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여름 -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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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둘의 만남은 잦아졌다. 우리 집에 아이들이 없는 낮에는 가끔 오기도 하고, 밖에서 잠깐 만나기도 하고 그랬다.
중요한 건 만날 때 마다 섹스를 하는 건 아니었다. 이제는 둘은 서로 만나서 보기만 하는 것으로도 좋아하는 듯 했다.
진짜 애인이다. 섹스를 위한 애인이 아니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지훈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도 돈이 많은 듯 했다. 커피숍의 실질적인 사장이었다.
차도 비싼 외제차를 타고 내 연봉으로는 살 수 없는 그런 승용차와 집도 강남 주상 복합의 꼭대기 팬트하우스라고 한다.
물론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는 관계로 아내가 가보지는 못했다고 했다.
아내를 만날 때는 항상 최고급 음식점. 그리고 종종 목걸이 가방 머 그런걸 선물을 했다. 모두 비싼 것들이었다.
어는 날 아내는 못보던 반지를 끼고 있었다. 물어보니 지훈이랑 커플링이라고 했다.
아내의 결혼반지는 왼손에 지훈이 반지는 오른손에 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훈이에게 전화가 왔다.
그동안 아내만 만났지 나는 보지 못했다고,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한다.
물론 아내도 같이... 그렇게 땡기지는 않았지만 그러마 했다. 지훈이 고급 식당으로 가자고 자기가 낸다고 했다.
난 자존심인지 그냥 우리가 처음 만난 퓨전 일식집에서 보자고 했다. 난 회사에서 바로 약속장소로 향했다.
예약된 방에 들어가니 이미 아내와 지훈이 나와 있었다. 둘은 나란히 옆에 앉아 있었고, 난 맞은편으로 앉았다.
식사를 하고 술도 한잔 하고 하는 사이 난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둘은 손을 꼭잡고 가끔씩 터치를 하며 있었다.
마치 내가 객 같아 보였다. 아내가 술이 좀 오르자
“여보야..나 고백할 게 있어”
“뭔데”
“실은 몇 일전부터 나 피임약을 먹기 시작했어..”
“피임약?”
아내는 앞서 말했듯이 생리주기가 워낙 정확해서 결혼 후 한번도 피임약을 먹은 적이 없었다.
“갑자기…”
“실은.. 지훈이가 안에다가 자꾸 하겠다고 해서..나도 그래보고 싶기도 하고…”
“음..알았어..그러면 나도 부탁이 있어”
두 사람은 쫑긋하며 나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다.
“두 사람의 첫 질내 사정은 내가 보고 싶어..두 사람의 첫 섹스도 내가 봤잖아..”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 보았다. 사실 첫 성교 이후에 내가 보는 데서 한적은 한번도 없었다.
“저는 괜찮아요…누님은?”
“나도..머..처음도 아닌데..”
“근데 어디서 해요?”
지훈이 물었다.
“여기서”
두 사람은 놀라는 것 같았다. 여기는 아무리 방방이 밀실화 되어 있다고 해도 음식점이었다.
아무리 점원은 부르기 전에 오지 않는 다고 해도 소리라도 밖으로 나간다면 큰일이었다.
“당신도..여기서 어떻게 해..”
아내가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지훈은 달랐다.
“누님. 여기도 스릴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야.. 니가 금방 싸는 것도 아닌데…”
이건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하지만 나는 단호한 얼굴로 있었다. 마침 아내는 치마를 입고 있었다.
“자기가 팬티만 벗고 지훈이 위로 올라가면 되잖아.”
“그래요…많이 흥분된 상태면 저도 금방 사정할 수 있을 꺼 같아요...”
아내는 망설이는 듯 싶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름이라 스타킹을 신지 않은 아내는 치마를 들어 올려 팬티를 내렸다. 그리고는 잽싸게 팬티를 핸드백에 넣었다.
“아휴..떨려”
아내는 쑥스러운 듯 자리에 앉았다. 지훈은 이내 바지의 벨트를 풀었다. 그리고 바지를 내렸다.
