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행진곡 - 5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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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가 끝난 다음날, 선규와 함께 보급소로 가고있는 태수의 머리속에는 고민이 가득했다. 내일까지 문과나 이과중 진로를 하나
선택해서 학교에 제출해야 했다. 선규는 이미 결정해서 냈지만 그는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까 어느새 마지막날이 되도록 못내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어느쪽으로 갈것인지 정해져 있었으나 일단 엄마에게 말을 해야할거때문에 두려움이 들었다. 문과라면 세상일에
말려드는 직업들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항상 그쪽계통은 가지말라고 신신당부하곤 했었다. 그러나 옛날부터 하고싶었던게 있었고
전에 유진의 말도 있고해서 이번만은 엄마가 원하는대로 가기를 내키지가 않았다. [엄마가 들으시면 내내 걱정하실텐데.....] 그러던 그는
문득 유진이가 생각났다. 요즘 왠지 경계심이 느껴지긴 했지만 속이 답답할때 그녀의 말 한마디만 들으면 시원해지고 보이지않던 길이
눈앞에 보였다.
"선규야, 너는 문과간다고 했었지?"
"응.. 근데 그건 왜? 설마 너 아직까지 안낸거는 아니겠지?"
선규의 말을 듣고 태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선규는 놀라며 입을 열었다.
"아직 안냈구나... 내일이 마지막날인데 어떡할려고 그래? 아줌마때문에 그러는거야?"
"응"
태수의 고민을 알고있는 선규는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냥 말씀드려... 얘기가 잘 통하시는 분인데 설마 그걸 이해 못하실까?"
"너도 내장래에 대해서 우리엄마가 그러시는걸 잘 알잖아"
"그래도 그렇지... 네가 공부하고 싶어하는데 아무리 내키지 않으셔도 허락을 하시지 않으시겠니?"
"모르겠다... 너희엄마는 뭐라고 하시던?"
"우리엄마야 내가 하고싶다면 그냥 허락하시잖아"
그말을 들은 태수는 선규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러는데 선규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커서 무슨일을 하고싶은데?"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어... 하지만 이과계통은 내적성에 맞지가 않는거 같애"
혹시 엄마의 귀에 들어갈까봐 그는 속마음을 선규라도 내보이고 싶지가 않았다. 그의 대답을 듣고 선규는 놀랍다는듯이 말했다.
"아직 결정안했어? 너같이 계획을 잘 세우는 애가 왠일이냐?"
"하고싶은게 많아서 그런가봐... 너는 돈많이 번다고 했지?"
"응... 상대에 갈려고"
"나중에 회사를 하나 세울거야?"
그소리에 선규는 눈쌀을 찌푸렸다.
"크게 돈벌려면 한국에서 어떻게 회사를 세워?"
"왜?"
"우리나라는 재벌이라는 기득권세력이 있기때문에 회사를 세워도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어... 중소기업들봐라... 재벌들에게 먹히거나
아니면 하청업자가 되서 그들과 운명을 같이 해야 되잖아... 특히 제조업이 그렇지"
"그래도 재벌에게 잘 붙으면 수입은 안정적이잖아"
그러나 선규는 머리를 내저었다.
"하지만 재벌이 무너지면 전부 끝장이지"
"재벌이 망할수가 있어? 우리나라 경제기반은 재벌들인데 그러면 큰일날거 아니야?"
"이세상에 망하지 않는게 어딨냐? 민족만 빼고는 전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법이야... 하여튼 이나라의 구조가 잘못된거 같애... 너무
한쪽에만 힘을 실어주면 안되거든.. 재벌들이야말로 경제의 독재자들이야.. 네말대로 재벌 하나라도 무너지면 아마 나라에 부도가 날거다"
"그런일이 있을수 있겠냐?"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수 있냐?"
선규에게서는 어딘지 모르게 불만과 부정의 기색이 역력했다.
"그럼 사업을 하지않는다면 뭘 할거야? 외국에 나가서 살거야?"
"남의 밑에서 평생동안 일하기는 싫고... 그렇다고 외국에 나가 살기도 싫고.. 꼭 경영이 아니더라도 돈버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을거야...
그걸 찾아봐야지"
선규의 말을 듣고 태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가 좋으니 반드시 그방법을 찾겠지... 그나저나 선규는 아무 지장없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노력만 하면 되지만 나는 어떡한다?] 수심이 가득해지는 그의 얼굴을 보고 선규는 한숨을 쉬었다.
"하여간 우리나라 교육이 문제야.. 한창 꿈이 많을 나이에 죽어라 공부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지금당장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라 그러고...
벌써부터 인생이 불쌍해지잖아"
"어떡하냐? 나라의 정책을 결정하시는 높으신 양반들이 이걸 옳은걸로 생각하시니... 우리같은 학생들은 그저 따라야지"
"잘못된 제도가 있으면 연구를 해서 고쳐야지 뭐 하는거냐? 국민이 내는 세금받아서 그냥 놀기만 하나봐"
"한자리에 오래있지를 못하니 연구할 틈이나 있겠냐?... 그러다가 불만의 소리가 나오면 허둥지둥 뭐하나 바꾸고 대단한 일을 했다고
우쭐하는거지"
"태수야, 물론 나는 안할거지만 너도 커서 정치는 하지마라"
"가장 욕을 많이 받는 지름길이 정치하는건데 내가 그걸 왜 하냐?"
"그 사람들은 자기네들이 욕을 받는다는걸 알까?"
