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행진곡 -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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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이 지난 다음날 아침, 엄마는 약국에 있었다. 그동안 선규는 엄마를 성적대상으로 보는 좨책감과 흥분으로 갈등과 혼동을
해 왔었다. 밤마다 타부의 주인공처럼 자신의 몸위에서 젖가슴을 출렁거리는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서 자위로 끓어오르는
성욕을 달래곤 했었다. 이제는 신문배달을 나가도 혹시 여자를 엿볼수있을까하는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오로지 그의 머리속에는 엄마로 가득차 있었다. 어제밤에는 엄마의 자는 모습을 훔쳐볼려고 방문앞에까지 갔었으나 차마
문을 열 엄두가 안나 그냥 돌아왔었다. 화장실에서 나오던 선규는 세탁기가 눈에 보였다. [저안에 엄마의 속옷이 있겠지?]
세탁기를 열어보니 안에는 아침에 넣었던 엄마와 자신의 빨래감들이 들어있었다. 빨래감을 뒤지다가 엄마의 작은 팬티를
발견했다. 하얀팬티에는 누렇고 끈적끈적한게 묻어있었지만 그것이 냉이라 불리는 여자의 질에서 나오는 분비물이라는것을
선규는 알턱이 없었다.
[이게 뭘까?]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보니 엄마의 보지향내가 나는것 같았다. [여기에 엄마의 거기가?] 다시 흥분이 된
선규는 세탁기안을 이리저리 뒤져보다가 엄마의 하얀 브래지어를 찾아내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브래지어의 치수를
찾아볼수 없었지만 여자의 가슴을 실제로 한번도 본적이 없던 선규에게는 엄마의 가슴사이즈가 꽤 커보였다. 브래지어를
얼굴에 갖다대니 엄마의 젖가슴체온이 느껴지는것 같았다. 더군다나 며칠전에 우연히 몰래 훔쳐보았던 엄마의 젖무덤도
생각났다. 더이상 흥분을 참을수가 없어서 선규는 엄마의 브래지어와 팬티를 가지고 방으로 달려갔다. 문을 닫고 침대위에
누운 다음에 브래지어와 팬티를 온몸에 마구 비비면서 미친듯이 자위를 했다. 엄마의 속옷들때문에 마치 엄마의 육체가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아, 엄마...... 한번만 해보고 싶어. 아들에게 섹스를 가르쳐줘.....] 선규의 머리속에는 엄마가 벌거벗고 음탕하게 신음하는
모습이 왔다갔다 했다. 이윽고 사정을 마치자 온몸에 허탈함과 아쉬움이 엄습해왔다. [이제는 자위로는 만족을 못하겠어..
딱 한번만 엄마와 섹스를 할수있다면......] 선규는 깊은 한숨을 쉬고 침대밑에 브래지어와 팬티를 깊숙히 숨긴다음 책상앞에
앉아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날밤 명숙은 빨래를 한 옷들을 정리해서 옷장안에 넣고있었다. 먼저 선규의 옷들을 선규방에 갖다놓고 자신의 옷들을
정리하는데 속옷들이 모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 브래지어와 팬티하나가 없는것 같은데?] 옷들을 자세히 살펴보며
찾아보다가 그냥 포기했다. 원래 겨울이라 매일 빨래를 하는것이 아니라서 입었던 옷들을 모아났다가 빨래를 했었다.
그래서 자신의 속옷갯수를 정확히 모르는 명숙은 자신이 잘못 알았나하며 별 신경을 안썼다. 화장실에 가서 씻은 다음에
텔레비젼을 틀었다.
"선규야, 텔레비젼 안볼래?"
