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랑 - 19부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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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착한 사랑 - 1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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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54,620회 작성일 20-11-19 16:54

본문

냉장고 속처럼 너무도 서늘한 이 장소가 아리는 믿겨지지가 않는다. 분명 몇 시간전만해도 각자의 마스크 너머로 얘길 나눈 엄마와 딸이었는데 서늘한 장소만큼이나 식어있는 온기조차 느껴지지 않는 엄마의 모습에 말도 잊은 채 멍하니 엄마의 애석하리만큼 평온한 얼굴을 내려다보며 서 있던 아리다.


돈이란 것이 이미 주검이 되어버린 엄마의 발목을 잡고 있는 돈이란 놈의 무서움에 다시 한 번 치를 떨게 된 아리였다.

나머지 잔금을 치루지 않는다면 엄마를 내어줄수 없다는 병원 측의 설명에 넋이 나간 아리는 이해를 못하게 된다. 지금 

서있는 영안실에서 조차 시체를 빼돌릴 수 있다는 의심을 받으며 경비의 입회하에 만날 수 있었던 엄마의 모습에 아리는
더 믿기지 않는 듯 할 말도 잊은 채 눈물도 흘리지 않고 멍하니 민기의 옆에서 엄마의 얼굴을 확인한다.


" 뭐 해?....." 

" .....왜 이러고 누워 있어??? 바보야!! 말을 하란 말이야!! 나보고 내일도 오라고 했잖아!!! 아까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내일 꼭 오라고!! 그러니까 일어나라고!!! 내일 와서 아까 못한 욕하려고 했단 말이야!! 일어나서 내 욕이라도 들어보라고!!!!

 잘 살려고.. 그 아저씨랑 잘 살려고 나 내쫓은 거잖아... 그럼 잘 살아야지..왜 이러고 있어.......나.. 이제 혼자란 말이야!!! 

 엄마까지 말도 없이 가버리면.. 나 보고 어떻게 살라고!! 엄마.. 눈 좀 떠봐... 제발.. 눈 좀 뜨고..나 좀 보라고....

 나.. 내 쫓을 때처럼 화라도 내라고!! 다신 안 봐도 되니까!!! 일어나라고!!!! 엄마!!!..."


오열을 하기 시작한 아리는 침대에 기대어 엄마의 가슴을 주먹으로 내려치다가 결국 엄마의 팔을 잡은 채 주저앉는다. 

혼자가 아니란 걸 당장이라도 알려주고 싶은 민기지만 그럴 수 없는 민기는 아리에게 다가가지도 못한 채 고개를 숙이게
된다. 
아리가 울고 있다. 그러나 민기는 눈물을 흘릴 수 없었다. 불쌍한 아리를 앞에 두고 자신마저 울기 시작한다면 아리가
정말로 무너질 것 같았기에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참는 민기였다.


문이 열리고 양복을 입은 남자가 들어와선 아리에게 다가온다.

한참을 울고 있는 아리의 어깨를 토닥이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 권아리씨?" 

" ......"

" 아버지가 안 계신다고 했는데.. 혹시 친척 중에 연락 되시는 분이 계신가요?"

" ....."

" 이게 저희 병원으로서도 좀 곤란한 일이지만.. 장례식이라도 치러야 비용을....."

" 야!!!! 이 개새꺄!!" 


이 와중에 돈 얘길 하는 남자에게 겨우 참고 있던 이유모를 분노를 터트리듯 민기가 단숨에 그 양복의 남자에게 달려든다. 

주먹으로 얼굴을 한대 갈기고는 그래도 화를 못 참은 민기는 쓰러진 그 남자를 향해 발길질을 해 대기 시작하는데, 경비가
그런 민기를 저지하려 애를 써보지만 말린다고 말려질 민기가 아니었다.


" 하지 마요!! 하지 말라고요!!!!!" 

" ......헉...헉....."

" 기민 아저씨.. 하지 마세요... 울 엄마 운단 말예요...그...만 해요...."

" ...."

" 제발.. 아저씨...... 엄마 앞에서..."


아리가 민기의 바지를 잡고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아리의 행동에 순전히 아리 때문에 민기는 고개를 들어 눈물을 말리며 겨우 행동을 멈추게 된다. 멈출 수밖엔 없었다.


" 장례식은?"

" 정중하게 치러드렸습니다.."

" 아리는?"

" .. 고시원에.."

" 아리는 좀 괜찮고?"

" 그게.. 너무 꿋꿋합니다.."

" 꿋꿋?"

" ..평소처럼.. 내색도 안하고 말입니다... 보는 사람이 더 가슴이 저려옵니다...."

" ........"

" 분명 무리하고 있는 거 같은데.... 가끔 엘르 뒷마당에서 혼자 멍하니 하늘 바라보는 모습을 봤는데.. 저 보곤 다시 

 웃어줍니다 형님.."

