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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유부녀 킬러 - 1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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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63,248회 작성일 20-06-01 17:26

본문

"띵동~"


초인종 소리다. 이 밤중에 도대체 누구인지 모르겠다. 


"누구세요?" 

"네~ 저 수진이에요" 


설수진? 설수진이 왜? 샤워를 다 마칠시간이긴 하지만 샤워하고 내 방에 왜 오는거야? 혹시… 나를 덥치러? 

나는 팬티 바람으로 있었기 때문에 후다닥 아무 옷이나 껴 입었다. 문을 열었다. 


"네 수진씨~ 무슨일 이에요?" 

"아! 오늘 여러모로 고마워서요. 맥주나 한캔 하실래요? 여기 맥주랑 치킨 사 왔는데" 


그녀의 손에는 캔 맥주 2개랑 집 근처 치킨집에서 사온 치킨 박스가 들려있었다. 

치킨 냄새가 내 코를 파고든다. 


"네~ 들어오세요. 방이 좀 더럽긴한데…"


정말 방이 더러웠다. 겨우 들어와서 앉을 만한 공간이 있었다. 이런 책상 위에는 두루마리 휴지와 뽑아 쓰는 휴지가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자위행위를 하기 위해 준비된 휴지였다. 설수진도 눈치 챘을까? 한번이라도 연애 경험이 있고 그 연애에서 

남자와 깊은 관계를 가졌다면 그 정도쯤은 눈치껏 이해했을것이다. 


"이교수님은 어떠세요? 지도교수로?" 

"좋으신 분이세요. 같은 여자이니까 서로를 잘 이해 해주시기도하고 게다가 우리 학교에서 학사-석사-박사를 받으셔서 

학생들을에게 후배로 대해주시니까 좋아요." 


"우와 그렇겠어요. 둘이서 뭐 같이 하고 그래요?"

"가끔씩이요. 자주 하진 않아요. 가끔 밥도 먹으러 가고 차도 마시고 교수님도 교수 부임한지 이제 두학기 째이고 제자가 

저 밖에 없어서 더 잘해주시는것 같아요. 요즈음 김해준 교수님이 교수로 부임하셔서 그 분이랑 가까이 지내시는것 같아요." 


"유진 교수님이랑 김교수님이랑은 어떤 사이에요?"


나는 이미 잘 알고 있지만 설수진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대학교 시절부터 친하던 동기라고 들었어요. 두 분 모두 우리 선배이긴 한데 나이 차이가 많아서 그 분들이 대학교 시절에 

어떻게 지냈는지는 모르겠구요. 친하게 지내는것을 봐서는 대학교 시절 부터 쭈욱 친했던것 같아요." 


"그렇구나…"


설수진은 아직 유진 교수님과 김해준의 관계를 모르고 있는것 같았다. 한번 말해볼까? 아직 타이밍이 아닌가? 


"아참! 아까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오늘 포츈쿠키에 비밀을 공유하면 친해진다고 적혀있었잖아요…" 

"네! 무슨 비밀 공유하실거 있으세요? ㅋㅋ" 

"ㅋㅋ 맨입으로 안되는데…" 

"제가 맥주랑 치킨 사왔잖아요." 

"아참! 그렇구나. ㅋㅋ 미안해요." 

"무슨 비밀인데요?" 

"음... 어떤 비밀으면 재미있을것 같아요?" 


설수진은 과연 어떤 비밀을 알고 싶어 할까? 궁금했다. 


"글쎄요… 성찬씨에 대한것도 재미있을것 같고, 아님… 아! 성찬씨가 요즘에 유진 교수님이랑 같이 있는 시간이 기니까... 

유진 교수님 비밀 뭐 없어요? 같이 있으면 그런거 찾을 수 있잖아요. 습관이라든지. 뭐… 그런거…" 


내가 바라던 것이 바로 이 말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유진 교수님에 대한 비밀은 많았다. 

몰래 야동을 보고 있다는것, 여자들이 많이 접속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위관련된 글을 쓰고 댓글을 달았다는것, 그리고.. 

김해준 교수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것! 오늘 책상아래 숨어서 그들의 대화를 옅 들으면서 나는 확실하게 알았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정말 대단했다. 주머니에 있던 스마트 폰으로 그들의 대화를 녹음 하였다.  


일단 비밀을 풀기 전에 설수진이 유진교수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알아야했다. 