“누님..입으로..”
지훈이 아내에게 눈짓을 하니 아내는 자연스럽게 지훈의 늘어진 성기를 잡았다. 아주 자연스런 행동이었다.
이제 둘은 척하면 척 인가보다. 아내는 지훈의 늘어진 성기를 주물럭거렸다. 늘어져 있었어도 그 크기는 어마어마 했다.
아내는 조심스럽고 사랑스럽게 지훈의 성기를 쓰다듬었다. 서서히 지훈의 성기는 발기를 해왔다.
어느 정도 발기가 되자 아내는 역시 자연스럽게 입으로 가져갔다.
후루룩 소리를 내며 아내는 지훈의 성기를 정성껏 빨았다. 이제 입안 가득 차는 지훈의 성기에 익숙한 것 같았다.
혀를 쓰기도 하고 입안에 넣기도 하고 하면서 지훈의 성기를 자극했다. 지훈은 눈을 감고 머리를 뒤로 젖히고 감상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지훈의 성기는 완전히 발기를 했다. 아내는 자신의 침을 번들거리는 지훈의 성기를 위 아래로 흔들었다.
그리고는 먼저 지훈에게 키스를 했다. 서로의 혀가 보일 정도로 격렬한 키스를 했다.
지훈은 손을 뻗어 아내의 음부로 가져갔다. 찔꺽찔꺽 하는 소리가 들렸다. 지훈이 아내에게 말했다.
“누님.... 올라 가세요.”
아내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훈의 무릎에 올라 앉았다.
서로 마주 보고 무릎을 꿇은 채 아내는 지훈의 성기를 자신의 질 입구에 맞추기 시작했다.
치마가 내려와 잘 보이지 않자 지훈은 아내의 치마를 끌어 올려 나를 배려해 주었다.
아내의 거뭇한 질구가 지훈의 거대한 성기로 찌그러지기 시작했다. 아내는 한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으며 삽입을 시작했다.
드디어 지훈의 맨 자지가 아내의 질속으로 들어갔다.
“음..음..”
아내는 터져 나오는 신음을 손으로 필사적으로 막았다.
삽입이 다 되자 아내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엉덩이를 들썩이며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지훈은 아내의 엉덩이를 받쳐서 아내가 움직이기 쉽게 했다. 그러기를 한 십분..
아내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움직임을 멈췄다. 지훈이와 할 때 아내는 정말 절정에 잘도 다다른다.
지훈은 아내를 살그머니 내려 놓으며 성기를 뺐다. 빠지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지훈이 성기를 빼자 아내의 성기에서는 물이 울컥 흘렀다.
지훈은 아내에게 손짓으로 엎드리라 했다. 엎드린 아내의 뒤에서 지훈은 자신의 성기를 힘차게 꽂아 넣었다.
아내는 역시 손으로 입을 막고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으며, 지훈은 아내의 엉덩이를 움켜잡고 힘차게 박아대었다.
그렇게 또다시 십분... 아내는 또 몸을 움찔거렸다. 나도 참을 수가 없었다. 난 바지를 내리고 자위를 했다.
지훈도 절정에 다다른 것 같았다. 그리고는 아내를 앞으로 힘차게 밀며 사정을 했다.
드디어 아내의 몸 안에 지훈의 정액이 흘러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지훈은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마지막 한방울까지도 모두 아내의 몸속에 쏟아 부었다.
아내도 지훈의 정액이 질 벽을 때리는 순간 또다른 절정에 도달했는지 허리를 활처럼 휘며 몸을 움찔거렸다.
두 사람은 정말 섹스 머신이 된듯한 느낌이었다. 지훈이 천천히 성기를 빼내기 시작했다.
지훈의 커다란 귀두가 아내의 질에서 빠져 나오자 허연 정액이 울컥 흘러 나왔다. 많이 나왔다.
그 순간 아내는 손으로 흐르는 액체를 손으로 막았다. 마치 몸 안에 지훈의 정액을 한방울이라도 담아 두고자 하는 듯 했다.