" ........화장 했다고? 어디다 뿌려 드렸냐?"

" 납골당으로 안치시켰습니다.. 아리 학생이 지나가다가 너무 간절히 바라보기에.. 부담된다고 하는 걸 억지로 납골당으로
 모셨습니다..."


" 잘했다...."

" 형님..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 ..... 그리고.. 그 새낀 어디 있냐?"

" 손대지 말라고 하셔서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 ... 그 새끼 묻어라.."

" 예??"

" 못 들었어? 묻어버리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 딴 새끼는.."

" 혀..형님.. 지금 경찰서 앞입니다..."

" 뭐?!! 그게 뭐?!!"

" 알겠습니다 형님.. 일주일이라고 해도.. 구치소란 곳이 몸을 많이 상하시게 만든 거 같습니다..  형님."

" 됐다.. 아리한테 가자...."


자신의 섣부른 행동을 너무도 후회하게 된 민기다. 병원내 폭력으로 인해 고소를 당한 민기였고, 아무리 좋은 변호사가 뒤를 봐준다고 해도 아리의 엄마 장례식과 화장까지도 못 지킨 민기는 수없이 자신을 책망하며 경찰서 구치소에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나오게 된다.


" 아니다...." 

" 예?? 댁으로 모실까요?"

" 아니... 그 새끼... 놔두라고... 그리고 내가 말하면 꼭 산 채로 나한테 끌고 와라..."

" ..........."

" 알았냐?"

" 형..형님... 일반인을 형님이 상대하실 필요까진.."

" 뭐라고?!!!"

" 아..아닙니다 형님.."

" ....."


잠긴 고시원의 문을 뒤로하고 짱개로부터 아리가 엘르에 있다는 걸 알게 된 민기는 곧바로 엘르로 향하게 된다. 

엘르에 도착한 민기는 또 감자를 까고 있는 아리를 보곤 황당함에 아리를 불러 세웠다. 오늘은 사복도 아닌 예전과 같은 

교복차림으로 앞치마를 입고 앉아 있는 모습에 하교하면서 곧바로 엘르 먼저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던 민기는 그 모습에 더
기가 찼다.


" 너 지금 여기서 뭐해?" 

" 감자 까요.."

" 그걸 몰라서 물어?!! 몸 좀 추스르라는 말이지!!"

" 괜찮아요..많이 쉬었어요....그리고 일하는 게 속 편해요.."

" ......"

" 아저씨..아니 기민오빠.."

" ...무.뭐?"

" 고마워요.. 꼭 돈 갚을게요..."

" ....아리야.."

" 저 정말 괜찮아요..."

" 괜찮긴 뭐가 괜찮아...얼굴이 반쪽이 됐는데.."

" 산 사람은 살아야죠.. 빨리 돈 갚고.. 대학도 다닐 거예요..그리고 의사 될래요.. 의사 되서.. 아픈 사람 치료해 줄래요.."

" ..아리야."

" 저.. 정말 진절머리가 났어요... 돈 없으면 아프면 안된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요...그러니까.. 저 하는 대로 놔둬주세요.."

" ........"

" 악바리가 되 보려고요.... 저 정말 괜찮아요.. 오빠도 일하세요.. 저 이거 빨리 까야되요.."


애써 웃으며 말을 하는 아리의 표정을 민기가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다. 다시 돌아 앉아 일을 하는 아리는 혼자 중얼거리듯
민기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을 했고, 그 말에 민기는 결국 사무실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민기가 들어간 흥신소 사무실에는 십여 명의 남자들이 모여 있었다. 사무실에 거의 얼굴을 내미는 놈들 외에도 낯선 얼굴의 남자들이 민기가 들어가자 다른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를 올린다. 가만히 그런 남자들을 허망하다는 듯 바라보던 민기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개인 사무실로 향했고, 곧 찬이를 제외한 모든 남자들이 민기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는 남자와 그 뒤에 서서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중국에서 돌아오자마자 아리를 찾은 민기였고, 같이 가게 된 병원에서 곧바로 경찰서까지 끌려갔기에 시켜놓은 일에 대한
보고를 이제야 듣는 민기였다. 
가만히 입에 담배를 문 민기는 책상에서 앉은 채 천천히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 큰형님은?" 

" 중간에 큰형님 아그들이 저흴 발견하곤 마찰이 좀 있었는데 말입니다.. 큰형님이 제 얼굴을 어떻게 아셨는지 그냥 놔두라고
 하셨었습니다.."

" 그래서?"

" 형님 나오시기 이틀 전에 깜딩한테 연락받고 철수 했습니다."

" 다른 낌새는 없었고?"

" 예 형님.."


"...인천은?" 

" 귀두 놈들 중에 간부급으로 조사 된 놈들은 다 잡아 들였고 말입니다. 행동파겪인 놈까지만 족쳐놨습니다.. 나머지는 형님이
 지시하신대로 확인하고 풀어줬습니다.."

