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행진곡 - 5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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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잖아? 아무리 운이 좋다고 하지만 남들은 평생 한두번 잡아볼까 하는것을......] 가슴이 떨리고 너무나
겁이 나서 에이스를 빼고 나머지 전부를 바꿨다. 손안에서 있는 카드를 펼치자 이번에는 뒤에 있던 태수에게서 기겁을 하는 소리가 났다.
선규에게 새로 들어온 카드는 스페이드 8과 에이스 3장이었다. 포카드를 바라보는 그의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나 죽었어... 이제 그만 할거니까 나 빼고 너희들이나 해"
태수와 그의 표정들을 보고 뭔가가 심상치않은걸 느낀 아이들은 선규가 내려놓은 카드들을 뒤집어보고 입이 벌어졌다. 그리고는 한아이가
급히 카드덱에서 차례대로 놓여있는 선규가 바꾼 카드들을 보고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너, 다이아몬드 에이스빼고 다 바꿨지?"
"....."
선규가 아무말을 못하자 그아이는 하얗게 된 얼굴로 다른 아이들을 쳐다보았다.
"얘...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갖고있었어"
그러자 사방에서 경악을 하는 신음소리들이 흘러나왔다.
"너, 꾼이냐?"
"그저께 처음 배웠어"
그리고는 딴 돈들을 모조리 돌려주고 태수와 아이들을 뒤로 한체 후다닥 방을 뛰어나왔다.
선규는 경악과 두려움으로 가슴이 몹시나 뛰어서 제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예전에 복권에서 돈을 딴 이후로 몇번 더 사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적은 액수의 돈만 걸릴뿐 그때처럼 황당한 일은 나오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때의 일은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하여 더이상 자신의
운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를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그냥 동전으로 긁는 즉석복권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돈을
걸고 하는 게임이었다. 아무리 운이 좋다고 생각하기에는 그정도가 심해서 혹시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것은 아닌가하고 겁이 날
정도였다.
[어떻게 그런일이 일어날수가 있지?... 정말 나에게 신들린게 아닐까?...] 제자신이 보통인간들과는 다르게 느껴져서 한동안 믿기지않는
눈으로 방금전까지 카드를 들고있었던 손을 바라보다가 머리나 식힐겸해서 찬공기를 쐴려고 밖으로 나갔다. 숙소는 학교처럼 담으로
둘러져 있었고 그안에는 건물과 넓은 공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아무생각없이 걸아가다보니 건물뒷쪽에 있는 공터의 구석진곳에서 누가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곳에는 가로등도 몇개밖에 없어 멀리서 보기에는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냥 다른곳으로 갈려다가 이시간에 누가 혼자 이런곳에 나와있나 하는 궁금한이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다가가보니 달빛이 비춰져서 앉아있는 사람의 얼굴이 어렴풋히 보였다. 그의 담임선생님도 인기척을 들었는지 고개를 돌렸다.
"거기, 선규니?"
"네"
"이시간에 여기는 왠일이니?"
"그냥 바람이나 쐴겸해서요"
희미한 달빛에 비쳐지는 그녀의 얼굴은 왠지 고독하고 쓸쓸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상냥한 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아직 피곤하지 않다면 여기에 나와 잠깐 앉아있다가 갈래?"
선생님의 말을 듣고 선규는 잠시 머뭇거렸으나 방금전 숙소방안에서 일어났던 일들로 인한 경악이 아직 가시지가 않아서 그녀옆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조심스럽게 앉았다.
늦가을의 밤은 제법 쌀쌀했다. 선생님은 밖에 나와있은지가 오래되었는지 코와 볼이 빨개져 있었다.
"애들은 잘 있니?"
"네"
"노느라고 잠도 안자지?"
"....."
"괜찮아... 수학여행오면 다 그렇지... 그게 추억이 되는건데... 나도 학창시절에 그랬어"
그녀가 미소를 띄우며 말하자 선규도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별로 두껍게 보이지않는 코트와 바지를 입고있는 그녀는 표정이 어두워지며
앞을 바라보았다.
"춥지 않으세요?"
"아니... 난 괜찮아... 넌 춥니?"
"저도 괜찮아요"
한동안 침묵이 흐르다가 선생님은 무거워진 어조로 입을 열었다.
"애들아빠에게 서류를 보냈어"
"....."
무슨 서류인지를 아는 선규는 아무말없이 그녀를 응시했다. 그렇게 되리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선생님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조그만 충격이 들었다.
"뭐라 위로의 말씀을 해들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러자 선생님은 허탈한 웃음를 지었다.
"마음은 그렇게 갖고 있었어도 일단 하고 나니까 이상하더라"
"혁재아버지는 뭐라 그러셨어요?"
"몰라... 변호사를 선임했으니까 나는 더이상 그사람과 얘기할 필요가 없어"
"애들은 이일을 아나요?"
"아직... 그게 제일 큰 문제지"
심란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측은함이 들은 선규는 옆으로 가까이 다가가 앉아 차가운 선생님의 손을 잡았다.