난 그 순간 사정을 했다. 지훈은 헉헉거리며 휴지로 아내의 질구를 닦았다.
아내는 한참을 손으로 질구를 막고 있더니 이내 지훈이 건네는 휴지로 성기를 닦았다.
그리고 얼른 일어나 핸드백에서 팬티를 꺼내 입고 자리에 앉았다. 나도 정액을 닦고 바지를 입었다.
지훈은 성기를 내놓은 채 자리에 앉았다.
아내는 지훈의 번들거리는 성기로 얼굴을 옮기더니 지훈의 정액과 자신의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지훈의 성기를 빨기 시작했다.
마치 약속이나 된듯한 플레이였다. 그리고는 입으로 깨끗하게 빨아내어 입안에서 삼키는 것이었다.
적지 않은 양의 정액이 붙어 있었는데 아내는 깨끗하게 빨아 삼키고 조금씩 나오는 지훈의 정액도 아까운 듯 끝까지 빨았다.
남자들은 알겠지만 사정 후 성기를 자극하면 온몸이 비틀어지는 듯한 자극이 온다. 지훈은 꾹 참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아내는 그렇게 한참을 빨더니 아쉬운 듯 얼굴을 들었다. 아내의 입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다 삼켜 버렸다.
그리고는 지훈과 길고 긴 키스를 했다. 한 손으로는 계속 지훈의 성기를 잡고 있었다.
사정 후 지훈의 성기는 아주 늘어지지 않는다. 어느정도 굵기와 크기를 유지한다.
그런데 이내 곧 다시 빳빳하게 서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두 사람에게는 이런 패턴이 익숙한가 보다 보통 때 같으면 그렇게 또다시 하겠지..
하지만 이곳은 식당 일종의 이벤트니까 두 사람이 자제 하는 것 같았다. 내가 모르는 아내의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드디어 떨어졌다. 아내는 휴지로 입 주변을 닦았고, 지훈은 바지를 입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내가 술잔을 들자 지훈이 급하게 병을 들어 잔을 채워 주었다.
그렇게 두세 잔을 마시고 우리는 정신을 차렸다.
“어때..좋아..? 첫번째 질내 사정이네..”
아내는 쑥스러운 듯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
“응..생각했던 거 보다 훨씬 좋아. 정액이 자궁까지 닿는 느낌이 들었고, 속안이 따뜻해 졌어.그것 만으로도 흥분이 되네…”
지훈은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둘은 미소를 띄우고 서로 바라 보았다.
“근데 왜 팬티는 급하게 입어? 팬티에 묻잖아”
“응.. 지훈이 정액이 흘러나오면 밖으로 나가 버리잖아.. 팬티로 라도 막고 싶어서..”
“진선이 누님은 이렇게 말을 애교 있게 한다니까요..”
그러면서 아내와 키스를 했다. 진선이 누님? 그동안은 이름없이 누님 이었다.
조금씩 나아가는 건가? 아내는 지훈의 구레나룻에서 흐르는 땀을 혀로 핥았다.
지훈이 사랑스러워 견디기 힘들다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남은 술잔을 비우고 우리는 일어나 나왔다.
음식점 앞까지 아내는 계속 지훈의 팔짱을 끼고 있었고, 음식점 앞에서도 지훈에게 매달려 있었다.
헤어지기 싫다는 마음을 내게 어필하는 것 같았다. 아내는 내게 아무 말도 없이 애교 섞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난 웃으면서 말했다
“알았어..나 먼저 가 있을게..”
“고마워 여보... 빨리 갈게..”
아내는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역시 아내는 새벽 2시경쯤에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번과는 달리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 말도 못하고 그냥 잠이 들었다.
난 옷도 제대로 벗지 못하고 잠든 아내를 침대에 바로 눕히는데 올라간 아내의 치마 속 팬티가 눈에 들어왔다.