" 그냥 풀어줬냐?"

" 아닙니다.. 입 못 놀리도록 손 써놨습니다."

" 잘했다.. 깔치 말고 다른 놈들도 연관된 거 같더냐?"

" 한 놈이 좀 의심이 되긴 하던데 말입니다. 꽁치라고... 근데 나머지 놈들은 한탕 진하게 놀아보자는 심보였던 거 같습니다."

" 꽁치?... 이 새끼들은 무슨 어시장이냐... 깔치에 꽁치까지.."

" 저희도 다랑이하고 노랭이도 있는데 말입니다.."

" .......너 뒤질래?"

" ..아..아닙니다..."


" 동민이 보고할거 있냐?." 

" 예.. 지금 전갈 놈은 입을 안 여는데 말입니다.. 저희가 하는 말에 반응을 안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처음 소리 꾀나 지르던

 모습하고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불안한지 전화 한통만 쓰게 해달라고 애원까지 하던데 말입니다.."

" 전화?"

" 예... 지 냄비가 걱정한다고....."

" 그래?.. 냄비라...."

" 근데 말입니다... 떨거지들이 없어서 우리야 쉽게 잡긴 했지만.. 뭔 똥배짱으로 중국에 혼자 들어갔는지는.. "

" 아직도 입은 안 연다?"

" ...예 형님.."

"알았다.... 다 나가봐.... 그리고 짱개만 남아라.." 


" 그래.. 집하고 술집은? 돌려받을 수 없는 거냐?" 

" 예.. 벌써 넘어가서... 사채 쪽이야 신세한번 진다고 말하면서 물릴 수 있을 거 같은데 말입니다.. 1금융권은 힘쓰기가..."

" ..."

" 형님이 부탁을 한다면 모를까 그쪽은 음지가 아니라서 협박이 안통할거 같습니다."

" ...그 새끼는?"

" 아직 이 동네를 뜨진 않았습니다.."

" ....왜?"

" 아마.. 남은 보험금 때문인 거 같습니다.."

" 뭐?? 보험금 이라니? 그거 다 해지했다고 안 그랬냐?"

" 그게.. 저희가 조사한건 아리하고 아리 어머니... 그리고 아빠에 대한 거였는데 말입니다..."

" 근데?"

" 병원에 가기 한 달 전쯤에.. 그러니까 아리 엄마가 쓰러지기 한 달 전쯤에 그 만해라는 새끼가 지 앞으로 수취인 돌려놓고

 가입해 놓은 게 있었습니다..."


" 뭔 소리야?! 그걸 왜 몰랐는데?"

" 가입한지 별로 안되서 조사했을 때.. 안 나온 거 같습니다.."

" 수취인을 지 앞으로 해놨다고? 가입은? 본인 아니면 안 되는 거 아니야?"

" 그게... 1차 수취인이 김만해고.. 2차가 아리인걸 보면 그 엄마란 사람이 가입한 거 같긴 합니다.."

" 가입하고 곧바로 아파도 그게 나와?"

" 암 같은 중대병면은 나오는 거 같습니다... 한 번도 가족 이력이 없었고, 거기에 반년 전 동네 종합검진때까진 건강했다고..  아무리 그래도 갑자기 보험을 들어놨다는 것도 이해가 안가고 말입니다.. 다른 보험은.. 그러니까 1차로 아리양이 수해자로
되어있는 보험은 전부 말소 되거나 환불받은 걸로 나오는데.. 이것만은 끝까지 돈을 넣었던데 말입니다.."


" 얼마짜린데?"

" 아리 엄마의 경우 3억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 3..3억?? 집에서 오늘 내일 쫓겨날지도 모를 새끼가 그 많은 보험금을 냈다고?"

" ....예 형님."

" .........."

" 아마... 아리 제 짧은 생각엔 엄마가 많이 아프다는 걸 그 새끼가 먼저 안거 같습니다...."

" 아리는??... 이 건에 대해서 전혀 모르지?"

" ....예."

" 수고했다..."

" 그..리고 말입니다.. 형님."

" ............뭐?"

" 아리 학생이.. 그날...어머님이 돌아가신 날 흥신소에 찾아 왔었습니다."

" ...여길?"

" ...예.."

" 나 귀국하기 전에?"

" .....예."

" 근데?"

" 그게.. 일이 좀 꼬여서... 깜딩을 형님으로 알고....."

" 뭐? 깜딩이를 나로 알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 깜딩을 말입니다.. 흥신소 사장으로 착각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 자기 오빠로 알고 있다고?"

" 아닙니다.. 흥신소 사장을 자기 오빠라고 알고 있었지만.. 깜딩은 혼혈계인데.. 한눈에 봐도..... 그냥 지금까지 자기가

 잘 못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 ..............."

" 나가보겠습니다 형님..."

