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집의 여인들 - 10편 > 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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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하숙집의 여인들 -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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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72,772회 작성일 20-03-23 16:50

본문

"아앙.."


시간은 새벽 4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내방에 찾아온 화인선의 알몸에 내 시선을 자극한다.

화인선은 길고 잘 빠진 다리를 내 허리에 감고 연신 신음을 뱉어내고 있었다. 

나와 화인선은 다른 사람의 눈이 있으므로 새벽에만 이렇게 밀회를 즐기고 있었다. 


"오빠아.."


인선의 보지가 내 자지를 꽉 물고는 놓아주지 않는다.

그녀의 질 근육이 좆뿌리에서 부터 귀두까지 차례차례 지긋이 누르며 왕복하고 있었다. 


'역시...과연 명기야.'


화인선의 보지는 언제 범해도 하숙집 여자들 중 단연 최고였다.

게다가 무용으로 다듬어진 가날픈 허리에 대조되는 큰 가슴은 얼굴을 묻고 싶은 포근함이 있었다. 

나는 화인선의 가슴을 움켜쥐고 미친듯이 허리를 흔들어 대었다. 

그러나, 그녀의 질 조임의 힘이 거세서 자지는 약간 느린 속도로 그녀의 보지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것은 큰 쾌감이자 고통이었다. 단순히 질 입구가 좁은 것이 아니다.

그녀의 질근육 힘은 유연하면서도 강했다. 

그 모든 것들과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얼굴에 가득 번지는 신음 언제나 그녀와 섹스하기 전엔 유달리 내 가슴이 뛰었다.


"오빠..키스,.."


그녀는 애타게 내 입술을 갈구했다.

내 입술이 그녀의 혀에 닿자마자 그녀의 따뜻한 혀가 나의 혀와 엉키기 시작했다. 

추읍,. 

그녀와 나의 혀가 한바탕 싸움을 벌이는 와중에도 내 자지는 그녀의 질 입구를 쉴틈없이 두드리고 있었다. 

내 허리를 두른 화인선의 다리에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더욱 다리에 힘을 주어 내 허리를 압박하자, 나는 더이상 피스톤 운동을 할수 없었다. 


"헉.."

나는 놀라움에 신음성을 흘렸다. 

그녀의 보지가 조금씩 움찔거리며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내 사정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인선아..나,.."


화인선은 내 말에 들은척도 하지 않고는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는 엄청나게 흥분하고 있었다.

게다가 내 사타구니를 촉촉히 적시는 그녀의 애액 그녀 역시 절정으로 다다른 모양이었다.

나는 황급히 그녀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 내었다. 참고있던 정액이 그녀의 배위에 폭발하 듯 뿜어졌다.


"하아...하아.."

그녀는 만족스런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았다. 화인선은 안에다 사정하는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욕정에 눈이 멀어 사고를 칠 순없는 노릇이었다. 


"기특해.... 절제했네?"


인선은 사랑스럽다는 듯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아.."


나는 며칠새 쉴새없이 몸을 섞은 탓에 나도 조금 체력의 한계가 오는거 같았다.

하지만 오인오색의 각각다른 그녀들의 매력은 나에게 자제를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화인선의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 듯 누웠다.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지만, 우리 둘다 몸 위의 애액은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한채 뜨거운 키스로 후희를 즐기고 있었다.


"사랑해 오빠."


화인선은 내 입술에 살짝 뽀뽀를 했다. 나는 양심상 그녀의 사랑 고백에 똑같이 사랑한다고 할 수 없었다.

그러기엔 그녀와 지혜의 순정을 너무 짓밟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대답대신 그녀를 끌어 안았다.

그녀의 가슴이 내 가슴에 밀착되며 묘한 촉감을 주었다. 


"오빠 근데 첫 출근 전날부터 이렇게 무리해도 되는거야?"


하기사 오늘이 첫 출근 이었다.