"국민들을 무지한 백성들로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아마 신경도 않쓸거다"
"아니야... 그래도 선거때는 제법 귀를 기울여주는 시늉은 하던데?"
그말에 태수는 선규와 함께 한참동안 비웃음을 터트렸다. 그런다음 선규는 근심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아줌마께 말씀드리기가 정 힘들다면 걱정하시지 않을걸로 아무거나 말씀드려... 문과도 공부할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거 하나 없겠냐?..
결정은 대학갈때 하고... 우선 급한불부터 꺼야 할거 아니야?"
그소리를 듣고 태수가 깊은 생각에 잠기자 선규는 그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들겼다.
"너무 걱정하지마... 옛말에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데잖아"
그러자 입가에 미소를 띄고 선규를 바라보던 태수는 이윽고 보급소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저녁을 먹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후에 노크소리가 들리며 엄마가 과일을 가지고 방에 들어왔다. 그녀에게 말할 기회를 살피고 있던
태수는 긴장을 했다. 엄마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여전히 겁이 났으나 이왕 그녀가 들어온 김에 말을 하기로 결심했다.
[매도 빨리 맞는게 낫지] 밝은 얼굴로 과일을 내려놓던 그녀는 그를 보더니 상냥한 소리로 입을 열었다.
"태수야"
"네?"
"너, 나에게 할말이 있지?"
그말을 듣고 태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혹시 선규엄마에게서 뭘 들으셨나?] 아까보다 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쳐다보니 엄마는 계속
생글거리며 웃는 얼굴이었다.
"얼마전부터 뭔가를 얘기하고 싶은 눈치더라... 오늘은 아까 책방에서부터 그눈치가 더 심한것 같고"
엄마를 유심히 살펴보니 그가 말할려는게 뭔지 아직 모르고있는 눈치같았다. [무슨 눈치가 이렇게 빠르셔? 유진이누나도 그러더니.....
여자들이 원래 눈치가 빠른가?]
"뭔데 그래? 무슨 걱정거리가 있어?"
한동안 그녀를 응시하던 태수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내일까지 문과와 이과에서 어느쪽으로 갈건지 결정해서 제출해야 되요"
"그런데? 이미 정한거 아니었어?"
여전히 엄마의 웃음띄는 얼굴을 보며 잔뜩 긴장된 심정으로 말을 했다.
"문과로 갈려고 해요"
그러자 엄마는 순식간에 얼굴빛이 변하며 정색을 했다.
"거기는 왜?"
다정다감했던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절제된 어조로 말하는 그녀는 예전의 엄마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아들앞에서 조금도
흐트러짐을 보이지않고 정숙해지는 엄마를 보던 태수는 저도모르게 자세를 바로 했다.
"그쪽계통의 공부를 하고싶어서요"
"뭘 할건데?"
조용하게 물어보는 그녀의 어조에는 걱정과 불신이 담겨져 있었다.
"영어를 공부할려고요"
"영어?"
"네... 나중에 교수나 할까해서요"
"교수? 영문학 교수같은거 말이야?"
"네"
그러자 굳어졌던 그녀의 얼굴은 조금씩 펴지기 시작했다. 얼마동안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던 엄마는 작은소리로 중얼거렸다.
"교수라....."
조마조마하던 태수는 그나마 엄마가 생각보다 많이 놀래거나 걱정을 하지않는것을 보고 얼른 덧붙혔다.
"그런거는 그저 가르치는 직업이니까 괜찮아요... 더군다나 영어는 그냥 학문이니까 세상일에 말려들 필요도 없고요"
"영어를 좋아하니?"
"네"
다시 침묵하던 엄마는 조금후에 고개를 들고 물었다.
"저번에 네가 하고싶다는게 그거였어?"
"그때는 그냥 생각정도만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결정했어요"
그소리를 듣고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영문학 교수라면 네말대로 나쁠거는 없겠지... 그리고 외국어를 잘하면 우대받는 세상이니까... 네가 하고싶다면 그렇게 해라"
"이해해주셔서 고마워요.. 엄마"
다시 안색과 태도가 다정하게 돌아오는 엄마를 보고 조마조마했던 태수는 그제서야 안도를 했다.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를
속인다는 생각에 그의 심정은 여전히 무겁고 꺼림직하기만 했다.
한참동안 현란한 기교로 성기를 빨아주던 마담은 이윽고 고개를 들더니 침대위에 바로 눕고는 두다리를 활짝 벌렸다.
"이젠 네가 해봐"
황흘감에서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던 선규는 그소리에 놀라서 편안하게 누워있는 마담을 쳐다보았다.
"무슨 소리하는건지 몰라? 내가 해줬으면 너도 해줘야 할거 아니야... 욕심많게 너만 받을려고 그랬어?"
미간을 찌푸리는 그녀의 말을 듣고 선규는 얼떨결에 마담의 두 다리사이로 내려갔다.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았지만 여자에게
오럴섹스를 해줘본적이 없어 난감해졌다. [이럴줄 알았으면 엄마한테 사정해서 한번 해보는거였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는거야?]
엄마와 할때는 자신이 실수를 하더라도 그녀가 모든것을 이해해주어 마음이 편안했지만 마담과 할때는 어쩐지 틈을 보이고싶지가 않았다.