" ...."


짱개의 말에 민기가 아리를 더 걱정하게 된다. 자신의 마지막 버팀목이 될 수도 있는 사촌오빠의 존재가 이제는 불확실해
졌다는 생각을 가진 아리는 엘르를 그만두고 잠적하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혹시나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때 그 영안실에서 했던 아리의 말대로 이제는 정말로 혼자 남겨졌다는 생각에 혹시 나쁜 생각이라도 하는 건 아닌지 온갖 잡생각에 도저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고 느낀 민기는 다시 엘르로 향하게 된다.


어느새 감자를 다 깠는지 설거지를 하고 있는 아리를 본 민기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곤 몸을 돌리게 된다.


" 기..기민 아저... 오빠....." 

" ...으..응?"

" 왜.. 그냥 가요?"

" ....아니.. 그냥 왔다가.."

" .. 저 이것만 하면 끝나는데.."

" 그래?"

" 저.. 배고픈데.."

" 배고파?? 무..뭐 사줄까?"

" .......예."

" 그..그래.. 내가 사장한테 말하고 올게.. 근..사한 거 먹으러 가자.."

" ...."


막상 사장 앞으로 간 민기는 횡설수설하다가 버럭 화를 내곤 심신도 약해진 애를 꼭 일을 시켜야겠냐고 화를 내며 동민을
주방에 놔두고 갈 테니까 동민을 부려먹으라는 억지를 부리게 된다. 물론 사장도 잔정이 많은 남자였기에 아리보고 빨리 

들어가라고 재촉을 하던 중이었는지 민기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아리를 빨리 데려가라고 민기의 말을 끊어버렸다. 


" 기껏.. 먹는 게 떡볶이냐....." 

" 후~~ 맛없어요? 여기 소문났는데.. 맛있다고.."

" 밀가루가 목에 넘어가?"

" .... 먹어야 살죠..."

" ....아니.. 내 말은.."

" 아까 말했잖아요.. 악바리가 될거라고..."

" ...."

" ..오빠... 저 정말 하루 종일 울었어요.. 하두 울었더니... "

" ..."

" 울다가 잠들고.. 일어나서 또 울고....근데.. 눈물이 멈추니까..아까도 말했지만 배가 고팠다는 거 아세요?"

" ....그거야.."

" 참.. 사람이란 게....."

" 아리야.. 그건 당연한 거야.. 네 잘못이 아니라고.."

" 그리고.. 걱정이 되더라고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 ...."

" 산 사람은 살아야 된다고 하셨죠? 그럴려고요..."

" 잘 생각했다.. 비록 엄마가 돌아가셨지만.. 그게 네 잘못은 아니잖아.."

" 제가... 집에서 안 나왔으면...."


떡볶이를 한가득 입에 물고는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자신이 죄인 인 듯 말꼬리를 흐리는 아리의 모습에 민기는 아차...

하고는 주제를 돌리게 된다. 


" 근데.. 학교는?" 

" ...선생님이 알아서 해주셨어요."

" 그렇구나..."

" 1년 재수할거라고.. 말씀도 드렸고요."

" ....재수를 왜 해?"

" 아무리 제가 공부를 잘했다고 해도... 사실 요즘 성적도 많이 떨어졌거든요... 우선 빚 갚고... 몇 개월만 더 일하면... 

 내년 중반부턴 다시 제대로 공부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동안 틈틈이 공부하면서..."


" ....나한텐 늦게 갚아도 돼.."

" 피~~... 오빠 생활도 뻔한데...."

" 아니라니까 그러네..."

" ......오빠 집 부자에요?"

" 무..뭐? 그..그건 아니고.."

" 근데 돈이 어디 있어요? 이번에 돈도 많이 썼으면서.."

" .....그 정도는 있어."

" 풋.. 그놈의 허세는..."

" 허세라니.... 그..것보다.....아리야."

" 예??"

" 주제넘게.....내가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너 혹시 보험금에 대해서 알아?"

" 보험금이요? 아뇨.."

" 엄...마.... 돌아가시고...보험금이 나올게 있지 않을까?.."

" 없어요... 가게 망하고 전부 빚 갚느라 다 없앴다고... 그 아저씨가 다 말해줬어요.."

" .....그래?"

" 집도..... 은행에 넘어갔다고.... 병원비도 없어서 치료도 제대로 못 받았는데..."

" ..아..아리야... 그럼 내가 엘르 가불한 빚도 다 갚아줄까? 그리고 나중에 아리가 성공해서 받는다면...."

" .......왜요?"

" .....응?"

" 왜 오빠가 제 빚을 대신 갚아줘요?"

" 아니... 어차피 난 은행에만 처박아 두니까... 그리고.. 너 공부 잘했잖아.. 그럼 돌려받을 수 있을 거 같거든.. 너라면......"

" 오빠가.. 내 친오빠라도 되요?"

