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안경 - 4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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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갑자기 화가났다. 그래서 소리를 꽥질렀는데 어찌된영문인지 핸드폰이 깨어져있었다. 택시기사가 많이 놀랬는지 나를
물끄럼히 보고있었다. 그렇게 그나는 병원 영안실에 도착했고 물어물어 찾아가보니 영안실에는 엄마와 태민이 엄마 아빠
그리고 약간 통통하니 복스럽게 생긴 젊은듯보이는 아주머니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하얀 소복을 입은걸로 봐서 친척인것
같았다. 그렇게 서넛이서 자리를 지키고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후다닥 하는 소리가 들려서 뒤돌아보니 태아였다.
태아가 두 눈이 시뻘개져 나에게 와서 잠시 안겼다가 엄마한테로 가서 서로 부둥켜 앉고 운다. 저렇게 많이 슬플까???... 사실
할아버지와 우리는 이상하게도 그런 따사로운 정을 느낀적이 없었는데 다른집과는 달리 오히려 할아버지는 우리를 남보다도
못하게 차갑게 대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잘모르겠는데 그런데 태아가 흠짓해서 눈길을 따라가보니 태민이였다. 태민이가
느물거리는 웃음을 입에 걸은채 태아와 엄마를 바라보고있었다. 나의 눈길을 의식했는지 태민이가 나를 바라본다. 그런데
어째 바라보는 눈이 애사롭지 않았다.
" 어....태진이형... 오래간만이야......"
" 응....???...그래................"
" 형...!!!.. 태아와 큰엄마는 언제 봐도 이뻐.... 안그래....????...."
" 뭐...???... 뭐라고......"
" 어허...형....???...그렇게 쳐다보면...눈깔빠져.........."
" 허허허허.........."
" 나...김태민... 우습게 보면...안돼....... 그리고 태아야.....기껏...동원한다는 놈들이...약해빠진 촌놈들이냐....???...
엉...???.. 그래가지고..무서운 세상..제대로.....살수나 있겠어.....????...."
" 김태민.........너 무슨말이야.....????....."
" 크크크큭...김태민...???... 뭐이 씨팔...김태민이 이놈 저놈 아무나 부르는....따라지...껍데기인줄알아....????..."
" 뭐.......뭐라구....??"
" 어..... 아줌마...아니 작은엄마...이리좀 와봐......"
태민이가 누군가를 부른다. 약간 복스럽게 생긴 아줌마다. 태민이의 부름에 주저주저하면서 안절부절하면서 다가온다.
" 왜....요...???..."
" 인사하라구요.....여기 김태진.....그러니까 나의 이종사촌형.....작은엄마가 알고있는 분의 아들.....그러니께.....한영애씨의
아들이 이분이라는 말이다...이거죠..."
" 아....안녕하세요....."
" 아... 됐고....그리고 민진,민선,미미 예들은....???..."
" 저 저기 걔네들은........애 아빠랑 같이 온데......"
" 하였튼... 말지겹게 안들어....알았어...가서 일해...울엄마좀 도와드리고...."
기분이 묘했다. 태민이 옛날의 태민이가 아니였다. 키도 멀쭝히 컸을뿐만 아니라 머리는 염색을 했고 귀걸이도 했고 그리고
말투도 이상했다.
" 너...참 많이 변했구나.........?????????????..."
" 응...좀 그렇게 됐어......나... 옛날의 김 태민 아니야....흐흐흐 그러니까...알아서 기라구..."
" 허참.......!!!!!...."
나는 기가막혔다. 그리고 화가났다. 전보다도 더욱 주눅이든듯한 태아의 겁먹은 얼굴도 그렇고 완전히 변해버린 태민이의
모습도 그렇고 이거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런데 이것봐라 태민이가 건들건들 엄마한테 다가가더니 씨익 웃으면서 뽀뽀하는
시늉을한다. 그순간 나의 두 눈에서는 불똥이 번쩍 튀었다.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았다. 그때였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간신히
들려온다. 엄마의 목소리였다.
" 태... 태민이 뭐하는 행동이니...하... 할아버지 영전앞에서..........."
" 왜요...???...내가 뭐 못할짓이라도 했시유....????...."
" 너...........너....???..."
엄마가 파르르 떤다. 나 역시도 너무나 화가난다.