"그냥.. 공부할게요"
요새 선규가 이상해진 느낌이 들었다. 멍하니 있을때가 종종 보였고 어떤때는 자신을 바라볼때 얼굴이 빨개지는것도 눈치를
챌수 있었다. 하지만 몸에 어디 이상이 있는것 같지는 않았다. [왜 그럴까? 신문배달이 힘드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채널을
돌려보니 영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어? 이걸 하네] 영화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였다. 70년대 후반에 나왔던 이 영화는
당시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된 이혼가정을 다루고 있었다. 아내인 메릴 스트립이 어느날 남편과 아들에게
희생하며 살아온 자신의 삶에 회의를 가지고 집을 떠나자 남편인 더스틴 호프만은 5살된 아들을 혼자 키우면서 아들과의
관계가 가까워졌다.
그러나 아내가 아들을 찾겠다고 다시 돌아오자 아들의 양육권을 둘러싼 부성애와 모성애가 충돌하는 내용이었다. 탄탄한
스토리구성과 배우들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 내용의 중심을 맡고있는 아들의 연기를 한 아역배우는 더스틴
호프만과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됐었다. 한국에서도 성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영화를 좋아했던
명숙은 남편과 보러가자고 했지만 남편은 회사일로 너무 바빠서 할수없이 혼자 어린 선규를 데리고 갔었으나 극장안에서
선규가 우는바람에 끝까지 못보고 나왔었다.
영화가 끝나자 명숙은 선규가 생각났다. 선규도 영화속의 아들처럼 이혼가정에서 살고 있었다. 영화속에서 아들이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어디로 갈까하며 갈등하던 장면이 떠오르자 선규가 걱정되는 것이었다. [만약에 선규에게도 그런일이 난다면
선규는 누구를 택할까?] 그럴리는 없겠지만 선규가 남편을 택한다면 심한 배신감을 느끼며 못살것 같았다.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그사람한테 가겠어? 뺏기지도 않을거야. 선규없이 어떻게 살라고] 그런 생각을 하는데 선규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자신과 남편의 잘못때문에 아빠없이 살아야하는 선규의 처지가 불쌍했다. [내앞에서 내색은 안하지만
아빠를 보고싶어하는지도 모르지] 그렇게 생각하니 선규에게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긱이 들었다. 명숙은 텔레비젼과 거실의
불을 끄고 방으로 들어갔다.
일요일인 이튿날, 태수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책방에 있었다. 공부를 하다가 카펜터스의 음악을 들으니 엄마가 말했던 노래의
사연이 기억났다. [엄마는 아버지를 많이 사랑하셨나보지? 아버지와 결혼해서 그렇게나 고생하셨는데 아직까지 아버지를
생각하시는걸 보면] 그러다가 아버지가 엄마의 첫남자였다는 말을 생각하자 엄마가 순수하고 여겨졌고 다른 남자들과
교제를 안했다는것이 순결하게 느껴져 왠지 기분이 좋았다. 만약에 엄마가 재혼을 한다면 별로 안좋아할것 같았다.
[그건 엄마의 삶인데 축복을 못해드릴망정 그러면 안되지] 그러는데 저번 일요일에 왔었던 여자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네... 신정은 잘 지냈어요?"
"네... 손님도 잘 지내셨죠?"
"잘.. 지냈어요"
여자는 책을 고르다가 한권을 가지고 왔다. 괴테의 "파우스트"였다. 태수가 책을 비닐봉지에 넣고있는데 여자가 입을 열었다.
"카펜터스를 상당히 좋아하나봐요"
"아, 이거요? 테이프가 이거밖에 없어서 그래요"
"음악을 안좋아하나보죠?"
"좋아하는데 아는 노래가 없어서 그래요"
여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매고있던 작은 가방에서 워크맨을 꺼내 그안에 있던 테이프를 태수에게 내밀었다.
"이걸 한번 들어보세요"
"네?"
"그냥 녹음해서 듣는건데 노래들이 괜찮아요... 아마 마음에 들거에요"
"하지만....."
"괜찮아요... 음악을 좋아해서 가지고 다니면서 들을려고 녹음을 해둔 테이프들이 많아요... 그리고 다음 일요일에 올거니까
그때 돌려주면 되잖아요"
"그렇지만 저는 모르는 사람인데 이런걸 받아도 될가요?"