난 팬티를 살그머니 내려 보았다. 이미 팬티는 정액으로 누렇게 말라 비틀어져 있었고, 아내의 음모는 정액으로 딱딱하게
떡 져 있었다. 부어 오른 아내의 질구에서는 아직도 허연 정액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난 팬티를 다시 올리고 거실로 나가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내는 일어나자 마자 샤워를 하고 나왔다. 나는 어제 일을 물었다.
실은 몇 일전에 지훈이 질내 사정이 하고 싶다고 해서 안되다고는 했으나 계속 생각이 나더란다.
그래서 이내 피임약을 먹기 시작했고, 지훈에게는 남편의 허락을 받고 하자고 했단다.
그래서 지훈은 저녁 약속을 잡은거고, 둘은 나와 헤어지고 근처 모텔에 갔다고 한다.
호텔까지 가는 시간이 아까와서 보이는 곳으로 갔다고 한다.
들어가자 마자 둘은 성교를 시작했고, 사실 지훈은 오늘을 위해서 일주일 넘게 자위 등을 하여 사정하지 않고 정액을 모아
놓았다고 했다.
둘은 만나기 전에 자위하지 말고 그날을 기다리기로 서로 약속을 했고, 지훈은 만나서 질내 사정을 하게 되면 한 방울도
버리지 말고 몸에 넣어 두라고 부탁을 했단다. 그래서 음식점에서 아내는 그런 행위를 한 것이란다.
정말 말도 잘 듣는 아내였다. 모텔에서 지훈은 정말 나중에 나오지 않을 정도까지 사정을 했고, 집에 오기 직전까지 사정을
했다고 한다.
우리가 헤어진 시간이 9시경.. 아내가 헤어진 시간이 2시 약 다섯 시간 동안 - 논스톱으로 성교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는 파김치가 되었고, 씻을 정신도 없었다고 한다.
음식점에서 말 한대로 아내는 질 내에 지훈의 정액이 들어오면서 질 벽과 자궁을 때리는 느낌에 항상 오르가즘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리고 지훈과의 약속대로 흘러나오는 정액을 손으로 막고 지훈의 성기에 뭍은 정액은 모두 핥아 먹기로 했으며, 다섯시간
동안 그렇게 했다고 한다. 이제 아내는 조금의 쑥스러움도 없이 있었던 일을 내게 얘기했다. 아주 담담하게 말이다.
아내는 결혼 전에 잠시 작은 회사에 다닌 것이 전부이고, 사회 생활을 한 적이 없었다.
결혼 후 바로 회사를 그만 두었고, 계속 전업 주부로서 살아왔다.
따라서 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만날 일이 드물었고, 학생 시절 친구가 전부였다.
다른 부인들처럼 동네 아줌마들이나 아이들 엄마들 하고 교류를 전혀 하지 않았다.
일단 아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던 아내가 어느 날 내게 말했다.
“나 아르바이트를 해볼까?”
난 갑작스런 아내의 말에 조금 놀랐다. 평소의 아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들이기 때문이었다.
“왜? 갑자기…?”
“으응..실은 지훈이네 커피숍에 알바 자리가 있는데 지훈이 해보지 않겠냐고 해서…”
아..지훈이구나.. 결국 일을 하겠다는 이유는 지훈이 같았다.
“그렇게 하루 종일 지훈이랑 붙어 있고 싶어?”
난 입 꼬리를 올리며 물었다.
“그건 아니고..애들 학원비도 좀 보태고.. 또 너무 집에만 있는 거 같아서..”
실은 지훈이가 가장 큰 이유임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살을 섞고 서로 애절한 관계가 된 남자와 매일매일 보고 싶은 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잠시 망설였다.
육체적인 쾌락을 위한 관계에서 뭔가 이제는 진짜 서로의 삶에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건 내가 원하던 그림은 아니었기에 하지만 난 관대하기로 했고, 아내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싶었다.
“맘대로 해.. 근대 시간이 되나?”
지훈의 커피숍은 우리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었다.
전에 말한 대로 매우 큰 커피숍이었으며, 지난번 들렀을 때 보니 알바생도 한 너댓명 있었다.
