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게임 - 1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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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혁과 서영을 끝으로 명진과 수영은 참여자들에 대한 인사를 끝냈다. 영철과 희자에게만은 인사를 하지 않았는데, 역시
그 이유는 이미 2라운드에서 경쟁을 했던 사이였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표현을 하자면, 어린 부부였던 명진과 수영이 부모
뻘인 영철과 희자에게 유린을 당했고, 인격적으로도 철저하게 밟혔기에 굳이 아는 척을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다.
“저 나이든 여자 부부에게는 인사하러 가지 않네?”
“그래?”
서영이 명진과 수영을 바라보다가 민혁에게 말했다.
“혹시...”
“응?”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닐까?”
“아는 사이라니?”
“아까 말했지만, 우리도 이곳에 아는 사람이 있긴 하잖아?”
서영이 영수와 은희 부부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그리고 서영의 말을 들은 민혁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당신 말은 저 어린 부부가 나이 든 여자 부부와 2라운드에서 만났을 것이다라는 거네?”
“그렇지. 그러니까 굳이 인사를 가지 않는 거지. 얼마나 밉겠어?”
“그런 것 같네.”
비단 민혁과 서영만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영수와 은희 부부, 민석과 지민 부부, 영호와 효진 부부 역시 명진과
수영의 행동을 보고 영철과 희자 부부와 어떤 관계인지 추측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다들 움직이지 않네.”
“움직일 필요가 없어. 아직 무슨 게임인지 모르니까.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나이든 여자처럼 여러 팀의 표적이 될 수 있겠지.”
“그럴까?”
점심 식사 후 무료한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었다. 치킨 박이 무려 2시간이라는 시간을 줬지만, 6팀의 모든 부부들은 대다수의
시간을 로비에서 각자의 쇼파에 앉아 대기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지루한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오후 2시가 되었다.
역시나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는 치킨 박이 로비의 중앙에 위치한 대형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다.
- 하하하. 식사들 맛있게 하셨는지요.
각자의 쇼파에 앉아있던 모든 부부들이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치킨 박에 집중했다.
- 그런데... 다들 떨어져 계시군요. 하하하. 일부러 시간을 많이 드렸는데... 인사는 안하셨나 봅니다. 뭐, 어쩔 수 없지요..
일단 모든 분들 스크린 앞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직원들 뭐하시나?
치킨 박의 말에 모든 부부가 대형 스크린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주위에 있던 컴퍼니 직원들이 대형
스크린 앞에 12개의 의자를 가져다 놓기 시작했다.
- 의자에 다들 앉으시길 바랍니다. 하하하.
치킨 박의 지시에 따라 모든 부부들이 각자 의자를 선택해서 앉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가장 가깝게 모인 참여자들이었다.
서로 숨소리마저 느껴질 정도의 거리였으니, 부부끼리 대화를 하기에도 쉽지가 않았다.
- 일단 3라운드 게임에 들어가기에 앞서... 게임을 포기하실 부부 계십니까? 하하하.
치킨 박이 게임을 포기할 의사를 물었지만, 모든 부부가 요지부동이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칩의 개수도 다르고 또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정확한 사실은 아직 칩의 개수가 게임을 포기할 만큼 많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 하하하. 게임을 포기하기에는 칩의 개수가 아직 적지요. 마지막 10초 드립니다.
10초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게임포기 의사를 내비치는 부부가 없었다. 게임을 누구도 포기하지 않자, 치킨 박은
만족스런 웃음과 함께 3라운드 게임 시작을 선언했다.
- 하하하. 모든 참여자 부부에게 감사드리며... 웰 컴 투 섹스게임. 이제 3라운드를 시작합니다. 하하하.
이제는 그 누구도 게임을 포기할 수 없었다. 어떤 게임이 진행될지 알 수 없으나, 반드시 살아남아야 했다.
- 먼저 칩을 걷겠습니다. 3라운드 판돈은 칩 2개입니다. 하하하.
치킨 박의 말에 따라 각 부부들이 2개의 칩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다가온 컴퍼니 직원 하나가 총 12개의 칩을
모두 걷었다.
‘게임을 포기했다면, 달랑 1천 만 원 상금이라니...’ 민혁은 라운드가 높아질수록 게임에 참여하는 칩의 개수가 늘어남을
알 수 있었다. 1-2라운드에서는 칩 1개가 참여조건이었지만, 3라운드에서는 2개였다. 3개의 칩을 가지고 있었으니, 만약
게임을 포기했다면, 칩 1개만이 남았을 것이었다.