"아직은 어리지만 애들도 크면 선생님을 이해해 줄거에요... 심성이 착하잖아요"
"그래주면 다행이지"
"선생님도 힘을 내시고요... 이건 새로운 출발이잖아요... 반드시 행복해지실 거에요"
그말을 들은 선생님은 그를 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일에 네가 옆에 있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별말씀을 다 하세요... 도움을 드린것도 없는데요"
그말을 하니 문득 선생님과 섹스를 했던게 생각나서 선규는 은연중에 불편함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한 신경이 안쓰이는지 계속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이순간에 기타가 있으면 좋은데"
"선생님이 원하시걸 알았다면 집에서 가져올걸 그랬나봐요"
그가 겸연쩍게 웃자 선생님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나에게 음악을 들려주는게 좋니?"
"네.. 누가 제기타소리를 열심히 들어주면 고맙고 즐거워요"
그러자 그녀는 그의 말을 수궁한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미소지었다. 그리고는 얼마동안 말없이 있다가 선규의 손을 놓으며
입을 열었다.
"추운데 그만 들어가서 자... 새벽에 해뜨는걸 보러가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야 되잖아"
"선생님은요?"
"난 잠이 오질 않아서 잠시 동네주위를 산책하다 들어갈려고... 마음도 그렇고해서"
"그럼 제가 옆에서 같이 산책해 드릴게요"
"안돼... 밤에 학생들은 숙소밖으로 나가면 안된다는걸 잘 알잖아... 내걱정 하지말고 어서 들어가"
그러나 선규는 근심이 담긴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이밤에 여자이신 선생님이 혼자 다니시는걸 알고 어떻게 그냥 들어가겠어요? 어차피 저도 애들때문에 잠을 못자요"
"그래도....."
"선생님이 옆에 계신데 제가 나쁜짓을 하겠어요? 저도 방안에서만 있을려니까 갑갑해서 그래요"
애원하는 선규를 보던 그녀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자... 학교에서 알게되면 네가 내보디가드를 해줬다고 하면 되지"
얼굴이 환해진 선규는 선생님을 데리고 뒷담에 붙어있는 후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포장이 되어있는 아주 조그만 길은 가로등이 많지가 않아서 상당히 어두웠다. 낮에 버스에서 보았던 건물들도 분간하기가 몹시 어려울
정도였다. 가게들도 문을 닫고있어서 거의 모든 건물들은 조명이 꺼져 있었다. 이곳은 농작지로 거의가 논과 밭이었고 주택들은 별로
없었다. 어둡고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길에 그들의 발자국 소리만이 들려서 약간의 공포감이 나기도 하였다.
"밤이라서 그런지 길이 무섭네"
"제가 따라나오기를 잘했죠?"
"그래"
날씨는 추웠지만 공기가 맑아서 한참을 걷다보니 머리와 가슴속이 상쾌해 지는게 느껴졌다.
"공기도 좋고 서울과는 다르네요"
"경주는 처음이니?"
"옛날에 엄마와 와본 기억은 있는데 아주 어렸을때라 잘 기억이 안나요"
"나도 애들을 데리고 와본적은 있었어"
잠시 옛생각이 나는지 선생님은 다시 조용해졌다. 그러면서 얼마를 더 걸어가니 그나마 어렴풋히 길을 밝혀주던 가로등의 수가 적어지고
길주변에는 건물도 잘 눈에 띄어지지 않게 되었다.
"어두워서 볼것도 없는데 그만 돌아가자"
선생님과 함께 몸을 돌릴려고 하는데 갑자기 숙소가는 쪽의 반대편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순간 그녀는 선규를 잡고 급히 길주변으로
내려갔다. 마침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곳에 있는 건물 하나를 발견한 선생님은 조용히 하라고 그의 입에 손가락을 대며 신호를 준다음
그의 손을 잡고 소리없이 건물옆으로 갔다. 건물벽에 몸을 웅크리고 길가를 지켜보자 두사람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그중 한사람은 선규의 반을 가르치는 수학선생님이었다. 얼마후 그들의 소리가 완전히 들리지 않게되자 선생님은 안도의 한숨을 깊히
쉬었다.
"우리학교 선생님들이신데 왜 그러세요? 잘못하신것도 없잖아요"
"으..응, 그냥....."
"저때문에 그러시는거세요?"
"....."
그녀가 대답을 못하자 선규는 그녀의 심정을 어렴풋히 짐작할것 같았다. 선생님은 그와 성관계를 맺은것에 대해서 겉으로는 태연한척을
하고있었지만 속으로는 동료선생님들에게 그와 단들이 있는것을 보여주는것조차 불편해 할만큼 신경을 쓰고있음에 틀림없었다.
[혹시라도 그런일이 누구에게 알려지면 큰일나는건데 당연히 그런마음이 드시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씁쓸한 심정이 들었다.
그와 관계했던 여자들은 엄마, 선생님, 그리고 마담뿐이라서 남들처럼 누구에게 떳떳히 말하거나 보여줄 입장이 아니어서였다.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다가 문득 열려진 창문으로 건물안을 보게 되었다. 건물이나 그주위에는 아무런 전등불이 없었으나 달빛이 비쳐주고
있어서 그안을 어느정도 분간할수가 있었다. 건물안에 짚과 농기구들이 있는걸보니 농사할때 쓰는 헛간같았다. 호기심이 든 선규는
앞쪽으로 가서 문을 열어보았다.