그러자 여자는 웃음을 지었다.
"몇번 상면을 했잖아요... 얘기도 나눠봤고... 다음주에 또 올거니까 걱정말고 들어봐요"
"그럼.. 감사히 들을게요"
여자는 비닐봉지를 받고 인사를 하며 나갔다. [마음씨가 참 친절하네] 태수는 앉아서 테이프케이스안에 들어있는 종이를
바라보았다. 공테이프에 녹음한것 같았는데 종이에는 예쁜글씨로 가수들이나 그룹이름들과 곡명이 영어로 적혀있었다.
대부분 처음들어보는 이름들이었다. [팝송을 좋아하나보지?]
테이프를 앞으로 돌린후 음악을 틀어보았다. 케이스종이에 적혀있는 첫곡명을 보니 스틱스의 "Come Sail Away"라고 쓰여져
있었다. 피아노반주에 맞춰 나오는 맑은 목소리를 가진 남자가수의 노래는 무척이나 차분하고 깨끗했다. 그러다가 중반에서
기타와 드럼소리가 폭발하며 나오는 격렬한 연주는 그곡에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테이프안에 있던 모든 곡들은 좋았으나
태수는 루이 암스트롱의 "We Have All The Time In The World"와 비틀즈의 "Julia"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분위기가 차분하고
조용한게 카펜터스의 음악과 비슷했다.
[난 왜 이렇게 모르는 노래들이 많냐? 나중에 선규에게 물어볼까?] 선규는 팝송과 가요에 대해서 아는것이 많았다. 음악에
점점 심취해간 태수는 공부를 하면서 몇번씩이나 계속 노래들을 들었다.
잠을 자는 선규는 엄마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엄마는 벌거벗고 선규의 자지를 빨아주었다. 선규는 성욕에 굶주린
엄마의 얼굴을 보면서 황흘감을 느끼다가 엄마의 입안으로 사정을 했다. 너무좋아서 몸을 떨면서 그만 잠에서 깨어났다.
아침이었다. 꿈을 더 꾸지못해서 아쉬움이 든 선규는 입고있는 팬티가 축축하고 끈적끈적한것을 느꼈다. 보니 팬티에는
정액이 흥건히 묻어있었다.
[이런! 몽정을 했잖아] 얼른 화장실로 달려가서 씻고 옷을 갈아입은다음 팬티를 물에 적신후 세탁기안에 집어넣었다. 아침을
먹고 책을 읽었으나 다시 엄마가 생각나서 글이 머리속으로 들어오지가 않았다. 요즘은 엄마생각으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다. 약국문으로 가서 하얀 약사가운을 입은 엄마의 뒷모습을 훔쳐보았다. 이제는 엄마의 아무모습이나
보아도 엄마의 나체가 상상되었다.
[세탁기안에 엄마의 속옷들이 있을려나?] 아직 가시지않은 엄마의 체온을 느껴보고 싶었다. 방에서 숨겨놓았던 브래지어와
팬티를 다시 세탁기안에 집어넣고 엄마가 아침에 넣은 속옷들을 가지고왔다. 엄마의 팬티에는 전처럼 분비물이 묻어있었다.
그러나 그런사실을 모르는 선규는 나름대로 이상한 상상을 했다. [끈적끈적한걸 보니 혹시 엄마의 애액이 아닐까? 그럼
애액이 왜 나왔지? 엄마도 몽정을 하나?] 그렇게 생각하자 몹시 흥분되어 엄마의 팬티로 자지를 감싸고 아주 격렬하게
자위를 했다.
책방으로 가면서 태수는 선규를 생각하고 있었다. 요즘 선규는 무언가에 홀린것 같고 말을 걸어도 듣지를 못해서 몇번이나
물어봐야 했다. 그때마다 선규는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집에 무슨일이 있나? 혹시 배달하면서 또 이상한걸 본거
아니야?] 걱정이 되었지만 선규가 아무말을 안해서 고치고치 묻고싶지는 않았다. 엄마와 집으로 돌아오면서 낮에
관리사무실에서 사람이 왔던게 생각났다.