나는 예상대로 무난히 엔에스에 합격했으며, 오늘이 내 사회 첫 걸음의 날이다. 

이제 한시간 후면 아침 6시.. 9시 출근이므로 이것저것 준비해서 나가야만한다.

출근길에 막히는것은 자명한 일이므로 30분 거리지만 1시간은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그녀가 내 손을 잡고 욕실로 이끈다. 뜨거운 물이 몸에 닿자 약간 노곤해 지는 내 몸을 느꼈다.

어쩌면 나는 하숙집 여자들을 다 섭렵한 것이 실수라고 느껴졌다. 

그도 그럴것이, 소명은 늘상 나에게 섹스의 신호를 보내왔으며, 승희도 언제나 자신을 맘껏 범해주길 원한다.

그리고 화인선과 지혜에게는 연인으로써의 따뜻함도 보여주어야만 했다.

그나마 한영은 다른 여자들과 달리 별다른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모델일로 인해 한영이 이 하숙집에서 가장 바쁘기 때문이었다.


화인선의 몸과 내몸이 서로를 끌어 안았다. 샤워기의 물을 같이 맞으며 나는 화인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귀여움을 극대화 시켜주는 큰 눈과 작지만 오똑한 코. 그리고 앙증맞은 입술. 현지혜가 소녀같은 귀여움이라면 화인선은 

순정만화에 나오는 귀여운 케릭터의 느낌이었다.

물론 잠자리에서는 그 귀여움을 찾아볼수 없지만, 화인선은 수건을 두르고 나왔고, 나는 알몸으로 내 방에 나와 물기를 

닦아 내었다.


"어디보자.."


화인선은 내 옷장을 열어 몇벌의 정장을 꺼 내었다. 나는 담배를 한대 피워물고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화인선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마치 중요한 회의에 나가는 남편을 챙기는 것처럼, 그녀는 수트하나하나 새심하게 관찰했다.


"첫 출근이니까 무난한 어두운계열 색상이 좋겠지?"


몸에는 얇은 수건을 두르고 머리 역시 수건으로 싸맨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

그녀는 내가 살짝 웃고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번엔 와이셔츠를 꺼내 들었다. 

그녀가 코디한 색상은 블루블랙의 수트에 흰색 와이셔츠였다. 

넥타이는 와인색을 꺼내 흰색 셔츠위에 대강 둘러보고는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자자.. 이제 됐다. 구두는 갈색이나 와인색으로 신어. 그럼 이쁠거야."


인선은 나를 보며 귀엽게 웃었다.


"니가 입혀줘."


나는 예의상 속옷은 입고 그녀앞에 섰다.


"오빠는 완전 애기 라니까.."


그녀는 살짝 웃으며 내게 와이셔츠를 입혀주고는 바지를 내 밀었다.

바지를 입고 벨트를 메는 동안 인선은 넥타이를 둘러주었다. 나는 고개를 살짝 내려 넥타이를 메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현모양처같은 그 표정에 그녀의 어깨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 


"와.. 우리오빠 옷빨 너무 잘받아!"

"그래?" 


나는 살짝 웃으며 거울을 바라보았다.


"응! 정말로! 어깨도 넓고 키도 커서 이거 회사 여자들 홀리고 다니는거 아니야?"


화인선은 살짝 흘기는 눈으로 나를 보며 칭찬을 했다.


'기술지원부서는 남탕이라고...'


사실상 여자가 많은 회사라면 숱한 염문을 뿌릴 자신이 있었다.

한 집사는 그녀들을 몽땅 해치웠기 때문일까? 이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이란 말인가... 

화인선은 수건을 풀고는 속옷을 입기 시작했고 ,금새 집에서 입는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이 되었다. 


"언니한테 말해뒀어. 오늘 오빠 첫 출근이라 아침 일찍 먹는다구.. 난 내 방에서 좀 눈붙일테니 오빠 밥먹어."