- 좋습니다. 하하하. 이제 오늘 3라운드 게임을 설명해드려야 하는데, 조금 복잡할 수도 있으니, 잘 들으셔야 합니다. 설명
시간이 조금 길어질 것 같군요. 하하하. 오늘 게임 마피아 게임? 도둑잡기 게임? 하하하. 들어보셨지요? 응용을 해봤습니다.
3라운드 게임은 추행범 잡기 게임입니다.
추행범 잡기 게임이라는 치킨 박의 설명에 모든 부부가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추행범 잡기 게임이라니... 도대체
어떤 게임일지 궁금했다.
- 오늘 게임은 아쉽게도 4라운드에 전원 진출할 수 없습니다. 하하하. 어떤 팀은 반드시 탈락해야 합니다.
치킨 박이 말한 반드시 탈락팀이 있다는 말은, 곧 반드시 루저가 생긴다는 말이었다. 1-2라운드 게임과는 달리 루저가 반드시
발생한다는 말에 모든 참여 부부가 각자의 배우자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주... 쫄깃쫄깃 하겠는데...”
“예상은 했지만....”
- 하하하. 4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최소 팀은 한 팀인데...
한 팀만이 4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는 말에 몇몇 부부는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아니, 모든 부부의 표정이 썩 좋지는
않았다. 6분의 1의 확률, 쉽지만은 않았다.
- 너무 놀라지들 마세요. 하하하.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최소 3팀은 진출합니다. 그리고 최대
5팀까지 4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으니... 벌써부터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최대 5팀까지 4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는 말에 모든 부부의 얼굴이 조금씩 펴지기 시작했다. 치킨 박의 말 한 마디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을 느끼는 참여자들이었다.
- 추행범 잡기 게임에 앞서서... 일단 각 팀의 번호를 정해야겠습니다. 하하하. 대표로 한 명씩 앞으로 나오시길 바랍니다.
치킨 박의 말에 따라 각 부부 중에서 남편인, 남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가 섰다. 그 중 유일하게 대표로 나온
여자가 있었는데, 바로 희자였다.
- 직원들 준비 됐지? 하하하. 자, 저희 직원 하나가 검은 상자를 하나 가져 올 겁니다. 이곳에는 6개의 쪽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하나씩 뽑으셔서 제자리에 돌아가 앉으시면 됩니다. 제가 지시하기 전까지 쪽지를 펼쳐서는 안 됩니다.
컴퍼니 직원 하나가 검은 상자를 가지고 각 대표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순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레 희자가 먼저
나서서 상자에서 쪽지 하나를 뽑았고, 그 뒤를 이어 영수, 영호, 민석, 명진이 뽑았으며 마지막으로 민혁이 남은 쪽지 하나를
가져갔다.
- 다들 쪽지를 뽑으셨고... 자리에 앉으셨지요? 하하하. 이제 그 쪽지를 펼쳐서 참여자들에게 보여주면 되겠습니다.
민혁이 자신이 가지고 온 쪽지를 펼쳐 보았다. 그 쪽지에는 숫자 1이 적혀 있었다.
- 모든 참여자에게 확인을 시키셔야 합니다. 하하하. 쪽지에 적힌 번호는 지금 시간으로 각 팀의 고유 번호로 지정됩니다.
하하하. 프로 선수들의 등번호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제가 정리를 해드리지요. 최민혁, 김서영 부부는 1번입니다.
김영수, 박은희 부부는 2번입니다. 한명진, 이수영님 부부는 3번입니다. 조영철, 김희자 부부는 4번이고 김민석,
황지민 부부는 5번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차영호, 강효진 부부는 6번이 되겠군요?
각 팀의 고유 번호가 정해지자, 민혁과 서영이 서로를 쳐다봤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통로에 있던 12개의 방이 떠오른
것이었다. 그 방에는 각각 번호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같은 번호로 2개의 방이 지정되어 있음을 기억했다.
