이었다. 눈을 뜬 태수는 배달을 안나가는 날이었기에 발기된 자지를 뒤로 빼고 그의 품안에서 잠자는 엄마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이제는 잠에서 깼을때 안겨서 자는 엄마를 봐도 성난 자지만 조심할뿐 별로 아무렇지가 않았다. 그동안
엄마의 행동이 납득이 안갔다. 엄마는 평상시에는 예전과 다름없이 행동하고 잠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그에게 안겨서 잤다.
 

[이상하시네... 사랑하는걸 표현하며 살자고 말씀하시고는 왜 잠자리에서만 그러시지?... 보통때는 어색하셔서 그러시나?..]
태수는 이해가 안되었지만 엄마가 뭘 원하는지를 몰라 아무소리 안하고 그냥 엄마의 태도에 맞춰서 지냈었다. 품안에서
자고있는 엄마는 귀여운 소녀같았다. 손으로 엄마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보았다. 엄마를 안고 자면서 느끼는거지만
마치 보호를 해주는것 같아서 이제 자신이 다 컸다는 뿌듯함이 들었다. 
[그래, 엄마에게 말씀드려보자..... 그러면 엄마가
외로우시거나 속상한 일이 있으실때 보통때도 마음놓고 나에게 기대실수 있잖아?] 
그렇게 마음먹은후 엄마를 계속 안은채로
몸을 반듯이 했다. 그러니 엄마의 보드라운 가슴이 덜 느껴졌다. 잠이 들면 아침에 또 자지가 발기될까봐 오는 잠을 억지로
쫓으며 엄마의 체취를 맡으면서 가만히 있었다.
 

잠이 깨었을때 혜영은 아들에게 안겨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보통때와는 달리 일어났어도 옆에 태수가 있자 기쁘고 마음이
든든했다. 계속 안겨있는 상태로 얼굴은 들지않고 태수의 가슴을 쓰다듬었다.
 

"일어나셨어요?"


혜영은 고개를 번쩍 들고 웃고있는 태수를 쳐다보았다.


"언제 일어났어?"

"좀... 됐어요"

"그럼 계속 이렇게 있었던거야?"

"네... 엄마를 안고있는게 좋아서요"


혜영은 태수의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으나 아침에 아들에게 안겨있는 자신이 왠지 모르게 창피하기도 했다. 그동안 어색해서
평상시에는 보통때처럼 지냈으나 잘때는 이상하게시리 태수에게 안겨서 자고싶었다. 태수와 같은 방에서 잔다는게 얼마
안남았다는 이유도 있었고 불을 끄면 어색함도 사라져서 태수의 품안이 그리워지는 것이었다. 혜영도 자신의 행동이 부자연
스럽다는것을 알지만 태수가 아무말을 안하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따라주어서 그런가보다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환한
방안에서 태수에게 안겨있자 다시 어색함이 들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왜 이렇게 가슴이 뛰지?...
아들에게 안겨있는건데. 남자에게 안겨서 일어나본지가 오래되서 그런가?]


"그만 일어나자... 아침 차려줄게"


그러자 태수는 일어나는 엄마를 안아서 눕힌다음 수줍게 말했다.


"잠시만 이대로 있으면 안되요? 엄마를 안고 누워있으니 좋아서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혜영도 마음 한구석에는 태수에게 계속 안겨있고 싶은 마음이 많이 있어서 아들이 하자는대로 따르며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하자"


[오래동안 엄마에게 안겨보지 못하다가 안아보니 좋은가보지?... 그럴줄 알았으면 자주 안아줄걸] 혜영은 건장한 아들의
품안을 만끽히며 한동안 그렇게 있는데 태수가 입을 열었다.
 

"엄마"

"응?"

"제가 안아주는게 좋으세요?"

"응... 좋아"

"저도 엄마를 안는게 좋거든요. 보통때도 이러면 안될까요?"


혜영은 고개를 들고 태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싶어?"

"엄마만 좋다면요"


혜영은 고개를 다시 태수어깨에 올려놓고 잠시 있다가 말했다.