"교수님은 남자친구 없으세요? 휴일에도 학교에 나와서 연구하시고 평소에도 남자친구랑 전화하는걸 한번도 본 적이 없는것 

같은데 혹시 수진씨는 아세요?" 


"아뇨~ 저도 몰라요. 아마 없는것 같아요. 교수님 이쁘고 직업도 좋고 착하고 한데 왜 남친이 없는지 모르겠어요. 

별로 관심이 없으신가?"


"에이…그걸리가요. 남자한테 관심 없는 여자가 어디 있겠어요?"

"그런가? 그래도 교수님은 별로 남자 관심 없는것 같으시던데요?" 


교수님이 남자한테 관심이 없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섹스에는 관심이 있고, 성욕은 가득차 있다.  


"아니에요. 교수님 남자 관심 많아요. 예전에 제가 교수님 야동보... 아..참! 말 안하기로 했는데…" 

"네? 야…동이요? 무슨말이에요? ㅋㅋ " 

"아~ 아니에요. 못 들은걸로 하세요. 교수님이랑 약속한게 있어서..." 


최대한 설수진이 관심을 갖도록 이야기를 했다. 


"에이.. 교수님이랑 둘이서만 비밀이에요? 말해 주시면 안돼요? 비밀을 나누면 더 친해진다고 했잖아요. 빨리요~" 

"그럼 수진씨한테만 말해주는거에요. 혹시나 이게 또 더 퍼지게 되면 교수님이 저를 의심할테니까 큰일나요! 약속해요" 


새끼손가락을 펼쳐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녀도 새끼 손가락을 내 새끼 손가락에 걸었다. 처음으로 그녀와 접촉하는것이었다. 

부드럽다. 언젠간 손가락이 아니라 더 은밀한 부분도 터치할 수 있겠지? 근데… 설마 그게 오늘이였으면 좋겠다.

다시 그곳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다. 그녀가 알아 챌 수 없도록 한 쪽 다리를 세워 앉았다. 

그런데 왜 하필 급하게 주워 입은 바지가 회색이지? 쿠퍼액 때문에 젖어 버리면 회색바지는 금방 티가 났다. 


"사실… 교수님이 야동보고 있는거 저한테 들켰어요 ㅋㅋ" 

"정말요?" 

"네.. 지난 번에 혼자서 방에서 이어폰 끼고 보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교수님방에 들어갔는지도 모르시고 말이에요. 

제가 옆에 가서 교수님을 터치 하기 전까지 야동을 집중해서 보시더라니까요." 


"ㅋㅋ 교수님 너무 웃기다. 그러게 안봤는데. 어떤 야동이었어요? 교수님 취향이 어떻게 되나?"

"ㅎㅎ 일본 야동인것 같았어요. 약간 소프트한것 같더라고요." 

"그래요? 취향이 그쪽인가? 아무튼 아~ 우리 교수님… 빨리 남자친구 사귀어서 그러고 놀지 왜 혼자 그런데.ㅋㅋ" 

"남자친구요? 남자친구 사귀면 그런거 할 수 있는거에요?" 


나는 괜히 순진한 척 하면서 설수진을 압박 했다. 므흣한 이야기로 만들어 가려 했는데 설수진이 스스로 그렇게 만들어간다. 

나이탓인가 아무래도? 그녀는 얼굴을 붉히면서 말을 이었다. 


"아…뭐 말이 그렇다는 거죠. 근데 요즘은 사귀면 뭐 다 하지 않나요?" 

"뭘요? 뭘하는데요?" 

"아이 뭐에요. 일부러 모르는 척 하기에요? ㅎㅎ 다 아시면서." 

"한다는게? 뽀뽀?" 

"남자들이 그런거 더 좋아하면서 괜히 그런다" 

"네~ 죄송해요. 그냥 그래보고 싶어서 ㅋㅋ" 

"성찬씨는 여자친구 있어요?" 

"아뇨 ㅠ.ㅠ 없네요. 외로워요 밤마다." 

"ㅋㅋ그래요?" 

"네… 저도 교수님처럼 그래요." 

"교수님 처럼 뭘?… 아! 그 뜻이었구나 그럴 나이죠ㅋ" 


그녀는 웃으면서 말을 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내 책상위에 있는 두루마리 휴지와 뽑아쓰는 티슈에 시선을 옮겼다. 