- 자, 게임 설명을 드리지요. 2라운드 추행범 잡기 게임은 최소 1번, 최대 3번까지 진행 될 것입니다. 하하. 첫 번째 게임에서
추행범이 잡히면, 바로 3라운드 게임이 종료가 되겠습니다. 물론, 세 번의 게임을 하는 동안 추행범을 잡지 못해도, 게임은
종료가 됩니다. 하하. 게임 방식은 이렇습니다. 부부가 한 팀이 되기에 부득이하게 저도 게임에 약간 발을 담그게 되는데요.
하하. 제 앞으로 검은 상자가 하나 있지요? 여기에는 빨간 공과 파란 공이 있습니다.
모든 부부는 스크린을 통해 치킨 박의 앞에 검은 상자가 하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치킨 박이 검은 상자에 손을 집어넣어
빨간 공과 파란 공이 있음을 꺼내 보여주었다.
- 제가 빨간 공을 선택하게 되면, 추행범은 여자가 됩니다. 그리고 파란 공을 집게 되면, 추행범은 남자가 됩니다. 하하하..
예를 들어, 제가 파란 공을 집었다고 가정합니다. 하하하. 추행범이 남자가 되겠지요? 직원들 준비 됐지? 하하하.
치킨 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컴퍼니 직원 하나가 또 다른 검은 상자를 부부들 앞에 들고 나타났다.
- 저희 직원이 들고 있는 상자에는 6개의 쪽지가 있습니다. 하하. 5개의 쪽지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고, 1개의 쪽지에는
‘추행범’이 적혀 있지요. 제가 파란 공을 뽑았기에 6명의 남자 분들이 쪽지를 뽑게 됩니다. 순서는 1번 최민혁님부터 6번
차영호님까지... 순서대로 뽑으시면 됩니다. 하하하. 이때 누군가는 추행범으로 선택이 되었겠지요?. 그 추행범으로 선택이
된 사람이 약 1시간동안 추행을 하면 되는데... 어떻게 추행을 하느냐?
1시간의 추행이라는 치킨 박의 말에 몇몇 사람들은 얼굴이 찌푸려졌다. 특히 민혁과 서영의 얼굴이 밝지 않았다. 추행이라는
것은 일반 사회에서는 범법 행위이자 추잡스러운 짓이었다.
- 통로에 12개의 방이 있는 것 확인 하셨지요? 하하하. 좌측에 6개의 방, 우측에 6개의 방이 있고, 방문에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하하하. 남자 분들은 좌측 방, 여자 분들은 우측 방에 자신의 번호대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하하하. 각 방에는
스크린과 더불어 저희 직원이 캠코더를 가지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예에서는 남자가 추행범이기에, 추행범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1시간 대기하시면 됩니다. 하하하. 그리고 추행범은 게임이 시작되면, 자신의 부인을
제외한 5명의 여자들 방 중 아무 곳이나 들어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마음껏 즐기십시오. 하하하.
민혁은 치킨 박의 게임 설명을 들으며, 혀를 내둘렀다. 어떻게 사람으로서 이런 게임을 생각한단 말인가.
- 아참. 피해자가 되는 여자들의 경우는 전부 침대에 양팔이 묶인 채, 눈가리개를 착용시킬 것입니다. 하하. 그래야 추행범이
누구인지 직접적으로 알 수가 없을 테니까요. 하하하. 추행범은 마음껏 즐기셔도 됩니다. 물론, 게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1시간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오셔도 됩니다. 대신에... 60분의 게임 중 10분의 1의 시간인 6분만큼은... 반드시 신체적
접촉이 있어야 합니다. 하하하. 자, 1시간의 추행이 끝났습니다. 추행범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제 지시에 따라
6쌍의 부부, 12명의 모든 참여자들이 이곳에 모입니다. 하하하. 추행범이 누군지는 알 수가 없지요? 하지만, 피해자는 발생
했습니다. 30분의 시간을 드립니다. 피해자를 중심으로 여러분들이 누가 추행범인지 잡아주시면 됩니다. 하하하. 30분 후에
각 팀에게 1표의 투표권을 드리겠습니다.
투표를 한다는 말에 모든 부부가 다시 웅성거렸다. 서영 역시 투표라는 말에 상당히 민감해졌다.
‘투표권이라... 투표권이라... 그러면?’