조금이라도 그녀의 마음에 안들면 짜증을 내고해서 섹스를 하면서도 본능적인 쾌감만 느낄뿐 마음이 불편하여 섹스자체를 즐길 여유가
생기지 않았다. 다시 마담쪽을 보다가 눈쌀을 찡그리고 있는 얼굴을 보고 선규는 얼른 그녀의 음모를 향해 엎드렸다.
그리고는 수북한 검은 음모를 만져보니 이미 꽃잎에서는 애액이 흐르고 있어 제법 축축하였다. [이여자는 무슨 흥분을 이렇게도 잘하냐?]
수풀들을 헤집고 그안을 들여다보니 음부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번에도 그녀의 음부를 만진적이 있어서 이번은 그렇게까지 가슴이 뛰지는
않았다. 하지만 곧 행할 행위를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기만 했다. 선규는 섹스에 대해서 무엇이든 엄마와 첫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자에게 해주는 오럴섹스를 다른 여자도 아닌 바로 마담과 첫경험을 생각한다고 하니 심정이 그저 씁쓸했다. 혓바닥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동굴입구와 주위를 핥아보았다. 여자의 음부를 빨아주는 환상을 오래전부터 갖기는 했었으나 생각보다는 힘들었다.
말랑말랑한 꽃잎주위에서는 자꾸만 털들이 입에 걸려서 마치 시원한 물을 마시다가 뭔가가 입안에 걸리는 기분이었다. 혀에 묻는 털들을
떼어내며 계속 거무스름한 질주위를 빨자 마담은 짜증을 냈다.
"왜 이렇게 제대로 못해? 애인하고 해보지도 않았어?"
마담의 말이 마치 엄마를 모욕하는 소리로 들려 분노가 치밀어오른 선규는 엎드려있는 몸을 일으킨다음 그녀를 싸늘한 눈빛으로 보았다.
흥분하던 마담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다는걸 느끼고 상반신을 조금 일으켜 마주 쳐다보았다. 그러나 선규의 차가운 기색에도 그녀는
조금도 동요하는 빛이 없었다. 오히려 함께 노려보며 어느새 냉랭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애인얘기를 꺼내서 기분나빠졌어?"
"....."
한참을 노려보던 그녀는 이윽고 얼굴표정을 부드럽게 하더니 몸을 더 앞으로 일으켜 그의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잡았다.
"애인을 끔찍히 여기나보구나. 누군진 몰라도 네가 그렇게 나오니까 질투나는데?"
"....."
계속해서 노려보는 선규가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그녀는 묘한 미소를 흘렸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화 풀어... 응?"
"....."
그러더니 마담은 키스를 해주고 선규를 가슴품안으로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그의 등을 다독거리며 달랬다.
"미안하다고 그랬잖아... 내가 이렇게 사과를 하는데 속좁게 계속 그럴래?"
그녀의 가슴품안에서 가만히 있던 선규는 그녀가 상냥하고 나긋한 소리로 계속 달래주자 가슴속에 사묻혔던 분노가 어느정도 가라앉게
되었다. 그러나 불쾌감이 여전히 남아있어 더이상은 행위를 할 마음이 사라졌다.
"오늘은 그만 가고 싶어요"
하지만 마담은 선규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린애처럼 자꾸 왜 그렇게 심통을 내? 누워봐... 오늘은 내가 알아서 다 해줄게"
그리고는 그를 침대위에 바로 눕혔다. 선규는 기분이 나지않아 마담의 집을 어서 나가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았으나 그녀가 능수능란한
기교를 부리며 말초신경을 자극하자 수그러들던 성기는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격렬한 정사가 끝나고 선규는 착잡한 심정으로 마담옆에서 함께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기분이 나빠져서 하고싶지 않던 상태에서도
마담의 손길에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자신의 육체가 원망스럽기만 했다. [속은 싫어해도 여자의 손길을 받으면 내몸은 그렇게 되는건가?
아니면 이여자에게 무슨 특별한 기술이 있는건가? 상당히 매력적이라는건 인정하는데 마음이 안따라주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럴수가
있었지? 이래서 남자는 단순하다는 소리를 듣는가보다] 옆에서 마담은 무표정으로 담배연기를 조용히 내뿜고 있었다.
"애인이 너처럼 학생이니?"
"....."
선규가 흠짓 놀라며 그녀를 쳐다보자 마담은 약간 불만이 섞인 기색으로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나하고 있을때도 애인생각이 나?"
"....."
"앞으로는 그러지 마... 나도 여자야... 네가 나와 있을때 딴여자를 생각하는건 싫다고"
그소리에 선규는 상당히 놀랬다. 그를 단순히 성적으로 만족할려고 이용하는 도구로 생각하는줄 알았는데 그말은 뜻밖이었다. 도무지
그녀의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의아해 하고 있는데 문득 지금이 그가 계책하고 있던것을 말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남자도 여자처럼 질투가 있어요"
담담하게 말하는 그의 소리를 듣고 마담은 선규를 응시했다.
"남자는 안그럴줄 알았어요?"
"너는 나에게 질투를 느끼지 않는다고 했었잖아"
"그때는 그랬는데 계속 누나를 만나다보니까 생각이 바뀌어지네요"
그러자 마담은 놀란 기색으로 그에게 바짝 다가왔다.
"그럼 이제는 질투를 느낀다는거야?"
"예... 남자가 여자를 계속 만나다보면 그여자가 다른 남자와 있는걸 싫어하는거는 정상이 아니겠어요?"
그말을 듣고 마담은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네가 나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듣기는 나쁘지 않네"
"그남자도 저와 같겠죠?"
