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랑 - 30부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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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착한 사랑 - 3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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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48,248회 작성일 20-12-03 15:52

본문

" 그냥 전화하지 마...."
" 진짜 오빠 이상해.. 왜 그래요?"
" .....좀...그런게 있다고..."
" 설마.. 갑자기 언니가 저한테 찾아온 게 오빠가 뭐라고 해서 그런 거예요?"
" ......"
" 진짜 넘하다.. 몸도 성치 않은 사람한테....어쩜 그래요?"
" 그게 아니고....에휴.. 넌 몰라도 돼.."
" 또!.. 그렇게 사람 무시하는 거 정말 싫다는 거 알아요?!.."
" 가자.. 우선 가서.."
" 어차피 수지 언니네 가야 되요.. 짐도 거기 다 있다고요."
" .....아!.. 짐."

어쩔 수 없이 민기는 자신의 빌라로 향하던 차를 돌려 수지의 집으로 향하게 된다. 수지 성격에 아리를 곱게 보내줄리 없을 거라는 짐작을 하게 된 민기였고, 더군다나 미친놈 취급을 받으며 매몰차게 수지를 떨어트린 것도 민기였다. 수지 성격을 너무도 잘 알고 있던 민기는 지금 아리를 데려간다는 말을 어떻게 순화시켜서 이해시킬지부터가 가장 큰 고민이 되어 버린다.

생각이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기도 전에 차는 수지의 오피스텔건물에 도착하게 된다.
아리의 행동으로 봤을 때 아직 수지가 아리에게 사촌관계에 대한 얘길 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한 민기는 올라가는 아리를 황급히
뒤쫓게 된다.


" 어!.. 일찍 왔네..."
" 예.. 언니 출근 안하세요?"
" 오늘 쉬는 날이잖아.. 오늘 같은 날은 장사도 안 돼..."
" 아!~~ 그렇구나..."
" 밥은 먹었고?"
" 예. 오빠가 스테이크 사줬어요."
" 그래?"

" 헉헉~...자..잘 지냈냐.."
" ...."
" ......"

계단의 끝에서 숨을 헐떡이며 양복상의의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민기가 수지에게 어색한 인사를 하게 된다.

" 넌 뭐냐?"
" 아!.. 언니 저 오늘부터 오빠네 집에서 지내려고요.."
" ..뭐?? 왜?"
" 더 이상 언니한테 신세지기도 그렇고...."
" ..."
" ...그리고..민기 오빠가 저한테 할 말도 있는 거 같아서요."
" ....저 미친놈이 뭐라고 꼬시던?"
" ..예??"
" 야! 고기민!! 너 뭔짓을 하려고 아리를 데려가려고 하는데?"
" 내가 뭔 짓을 해?!!"
" 그렇지 않으면?? 나보곤 주제넘게 나서지 말라는 식으로..... 왜! 아리는 못 데려가서 안달인데?!"
" 야! 내가 언제??...그리고 아리가 너랑 똑같냐?!"
" 오호라~~ 그러셔?!!"
" .....그만하자."
" ..아리야! 너 저 새끼 쫓아가지마!"
" 예??"
" 저 새끼랑 한 집에 있다가 뭔짓 당할지 몰라!! 저 새끼 술 먹으면 개새끼 된다!"
" 예?!!"
" 야!!!"
" 아니셔??! 요즘 술을 끊긴 했지.. 그래도 술 안 먹을 자신 있냐? 그 깡패 짓도 일이라고 일하면서 술 안 먹을 자신 있 어?!"
" ........"

" 언니.. 오빠 일 그만둔대요."
". .........뭐?"
" 저도 놀랐는데.. 일 그만 둘 거래요."
" ......."

정말 놀란 듯 수지가 눈이 동그래져서 민기를 쳐다보게 된다. 천상 깡패라고.. 민기는 폭력 없이는 못 살 거라고 여긴 수지였고,
민기의 과거 행동에서 그런 폭력을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수지였는데.. 아리의 입에서 나온 말에 깜작 놀라 입을 벌린 채 아무 말도 이어하질 못하게 된다.


" 미...미쳤구나.. 알았어 가자.."
" 뭐? 어..어딜가?"
" 그럼? 아리만 보낼까? 너 같은 놈한테?!"
" ...."
" 크크.. 그래요! 오늘 언니랑 같이 맛나는 거 야식으로 먹어요."
" ....."