"어색하지 않겠어?"

"저는 괜찮아요... 엄마는 그러는게 어색하세요?"


"그때 너에게 서로 안아주며 살자고 말해놓고 그 다음날 생각해보니 어색한 마음이 들더라, 네가 다 컸고 그리고 오래동안
그렇게 살지를 않아서 그런가봐"


"제가 아무리 나이가 먹어도 엄마의 아들이라는것은 변함이 없어요"

"그거야 그렇지만..."


태수는 엄마의 팔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생각을 해보니 엄마가 너무 안되셨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야 힘든일이 있다면 자식이니 엄마에게 안겨서 위로받을수
있지만 엄마는 저를 나약하게 만들지 않을려고 강인한 모습만 보여주셨잖아요. 그러니 기댈사람이 없는 엄마가 속상한일이
있어도 내색하시도 못하고 얼마나 속으로 마음고생을 하셨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수야......"


혜영은 너무나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태수가 그동안의 자신의 심정을 정확히 읽고있어서 질겁을 했다. 태수도 일어나서
미소를 지으며 엄마의 손을 잡았다.


"저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에요... 제가 아버지를 대신할수 없지만 엄마가 힘드실때 기대실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만약에 엄마가 재혼할 상대를 만나신다면 그분에게 의지할수 있지만 지금은 엄마옆에 저밖에 없잖아요"
 

혜영은 숨이 막혀서 아무말도 못하고 태수가 하는 말을 듣고만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태수가 더이상 자신이 알던 어린
아들로 보이지가 않았다. 
[애야 어른이야? 꼭 성인에게 얘기를 듣는것 같아] 태수의 말은 계속됐다.


"저도 처음에는 엄마를 안는것이 어색했지만 그게 잘못된것도 아니고 또 부모와 자식간인데 어색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당장 그러시는게 여전히 어색하시다면 표현을 조금씩 하면서 시작하면 되잖아요"


태수는 말을 끝내고 엄마의 눈을 쳐다보았다.


"태수야"


혜영은 처음에는 놀랐었지만 차차 진정이 되면서 자신을 생각해주는 태수의 마음이 갸륵하기도하고 눈물나도록 고맙기도
했다. 그동안 속에서 꽁꽁 묶고 앓았던것이 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태수말이 맞어.. 나혼자 외롭게 마음고생하는게 더이상
견딜수없고 참을수가 없어서 그동안 태수에게 안아달라고 그랬던거야. 고맙게도 태수가 그걸 스스로 알아줬어] 
그러자
그녀의 속에 안고있던 보이지 않는 짐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네가 그렇게 나를 생각해주니 고맙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구나"


태수는 고개를 떨구는 엄마의 얼굴을 두손으로 살며시 잡았다. 벌개진 엄마의 눈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동안 많이 힘드셨죠?"


고개를 힘없이 끄덕이던 혜영은 그동안 혼자 힘들고 서럽게 살아온 생각이 나서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태수는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는 엄마를 껴안고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이제부터 힘드시면 속에 담아두시지말고 저에게 기대세요"


혜영은 태수의 가슴에 안겨서 속에 쌓였던 응어리가 봇물처럼 터지면서 계속 하염없이 울었다.


"흑흑.... 사는게 고달펐어. 네아버지만 살아있었더라도...... .."


태수는 엄마가 너무나 불쌍해서 속으로 저도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엄마가 이렇게까지 힘드셔하는지는 몰랐어. 이제부터
더욱 잘해드려야지] 
둘은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어느정도 울음을 그친 혜영은 태수의 품안에서 나와서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닦았다. 그런다음 태수를 바라보니 근심어린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제는 더이상 태수가 자신의 그늘에
가려주고 보호해야 할 어린자식으로 보이지 않고 커다란 존재로 여겨졌다. 아들에게 약한모습을 보여 창피한 마음이 들기도
했으나 누군가에게 속을 털어놓으니 시원하기도 했다.
 

"미안해... 이런모습을 보여서......"