그러자 그녀는 다시 정색을 지으며 그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남자라니?"
"누나애인말이에요... 그사람은 누나가 저와 이런다는걸 모르고 있을거 아니에요"
"그래서?"
어느새 그녀의 말속에서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제가 그사람을 만나 이사실을 얘기하면 어떻게 되는거죠?"
마담이 벌떡 일어나자 선규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무슨말을 하는거야?"
"누나도 무서운게 있나보죠?"
선규가 여유있게 말하자 그녀는 애써 태연한척을 하면서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
"네가 그사람이 누군지 알아낼수 있을거 같애?"
"제머리가 그쪽으로 좀 발달되서 한번보면 잊어먹지를 않아요..... 그사람의 얼굴과 지동차번호를 알고있는데 누구인지를 알아내기는
저같은 어린애에게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한참동안 그를 노려보고 있던 마담은 긴장된 어조로 말했다.
"원하는게 뭐야?"
"그남자를 포기하세요... 그리고 제마음은 애인에게 가있기때문에 누나를 별로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뒤에서 딴남자를 만나는
여자는 저도 별로에요... 하지만 누나가 저만 보겠다고 약속하면 제가 원할때마다 만나드릴 용의는 있어요"
무표정으로 있던 그녀는 얼마후에 냉소를 흘렸다.
"너같은 어린애가 그런 말을 한다고 그사람이 믿을거 같애?"
"안맏을수도 있죠... 하지만 그사람도 누나가 어떤사람인걸 알텐데 믿지를 않더라도 일단은 의심을 품겠죠... 그러면 지금같은 감정을
유지하기가 좀 힘들걸요. 남자가 어떤 동물인지 잘 아시잖아요? 바람을 피우면 여자는 몇번정도 용서해줄수 있는데 남자는 가차없이
그자리에서 이혼이잖아요"
선규는 두다리를 쭉 뻗고 두팔을 머리뒷쪽에 올려 팔베개를 하며 느긋하게 말했다. 그러자 그토록 냉정함을 잃지않던 마담의 눈가에서는
약간의 경련이 일어났다.
"그러면 너는 무사할거 같애?"
그녀가 협박을 해올것을 알고 미리 마음의 대비를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말을 들으니 속에서는 두려움이 올라왔다. 이왕 여기까지 온거
계속 밀어부쳐야 한다고 다짐하고 여전히 여유스러운 표정을 유지하며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말했다.
"저희집에 오시던지 학교에 찾아오시던지 마음대로 하세요... 저는 누나를 본적이 없다고 무조건 잡아뗄거니까요. 저 이래봐도 학교에서
우등생이에요... 사람들이 성적만 좋으면 무조건 좋게 보는거는 아시죠?"
"....."
"집에서는 제말을 믿어주실테고 학교에서는 근신정도로 그칠거에요... 뭐 근신도 내신성적에 치명적이지만 누나한테 끌려다는것보다는
나아요... 그리고 그남자의 가정도 지켜주는게 되니까 좋은일을 하는거잖아요"
물론 선규의 속마음은 그가 말한대로 되어지지 않을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선생님이나 그가 막다른 골목에 몰려있기때문에
으름장이나마를 쳐야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저히 마담에게 겁을 줄수가 없을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선규는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체 천천히 일어나서 옷을 입기 시작했다.
"잘 생각하세요..... 누나에게 돈 받은것도 없어서 저는 떳떳해요..... 뭐 누나가게에서 공짜술을 마신적은 있지만 설마 그거가지고 뭐라
하실거는 아니죠?"
그리고는 방문을 나서다가 이제는 유혹적인 나체위에서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있는 마담을 보며 마지막 한마디를 던졌다.
"아, 참. 그리고 곧 신문배달을 그만둘거에요. 소장님께 제후임자로는 아주 어리거나 못생긴 애, 아니면 여자로 정하시라고 말씀드릴게요"
그리고는 유유히 그녀의 집을 나왔다. 그런다음 그녀의 아파트에서 멀리 벗서어났을때야 그는 비로소 인도에 주저앉으며 긴장을 풀었다.
제대로 쉬지못했던 호흠을 몰아쉬었으나 떨리는 가슴은 진정시킬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그의 협박을 듣고 마담이 가만히 있지 않을것
같아서 무모한 짓을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반드시 먹혀들어가야 할텐데..... 그렇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지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엎질러진 물을 줏어담을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제는 여기서 모든일이 끝나 선생님이나 그가 옛날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하는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났다. 그동안 선생님에게서는 아무런 변함을 찾아볼수가 없어 선규의 마음을 극심히 초조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교문을 나설때는 마담의 차가 있나해서 몇번이나 주위를 살펴볼 정도였다. 그녀가 집이나 학교로 찾아올 가능성을 생각해보았으나
아무래도 선생님의 남편을 만나겠다는 협박때문에 그렇게까지 나올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 다른 방법으로 나오겠지? 그때보니까 화가
단단히 났었던거 같은데. 그나저나 선생님남편이 돌아오지 않은것 같은데 정말로 찾아가야 되나?]