짐을 챙긴 아리와 수지는 말도 꺼내지 않았는데 민기의 차에 오르게 된다. 수지라는 혹을 떠안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액셀을 밟은 민기는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뒷좌석에서 연신 수다로 웃음소리를 들려주기 시작한 두 여자에 온 신경을 곤두세워
수지가 혹시나 엉뚱한 말을 하는 건 아닌지 감시하듯 귀를 세워 두 사람의 대화를 훔쳐 듣지만 그냥 수다였다. 엘르 사장의
뒷 다마나  직원 중 아리에게 흑심을 품었던 남자가 있었다는 등.. 
우선 그 새낀 나중에 민기한테 뒈졌다는 혼자 생각을 하며
둘의 생산성 없는 쓸데없는 대화를 들으며 운전을 해 집 앞에 차를 세운 민기다.

짐을 들고 먼저 올라간 민기의 뒤를 따라 올라가던 수지와 아리중 수지가 아리보고 얘길 하더니 엉뚱하게 골목의 밖으로 향한다.

" 수지는? 집에 갔어? 그렇지 눈치가 있으면....."
" 아뇨.. 왜요?"
" ...어디 갔는데?"
" ... 먹을 거 사온다고요."
" ..참나.. 그 년...."
" ..."

아리가 욕을 하는 민기를 노려보자 말을 흐리던 민기는 짐을 우선 아리의 방에 내려놓고 다시 한 번 아리의 방을 확인한다.
빈 집에 홀로 남았던 민기였기에 수시로 아리의 방을 청소했었는데.. 그새 책상에 낀 먼지를 발견한 민기가 손으로 툴툴 털며
먼지를 제거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금세 나오지 않는 민기에 아리가 문을 열고 고개를 들이민다.


" 뭐해요?"
"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 와~~.... 이거 저 때문에 준비 해주신 거예요?"
". .저번에 못 봤나?"
" ....예."
" 맞다...수지 때문에 구경 못했지......"
" ..치~.. 준비는 다 해놓고.. 정작 다른 여자나 들이고.."
" 누가 들이긴 들였다고.....그게 사정이 있었다니까....."
" 수지 언니 강간당한 거요?"
" ......"
" 저한테 얘기 다 해줬어요....."
" 그년이 진짜 미쳤구나..그게 자랑이라던?"
" ....수지 언니가 얼마나 힘들어 했는데..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 ..."
" 오빠도 그러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언니가 밤에 일을 한다고 해도 언니는 여자가 아닌가? 힘들 때 좀 도와주는 게 어때서...."
" 괜찮다잖아.. 지가 괜찮다는데...."
" ...진짜 오빠 벌 받아요.. 아무리 내색을 안 해도...그럼 언니가 울고불고 해야 그게 슬퍼하는 거예요?..... 
 그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었어요? 아무리 깡패라도 어쩜 그렇게 생각을 하냐....."

 

" ....자꾸.... 깡패라고 할래?.."
" ...그럼 행동을 똑바로 하시던가.."
" ...이게!.."
" 왜요?! 나도 쫓아낼 거예요?"
" .....에휴."
" 우선 오빨 인간부터 만들어야겠어요.."
" ...."
" 내가 먼저 사람을 받아들여야 다른 사람도 날 받아준다는거 몰라요? 그리고 남을 험담하면 그 사람도 날 험담한다는 거 몰라요?"
" ..교과서적인 얘기나 하지 말고.. 세상이 얼마나 험한지 알면 네가 얼마나 순진한 생각을 하는지 알거야.."
" 어때서요?"
" 뭐??...아니 네가 아직 세상살이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 그러니까.. 어떠냐고요.... 남들이 전부 현실적으로 산다고 해도... 저도 꼭 따라갈 필요는 없잖아요.."
" ...."
" 한명쯤은... 바보 같으면 안 돼요?"
" 아니... 너 저번에 나한테 그랬잖아.. 똑순이가 된다며.. 그런 생각을 했으면.."
" 저 똑순이가 될 거에요.. 착한...바보 같은 똑순이요.."
" 그게 말이 되냐?"
" ..왜 안 돼요?"
" ...."
" 두고 봐요.. "
" ....."

" 어딨냐?!!"