"알았어. 고마워." 


화인선은 내 입술에 살짝 키스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식당으로 가자 고소한 스프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와.. 오늘은 양식인가요?"


나는 주인누나를 보며 싱긋 웃고는 자리에 앉았다.


"아.. 민혁이 왔네...응...너무 이른 아침이라 밥은 부담될까봐.."


주인누나는 약간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상에는 버터를 발라 구운빵과 잼 셀러드,구운 햄과 후라이, 그리고 스프가 차려져 있었다. 


"와~역시 센스있으셔 누난. 잘 먹을게요."


나는 생긋 웃으며 말했지만 누나는 나에게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당황했다.


"그.. 그래.. 맛있게 먹고 첫 출근잘해.. 아참.. 내정신좀봐.. 빨래 돌려야하는데.."


누나는 나를 피하 듯 주방을 나서 사라졌다.


'저 누나가 왜 저러지?'


나는 평소와는 눈에 띄게 다른 누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내 식사를 하고 정장자켓을 입었다.

휴우.. 쌀쌀하구나.. 나는 겨울아침의 사늘함을 느끼며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첫출근..별거 아냐. 잘할수 있어. 나는 룸미러에 비친 내 모습에 살짝 미소를 띄우고는 회사로 향했다.


출근길은 예상외로 그닥 밀리지는 않았다. 회사는 모든 직원의 주차를 지원해주고 있었다.

나는 간단히 파킹을 하고는 엘레베이터에 올라 기술지원부인 7층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아..네..안녕하세요" 


엘레베이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론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나는 싹싹하게 인사를 했다.

승강기안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5층에서 내리는 모양이었다. 

5층은 영업및 특판부서로써, 본사에서는 가장 많은 직원들이 있는 곳이었다. 


"기술지원부쪽 신입이신가 봐요?"


내 옆에서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160정도의 작은 키의 여성이 보였다.

평범한 얼굴이었지만, 미소가 매우 이쁜 여자였다. 


"앞으로 자주뵈요~. 저도 한달밖에 안되었거든요."

"아...네.. 전 서민혁이라고 합니다.." 


내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문이 열렸고, 그녀는 살짝 웃으며 목례를 한 후 내렸다.


-경영지원 회계부 지서현- 나는 날렵한 눈썰미로 그녀의 사원증을 확인했다.

전혀 호감은 가지 않았지만, 친절한 마음씨가 고마워서였다. 

다음에 보면 내가 먼저 인사를 해야겠군. 중얼거리는 동안 승강기는 7층에서 멈추었다. 

문이 열리자 많은 사람들이 일이 시작되기전 한자리에 모여 티타임을 갖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출근하는 서민혁이라고 합니다."

"네.반갑습니다." 

"반가워요." 


커피를 마시고 있던 6명은 모두 남자였다. 기술지원부서의 특징이기도 하다.

모두 나를보며 미소를 띄며 날 맞아주었다. 

뭐 개중에 전혀 무관심하게 날 바라보는 사원들도 있었지만, 사회라는건 철저한 자기방어의 집합이다.

저렇게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내 평가의 잣대는 내 업무 능력이었다. 

나는 어떻게든 인정을 받기로 결심했다.


"좋은아침."


난대없는 여성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고,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차장님."


그녀는 면접때 봤던 윤민희차장 이었다.

살짝 달라붙는 정장바지에 카키색 자켓을 걸친 그녀는 전보다 세련된 모습이었다. 


"오늘이 첫 출근이군요? 성함이...?"


그녀는 무관심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인사치례를 했다.


"네. 서민혁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동혁씨. 민혁씨 자리 배정해주고, 인사부에 민혁씨 사원증 만들어 달라고 전화걸어요." 


그녀는 내 인사를 받는둥 마는둥 하더니 내 옆의 사내에게 지시했다.


"알겠습니다."