"엄마, 관리사무실에서 사람을 보내 공사를 시작했어요"
"그래?"
"엄마방까지 고칠려면 일주일은 걸린대요"
"그럼 지금 집이 엉망이겠구나"
"지금은 제방만 그래요. 방에 있던 짐들은 마루로 옮겨났어요"
집에 들어가보니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었다. 집이 지하에 있어서 마루의 미닫이창문을 열어야 위로 통풍이 되었다. 그래서
먼지가 빠질려면 다른집보다 시간이 걸렸다.
"춥겠지만 집에 있을때는 항상 마루창문을 열어놔라"
"네"
"내방은 언제부터 시작한데?"
"목요일부터래요"
"그러면 수요일에 내방에 있는 짐들을 옮겨야 하겠구나"
"밤에 해야할거 같아요"
"그래야겠다... 이번주는 집이 상당히 복잡하겠구나. 먼지를 마시면 안되니 되도록이면 내방에 있거라"
"그럴게요"
수요일이었다. 선규는 배달을 하다가 아파트에서 배달첫날 옷을 벗던 여자를 또다시 보게 되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여자는 상반신이 나체로 거울을 보고있는듯 했다. 그러다가 여자는 창문으로 다가와 잠시 밖을 내다보더니 커텐을 닫았다.
하지만 선규는 여자의 가슴을 볼수가 있었다. 비록 멀리서 본거였지만 실제로 본 여자의 젖가슴은 그를 매우 흥분시켰다.
얼굴은 잘 안보였으나 오목하게 솟아오른 가슴은 그의 머리속에 선명하게 박혔다.
[엄마도 저정도일까? 브래지어를 보니 최소한 저정도인거 같은데] 요즘 선규는 아침마다 전날 가져왔던 엄마의 속옷들을
다시 세탁기안에 갖다놓고 새로 세탁기안에 들어온 속옷들을 가져와서 자위를 하는것을 반복하곤 했다. 엄마가 목욕할때면
화장실앞에서 발기된 자지를 주무르며 환상을 즐겼고 밤에 잘때도 엄마가 떠올라서 자위를 했다. 이제는 모든 여자가 엄마로
보이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집에 돌아온 선규는 밥을 먹고 잠시 텔레비젼을 보다가 방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다.
엄마와 같이 있으면 자꾸 음란한 모습의 엄마가 상상되어 더이상 옆에 잊지못할 정도였다. 한시간 정도를 엄마의 환상과
싸우면서 공부를 하다가 아까 보았던 여자의 가슴이 생각나서 더이상 참을수가 없었다. 마치 엄마가 옷을 벗고 창문앞에 서
있었던것 같았다. 일어나서 문을 열어보니 거실에는 불이 꺼져 있었고 엄마의 방에서는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다시
앉아서 책을 들여다보았지만 엄마는 여전히 그의 머리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자꾸 왜 이러지? 아무것도 할수가 없네. 음악이나 들으면 엄마생각이 사라질려나?] 일어나서 테이프들을 고르다가
시끄러운 음악을 듣기로 했다. 시나위의 테이프를 꺼내서 워크맨에 집어넣고 볼륨을 크게 틀었다. 헤드폰에서는
"새가 되어가리"가 나왔다. 김종서의 악을 쓰는듯한 보컬과 신대철의 기타소리가 선규의 귀에 찌렁찌렁 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환상은 머리속에서 떠나지가 않았다. 터질듯한 성욕을 더이상 참을수가 없어서 아무생각없이 바지 지퍼를
내리고 성난 자지를 꺼내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눈을 감은 그의 머리속에는 계속 엄마가 아른거렸다. [엄마......]
명숙은 방안에서 약들의 재고를 정리한 장부를 보다가 문득 선규가 생각났다. 아무래도 최근의 선규의 모습이 맘에 걸렸다.