음란한 기지배! 순진하지 않네! 암튼 여기서 알아낸 것 한가지! 그녀는 섹드립을 싫어하지 않는다. 

섹드립을 싫어하는 여자들에게 무심코 섹드립을 했다가 망하는 놈들을 봤는데, 지금까지 이야기 한것을 봐서 설수현은 이 

정도의 섹드립은 싫어 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다. 오히려 즐기고 있었다. 


"수진씨는요? 남친?" 

"어떨것 같아요? 있을것 같아요? 없을것 같아요?" 


마음 같아서는 "없을것 같아요." 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다. 

자기 연구실에서 문을 잠궈 놓고 불을 꺼 놓고 자위를 할 정도면 남친이 없는게 맞겠지? 

남친이 있는데 아직 시작을 하지 않았거나? 근데 여자가 저 정도로 원하는데 아직 하지 않았다는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남자는 뭐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여자랑 침대위에서 뒹굴 뒹굴 할 생각을 하니까... 

여자가 조금이라도 그쪽으로 반응을 보인다면 바고 모텔로 가버린다. 그렇다고 없다고 말하면 왠지 상처 받을 것 같다. 

25살이 여자가 남자친구 없이 그냥 학교에서 공부만 한다는것은 슬픈일 이였다. 


"당연히 있겠죠?" 

"네? 왜요?" 

"맞았어요? 틀렸어요? 맞았죠?" 

"왜 있다고 생각하냐구요?" 

"음… 뭐 당연한거 아닌가요? 수진씨 처럼 이쁘고 몸매도 늘씬하고 착한것 같기도하고 모범생인데.... 

남자친구가 없는게 더 이상한것 같은데…? 설마…설마… 남친 없는건 아니죠?" 


"ㅎㅎ"


그녀는 수줍게 웃기만 한다. 내가 이렇게 까지 말을 했는데 자기 입으로 없다고 말하는건 싫은 모양이다. 

근데 설마 있나? 있는데도 그걸 했단 말이야? 연휴인데 남친이랑 뒹굴면 되는거 아니야?  


"저 사실 남친 없어요." 

"네? !! " 


나는 엄청 놀란 듯 말했다. 정말 크게 말해서 복도에 쩌렁쩌렁 하게 울릴 정도였다. 


"어우 깜작이야 뭘 그렇게 크게 놀라요? ㅋㅋ" 

"아니 말이 안되잖아요. 대한민국 남자들 도대체 뭐하는거야? 같은 과 남자들은 뭐 하는거고? 

수진씨가 공부하는 그 방에 남학생도 있어요?" 


"네! 있죠."

"그 사람들은 도대체 뭐 하는거에요? 남자가 아닌가?" 

"왜요?" 

"아까 말 했잖아요. 이렇게 이쁜여자를 홀로 두다니~ 그건 예의가 아니잖아요!" 

"ㅋㅋ암튼 이쁘다고 해줘서 고마워요." 


그녀는 이미 나를 편안하게 대하는것 같았다. 섹드립을 좀 더 이어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친구 없는지는 그럼 얼마나 됐어요?" 

"대학원 들어오구 쭉~ 없었으니까 벌써 반년도 넘었어요. 아이고 오래 됐다. ㅠ.ㅠ " 

"헐… 정말 이해 안된다. 남자들…" 

"그러게 말이에요 나 같은 여자를 ㅋㅋ" 

"ㅋㅋ 그럼… 수진씨도 유진교수님도 둘다 오랫동안 남친 없었네요…" 


직접적으로 물어보진 않았지만, 이 정도 물어 봤으면 내 의도를 알아 차렸을 것 같다. 

수진을 바라봤다. 맥주를 마시고 있던 그녀가 내 질문을 받고 약간 움찔하면서 맥주를 삼키는 듯 했다. 

목으로 넘어가는 맥주가 약간 불규칙 해 졌다는것을 볼 수 있었다. 약간 흥분했거나 움찔했거나 내가 자신의 정곡을 찔렀다. 

그녀의 대답이 과연 어떤 내용일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다. 


"아… 그러고 보니 둘다 남친 없네요.. ㅠ.ㅠ 교수님이나 나나 참 안됐다. ㅠ.ㅠ 아마 비슷하겠죠?" 


수진이 나의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 할 만큼 쑥맥이 아니라면, 나도 수진의 답변을 이해하지 못 할 만큼의 바보는 아니다. 

