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게임 - 1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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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상자 안에서 3장의 쪽지를 집어낸 영호는 자연스럽게 손을 빼냈다. 그리고 주먹을 쥔 상태로 3개의 쪽지를 숨겼다.
쪽지를 바지 주머니에 넣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첫 번째 게임에도 주먹을 쥔 상태에서 쪽지를 숨겼으니, 일관된 행동을
보여주어야 했다. 다행히 그 누구도 영호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뭔가 있는 것 같은데...’ 서영은 유심히 영호를 지켜봤지만 이상한 점은 찾을 수가 없었다. 쪽지를 뽑는 과정도 별달리 특별한
점이 없었고, 영호의 표정 역시 언제나 한결 같았다. 그러나 서영은 찝찝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어떤 일이라도 그에
대해서는 이유가 있는 법이었으니...
‘알 수가 없어... 도대체 왜 그랬을까? 아니면... 내가 너무 걱정을 하는 것일까? 그냥 뽑기를 하는 것일 뿐인데...
더구나 이번 두 번째 게임은 단순히 운에 의해 결정되는 게임이니... 내가 너무 예민했나?’
서영이 영호를 지켜보는 가운데, 5번 부부의 남편이 민석이 검은 상자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한 장의 쪽지를 뽑았고,
다음은 명진, 그리고 영수와 민혁이 차례대로 추행범을 결정하는 뽑기를 할 수 있었다.
- 하하하. 다들 한 장씩 쪽지를 뽑으셨지요?
다섯 부부의 운명을 결정하는 추행범을 결정하는 뽑기가 끝났다.
- 첫 번째 게임과 같습니다. 각자의 방에 들어가셔서 남자 분들은 쪽지를 확인하세요. 하하하. 여자 분들은 이번에도 고생을
좀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 이제 시작해 보도록 하죠.
치킨 박의 말이 끝나고 모든 참여자가 자신의 방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모든 참여자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게임이
실시가 되었는데, 특히 추행범이 될 수 있는 남자들의 마음은 급했다. 그래서 피해자가 되는 여자들보다 남자들의 발걸음이
빨랐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쪽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됐을까? 60%의 확률이었는데...”
통로 좌측의 6번방에 들어온 영호는 그 어떤 남자들보다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긴장이라는 것도 영호에게 있어서는
그 성질이 달랐다. 초조함과 불안함이 아닌 흥분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다. 승부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영호였다.
“휴우... 시작해 볼까?”
침대에 걸터앉은 영호가 오른 주먹을 펼쳤다. 영호의 손바닥에는 세 개의 쪽지가 있었다. 남들 눈에 걸리지 않았으니, 영호의
계획은 성공이었다. 그러나 정말 성공하려면 자신이 추행범이 되어야 했다. 영호는 조심스럽게 첫 번째 쪽지를 펼쳐보았다.
“꽝이군... 하하.”
첫 번째 쪽지에는 아무 글씨가 적혀 있지 않았다. 영호는 이어 두 번째 쪽지를 펼쳐보았다. 추행범이라는 글쓰기 적혀 있기를
바라며, 쪽지를 펼쳤지만, 두 번째 쪽지도 아무 글씨가 적혀 있지 않았다.
“꼭 이런다니까... 하나 남았는데...”
영호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자꾸 헛웃음만 나왔다. 종이 한 장에 느껴지는 흥분감에 영호는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도 그랬지... 다 내 세상 같았어... 마지막 한 판을 지기 전까지는... 그때도 종이 한 장이었는데... 후훗... 이번에야 말로
패할 수 없겠지.”
마지막 쪽지를 영호가 펼쳐보았다. 그리고 그의 입가는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추행범... 마지막 쪽지에서 영호는 그토록 기다리던 세 글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 게임은 영호의 계획대로 그가
추행범으로 결정이 되었다. 그리고 영호가 추행범이 적힌 쪽지를 들고 있었고, 방안의 스크린에는 치킨 박이 등장하였다.
- 하하하. 축하드립니다. 차영호님. 역시 전직 겜블러 다운 솜씨군요.
“풋... 겜블러라니요. 과찬입니다. 그냥 길거리 야바위꾼이었지요.”