" ........................"

" 자꾸 잘해주니까.. 기대고 싶어지잖아요..."

" 기..기대도 돼..."

" 됐어요...오빠는 보고 있으면 오히려 제 가슴이 조마조마한 게... 차라리 제가 챙겨줘야 할 거 같아서.. 힘들어서 싫어요.."

" ...내..내가 왜...??"

" 그렇다고요.. 보고 있으면 불안하게 만드는... 이상한 재주가 있다는 거 모르죠?"

" ....내가 지켜줄게...."

" ......" 

" ..다시는... 눈물 같은 거....그러니까..... 이런 슬픈 일 다시는.. 겪지 않게....."

" ..풋~"

" 정말로... 아직 어린 네가 그런 생각하는 게 가슴 아파서.. 치..친 오빠는 아니더라도.. 친 오빠보다 더... 감싸주고...
 아... 아.....껴준다고..."

" .............."


'딱!~~~~' 

" 윽!!" 

" 자~~~알 한다... 이젠 하다하다 고딩년까지 꼬시냐? 아주 인간 말종으로 접어드셨구나!!"

" 이.. 씨!!!!"


뒤통수를 냅다 얻어맞은 민기는 하마터면 들고 있는 고치에 콧구멍을 뚫릴 뻔했고, 그 고통에 불같이 화를 내며 고개를 

돌리게 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미라의 출현에 당황하며 미라가 말한 고딩년인 아리를 쳐다보게 된다.


" 뭐?! 지 잘난 척은 다 하더니.. 참나.. 요즘 깡..읍읍!!!!" 

" 이..이거 왜 이러시나..."

" ...." 

" 읍!!! 이거 안 놔!!"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민기의 손을 뿌리치며 미라가 적반하장으로 버럭 화를 낸다. 


" 넌!! 뭘 얻을게 있다고 이런 날건달하고 같이 다니는데!! 참나.. 그리고 너는 고딩 꼬신다는 게 떡볶이 포차냐?!! 에라이!!" 

" 이..게 미쳤나!!.. 누. 누가 누굴 꼬셔!! 도..동생이다...동생!!"

" 오호라~~ 동생이셨어요? 아고.. 죄송합니다....할 줄 알았냐?!! 동생?!!!! 그럼 이년도 너하고 같은 까........읍!!!"


'획~~'

" 진짜!! 왜 자꾸 입을 틀어막는데!!" 

" .. 누구세요?" 

" 나?? 이 새끼가 나보고 냄비라고 했다!! 왜?!!"

" 내..냄비요? 냄비가..."

" 내숭은... 깔따구라고!!!"

" ..깔.....예??"

" 이게 지금 장난치나.. 여자 친구라고!! 애인!! 애인 몰라?!!"


민기는 저 조잘거리는 주댕이를 당장이라고 꿰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미 쏟아진 말들을 주워 담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는지 지끈거리는 이마를 손으로 가리듯 움켜쥐게 된다. 


" .. 정말... 애인이세요?" 

" 보면 몰라?! 참나.. 한동안 연락도 없다 했더니... 아주 쌩쑈를 하세요 쌩쇼!!.. 왜? 아다가 그립던?!!"

" 이 미친년아!! 말 가려서 못할래?!!!" 

" 왜?? 넌 언제부터 말을 가려서 했는데?"

" 후~~ 알았으니까.. 미라씨.. 나중에 얘기 합시다... 예?!!"

" 미라씨??? 지 곤란할 때만 존대 쓰네... 이 새끼..."

" 아!! 진짜 이 녀........후~~.. 그래..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 내 잘못이외다.. 됐습니까?? 

 제발 좀 사라져 주세요.. 이렇게 애원할게요.."


" 참나.... 왜? 이 년이 그렇게 중요해? 너 누구니? 천하의 기민 형님이라는 놈이 절절 매는 넌 누구냐고?!"

" 저.....학생인데요." 

" 누가 학생인거 몰라?!!! 정체가 뭐냐고!!"

" 권아리요..."

" 이게 지금 장난치나!!! 확 조댕이를!!"

" 미라씨.. 공사장에서 몇 년 썩으셨어요? 왜 그렇게 걸레 같은 말만 하시는데?!! 앙!!!! 진짜 혼나볼래?!!" 

" 그래!! 어차피 넌 나 때리는 재미로 괴롭혔잖아!!"

" 때..때려요? 기민 아저씨가?" 

" ....................윽...골치야...."

" 기민 오..아니! 아저씨가 여자를 때렸다고요?" 

" 지랄을 해라... 그럼 저 날건달이 여자하나 못때릴거 같아?! 때리기만 했는줄 알아?!!"

" ......"

" 아주 지 꼴릴 때만 찾아와서 난 생각도 해주지 않고 눕힌 게 누군데!! 야!! 입이 있으면 말을 해봐!!!"

