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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

몰카에서 섹스까지 - 1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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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9가이드
댓글 0건 조회 3,241회 작성일 24-07-15 18:22

본문

고가의 거금을 들여 새로이 구매한 촬영장비를 내려다보며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벽면 스위치 형태로 위장된 이 캠코더
모델은 와이파이를 연동하여 아주 가까운 곳에서 실시간으로 촬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초 고성능의 신형 모델이었다. 물론
네트워크를 벗어날 정도로 먼 거리에선 쓸모가 없지만 바로 옆 방인 311호에서라면 문제될 것이 없었다.

나는 312호에 캠코더를 설치하고는 311호로 자리를 옮겨 촬영 내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장비들을 깔기 시작했다. 미리
서희 팀장의 숙소에 장비들을 가져다놓길 잘했다. 작업은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었고 3층 복도에는 인적이 뜸해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술자리가 이대로 내일아침까지 진행된다면 어쩌면 오늘밤 이 3층에는 아무도 올라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크크...................................................."

312호와 311호에 각각 필요한 장비들을 설치하고 나는 두 방의 열쇠를 열쇠구멍에서 뽑아내어 호주머니에 넣었다. 모니터링
장비가 설치된 311호의 문은 단단히 잠갔지만 위장용 캠코더가 설치된 312호의 문은 그대로 열어두었다. 준비를 마친 나는
서희 팀장이 지시한 대로 술 상자를 짊어지고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술자리는 여전히 흥에 겨워 있었고 나는 자연스럽게 서희 팀장에게 가져온 술 박스를 내밀었다. 미리 일러준대로 서희 팀장은
그 술병들 가운데에 병 부리에 우리만이 알아볼 수 있게끔 O, X로 표시해 놓은 맥주병 두 개를 꺼냈다. 그리고 O 표시가 된
맥주병을 열어 막내 장하진에게 술잔을 권했다.
 

"하... 하진아... 한잔 받을래?..................................................."

한심하게도 자기 팀원에게 술을 따르며 긴장하는 윤서희였다. 하긴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앞으로 자기가 따르는 이 술 한잔
때문에 자기 팀의 막내가 겪게 될 일을 생각하면 죄책감과 긴장감이 뒤섞여 심정이 말이 아닐 것이니 하지만 막내 하진이년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자기 팀장이 주는 지엄한 술잔을 넙죽 받아든다.
 

"넵!... 팀장님도 제 술 한잔 받으세요!.............................................."
"아... 나... 나는 맥주 말고 소주로........................................."

하진이년이 방금 전의 맥주병을 집어들려고하자 황급히 거부하는 서희 팀장. 당연한 일이다. 그 맥주는 알콜과 GHB, 일명
물뽕이라 불리는 약물이 혼합된 액체였고 자기 입으로 그것을 마시고 싶을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뽕을 탄 맥주를
하진이년이 벌컥벌컥 들이키자 그녀는 착잡한 심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는다. 
나는 잠시 뜸을 들인 후 적절한
시간이 지났다고 판단될 무렵 서희 팀장에게 고갯짓으로 지시를 내렸다.
 

"하진아... 잠시 밖에 나갔다 올까?....................................................."
"네?... 어디 가시게요?................................................"
"아... 그냥... 바람이나 좀 쐴까해서............................................."

어리둥절한 표정의 장하진이 팀장의 손에 이끌려 자리를 벗어나자 팀내의 미녀 두 명이 순식간에 빠져버려 남자 팀원들이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가져온 술 상자에서 X 표시가 된 특별한 술병을 꺼내들고는 2팀 좌중을 향해 말했다.


"자자... 우리끼리 한잔 더 합시다... 이건... 특별히 제가... 빈손으로 오기 뭐해서... 가져온 양주인데... 기획부 분들하고...
 나눠마시려고 가져왔습니다!... 한잔씩 하시죠........................................"
 

"이야... 양주?... 승환씨 최고!.................................................."

