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천사 -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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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번을 전화 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그녀로서 핸드폰을 챙겨 나가지 못했을 확률이
컸다. 공연한 충동적 행동 하나가 나 자신을 심하게 자책하게 하고 있었다. 기어코 20분을 더 지나 아파트 앞에 섰을 때 나는
또 나 자신을 원망했다. 일반 아파트와는 다르게 이 아파트는 입구에 비밀번호가 있어야 문을 열 수 있는 구조였다. 전화도
되지 않는 지금 그녀에게 연락할 길은 없었다.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잠시 한쪽 옆에 서 있다 힘없이 돌아서는 순간 안에서 나오는 누군가로 인해 문이 열렸고 나는 다시
문이 닫히기 전 서둘러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다행히 나오던 사람은 처음부터 우산으로 앞을 가리고 있어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는 않았다. 빠르게 솟는 엘리베이터마저 느리게 느껴졌고 마음은 이미 계단을 마구 뛰어올라가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라 중간에 서지도 않았다. 마지막 23층에서 다시 옥상을 향한 계단을 서둘러 올라갔다. 등도 없는 그곳은 그저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있는 비상구 등이 그나마 아주 희미하게 계단과 문의 형상을 알아볼 수 있게 해줄 뿐이었다. 옥상으로
나가는 문 앞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허탈한 실망감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없었던 것이다. 혹시나 싶어 문을 열어봤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어쩌면 그녀는 도중에 최면이 풀렸을 수도 있었다. 만약 그랬다면 오히려 다행일 것이다. 별탈 없이 집으로
돌아갔을 테니까.
나도 이번처럼 암시단어에 의한 원거리 최면의 시도는 처음이었다. 과연 잘 되었을지도 알 수 없었다. 사실 최면은 최면의
대상자의 의지가 더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대부분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을 최면의 상태로
이끈다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제대로 된 최면을 위해서는 대상자와 시술자간의 유대와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상대방의 의지에 반하는 최면은 그야말로 고도의 최면기술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극히 어려운 일이다.
돌아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앉아 뛰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렇게 앉아있으니 공연스레 웃음이 나왔다. 나는 그토록
무모하고 위험한 시도를 했었던 걸까? 만약 그녀가 내 뜻대로 이곳에서 나를 기다렸더라면 나는 틀림없이 그녀를 범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 이후의 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다시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상하게 나를 흥분시키던 그녀의 물기 어린 뽀얗게 하얀 피부였다.
모나지 않게 동그란 느낌의 눈, 코, 입, 그리고 얼굴의 형태. 대략 163, 4 정도 되어 보이는 키에 아주 마르지 않은 균형잡힌
몸매. 치마를 입었을 때 아래로 보이는 다리의 강렬한 육감적 모습이다. 내 물건이 아주 급격히 팽창하고 있었다. 그녀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나는 주체하기 힘든 육욕에 휩싸이고는 했고 지금도 그러했다. 전화기를 손에 들고 나는 망설였다. 그녀에게
전화를 해서 다시 나오라고 할까? 시계는 이미 새벽 한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선생님!.........................................”
“헉!...........................................”
나는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서 뒤를 돌아보다 그만 휘청이며 계단 아래로 떨어질 뻔 했다. 간신히 난간을 붙잡고 균형을
잡은 나는 난간에 비스듬히 기댄 채 몇 계단 위에서 서있는 검은 코트의 그녀를 바라봤다.
“현주씨.........................................”
“네... 선생님..........................................”
일요일이라 병원 문도 열지 않는 데도 나는 집으로 가지 않고 병원으로 와서 상담용 의자에 누워 열선을 최고로 높여 놓고
담요를 덮어 잠을 청했다. 온 몸이 이렇게 물에 젖은 솜뭉치처럼 무거울 수가 없었다. 샤워를 하고 나서도 몸의 피로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침대에 누워있자니 몇 시간 전의 일들이 영화처럼 선명하게 머리에 그려졌다.
강현주, 그녀의 따뜻하고 촉촉한 입술. 그 입술 속을 헤집던 내 혀에 느껴지던 전율스러운 감촉들. 그녀의 긴 숨소리와 뜨겁게
뿜어져 나오던 단내. 적절한 순간에 내 흥분을 이끌던 그녀의 신음소리. 손에 닿는 그녀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그러면서도
끈적하게 붙어오던 그녀의 살결들이다. 그녀의 몸 속에 마침내 들어섰을 때 느껴지던 그 짜릿하고 가슴 터질 것 같던 흥분감.