배달을 마치고 집으로 오던 선규는 아직까지 약국에 문이 열려있어 또 누가 문닫는 시간에 찾아온줄 알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많은 시간을 놔두고 왜 하필 문닫는 시간에 찾아오는거야?] 엄마가 고생하겠다는 생각으로 짜증섞인 얼굴로 들어오던 그는 귀신을
본거처럼 그만 심장이 멎는것 같았다. 손님과 뭔가를 얘기하고 있던 엄마는 그가 들어오는걸 보고 살짝 미소를 보낸뒤 다시 손님에게
주의를 기울였다. 하지만 손님은 그런 엄마를 보고는 뒤를 돌아보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드님이신가 보죠?"
"네"
마담은 다시 엄마를 보며 상냥하게 말했다.
"그럼... 일단은 한박스를 가져가보고 결정할게요"
"그렇게 하세요"
술집에서처럼 기품있게 행동하는 마담과 언제나 다름없이 손님을 친절히 대하는 엄마를 보는 선규는 심하게 두근거리는 가슴과 힘이 풀린
다리때문에 그자리에서 주저앉고 싶었다. 그토록 두려워했던 걱정이 현실로 찾아온 것이었다. [엄마가 아무렇지않게 행동하는걸 보니
아직은 말을 안한거 같은데.....] 자신과 몸을 섞고있는 두여자가 한자리에 있다는게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것도 보통여자가
아니라 하나는 자신을 낳아준 엄마였고 다른하나는 산전수전을 겪은 고급술집의 마담이었다. 숨도 못쉬고있는 선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마담에게서 보이지않게 서서히 목이 조여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다시한번 그를 보고는 눈가에 웃음을 짓더니 엄마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제가 차를 좀 멀리 세워놨는데 죄송하지만 아드님께서 상자를 거기까지 운반해 주시면 안될까요?"
"물론 그렇게 해드려야죠... 선규야, 할수있겠지?"
몹시 긴장하고있어 대답도 못하고 있는데 마담이 그를 보며 다정하게 물었다.
"이름이 선규에요? 그래줄수 있어요? 제가 혼자 들기에는 좀 벅차서 그래요"
도무지 아무말도 나오지가 않아서 선규는 창백해진 얼굴로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아무렇지가 않은듯 계속 친절한
웃음을 머금고 그에게 진열장뒤에 있는 박스를 가리켰다.
"이거야... 무겁지는 않지만 병이 들어있으니까 조심해야 돼"
선규는 최면에 걸린듯 아무런 생각없이 다가가서 상자를 들었다. 그위에 적혀있는 글자들을 보니 소화드링크였다. 마담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엄마에게 공손히 말했다.
"아드님에게 미안해서 어쩌죠?"
"우리애가 자주 도와주니까 마음쓰시지 마세요"
선규가 상자를 들고 마담에게 오자 그녀는 다정다감한 얼굴로 그를 살펴보았다.
"아드님이 참 미남이시네요... 제가 학생이었다면 따라다녔겠어요"
그소리에 선규는 하마트면 상자를 떨어트릴뻔 했으나 엄마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소리없이 웃었다.
"그렇게 보아주시니 감사해요"
"자녀분이 이아드님 혼자이세요?"
"네"
"그럼.. 약사선생님께 너무나도 귀하시겠네요"
"네... 저한테는 그래요"
그러더니 엄마는 그에게 얼른 손짓을 했다.
"뭐하니? 어서 나가지 않고"
엄마의 재촉에 선규는 떨리는 다리를 간신히 지탱하며 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마담은 두손을 앞으로 모으고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친절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곧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읍니다"
그소리에 선규는 눈썹이 이마끝까지 올라갔다. [곧 연락을 한다니?] 그의 심장은 몹시나 두근거려 마치 가슴을 뚫고 나올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의 심정을 모르는 엄마는 함께 인사를 하며 말했다.
"저희 약국을 찾아주셔서 제가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가세요"
엄마앞에서 내내 온화한 표정을 짓던 마담은 약국을 나오자마자 금새 냉랭한 얼굴로 변했다. 그녀의 뒤에서 선규는 상자를 들고 말없이
따라가기만 했다.
약국에서 얼마간의 거리가 떨어지자 그녀는 무덤덤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예뻐해주면 고마워할줄을 알아야지....."
그녀의 말을 들으니 선규는 몹시나 긴장이 되어 오만가지 별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학교에 찾아올까? 그럼 담임선생님하고?]
그의 가슴속에는 알수없는 두려움이 계속 밀려와서 마담에게 반항하고 싶은 생각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더군다나 엄마한테까지
무슨짓을 할지도 몰라 무조건 그녀의 말을 따라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지난번 술집에서 느꼈었던게 기억났다. 미스터박,
미스성, 그리고 종업원들의 절제되고 조심스러운 행동들을 보며 그저 교육을 잘 시키는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이유가 어렴풋히
이해가 될것 같았다. 그러는데 마담이 걸음속도를 늦추면서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네가 말한걸 생각해봤어"
그녀의 말소리는 어느때보다도 더욱 삭막하게 들렸다.
"네가 그런말만 하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놓아줄려고 했었겠지만 이제는 마음이 변했어.. 나는 내가 찍은 사람이 반항을 할수록 더 매력을
느끼거든"
"....."
"물론 그사람도 계속 가지고 있을거고... 그사람을 만나든말든 네마음대로 해.. 네가 말했듯이 그사람도 나에 대해 잘알어.. 남자들이 나를
어떻게 건들어 볼려고 해괴한 말까지 하는거까지 말이야... 물론 너같이 어린애가 그런말을 한다고 놀라기는 하겠지만..."