뜻밖에도 문은 잠겨있지 않아서 안을 들어가보니 농사철이 끝난지가 꽤 되어서 그런지 먼지들이 쌓여있었다. 뒤를 따라 들어온 선생님도
건물안을 두리번 거렸다.
"무슨 창고인가 보다... 그런데 문을 안잠근걸보니 여기는 도둑도 없나?"
"주위에 아무집도 없어서 그런가봐요... 아마 저희같은 사람들보고 쉬어가라고 문을 열어놨나보죠"
그와 마찬가지로 호기심이 깃든 얼굴로 살펴보는 그녀의 입에서는 숨을 쉴때마다 하얀 입김이 나오고 있었다. 다시 열려진 문틈으로
길을 보던 선규는 무덤덤한 어조로 물었다.
"아까 그선생님들은 이밤에 어디갔다 오시는 길일까요?"
"아마 술을 사고 오는 길일거야... 저쪽에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가게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어"
선규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길가를 쳐다보고 있자 그녀는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선규야"
"네?"
"너,..... 그때의 일을 아직도 생각하니?"
그러자 선규는 고개를 돌려 추워서 그러는건지 아니면 부끄러워서 그런지 알수가 없지만 얼굴에 홍조를 띄고있는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그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 그녀는 그의 눈길을 피하며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그이후로 너를 볼때마다 미안했었어.. 그때 네가 말을 그렇게 했었지만 혹시라도 네가슴에 상처가 들었을까해서....."
"저는 정말 괜찮아요.. 선생님은 어떠세요?"
그러자 그녀는 등을 돌리고 건물안쪽으로 좀더 들어가서 얼마동안 말이 없다가 목이 메인 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상하게 자꾸 네생각이 나... 그전에도 네생각이 나긴 했었는데 요즘은 더 그래... 힘들고 외롭다보니 그런가봐"
깜짝 놀란 선규는 눈을 크게 뜨고 그녀의 뒷모습을 응시하고만 있었다.
[저번에 마담이 했던 말과 같은 말씀을 하시네. 그나저나 내앞에서 저런 말씀을 하시는걸보니 정말로 힘드신가 보구나]
"난 네선생님이 될 자격이 없나보다"
그말을 듣고 선규는 다시 선생님이 처량하고 애처롭게 느껴져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녀를 돌아세우고 차가운 볼을 두손으로
감쌌다.
"그런 말씀하시지 마세요... 저한테는 영원히 고마운 스승님이세요"
그말에 그녀는 눈물을 약간 글썽이며 그의 손을 잡았다.
"네가 이렇게 위로를 해주는데 나는 선생님이 되서 그저 받기만 하는구나"
그녀의 울먹이는 말에 선규는 저도모르게 머리를 숙여 키스를 했다. 현재의 감정에 이끌려 함께 키스하던 선생님은 별안간 그의 얼굴을
잡으며 입을 떼었다.
"누가 보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면서 두려움이 든 얼굴로 그의 어깨너머로 문쪽을 살피자 선규는 말없이 문을 닫고 돌아왔다. 그러자 선생님은 긴장이 되어 그와
문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서..선규야"
"....."
선규도 샹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걸 깨닫고 있었지만 자꾸 그의 생각이 난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 옆에서 조금이라도 선생님에게
위안을 주고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마담하고는 달리 그녀가 엄마처럼 그를 진심으로 필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여자들은 몰라도 왠지 그녀에게만은 엄마를 배신하면서까지 옆에 있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냥 이대로 돌아가고 싶으시면 선생님뜻대로 하세요.. 저는 다만 조금이라도 선생님이 힘들어 하시는걸 덜어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선규가 잔잔하게 미소지으며 말하자 혼란스러움과 망설임이 들어있던 그녀의 눈은 간절함으로 바뀌면서 그의 가슴에 기댔다.
"우리 다시는 이러지 않기로 약속했었잖아"
"......"
그말을 들으며 살며시 선생님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주던 선규는 다시 그녀의 얼굴을 잡고 입을 깊숙히 맞췄다.
첫관계를 맺었을때 선생님이 울던 모습들이 떠오른 선규는 뭉클해지는 심정으로 더욱 감미롭게 그녀의 혀를 감았다. 그녀는 저항도 하지
않은체 그저 그의 품안으로 몸을 내던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코트앞을 열고 그속으로 손을 넣어 젖가슴을 어루만지자 선생님은
흐느끼는듯한 신음을 내며 힘이 빠지는지 다리가 휘청거렸다.
"음...... 응........."
그러는 선생님을 부축하며 조심스럽게 뒤에 있는 짚더미위로 눕히고 선규도 함께 누웠다. 나의 위에서 몽롱한듯이 있는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니 처음보다 거부감이나 어색함이 덜하고 오히려 애틋함과 선생님을 갈망하는 마음이 더 들고 있었다. 그래서 얼른 잠바와 바지,
팬티를 벗고 선생님의 하의도 모두 벗겨버렸다. 그러는 그의 마음에는 예전에 생각했던 정당성이 상기되서 움직임에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다.