동혁이라 불린 사내는 나를 살짝 툭 치며 말했다.


"젊은거 같은데 몇살이에요?"

"네. 올해 스물일곱 입니다." 

"크..역시 신입사원다운 나이네. 선동혁입니다. 서른이구요. 잘해보자구요." 

"네. 잘부탁드립니다." 


동혁이라 칭한 사내가 나를 이끌고 자리를 배정해 주었다. 기술지원부는 차장까지 해서 모두 7명이었다.

차장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각자의 책상이 배치되어 있었고, 파티션으로 나뉘어져 있는 전형적인 회사의 모습이었다.

공교롭게도 내 자리는 윤민희 차장의 자리와 가까운 자리였다. 


"일 시작합시다. 오늘도 수고하시구요."


윤민희 차장의 말에 모두 일사분란하게 자리에 앉아 업무를 시작했다.

'난 뭐부터 해야하지?'내 앞에는 컴퓨터하나가 달랑 놓여있을 뿐이었다. 

제품에 대해 공부나 해야겠다 생각하는 찰나 윤민희 차장이 나를 불렀다. 


"민혁씨는 오늘 처음이니까. 우선 이것부터 숙지하세요."


차장이 내민것은 방대한 양의 서류철이었다.

엔에스에서 생산하는 제품정보와 회사개요등이 적혀 있었다. 


"알겠습니다."

"아..그리고 이거." 


윤민희 차장이 다시 나에게 내민 것은 19인치의 LCD액정이었다.


"우리회사에서 쓰는 패널이에요. 분해해보고 대충 익히도록 하세요. 실무는 내일부터 들어가시구요."

"알겠습니다." 


그녀는 내게 말을 마치고는 더이상 내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나는 내 자리로 돌아와 서류철을 읽어 나갔다. 


'직장생활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나는 문득 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두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비로소 나는 사회에 던져져 숨쉬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시작해 보는거다.'


"오늘 모두 수고하셨어요. 서민혁씨가 들어오고 했으니, 이번주 금요일날 환영회를 하도록하죠."


윤민희차장의 말에 모두들 업무를 마감했다. 기술지원부의 업무는 그녀에서 부터 시작되고 끝난다.


"이봐.. 정말이지?"


선동혁이 나를 툭치며 말했다. 그가 업무전에 했던 말이 뇌리를 스쳤다.


"윤민희 차장은 말이야..웃질 않아.완전 얼음녀라고..나 1년일하면서 웃는거 몇번 못봤다니까?"


과연 그녀의 표정은 하루종일 단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

와우.. 정신없던 첫출근이 이렇게 끝이 났다. 

나는 이를 악물고 업무에 매진한 결과 제품군의 정보를 모두 머릿속에 입력하는데 성공했다. 


"첫 출근 치곤 아주 잘했어요. 내일 부터는 서비스센터에 가서 직원들과 안면을 트도록 하시구요."


그녀는 칭찬 역시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말하는 모습이었다.


"아..네...알겠습니다."


서비스센터가 고객의 물건을 수리하는 곳이라면, 기술지원부는 그들에게 원천적인 소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필수 불가결의 공생관계인 부서기도 했다. 나는 부서 사람들에게 인사하고는 밖에 나와서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밀려왔다. 

역시 좀 쉬었어야 했나..나는 세삼스레 조선시대 왕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후궁이 많은 왕의 생활 행복한 고민이지만, 나 역시 비슷한 위치였다.

게다가 나는 여자들 개개인의 비밀을 유지해야 했으며, 또 그 상황에 언제나 눈치를 봐서 행동해야했다. 

잔머리가 어렸을적부터 뛰어난 나 였기에 가능한 일인거 같다. 


와...휴대폰을 신경쓸 여유조차 없었구나.. 과연 내 휴대폰에는 부재중 전화가 밀려있었고, 메세지도 3개나 있었다.