- 여기서 피해자 부부에게 혜택이 있어야겠지요? 피해자 부부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첫 번째 게임은 통과를
하게 됩니다. 탈락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하하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첫 번째 게임에서
투표를 해서 표가 많이 나온 팀은 이곳 참여자들이 ‘추행범’이라고 생각하는 팀이겠죠? 하하하. 첫 번째 투표에서 추행범을
잡아내면 5팀전원 4라운드 진출입니다. 하하. 못 잡게 되면, 자연스레 두 번째 게임을 반복합니다. 그리고 첫 번째 게임에서
최다 득표를 받은 팀은 당연히 탈락하게 됩니다. 추행범을 잡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한 팀씩 탈락하게 되면, 세 번째 게임이
끝나면 세 팀은 탈락하게 되겠지요? 하하하.
서영이 우려하던 것이 현실이 되었다.
‘이거... 추행범을 잡지 못해도... 되는 게임이잖아. 온갖 모략과 모함이 판을 치는 게임... 진실이 중요하지는 않아... 여러
팀에게 눈 밖에 나면 탈락하게 되니...’
- 그래도 추행범을 잡으면 유리합니다. 하하하. 추행범을 못 잡고 세 번의 게임을 하게 되면, 통과한 3팀에게는 2개의 칩을
상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게임에서 추행범을 잡게 되면 5팀에게는 각각 5개의 칩을, 두 번째 게임에서
추행범을 잡게 되면 4팀에게 각각 4개의 칩을, 세 번째 게임에서 추행범을 잡게 되면 3팀에게 각각 3개의 칩을 드립니다.
하하하.
서영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방금 전까지는 추행범을 굳이 잡지 않아도 될 것 같았지만, 추행범을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상금으로 받을 수 있는 칩 개수가 달라지면, 또 이야기가 달라졌다. 이러니 저러니 하더라도 칩 1개는 당장 1천 만 원의
가치였다. 참여 부부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더욱 종잡을 수 없게 되었다고 서영은 생각했다.
- 투표를 했는데 최다 득표자가 동률이 나올 수도 있겠지요? 하하하. 그렇게 최다 득표자가 동률이 나오는 경우에는 전부
탈락입니다. 이론 상 두 번째 게임까지 5팀이 탈락할 수도 이지요. 그러면 두 번째 게임에서 3라운드 게임이 종료가 됩니다.
하하하. 그리고 하나 더! 하하하. 우리가 사회에서 투표를 하면 분명 기권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전원이 기권을 하게 되면,
피해자 팀을 제외한 전원 4라운드로 진출하게 됩니다. 하하하. 칩은 각각 10개씩 상금으로 받게 되지요. 하하하.
치킨 박의 입에서 칩 10개라는 말이 나오자, 모든 참여 부부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10개의 칩은 1억 원의 가치였다. 2라운드
게임에서 죽을 듯이 게임을 해도 최대 얻을 수 있는 게임이 3개였으니, 10개의 칩은 엄청난 상금이었다.
- 대신에... 투표권이 있는 모든 팀이 기권을 했는데... 하하하. 단 한 팀이 기권을 하지 않으면, 기권한 팀과 피해자 팀은
전원 탈락입니다. 그 한 팀만이 4라운드 진출을 하며, 역시 10개의 칩을 상금으로 받아갑니다. 하하하. 쉬울 것 같지만,
쉽지가 않겠지요?
모든 팀이 신뢰를 하면 피해자 팀을 제외하고 10개의 칩을 상금으로 받으며, 4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신뢰
관계가 가능할까? 모든 부부의 머릿속에는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기회는 있지만, 쉽게 믿을 수가
없는 관계였다
- 룰이 복잡한가요? 하하하. 제가 문서로 정리를 해왔습니다. 직원들... 준비 됐지?
컴퍼니 직원 하나가 서류 몇 장을 들고 와 각 팀에게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민혁과 서영도 게임 룰이 적혀 있는 서류를
받을 수 있었다.
- 3라운드 첫 번째 게임에 앞서... 마지막으로 30분을 더 드리지요. 하하하. 룰을 숙지하는 것은 물론, 2라운드처럼 사전
협의를 하시던지... 자유스럽게 게임을 준비하시길 바라며... 30 분후에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하.
치킨 박이 대형 스크린에서 사라지고, 모든 부부는 말없이 게임 룰이 적혀 있는 서류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1번 팀 - 최민혁(42), 김서영(40)
2번 팀 - 김영수(30), 박은희(30)
3번 팀 - 한명진(20), 이수영(20)
4번 팀 - 조영철(49), 김희자(50)
5번 팀 - 김민석(41), 황지민(40)
6번 팀 - 차영호(32), 강효진(32)
추행범 잡기 게임 규칙
A.