나는 기획부 2팀의 남자 팀원들에게 차례대로 양주를 한잔씩 따라주었다. 팀원들은 그것이 돼지 발정제가 섞인 술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잘도 그것을 받아마셨다. 일전에 내가 다영이 모녀에게 사용했던 것과 같은 최음제가 팀원들의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장하진. 그녀는 실제로 학창시절부터 주량에는 꽤 자신이 있었다.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술을 원활히 주고 받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그녀는 윗 사람들이 권하는 술을 고분고분 받아마셨다. 그리하여 회식 분위기가 밝아진다면 자신은 사랑받는
막내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뭔가가 이상했다.

그러고보니 방금 전에 마신 술 맛이 조금 이상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것이 일명 데이트 강간 약물 GHB라는 사실을 그녀가
알 리가 없었지만 말이다. 이렇게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것만 해도 그녀가 평소 술의 맛을 그만큼 자주 접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이상의 사리판단을 할 여력도 없이 약물의 기운은 그녀를 덮쳐오고 있었다.
 

자꾸만 감기는 눈꺼풀. 취기가 오른 것 같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정신이 혼미해지고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때마침
바람을 쐬러가자는 팀장님의 제안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그녀는 서희 팀장의 뒤를 따라 무작정
걸었다. 
팀장은 그녀를 3층으로 이끌었다. 312호의 문 앞에 서서 팀장이 문 손잡이를 돌려 열자 잠겨있지 않았던 문이 쉽게
열렸다.
 

"팀장님... 숙소엔 왜요..?.............................................."
"아... 그냥... 너 많이 마신 것 같아서... 나도 좀 취한 것 같고... 여기서 조금만 쉬다 내려갈까?............................"

얼떨결에 312호 안으로 끌려들어온 하진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아... 네... 그러면 밖에서... 바람을 쐬는게... 더... 낫지... 않.................................."

말을 하면서도 점점 더 내리깔리는 눈꺼풀. 서희 팀장이 그녀를 부축하자 하진은 자신도 모르게 바닥에 허물어져 내렸다.
그렇게 바닥에 힘없이 사지를 뻗고 드러눕는 하진. 왠지 착잡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팀장의 모습이 보인다. 언제나
이지적이고 똑부러지던 팀장의 얼굴이 오늘따라 불안해보인다. 그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미안해... 하진아......................................."

갑작스런 팀장의 사과. 무엇이 미안하다는 걸까? 하지만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하진은 서서히 아주 서서히 깊은 혼수상태에
빠져들었다. 정신을 잃은 그녀는 팀장이 자신의 옷을 하나씩 벗기고 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했다. 
하진을 데리고 나갔던
서희 팀장이 술자리로 돌아오자 사람들은 막내 하진이의 행방을 물었지만 서희 팀장은 밖에서 바람을 쐬고 오는 모양이라며
대답을 피할 뿐이었다. 내가 준 돼지 발정제가 섞인 양주를 한잔씩 걸친 2팀 팀원들은 이미 목덜미가 얼마전 다영이 모녀와
같이 눈에 띄게 붉어져있었다. 그들은 그것을 양주에 의한 취기라고 여겼는지 연신 목을 득득 긁으며 눈을 꿈뻑거렸다.
 

"아... 이거... 양주가 엄청 세긴 센가보다... 확 올라오는데?......................................"
"그... 그러게... 한잔 마셨는데 얼굴에 바로 올라오네..........................................."

양주를 한잔 마신 조부장의 눈길이 서희 팀장의 몸을 훑는다는 것이 느껴졌다. 성욕을 부채질하는 약물이 들어간 상태에서
윤 팀장을 보게 되니 하물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모양이다. 과연 곧이어 조부장이 서희 팀장을 따로 불러내는 모습이 보였다.

"흠... 흠... 윤팀장... 잠깐 같이 나가지.................................................."