" 엄마...???...아빠...??? 큰엄마가 나보고 싸가지 없다는데....."
" 뭐....???.....누가....누가..........아니 이봐 동생....어디...어디다데고...."
" 아.......아니 형님도 보셨잖아요....."
" 어허... 제수씨 그렇게 안봤는데....제수씨 사람이 그러면 안돼지요....???..."
" 네....???????????????????......"
" 나도 봤는데....태민이가 제수씨한테 반가워서 표시좀 했는데...그걸 가지고.......품성을 이야기허면 안돼지요......."
" 내말이 그말이에요...동생... 자기가 그렇다고...남도 다 그런줄 알면 안돼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태민이 뿐만 아니라 태민이의 엄마 아빠도 많이 변한것같다. 나는 황당했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큰소리로 울리는 핸드폰소리 태민이가 건들거리면서 전화를 받는다.
" 어야... 나야...엉...그래....그러니까...여기 자리채워줄 사람들 필요하니까...많이들 와.....야.....???.....수업은 무슨 수업...
땡까고 다와....네들이 언제 수업들었냐???...여기 먹을것 좆니 많아...알았지....엉...몇명???.....엉 내가 아까 전화한만큼
데리고 와...더 돼도....괜찬아.......많으면 많을수록 좋아....오케이...어여 이따봐......"
태민이가 모두들 들으라는듯이 큰소리로 자기엄마 아빠한테 말을 한다.
" 내친구들이 온데요....할아버지 돌아가셨다고....지금, 40명가까이 된데요...엄마...아셨죠....????...."
" 알았어...어이구... 내새끼.......친구들도 참많네...어려울때 언제든.... 와주는 친구가...40명이 넘는다니...아... 았았어...
언제든지 오라고 해..."
나는 말이 안나왔다. 그동안 변한게 나쁜것은 아닌것같다. 그런데 내가 어이없어할무렵 누군가 귀엽게 생긴 세여자 아이를
데리고 나타난다. 약간은 아픈듯이 초라해보이는 남자 그리고 제법 통통하고 귀엽게 생긴 세 여자아이였다.
특히나 세 여자아이들은 겁먹은 눈으로 태민이의 눈치를 흘깃흘깃 보면서 나타난다. 그리고는 태민이 작은 엄마한테가서
품에 안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인듯한 남자가 허허 웃더니 이리저리 인사하고 나와 악수까지 한 후 직장을 간다고
간다. 자기엄마랑 무엇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나를 보면서 그리고 엄마를 흘깃거리면서 기분이 묘했다.
어느새 시간이 지나서 나는 점심을 먹고 상복을 입었다. 기분이 참묘하고 더럽고 이상했다. 상복을 입고 화장실에 가려는데
화장실 옆 비상계단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들려오는 목소리가 태민이 같아서 슬쩍 열어보니 역시나
태민이 목소리였다. 좀전에 보았던 민진, 민선, 미미가 계단 벽쪽에 나란히 서서 태민이한테 혼나고있었다. 대충 들어보니
온갖 쌍욕에 아침에 바로 오랬더니 안왔다고 죽고싶냐고 돌림빵 또한번 당하고 싶냐는 뭐 이런 저런 내용들이였다.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여자아이들의 가슴을 콕콕 찌르면서 비아냥 거리고있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태민이 일이라면 나는
태민이에게 다가갔다.
" 뭐... 하냐....????...."
" 어... 집안일......집안일 이니까... 나서지마....."
" 새끼......."
" 뭐...???....새끼........????....."
나는 아무말없이 손으로 태민이의 이마를 살짝 밀었다. 밀렸던 태민이의 얼굴이 다시오면 다시 손가락으로 툭 밀었다.
서너번 그렇게 반복을 했다.
" 그래...새끼야....뭐...??..불만있어...새끼야...."
" 어이 씨발.........어이 씨발........................"
" 주둥이 다물어 새끼야....엉....???...."
" 이... 이......이..씨발........이 있다가 봐....어이 씨팔....."
태민이가 주춤거리면서 뒤로 물러나다가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간다. 그러자 서있던 한 여자애가 주저않으면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않고 운다. 참 태민이한테 걸렸으니 말을 안해도 다 알겠다. 잘은 모르겠지만 좀전에 한말로 봐서는 말을
안들었다가 못된놈들 한테 호된 꼴 당한것도 같았다. 내가 나가려하자 주저않은 여자애가 말을 건넨다.
