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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약사 아줌마 8 (마지막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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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84,248회 작성일 19-10-11 19:42

본문

인간이 만든 빛을 찾아 볼 수 없는 암흑의 상태에 있어본 적 있는가?
비록 약국 한쪽에 있는 골방이지만 약국 셔터를 내리고, 문을 닫은 상태의 골방은 암흑 그 자체였다.

심연의 어둠속에 빠져드는 아줌마의 허리운동.
질걱, 질걱, 소리를 내는 음부의 소리.
스스삭 거리는 살 비비는 소리.
나지막한 아줌마의 신음 소리.
나와 아줌마가 동시에 내뿜는 이산화탄소에 약국 골방의 벽지에는 금방이라도 이슬이 맺힐 것만 같았다.

문득 언젠가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기억이 났다. 데자뷰 라고 할까?

오늘 같은 섹스는 아니지만, 군 시절 무월광 취약시기가 되면 중대 전체가 매복에 들어갔었다.
그럴때면 인간의 시야가 닿는 그 어느 곳에서도 인위적인 불빛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달과 별빛조차 없는 곳에서 시각은 버려두고 청각과 후각 같은 본능적인 느낌으로 참호에 앉아있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는 제대 후 이런 경험을 하리라고 꿈도 못 꾸었었다.

삽입하고 갑자기 떠오르던 군 시절 기억 덕분에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문득 아줌마의 뜨거운 체온이 훅하고 느껴졌다.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아줌마 몸의 근육 전체가 탱탱해진다는 느낌일까? 부풀어 오른다는 느낌일까?
아..흐흐흥..... 하는 나지막한 신음소리를 내며 내 왼쪽 어깨위에 기대는 아줌마의 얼굴이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나도 울컥거리며 사정을 했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연기가 아닌 실제 오르가즘을 느꼈다는 걸.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남자로서의 뿌듯함이 올라왔다.

내 몸 위에 올라탄 아줌마의 젖가슴 끝에서 느껴지는 심장의 느낌이 내 가슴을 통해 같이 뛰는 게 느껴졌다. 쿵쾅 쿵쾅.
성기 윗부분을 맞닿은 아줌마의 치골에서 느껴지는 까끌거림.

평소 같으면 서둘러 빼고 흘러내리는 정액을 닦아야 했는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모든 행위가 나른했다.
귀찮았다는 느낌 보다는 마치 부드러운 침대 속에 있는 그런 느낌?
아침 출근 시간이 다가오는 걸 알지만 더 꾸물거리면 지각한다는 걸 알지만, 조금만 조금만 하며 뭉그적거리던         아침 기상시간의 나른함 같았다.
나는 누워있고, 아줌마는 내 몸 위에 올라탄 승마자세에서 둘 다 문득 잠이 들었나보다.
지나가는 화물차 경적 소리에 화들짝 놀래 일어났다. 서로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참을 깔깔거리다 아줌마의 얼굴을 양손으로 쓰다듬으며 깊은 키스를 나누었다.
달콤한 타액의 느낌.

영이가 기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어느새 영이는 잠들어 있다.
서둘러 아줌마가 차려주는 밥을 먹는데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게 행복일까? 또 다른 행복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맴돌았다.
그리고, 아줌마에게 미안했다.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의 삶 한 귀퉁이를 내어주는데 난 힘들다는 상황 때문에 예비군 
핑계로 이곳을 떠났고 업소 여자들과 즐기고 의심하고.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 주머니 속에 있는 휴대폰에 전화가 울렸다.
액정화면에 뜬 이름 ‘선미누나’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한참을 망설이는데 아줌마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말했다.
- 선미면 받아. 아까부터 너 궁금해 했어.

부담스러웠다.
꼭 바람피우는 남자 기분 같았다.

핸드폰을 들고 서재로 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속사포처럼 선미 누나 목소리가 쏟아져 들어왔다.
훈련은 어땠는지, 몸은 안 피곤한지, 밥은 어떻게 먹었는지, 또 언제 훈련 받으러 가는지 등등.. 
누나가 나에 대해 궁금해 하고 걱정해 주는 건 고마웠는데, 연인 입장에서 관심은 부담스러웠다.
약사 아줌마야 원래 예상을 하고 만난 관계지만, 선미 누나는 아줌마와 나와의 사이에 불쑥 끼어든
아니 선미 누나와 아줌마 사이에 내가 불쑥 끼어들었다고 해야 하나? 뭐라 말해야 할까?
아줌마를 사이에 두고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얼굴이라도 볼 겸 만나자는 누나의 부탁을 너무 피곤하다는 핑계로 약속을 주말로 미뤘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 피곤했다.
월요일부터 다시 시작된 일상이 정겨웠다.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이 생활에 벌써 익숙해진 거 같았다.
아줌마와 같이 약국에 출근하고 처방전 입력하고 단조로운 일상 같았지만, 그 생활 속에서 소소한 재미가 좋았다.
예를 들어 점심은 무얼 먹을까? 등등 가끔은 옆 매장의 재수 없는 미용실 원장과 같이 먹어야 했지만, 뭐, 그것도       상관없었다.
은근히 아줌마와 하는 사촌 동생과 사촌 누나 역할을 하는 역할 놀이도 재밌었다.
시시콜콜 물어보는 미용실 원장 앞에서 있지도 않은 어릴 적 에피소드를 만들어 냈다.
어릴 적 내가 오줌싸개 여서 매일 오줌을 싸서 소금을 얻으러 다녔다.
이웃집 새댁 목욕하는 장면을 훔쳐봤다 등등.
마치 군 시절 근무시간 사수를 위해 있지도 않은 성 경험을 지어내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선미 누나와 전화통화가 있던 그날부터 아줌마와 나 사이에 알 수 없는 묘한 긴장감 같은 게 흘렀다.
일주일 가까이 아줌마와 섹스가 없었지만, 아줌마도 나도 서로에게 요구하지도 원하지도 않은 이상한 일주일이         흘러서 선미누나와 만나기로 했던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아줌마와 선미누나 사이를 갈라놓고 싶지 않아서 내가 아줌마와 선미누나 사이에서 빠져 주기로 결심을 하였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잡고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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