진행자(치킨 박)가 검은 상자에서 임의의 공 하나를 집어서 꺼낸다. 상자 밖으로 나온 공이 빨간색이면 여자, 파란공이면
남자가 추행범이 된다.
추행범으로 선택 된 성별은 직원이 준비한 상자에서 번호 순서대로 쪽지를 뽑는다. 이때는 하나의 쪽지에만 ‘추행범’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으며, 이 쪽지를 뽑는 사람이 추행범으로 선정이 된다.
B.
추행범으로 선정된 사람을 포함하여, 전 참여 인원이 자신의 번호가 적힌 방으로 들어간다. 이때, 좌측은 남자, 우측은 여자
방이다. 추행범의 반대 성별인 예비 피해자 측은 각자의 방 침대에서 나체의 상태로 팔이 묶이며, 눈가리개를 착용한다.
진행자의 지시에 따라, 게임이 시작되고, 추행범으로 선정된 자는 자신의 배우자를 제외한 모든 예비 피해자들 중 한 명을
선택할 수 있다. 피해자를 선택한 추행범은 그 방에 들어가 1시간동안 마음껏 추행할 수 있다. 이때 삽입도 가능하다.
추행범은 굳이 추행을 하고 싶지 않더라도(정체를 숨길 의도가 있다면) 최소한 6분간은 피해자와 신체 접촉을 해야 한다.
추행범과 직접 피해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참여 인원들은 각자의 방에서 1시간 동안 대기한다. 추행범은 1시간의 게임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C.
진행자의 지시에 따라 게임이 끝나면 다시 모든 참여 인원이 한 자리에 모인다. 그리고 진행자가 피해자를 지목하면, 참여
인원들은 피해자와 함께 추행범을 잡을 수 있는 3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모든 참여자들은 피해자의 진술을 들을 수 있으며,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피해자가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굳이 진술을
할 의사가 없다면, 이에 대해 강제화 할 수 없다.
D.
30분의 시간이 지난 후, 피해자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투표를 실시한다. 투표를 실시해서 최다 득표자가 추행범일 경우
추행범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전원 4라운드에 진출한다.
첫 번째 게임에서 추행범을 잡을 경우, 4라운드 진출하는 팀들은 각 5개의 칩을 상금으로 받으며 3라운드 게임이 종료 된다.
첫 번째 게임에서 최다 득표자 팀은 추행범 팀이 아니더라도 탈락한다. 또한 최다 득표자 팀이 여럿일 경우, 추행범 팀이
속했을지라도 전원 탈락한다. 이때 남은 팀이 3개 이하의 팀이면 3라운드 게임이 종료되며, 4개 이상 팀이 남을 경우 두 번째
게임이 진행된다.
E.
A에서 C의 진행을 반복하면, 두 번째 게임이 성사된다.
두 번째 게임에서 추행범을 잡을 경우, 나머지 팀들은 전원 4라운드에 진출한다. 이때 4라운드 진출 팀들은 각 4개의 칩을
상금으로 받는다.
두 번째 게임에서 최다 득표자 팀은 추행범 팀이 아니더라도 탈락한다. 또한 최다 득표자 팀이 여럿일 경우, 추행범 팀이
속했을지라도 전원 탈락한다. 이때 남은 팀이 3개 이하의 팀이면 3라운드 게임이 종료되며, 4개 이상의 팀이 남을 경우
세 번째 게임이 진행된다.
F.
A에서 C의 진행을 반복하면, 세 번째 게임이 성사된다.
세 번째 게임에서 추행범을 잡을 경우, 나머지 팀들은 전원 4라운드에 진출한다. 이때 4라운드 진출 팀들은 각 3개의 칩을
상금으로 받는다.
두 번째 게임에서 최다 득표자 팀은 추행범 팀이 아니더라도 탈락한다. 또한 최다 득표자 팀이 여럿일 경우, 추행범 팀이
속했을지라도 전원 탈락한다. 세 번째 게임이 종료되면 최대 3팀 밖에 남을 수 없기에 3라운드 게임이 종료가 된다.
이때 추행범을 잡지 못하고 3라운드에 진출하는 팀은 2개의 칩을 상금으로 받는다.
G.