놀랍게도 부재중 전화는 단 한통만이 친구상호 녀석이었고, 나머지 5통 정도가 지혜의 전화였다. 

무슨일일까.. 나는 차를 출발시키지 않고, 메세지함을 열었다. 


-오빠... 지혜에요. 오늘 첫 출근 잘했어요?-

-오빠.이 근처 온김에 오빠회사앞에 있어요. 기다릴게요... 언제끝나요?- 

-빨리와요..너무 춥단 말이야 ㅠㅠ- 


세통역시 모두 지혜의 문자였다.


 이런 바보..나는 통화버튼을 눌렀고, 신호음 몇번만에 지혜의 반가운 목소리를 확인할수 있었다.


"오빠!!"


그녀는 마치 오래 기다린 전보를 받는 사람처럼 설레는 모양이었다.


"어디야?"

"오빠 회사 앞이에요. 여기 계단있는 부분.." 

"우리회사 위치는 어찌 알고.." 

"인터넷에 찾아봤어요. 워낙 유명한 회사라 나오던걸요." 


지혜는 내가 전화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듯 신이나서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차를 몰아 밖으로 나갔다.

털모자에 목도리로 완전 무장한 작은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얼른타 지혜야."


나는 창문을 열고 외쳤고, 지혜는 신이나서 차에 탔다.


"이 바보.. 어디라도 들어가 있지..."

"그러다가 오빠가 문자 못보고 지나쳐 가면 어떡해요.." 


지혜의 손은 장갑을 꼈음에도 얼음장 같이 차가웠다. 나는 차의 비상깜박이를 켜고 그녀의 두손을 꼭 잡아주었다.

지혜는 뭐가 그리 기쁜지 싱글벙글이었다. 


"첫출근 잘했어요... 오빠?"

"지혜야." 

"네?" 

"앞으로 기다리지마." 


내 말에 지혜는 깜짝 놀라며 나를 바라보았다.


"이러다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내 탓 할거야?"

"오빠탓 안해요...오빠가 너무 보고싶어서..그래서..." 


이윽고 지혜의 눈에는 커다란 눈물방울이 고였다.


"왜 울어..혼내는것도 아닌데.."


나는 지혜의 눈에 눈물을 닦아주자 결국 서러운지 울음을 터트렸다.


"아고...이 어린애..그만울어 지혜야. 오빠가 잘못했어."


나는 지혜를 안고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녀는 내 품에 안겨 내 목을 감싸쥐더니 훌쩍거렸다.


"미안해요..방해하려는거 아니었어요.."

"니가 온게 방해되거나 불편한게 아니야..이러다가 감기 걸리는게 싫을 뿐이야." 


내가 다독인 결과 그녀의 눈물이 조금씩 멈추기 시작했다.


"저녁먹었어?"

"아뇨..오빠랑 먹으려구..." 

"으이그~~" 


나는 지혜의 볼을 세게 꼬집었다. 그녀는 뾰로퉁한 표정을 지었지만, 기쁜 표정이었다.


"뭘 제일 좋아하니?"

"음...저는...스파게티요." 

"누나한테 전화했어? 늦는다고?" 

"네.오빠랑 같이 먹는다고는 안하고 친구만난다고.." 


나는 지혜의 털모자 위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내 손길에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 듯 훌쩍거림도 많이 멈춰 있었다. 


"오빠가 맛있는 스파게티 사줄게. 대신 다음에 와서 기다릴땐 오빠한테 연락주고 실내에 들어가있어. 알았지?"


지혜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젠장...너무 순수해...너무... 나는 내 자신이 경멸스러워 짐을 느꼈다. 

그녀는 나를 자신의 남자로 낙점짓고 있었고, 놀랄만큼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순수한 지혜의 사랑과 헌신적인 화인선의 사랑은 나를 더욱 죄책감으로 몰고갈 뿐이었다. 


하지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는 늘 욕망에 기대어 생활하고 있었다.