" 저.........오 오빠....???....오 빠라고 불러도 되지요....???...."
" 응.....!!!...."
" 태...태아 언니.....오빠 맞죠......????...."
" 미... 미미야....왜그래...??? 마... 말하면 안돼...크... 큰일나....."
" 언니들은 다 바보야.....큰일은 이미 났어... 이... 이상 더큰일이 어디있어...????...."
미미라고 불린 여자애가 다른 두 여자애를 울면서 사납게 쏘아부치고있었다. 그러자 미진, 미선이가 고개를 숙이고는 말없이
바닥을 바라본다.
" 오... 오빠....죄송해요...저 저희들 때문에....태... 태아 언니가....???...."
" 무슨말인지.....자세히 이야기 해줄레....????..."
" 태... 태아언니도...오빠한테는 이야기 하지말라고했는데....아무래도 알고 계셔야될것 같아서요.............."
"......................................................"
" 한달 전쯤에 태민이 오빠가....저희 집으로 와서 살게되었어요...그리고 저희가...다니는 중학교로 전학을 왔고요.....그런데
저희 학교 일진짱이 있는데...그 여동생이 태민이 오빠랑같이 2학년 같은 반이였데요....그런데 한눈에 반해가지고...아주....
태민이 오빠한테 미쳐버렸어요.... 그... 러다가..........저희 학교 일진들 되게 무서워요..."
" 그게.......다인가...???...."
" 그... 그게 아니고... 저희들이 말을 안듣는다고...태민이 오빠가...이야기해서...저희들이 되게 많이...혼도났고...그리고...
하였튼 그런데.....그런 이야기를 태아언니가 듣고...태민이 오빠한테 따졌나봐요.....아니 따졌데요....."
"........................................."
" 태아언니...개끌려가듯 끌려가서 맞고...저희들도 이야기 했다고 죽도록맞고...태아언니랑 저희들 모두...그날 밤새도록...
당했어요....."
" 그.......그래.....????...."
나는 손이 떨려왔다. 그리고 화가났다. 성질도 났고 그리고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 그런데 태아 언니가.....전에 알던 남자친구들한테 부탁해서.....태민이 오빠 혼좀 내주라고 했는데.....그러다보니.....저희
학교 일진들이랑 붙었는데........저희 학교 일진들 싸움되게 잘해요..."
대충 짐작이 갔다. 며칠전 최돈규 그놈이 지방에서 누구랑 붙었다고했다. 겁나게 깨놨다고 했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 오... 오빠...........괜찬으시죠....????...."
".........................................................."
" 화... 화가나시더래도.................어... 어쩔수없어요.....저 저희야 그렇다 치더래도...태... 태아언니 여기있으면 안돼요...
우리학교 일진들이 태아잡으러 온 동네를 다 뒤졌어요......자... 잡히면 큰일나요......"
" 그래서....????...."
" 네..??? 그래서라니요...???..태 태아 언니 피 해야한다니까요.....태민이 오빠 인간도 아니에요... 아주 인간 말종이에요...
오.... 오죽하면...바밤마다...우리 엄마하고 우리를 밤새....."
" 미미야...그만해.......그만....."
미진과 미선의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퍼졌고 그와 동시에 미미는 그냥 퍼져앉아 울음을 터트린다. 죽고싶다면서 그러자
미진도 미선도 같이 주저않아 운다.
" 미진과 미선이라고했나....???....너는 미미이고....."
" 네..........흐흐흑....."
" 세상은 참 재미있는거야...살다보면 아주 재미있는일도 생기는법이야.....이삼일만 참아....."
" 네...????......저 정말이요...."
" 으응........참아봐........이삼일만........."
" 호..... 혹시..... 오빠 안돼요..... 중학생들이지만..... 웬만한 어른들도 못당해요.....태아 언니가 믿었던 오빠들은 완전히
어른조직들이였는데에도....게임이 안되게 당했데요...."
" 후후후..... 어쨌든 두고봐.........알았지...????...."
" 아....안돼는데........안돼는데.........."
괜히 눈물이 났다. 그래 그랬다 이거지 허참 이새끼 이것 나원참 이것참 내가 어떻게 해야 잘했다고 동네방네 소문이 나지..