그러더니 마담은 걸음을 멈추고 냉소를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어머님께서 너를 보시는 눈에 애정이 가득 담겨있더라... 이혼하시고 혼자되신 몸에 옆에는 너밖에 없으니 그럴만도 하시겠지"
그말에 선규는 얼굴에 핏기가 없어지며 기절할뻔했다. [뒷조사를 하느라고 이제야 찾아온거구나] 이제 상황은 역전되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에게 마담이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너하나만 바라보고 사시는 어머님이 우리일을 아시면 상심이 아주 크시겠지? 더군다나 아들에 대한 어머님의 사랑은 남다른데.. 보니까
미스터박말대로 훌륭하신 분이신거 같은데 나도 네어머님께 상처를 주고싶지 않아. 너도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 않지? 어머니를 잘
따른다고 했잖아"
"....."
"너를 애지중지하며 키우셨을텐데 그런 어머니의 가슴에 못을 박아 쓰러지시게 하면 안되겠지? 어머님한테는 네가 눈에 넣어도 하나도
안아플 자식일텐데 그러면 나보다 더 못된 인간이 되는거지"
마치 선생님이 학생에게 타이르듯이 자상하게 말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선규는 패배를 승복했다.
"이제부터는 다시는 그러지않고 누나말씀 잘 들을게요"
그러자 마담은 만족스럽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으나 얼굴에서는 계속 찬바람이 돌았다.
"저번에 내가 한번만 더 그런다면 용서하지 않겠다 했지?"
그말을 듣자 선규의 다리는 부들부들 떨렸다. 평생 이렇게까지 겁이 나 본적은 없었다. 한동안 말없이 걸어가는 마담을 따라가자 이윽고
그녀의 차가 나타났다. 열어진 트렁크안에 상지를 싣자 마담은 트렁크를 닫고 그를 무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신문배달을 그만두겠다고 어머님께 말씀드렸어?"
"아직이요.. 보급소에만 말해놨으니까 곧 사람을 구하는대로 그만들거에요"
"그럼 배달은 그만두되 어머님께는 말씀드리지마... 배달해서 버는 돈은 내가 줄테니 걱정하지말고 그시간에 내가 부를때마다 와"
"평일에도요?"
"왜? 못하겠어?"
그녀의 얼음장같은 얼굴을 보고 선규는 저도모르게 흠짓하며 얼른 대답했다.
"시..시키는대로 할게요"
"네어머니에게는 내가 이근처에 음식점을 낸다고 말해놨어... 그래서 저걸 들이겠다고 말하러 간거야"
그소리에 선규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고개를 번쩍 들었다.
"도매상들에게 구입하지 않으신다고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하요?"
"저번에 도매상들하고 거래를 하다가 마찰이 많아서 좀 돈이 들더라도 너희 약국과 할 생각이 있다고 둘러댔어.. 네어머니도 어차피 돈이
들어오는거니까 별다른 말씀은 없었고.. 만약에 정말로 계약을 한다면 네어머니와 자주 보게 될거야. 그렇게 되면 학교에 찾아갈 필요도
없게 되는거지"
도저히 빠져나올수없는 함점에 걸려들었다는걸 깨달은 그는 절망감에 빠졌다.
"계..계약을 하실거에요?"
"네가 하는걸봐서"
그리고는 빽에서 삐삐를 꺼내 건네주었다.
"나에게서 연락이 오면 즉시 전화해. 그렇지 않으면 너네집으로 곧장 전화한다"
말없이 삐삐를 보는 선규를 보던 마담은 차에 올라타며 어이가 없다는 웃음을 내지었다.
"일할 시간에 너를 잡을려고 여기까지 온걸보면 내가 아무래도 너에게 빠졌나보다... 님을 찾으러 온것도 아니고 이 무슨....."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던 마담은 시동을 걸고 차와 함께 사라졌다. 혼자 남게된 선규는 그녀가 준 삐삐를 보다가 문득 개목걸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집으로 힘없이 걸어오는 선규는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 짓을 했는가를 세삼스럽게 절감하고 있었다. 괜히 쓸데없는 만용을 부렸다가
일만 더 악화되게 만든 셈이었다, 이제는 선생님이 아니라 그자신이 더 절박한 성황에 처해 있는것이었다. 정말로 선생님남편을 찾아가
볼까도 생각해보았지만 마담의 말대로 부질없는 짓인거 같았다. [맞는말이지... 어차피 자기가족을 내팽겨치고 마담에게 푹 빠져있는에
내말을 믿겠어?] 이제는 마담의 성노리개로 전락한거 같아서 인간이하의 수치심까지 들 정도였다. 한숨을 연달아 내쉬면서 오는데
저멀리서 약국문을 내리고있는 엄마가 보였다.
그런 그녀를 보니 더욱더 괴롭기만 했다. 그러다가 마담과 처음으로 관계를 맺었을때 그의 괴로워하는 심정을 엄마가 눈치챘었던게 문득
떠올랐다. [가만있어봐. 마담이 또 찾아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데 잘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정말 큰일난다] 마담이 조금전에 엄마에
대해서 했던 말들을 다시한번 상기하며 그는 애써 얼굴표정을 밝게 짓고는 엄마에게 달려갔다.
"지금 문닫는거야?"
"응... 데이트는 잘했어?"
"엉?"
선규가 소스라치게 놀래자 엄마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그의 볼을 꼬집었다.
"아까보니까 그손님에게 넋을 잃고있는게 보이더라"
"내..내가 언제....."
그가 안도를 하며 겸연쩍게 웃자 엄마는 감탄하는 얼굴로 말했다.