조부장이 서희 팀장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버리자 수많은 남자 팀원들의 시선이 서희 팀장의 뒷모습에 꽂혔다. 뭔가에 들뜬
듯한 눈길들. 성욕을 자극받은 수컷들의 눈길이 아름다운 여팀장의 몸 곳곳에 쏠리고 있었다. 나는 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조부장과 윤팀장의 뒤를 쫓아 그들을 미행했다.
 

그들이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비상구 너머의 비상계단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본 나는 쏜살같이 달려 2층의 반대편 비상계단을
통해 3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다시 반대편 비상계단으로 달려서 서희 팀장이 있는 방향의 계단으로 마구 내려갔다. 그러자
아주 아슬아슬하게 2층과 3층 계단 사이의 공간에 서 있는 서희 팀장과 조부장의 모습이 보였다. 과연 예상대로 조부장은
서희 팀장을 구석에 몰아넣고 그녀의 엉덩이를 더듬으며 온갖 희롱을 가하고 있었다.
 

"흐흐... 이러는 것도 오랜만인데... 여기서 한번 어때?................................................"

역겨운 조부장의 목소리에 서희 팀장이 숨을 가다듬으며 발끝을 뾰족하게 세우고 뒤로 물러난다. 그녀는 내가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간신히 구역질을 참으며 이렇게 말한다.
 

"여기선 안 돼요... 부장님... 제가 312호를 비워뒀으니까... 그리로 가요................................."
"벌써... 방까지 구해뒀단 말야?... 흐흐흐... 이거 윤 팀장도 내심 내 품을 기다렸던거구만?.........................."

"기... 기왕 하는거... 맘 편하게 하는게 좋잖아요?... 저는... 팀원들한테... 마무리하라고 말해놓고... 올라갈테니 부장님은
 먼저 가 계세요......................................................."

"크크... 좋아... 좋아... 알았다구... 빨리 와야 해... 오 대리가 가져온 술이 뭔진 몰라도 아주 물건에 힘이 불끈불끈 들어가게
 만드는 구만..............................................."

뭐긴 뭐야. 돼지들 교미시키는데 쓰는 발정제지. 조 부장이 연신 변태같은 웃음을 흘리며 위층으로 올라오자 위쪽 계단에
있었던 나는 황급히 4층으로 몸을 피신해야했다. 조 부장이 비상구를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는 2층으로
뛰어내려갔다. 서희 팀장은 역시나 내가 보고 있다는걸 알았는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이... 이제 어쩔 생각이죠?... 조 부장까지 끌어들일 필요는 없었잖아요........................................."

"서희 씨한텐 잘 된거 아닌가요?... 내일부터 조 부장은 아마 회사에서 얼굴 들고 다니기도 힘들어질걸요... 흐흐... 잘하면
 조 부장 좆물받이 신세에서 벗어나게 될 지도 모르는데........................................."

".............................................................."
"그래도 나한테서 벗어나려면... 아직 더 분발해야 해요... 자... 이제 술자리로 돌아가죠... 해야 할 일은 잘 알고 있죠?......."

서희 팀장을 데리고 술자리로 돌아오니 203호의 분위기는 아까보다 많이 시들해져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약물의 효력이
돌기 시작한 남자들이 서서히 말수를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희석을 시켜서 효력이 다소 떨어지긴 했고 수컷의 성욕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한 용량이였다. 그들은 연신 같은 방 안의 여직원들을 게슴츠레한 눈으로 살피고 하나같이 숨이 거칠어져
있었다.
 

"야... 양주가... 좀 독한가보네..............................................."

주로 남자들에게 양주를 따라주었지만 개중에는 잘못 걸려 최음제를 들이키게 된 여직원도 몇 있었다. 그들 역시 자기 몸의
변화가 이상하게 느껴지는지 붉은 기가 오르는 목과 팔다리를 마구 매만지며 의아해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서희 팀장이
나타나자 2팀 남자들의 시선이 모두 그녀에게로 집중되었다. 평소와는 다른 마치 늑대같은 팀원들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꽂히자 서희 팀장의 표정이 기묘하게 뒤틀렸다.