"아니에요... 엄마가 이렇게라도 해서 속이 풀리신다면 저는 기뻐요"


혜영은 자신의 심정을 생각해주고 챙겨주는 태수가 고맙기 그지없었고 더이상 외롭지도 않았다. 태수가 다시 혜영을 안자
그녀도 가만히 안겨왔다.


"그럼.. 이제부터 힘든일이 있으면 서로 기대며 의지하고 사는거죠?"

"응... 네말을 따를게. 네가 이렇게 어른스런 마음을 가졌는지는 미처 몰랐어"


태수는 엄마가 그의 말을 따르기로 하자 기뻤다. 잠시 그러다가 엄마를 계속 안은상태로 물어보았다.


"엄마, 재혼하고 싶으세요?"


혜영은 남편이 죽은후로 사는것이 바쁘고 또한 태수만 바라보고 살아서 재혼에 대해서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태수의
질문을 들어보니 아버지없이 자란 그의 생각이 궁금해서 계속 안긴채로 얼굴을 들지않고 말했다.


"한번도 재혼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어... 너는 내가 재혼하기를 원해?"


"엄마가 원하신다면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아버지와 사셨을때처럼 또 고생하실까봐 걱정은 되요... 만약 엄마가 재혼을
안하신다면 저는 끝까지 엄마를 모시고 살거에요"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다... 난 네가 잘자라주면 그걸로 족해"


혜영은 나중에 태수가 결혼을 해서 가정을 가지게되면 서로 거추장스러울까봐 함께 살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태수의 생각이
고맙고 기특하기도 했고 그런 아들이 든든하게 여겨졌다. 둘은 한동안 서로를 안고 있다가 일어나서 아침을 먹었다.
 

책방에서 태수는 엄마생각을 하고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이후 한번도 보지못했던 엄마의 우는모습을 생각하니 엄마가
애처롭고 안스러웠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엄마의 근심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쁘고 다행이었다.
[엄마가 저렇게 좋아하시는데 진작에 깨달을걸] 책상에 놓여있는 라디오가 달려있는 카셋트가 보였다. 카셋트를 열어보니
며칠전에 자신이 사다준 테이프가 들어있었다. 테이프를 드렸을때 엄마가 놀라고 기뻐하는 모습이 기억났다.


[이걸 들으시면 옛날생각이 나시나보지? 아버지가 생각나시나?] 그런생각을 하면서 음악을 틀어보았다. 노래들은 좋았다.
조용하고 잔잔한 음악들을 들으니 엄마의 분위기에 맞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참을 음악에 심취해 있는데 문이 열리며
여자 손님이 들어왔다. 보니까 지난주에 왔었던 여자였다. 여자는 미소를 지으면서 태수에게 눈인사를 하더니 얼마동안 책을
고르다가 한권을 들고왔다. 책을 보니 서정주 시집이었다.


"또 오셨네요... 저번처럼 비닐봉다리에 넣어드릴까요?"

"그래주세요"


태수는 봉다리에 책을 넣으면서 물어보았다.


"문학을 공부하시나 보죠?"

"아니에요...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어요... 그냥 독서를 좋아해서 책을 사는거에요"

"피아노요?"

"네... 카펜터스를 좋아하나보죠? 저번에 왔었을때도 아주머니가 듣고 계시던데"

"이거요? 엄마가 좋아하셔서 하나 사들였는데 들어보니 좋네요"

"나도 카펜터스를 좋아해요... 노래들이 차분하죠?"

"그러네요... 이렇게 노래를 잘부르는 사람이 죽었다니 참 아깝네요"

"카렌 카펜터요?"

"네... 젊은 나이에 죽었나보죠?"


"30대 초반에 죽었어요... 병명은 잘 생각이 안나는데 다이어트를 하다가 음식을 못먹는 병에 걸려서 죽었대요... 그사람
때문에 그병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죠"


"그런 병이 있어요?"

"네... 무섭죠?"

"그러네요... 사람이 그런식으로 죽을수있다니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손님과 이렇게 오래 얘기를 하기는 처음이었다. 태수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얘기해주는 여자가 다정다감하게 느껴졌다.
여자는 태수가 공부하고 있던 책을 보더니 말했다.