"아마 비슷하겠죠?" 라는 뜻은 "아마 둘다 남친 없어서 야동을 보고 있겠죠?" 라는 뜻이 분명했다. 

지금까지 남친 없는 교수님이 야동을 본다는 이야길 했고, 설수진은 "남친 만들어서 섹스해라" 라는 의미가 담긴 말을 했었다. 

섹드립이 점점 고조되는것 같았다. 이렇게 말하는 여자는 이미 섹드립을 즐긴다는 것이다. 


"그럼 교수님이랑 같이 이야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러세요… 같이 동영상도 보고 ㅋㅋ" 

"네?! ㅋㅋ 으~ 징그럽게 그걸 교수님이랑 어떻게 같이 봐요?" 

"왜요? ㅋㅋ" 

"남자들은 같이 보고 그래요?" 

"하긴… 남자들도 같이 보진 않아요. 재미난거 나오면 돌려서 보긴 하는데." 

"어우~ 참 남자들이란!" 

"괜히 괜찮은거 찾는데 시간 버릴 필요 있나요? 친구놈에게 검증된걸 보는게 좋죠 ㅋㅋ" 

"ㅎㅎ 그럼 성찬씨도 검증하고 그래요?ㅋㅋ" 


이 여자 내 생각보다 세게 나온다. 


"ㅎㅎ 가끔씩이요. 저는 주로 배포 하는 쪽이 아니라 얻어서 보는 쪽이라. 

제 친구들이 다 공대에 다니고 컴퓨터를 잘하고 하니까 그런쪽에 더욱 능숙한것 같아요. 

전 잘 모르는데 친구들 때문에 다 버렸어요." 


"ㅋㅋ 원래 그랬던건 아니고?"

"아녜요. 순수했어요." 

"알았어요 그렇게 믿어 줄 게요." 

"고마워요.ㅋㅋ 근데 이렇게 비밀을 이야기 하고 나니 정말 더 친해 진것 같지 않아요?" 

"그러네요. 건배!" 


건배를 하고 맥주를 마셨다. 


"혹시.. 유진 교수님 비밀 더 없어요?" 

"제가 보니까 …" 

"네…?" 


내 말에 그녀가 집중하기 시작했다. 


"에이… 아니다 확실한것도 아닌데 이렇게 괜히 말했다가…" 

"뭐에요? 빨리 말해봐요~ 저 입 무거워요." 

"여자들은 안 그렇던데?" 

"노노… 저는 정말 입 무겁다고요. 약속해요." 


다시 한번 그녀와 새끼 손가락을 마주 걸었다. 


"그럼 말 할게요. 아직 확실한건 아니니까 흘려 들으세요." 

"네." 

"제가 볼 땐 유진 교수님이랑 김해준 교수님이랑 뭐 있는것 같아요." 

"둘이 친하시잖아요." 

"저도 그건 알죠.... 근데 그게 이상인 듯 해요." 

"네? 왜요? 그리고 그거 이상이면…?" 


수진씨가 흥분해서 물었다. 


"음… 오피스부부 같은거?" 

"오피스부부요?" 

"몰라요? 오피스 부부?" 

"처음 들어 보는데…" 

"스마트폰 가져 왔어요?" 

"네." 

"그럼 검색해 보세요. 제가 말 해주는것 보다 더 좋을 거에요. 


그녀는 검색창에 "오피스부부"를 치고 기사와 블로그 지식인 등을 읽고 있었다. 한참 시간이 흘렀다. 


"아~ 이런거구나. 근데, 왜 그렇게 생각해요?" 

"뭐.. 그냥 옆에서 좀 보니까. 보통 친구 사이나 동료는 아닌것 같더라고요." 

"하긴 서로 신입이고 오랜 친구니까 그럴 수 도 있죠." 

"에이…그거 이상이라니깐요. 그 정도면 수진씨에게 말할 비밀도 아니죠!" 

"그거 이상이면…?" 


그녀가 얼굴이 붉어지면서 상상에 잠겼다. 아마 그녀도 그 이상이 뭔지 알아챘고, 그 이상에 대해서 지금 상상하고 있었다. 