각 게임이 끝나고 투표를 할 때, 기권도 가능하다.
각 게임마다 투표권이 있는 모든 참가 팀이 기권을 했을 경우, 피해자 팀을 제외하고 전원 4라운드 진출이 가능하다.
이때, 기권을 통해 4라운드에 진출하는 팀은 10개의 칩을 상금으로 받는다.
반대로 모든 참가 팀이 기권을 했지만, 단 한 팀만이 기권을 하지 않고 투표를 했다면, 그 한 팀만이 칩 10개의 상금을 받고
4라운드에 진출한다. 피해자 팀과 기권한 팀은 전원 탈락한다.
H.
각 게임의 피해자 팀은 투표권이 없으나 기권에 관한 규칙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당 게임에서의 탈락에 대한 면제를 받는다.
I.
게임 중 참여자에게 위해나 폭력을 행사할 경우, 이유 불문하고 탈락한다.
또한 게임 중 컴퍼니의 지시를 불이행하거나 무시하는 경우, 이유 불문하고 탈락한다.
민혁과 서영은 컴퍼니 직원이 건네 준 3라운드 게임 규칙에 대한 내용을 몇 번이나 읽어 내려갔다. 게임 방식 자체는 어렵지
않았으나, 그것을 풀어나갈 참여자들의 결정은 매우 어렵고 힘들 듯 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첫 번째 게임이 끝나고, 투표권이 있는 팀들이 다 기권을 하는 것일까? 그러면 10개의 칩을 받게 되는데?”
민혁이 서영을 보며 말을 했지만, 서영은 그에 동조하지 않았다.
“내 생각은 달라. 일단 투표권 있는 팀들이 약속해서 기권을 할 리도 없어. 어느 한 팀이 배신을 하면, 나머지 팀들이 전원
탈락이니까.”
“그건 그런데...”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믿을 수가 없잖아. 더구나 나는 그 규칙이 너무 싫어.”
서영이 말을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G 항을 읽어 봐. 전부 기권을 하면, 투표권 팀 모두 10개의 상금을 받고 4라운드 진출하지만, 정작 탈락하는 팀은 피해자
팀이야. 온갖 추행을 당하고도 사람들의 담합에 또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인간적으로 이건 너무해.”
“내 생각이 짧았네.”
민혁이 서영의 말을 듣고 머리를 긁적거렸다.
“내가 그 규칙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 성폭행 당한 피해자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제 2차 피해를 받게 돼...
오히려 성폭행범은 유유히 그 사건에서 잊혀지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은 피해자인데 말이야..
그런데 이 규칙은 그에 반하잖아. 오히려 피해자 팀을 철저하게 밟아야 나에게 이득이 되니... 진짜 너무하다.”
서영은 G 조항의 규칙이 너무나 소름끼칠 정도로 싫었다.
“그러네... 추행범과 합심해서 피해자를 죽여야 하는 규칙이라니... 음... 그런데 너무 걱정 마. 전부 다 기권하거나... 한 팀만
투표를 하는 경우는 없을 것 같으니...”
민혁의 말을 듣고 서영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차라리 복권을 사서 당첨되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었다. 그만큼 서로를 믿을
수가 없는 현실이었다.
“그건... 그렇고 이거 게임 자체가 추행범을 잡으라는 거야... 잡지 말라는 거야...”
“어떻게 투표를 해야 하는 거야... 나도 모르겠어... 최다 득표가 여럿이 나와서 동반 탈락하는 것 아닌가 몰라.”
“글세... 내 생각은... 최다 득표자가 여럿이 나오는 경우는 없을 것 같아.”
“그럴까?”
“1라운드 탈락자는 거의 정해졌다고 보이는데... 사람들이 서로 말을 하지 않지만, 지금 한 팀이 너무 날뛰고 있잖아...
각자에게 투표를 해서 표수가 같으면 동반 탈락해버리니... 차라리 눈에 띄는 팀에 투표를 하는 게 안심이 되겠지.”
서영이 민혁에게 고개 짓으로 나이든 여자를 가리켰다. 희자는 게임 규칙을 읽어 내려가면서, 남 들으라는 듯이 ‘씨발’이라는
욕설을 크게 내지르고 있었다. 그에 반하여 남편인 영철은 계속 좋지 않은 관심을 받게 되자,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영수와 은희를 떨어뜨리고 싶은데...”