“응 낮에 애들 학교간 시간이나 아주 저녁 시간 몇 시간만 하지고 하더라고.”
“근데 전에 보니까 다른 알바는 젊은 애들만 있던데, 아줌마 쓴대?”
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아내는 눈을 흘기며 나를 쳐다본다.
“치..나도 학생으로 봐요”
“말도 안되는 소리…암튼..하고 싶으면 해..”
난 흔쾌히 아내의 의견에 따랐다. 결국 아내는 낮에만 하기로 했고, 상황에 따라서 가장 늦은 타임을 봐주기로 했다.
아내는 십여 년 만의 사회 생활로 몇일 들떠 있었고, 어느 날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처음 몇 일간은 매우 힘들어 했는데 일주일쯤 지나고 서는 집에 와도 전혀 내색을 안했다.
“가게에 지훈이 어머니같이 하신다고 하지 않았나?”
어느 날 저녁에 난 아내에게 물었다.
“응. 근데 매일 계시지는 않아. 첫 출근 날 뵙고 한두 번 봤나?”
“지훈이 어머니 뵈니까 좀 그렇지?”
난 웃으며 물었다.
“응 나도 첨엔 그랬는데 그냥 일하는 곳이다 생각하니까 별반 없더라”
“최근 지훈이랑은 뜸한 듯?”
난 묻고 싶은 것을 물었다. 분명 같은 가게에서 같이 있으면 뭔가 있을 듯 했지만, 아내는 한번도 얘기한 적이 없었다.
“요즘 되게 바빠..학교 앞이고 여름이라 손님이 많아. 지훈이도 딴 생각할 겨를이 없어 보여. 그래도…”
아내는 잠시 말을 끊었다.
“가끔 주방 같은 데서 잠시 얘기하고 그래”
난 또다시 온몸에 피가 도는 걸 느꼈다.
“하진 않고?”
아내는 내 어깨를 툭 쳤다.
“어휴..지훈이가 당신 같은 변태인 줄 알아? 일하는 곳에서 무슨…”
아내에겐 난 변태, 지훈이는 젠틀맨인가?
“키스 정도는 하지 않았어?”
아내는 내 눈을 잠시 바라본다.
“응..가끔.. 그리고 만지기 정도…”
얼마나 설레이는 상황인가. 자신의 가게에 내연의 여자를 취직 시키고 몰래 더듬고, 재력이 뒷받침되는 상황인 것이다.
“근데..지훈이는 결혼 안한대?”
순간 아내의 얼굴이 조금 일그러졌다.
지훈과 다른 여자에 대한 질투심. 그리고 자기가 어쩔 수 없는 한계 등이 복합된 마음이리라.
“지훈이 말로는 안한대. 그냥 지금처럼 쭉 살고 싶다네”
굉장히 객관적인 듯 말했다. 하지만 얼굴에 비춰지는 얕은 그림자를 십여 년 같이 살아온 난 읽을 수 있었다.
아내의 알바는 그렇게 꽤 오래 지속 되었다. 어느날 집에 오니 아내는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응? 어디가?”
“커피숍. 오늘은 밤에 하는 애가 일이 있다고 해서 바꿨어. 오늘만”
“몇 시까지 하니?”
“아마도 11시 정도? 원래는 손님이 있으면 12시 넘길 때도 있다는데 난 주부니까 11시까지만 하래”
샤워를 하고 거실에 나오니 아내는 이미 나갔다. 난 TV를 보고 아이들은 각자 방에서 놀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10시가 넘었다. 아이들은 일찍 잠이 들었다.
날씨도 덥고 TV도 지루하고 해서 난 아내를 데리러 갈까 생각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차를 타고 지훈의 커피숍으로 향했다.
지훈의 커피숍에 사람이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커피숍 앞 넒은 주차장이다.
아무리 많은 손님이 와도 수용이 가능한 넓은 주차장에 멀리에서도 오는 커피숍이었다.
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을 보았다.