- 하하하. 지켜보는 저 치킨 박은 여러분들의 행동과 대화가 너무나 흥미롭답니다. 사실 두 번째 게임을 많이 기대했어요.
누가 과연 하늘의 뜻을 받을 수 있을까? 하하하. 그런데 저를 비롯한 컴퍼니는 여러분들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 차영호님을요. 하늘의 뜻을 직접 만들어 내시니... 새삼 놀라웠습니다. 하하하.
“규칙 위반은 아니지요?”
영호가 치킨 박에게 자신의 계획이 규칙위반이냐고 물었다.
- 하하하. 그에 대해서는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규칙위반이었다면 이미 저희가 통제를 했을 겁니다. 규정에는 쪽지를 바꾸면
안 된다라는 내용이 없으니... 하하하. 저희 컴퍼니가 준비한 게임의 허점을 이용하는 것도 게임 참여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지요. 저희야 말로 이번에 배웠습니다. 하하하. 쪽지를 바꿔 칠 생각을 하다니... 상상도 못했지요. 또한 놀랐습니다.
다른 참여자들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하게... 아주 자연스런 행동이었어요. 만약에 다른 참여자가 쪽지를 한 장씩 뽑는 것을
확인하자라는 말만 했다면... 계획은 무산되었을 텐데... 그런 생각 자체를 못하게 할 정도로 좋은 연기였습니다. 하하하.
치킨 박은 영호가 대단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 짧은 시간에 또 그 역경 속에서 기지를 발휘하여 모든 참여자들을 속여 버린 것
이었다. 마치 콜럼버스가 달걀을 세웠던 것처럼,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영호는 실행하고 있었다.
“그럼 제가 추행범이니... 게임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하하하. 좋습니다.
영호가 추행범으로 결정이 되면서 본격적인 두 번째 게임이 시작이 되었다. 영호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향해 걸어갔다.
‘일단 계획대로 해볼까? 마침 기분도 풀 겸...’ 영호가 방문을 열고 통로로 나갔다. 그리고 피해자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두 번째 게임 직전, 영수가 떠나고 영호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시키기 위해 5번 부부인 민석과 지민을 찾아갔다.
“아이고... 형제자매님. 안녕하십니까?”
영호는 민석과 지민을 향해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민석과 지민은 얼떨떨하긴 했지만, 영호가 말하는 ‘형제자매’라는
소리에 썩 기분이 좋았다.
“아... 영호님도 은혜를 아시는 분인가요?”
민석이 영호에게 물었다. 그리고 영호는 손사래를 치며 민석에게 대답했다.
“은혜는... 아직 어리석은 사람일 뿐입니다. 그 분의 은혜를 느끼고 또 고마워하고 싶지만... 언제나 저는 사탄의 유혹에
빠지는 어리석은 사람일 뿐이지요.”
“사탄의 유혹... 그것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겨낼 수 있답니다.”
“사람을 의심합니다. 또 괴로워합니다. 그 분께 기도를 하면 용서해 주십니다. 하지만, 저는 똑같은 잘못을 반복합니다.
민석님과 지민님을 의심했습니다. 큰 죄지요. 의심을 했기에 다가오지 못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그래도 용서를 하세요. 잘 오셨어요.”
영호의 뜻하지 않는 고백에 지민이 웃는 얼굴로 대답을 해줬다.
“민석님과 지민님을 지켜봤습니다. 언제나 그 분께 기도하는 모습...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저 역시 그 분께 항상 다가가고
싶지만... 왜 두 분을 의심해야 했는지, 지금도 후회가 된답니다.”
“사람은 항상 죄를 짓지요. 그러나 하느님 아버지는 항상 지켜보시면서 또 용서를 하신답니다.”
“네. 맞아요. 영호 형제님은 이미 용서를 받으셨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두 분 말씀 들으니까, 제 마음이 조금 나아지네요.”
영호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민석과 지민 앞에서는 마치 기독교인처럼 행동을 했다. 무릇 종교라는 것이 다
그렇지만 기독교인이 되는 것은 누워서 떡 먹는 것보다 쉬웠다. 따로 공부할 필요도 없고 준비할 것도 없었다. 그저 하느님을
찬양하고, 믿으며 또 은혜를 받고 싶다는 생각을 알리면 되는 것이었다. 물론, 기도도 빠질 수가 없었다.