민혁이 서영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그러나 서영이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쉽지는 않을 거야... 일단 그들이 싫지만... 적의를 내비쳐서는 안 돼.”
민혁과 서영이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그들 곁으로 다가오는 두 사람이 있었다. 바로 명진과 수영이었다. 수영이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저기... 저희랑 대화 가능할까요?”
영수와 은희는 게임 규칙을 다 읽고 난 후,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칩을 여러 개 상금으로 받고 4라운드에 진출하는 게 최선이나... 일단 진출이 목적이라면... 세 팀이 연합만 가능하면...
될 것 같은데...”
“그래?”
영수가 말하고 은희가 대답을 했다.
“첫 번째 게임에서는 5개의 표, 두 번째 게임에서는 4개의 표, 세 번째 게임에서는 3개의 표... 즉, 세 팀이 연합하면, 설령
피해자 팀이 한 팀 나오더라도 다른 팀을 하나씩 떨어뜨릴 수 있잖아? 물론, 연합 팀에서도 탈락 팀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럴 확률은 희박 해. 네 팀이 연합하면 필승이긴 한데... 규칙 자체가 네 팀이 살아남는 경우는 전부 기권을 했을 때나
가능하니... 이건 불가능이고...”
“음... 배신을 하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일단 세 팀이 연합할 수도 없을 것 같아.”
영수의 말에 은희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세 팀이 연합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일단 민혁과 서영....... 저들은 절대 불가능이야..... 아마 우리를 탈락시키려고 할 거야... 물론, 우리도 저 놈년들을
탈락시켜야겠지만....”
“서류에 쓰여 진... 저기 아까부터 설치는 노인네는 어때?”
“조영철과 김희자?”
“응.”
“그걸 질문이라고 해? 내가 생각하기에는 저들은 첫 번째 게임에서 탈락 1순위이야.”
“왜?”
“설쳤잖아. 지금 참가 팀들은 서로를 잘 모른다고... 대화를 하더라도 서로 믿지 못해. 그런데 지금은 게임 종류도 규칙도
알게 됐어.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면... 한 팀씩 탈락시키면 되는데... 추행범 팀이 바로 잡히면 좋겠지만... 그것을
어떻게 확신하겠어... 그렇다면 암묵적으로 합의 된 팀을 탈락시켜야지. 아마 조영철과 김희자... 저 팀이 첫 번째 게임에서
탈락할 거야... 우리도 투표하게 되면, 그렇게 해야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들 싫어하는 것이 느껴지잖아.”
“그건... 그래.”
영수의 말에 은희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영수가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쳇... 아까 어린 애들한테 인사나 잘해줄 걸.”
“귀찮아서 그냥 보냈잖아.”
“저 봐봐. 어린 애들이 벌써 민혁과 서영에게 다가 갔잖아.”
은희가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민혁과 서영이 벌써 어린 부부와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어차피 우리가 인사도 안 받아줘서... 우리에게 힘을 보탤 것 같지는 않으니...”
“남은 부부는... 저 예수쟁이들이랑... 우리랑 또래인 차영호? 강효진이라는 부부네.”
영수가 두 팀의 부부를 살펴봤다. 예수쟁이인 김민석, 황지민 부부는 두 손을 맞잡고 계속 기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심지어 게임 규칙에 별 관심도 없는 것 같았다.
“뭐... 저런 놈년들이 다 있냐... 기도가 밥을 먹여 주나? 아이구 씨발.”
“남은 부부는 차영호, 강효진 부부 같은데...”
세 팀이 연합하면 거의 90% 이상 확률로 4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 영수였다. 물론, 배신이 없어야겠지만...
그러나 현실상 세 팀의 연합 팀을 구성하기는 어려울 듯 했다.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낫겠지?”
“응.”
영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은희가 뒤를 따랐다. 그리고 차영호와 강효진 부부에게 다가갔다.
“늦게 인사 드려서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영수가 정중하게 영호와 효진에게 인사를 건네었고, 은희도 활짝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영호와 효진은 순간 당황하긴
했으나, 이윽고 밝은 얼굴로 인사를 받아주었다.
“3라운드 게임 규칙 읽어 보셨지요?”
“네... 머리가 나빠서 방금 다 읽어 봤습니다.”
“하하... 겸손의 말씀을...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수가 영호의 얼굴을 바라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약간의 친모를 다지기에도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기
때문이었다.