집에 들어온 수지의 양손에는 한보따리의 봉지들이 들려 있었다. 한쪽엔 치킨 로고가 인쇄되어 있는 흰색 봉지였고, 다른 손에는
뭔가가 잔뜩 들어 있는지 손잡이가 끊어질듯 버거워보이는 검은색의 봉지였다. 
역시 아이는 아이였는지 아리가 그 모습을 보고는
얼굴에 미소를 한가득 띤 채 달려 나가 봉지부터 받아 챙기더니 작은 상에 통닭의 종이상자를 열어 세팅을 하곤 다른 봉지를
받아들어 하나씩 꺼내 옆에 늘어놓기 시작한다. 맥주 캔들이 즐비하게 늘어섰고, 음료수와 과자들이 거실에 놓인 상도 모자라
바닥까지 점령을 하게 된다.


" 뭘... 이렇게 많이 샀냐?"
" 오늘 시험도 끝났는데.. 파티라도 해야지..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냐?!"
" ...언제부터 아리를 그렇게 챙겼냐..."
" ....내가 뭘."
" 언니! 오빠.. 빨랑 와서 앉아요.."

셋은 작은 상 주위에 둘러앉게 되었고 저녁먹은지 별로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기에 민기는 맥주 캔부터 타 시원하게 들이켜
마시기 시작했다. 아리는 통닭에 덥석 다리를 하나 들더니 크게 한입 깨물고는 한가득 채운 닭으로 인해 크게 부풀어 오른 볼을
해가지고 행복한 듯 입가에 미소를 다시 띠운다.


" 참나.. 넌 어디로 다 들어가냐.. 그 많은게.."
" 우음~~음... 맛있다.."
" 아리야 그동안 정말 고생했다.. 오늘은 맥주 한잔해라!"
" 뭔 소리야! 야! 애한테 무슨 술을 먹인다고.."
" 씁~~ 시끄랍고.. 야! 넌 고딩 때 감옥소에 들어가 놓곤 뭔 주제로 훈계를.."
" 그게 뭔 상관이야!! 왜 남의 과거사를.....에휴...."
" 크크크크... 진짜 둘이 사귀긴 사귀었구나..."
" ...누가 누구랑 사귀었다고.."
" ..피~.. 언니랑 같이 있으면서 오빠 흉을 얼마나 본 줄 아세요?! 저도 다 안다고요!"
" ...넌 애한테 뭔 소리를 한 거야?!"
" 애는.. 19살이면 다 컸지...아주 지랄을 해요... 왜?!! 아빠처럼 닭살이라도 발라주지 그러냐?!"
" .....에휴.."

답답함에 단숨에 남은 맥주를 들이키더니 캔을 찌그러트려 빈 봉지에 넣고는 또 한 캔의 뚜껑을 따 한 모금 마신다.

" ....시원해요?"
" ..응?"
" 맥주요.. 시원해요?"
" ....."
" 저도 줘 봐요."
" 어허!~~ 넌 음료수나 마셔!"
" 씨...오늘 주인공은 나 아닌가?...치~"
" .....됐거든!"
" 야! 여기, 이거 마셔라 아리야."
" 야!!"
" 벌컥벌컥!~~"
" 아..아리야!!"

수지가 건넨 마시던 맥주 캔을 냅다 입으로 가져간 아리는 시원하게 두 모금의 목 넘김을 보여주며 민기가 말릴 새도 없이 들이
켜 마신다. 
민기가 뒤늦게 맥주캔을 뺏어 상 위에 내려놓지만 이미 두 모금을 마신 아리는 금세 얼굴이 벌개져서는 입맛을 쩝쩝
소리 내며 다시는 모습을 보여준다.


" 캬~~~ 이게 쓰면서도.....시원하네..큭큭.."
" 얘.,..가.. 진짜... "
" 음~.. 잘 모르겠다.. 좀만 더 줘 봐요..."
" 미쳤냐?!!"
" 호호호호.. 아리 술 좀 하네.. 혹시 예전에 마셔봤냐?"
" 아뇨.."
" 거짓말.. 19살이나 됐는데 술이 처음이야?"
" 아빠가 절대로 못 먹게 했어요...치.. 이 시원한 걸 왜 못 마시게 한 거야.."
" ....너 얼굴 빨개진다.."
" 예??? 어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크크크~"

" 자~~알 한다.. 너 집에 가라.. 괜히 울 아리 물들이지 말고 집에 빨리 들어가라.."
" 이제 시작인데 어딜 가?!.. 그리고 뭐?? 울 아리?? 물들여?? 야! 나 이 짓 시작한 게 20살 때였어!!
  그리고 내 순정 처음 짓밟은 게 누군데 이런 소릴 하는 건데?!"