내 중심을 가득 잡아오던 무수한 지렁이들의 꿈틀거림 같은 신비한 감촉. 들고 날 때마다 리듬을 맞춰오던 그녀의 움직임.
그것은 줄다리기처럼 일정의 간격을 두고 서로의 힘을 겨누는 것처럼 격렬하고 때로 일방적이고 때로 하나인 듯 일치된 춤과
같았다. 출렁이는 그녀의 가슴과 느낌 좋은 유두를 한입 베어 물고 아이처럼 빨아 당길 때마다 그녀의 몸에서 느껴지던 아주
급격한 파동들이다. 그 파동을 타고 나는 점점 더 그녀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그녀는 나와 함께 깊고 거친 소용돌이 속에 몸을
던졌다. 그녀는 나를 기다리며 어둠 속에 쭈그리고 앉아있었다고 했다.
검은 외투가 그런 그녀를 어둠의 일부분으로 완벽히 동화시켜줘 누구라도 알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그녀 앞으로 간 나는
그녀를 구석진 곳으로 당겼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어 눌렀다. 그녀는 아이처럼 내 손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고
마침내 무릎을 꿇고 앉았다. 무릎 위에 가지런히 손을 얹은 자세로 앉아 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나는 지퍼를 내렸다. 금새
커진 육봉이 튀어나오며 그녀의 얼굴을 향해 무섭게 도드라졌지만 그나마 어둠이 그 무서움을 감소시켜줬다. 나는 내 물건을
한 손으로 잡고 그녀의 입술에 닿게 했다. 그리고 말했다.
“빨아줘...........................................”
그녀는 아무 망설임 없이 두 손으로 내 물건을 잡고는 입술을 열어 내 물건을 받아들였다. 따뜻하고 축축한 그녀의 입안이
내 물건을 더욱 흥분되게 했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거칠게 그녀의 입 속을 찔러대고 싶었지만 그녀의 행동은 그저 단순한
반복에 불과했다. 이빨의 처리도 확실치 않아 조금 아프기도 했다.
“이빨이 닿지 않게... 혀와 입술로만.................................”
내 말에 따라 그녀는 즉시 자신의 혀와 입술만을 사용했다. 기술은 없었다. 그녀 스스로 그런 경험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
그것은 머리로 생각해서 되는 것이 아닌 본능적인 움직임과 경험의 산물이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부드러움이 주는 편안함에
나는 내 물건을 더 깊이 들이밀었다. 숨이 막히는지 그녀가 내 물건을 잡고 밀어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두 손으로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냥... 받아들여!.............................................”
그 한마디에 그녀는 순종적으로 나의 분신을 받아들였다. 숨이 막혀 컥컥거리며 침을 흘리면서도 뱉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행동이 나를 더욱더 흥분하게 했고 내 행동을 더 거칠게 했다. 나는 커질 대로 커진 내 물건을 그녀의 목구멍까지 깊이 밀어
넣었다. 목젖이 닿는 느낌이 확실해졌다. 기도가 막히고 숨을 쉬지 못하는 그녀를 느끼면서도 나는 더 깊이 넣기를 멈추지
않았다. 한 순간 내 움직임이 빨라졌다가 멈추었다. 서서히 내 물건도 작아져 갔고 그녀도 숨을 쉬는 것이 편해진 것 같았다.
아직도 그녀의 입안에 있는 내 물건을 천천히 빼냈다. 끝에서 끈적한 줄기 하나가 길게 흘러 내렸다. 그녀가 어떻게 할까 싶어
잠시 기다렸지만 그녀는 내 다음 지시를 기다리는 듯 그 자세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삼켜.....................................................”
그녀의 목이 움직여 내 분신들을 넘기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다 나는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집으로 가............................................”
그녀의 집으로 들어갔을 때 집안은 너무나 조용했다. 혹시 몰라서 아이방의 문을 살며시 열어봤다. 창가로 들어오는 불빛에
깊이 잠든 아이의 모습이 보였고 나는 그제서야 몸의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엄마가 없었던 시간 동안 잘 자고
있어준 아이가 고마웠다. 그들 부부의 침실로 들어가서의 느낌은 아주 특별했다.