벌어진 두다리사이로 들어오자 희미한 달빛만으로 보여지는 선생님은 하얀 입김을 내면서 살포시 그의 볼을 잡고 애절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걸 보고 또다시 엄마같은 친숙함이 든 선규는 성기를 삽입하면서 다시 선생님의 벌린 입속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읍........ 읍..........."
선규가 허리를 움직이며 천천히 왕복운동을 시작하자 그녀는 그의 목을 힘껏 끌어안고 열정적으로 키스를 해주었다. 그리고는 두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자 선규는 손을 그녀의 상의안으로 넣어 젖무덤을 찾았다. 손이 차가워서 그녀의 맨살에 닿으면 냉기를 느낄까봐 스웨터와
블라우스사이로 넣어 봉긋한 젖가슴을 지긋이 잡고 애무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한손을 스웨터위에 내려 그의 손을 잡고 함께 움직였다.
얼마간 그러고 있으니까 시렵던 손이 따스해 지는게 느껴져 엄마에게서 항상 느끼는 포근함이 들었다. 그래서 입을 떼고 아주 정신없이
선생님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그녀의 속으로 깊숙히 빠져들어갔다.
"하악....... 아흑......... 아............"
"헉헉....... 헉헉........."
마침내 절정에 도달한 선규는 선생님의 질속에 사정을 했다. 그러자 그녀는 신음소리가 커져서 그런지 그의 입안에 입술을 묻고 꽉~~악
껴안으며 가느다란 경련을 일으켰다.
"읍!...... 읍!........ 음!..........."
긴시간이 지나가고 육체가 진정되자 선생님은 감고있던 두다리를 내려놓고 그에게서 입을 떼며 거친 숨결을 몰아쉬었다.
"헉헉.........."
"헉헉....... 헉헉..........."
뜨겁게 달아올랐던 몸이 식어가자 심한 냉기가 뼈속까지 들어왔다. 잠옷을 벗고 하반신은 완전히 노출되어 있어서 추위는 심했다. 그의
몸이 오돌오돌 떨리기 시작하자 선생님은 여전히 그의 밑에 깔려있는 상태에서 입고있던 코트를 벗어 그의 등위에 걸쳤다.
"네잠바를 줘봐"
옆에 벗어놓은 잠바를 건네주자 그녀는 그걸로 자신과 그의 다리들을 덮었다. 그리고는 선규의 몸을 더욱 끌어안아 주고 추위가 덜하라고
온몸을 비벼주었다.
"많이 춥지?"
"견딜만 해요. 선생님은 안추우세요?"
"나도 그런데로 참을만 해"
그녀는 한동안 입을 다물고는 착잡한 눈으로 천장을 응시했다.
"또 이래서 어떡하니?"
"....."
이성을 되찾은 선규도 착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선생님과 다시는 관계를 안맺을줄 알고 그때의 일을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또 이런 일이 나니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
[내가 왜 그랬냐? 그냥 안아드리기만 했었으면 됐는데... 수학여행와서 담임선생님과 이러는 애는 이세상에서 나밖에 없을거야]
짚더미를 보던 선규는 고개를 움직여 아직까지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이상하게 그녀에게는 아무 거부감이 없고
자연스럽게 섹스를 하게 되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그에게 잘해줘서 그러는가보다 하고 생각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엄마처럼 점점 그녀가
여자같은 감정이 들었고 또한 그녀가 안아주면 마치 그를 사랑해주는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선생님"
"응?"
"혼자계실때 정말로 제생각이 많이 나세요?"
그러자 그녀는 알수없는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응"
"저를 생각하실때는 감정이 어떠세요?"
"잘 모르겠어... 어떤때는 너무 힘들어서 네가 곁에 있어줬으면 할때가 있고 또 어떤때는 그냥 네가 보고싶기도 해... 내가 이런다는게
우습지?"
"아니요... 저도 선생님생각이 나는데요"
그가 웃으면서 말하자 선생님도 함께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선규는 다시 그녀의 목덜미에 머리를 묻고 건물벽을 보면서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여자도 그런말을 하며 제가 보고싶다고 했었어요"
그러자 그의 몸을 비벼주던 선생님의 손이 순간적으로 멈추었다. 하지만 선규는 개의치않고 계속 말을 했다.
"그여자는 전에도 저같은 아이들을 불러서 했다고 그랬었거든요.. 그런데 저한테만 그런 느낌이 든데요.. 아마 제가 그여자의 장난감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나봐요"
"선규야......"
"그걸 할때도 그여자의 말을 따라야 했었죠... 이렇게 하라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면 저렇게 하고...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수치심이
들더라고요"
그말을 들은 선생님은 맥없이 말하는 선규의 머리를 잡고 애틋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나는 너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안해"
"알아요... 그런데 그말씀을 들으니 갑자기 그생각이 나네요... 죄송해요, 선생님... 그여자얘기를 꺼내서요"
그러자 그녀는 대답은 않고 그에게 부드러운 키스를 해주었다.