그나 저나 묘한 생각이들었다. 제버릇 개못준다고 딸셋인곳에 들어가서 몽땅 어허 이것참 아무래도...???.......하긴 나도
하지만 이것은 분명 다르다. 나는 서로가 원했던것이고 태민이 이새끼는 강간인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동생이랑
어쩌면 엄마까지 답답했다. 나는 밖으로 나가서 한참을 시원한 공기를 마셨다.
온몸이 평안해질때까지 이대로 태민이를 봤다가는 참아야한다. 어쨌든 참아야한다. 적어도 할아버지 영전앞에서는 참아야
한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는 영안실로 내려갔다. 그런데 이게 뭐야 분위기가 나는 잠깐 헷갈렸다. 혹시 내가 잘못 들어왔나
했다. 그러나 아는 얼굴들이 보였다. 엄마가 보였고 태민이 엄마와 아빠도 보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태아와 엄마는
부지런히 음식들을 나르고있었지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미진이와 미선 미미 세자매들은 아예 엄마하고 한곳에 쭈그러
앉아서 오돌오돌 떨고있었다.
태진이 엄마와 아빠는 뭔가 신이나는듯이 소리를 쳐대고있었고 태민이는 보란듯이 활개치고 다니고있었다. 아래위를 거의
까만색 복장으로 통일한 무슨 조폭 조직이 동원된 모습이였다. 옆의 영안실 사람들도 눈치를 보면서 슬슬피하고있었다. 짧은
스포츠머리에 안하무인격으로 큰소리도 나고 덩치들은 제법 있어보였다. 조폭 두목의 가족이 죽어서 조폭조직원들이 전부
동원된 듯한 모습이였다.
일순 나는 당황했다가 자세히 보니 덩치들만 그랬지 얼굴들은 앳된모습이였다. 그러고 보니 짐작이 갔다. 아마도 태민이가
부른 당삼의 일진들 그런 생각이드니 우습고도 갑자기 만만한 생각이 들었다. 태민이가 나를 보자 거드름 피우면서 나에게
다가오면서 말을 건다.
" 어이...태진이형.....내 친구들........아그들아...내가 항상 말씀드리던...태진이 형...인사드려......"
" 어허... 씨팔...들은대로....쥐새끼처럼 생겼구만......."
" 그러게 말이야........간이 덜렁거리는게 보이네........."
" 어허 새끼들아....우리 할아버지 상중이라니깐....상끝나고혀...알았지....???..."
" 형...???...어서들어와....그런데 얼굴이 왜그래...???...하예졌네...???...겁먹었구나.....잘하면 오줌싸겠네....???...."
이것참 내가 꿈을 꾸는건가...????... 그런건가....???.....아마도 그런것일것이다. 멍해있는데 반가운얼굴이 보인다. 문쪽에서
삐죽이 내미는 얼굴 민수와 창수였다. 민수와 창수는 나를 보면서 반갑게 손을 흔든다.
" 태진아...??... 우리왔어........"
" 어떻게 왔어....아직 수업끝날시간이 아닌데.........????...."
" 마녀한테 이야기하고 왔어.....대철이하고 승철이도 오려고했는데.....마녀가 안된데...일단... 우리 둘은 혹시 모르니까...
좀 도와주라고 가보라고해서 온거야.....다른애들은 수업끝나고 바로온데..........그런데 뭐가 좀 그렇다....."
" 뭐 가....????....."
" 아니 뭐... 꼭 조폭영화찍는것같아.....뭐가 이렇게 살벌해......아닌가...???..."
" 야...좀 무섭다....."
창수가 눈을 크게 뜨고 안을 바라다보고있었다. 그때 태민이가 말을 걸어왔다.
" 여..... 태진이 형 친구들인가보네.......어서들 와요....나...김태민이요...."
" 아....어....!!!...우리들은 나는 민수라고 하고 여기는 창수......"
태민이가 손을 내밀자 민수와 창수가 어정쩡히 손을 내밀어 자기소개를 한다.
" 근데...어씨벌....올래면 빨리오지....빨리와서 심부름도 좀 하구... 그래야지...."
" 뭐... 뭐라고....????....."