아픈것 같지는 않은데 어떤때는 정신이 나간것 같고 말도 제대로 하지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몸이 허약해져서 그러나?
한약이라도 지을까?] 선규에게 한번 물어볼려고 방으로 가서 문을 두들겼다. 그러나 안에서는 아무소리도 안났다. 다시한번
두들였으나 마찬가지였다. 방문에서는 불빛이 나오고 있어서 이상했다. [얘가 불을 키고 잠이 들었나?]
불이나 꺼야겠다고 문을 살며시 열으니 머리에 헤드폰을 끼고 책상앞에 앉아있는 아들의 뒷모습이 보였다. [음악을 듣느라
노크소리를 못들었나보지?] 방안으로 들어오는데 선규의 행동이 이상했다. 머리를 숙이고 그의 오른팔이 마구 움직이고
있었다. [뭐하는거야?] 볼륨을 크게 틀었는지 헤드폰에서 새어나오는 노래소리가 명숙에게도 들렸다. 가까이 다가가서
선규의 어깨를 흔들려다 명숙은 기겁을 했다. [헉!]
어깨너머로 보이는 선규의 오른손은 발기된 자지를 마구 흔들고 있었다. 선규가 무슨 행동을 하고있는지를 짐작한 명숙은
얼굴이 빨개져서 문을 닫고 부리나케 도망나왔다. 방에 들어온 명숙은 아직도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자..자위를
하고 있잖아?] 너무도 놀라서 벽만 멍하니 쳐다보았다. 여태까지 어린 아들로 여겼던 선규의 그러한 행동은 충격이었다.
청소년들이 성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았지만 선규가 그럴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놀란 가슴이 어느정도
진정이 되자 차분한 마음으로 생각했다.
[선규가 벌써 그런 나이가 되었나? 하긴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데 나는 여지껏 선규를 어린애로만 생각하고 있었어] 자위를
하던 선규가 더이상 예전처럼 느껴지지가 않았다. 자신의 품안에서 투정부리며 자라던 선규가 아니라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내가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 선규도 성에 호기심을 가질 나이인데] 그러다가 그동안의 선규의 행동이 떠올랐다.
[그럼 선규가 그동안 그거때문에 행동이 이상했나?] 그러나 평소에는 그런 기색을 보이지않던 애가 최근에 이상해진 면을
생각하니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갑자기 성적호기심을 가질만한 계기가 있었나? 이상한 친구들과 어울리는것 같지는
않고... 신문배달하다 무슨일이 있었나?] 계속 생각을 하다보니 걱정도 되었다. [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나? 그러면 정신
건강에 안좋을텐데. 자위도 자주 하면 몸에 해롭고] 선규에 대한 근심으로 명숙은 시간가는줄도 몰랐다.
다음날, 명숙은 선규를 보자 어제밤에 자위를 하던 생각이 나서 아들을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었다. 그냥 할말만 하고 아침을
먹은 후 약국으로 나갔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도 자꾸 선규가 생각나서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선규가 성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이이기때문에 뭔가 말을 해줘야할것 같은데 그럴려니 왠지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평소에는 선규와 꺼리낌없이
대화를 나눴지만 이런일에는 경험이 없어서 어떡해야 좋을지 몰랐다.
[이럴때 선규아빠가 있었으면 선규에게 무슨말을 해줄수 있는데... 아들이니 도대체 어떻게 말을 해줘야할지를 모르겠네...