"공부하는 책을 보니 고등학생인가 보죠?"

"내년에 고등학교에 들어가요"

"그래요? 난 처음에 대학생 아니면 고3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좀 나이가 들어보이죠?"

"그런게 아니라 성숙해보여서 그래요" 


태수는 그녀의 말이 어른처럼 보인다는 소리로 들려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대학생이세요?"

"네... 내년에 2학년으로 올라가요"

"내정신 좀 봐... 내가 손님을 오래동안 붙잡고 있었네... 미안해요"


여자는 미소를 지으면서 태수에게 돈을 주고 봉다리를 받았다.


"괜찮아요... 얘기를 나눠서 즐거웠어요... 일요일에만 나온다고 그랬죠?"

"네"

"그럼 해가 바뀌고 보겠네요... 새해 복많이 받아요"

"고맙습니다... 손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여자가 인사를 하고나가자 태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형제가 없던 태수는 형제가 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곤 했었다. 
[참 샹냥하네... 저런 누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혜영은 태수가 돌아올 시간이 되자 버스정류장으로 나갔다. 태수가 책방에 간후 집에서 아침의 일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태수앞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였던게 수줍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했으나 자신을 걱정해주고 의지하란 말이 그렇게나 고맙고
든든할수가 없었다. 
[언제 그렇게 어른스러워졌을까?] 생각만해도 흐뭇하고 뿌듯했다. 남편의 자리를 아들이 채워준다는게
어딘지모르게 쑥스럽고 어색했지만 태수말대로 고달플때는 그의 위로를 받으며 살기로 결심했다.


[그런 착한 아들을 둔것도 복이지] 그렇게 생각하자 태수의 존재가 새삼스럽게 소중하게 여겨졌다. 혜영은 버스에서 내리는
태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태수야"

"또 나오셨어요? 추운데 다음부터는 그러시지 마세요"

"아들을 이렇게 기다리다가 만나면 행복한데 어때?"


태수는 웃으면서 엄마와 나란히 걸었다.


"장사는 잘됐니?"

"네... 많이 팔았어요"

"날마다 이렇게 연말같았으면 좋겠다"

"졸업과 입학시즌이 되면 또 책이 많이 필리잖아요?"

"그거야 그렇지"


거리에는 팔짱을 낀 연인들이 많이 있었다. 태수는 자신의 어깨까지 오는 엄마가 옆에서 다정하게 걷는 모습을 보니 마치
애인같아 보였다.


"엄마, 우리 팔짱끼고 걸을까요?"

"엉?"

"엄마와 아들인데 어때요? 다정하게 걸을수 있고 좋잖아요"

"그럴까?"


태수가 팔꿈치를 약간 벌리자 혜영은 그안에 팔을 살며시 집어넣고 태수의 팔을 안았다. 태수는 수줍어하는 엄마가 귀여워
보였다.


"좋죠?"

"그러네"


혜영은 웃으면서 말했다. 태수와 팔짱을 끼고 걸으니 태수아빠와 데이트할때가 생각나서 기분이 묘하면서 좋기는 했다.
[명숙이 말이 맞기는 맞네. 옛추억들이 생각난다고 하더니. 아들과 이러니까 좋다] 걸으면서 몰래 태수의 얼굴을 올려보았다.
그러니까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태수아빠와 연애할때 떨려서 몰래 얼굴을 훔쳐보고 그랬는데. 꼭 그때 같네] 태수도 비록
엄마였지만 누가 처음으로 팔짱을 껴주니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고 좋기도 했다. 
[이래서 연인들이 팔짱을 끼는구나]
자신에게 기대고 걷는 엄마를 느끼니 묘하기도 하고 야릇하기도 했다. [커서 엄마같은 여자를 만나면 좋을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태수는 엄마와 다정하게 집으로 갔다.


월요일에 선규는 주급을 받고 집에 돌아와서 엄마에게 당당히 봉투를 내밀었다.


"이게 바로 네가 번 돈이야?"