" 아..... 씨발 내친구새끼들이 이렇게나 많이왔는데.....밥상내올 손이 모질라다.....보니.....아직도 다 못먹었잖아.....어떻게
태진이 형이랑 똑같냐...멍청한것은...???.."
" 뭐....????..."
창수와 민수가 너무놀래 어처구니 없다는 눈으로 나를 멍하니 쳐다본다. 나는 그냥 가만히 참으라는듯이 고개를 끄떡이자
민수가 다시 멍하니 쳐다보다가 후다닥 고개를 숙인다. 그러자 창수도 고개를 잽싸게 숙인다.
" 어...어머니 안녕하세요.....저희들 태진이 친구들입니다."
" 아....네....어서오세요......전에 집에서봤던......."
" 네 지난번에 집에서 한번 뵈었었지요....어...그.. 그거...이리주세요....어머니...나르는건 저희들이 할테니...앉아 계세요...
창수야...???...."
민수가 엄마를 알아보고 그릇을 나르던 쟁반을 빼앗아든다. 그러자 창수가 잽싸게 음식나오는곳으로 향한다. 그렇게 창수도
민수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수는 가끔 얼빠진듯이 태아를 흘깃거리고 있었다. 민수는 태아가 좋은모양이다. 그런데
기어코 두어시간 후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이상한 분위기에 애써 눌르고 참았던 민수와 창수가 기어코 나도 보았다. 태아가
음식을 나르는데 앉아서 밥먹던 검은덩치들의 짖굳은 장난과 태민이의 이죽거림에 참던 민수가 기어코 한마디했고 결국은
큰소리가 오고갔다. 그러자 엄마가 왔고 민수가 엄마를 보자 참으려고했는데 태민이의 엄마에대한 저질스런 말에 민수가
폭발한것이였다.
" 아니 뭐... 이런 새끼가 다있어...뭐라고...??? 다... 다시 예기해봐.....???..."
" 뭐...???...틀린말은 아니지... 우리 큰엄마...얼굴만 잘생겼으면 만사 오케이거든..."
" 이 새끼가...........????...."
" 민수야....????......"
" 태...태진아.........!!!!!....."
"................................................................."
" 미... 미안해...하... 하지만...너도 봤잖아...????...."
"........................................."
" 아... 알았어.....미... 미안해.........."
나는 조용히 민수를 바라보았고 폭발할듯하던 민수가 손으로 뒤머리를 긁으면서 천천히 수그러든다.
" 씨벌놈들이....성질내면 어떻게 하겠다는거야...지들이......"
민수와 창수의 눈이 획돌아갔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았다. 앉아있던 검은 덩치중에 제법 한 인상하는 덩치가 반찬을
끄적거리면서 한마디했고 고개를 들어 다른 덩치들의 동의를 구하고있었다.
" 그러게 말이야....좆도...힘도 없으면서........."
" 좆달렸으면.....한번 성질냈으면.....날려야지.....븅신새끼..........."
" 뭘봐... 새끼야......꼬우면 함 뜰까...???... 같이 함 나갈까....????....."
" 이........이런......."
민수의 입에서 씹어뱃듯이 가벼운 신음소리가 나더니 나를 흘깃본다. 나는 아무표정없이 얼굴로 가만히 있으라고했다.
그러자 주먹을 주억거리던 민수가 몸을 떨면서 가만히 올렸던 손을 내린다. 창수가 이해할수없단는 표정으로 멍하니 나를
본다. 태아는 기어이 눈물을 흘렸고 엄마 역시도 두 눈을 가볍게 떨고있었다. 태민이의 엄마 아빠는 아무것도 모르는척
할아버지 영정앞에 상주처럼 앉아있었고 태민이는 비실거리며 웃다가 슬쩍 몇몇아이들을 불러서 나간다. 민수의 두 눈이
나를 다시본다. 무언가를 간절히 애원하고있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한마디했다.
" 어린 친구들....그만하지.....그래도 어른이 돌아가신 자리인데....."
" 그래서 네들이 살아있는거야..새끼들아...아니면...네들 다 죽었어...하였튼...놈이고...년이고...한놈도 도망갈 생각말어..."
어이가 없었다. 나도 인내의 한계심을 느꼈다. 나의 손이 천천히 떨려온다. 나는 천천히 주먹을 쥐고 주먹을 쥔 손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민수와 창수를 보았다. 그러자 민수와 창수가 천천히 자세를 잡는다. 그때 민수의 두 눈이 한쪽으로 향했다.