나는 어느 정도 차를 몰아 예전에 와봤던 스파게티집에 도착할수 있었다. 

서울에 처음 왔을때, 나이트에서 여자를 꼬시고는 그날 먹지 못하고 다음날에 여기서 스파게티를 사줬던 적이 있었다.


웃기게도 그 여자와는 호텔입구도 못 가봤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나이트를 가지 않는다. 그날의 실패가 짜증으로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스파게티집의 귀여운 인테리어는 지혜의 입맛에 딱인 모양이었다. 

언제 울었냐는 듯 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며 내손을 잡고 따라오고 있었다. 

지혜는 까르보나라를 주문했고, 나는 느끼한걸 싫어하기에 해물스파게티를 주문했다. 


"오빠.."

"응?" 


갑작스런 지혜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빠는....저기..."


대단한 질문인지 그녀는 한참 뜸을 들였다.


"여자경험이...많...많죠?"

"하하하하하" 


나는 귀여운 질문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저.. 전 진지하게 물어보는거라구요."


지혜의 사뭇 귀여운 반응에 나는 살짝 웃으며 되 물었다.


"여자경험은.. 사귄 여자를 말하는거야? 아님 섹스한여자?"


내 노골적인 질문에 그녀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그게...두..둘다요."


나는 지혜를 놀리는게 재밌어져서 싱글싱글 웃으며 대답했다.


"사귄 여자는 한명뿐. 섹스한 여자는 많지."

"저..정말요?" 

"그만좀 주위를 둘러봐. 그러다 목돌아가겠다." 

"챙피하단 말이에요." 


나는 그녀의 반응이 너무도 재미있었다.


"응.. 정말이야. 나 나쁜사람이지?"

"그럼...저도 오빠랑 같이 잔...여자중에 하나일뿐인가요?" 


나는 웃음이 가신 얼굴로 묵묵히 지혜를 바라보았다. 지혜는 내 질문을 기다리며 초조해 하는 듯 했다.


"그렇진 않지만 지혜야. 난 니가 생각하는거 만큼 좋은 남자가 아냐."


대놓고 말하면 스파게티집에서 지혜의 통곡소리가 울릴지도 몰랐다.


"하지만 노력할게. 너 많이 좋아할 수 있게. 짝사랑 만들지 않을게."


지혜는 묵묵히 앞에 있는 물잔을 만지작 거렸다. 어색한 정적이 흐르고 스파게티가 나왔지만, 우린 선뜻 포크를 들지 못했다.


"그럼.. 제가 노력할게요. 오빠가 많이 좋아할수 있게.. 어떻게 하면 되요?"


그녀의 진심어린 간절함에 나는 감동하고 말았다. 나를 이렇게 사랑해 주다니..더욱더 큰 죄책감이 들었다.


"저.. 저도 잘할수 있어요. 오빠 만족할수 있게...고..공부할게요."

"뭐를?" 


내 되물음에 지혜는 주위를 한번더 둘러보더니 소근대는 소리로 말했다.


"치.. 침대에서..그..그거 있잖아요. 오빠 만족할수 있게.."


나는 곤란한 웃음을 지을수 밖에 없었다.


"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인데도 좋아? 정말로?"

"네..좋아요. 저로만족 못해서.. 그래서 그러는 거잖아요.." 


나는 물을 마시다 하마터면 그대로 뿜을 뻔한 위기를 넘겼다.


"지혜야. 그게 아니라..."

"어떻게든 노력할거에요. 그래서 제가 유일한 여자가 될거에요." 


그녀는 입을 꽉 다물고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오빠도 노력할게... 지혜만 좋아할 수 있게. 됐지?"


지혜는 기다렸던 대답이 나온 듯, 환하게 웃었다.


"어서 먹자. 다 식으면 맛없잖아."


나는 지혜와 함께 하숙집에 돌아왔다. 차안에서 잠든 지혜를 깨우고는 일찍 자라고 이야기하고 오는 참 이었다.