"맞아요. 아마도 그럴거에요. 지금 수진씨가 상상하고 있는거…" 

"네? 지금 제가 뭘 상상하는 줄 알고? ㅋㅋ" 

"ㅋㅋ 그런가? 어리석은 말이었나? 암튼.. 지금 둘의 사이는 오피스라는 단어 보다는 부부 단어에 더 집중을 해서 이해해야할 

것 같아요. 적어도 제 느낌은 그래요.. 수진씨도 지금 그거 상상하고 있던거 아니에요? 전 그랬는데 ㅋ" 


"ㅎㅎㅎ 네 사실은 맞아요."


그녀가 순순히 인정하면서 다시 맥주를 마셨다.  


"수진씨는 그래도 제자이고 교수님 자주 보고 하니까 같이 밥 먹거나 차 마시거나 하면서 슬쩍 찔러보는거 어때요?" 

"에이.. 저 교수님이랑 그렇게 친하지 않아요. 오히려 밤 시간에 같이 일하는 성찬씨가 더 친할것 같은데... 

교수님이랑 같이 문서 작업 하면서 무슨 이야기 해요?" 


"뭐 이런 저런 이야기 해요. 근데 서로 이야기 안 하고 자기 일만 할 때가 더 많은것 같아요. 저도 딱히 할 말도 없고."


"그렇구나.. 에이.. 근데 아무리 그래도 우리 교수님이랑 김해준 교수님이랑 그런 사이는 아닐거에요. 

김교수님 결혼하신지도 얼마 안됐는데.. 지난번에 사모님 학교 왔을 때 보니까 되게 이쁘시던데 그런 부인을 두고 바람이라니 

그것도 오랜 친구이면서 동료랑."


"에이..남녀 사이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집에서 있는 시간보다 학교에서 있는 시간이 월등히 많은데."

"그러니 그런것 같기도하네요. 저도 학교에서 마음 터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는데." 

"같이 방 쓰는 대학원 생들이랑 친한거 아니에요?" 

"학부 때는 그랬는데, 아무래도 대학원에 오니까 다들 각자 지내는것 같아요. 이야기도 딱 할 말만 하고... 

게다가 나이도 다르고 세부 전공도 다르고 해서 할이야기가 없어요. 

간혹 나이 지긋하신 분도 계시고... 제가 제일 막내라서 더욱 그래요." 


"아~ 그렇구나. 전 같은 방 쓰니까 되게 친할줄 알았는데 아쉽겠어요. 심심하기도하고."

"네 그렇죠~ 그럼 다시 건배!" 


주량이 맥주 1캔이라던 그녀는 계속 마셨다. 

이러다 취하는거 아니야? 근데 아마도 자기 방이 바로 옆에 있으니까 취한다 하더라고 걱정이 없어서 계속 마시는것 같았다. 


"무리하시는거 아니에요?" 

"어차피 내일 토요일이고 바로 옆이 제 방인데요.. 뭐. 졸리면 바로 들어가서 자면 돼요.. 

원룸 친구 생기니까 이게 정말 좋네요. 예전에 동네친구 있었으면 했는데 교수님 덕분에 원룸친구 얻었어요." 


"저도요. 원룸에 살면 방 안에만 처박혀 있어서 외로웠는데…"


그렇게 또 한 목음을 마셨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두캔 사온 맥주를 한 캔 씩 다 먹게 되었다. 


"한 캔 씩 더 사올까요?" 

"그럴래요? ㅋㅋ 이건 수진씨가 샀으니까 제가 나가서 사 올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네. 고마워요." 


잠바를 대충 걸쳐 입고 집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맥주 2캔을 샀다. 일부러 제일 큰걸 샀다. 

방으로 다시 올아왔다. 오는 길에 계단에서 커플을 만났다. 그들도 자기네 방으로 가고 있었다. 

근데 그 남녀는 305호로 들어갔다. 밤에 신음 소리를 내면서 섹스를 하던 애들이 쟤네들 이구나.. 아~~ 부럽다. 


그녀는 내가 없는 방에서 무얼 하고 있었을까? 궁금하다. 혹시 내 컴퓨터를 뒤지거나 옷장을 뒤지거나 하진 않았겠지? 

앗! 그러고 보니 305호에서 훔쳐온 팬티와 해준 교수님의 부인 현정씨의 팬티를 담아둔 상자가 책상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혹시 열어 본 것은 아니겠지? 뭐 그래도 큰 상관은 없었다. 


방으로 들어오니 수진씨가 혼자 있기 심심했었는지 나를 반겨주었다. 두번째 캔을 까서 건배를 했다. 