성교육에 대해서 뭘 알아야지] 답답한 심정으로 점심을 먹고 다시 약국으로 나왔다. 선규는 전과 마찬가지로 뭔가에 홀린듯
행동을 하고있었다. 약을 산 손님이 나간 밖을 내다보다가 우연히 태수의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왜 그생각을 못했지? 태수도 선규와 같은 나이잖아. 혜영이도 이런일이 있었을까?] 너무나 답답했던 명숙은 누구에게
이런문제는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주위에 그런말을 물어볼 사람이 없던판에 혜영을 생각하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자신과 같은 처지인 혜영이 자식의 성문제를 의논하기에는 제일 적격이었다. 한순간이라도 빨리 의논하고
싶은 마음에 명숙은 선규가 신문배달을 나가자마자 약국문을 일찍 닫고 혜영의 책방으로 갔다. 그러나 책방문앞에까지
가자 들어가기가 망설여졌다. 아무리 친한 친구였지만 아들의 성문제를 상의한다는게 왠지 모르게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
더군다나 혜영과 한번도 성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본적이 없어서 자위에 대해서 말한다는것도 몹시 부끄러웠다.
하지만 선규의 대한 걱정이 밀려와서 결심을 하고 책방문을 열었다.
책방에 있던 혜영은 몸이 좀 쑤셨다. 오늘부터 그녀의 방이 공사에 들어가서 어제밤 공사가 끝난 태수의 방을 깨끗이 쓸고
닦았었다. 오늘부터 태수방에서 자야하기 때문이었다. 오래만에 무리를 한데다 계속 마루창문을 열고있어서 차가운 공기를
많이 마신것 같았다. 그나마 옆에 태수가 있어서 무척이나 다행이었다. 혜영의 방에서 짐을 나르는등 힘든일은 태수가
도맡아서 해서 그나마 일을 수월하게 할수 있었다.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며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손님이 들어왔다.
보니 뜻밖에도 명숙이었다. 약국일이 바쁜데다 책방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명숙이 찾아오는것은 매우 드물었다.
"어? 네가 여기는 왠일이니?"
명숙은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
"이쪽에 볼일이 있어서 나왔다가 그냥 네생각이 나서 들렸어"
"그래? 약국은 문닫았니?"
"응... 일찍 닫았어"
혜영은 옆에 의자를 꺼내며 명숙에게 권했다.
"여기 앉아... 커피 줄까?"
"그래줄래?"
보온병에서 커피를 따르는 혜영을 보니 헤어스타일이 바뀌어 있었다. 약간 길었던 머리를 가운데에 가름마를 타서 뒤에 쪽을
짓고 있었다.
"혜어스타일이 바뀌었네?"
"이거? 요즘 우리집에서 파이프를 바꾼다고 공사하거든... 그래서 먼지를 쓸고 닦느라고 머리를 이렇게 했어... 일을 하다보니
머리가 거추장스러워서"
"그렇게 하니 예쁘다"
"그래? 태수도 그러드라"
"태수가 그래? 엄마가 예쁘다는 말을 할줄도 알고 제법이네"
그러자 혜영은 얼굴이 약간 빨개지면서 대답했다.
"네말을 듣고 태수와 조금씩 표현을 하며 살기로 했어... 그러니까 정말 좋긴 좋더라"
"그렇지? 다행이다"
"네덕분이야"
명숙은 웃으면서 책방을 둘러보았다.
"장사는 잘돼니?"
"연말이 지나서 그저그래... 다음달의 졸업시기를 기다려야지"
"그렇겠구나... 오래간만에 와서 그런지 조용하고 분위기가 좋다... 책들에 둘러싸여 있어서 행복하겠네... 나는 맨날 냄새나는
약들에 파묻혀 사는데"
"그래도 너는 나보다 사람들에게 훨씬 더 필요한걸 팔잖아?"
"그렇게 생각해주니 마치 중요한 일을 하는 느낌이네"
혜영은 커피를 마시는 명숙의 얼굴을 보니 뭔가 할말이 있는듯이 보였다.
"내게 무슨 할말이 있니?"
"엉? 내가 그렇게 보여?"
"네얼굴에 그렇게 쓰여져 있는것 같은데?"
명숙은 한동안 망설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혜영아, 저기 있잖아......."
"뭔데?"
"생각을 해보니까 너밖에 말할 상대가 없어서 그러는데....."