" 누..누가?? 내....가???? 내가 머리에 칼 맞았냐? 미쳤다고 널..." 

" 저질...." 

" ..........아..아리야..."

" 변태..."

" 아..아니야.. 이 년 미친년이야...진짜 미친...."

" 쓰레기..."

" ......아..아리야..."

" 다시는 저한테 말 걸지 마세요..."

" ....야!! 아씨 아리야.. 그런 거 아니라니까!!"

" .....여기 떡볶이 값이요!................. 더러워...."

" 더..더러워??!!!!"

" 내가.... 오빠 같은 사람한테 잠시 감동받았다는 게.........진짜.. 실망했어요...."


아리가 그대로 주머니에서 동전들과 지폐를 꺼내선 먹은 것대로 돈을 내려놓고는 민기에게 마지막 일침을 가하곤 그대로
고시원 방향으로 걸어가 버린다. 
그런 아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정말로 맹세했던 일반인 여자는 절대로 손을 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 맹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며 미라를 노려보기 시작한다. 그런데 아리의 모습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갑자기 배를 잡고 웃으며 태연히 옆에 앉은 미라가 떡볶이에 손을 댄다. 

민기뿐만이 아닌 떡볶이 장사하시는 아줌마도 황당하다는 듯 그런 미라를 바라보게 된다.


" 머..먹지 마!!" 

" 참나.. 쪼잔하게 떡볶이 하나가지고.."

" 이.. 미..미친년!!!!"

" 큭큭큭...하하하하하하하하"

" 우..웃어?!!!! 너 진짜.. 당장 사라져라.. 나 권기민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반인 여자를 때릴지 말지 고민하고 있으니
  다짐 변하기 전에.. 빨...리... 사라져.."


" 이제 그런 협박 안 통하거든!!"

" 이..이게 진짜 실성했나...너 분위기 파악 못하지?!! 지금 아리가 얼마나 힘든 시긴데..."

" 후~~~ 아줌마 이거 맛나네.. 한 그릇 더 주세요... 근데 저 아이가 아리야?."

" 야!!!!!"

" 그래.. 짖어라.... 오뎅 국물도 같이요~~"

" 이....아씨!.... 아..아리야!!"

" 어디가!!"

" ....이거 안 놔?!!"

" 쫓아가 보시지.. 나도 쫓아가서.... 음... 이번엔 눈물이라도 흘려야 하나??"

" .......진짜.. 저한테 왜 이러세요.. 예?!!!!"

" 참나.. 책임을 지셔야지....."

" 무..뭔 책임?? 뭐? 지나가던 새가 와서 똥이라도 싸던?? 그래서 나한테 치료비 달라고 여기까지 온 거야?!! 왜!!!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데!!!"

" 참.. 인간이 잼나....평소 보면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새끼처럼 보이는데 말야.."

" .......아줌마!! 여기 소주 한 병!!"

" 참나... 총각은..... 학생 상대하는 떡볶이 집에 소주가 어딨어?!" 

" 아씨!!!!!!" 


어느새 둘은 떡볶이 분식포차가 아닌 근처의 국수와 술을 파는 포장마차로 이동해 소주잔을 비우기 시작했다. 분위기 있는
곳으로 가자는 미라의 말을 무시하며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긴 민기였기에 어쩔 수 없이 팔을 잡아 끌어 길가에 있는 포차로 미라가 이끌게 되었다.
 


" 뭔데? 갑자기 뭔 행팬데?!!" 

" 크크.. 고맙기도 하고.. 정식으로 인사라도 해야 될 거 같아서..."

" 이게 지금 고맙다고 인사한 거냐?!!"

" 참나.. 누가 고삐리 앞에서 쩔쩔 매래?!!!"

" 쩔쩔매다니!!! 내가 언제?"

" 둘이 무슨 관계야?"

" ......."

" 보니까.. 원조는 아닌 거 같고.....정말 작업하는 중?"

" 자..작업??? 이 여자가 진짜 막말을 해라 막말을!!"

" 이렇게 당황하는 거 보면.. 정말 궁금해지네...."

" 넌 몰라도 돼!!...에이씨..."

" 흠.. 정말 질투나려고 한다.. 얼굴도 삼삼하고.. 교복 안으로 봐도.. 가슴도 큰 거 같고......"

" ....질투는 개뿔...그리고 학생을 어떻게 그렇게 보냐?."

" 기민씨.. 지금 몇 살이지? 스물일곱이라고 했나?"

" ....그렇수다...."

" 흠... 진짜.. 영계구나.."

" 풋!~~ 여..영계?? 이게 진짜!!"

" 빼빼 말라서.. 힘이라도 어디 쓸려나... 아니지.. 저번에 강구씨랑 붙은 거 보면.."

" 가..강구씨??? 뭐냐? 너 벌써 그런 사이 됐냐?"

" .....것보다, 너 정말 깡패야?"