"하긴 내가 봐도 대단한 미모와 매력을 겸비했더라.. 남자들이 지나가면서 한번쯤은 쳐다보겠더라.. 거기다가 언행도 기품있어 교양있게
보이고.. 너한테는 어떻게 대하든?"
"그..그냥 도와줘서 고맙다며 약국에 온 이유를 말씀해 주셨어"
"네가 봐도 매력있지?"
"아니야... 난 그사람보다 엄마가 훨씬 더 예뻐"
그러자 엄마는 웃으며 그의 볼을 다시 잡고 흔들었다.
"으이구, 솔직히 얘기해도 돼"
"정말이라니까"
그의 말에 기분 좋아하는 엄마를 살펴보며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정말 그손님과 거래를 할거야?"
"제시하는 조건도 괜찮아서 하게되면 좋겠지... 하지만 결정된건 아니야"
그말을 들으며 선규는 어떡하든 엄마가 마담과 계약을 하지않을 방법을 생각해보았으나 마땅한 묘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하긴.. 내가 엄마라도 그런 거래가 있으면 하겠지] 그러면서 엄마를 따라 집에 들어가던 선규에게는 불현듯 이해가 안되는 점이 있었다.
지난번에 술집에서 옷에 여자 분자국을 묻혀왔었을때는 엄마가 질투를 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기색이 전혀 보이지가 않았다.
[이상하다.. 내가 마담에게 반해서 넋을 읽고 쳐다본걸로 생각하면서 왜 아무렇지 않아하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집에 들어가자 엄마는
얼른 저녁을 차려주겠다며 부엌으로 들어갔다. 선규는 그런 엄마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며 물었다.
"엄마, 질투안나?"
"뭐가?"
"아까 엄마가 그랬었잖아... 내가 그손님을 쳐다보고 있는걸 알고 있었다고"
"그럼.. 정말 그손님이 네마음에 들어 그런거야?"
이상하다는 표정이 조금도 없이 말하는 엄마를 보며 선규는 황급히 대답했다.
"그게 아니라 사실은 도대체 누가 문닫는시간에 왔나해서 본거야... 내가 그런거 싫어한다는걸 알잖아"
그러자 엄마는 앞치마를 두르며 미소진 얼굴로 그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내가 왜 질투를 느껴야 하는데?"
"저번에 옷에 분자국을 묻혔다고 질투냈었잖아... 그런데 내가 엄마앞에서 다른 여자를 쳐다봤는데도 질투가 나지 않는단 말이야?"
그소리에 엄마의 얼굴에는 약간의 홍조가 나타났다. 그러나 곧 부드러운 기색으로 상냥하게 입을 열었다.
"그거하고는 다른 일이지.. 그리고 그렇게 매력적인 여자가 있으면 남자라면 한번쯤은 쳐다볼수도 있는거 아니야? 나도 그정도는 이해해..
더군다나 그손님은 너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인데 내가 질투를 느낄 이유가 아무것도 없잖아?"
"그럼 엄마는 나이차이때문에 별 신경을 안쓰는거야?"
"응... 비슷한 나이또래도 아닌데 네가 설마 그여자와 사귀겠니? 그리고 그손님이 이런걸 들으면 어이가 없다고 웃겠다"
편안한 얼굴로 말하는 엄마를 보며 선규는 그저 입만 벌리고 있었다. [이렇게 안심하고 있는데 진짜로 그사실을 알게되면 그자리에서
쓰러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자 엄마가 알게될까하는 두려움이 더욱 커져갔다.
"만약에 내가 그런 나이있는 여자와 정말로 무슨일이 있다면 어떡할래?"
숨도 제대로 못쉬며 매우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미소짓던 엄마는 더 크게 웃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겠니? 나이많은 여자라면 내가 있잖아. 너도 나밖에 없다며? 여자를 만날려면 나중에 당연히 네또래의 여자를 만나야지
꼭 그렇게 될거라고 난 너를 믿어"
그의 볼을 어루만지다가 가볍게 입맞춤을 해준 엄마는 여전히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부엌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멍하니 서있는
선규는 속으로 그녀에게 절박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농담이 아니야, 엄마! 나 정말 그여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고 있다고!]
그로부터 며칠후에 선규는 신문배달을 그만두었다. 태수에게는 사정이 있어서 그런다고 말하며 자신의 엄마에게는 당분간 절대로 말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태수는 처음에 무슨 안좋은 일을 하냐고 의심을 했지만 그에게 기타를 가르쳐줄 더 실력이 좋은 사람을
만났다며 적당한 핑계를 댔다. 태수도 그가 기타에 빠져있는걸 알기때문에 정당히 하라고만 할뿐 더이상은 별다를 말을 하지않았다.
배달을 그만둔 바로 그다음날, 교문을 나서는데 선규의 바지주머니속에서 진동이 왔다. 공중전화기에 가서 삐삐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를
걸으니 마담의 차가운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집으로 지금당장 와"
"....."