“두 분이 추행범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니었거든요. 물론... 이런 생각이 죄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머리는 계속 두 분을 의심하며 저를 죄의 구렁텅이로 끌고 갔습니다.”
어느 정도 대화를 이어가면서 영호가 추행범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지 않은, 즉, 아무것도 쓰이지 않는 빈 쪽지를 민석과
지민에게 보여줬다. 영호의 말과 행동은 아주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이런 영호의 행동을 보면서 민석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역시 아무것도 쓰이지 않는 쪽지를 꺼내 펼쳐보였다.
“저희도 아니었답니다. 괜히 걱정을 하셨군요.”
“아... 역시... 제가 의심을 하며 죄를 범했던 것 같습니다.”
영호는 민석이 펼쳐 보인 쪽지를 확인했다. 확실히 아무것도 쓰이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쪽지와 같음을 또
확인했다.
“이런 종이가 뭐라고... 서로를 의심하고 미워했는지...”
영호가 계속해서 자책을 하며 자신이 가지고 온 쪽지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런 영호의 행동을 바라보며 민석 역시 쪽지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우리 영호 형제께서 많이 괴로워하셨나 봅니다.”
“휴우... 사실 괴롭습니다. 두 분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괴롭습니다. 제가 두 분을 찾아온
이유는... 부탁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부탁 말씀 입니까?”
“네. 괴로워하는 저를 위해 기도를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믿음이 강하신 두 분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께 조금이나마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싶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영호가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다. 민석과 지민은 그런 영호의 모습에 측은한 마음을 느끼며
그의 옆에 무릎을 꿇고 역시 두 손을 모았다.
“우리 영호 형제님을 위하여... 부족한 제가 우리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를 하겠습니다.”
영호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민석의 주도 하에 세 사람은 바닥에 꿇은 채로, 약 5분이 넘는 시간동안 기도를 하였다.
기도가 끝난 후에는 영호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민석과 지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민석과 지민 역시 웃으며
자신들의 방을 나가는 영호를 보며 뿌듯한 감정을 느껴야 했다.
물론, 민석과 지민은 영호가 떠난 후 바닥에 내려놓은 쪽지가 사라졌음을 전혀 인식할 수 없었다.
5번 부부로부터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쪽지를 훔친 영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쪽지를 함께 이용하여 두 번째 게임에서
추행범이 될 수 있었다. 기존의 가지고 있던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쪽지 2개를 뽑기를 하면서 검은 상자 안에 넣어버렸고,
그와 동시에 검은 상자 안에 있던 쪽지 3개를 가져온 것이었다.
각 부부마다 20%의 확률로 추행범이 될 수 있었지만, 영호는 이 방법으로 자신의 추행범이 될 확률을 60%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호는 자신이 반드시 먼저 뽑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었다. 만약에 또 다시 마지막에 뽑기를
했다면, 검은 상자에는 바꿔치기를 할 쪽지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계획은 대 성공을 했는데... 갑자기 갈등이 되네.’ 현재 추행범으로 결정된 영호는 2번방과 3번방 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3번방에 들어가야 했다. 먼저 3번 부부를 피해자로 만들고 투표를 통해서 1번 부부를 탈락시키면
되었는데, 갑자기 다른 생각이 든 것이었다.
‘내가 2번방에 들어가서 영수 아내 은희를 피해자로 만들고... 5번 부부는 기권을 했으니, 1번부부와 3번 부부를 꼬셔서
기권시키고, 나도 기권하면, 2번 부부만 탈락이고 전원 10개의 칩을 상금으로 받으며 4라운드 진출인데...’ 영호에게 있어
매우 군침이 도는 시나리오였다. 문제는 현시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였다.