"저번에 너에게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했었지? 나도 그래"
그말에 선규도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포근한 품안에 있으니 추위가 잊혀져 갔다. 하지만 선생님은
입을 떼고 다시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이젠 어떡하니? 너와는 다시는 이런짓을 안하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네어머님 뵐 면목도 없다"
그녀가 엄마 얘기를 하자 선규는 또다시 가슴이 무거워져서 저도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아무리 선생님과의 관계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다고 하여도 엄마에게 미안함을 느끼는건 여전하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 시간이 벌써 많이 늦었어"
그말을 듣자 선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생각해보니 자신이 밖에 나온지가 꽤 되어서 태수나 아이들이 궁금해 여길게 틀림없었다.
"선생님은 괜찮으시겠어요? 밖에 나오신지가 오래되셨잖아요"
"너처럼 바람을 쐬고 왔다고 하면 되지... 그리고 지금 여선생님들은 모두 잠들어 있을거야"
고개를 끄덕인 선규가 질안에서 성기를 빼자 그녀의 입에서는 작은 탄성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하지만 곧 몸을 추수리고 그에게 등을 돌린다음 손수건을 꺼내 밑을 닦기 시작했다. 팔이 두다리사이에 들어가 있는것으로 봐서 정액이
흘러내리는 꽃잎을 닦는것 같았다.
"너는 닦을거 있니?"
"네... 저도 손수건이 있어요"
손수건으로 정액이 끈적끈적하게 묻어있는 성기를 닦다가 조심스럽게 옷을 입고있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니 온전체에 지푸라기들이
묻어있었다. 얼른 바지와 잠바를 입고 그녀의 머리에 묻어있는 짚들을 떼어주자 일어나서 코트를 입던 그녀는 흠짓 놀라며 몸을 돌렸다.
"뒤에 지푸라기들이 많이 묻었어요... 이런 상태로 들어가시면 안되시잖아요"
그말을 듣고 그녀도 입가에 웃음을 띄며 선규의 옷과 머리에 묻어있는 지푸라기들을 떼어주었다. 그리고는 문을 열고 주위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다음 그녀의 손을 잡고 길가로 나왔다. 얼마동안 옆에서 다정하게 걷던 선규는 불현듯 불안감이 머리속에 들어왔다.
"저, 선생님"
"응?"
"혹시........"
선규가 말을 못하고 머뭇거리자 선생님은 궁금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뭔데?"
"혹시 애가 생기면 어떡해요? 그럼 저보다 선생님이 더 곤란해지시고 고생하시는거잖아요"
그러자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걱정하는 그를 바라보았다.
"희재낳고 더이상 애을 낳지 않을려고 난관수술을 받았어... 그러니 걱정안해도 돼"
"네? 그럼 나중에 재혼하실때 어떡해요? 재혼하실 남자분이 애를 원한다면 큰일이잖아요"
"그럼 결혼안하면 되지... 어차피 또 남자와 같이 살 마음도 없는데"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말하는 그녀를 보며 선규는 그저 입만 벌리고 있었다.
[선생님이 엄마처럼 남자를 혐오하게 되셨나?] 그들이 후문으로 들어갔을때는 다행히 숙소의 공터에 아무도 없었다.
"너, 먼저 들어가"
"선생님은요?"
"네가 들어간걸 보고 들어갈게. 같이 들아가다가 혹시라도 누가 눈치채면 안되잖아"
고개를 끄덕인 선규는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는 선생님을 응시했다.
"죄송하고 감사해요"
"나도 그래"
조용히 속삭이는 선생님을 보다가 이윽고 선규는 발걸음을 옮겨 그녀를 뒤로 하고 숙소방으로 향했다.
잠을 두시간 자고 해돋이를 볼려고 가는 태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애들과 함께 토함산의 정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3일연속으로 잠을
제대로 못잤더니 피곤함이 극심하였다. 그러나 오늘 엄마를 만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이고 들떠있었다. 떠나올때 짐작은 하고있었지만
그녀를 이렇게나 그리워하게 될지는 몰랐다. 가만히 혼자있을때는 그녀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려 하루라도 빨리 집에 가고싶은 생각이
간절하기만 했다.
매일 그녀에게 전화를 하고싶었지만 첫날 했을때 엄마가 돈든다고 하지말라고 해서 그다음날부터는 하고싶은 마음을 간신히 자제했었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만이라도 듣고싶어서 몇번이나 전화근처를 베회하곤 했었다. [드디어 오늘 저녁에 엄마를 볼수있구나... 엄마도
나를 많이 그리워 하셨을까?] 힘들게 정상위에 올라가보니 공교롭게도 안개가 끼어 해는 커녕 몇치앞도 보이지가 않았다. 애들은 괜히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올라왔다며 불평을 늘어놓고는 다시 내려가거나 사진을 찍곤 했다. 선규를 보니 정상의 맨앞 가장자리에 있는
바위위에 올라서서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뭐하니?"