그녀의 얼굴이 많이 달라 올랐다. 나는 뭐 소주 2병도 거뜬하게 마셔서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참! 지금까지 유진 교수님 비밀만 이야기 했는데 수진씨는 비밀 없어요?" 

"저요? ㅋㅋ 전 비밀 없는데…" 

"에이.. 비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게다가 여자인데…" 

"여자는 왜요?" 

"여자는 비밀같은 존재잖아요. 질투심과 비밀 없는 여자는 여자가 아니라고 들었는데. 아닌가요?" 

"ㅋㅋ 그런가? 암튼 저는 정말 비밀없어요." 

"에이…비밀 이야기 하고 있으면 재미있는데.. 아쉽네요." 

"미안해요. 내가 이렇게 비밀이 없던 여자였나..ㅋ" 

"그럼 제가 하나 더 공개할까요?" 

"뭘요? 우와 궁금하다. 누구에 대한 비밀이에요? 성찬씨? 아니면 유진 교수님?" 


그녀가 되게 궁금하다는 듯 눈을 초롱초롱 하게 떴다. 


"유진 교수님이요." 

"또 무슨 비밀인데요?" 

"아까 유진 교수님과 해준 교수님이 오피스부부 같다고 한거 안 믿으셨죠?" 

"네. 아무래도.. 전 그냥 친하게 지내는 사이이지 그 정도는 아닌것 같은데…" 

"여기…물증이 있어요." 


난 내 전화기를 꺼냈다. 그리고 녹음 파일을 열었다. 익숙한 남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왜? 무슨일이야?" 

"아…아니야." 

"싱겁기는.. 근데 왜 그렇데 땀을 흘리고 있어? 무슨일 있는거 아니야?" 

"아…아니야. 걱정하지마. 히터를 좀 세게 틀어 놔서 그런가? 아까전에 정전이 되어서 히터가 안나와서 추웠거든.. 

전기 들어오고 나서 좀 세게 틀어 놨더니 덥네…"> 


"어! 이거 유진 교수님이랑 해준 교수님 목소리 맞죠?" 


나는 말 없기 고개만 끄덕였다. 


"그런데 어떻게?" 

"그냥 들어 보세요. 제가 나중에 말해 줄게요." 


녹음의 음질은 매우 좋았다. 


<"집에 언제 갈거야?" 

"곧… 한 한시간 쯤 있다가." 

"그래? 오늘도 할래?" 

"뭐…뭘?" 

"흐음… 항상 그렇게 뺀다니까. 하면 좋아하면서." 

"뭐..뭐…뭐…뭘… 빨리 가!"> 


이 정도 까지 듣고 나는 정지 버튼을 눌렀다. 놀란듯이 듣고 있던 그녀는 내가 갑자기 정지 시키자 나를 쳐다 봤다. 


"왜 멈춰요?" 

"이제 유진 교수님이랑 해준 교수님의 관계를 아시겠죠?" 

"놀랐어요. 저기... 한다는게... 제가 생각한 그거맞죠?" 


이번에도 나는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더 있어요? 이게 끝이에요?" 


난 이번에도 말 없이 다시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졌다. 

좀 더 자극적인 그리고 직접적인 대화가 이어졌다. 


< "알았어 갈거야. 오늘은 와이프랑 할거야. 어제도 늦게 들어가서 못 했더니 좀 미안하더라고... 

오랜만에 기다렸던것 같던데 먼저 자더라. 오늘 가서 한번 해주려고. 어제는 자기 한테 힘을 너무 써서 ㅋ" 


"그래! 와이프 한테 더 잘해!"

"그래야겠어. 어젠 내가 좀 미안해서 하자고 했는데도 싫어하더라고 만질려고 해도 손을 거부하고… 

평소에는 안 그랬는데. 완전 너 같았어. 도도하게" 

"무.. 무슨소리하는거야. 빨리가!"> 


그녀는 상기된 채 두 사람의 녹취를 계속 들었다. 흥분하고 있는건가? 호흡이 더 빨라 지는 것 같았다. 


"서…설마… 유진 교수님이 해준 교수님이랑 자…잤어요?" 


< "아! 흡~" > 

녹음 속 유진 교수님이 짤게 높은 소리로 놀라는 비명을 질렀다. 아마 내가 유진 교수님의 은밀한 곳을 터치한 순간인것 같다. 