‘1번 부부와 3번 부부가 나를 좋게 보지는 않겠지만.... 2번 부부는 반드시 탈락시키려고 하니... 합의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5번 부부가 되겠군.’ 추행범 뽑기 결정을 할 때, 영호의 의견을 반대한 사람은 서영과 수영이었다. 그것
하나만 보더라도 영호의 적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영호 생각에는 오히려 이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1번 부부가
증오하는 사람은 2번 부부였으니, 오히려 말만 잘하면 기권 규정을 이용하여 2번 부부를 탈락시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5번 부부가 감이 안 온단 말이야. 다 기권했는데... 그들 부부만 투표를 해버리면... 그들만 빼고 전원 탈락이니... 오히려
중립을 지키는 척 감정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더 무서운 법이니...’ 사실 예전 같으면 영호는 더 이상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적군의 적은 아군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1번 부부와 3번 부부를 이용하여 2번 부부를 탈락시키고 4라운드에
진출할 계획을 그대로 실행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뒤가 없다. 한 번 실패하면 그대로 나락이었다.
더 이상 기회가 존재하지 않았다.
‘참... 승부사 기질도 다 버려야 하고... 재밌군... 재밌어... 두 번째 게임은 안전하게 가야하나... 쓰리고 하려다가 고박 쓰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으니... 쩝.’ 결심을 한 영호가 왼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방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문을 열고 천천히 방안으로 들어갔다.
“제발... 제발...”
수영은 두 팔이 침대에 묶인 채, 나체의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중얼거리며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고 있었다. 제발 이번 게임 만큼은 반드시 서영과 자신이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랬다.
“제발... 이번만 이기면... 이번만...”
얼마나 간절했는지, 수영의 작은 몸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이번 한 번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했다.
“서영 언니와... 함께 4라운드에 가야 해... 이번만...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수영의 말을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누구에게 들으라고 수영이 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만큼 간절하고 애절했기
때문에 수영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을 뿐이었다.
찰칵... 그러나 수영의 간절한 바람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방문이 열리며 찬바람과 더불어 누군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수영은 다 끝났다는 생각에 절망에 빠져들었다.
“누... 누구세요?”
수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나 바로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 하하하. 이번 피해자는 이수영님이군요. 이제 게임 시작합니다.
수영의 귀에 치킨 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볼 수는 없었지만, 스크린에는 타이머가 작동이 되고 있었다.
앞으로 1시간, 수영은 추행범에게 어떤 반항도 할 수가 없었다.
“누... 누구세요?”
수영이 다시 추행범이 누구인지 물었다. 수영은 자신의 방으로 온 추행범이 영수 또는 영호 임을 짐작은 했다. 그들이 아니면
자신의 방이나, 서영의 방으로 추행범이 올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누... 누군지 말해... 주세요.”
통로 우측의 3번 방문이 열리면서 사실상 게임이 끝났음을 수영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추행범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눈이 가려진 상태로 침대에 묶여 있는 수영은 약간의 공포감을 느끼며 몸을 떨고 있었다.
“내가 무섭나?”
추행범의 입에서 말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수영은 추행범이 영호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6번 부부... 영호님이군요.”
“오호... 정답. 거의 대화를 하지 않았는데...”
“제 방문이 열리면서... 추행범은 두 사람 중 하나 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뭐... 그렇군.”
수영은 영호에게 나체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20살의 나이에 다른 남자에게 몸을 보여주는 것은 수치심이 상당한
일이었다. 그러나 수영은 지금 수치심보다 절망감이 온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 졌군요... 저희가...”
“후훗... 뭐... 그렇지. 머리를 굴려도 더 이상 우리를 이길 방법이 없으니...”
서로의 엇갈린 운명과는 다르게 비교적 차분한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옆에 앉겠어.”
영호가 수영 옆으로 침대에 걸터앉았다. 영호가 다가오자 수영이 몸을 움츠리긴 했지만, 두 손이 묶여있기에 뒤로 물러설
수도 없었다. 더구나 영호 얼굴이 보이지 않아 더욱 더 위축이 되는 수영이었다.
“내가 왜 이 방으로 왔다고 생각해?”
돌연 영호가 수영에게 질문을 했다. 수영은 영호의 질문 의도가 궁금했지만,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 그래야 제가 투표권이 없으니까요.”