“네. 말씀하시지요.”
“저희랑 함께 할 생각이 없으신가요? 게임 규칙을 보시면 알겠지만....”
영수가 입을 열고 한참동안이나 자신의 생각을 영호와 효진에게 전했다. 영호와 효진은 차분히 영수의 말을 경청했다.
“음... 나쁘지 않은 제안이군요? 그런데 세 팀은 연합을 할 수 없나요?”
“보시다시피...”
영수가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폈다. 영호와 효진 역시 영수와 마찬가지로 주위를 다시 살폈다. 그리고 영호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두 팀으로 연합이라... 필승은 아닌데...”
영호가 말끝을 흐렸고, 영수가 다시 입을 열기 시작했다.
“G 조항의 기권 규정은 사실상 있을 수 없지요. 그렇다면 추행범인지, 아닌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최소한 3팀은
탈락 시켜야 하는데... 이미 한 팀은 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훗... 사람 생각은 다 비슷하군요.”
“그렇다면 남은 5팀... 제 생각에는 여기에서도 또 한 팀이 탈락할 확률이 높습니다.”
“저기 기도하는 부부 말씀입니까?”
“네.”
영수의 생각은 논리적이었다. 확실히 기도만 하고 있는 김민석, 황지민 부부는 탈락 위험이 높았다. 게임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혼자였다. 민혁과 서영, 그리고 명진과 수영이 한 팀을 맺으려고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수와
은희, 영호와 효진이 또 다른 한 팀을 맺으려고 하고 있었다. 혼자서는 양 팀에게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네 팀이 각 두 팀으로 연합을 하려고 하는데... 두 번째 게임에서 5팀이 남는다면... 김민석과 황지민 부부는 먹잇감으로
딱 좋지요. 서로 배신할 필요도 없이... 남은 한 팀을 그저 제거 하면 되니까... 암묵적으로 합의가 되겠지요.”
“그렇겠군요. 피해자 팀이 되지 않는 이상... 거의 탈락이 될 수 밖 에...”
“추행범을 잡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상 살아남기 위해서는 추행범을 잡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점이 아닌 걸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추행범을 잡는 게 아니라, 탈락 팀이 되지 않는 겁니다.”
“후후... 재밌군요.”
영수가 영호를 상대로 마지막 한 수를 두려고 했다.
“세 팀이 연합하면 거의 필승이라 생각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법... 두 팀이라도 연합하면 최소한 세 번째 게임까지는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저희와 손을 잡는 게 어떻겠습니까? 세 번째 게임에서는 운에 맡길 수 밖에 없지만...”
영수의 제안에 영호가 잠시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영수에게 말했다.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그런데 세 팀이 연합하면 필승이라고 하셨지요?”
“네.”
“왜 세 팀이 만들어 질 수 없습니까?”
“그건 제가... 설명을 했지...”
“저희 부부가 최민혁, 김서영 부부 그리고 한명진, 이수영 부부와 손을 잡으면 가능할 것 같은데?”
영호의 생각은 예리했다. 영수는 영호의 말을 듣고,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이내 무슨 결심을 한 듯 다시 영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굳이 알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영호님이 저들과 손을 잡을 수는 없을 겁니다.”
“왜 그렇죠?”
영호가 영수에게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다.
“믿지 않을 겁니다. 저랑 이렇게 많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봤을 텐데... 절대 믿지 않을 겁니다.”
“믿지 않는다라... 왜 그렇게 자신합니까?”
“최민혁과 김서영 부부... 이 두 사람이 저희 부부와 2라운드에서 경쟁을 했기 때문이죠.”
영수의 발언에 영호가 한참을 고민에 빠졌다. 영호가 생각하더라도 영수의 말이 결코 틀릴 것 같지는 않았다. 민혁과 서영은
영수 부부를 경계할 것이 뻔했는데, 이미 자신은 영수 부부와 많은 대화를 나눠버렸다. 이 모습을 분명 민혁과 서영이
지켜봤을 것이다.
“하하하. 일이 또 그렇게 되는군요.”
“저는 진심입니다. 굳이 제가 알리지 않아도, 알리면 불리할 수도 있는 이야기까지 해드렸습니다. 어떠십니까? 저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영수의 마지막 질문이었고, 영호가 더 이상 고민을 하지 않고 대답했다.
“좋습니다. 그 제안 받아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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