"오빠 오늘 첫 출근 잘했어?"


복도에서 화인선이 지금 막 머리를 감았는지 수건을 두르고는 내게 말했다.


"당연하지. 칭찬도 받았는걸 뭐."

"와~~멋쟁이. 이뻐이뻐. 상으로 뽀뽀해줄까?" 


그녀는 조용히 속삭이 듯 말했지만, 뽀뽀한번에 걸리고 싶은 맘은 없었다.


"나중에. 둘이 있을때 상줘."


나는 덩달아 소근대고는 내 방에와서 넥타이를 풀고 그래도 침대위로 쓰러지 듯 누웠다.

으아아아.. 노곤한 피곤이 밀려왔다. 


똑똑똑.

잠시 쉬나 싶더니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오빠 나야~" 


문을 빼꼼히 열고 고개를 내민것은 한영이었다.


"응? 왠일..?"

"첫 출근은 어땠어?" 

"에휴 그만들좀 물어봐라. 녹음기가지고 다녀야겠네. 100점 만점에 100점이야... 됐지?" 


내 장난스런 대답에 한영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근데 그 인사하러 온거야?"


제발...제발 유혹하지마라. 너 유혹하면 나 견딜자신없다..나의 진심어린 생각이었다. 

내 자지는 내 뇌의 명령으로는 통제 안되는 놈이었다.


"아니. 주인언니 방에 가볼래? 형광등이 꺼졌어. 좀 갈아줬으면 하던데."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엥? 여태까진 누가 갈아줬었던거야.. 그럼?"

"그야 여자 여러명이 모여서 의자놓고 생쇼했었지 뭐... 하하." 


한영은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인 시원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암튼 오빠. 난 속옷만입고 있는 관계로 빨리 사라질게.가서 도와줘."


어쩐지...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있더라니...그 모습은 안보는게 약이지 속옷차림을 보면 난 또 그녀에게 덤벼들 것만 같았다.


"알았어. 옷갈아 입고 간다고 전해드려."

"오케이.... 부탁해용~~" 


그녀는 귀엽게 말하고는 문을 닫았다.

나는 대충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고 복도를 지나 주인집의 방문을 두드렸다. 


"누구니?"

"민혁인데요. 도와드리려고." 

"아.. 자..잠깐만.." 


문이 열리자 약간의 어둑어둑한 방이 보였다.

복도등에 비친 누나의 표정은 당혹스러움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 이게 등이 나갔나보네.. 민혁군이 해주겠어?"

"아.. 네..어려운일도 아닌걸요 뭐." 


주인누나의 머리에서 향긋한 샴푸냄새가 났다.

사실상 말이 아주머니지. 그녀는 30대 초반에 불과했고, 하숙집 주인이라는 직업치곤 관리를 잘한 미시에 가까운 여성이다.

아...결혼을 안했으니 미시는 아니구나. 노처녀라 해야했다. 


"어디보자..."


나는 의자를 가져와 형광등 밑에 놓고 올라가 불이나간 등을 떼어내었다.

팔을 올리는 바람에 티셔츠가 올라가 내 복근이 살짝 노출되었고, 누나는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새거 있어요?"

"응 여기.." 


주인누나는 내게 형광등을 내밀었고, 나는 손쉽게 등을 갈 수 있었다.

순간 방이 환해지며 방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인누나는 내가 갑자기 오자 옷가지를 급히 입었는지 긴 니트 가디건으로 옷깃을 여미고 있었다. 


"고마워 민혁군."


아예 다른곳을 쳐다보며 말을 하는 누나였다.


"근데 누나. 오늘 아침부터 왜 이렇게 피하세요?"

"아..아냐..내가 무슨...늦었는데 어서자.. 피곤할텐데." 