비록 남편이 해외출장이란 확실한 부재상태였을지라도 마치 그녀의 남편이 한 켠에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침대 옆
작은 등을 켜고 침대 끝에 서서 나는 그녀의 옷을 모두 벗겼다. 서두르지는 않았다. 한지로 감싸인 그 작은 등에서 나오는
빛은 은은하게 서서히 들어나는 그녀의 나신을 더욱 눈부시게 했다. 내가 자신의 옷을 벗기는 동안 그녀는 편안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 눈빛이 부담스러워 나는 일부러 그녀의 눈을 보려 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녀의 속옷 하나만을 걸쳐두고
나는 핸드폰을 화장대 옆에 세워놨다. 동영상 녹음버튼이 눌러진 상태였다.
“벗어.............................................”
내 말에 그녀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마지막 속옷을 벗어서 바닥에 내려놨다.
“내 옷도 벗겨줘..........................................”
아주 부드러운 그녀의 손길이 나를 점차 아이처럼 만들어갔다. 그것은 아주 오래 전 내가 아직 남자와 여자의 확실한 구분의
개념이 없던 시절 내 옷을 벗기고 따뜻한 물이 받아진 욕조에서 내 몸을 씻겨주던 엄마의 손길과도 같았다.
“조금 전 느낌이... 어땠어요?....................................”
“좋았어요.........................................”
“구체적으로 설명해봐요..................................”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워요... 그냥... 좋았어요...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것이었어요... 몸이 하늘로 자꾸 자꾸 올라가다가...
갑자기 추락하는 것 같은.........................................”
“오르가즘을 느꼈나요?....................................”
“그게 뭔지 난 몰라요... 한 번도 그런 것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그렇지만... 조금 전 느낌이 그것일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런 것 같아요...........................................”
“지금까지... 남편 말고 sex한 남자는 몇 명... 인가요?....................................”
“.......................................”
“나에겐 다 말해줘야 해요... 몇 명이었죠?..........................................”
“두 명.............................................”
“누구... 누구?..............................................”
“한 명은 선생님........................................”
“나... 말고 나머지 한 사람은?...........................................”
“............................................”
“말하기 힘들어요?........................................”
“오빠가... 말하지 말래요...................................”
“오빠가 말을 해요?.....................................”
“네........................................”
“오빠가... 여기 있어요?......................................”
“네...........................................”
“뭐라고 하나요?.........................................”
“자신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그렇게만 말해요..............................”
“나는 괜찮아요... 말해봐요.............................................”
“오빠는... 안되요... 오빠가 말하면 안된데요......................................”
“왜죠?... 왜 말하면 안된다고 하는 거죠?....................................”
“무서워요!.....................................”
“뭐가?....................................”
“오... 오빠가.....................................!”
“오빠가 어떻게 무섭게 하는 거죠?...........................................”
“노려보고 있어요... 눈이... 무서워요..............................”
“어떤 모습이죠?......................................”
“몰라요... 잘 안보여요... 그냥... 눈만... 허공에 떠있어요... 오빠의 눈이... 날 내려다 봐요... 무... 무서워요!...................”
“괜찮아요... 괜찮아... 당신은 안전해요... 그 오빠도... 가버렸어요... 아주 멀리... 그러니... 오빠에 대한 생각은 이제 하지
말아요... 알았죠?............................................”
“하아................................................”
“괜찮죠?... 편안해졌죠?.....................................”
“네................................”
“우리 이야기 해볼까요?... 괜찮죠?.......................................”
“네....................................................”
“나... 어때요?... 남자로서 느끼기에....................................”
“좋아요.............................................”
“더 자세히 설명해봐요..........................................”
“선생님 처음 봤을 때... 느낌이 좋았어요... 차가운 듯 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이야기하며 웃는 모습... 손짓... 목소리... 다 좋았어요... 내 마음을 잔물결처럼 살짝살짝 흔드는 것 같았어요............”
“나에게... 호감이 있었군요?...........................................”
“네.......................................”
“지난 번 내가 물었었는데... 결론을 얻었나요?....................................”
“어떤 거요?...................................”
“내... 노예가 되겠냐고... 한 질문....................................”
“..........................................”
“이제 말해볼래요?... 내 노예가 되겠어요?......................................”
“노예가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내 말에 복종하는 거죠..........................................”
“모든 걸요?.............................................”
“네.............................................”
“.................................”
“조금 전 내가 당신과 나눈 느낌을 생각해봐요... 그 느낌... 계속 느껴보고 싶죠?................................”
“네.........................................”
“그럼 말해요... 내 모든 말에 복종하는 노예가 되겠다고....................................”
“그래도... 되는 건가요?... 전 유부녀인데......................................”