" ...........왜?"

" 강구씨가 말하는 투를 보면... 대단한 놈인 거 같긴 한데..... 아무리 봐도....."

" 노..놈??.....차..참나...... "

" 아무리 봐도......그래! 나랑 한번 하자.."

" 켁!!~~컥컥......."


민기가 어이가 없다는 듯 미라를 쳐다보며 들고 있는 오뎅국물을 입에 넣다 말고 뜨거운지 그대로 내려놓게 된다. 


" 앗!..뜨...뜨거.... 이게 진짜 미쳤나.." 

" 왜? 너도 납작 가슴은 별로냐?"

" .....너 정말 머리에 칼 맞았냐?? 아니면... 약 했냐???"

" ...."

" 혹시..... 수원 놈들이 약 주던?"

" ....너넨 약도 파냐?"

" ...내가? 난 이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놈들이 강간범! 가정파괴범! 아이유괴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약쟁이야!!!"

" 풋큭큭.. 그래도 찔리니까.. 미성년자매춘하는 놈은 얘기 안하네.."

" 이...이게 진짜!! 누가 미성년자하고......"

" 그럼 아까 걔는 누군데?"

" 아는 동생이야.... 그냥 동생..."

" .....흠~~"

" 근데.. 갑자기 뭔 일이래... 너 술 먹었냐? 취한 거 같진 않은데..."

" 나..... 강구씨랑 요즘 사귄다..."

" 오~~~ 잘 됐네... 그 친구 내가 봤을 때 사람 괜찮은 거 같던데..."

" 강구씨도... 너 마음에 들어 하긴 해..."

" 날?? 언제 봤다고?"

" 근데...말이야...."

" ....?"

" 솔직히 미련이란 게 남더라고..."

" 미련??? 크크.. 뭐야? 그 강구씨 작냐? 혹시 조루야??"

" ....잘해."

" ...."

" 좀 변태 같긴 한데... 뭐... 즐길 수 있을 정도니..."

" 벼..변태? 오호~~ 그거 자세히 말 해봐라..."

" ......그러고 싶냐?"

" 그 정도는 들을 권리 있다고 생각하는데... 너 내 냄비였잖아...."

" 참나...."

" 흠.. 변태라.. 그걸 잘 이용할 수 있.."

" 야!!"

" 아.. 깜짝이야..."

" 지금 내 남자친구라고 했잖아!"

" 아씨... 근데 왜 갑자기.... 너 할일 하세요.. 그냥 강구씨랑 잘 놀면 되지.. 갑자기 왜 나한테 와서 지랄이야..."

" 미련이 남는다고 했잖아.."

" ...미련? 무슨 미련?"

" .....너."

" ........나?"

" 솔직히.. 너같이 더럽고 치졸하고 쓰레기 같은 놈한테.."

" 므..뭐?? 이게 뚫린 입이라고..."

" 근데 계속 걸리더란 말이야... 강구씨랑 사귀기로 했는데도 말이야....그래서 말하고 왔어.."

" ....뭐?? 뭘 말해?"

" 너랑 한번하고 온다고.. 그리고 확인하고 온다고..."

" 뭐?!!!! 지..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그럼?? 그 강구새끼는 오냐!! 좋다!! 꼭 확인하고 와라..라고 널 보내주기라도 하던?"

" 응.."

" 그렇지 그게 미친놈이 아니면 그렇게 쉽...뭐???"

" 자기도 찜찜하대..."

" 찜찜?"

" 기민이 너랑... 뭔가 있긴 한거 같은데.. 그런 기분으로는 자신도 찝찝해서 나랑 너랑 대충 아무사이가 아닌 건 알겠는데.. 

 나한테 걸리는 게 보인다나?...한번 하고 오면 미련같은게 없어질 거라고.."


" 뭐야? 참나.. 그렇게 자신 있나?? 진짜 궁금해지네... 그렇게 잘해?"

" 풋~~.. 쌩뽀르노 함 들려줘?"

" .....너... 이제 창피하다는 단어는 아예 머릿속에서 사라진 거냐? 아니면.. 강구한테 물 든 거야??"

" 음~~ 하긴.. 대놓고 길거리에서도 했으니...."

" 기..길거리???....혹시 강구씨 벼.변태냐??"

" 그래서 할래 말래?"

" ......싫어!! 내가 무슨 호스트냐!!! 달라면 주게? 이거 왜 이르셔! 나도 정결한 몸이라 이거야..."

" 정결 좋아하네.. 깡패 나부랭이가....참나.."

" 나..나부랭이??? 이 여자가 진짜..."

" 풋...큭큭큭.... 농담이다....농담..."

" ..."

" 나 내일 말레이시아로 그이랑 여행 간다.. 한동안 못 볼 거야.."

" ....여행?"

" 일.. 수고했다고 놀러가잖다.."