"응... 원하는거 있으면 말해... 당장 사줄게"


명숙은 돈을 벌어왔다고 세도를 부리는 아들을 보자 귀여워서 웃음이 나왔다.


"마치 남편에게 월급봉투를 받는 기분이네... 난 됐고 네가 힘들게 번돈이니 네용돈으로 써"

"그러지말고 말해봐... 내가 엄마에게 뭘 하나 사주고 싶어서 그래"


명숙은 선규가 별탈없이 신문배달을 해서 기특하게 여겼는데 이렇게 돈을 벌어서 뭘 사주겠다고 하자 아들이 대견스러웠다.
 

"지금은 생각나는게 없네... 나중에 생각나면 말해줄게... 우선 천원짜리 한장만 내게 줘"

"그건 왜?"

"원래 처음으로 번돈은 소중하게 보관하는거야... 그래야 복이 있대"

"그래? 처음 듣는 소리네... 그럼 나중에 생각나면 꼭 말해"


선규가 천원을 주자 명숙은 아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워서 껴안아 주었다.


"네가 벌써 돈을 벌어오다니... 엄마는 네가 너무 대견해"

"이정도 가지고 뭘 그래? 나중에 엄마한테 돈을 무더기로 안겨줄텐데"


선규의 허풍을 들으니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했다.


"알았어.. 엄마는 너만 믿고 살게... 그러니 아프지말고 잘자라야 해"


선규도 엄마의 칭찬을 받으니 뿌듯해서 엄마를 안았다.


"내가 돈을 버니까 그렇게 좋아?"

"그런게 아니라 네가 이렇게 잘자라줘서 고마워서 그래"

"엄마도 참"

"배고프지? 빨리 저녁 차려줄게"


방에 들어가는 선규를 보자 명숙은 저도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내 품에서 응석을 부리던 애가 돈을 벌어오고. 조금있으면
엄마품에서 떨어져서 살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섭섭하고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명숙은 언제까지나 선규가 자신의 품안에
있어주기를 원했다. 
[선규가 떠나면 어떻게 살지?] 다시한번 한숨을 쉰 명숙은 선규가 준 천원을 방에 놓고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다음날 선규는 엄마에게 친구를 만나고 오겠다고 말한뒤 집을 나섰다. 그동안 또 여자의 옷벗는 모습이나 섹스하는 소리를
들을수 있을까 하면서 어렸을때 소풍가는 들뜬 마음으로 신문배달을 나갔지만 그런거는 한번도 볼수가 없었다. 실망한
선규는 밤에 잘때마다 저번주에 보았던 여자와 신음소리를 생각하며 자위를 했었다. 그러다가 마침 내일 오후에 엄마가
약국을 비운다고 해서 포르노나 보기로 했다. 옛날에 샀던 테이프는 지겨워서 다른것을 사기로 했다. 당장 엄마에게 선물을
사줄 필요가 없었기에 선규는 주급을 받은것과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돈을 모아서 저번에 포르노테이프를 샀던 곳으로 갔다.

그곳에 가자마자 야한거 사라는 남자들이 다가왔지만 선규는 그들을 뿌리치고 저번에 거래했던 사람을 찾아다녔다. 이런
포르노테이프들을 파는 사람들이야 다 똑같았지만 20대후반으로 보이던 그남자는 그래도 신용있게 생겨서 왠지 그사람에게
사고 싶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마침내 그남자를 찾았다.
 

"야한거 있는데 생각있니?"

"네"

"그럼.. 따라와봐라"


남자는 선규를 구석진곳으로 데려갔다.


"어? 어디서 본 얼굴이네"

"저번에 아저씨한테서 하나 샀었어요"

"그래? 마음에 들었니?"

"네"

"오늘은 뭘 원하는데?"

"포르노테이프요... 제가 돈을 가진게 별로 없는데 그래도 좋은거 있어요?"


남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윽고 말했다.


"저번에 샀었으니 선심쓰지... 2만원에 줄게"

"야해요?"