“괜찮아요... 이혼할 필요도 없고... 남편에게... 알릴 필요도 없어요... 아이에게도... 아무 문제가 없을 거에요... 당신의 지금
생활에 바뀔 것은 없어요.......................................”
“그렇다면... 좋아요............................................”
“잘했어요... 이제 당신 입으로 말해봐요... 나 강현주는 박진석의 영원한 노예이다............................”
“나... 강현주는... 박진석의 영원한 노예예요..................................”
“몸도 마음도 박진석의 것이다.......................................”
“내 몸도... 마음도 모두 박진석 주인님의 것이에요.......................................”
“좋아요... 잘했어요........................................”
“네... 그럼 이제 저도... 행복해질 수 있는 건가요?..........................................”
“그럼요... 매일 매일이 무척 즐거울 거에요....................................”
“네...............................................”
“이제는... 자야 할 시간이에요... 내가 셋을 세면 내일 아침까지 아주 깊은 잠을 잡니다... 그리고... 오늘 밤의 일은 모두 잊는
거에요... 마음으로만 나의 노예라는 걸 인식하는 겁니다... 알겠죠?....................................”
“네............................................”
“자... 하나... 둘... 셋!.......................................”
“아침부터... 뭔... 생각을 그렇게 해요?.........................................”
“네?.............................................”
“뭘... 생각하길래... 그렇게 넋이 나갔냐구요!...........................................”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아무 것도 아니긴요... 어째 영 바람난 아저씨 갔구만...............................”
“뭐라구요?.........................................”
“어?... 정말 이상하네... 왜 그렇게 놀라고 그래요?... 정말 바람이라도... 난 거에요?........................”
동그랗게 눈을 뜨고 바라보는 이양을 눈길이 매섭다.
“근데... 수영씨 들어오기 전에 노크는 좀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했거든요!... 그것도 여러 번!.........................................”
“그... 그랬어요?.........................................”
“네!.............................................”
“그랬군요... 그런데 무슨 일로?......................................”
“모닝커피 드시라구요... 매일 하던 일인데 오늘따라 새삼스레 왜 그러세요?... 주말 동안 정말 뭔 일이 있었던 거에요?.......”
“일은 무슨.................................................”
“안되겠어요..................................................”
내 책상 뒤로 돌아오는 이양의 행동에 몸이 움찔해진다.
“무슨 짓을 하려고?...........................................”
“잠깐... 일어나 보세요........................................”
“왜... 왜 그래요?......................................”
“일어나... 보시라구요!...................................”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엉거주춤 서자 이 양이 내 몸을 잡아 돌리며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내 지퍼를 내리곤 내 물건을
찾더니 밖으로 끄집어 내려 했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가만히 계세요!... 수상한 건 선생님이라구요... 조사를 좀 해야겠어요........................................”
한 손으로 혁대를 잡아 내가 도망갈 수 없게 하더니 이내 열린 지퍼로 그녀의 손이 들어와서 속옷을 헤집어 내 물건을 잡아
끄집어 꺼냈다. 그 순간의 황망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강제 성추행의 대상이 때로 남자가 될 수도 있다는 그 섬뜩함.
“이거로군요....................................”
“뭐... 뭐가요?.....................................”
“선생님의 흉기!.........................................”
“휴... 흉기?.................................”
“흉기죠... 사람 몸을 찌르는데 당연히 흉기가 아니고 뭐겠어요?................................”
“이렇게... 생겼군요... 흠..................................................”
내 물건을 바라보는 이양의 눈이 묘하게 반짝이는 것 같았다.
“그... 그만해요..........................................”
다시 집어 넣으려는 내 손을 이양의 매몰차게 뿌리치며 고개를 올려 나를 노려봤다.
“가만히 계세요... 아직... 조사 안끝났어요...............................”
“기가 막혀서.....................................”
“상태로 봐서는... 깨끗하군요.......................................”
어이가 없다. 당연히 오늘 아침에 샤워를 했으니 깨끗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킁킁!.......................................”
이양이 코를 그곳에 대고 냄새를 맡는 시늉을 했다. 그리곤 점차 내 몸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코를 벌름거렸다. 그러던
한 순간 그녀의 행동이 멈추고 나를 바라봤다. 그 눈 속에는 무어라 형용하기 어려운 복잡함이 서려있는 것 같았다. 이양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느린 걸음으로 상담실을 나갔다. 문은 닫지도 않고 그냥 둔 채였다. 그 모습에 나는 다시금 황망해지고
있었다. 도대체 그녀가 왜 그러는 것인지. 혹시 무엇인가를 눈치 챈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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