" 와~~.. 수원 애들은 좋구나.. 한건 처리하면 여행도 보내주고..."

" 정말 인사하러 왔어.. 너한텐 고마운 게 많잖아..."

" 고맙긴... 다 지 복이다.. 그러니까.. 나중에 나 원망이나 하지 마세요.."

" 원망?"

" 솔직히.. 강구하고 배꼽까지 맞출 사이가 될 줄은 예상 못했거든.. 아니.. 그 강구하고 인연이 있을지는... 그런데 말이야...
  이 쪽 놈들도 목숨이 한개란거.. 그리고 이쪽 놈들..아무리 잘난 체하고 신사인척해도.. 다 쌩 양아치야.. 파리 목숨에 남 

 밟고 올라가는 습성 가지고 있는... 어차피 너도 어린애가 아니니까 결정은 스스로 하는 거고 그러니 내가 왈가왈부 할 

 입장은 아니지 만.. 꼭 명심해라.."

" ...."


" 거기다가 발전하는 놈들은 가정이 생기면 욕심이 생기고.. 자기 분에 넘치는 걸 바라게 된다고 하더라... 이참에 아예 손 

씻으라고 전해.... 비록 내가 구회장한테 추천한 꼴이 됐지만.. 그것도 다 그 놈 복인것지만.. 그래도 좋게 끝나려면 어느 

정도 올라가다가 손 털라고 말하라고...."

" ..그 사람은 천직이라던데...."


" 이 세상에 천직이 없어서 조폭이 천직이라던? 그냥... 대충 물풀다가.. 가게하나 차려서 둘이 잘 지내는 게.. 가장 좋은 

 삶이다.....너도 하루하루를 그 놈 걱정하면서 살긴 싫을 거 아니야.."

" 누군 말을 안 해봤게?? 근데 그 사람이 지금 한창 잘나간다고.. 뭐라고 말하면 손 띠게 할 수 있을까? "

" 몰라!! 그게 나한테 물어볼 얘기냐?!!.."

" 큭큭.. 그런가?? 말을 하도 잘해서..."

" ....에휴. 가라.. 나 너랑 상판대기 마주하고 있으면 두통부터 오는 게.... 이거 알레르기 생겼나......"

" 참나.... 그래 간다!! 나중에 후회하지나 마셔!!"

" 후회는..."

" 음~~ 근데 어차피 내일 내려가긴 하는데... 나 차도 없다.. 정말로 땡기기도 한데.. 나중에 진짜 후회하지 마 나 잘해."

" .... 이보셔.. 나 요즘 많이 굶었거든!! 사람 놀리지 말고 빨랑 꺼져!!!"

" 호~~~.....여기 모텔이 어디 있더라?"

" ........."

" 가자... "

" 어딜 가?!!! 진짜 날 뭐로 보고!"

" 가자고!!"

" 어!!.. 이..이거 왜 이래?!!"


민기의 지시가 없었지만 상황이 심상치 않게 변하고 있다는 걸 감지했는지 밤에 데리고 있던 여자와 도망가던 걸 급습해서
잡은 김만해의 입에서 뜻밖의 이름이 나오자 당황하게 된 동민이다.. 
그 불길한 낌새를 뒤로하고도 이제 아리에게 한 가지
볼일만 남은 김만해는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사채꾼과 채무자들을 피해 바꾼 연락처를 보험사에만 알려주곤 잠적을
하려 했다. 당연히 잠복조를 꾸려 감시를 하던 짱개에게 걸려 동민에게 보고가 들어갔고, 서둘러 잡기부터 한 동민은
민기에게 알리고 먼저 협박과 함께 겁을 주게 된다.


" 배때기를 함 갈라봐야 아!! 이게 칼침이구나 하지!! 앙!!" 

" 내..내 뒤에 누가 있는 줄 알아!! 이..이 새끼들아!! 너넨 죽었어!! 어디서 소문 듣고 달라붙는 거 같은데!!....너넨 죽었어!!!"

" 어허~~ 그러셔요??!! 그 좆같은 상판대기 뒤에 누가 계신데요?"

" 쫄지 마!! 이 새끼들 울지 말고 잘 들으라고!!!"

" 예~~~ 들려주세요.. 누가 있는데요?!"

" 석구라고 들어봤어?!!! 한가진 이라고 들어봤냐고 이놈들아!!!"

" 하..한가진?? 석구??"

" 오호라!! 그래도 쌩양아치는 아닌가보네... 그러니까 이거 안 풀어!!!! 야!!! 어디가 이새꺄!!"

" ....."


동민은 우선 만해에게 손을 놓고는 건물 밖으로 나간다. 담배를 입에 물고는 머릿속에 자신이 들은 그 이름이 자신이 알고
있는 이름이 맞는지, 어떻게 이 놈 입에서 한 가족의 이름이 나온 건지도 전혀 예상치도 못했기에 민기가 오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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