“그것도 이유지만... 그러면 1번방으로 가도 나쁘지는 않았거든... 순서만 달라질 뿐... 너나 1번 부부나 탈락하는 것은
매 한가지니...”
“..............”
“내가 3번방을 온 이유는... 수영이라고 했지? 다 너 때문이야.”
“무... 무슨 말이죠?”
“우리가 참여한 게임... 잊었어? 섹스 게임이야. 그리고 난 지금 추행범이고...”
영호의 말을 듣는 그 순간, 수영은 온 몸에 소름이 돋음을 알 수 있었다.
“설마...”
“그래. 하고 싶었어. 내색은 안 했지만... 난 수영이 같은 어린 애를 참 좋아하거든...”
영호가 수영의 허벅지에 손을 올렸다. 차가운 남자의 손을 느낀 수영이 몸을 비틀어서 피하려고 하지만, 영호의 손은
끈질기게 수영의 허벅지를 따라다녔다. 그리고 수영의 은밀한 곳으로 영호의 손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 하지... 마세요!”
수영이 거부하지만 영호는 집요했다. 어느새 수영의 숲을 영호의 손가락이 헤집고 다녔다. 수영이 다리를 오므리며 버티려고
했고, 하지만 남자의 힘을 당할 수는 없었다.
“아...악! 하지 마세요. 제발요... 아악.”
영호의 손끝이 수영의 보지를 건들기 시작했다. 어린 수영의 보지를 손끝으로 찔러보기도 했고, 부드럽게 쓸어내기도 했다.
영호의 손에서는 적지만 물기가 느껴졌다.
“쪼옵.”
영호는 물기가 묻은 손을 자신의 입에 넣고 빨아 먹었다. 시큼한 맛이 혀를 자극했고, 그만큼 기분이 상쾌해졌다.
“맛있는데...”
“제발... 하지 마세요.”
“룰에 따르면 최소 6분간은 신체 접촉이 있어야 하니까, 나도 어쩔 수 없지.”
“꼭 이럴 필요... 없는 것... 당신도 알잖아요. 제발... 어차피 저희가 졌는데...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
수영은 눈물이 흘러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참으려고 노력했다. 자신을 유린하는 영호에게 약한 눈물의 모습만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후후... 다시 말하지만... 난 너랑 하고 싶다니까...”
“예쁜... 예쁜... 아내도 있잖아요.”
“우리 효진이? 하하. 예쁘지. 정말 예쁘지. 그러니까 내 아내가 될 수 있었지.”
“제발... 전 그냥 놔두세요. 어차피... 당신이 이겼으니...”
“그럴 수는 없지. 난 수영이랑 섹스를 하고 싶으니까.”
“아... 제발...”
영호는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첫 만남 때부터 수영과 잠자리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가장 어렸기 때문이었다. 영호는 비록 동갑인 효진과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사회에 있을 때에도 수시로 어린 여자와 관계를
맺었다. 어린 여자들은 살결부터 나이든 여자와 달랐다. 야들야들한... 그 맛을 영호는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내 아내도 참 좋지만... 그녀가 20살로 되돌아갈 수는 없어.”
영호는 수영을 그냥 둘 생각이 없었다. 지금까지 섹스 게임을 참여하면서 때론 승부를 즐기고 때론 일부러 가시밭길을 택한
그 였지만, 이유가 어찌됐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건 다른 참여자들과 마찬가지였다. 게임도 즐기면서 이기고 또한
스트레스까지 풀 수 있다면, 영호로서는 수영을 그냥 놔두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시원하게 정액을 뽑으면서, 그간의
복잡했던 문제들을 날려버릴 심사였다.
“너... 너무하세요... 정말...”
“너무라고 했나? 무엇이? 너야말로 너무한 거 아니야? 승자에게 그냥 가라는 것이 말이 돼? 전리품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수영은 더 이상 영호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영호는 수영을 덮칠 것 이었고, 수영은 그대로 당할 판이었다.
“내 아내에 비하면 볼품은 없지. 키도 작지, 얼굴도 덜 예쁘지, 가슴도 있는 듯 마는 듯... 모든 신체 부위는 뼈 투성이야...
한 움큼 잡을 살이 없어. 그렇다가 엉덩이가 크나? 그것도 아니야.”