전체 벽이 유리로 되어 있는 환한 실내에는 두세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카운터에서 한두 사람이 서서 주문을 하고
있었다.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안이 모두 보였기에 난 밖에서 담배를 피우며 아내를 기다리기로 했다.
실내를 보니 아내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눈을 굴리며 아내를 찾았다.
그러던 중 한쪽 구석에서 테이블을 닦고 있는 아내가 보였다.
커피숍의 유니폼인 듯 보이는 줄무늬 반팔 티와 모자를 쓰고 있었다.
모자 안으로 머리를 쓸어 집어 넣은 아내는 정말 20대로 보였고, 워낙 하얀 피부라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이뻤다.
집에서만 보던 아내가 아니었다. 너무 이뻤다. 저런 아내를 내가 왜 외간 남자에게 주었을까 하는 생각도 스쳐 지나갔다.
난 아내의 모습을 계속 보고 있자니 지훈이 나타났다. 아내의 옆으로 가더니 뭐라고 말을 하고 둘이 같이 어디론가 갔다.
난 한참을 기다려도 두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난 가게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못 갈 곳도 아니고 아내가 몰래 뭔가를 하는 곳도 아니었기에 당당할 수 있었다.
카운터쪽으로 가니 학생인 듯 보이는 남자 알바생이 인사를 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난 주문을 하고 돈을 내밀며 카운터 뒤쪽을 두리번거린다. 영수증과 거스름돈을 주며 알바생이 나를 쳐다 본다.
“저기 사장님은?”
알바생이 날 유심히 쳐다본다.
“아..사장님이랑 아는 분이세요?”
“네..어디 계시나요?”
알바생은 가게를 쭉 둘러본다.
“조금전까지 계셨는데…아마 사무실에 올라 가셨나?”
“사무실이요?”
커피숍은 널찍한 이층 건물이었다.
일층은 전체가 커피숍에 사방 벽이 유리로 되어 있었고, 이층은 전체가 아닌 일부만 솟아 올라 있었다.
아마도 거기에 사무실이 있는가 보다.
“전화 드릴까요?”
알바생이 물었다.
“아니에요..오시겠죠..기다리죠”
난 아내에 대해서 묻고 싶었지만 묻지 않았다. 난 한쪽 구석에 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한 30분쯤 지나서 지훈이 카운터에 나타났다. 그리곤 아까의 알바생이 나를 가리키며 뭐라고 했다.
지훈은 나를 발견하고 반색을 하며 걸어 왔다.
“형님..오셨으면 전화 주시지 그러셨어요?”
그러면서 악수를 청했다. 난 웃으며 지훈의 손을 잡았다.
“진선씨 데리러 오셨구나..나올꺼에요.. 유니폼 갈아입고 있어요”
진선씨? 호칭이 변했다. 누님에서 진선이 누님. 그리고 이젠 진선씨.
“진선씨가 여기서 일하는 거 괜찮으시죠? 제가 말씀드리겠다고 하니까 자기가 말하겠다고 해서 연락 안 드렸어요”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건데 머.”
난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일 열심히 하세요.. 어머니도 좋아하세요.. 성실하다고.. 참 어머니에게는 진선씨 처녀라고 그랬어요.
나이도 살짝 속이고요.. 유부녀라고 하면 선입견이 있으실까바..그래도 워낙 여려 보이셔서 믿던데요”
“어머닌?”
지훈은 웃음을 줄이며 말했다.
“실은 어머니가 몸이 좀 않 좋아 지셨어요. 그래서 자주 못 나오시고 많이 쉬세요..요즘.”
“지훈이 독자야? 다른 형제는?”
그러고 보니 난 지훈의 가족관계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네.. 무녀독남 외아들이에요”
“에구..빨리 장가 가야겠네”
난 노인네 같은 말을 했다. 지훈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러게요..그래야 하는데…진선씨 같은 여자 만나면 바로 할 텐데..”
기분이 묘했다.
남의 아내를 거리낌없이 언급하는 지훈도 그렇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상대하는 나도 그렇고…우리는 모두 변태다.