내 직감이 맞다면 누나는 날 피하고 있었다. 내가 뭘 잘못했지? 물론 잘못이야 했지...여자들을 다 따고 다닌거...

하지만 누나가 알리가 없었다. 그건 승희와 나만 아는 비밀이라 여겼다. 


"아니에요 누나. 제가 잘못한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저 어색한 거 정말 싫어요."


누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그.... 저번에 말이야.."


그녀가 힘들게 입을 열었다.


"말해주기 곤란한건가요?"


누나가 갑자기 현관문을 닫았다. 나는 묵묵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윽고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술한잔 할까 민혁군?"

"네에?" 


누나의 갑작스런 요청에 당황했지만,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누나는 소주와 오늘의 저녁 메뉴였던 듯한 찌개를 데워서 상에 차렸다. 

뭔가 나한테 할말이 있긴 한 모양이군.. 하숙집에서 나가라는 말을 하려는 것일까?

누나와 난 한참동안 말없이 서로 술잔을 기울였다. 


그게 틀림없군...젠장할... 이렇게 뜸을 들이는걸 보니 곤란한 이야기가 틀림없었다.

하숙집주인이 세입자에게 곤란한 이야기가 뭐가 있겠는가? 하숙집에서 나가라는 말을 할 참인거 같았다.

뭐라고 설득해야 할까.. 나는 끊임없이 머리를 굴렸다. 한참의 정적을 깨고 누나가 입을 열었다.


"저번에...한영이랑 뭐한거야?"


역시.... 걸려버렸구나... 한영은 누나의 옆방이었지..

그때는 욕정에 눈이 멀어 아무것도 몰랐지만, 한영의 신음소리는 그녀의 방안을 메웠었다. 

하숙집 구조는 한영과 주인집이 가장 가까웠다. 순차적으로 다른 방과는 떨어져있기에 들릴 염려가 없었다.

내가 승희의 방에서 승희와 맘껏 몸을 섞었던 깡의 원천도 같은 원리에서 였다. 


"죄송합니다. 물을 흐린거 같아서... 술취해서 그만..."


나는 반성하는 표정으로 머리를 숙였다.


"남자를 만난지 6년이 지났어..."


누나는 회상하 듯 떨리는 목소리로 술잔을 비웠다.

잠..잠깐..이거 이야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꾸짖음이 아닌 회상이라?


"그때 민혁이랑 한영이의 소리를 들으면서 한숨도 못잤어.,,그동안 먹고살아 보겠다고 남자는 내게 사치였지."


누나는 살짝 웃으며 꿈을꾸 듯 중얼거렸다. 이거였구나...이래서 술의 힘을 빌렸던 것이었다.


"그래서요?"


나는 적어도 누나가 날 쫒아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당당해지기로 했다.


"간만에 뜨거워 졌었지... 그때의 그 소리때문에 말이야."


아.... 나는 뒷통수를 맞는 듯한 충격이 일었다. 노골적인 유혹아닌 유혹이었다.

아니 그것은 협박이기도 했다. 주인누나의 입을 막아야 한다. 입을 막는 방법은? 그녀와 몸을 섞는 수 밖에 없을 거 같았다.


이건 정말 계획에 없던 일인데.... 그것은 누나가 못생겨서도 아니고 아줌마티가 나서도 아니다.

누나는 20대의 싱싱한 애들과 있어서 그럴뿐, 충분히 매력적인 연상이었다. 

그래서 모두들 아줌마가 아닌 언니 누나로 불리고 있는거 아니겠는가. 다만 그녀들의 존재가 너무 컸기에 그리고 누나는 

하숙집주인이라 잘못 건드릴수 없기에 생각을 아예 안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나는 문득 윤민희 차장을 떠올렸다.

그녀도 주인누나와 비슷한 연배였지, 왜 그녀가 떠오르는지는 몰랐다. 나는 빠르게 술잔을 비워 넘겼다.

시계는 어느덧 새벽 한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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