영호는 수영의 나체를 훑어보며 그녀의 몸을 평가했다. 자신의 몸이 평가된다는 사실에 수영은 귀라도 막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온 몸에 마치 개미가 기어 다니는 듯 징그러움을 느끼고 있는 수영이었다.
“그러니까... 하지 마세요.”
“아니... 그런데 하고 싶어. 나도 몰라. 벌써 자지가 왕창 부풀어 올랐거든. 내 가슴은 터질 것 같단 말이야. 수영이를 보니까...
너의 나체를 보니까... 막 욕구가 올라 와. 물론, 애초부터 할 생각이었지만... 이 정도로 흥분이 되다니... 하하.”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영호는 점점 더 흥분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당장이라도 이 흥분감을 폭발시키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일단 시작해야겠어.”
“아... 안 돼.”
영호가 자신의 옷을 재빨리 벗어던졌다. 그리고 나체의 상태가 된 영호가 여리고 여린 수영의 두 다리를 잡았다. 수영이
발버둥을 치지만 영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움직이지 못했다.
“조금 아플 거야.”
다른 절차는 필요하지 않았다. 현재 영호의 자지는 발딱 서 있는 상황에서 오로지 여자의 보지만을 원하고 있었다. 여타의
애무도 없이 영호는 수영의 작고 작은 보지에 자지를 조준했다. 그리고 체중을 앞으로 가하며 삽입을 시도했다.
“아아아악....”
수영이 고통의 신음소리를 질렀다. 비록 출산을 한 수영이었지만, 여전히 보지의 구멍은 보통의 여자들보다 작았다. 이건
신체적으로 타고난 것이었는데, 아무런 애무도 없이 영호가 삽입을 시도하자 귀두만 들어갔을 뿐임에도 하체가 찢어지는
고통을 느껴야 했다.
“아... 아파... 아파요.”
울지 않으려고 노력한 수영이었지만, 눈에는 눈물이 고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영호의 자지가 반쯤 삽입이 되자 수영은
없는 힘에도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더 이상 비명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쑤욱... 수영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말든 영호는 자신의 자지 뿌리까지 삽입을 했다. 원체 수영의 보지 구멍이 작아서 그런지
영호는 자지에서 엄청난 압박감을 즐기고 있었다. 마치 수영의 보지가 자신의 자지를 꽉 짜주는 것 같아서 별다른 피스톤
운동을 하지 않아도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헉...”
수영은 고통에 말이 없었지만 영호는 짜릿함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천천히 엉덩이를 뒤로 빼서 수영의 보지에서 자지를
반쯤 빼고, 다시 강하게 한 번 박았다. 그럴 때마다 수영이 경련을 일으키 듯 몸을 부들부들 떨었는데, 영호는 자신만의
성욕을 채우기 급급했다.
“곧.... 곧.... 괜찮아 질 거야.”
파렴치한 강간범의 말투를 따라한 영호가 본격적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수영의 보지에 자신의 자지를 박다보면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녀의 몸도 반응을 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찰싹... 푹..... 찰싹.............. 푹...........
방안에는 영호의 피스톤 운동에 따른 소리만이 울려 퍼졌고, 수영은 그 어떤 소리도 낼 수가 없었다. 숨이 멎어버린 듯
비명조차 낼 수 없었고, 오로지 눈에는 많은 양의 눈물만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하늘도.... 하늘도 날... 버렸어... 흑... 흑...’ 20살의 어린 나이였지만, 그 누구보다 복 없이 힘겹게 살아 온 수영이었다.
더구나 아직 20개월 밖에 되지 않은 딸이 있었고, 그 딸을 살리고 싶은 어머니의 사랑도 있었다. 그러나 영호가 수영의 방에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좌절이 되었다.
어렵게 결정해서 참여 한 섹스 게임, 이곳에서 받아 갈 상금도 물거품이 되었다. 아주 작은 빛만 원했을 뿐, 그 이상 욕심을
낸 적도 없는 수영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절망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지금은 영호에게 몸까지 유린당하고 있었다.
“헉... 헉.... 좋아... 나올 거야.”
영호는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사정이 임박했다.