"이밑을 봐봐"
조심스럽게 선규옆에 서서 밑을 보니 그곳은 까마득한 절벽아래였다. 안개때문에 밑이 안보여서 마치 구름위에 있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정상이 너무 높아 아찔한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위험한데 왜 여기 서있어? 그만 내려가자"
그러나 선규는 꼼짝도 않고 계속 밑을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여기서 뛰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순간적으로 불길한 마음이 들어 정상의 중앙쪽으로 가던 태수는 얼른 선규를 돌아보았다.
"무슨 소리하는거야?"
"하늘을 나는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니?"
"....."
"어떨때 그게 참 궁금했었어"
태수는 말없이 돌아보지도 않고 계속 밑을 내려다보고 있는 선규를 살펴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고독함과 뭔가 호기심도 있는 표정들이
지어져 있었다. 지난 1년동안 선규는 많이 변해 있는것 같았다. 혼자 멍하니 있는게 가끔가다 눈에 띄였고 예전에 쾌활하던 모습도 별로
없어 마치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불안정한 인상이었다. 더군다나 어떤때는 상상도 하지못했던 모습들을 보여주어서 그를 깜짝깜짝
놀라게 하곤 했다. 음악시험에서 진지하고 고독한 모습으로 기타를 연주할때나 어제처럼 황당하게 운이 따랐던게 대표적이었다.
어제는 그도 몹시나 놀라서 다른 아이들처럼 선규가 보통사람처럼 보이지가 않았었다. 선규도 충격을 먹었는지 경악을 하며 방을 뛰어
나가서 나중에 뒤를 쫓아가 보았지만 어느새 없어져서 그냥 방으로 돌아왔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를 않자 불안감이
몰려와서 초조해 하고 있는데 나간지 1시간만에 선규는 진정된 표정으로 들어와서 일단 안심을 했었다. 그러나 어디갔다 왔냐고 물어도
그는 그냥 몰래 밖에 나가서 바람이나 쐬고 왔다는 말만 할뿐 별말을 하지 않았다. 어쨋든 선규가 다시 기분이 괜찮아진걸 보고 태수도
더이상 묻지를 않았었다. [밖이 추웠을텐데 그렇게 오래도록 뭐하고 있었던거지?] 그러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규야!"
그소리에 선규와 함께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담임선생님이 사색이 된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위험하게 거기서 뭐하고 있는거니? 어서 내려오지 못해?"
그말에 선규는 얼른 내려왔다. 하지만 선생님이 날카롭게 소리를 질러서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녀와 선규를 쳐다보고 있었다.
태수도 경악에 찬 눈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평소 차분함을 잃치않는 선생님이 그런 모습을 보이니 매우 뜻밖이었다. 그녀의 얼굴에서는
화를 내기보다는 조마조마함과 대단한 근심이 서려있었다가 매우 안도하는 기색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제자가 걱정되서
그러는것보다 더한 뜻이 담겨져 있는것 같아 의아스럽기도 했다.
선규를 바라보니 그는 당황하거나 뉘우치는 기색은 커녕 알수없는 미소만 짓고 있었다. 학년초에 선생님이라면 질겁을 하던 모습과는
영 딴판이었다. [그렇게 난리를 치더니 이제는 선생님과 아주 가까워졌나 보네... 하긴 작곡배운다고 선생님댁을 자주 찾아가 봤다니
그럴만도 하겠지] 선규를 한참동안 쳐다보던 선생님은 그가 정상의 가장자리에서 완전히 벗어난걸 확인한 다음에서야 자리를 떴다.
낮이라서 아무도 없는 집에 돌아와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불과 3일동안 집에서 떨어진거였지만 마치 3년만에 돌아온것처럼 낯설기도
하고 매우 반가웠다. 짐을 내려놓은 태수는 책방으로 전화를 해보았지만 엄마가 전화를 하고있는지 통화중이었다. 목욕을 하고나오니
그동안 잠을 못잤던 피곤이 갑자기 온몸을 엄습해 왔다. 시계를 보니 엄마가 돌아올려면 3시간정도를 더 기다려야 했다.
[한시간정도 눈을 붙히고 저녁을 차려놓은다음 버스정류장으로 나갈까?] 그러나 방안에 자리를 깔은 태수는 머리를 베개위에 눕히자마자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버스정류장에 태수가 마중나올줄로 기대했던 혜영은 그가 없는것을 보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루종일 그의 얼굴을 볼 생각으로
가슴이 설레였어서 허탈감이 들기도 했다. [지금 나오는 중이나?] 그나마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집쪽으로 걸어갔으나 계속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않자 그가 마중나오는 기대마져도 포기해 버렸다. [아마 집에서 저녁을 하고있는가 보다] 그러나 집에 들어가보니 모든 불이 꺼져
있어서 놀랍고 의아스러웠다.