잠시 후 아내가 나왔다. 나와 지훈을 보고 놀란 눈으로 걸어 왔다.
“왠일이야? 온다면 말을 하지”
“으응..그냥 심심해서 커피도 먹고 싶고..”
우리는 같이 커피숍을 나왔다. 그리고 집에 오는 차안에서 물었다.
“사무실이 있어?”
“응... 2층에. 사무실도 하나 있고 그 옆방이 알바생들 휴게소와 탈의실이 있어.”
“근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려? 한참 기다렸다”
내가 무심한 듯 물었다. 아내는 나를 돌아 보았다. 내가 또 뭔 생각을 하나 싶은 얼굴이었다.
“이보세요 선생님. 여기서는 안해요. 직장입니다. 당신 내가 지훈이랑 여기서 뭐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 하는 거지?”
내가 너무 들이댔나 보다.
“안한 건 아닌데..뭐 그것 가지고 내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잖아.. 뭔 일이 있으면 있었다고 얘기해”
“아깐 옷 갈아 입고 나오는 지훈이가 내 계좌번호 물어봐서..이제 한달이 됬낳아..돈 넣어 준다고 해서..서류 좀 작성했어.”
난 더 이상 묻거나 하지 않았다. 몇일 후 아내는 저녁에 나에게 말했다.
“지훈이 어머니가 아프셔서 이제 가게일 못 보신대.. 아마 시골 친척네 집으로 가신다나봐.”
“그래? 그럼 이제 지훈이는 완전히 사장님이네”
“원래 그랬어. 어머님이 너무 젊은 애가 운영하면 좀 그렇다고 열심히 나오셨던 거지....
사실 모든 소유권이나 운영은 지훈이가 하던 거였어”
이제는 나보다 지훈이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다.
그런 대화가 있은 지 또 몇일 뒤 아내는 회사에 있는 나에게 전화를 했다. 아이들을 할머니 댁에 하루 맡기면 어떠냐 했다.
“왜? 무슨 일 있어?”
“지훈이 오늘 밤에 자기네 집으로 자기하고 나하고 초대했어”
아.. 어머니가 시골로 가셨다 그랬지. 집에 지훈이 혼자 있구나.
“가게는?”
“알바에게 닫으라고 하고 일찍 들어가기로 했어”
난 별 생각없이 그러마 했다. 그리고 퇴근 무렵 그 커피숍으로 가기로 했다.
퇴근 후 커피숍에 도착하니 아내가 이미 옷을 갈아입고 기다리고 있다가 내 차로 뛰어 왔다.
지훈은 먼저 들어 갔다고 한다. 난 아내와 아내가 가르쳐준 주소를 네비에 찍고 지훈에게로 갔다.
지훈의 집은 주상복합이었다. 지하에 차를 대고 꼭대기 층으로 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회사 현관 같이 널찍한 공간이 나왔고, 저 멀리 문이 보였다.
초인종을 누르니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현관을 열고 들어가니 우리 집 만한 현관과 복도가 나왔다.
복도를 따라 걸어가니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거실이 있었다.
복층이라서 거실 한가운데로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커다란 거실 창문 밖으로 널찍한 테라스가 보였고, 그 넘어 한강이 한눈에 보였다. 나와 아내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TV나 영화에서나 보던 집이었다. 테라스에는 캠핑장에나 있을 법한 벤치와 그 옆에는 바비큐 그릴이 보였다.
그리고 지훈은 그 옆에서 고기를 구우며 우리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오셨어요? 앉으세요. 마침 다 구어 져가요”
도심 한복판에 이런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우리는 어정쩡하게 자리에 앉아 촌놈처럼 둘러 보며 식사를 시작했다.
“와..지훈이 너 대단하네..이런 곳에 살다니..”
“제가 번게 아니잖아요.. 부모님 잘 만난 거니까 내가 대단할 건 없어요”
자식이 부에, 외모에, 겸손에…대물까지…다 가졌네…난 부러움에 정신이 멀어지는 것 같았다.
아내를 슬쩍 돌아보니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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