“....아.... 안에....다... 안 돼.... 안 돼... 흑...”
수영이 어렵게 입을 열어 영호에게 질 내 사정을 하면 안 된다고 말을 했다. 당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영호의 씨까지
몸 안으로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나 수영의 말을 들을 영호는 아니었다.
“으으윽... 나온다.”
영호는 수영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잡고 힘차게 마지막 박음을 가했다. 그리고 수영의 제일 깊숙한 곳에 총 다섯 차례의
사정을 했다. 많은 양의 정액이 수영의 몸에 남겨졌고, 영호는 짜릿했던 감정을 추스르며 마지막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 좋았어.”
“...............”
수영의 몸을 통해서 강제로 즐긴 건 영호였다. 수영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당할 뿐이었다. 그런 수영에게 영호는 마치
화간을 한 듯 좋았다는 말을 했고, 그 말을 들은 수영은 치욕감에 몸을 떨어야 했다.
“좆물이 흐르는 군... 닦아 주겠어. 두 손이 묶였으니...”
마치 영수가 서영에게 한 것처럼 영호도 수영의 보지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을 휴지로 닦아주고 있었다. 아무런 힘도 없어
하체의 통증만 남아 있던 수영은 그저 눈물만 흘리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우는군... 울면 안 되지.”
“꼭.... 꼭 이래야만... 했나요?”
“넌 이 와중에도 존댓말을 하는구나. 심성이 착해 보여.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을지 모르겠지만... 훗.”
영호는 정액을 내뿜은 후, 다시 침착해질 수 있었다.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간 듯, 한결 머리도 가벼운 상황이었다.
“사실 수영이 네가 예쁜 건 아니야... 그런데 참 안타깝군.”
“..........”
“1번 부부의 서영이라는 여자도 그렇고 말이야.”
“...언니를 조롱하지... 마요.”
“허허. 언니라고 부르나 봐? 참 재밌는 관계야. 서로 알게 된 지,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고... 언니와 동생 관계가 되다니...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군.”
“당신은 이해 못... 해요. 언니는... 착하니까...”
“후훗. 착해? 착한 여자가 그렇게 머리를 굴리며 사람을 헷갈리게 하나?”
“..........”
“내가 모를 것 같았어? 연기가 아주 대단하더군. 하하하. 첫 번째 게임에 모든 것이 결정이 나버리면... 너무 재미가 없을 것
같았어... 그래서 내가 영수라는 남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한 번 당신들을 봐줬던 거야. 그런데... 두 번째 게임도 내 뜻대로
됐네.”
“무... 무슨 말이에요?”
“서영이라는 여자와 영수라는 남자... 서로 앙숙인 거 다 알아. 2라운드에서 만났다고 하더군... 그리고 첫 번째 게임에서
영수가 추행범이었지. 서영이라는 여자가 당했을 것이고... 사실상 거기서 끝난 게임이었지만... 서영이라는 여자가 기질을
발휘했지... 다 너를 살리기 위해서 말이야... 후훗. 내 말이 틀려?”
수영은 영호의 말을 들으며 매우 놀라워하고 있었다. 영호라는 남자가 서영의 행동을 보며 그녀의 의도를 다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영에게 들었던 이야기들을 영호에게 똑같이 듣고 있으니 수영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 알면서.... 왜....”
“그냥 끝나면 재미없잖아. 그리고 나도 영수라는 놈이 싫기도 하고... 물론, 후회하기도 했지. 게임이 너무 어렵게 진행
되어 버리니까... 나에게도 탈락 위험성이 생겼거든... 그런데 두 번째 게임 역시... 세상이 나를 돕더군... 내가 추행범으로
결정이 되면서 말이야.”
영호의 말을 들으며 수영은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서영과 매우 믿음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영호와
영수는 연합을 하면서도 믿음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수영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영호에게 물었다.
“... 도와주면... 안 되나요?”
“도와줘? 살려달란 말인가?”
“... 네. 영수라는 남자를 싫어한다면서요. 그들을 탈락시키면... 되잖아요.”