"뭔데 그래? 무슨일이 있어?"
명숙은 계속 주저하다가 이윽고 결심을 하고 말했다.
"태수도 그걸 하니?"
"태수가 뭘?"
말하기가 몹시 창피했으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말해버렸다.
"자위"
혜영은 얼굴이 새빨개지며 입을 벌리고 아무말도 못하다가 간신히 말이 나왔다.
"선규가 하니?"
"응... 이런일이 처음이라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너에게 물어보는거야... 태수에게는 그런일이 없었니?"
"몰라... 그런걸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한번도 본적이 없어?"
"그걸 봤어?"
명숙도 얼굴이 새빨개지며 대답했다.
"응... 어제 선규에게 뭘 물어볼려고 방에 갔는데 문을 두들겨도 애가 음악을 듣고있어서 대답이 없더라... 그래서 나는
자나하고 무심코 문을 열었거든... 그런데 선규가 그걸 하고있는거야"
"그럼 선규는 널 봤어?"
"아니... 너무 놀라서 그냥 달려나왔어"
"정말 놀랐겠다"
"놀란게 이만저만이 아니야... 이제까지 어리게만 보아왔던 애가 싹 달라져 보이는거야"
혜영은 명숙이 이해가 되었다. 자신도 태수의 그런 모습을 보았더라면 똑같은 심정이었을 것이었다. 또한 비록 친구지만
남에게 이런얘기를 한다는건 여간해서는 어렵다는 생각도 들어 자신도 자식의 성문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명숙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나이에 그런다는거는 성장과정이 아니겠니?"
"나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요즘 선규가 이상해진것 같기도 해서"
"선규가 어떤데?"
"최근에 애가 뭔가에 홀린것 같기도 하고 말을 해도 못듣거나 건성으로 대답해... 전에는 이런일이 없었거든... 처음에는 몸에
이상이 있는게 아닌가 했지만 어제 그러는걸 보고 애가 성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것 같애"
"원래 그나이에는 호기심을 갖는게 정상아니니?"
"그렇지만 너무 그런다면 안좋잖아... 애아빠가 있으면 뭔가 얘기해줄수 있는데 아들이라서 그런지 내가 말하기에는 굉장히
어색하네... 뭘 말해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약사인데 성교육에 대해서 몰라?"
"얘는... 약사는 그저 사람들의 증상을 보고 약을 지어주거나 팔기만 하는데 그걸 어떻게 아니?"
"그럼.. 성상담소같은 곳을 가야겠네"
"그럴까?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글쎄... 나도 어떻게 해야 할줄 모르겠어... 아마 그렇게 심각한게 아니면 그냥 모르는척 할것 같애... 어쨋든 애들의 사생활
아니겠니? 성장하면서 누구나 겪는일인데 다 큰애들한테 그런걸 말하면 기분 안좋아할수도 있잖아"
"그런가? 그럼 좀더 두고볼까?"
"아무튼 선규가 상처안받는게 제일 중요한것 같애. 만약 엄마가 알고있다는걸 알면 어린것이 얼마나 창피하겠니?"
"그건 그렇다... 너와 얘기를 하니 답답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네"
"이제보니 그얘기를 할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왔구나"
명숙은 쑥스럽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걱정이 되서 일이 손에 잡혀야지"
얼마동안 얘기를 나누다가 명숙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그만 가봐야겠어... 선규가 올텐데 가서 저녁준비를 해야지"
"그래라... 선규에 대해서 너무 걱정하지마"
"고맙다... 네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야... 참, 혹시 좋은 성교육책 없니?"
혜영은 웃으면서 몇권을 찾아주었다. 명숙이 돈을 끄낼려고 하자 만류했다.
"그냥 가져가... 혹시 나도 그책들이 필요한 일이 있을지 누가 아니? 그때 내게 주면 되잖아"
"호호, 알았어... 고맙다, 얘"
명숙도 웃음을 지으며 책들이 들어있는 검은봉지를 들고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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