"어제 배달을 그만뒀다는걸 다 알고 하는 전화야... 안오면 알아서 해"
그말을 냉혹하게 내뱉은다음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협박이 들어간 명령조였다. 한숨을 쉬며 전화를 내려놓은 선규는
곧장 마담의 집으로 향했다. 이제는 반발심이 조금도 없는 그는 그저 마담의 눈밖에 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그녀의 집을 가자 마담은 무표정으로 우선 씻으라는 말만 했다. 샤워를 한다음 수건으로 아랫도리만을 가리고 나오자 그녀는 평범한
상의에 짧은 치마를 입고 침대옆에 있는 안락의자에 앉아 조용히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마담의 손짓에 따라 선규는 허리에 두른 수건을
잡으며 그녀를 마주보는 침대가장자리에 얌전히 앉았다. 그녀는 풀이 죽어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있다가 딱하다는듯이 입을 열었다.
"진작부터 이렇게 말을 잘들었다면 이런일이 없잖아"
"....."
"그런데 한가지 이해가 안되는게 있어.. 너, 애인은 정말 있는거냐?"
그말에 선규는 숙이고있던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러나 그의 반응에는 개의치가 않은지 마담은 손에 들고있는 담배만을 응시하며 혼자
중얼거렸다.
"사람을 시켜 네뒤를 밟게 해봤는데 만나는 여자가 아무도 없었어..... 학교끝나고 신문배달하면 곧장 집에 가고..... 보통 애인이 있다면
시도때도없이 만나는데"
그리고는 마담이 한쪽눈을 치켜세우고 바라보자 선규의 입술은 파르르 떨렸다.
"어..언제부터 그러셨어요?"
"네가 여기서 나를 협박한 바로 다음날부터"
그말을 듣고 선규는 그이후에 선생님집을 간적이 없었다는걸 확인하자 깊은 안도를 했다. 하지만 그녀가 계속 이런식으로 나온다면
큰일이었다. 선생님은 둘째치고 엄마와의 관계까지 들킬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발밑에 얼른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
"이제부터 진짜로 말 잘들을테니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제가 이렇게 사정할게요"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마담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발밑에 있는 그를 말없이 응시했다. 고개를 약간 들어 쳐더보니 입가에 머금고있는
그녀의 미소는 섬뜩해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정도였다.
"네애인에 대해서 물어봤어"
"저번에 다퉈서 요즘은 만나지 않고 있어요"
"그럼.. 지금은 만나는 여자가 나밖에 없다는 말이야?"
"네"
선규가 기어들어가는 음성으로 대답하자 마담은 애완견을 다루듯이 허리를 약간 숙여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선규는
너무나도 수치심이 들어 치가 떨렸다.
"그럼 하나밖에 없는 지금애인한테 잘해야지 그러면 돼? 내마음이 얼마나 섭섭했었는줄 알아?"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그때 네어머니가 나를 보고 뭐라 그러시든?"
선규가 하얗게 된 얼굴로 쳐다보자 마담은 고개를 뒤로 재치며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뭘 그렇게 놀라? 따지고 보면 나한테는 시어머니잖아.. 그러니 나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받으셨는지를 궁금해 하는거는 당연한거지"
"그..그냥 미인이시고 언행이 바르신 분이라는 말씀밖에는....."
"그럼 내가 시어머님께 합격을 받은거네"
어쩔줄을 몰라하는 선규의 얼굴을 즐기던 마담은 다시 싸늘한 표정으로 바꿨다.
"네가 하기에 달려있다는걸 명심해"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꼬고있던 다리를 풀고 그의 눈앞에서 두다리를 벌렸다.
"지난번에 하다가 그만뒀던걸 마저 끝내"
무슨 소린가 하며 고개를 들던 선규는 그녀의 치마속을 보고 경악을 했다. 마담의 치마속에는 아무것도 걸쳐져 있지가 않았다.
미끈한 두다리사이에서 깊숙한곳에 자리잡고 있는 검은 수풀들을 보던 선규가 너무나 놀라서 경직을 하고있자 마담은 미간을 찌푸리고
짜증을 냈다.
"어서 해... 그리고 오늘은 저번처럼 심통내고 그러는게 안통할줄 알아"
그리고는 둔부를 앞으로 내밀자 선규는 치마를 조심스럽게 올리고 그녀의 두다리를 좀더 벌려 입술을 수풀앞에 갖다대었다. 아직 흥분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오늘만큼은 그녀의 음부가 건조했다. 수풀들을 혜집고 저번에 하던대로 꽃잎을 빨자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후 애액이
흘러나오며 음부가 부풀어지고 있었다. 마담은 의자등에 머리를 기대고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가 쾌감으로 몸을 움직일때마다
안락의자는 앞뒤로 조금씩 흔들렸다.
"아....... 아..........."
동굴주위를 핥던 선규의 머리속에는 불현듯 지난번에 손가락을 그녀의 질안에 넣었을때 음핵을 만지자 그녀가 몹시 흥분했었다는것이
기억났다. 그래서 두엄지손지락으로 입구의 양옆을 벌리자 흥건히 젖고있는 빨간색의 조개살이 나타났다. 그리고는 혀끝으로 더듬으면서
이곳저곳을 탐색하다가 마침내 동굴위에 있는 클리토리스를 찾아내고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러자 마담은 두다리를 더 크게
벌리고 광분을 했다.
"허억....... 그렇지........ 거기를.......... 아흑............"
그녀의 신음을 들으며 선규는 침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입으로 점점 커져가는 음핵을 빨아먹었다. 그의 입안으로 흡입될때마다 꽃잎에서
나오는 쭈욱쭈욱하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생전 처음으로 여자의 음부를 빠는거였지만 선규의 마음속에서는 흥분이나
신기함이 조금도 없었다. 마담이 만족하지 않으면 어떡하나하는 불안함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는데 갑자기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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