나 역시도 그쪽으로 눈이 향했다. 강선중선배였다. 강선중 선배의 산만한 덩치가 문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민수를 보면서
창수를 보고 그리고 나를 보면서 헤하고 웃는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건 민수도 창수도 마찬가지인것 같았다.
그 거대한 덩치에 그 무지막지한 인상에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몰린것은 당연한일이였다. 일순간 아주 묘한 정적이
감돌았다. 그런데 강선중선배가 밖을 보면서 뭐라고한다.
" 여기여...여기.......아버지...여기여요....모두들 오세요...여기 맞아요...."
궁금했다. 누가 또 온다는것이지....????....나도 창수도 민수도 그리고 다른 모든 시선들이 문으로 향했다. 그러자 멀끔하고
단정한 모습의 박강영선배의 모습이 보인다. 언제보아도 아주 잘 생겼다. 그리고는 김수현선배와 선도부들이 화환을 들고
나타난다. 조의라고 써져있는 국화꽃으로 장식된 화환이였다. 이상하게도 나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주먹을 쥔 손을 펴고는
박강영선배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박강영선배가 한쪽 손을 흔들며 웃는다. 나는 박강영선배에게 다가갔다.
" 선배님...... 수업은 어떻게 하고...오셨어요....????...."
" 걱정마라...다하고 왔으니까???...그나 저나 부모님은 어디계시지....????...."
" 예...??? 네....어... 어머니....여기 저희 학교 선배님이세요......"
" 어... 서오세요....."
" 아네...!!!!...어머니 박강영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 아네..!!!!!... 뭐... 뭘요....???....."
" 저... 저희학교 교장선생님과...몇몇선생님들이 조의를 표하시려고 오셨읍니다."
" 네.....????....."
" 오늘일을 들으시고는....무조건 오시겠다고 하셔서...제가 모시고 왔읍니다..."
어머니가 멍하니 입구를 바라본다. 입구에는 검은 양복과 검은 썬그라스를 낀 두명의 사내가 나타나더니 이사장과 교감과
교무선생님 그리고 생물선생님과 몇분의 선생님이 나타나신다. 끝으로 마녀까지 나는 얼른 그앞으로 뛰어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고 교장의 걸죽한 목소리가 들렸다.
" 어허...태진군.....미안허이....내가 바로 오려고했는데...말이야...아 이것들이....예의가 아니라고....그니께...수업을 마치고
가야된다고해서...늦었어..........내가 미안해서...화환도 젤크고 젤비싼것으로 가져왔어....허허허......"
" 네... 선생님....감사드립니다... 여기는 저희 어머니 이십니다...."
" 아... 안녕하세요...태... 태진이 어머니 입니다..."
" 아....역시나....훌륭한 아드님을 두신 어머니 답게...아름다우십니다...."
" 네...???..네 네 가 감사합니다....."
" 에... 또...그러니께....태진군은........."
" 교장선생님..... 먼저 영정에...조의를 표하시는게..........."
생물선생님의 조용한 말씀에 교장선생님은 영정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이상한 표정으로 안쪽을 바라다본다. 이상할수밖에
박강영선배의 눈짓에 김수현선배가 민수를 바라본다. 민수가 고개를 옆으로 꺽으면서 고개를 숙인다. 그러자 김수현선배의
두 눈이 매섭게 변했고 화환을 자리에 놓던 몇몇선도부의 표정 역시도 매섭게 굳어진다. 박강연선배의 웃음띤 싱그럽던 두
눈이 고요한 침묵속으로 빠져들었고 그 표정을 보던 검은 양복의 사내가 잽싸게 앞장서면서 길을 튼다. 분위기에 압도가
되었는지 몇몇의 중삐리들이 슬쩍 자리를 비켜주었고 교장이 천천히 영정앞으로 다가간다.
" 어... 이병신새끼....그런다고....자리를 비켜주냐....????....."
" 조...조 조용히........."
누군가가 슬쩍 자리를 비켜준 애들에게 뭐라고 하자 옆에서 누군가 그말을 막는다.
" 씨발놈이...왜 그래...???...."
" 가... 가만히 있어봐 새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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