"보고 마음에 안들면 바꾸러 와"


선규는 돈을 주자 남자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는 조금 시간이 흐르자 다시 와서 품안에서 누런 봉투를 꺼냈다.
 

"좀 오래된건데 포르노에서는 고전이야"

"오래됐어요?"

"응... 하지만 포르노의 팬으로서 적극 추천하는거야... 아까 말했듯이 마음에 안들면 바꾸러와도 돼"


오래된것이라 그래서 내키지는 않았지만 남자가 진지한 얼굴로 추천하자 한번 믿어보고 가져가기로 했다. 봉투를 코트안에
숨긴 다음 선규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약국을 보니 엄마는 어떤 손님에게 약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문을 통해
집으로 들어가서 테이프를 숨긴뒤 태수에게 전화걸어 보급소로 갔다.


다음날 엄마가 점심을 먹은다음 약국문을 닫고 외출하자 선규는 설래는 마음으로 테이프를 가져와서 비디오에 집어넣고
텔레비젼을 틀었다. 태수를 부를까 생각했지만 원래 이런거에는 별로 흥미를 안나타내서 혼자 보기로 했다. 화질을 보니
오래된것이 분명했다. 첫장면에 침대에 나체로 누워있는 매혹적으로 생긴 30대후반의 서양 여자와 아저씨가 나오면서
"Taboo"라는 제목이 나왔다. 
[타부? 금기라는 뜻인데]
 

어쨋든 자신의 이상형인 나이많은 여자가 나오자 선규는 기대를 많이 하면서 보았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공부했던
영어실력으로 어느정도 내용을 파악하자 선규는 경악을 했다. 영화의 내용은 모자상간이었다. 주인공인 여자의 남편이
아내와의 섹스에 싫증을 느껴 떠나자 여자는 그후에 섹스의 즐거움을 알게되어 아들을 유혹해서 섹스를 한다음 죄책감을
느끼자 이번에는 엄마와의 섹스에 맛들인 아들이 다시 엄마를 유혹해서 함께 섹스를 즐긴다는 내용이었다. 충격적이었다.

특히 주인공인 여자의 아들이 엄마가 샤워하는 모습을 훔쳐보는 장면과 엄마가 아들의 자지를 빨다가 그위에 올라가서
커다란 유방을 출렁거리면서 섹스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선규는 평소 포르노나 야한사진들을 볼때보다 훨씬 더 흥분이
되었다. 근친상간이란 말은 들어보았으나 실제로 그런 내용을 보기는 처음이었다. 
[영화로 만든걸 보니 그런일이 진짜로
있나?] 
입을 벌리고 포르노를 보는 선규는 엄마를 생각해 보았다. 며칠전에 보았던 엄마의 젖무덤이 자꾸만 생각나서 자위를
했었지만 행위가 끝나면 그런 생각을 한 자신을 자책하며 잊곤 했었다. 하지만 왜 자꾸 엄마가 성적으로 생각될까하며 의아해
했었다. 또한 엄마와 안고있을때는 엄마의 육감적인 육체가 자꾸 인식이 되어서 당황하곤 했었다. 그런데 영화를 계속 보니
주인공인 엄마와 아들대신 엄마와 자신이 영화속에서 섹스를 하는 착각이 들었다. 
[엄마와 섹스를?]
 

선규의 머리속에는 엄마외에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않았다. 바지속에 있는 자지는 너무나 발기되어서 아플지경이었다.
저도모르게 바지지퍼를 열고 성난 자지를 꺼내 팔을 마구 흔들면서 자위를 했다.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신음소리는 마치
엄마가 내는것 같았다. 
[아, 엄마.....] 눈을 감은 선규에게 벌거벗고 두다리를 벌리며 신음하는 엄마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엄마와 한번만 해봤으면.....] 미친듯이 자지를 흔들던 선규는 마침내 사정을 하며 뜨거운 정액을 분출했다. 엄청난 쾌감에
선규의 입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


사정이 끝나자 선규는 온몸에 힘이 빠지며 축 늘어졌다. 그러나 엄마의 모습은 그의 머리속에서 떠나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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