[아직 안들어왔어? 틀림없이 낮에 온다고 그랬었는데?]조심스럽게 태수의 방에 들어가서 불을 켜보니 이불을 덮고 곤히 자고있는 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모습을 본 혜영은 섭섭하기도 하고 은근히 화가 나기도 했다. [내가 저를 얼마나 보고싶어 했었는데 기다리지도
않고 잠을 자냐?] 다시 불을 끄고 나갈려다가 잠자고 있는 태수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처음에는 태수가 떠날때 단지 그와 떨어져
있는다는게 싫었을 정도였지만 3일동안 혼자 있으면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몹시 사뭇쳤다는게 놀라웠다.
날이 갈수록 공허함이 들어 태수의 얼굴이 계속해서 떠올랐고 그를 보고싶어 하는 마음도 더욱 깊어만 갔다. 혼자 잘때도 아들의 넓은
품안이 그리워서 마치 상사병에 걸린 사람처럼 슬프고 안절부절 하곤 했다. 그녀가슴속에 아들의 존재가 이정도로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을줄은 미처 몰랐었다. 잠시 태수옆에 앉아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니 섭섭함과 화는 금새 사라지고 그자리에 반가움과 애정이
대신하고 있었다.
[명숙이가 아들을 군대보내면 혼자 어떻게 살까하고 걱정하던데 나는 그애보더 더 하겠네] 혼자 몇년을 지낼 생각을 하니 두려움이 들어
코트를 벗고 태수가 덮고있는 이불속으로 살며시 들어갔다. 따듯하고 푸근한 아들의 품안을 접하니 마음속이 편온해지고 그에게 안기고
싶은 애절함이 생겼다. 그래서 팔을 올려 그의 가슴을 안자 별안간 태수가 잠결속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언제 오셨어요?"
"조금 전에... 많이 피곤해?"
"그동안 잠을 좀 못자서요"
시계를 본 태수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죄송해요, 엄마... 한시간만 자고 저녁을 차린다음 정류장에 나갈려고 했었는데....."
"괜찮아... 배는 안고파?"
"네... 엄마는 시장하시죠? 들어가서 옷갈아 입으세요... 저는 그동안 저녁을 차려드릴테니까요"
그러자 혜영은 입가에 미소를 띄면서 일어나 앉았다.
"내걱정말고 피곤할텐데 더 자라"
그리고는 방안을 나갈려고 일어서는데 뒤에서 태수가 그녀를 끌어안고 다시 눕혔다. 그의 품안에 들어온 혜영은 잠에서 완전히 깨어있는
태수의 얼굴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그동안 엄마가 너무나 보고싶었어요"
그말에 혜영은 가슴이 뭉클해지며 온몸에서 힘이 빠졌다.
"나도 매일 네가 보고 싶었어"
혜영의 입에서 목이 잠긴 소리가 나오자 태수는 그녀를 더욱 바짝 껴안으며 뜨거운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밤새도록 태수는 엄마와 사랑을 불태웠다. 엄마를 원하는 마음이 그칠줄을 몰라 계속해서 그녀의 육체를 찾았고 엄마도 그를 놓치지 않는
다는듯이 그의 몸을 붙잡고 모든걸 내던졌다. 쌓여있는 피곤함도 잊은채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태수의 성기는 수그러 둘줄을 몰랐고
엄마는 몇번이고 오르가즘을 맞았다. 대화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방안에서는 가끔마다 들리는 사랑의 속삭임과 헐떡거리는 신음소리들
만이 울러퍼지고 있었다. 겨우 잠이 들은 그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또다시 사랑을 나누고 거친 호흡을 내쉬며 누워있었다. 엄마는
기력을 모두 상실했는지 조금도 움직이지를 못하며 태수의 품에 가만히 안겨있었다.
"헉헉..... 어떻게 너는 지칠줄을 모르니? 이러다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 잡겠다"
그말에 태수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살포시 키스를 해주었다. 얼마가 흐르고 그녀의 숨소리가 진정되자 그는 그윽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엄마걱정 많이 됐었어요"
"얘는 수학여행가서 재미있게 놀 생각은 하지않고 무슨 내걱정을 하니?"
말은 그렇게 했어도 기분은 좋은지 엄마의 입가에서는 행복한 미소가 떠나가지를 않았다.
"제가 없어서 외로우시지 않으셨어요?"
"생각보다 많이 허전하더라... 그런데 유진이가 매일 책방에 와줘서 그런데로 견딜만 했어"
"유진이누나가요?"
"응... 네가 없어서 심심하겠다고 찾아와서 말동무 해주더라... 남인데 그렇게나 마음써줘서 무척 고맙더라. 애가 그나이답지 않게 생각이
깊고 정이 많은거 같애"
뜻밖의 말을 들은 태수는 가만히 천창을 응시하고 있었다. 지난 몇주동안 유진에게 경계심이 들어 그녀앞에서 말을 할때 저도모르게
긴장을 하고 조심스러워 했었다. 하지만 자신이 없는동안 엄마를 챙겨주었다니 여간 고마움이 드는게 아니었고 그동안 그런 마음이
들었던 자신에게 자책감이 들기도 하였다. [유진이누나한테 내가 빚을 너무 많이 지는구나. 앞으로는 더 잘해줘야지.....]
그가 아무런 말을 하지않자 엄마는 고개를 돌려 진지한 어조로 물었다.