그 때 느낌이 생각났다. 


< "아까부터 왜 그러는거야? 정말 무슨일 있는거 아니야?" 

"아…아무 것도 아니야. 갑자기 속이 좀 안 좋아서." 

"그래? 왜?" 

"저녁을 너무 허겁지겁 먹었나와. 걱정하지마. 빨리 가서 공부나 해!" 

"알았어. 너무 그러지 마. 나 간다. 가기 전에 내 방에 한번 들려!" 

"어…어…!"> 


그리고 파일이 정지 되었다. 다 들었다. 그녀는 한동안 반응이 없었다. 내가 먼저 말을 이었다. 


"맞죠?"

"그런것 같네요. 생각도 못했는데…"


혹시나 내게 "녹음을 어떻게 했어요?" 라고 물으면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러지 않았다.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 

"아...그냥.....김교수님이랑 우리 교수님이요. 앞으로 유진 교수님 얼굴 어떻게 보죠? 부끄러울것 같아요. 

그리고 해준 교수님이랑 우리 교수님이랑 같이 있는걸 보면 계속해서 그 쪽으로만 생각날 것 같아요. 아이구…" 


"아까전에 수진씨가 교수님이나 수진씨나 같이 남자친구 없이 외롭게 지낸다고 했잖아요?"

"네." 

"알고 보니 수진씨만 혼자 외롭게 지내는거였어요. 교수님에게도 남자가 있네요. 외로움을 달래주는…" 


난 "외로움을 달래주는" 이라는 말을 할지 아니면 "야동처럼 행동하는" 이라는 말을 할지 엄청 고민했다. 

그러다가 그래도 좀 더 은유적으로 표현을 하는게 아직은 나을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 

내 말의 의도를 파악했겠지? 그녀라면 그랬을것이다. 


한동안 말이 없었다. 아주 조용했기에 3층이지만 길에서 걸어가는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소리가 약하게 들렸다. 

그리고... 


"아~ 아~ 오빠~ 아~" 


내 방 맞은편 305호에서 나는 여자의 신음 소리도 들렸다. 소리가 되게 컷기에 수진씨도 충분히 들었다고 생각한다. 

이 자식들 집에 들어가자 마자 바로 시작한것 같다. 

나와 수진씨 모두 조용한 가운데 유진교수님과 해준교수님의 행동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옆방에서 실제로 그걸 하는 

커플의 신음소리를 들으니 엄청 흥분했다. 수진씨의 얼굴을 봤다. 

그 표정은 몰래 자위를 하다가 들킨 것 같은 표정이었다. 얼굴을 붉혔다.  


"수진씨!" 

"네?"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 

"아…아무것도 그냥…" 

"아까전에 학교에서도 친하게 지내는 친구 필요하다고 했죠? 마음을 터 놓고 지낼 수 있는 사이?" 

"네.. 그랬죠" 

"제가… 그 친구 해드리면 안될까요?" 

"네?" 

"오피스부부처럼요. 스쿨부부? 어때요?" 

"…" 


그녀가 얼굴을 붉혔다. 그러면서 나를 바라봤다. 입은 반쯤 벌어져 있었고 눈은 촉촉해져 있었다. 

술이 약간 올라서 상기되어 있었다. 


"조...조.... 좋아요." 

"전.. 유진 교수님과 해준 교수님 처럼 오피스 라는 단어 보다는 부부 라는 단어에 더 관심이 가는데 어때요? 

스쿨이라는 단어 보다 부부 라는 단어를 더 강조한 사이가 되는게?" 

"조... 조... 좋아요." 


"그럼. 지금 부터 시작하는게 어떨까요? 우리도 우리만의 비밀을 갖는 거에요. 

김교수님과 이교수님이 그랬던 것 처럼. 비밀을 공유하면 친해진다고 했잖아요. 그게 딱 들어 맞는것 같아요."


"네... 그래요"


밥상을 마주 보고 있던 나는 그녀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305호에서 신음 소리가 들리고 나서 부터 설수진은 당황한 듯 수동적으로 변했고, 나의 권유에 긍정적인 대답을 보였다. 

수진씨가 많이 흥분 한것 같다. 


"아~ 아~ 오빠~ 너무 좋아~" 


305호의 커플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설수진이 눈을 감았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그 절정으로 향하는 레이스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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