“훗. 그래서 내가 너와 서영이라는 여자가 안타깝다고 했지. 차라리 나에게 찾아와서 보지라도 대주면서 힘을 합칠 것을
요구했다면... 쉽게 4라운드에 진출인데 말이야.”
“그...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서영이라는 여자가 그렇게 믿음직 해?”
“언니만큼은.... 달라요.”
“하하하. 솔직히 수영이 너를 살릴 방법이 있었지. 내가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사실 고민을 했거든. 2번 부부의 은희라는
여자를 피해자로 만들까 생각했어. 그리고 너와 나, 그리고 2번 부부를 증오하는 1번 부부가 기권을 하면... 기권 규정으로
2번 부부만 탈락시키고 우리는 상금으로 칩 10개를 받으며 4라운드에 진출이 가능했거든... 그런데 문제는 5번 부부였어.
첫 번째 투표에서는 의외로 기권을 했다지만... 그 부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감이 오지 않았거든. 전부 기권한 상황에서
5번 부부만 투표를 해버리면... 우리는 말 그대로 좆 되잖아.”
영호의 말을 들은 수영은 안타까웠다. 이런 수치를 당하지 않고도 4라운드에 서영과 동반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는데,
영수 부부와 연합했다는 사실만으로 영호 부부를 배척한 것이 이런 결과를 낳아버렸다.
“그러니까 나에게 보지만 잘 대줬으면... 이런 일 없었을 거야. 나야 확신이 가지 않으니... 고민을 하다가 수영이 네 방으로
들어온 것이고...”
“5번 부부.... 5번 부부는... 끝까지.... 기권을 한다고 했어요.”
“그래? 넌 어떻게 알지?”
“처음에... 제가 같이 힘을 합치자고 찾아갔거든... 요. 그런데 거절했어요. 자신들은 계시를 받아서 기권만 한다고....”
“하하하하. 이런 좆같은 예수쟁이들... 아까 내가 찾아갔을 때, 그 말만 해줬어도... 하하하.”
수영으로부터 5번 부부의 투표 성향을 알게 된, 영호는 기가 막혔다. 자신의 승부사 기질마저 버리고 수영을 선택했는데,
5번 부부가 끝까지 기권을 할 것이라니... 당장 상금만 하더라도 1억원이 눈앞에서 날라 간 것이였다.
“하하하. 재밌어. 재밌어... 아 진짜 재밌네... 젠장!”
어차피 영수를 믿었던 영호는 아니었다. 기회가 닿으면 영수를 탈락시키고 싶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있었는데도 소심해진
신 때문에 써 보지도 못하고 기회를 날려버렸다.
“젠장!”
영호를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수영은 방안 분위기가 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은 물론 서영 부부마저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영호를 잘 구슬리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수영은 조심스레 영호에게 말을 걸었다.
“저... 저기... 우리랑... 함께 하는 건... 어때요?”
“너희를 살려달라고?”
“네... 부탁... 드릴게요.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 아시잖아요.”
영호는 수영의 제안에 대해 잠시 생각을 했다. 영수는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간다면 영수 부부와 함께 4라운드는
거의 확실하게 진출할 수 있다. 그에 반하여 수영과 손을 잡으면 영수를 떨어뜨릴 수 있지만, 영호는 스스로 위험에 빠질 수가
있었다. 어찌 됐든, 서영과 수영을 못 믿는 건 마찬가지였다.
“위험해.”
“믿어... 보세요.”
“아니... 위험해...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야. 나에게 위험하다는 게 문제지. 하하. 사실 사회에 나였다면 재밌을 것
같기도 해. 위험한 만큼 또 재밌는 건 없거든. 그런데 이곳에서는 위험을 피하지 못하면 바로 지옥에 떨어져. 더 이상
기회가 없어... 후훗. 그런 내가 왜 위험을 감수하고 너희를 도와야지?”
영호의 말은 합리적이었다. 단순히 생각하더라도 영호가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었다.
“보... 보잘 것... 없지만... 저를.... 괜찮게... 생각하잖아요.”
목소리는 떨고 있었지만, 비교적 수영이 당당하게 영호에게 말을 했다. 그런 수영을 내려다보며 영호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거 참... 당돌한데? 좋아. 그럼 날 설득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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