"넌 유진이같은 애를 어떻게 생각하니?"
"착하고 고맙게 생각해요"
"그런거 말고 나중에 네배우자감으로 말이야"
그러자 태수는 고개를 얼른 돌려 궁금함이 들어있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거기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어요... 엄마는 며느리감으로 유진이누나가 마음에 드세요?"
"오래동안 지켜봤더니 나무랄데가 없는 애더라... 그만한 애를 만나기도 힘들고. 하지만 너와 결혼하는것에 대해서는 난 별로야"
"왜요? 누나가 저보다 나이가 많아서요?"
"처음에는 나도 너보다 나이가 많은 며느리를 맞기를 원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것도 아닌데 그런 좋은
애가 있으면 당연히 결혼해야지"
"그런데요?"
착잡함과 간절함이 깃든 엄마는 그를 물끄러미 보며 입을 열었다.
"결혼이라는거는 두사람만이 하는게 아니야... 두집안이 인연을 맺는거지... 네아빠와 결혼했을때 네외갓집에서 반대가 심했었거든.....
그것때문에 오래동안 서로 불편했었어... 그래서 사돈을 맺는다는게 중요한거야"
"그럼 엄마는 유진이누나집에서 반대할거란 말씀이세요?"
"모르지... 보통 비슷한 집안들끼리 하잖아... 그러기에는 우리집이 너무 기울고....."
"....."
"하지만 내가 제일 걱정하는거는 유진이가 집에서 사랑을 별로 못받는다는 거야... 너도 그건 알고있지?"
"네"
"네가 형제나 친척없이 외롭게 자라서 내마음같아서는 네처가집이 너를 가족처럼 대해주는 따듯한 집이었으면 좋겠어"
"....."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다지만 처가집과 연락을 안하고 지내면 얼마나 기분 안좋고 불편하겠니? 네자식들도 너처럼 외롭게 자라게 되고..
그러니 네배우자를 선택할때는 그런것도 고려하면서 결정해... 알았지?"
"명심할게요"
속으로는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태수는 엄마가 이렇게 자상하게 마음써주는게 고마워서 깊이 새겨들었다.
"이제 그만 일어나자... 아침먹고 나갈 준비를 해야돼"
"제가 책방에 나갈테니 엄마는 집에 계세요"
"아니야... 고단할텐데 오늘은 잠이나 푹 자도록 해"
"하나도 안피곤해요... 유진이누나한테 엄마를 돌봐줘서 고맙다는 말도 할겸 제가 나갈게요... 집에 있으면 심심해서 그래요"
"그럼.. 네마음대로 해"
엄마가 웃으며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데 문득 생각이 든 태수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동안 선규엄마를 만나신적이 있으세요?"
"아니... 왜?"
"선규도 저처럼 아줌마가 혼자 잘 지내고 계신지 걱정하더라고요... 매일 전화 하던데요"
그러자 엄마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애가 이제 드디어 철이 드는가 보구나... 그렇게나 저엄마 속이나 썩이더니"
그러면서 태수와 함께 웃던 그녀는 다시 돌아보며 물었다.
"그나저나 곧 네생일이 다가오는데 뭐 가지고 싶은게 없니?"
그말에 태수는 속으로 은근히 놀랬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그냥 엄마가 해주는 미역국이나 잘 차린 저녁상을 받았을뿐 생일선물을
받은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녀가 뭘 원하느냐고 물어본적도 없었고 거기에 대해서 섭섭함이 없는 그는 없는 집안살림을 알기때문에
생일선물을 바라지도 않았었다.
"엄마가 옆에 있는데 제가 뭘 더 바라겠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도 이번만큼은 내가 뭘 해주고 싶어서 그래"
"전 정말 괜찮아요"
"그러지 말고 뭐라도 좋으니 말해봐"
그와 남녀관계를 맺고난뒤 맞는 첫생일이어서 그런지 그녀의 얼굴은 무어라도 해주고 싶은 간절한 눈치였다. 그래서 계속 거절하기도
뭐하다 싶어 잠시 생각하던 태수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모기만한 소리로 말을 꺼냈다.
"저기, 있잖아요....."
"걱정하지 말고 말해"
"저기, 한복입은 모습을 보여주시면 안되요?"
"한복?"
"네... 구정때 시골에서 봤던 엄마가 너무 예뻐 보였거든요"
얼굴이 새빨개진 태수를 동그랗게 뜬 눈으로 보던 엄마는 그만 폭소를 터트렸다.
"한복입은걸 다시 보고 싶었어?"
"네"
"그거 말고 또 없어?"
"그거밖에 없어요"
한참동안 웃던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헐떡거리는 호흡으로 간신히 대답했다.
"네가 원하는데 당연히 입어야지. 그렇게 보고싶었다면 진작에 말하지 그랬어?"
"....."
"무슨 요즘애가 옛날걸 좋아하니?"
태수가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자 엄마는 그를 껴안으며 애교있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생일날 새색시처럼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있을게"
그러자 태수는 얼굴이 밝아지며 웃고있는 그녀에게 사랑이 넘치는 입맞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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