 

" 무..뭔 소리야?.. 야! 아리 앞에서 말 가려서 하라고."
" 참나..아주 벌벌 기는구나.. 왜? 나한테 하던 대로 눕혀놓고 다리부터 벌리지 그러냐?"
" 야!!!!"
" 큭큭큭.."
" 아..아리야.. 이거 전부 농담하는 거야!!..아니 거짓말이야!"
" 피~~ 거짓말은....하긴 울 오빠가 좀 밝힐 거 같긴 했어..."
" ...."

아리의 말에 민기는 충격을 받고는 입만 뻐금거리게 된다. 취한 게 분명했다. 벌컥대며 마신 맥주를 아쉬운지 여전히 입맛을
다시며 뻘게진 얼굴로 시선은 맥주 캔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고정한 채 아리는 무심한 듯 말을 뱉어냈기에 충격 받은 민기는
그런 아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게 된다.


" ......"
" 음... 따악!~~~ 한모금만 더 마시면 안 돼요?....."
" 얘가.. 진짜 미쳤네..."
" 왜? 너도 고딩 때부터 술 마셨잖아."
" 누가 술을 마셔! 요즘 교도소에선 술 준다던?!!!"
" 아!! 그렇긴 하겠다..크크크.."
" ........"
"  시험도 끝났는데... 뭐 어때?! 그리고 원래 술은 부모 앞에서 배우는 거야.."
" 그렇죠?!! 에헤헤~~.. "
" 차..참나........"

수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상에 놓인 맥주 캔을 다시 챙겨든 아리가 홀짝거리듯 마시기 시작한다.
맥주 한 캔에 얼굴이 터질듯 변해버린 아리의 모습에 기가차하는 민기였지만, 그래도 순진한 모습에 안도라는 단어를 마음 한
구석에서 느끼게 된다. 그런 민기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슨 귀여운 강아지가 햄이라는 신세계의 음식에 매료된 듯 여전히
홀짝이며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민기의 시선을 뒤늦게 발견하곤 또 헤헤 거리기 시작한다.


" 모르겠다 나도....이게 다 너 때문이야!"
" 참나.. 너 사람 차별 하냐? 나 스무살 땐 홀딱 벗겨놓고 일끝나면 맥주 한잔하는 게 버릇이더니.."
" 야!!!!!!"
" ..깜짝이야..."
 "음~~ 언니!!!"
" 응?? 왜?"
" 하나만 더 마셔도 되요?"
" 뭐? 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얘 무섭네...뭘 물어봐 오늘 주인공은 넌데.."
" 안 돼!! 더 이상 술 먹이지마!"
" ..진짜! 놀랐잖아!! 왜 소리를 지르는데?!!!"
" 아리 넌 그만 들어가서 자! 얼굴 터지겠다..."
" 피~~.. 나도 이제 다 컸구만.."
" ....무..뭘 다 커?!"
" 하긴.. 아리 벗은 거 보니까 다 크긴 컸더라.."
" ......"
" 왜? 보고 싶냐?"
" 무..뭔 소리야?"
" 허~...너 지금 꼴렸지?"
" 야!!!!!!!!!!!"
" 깔깔깔깔~~~~"

민기의 얼굴이 아리처럼 빨개지자 수지가 배를 잡고 발라당 눕는다. 지금 상황이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닌지 수지가 당황하는
민기의 모습에 한참을 웃게 되었고, 여전히 술의 마력에 빠진 듯 아직 따지 않는 맥주 캔에 시선을 두고 있던 아리였다. 

한 참을 웃고 있는 수지의 모습에 농락을 당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민기는 목이 타는 갈증을 느끼며 마시던 맥주를 다 털어
넣고도 모자라 또 다른 캔을 따 마시기 시작했다.


" 치~.. 오빤 혼자 마시고...."
" ....아리야.. 너 취했다.. 그만 가서 자라.."
" 큭큭...아 배 아파.. 아리야!"
" 응?"
" 너 취했니?"
" 아뇨!!"
" 술 처음 마시는 거라고 했지?"
" 넹..."
" 혀가 꼬였네..크크크.."
" 거보라고.. 애한테 왜 술을 먹이냐.."
" 애는.. 크크.. 하나 더 마실래?"
" ....."

취중에도 아리가 민기의 눈치를 살피는지 민기가 마시는 맥주캔에서 시선을 옮겨 민기의 얼굴을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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