"팀장님... 여기서만 이러고 있으려니 아쉬운데... 저희 2팀끼리 나가서 좋은 곳으로 2차가는게 어떻습니까?...................."
"옳소!... 옳소!......................................................" 


때마침 누군가가 제안을 하자 들뜬 남성들이 저마다 동조하고 나섰다. 그러자 서희 팀장이 자기 바로 아래 서열인 박 차장을
따로 조용히 불러내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나는 서희 팀장과 박차장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었다.
 

"박 차장님... 남자들만 데리고 조용히 312호로 가주세요.........................................." 

"네?... 312호엔 왜요?................................................"

"조용히 우리끼리만 나가서 2차가려는데... 다른 팀 눈에 띄면 좋을 거 없잖아요... 부장님한테는 내가 알아서 말할텐까...
 박차장님은 조용히 남자들만 모아서 와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여자들은 빼고 남자들끼리만....?........................................."
"그건 이따가 말해줄게요... 우선 312호에 다들 모여요................................................."
"알겠습니다... 딸꾹....................................."

지시를 받은 박차장이 윤 팀장의 명령대로 술자리에서 남자들만 모아서 빠져나가자, 자리에 남은 여직원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수선대는 여직원들을 서희 팀장이 인솔하는 동안 나는 박차장이 이끄는 남자들 무리에 자연스럽게 슬쩍 끼어 함께
312호로 올라갔다.

척 보기에 열댓 명 남짓 되어보이는 남자들은 주로 기획부 2팀 남자들이었지만 개중에는 두어명 정도 타 부서의 남자들도
있었는데 이미 술이 잔뜩 취한 박차장은 그것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는 자연스럽게
섞여든 나도 있었다.
 

"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몸이 뜨겁지?............................................."
"그러게 말야... 이거 도저히 가만 있기가 힘든데.................................................."
"차장님... 여기서 이러지말고 남자들끼리 나가서 안마방이라도 다녀오는게 어떻습니까?.................................."

최음제가 섞인 양주를 걸친 남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마신 건지도 모르고 그저 취기와 성욕에 들떠 마구 웅성거리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얼굴이 벌개진 박차장이 부하 직원의 솔깃한 제안에 적잖이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서희 팀장이 다같이 2차가자고 하던데..........................................."
"크크.... 우리 어디 조용한 곳으로 2차가서 팀장님이랑 여자들 완전 꽐라 만들어버리죠................................."
"흐흐... 그거 좋다... 그러고 나면 우리끼리 한적한 곳에 방 하나 잡아서..........................................."

이성이 마비되자 팀장에 대한 음담패설도 서슴지 않고 내뱉는 2팀 남자들. 아마 2팀 남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남자들끼리
있으면 서희 팀장에 대한 음담패설을 하는 분위기가 이미 만연한 것 같았다. 그러는 와중에 남자들 무리는 어느새 3층 복도
까지 다다랐다. 
군중들이 312호 앞에 몰려들기 전 나는 한발 먼저 움직여 312호의 열쇠구멍에 키를 꽂아놓았다. 아까 내가
열어두고 나왔던 문이 지금은 안에서 단단히 잠겨있었다. 키를 꽂아놓은 나는 만취한 군중들 사이에서 잽싸게 빠져나와 바로
옆 숙소인 311호로 들어섰다. 다행히 아무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311호의 문을 안쪽에서 단단히 걸어잠근 나는 휴대폰을 꺼내 서희 팀장에게 연락을 했다. 그리고 312호에 설치된 캠코더를
와이파이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휴대용 스크린의 전원을 켰다. 그러자 312호 내부의 모습이 스크린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마침 312호의 문고리를 열어젖히는 소리가 복도를 타고 여기까지 들려왔다.
 

"어엇... 자... 잠깐!!.............................................."

그러자 안쪽에서 다급하게 터져나오는 조부장의 다급한 고함소리. 이유를 궁금해 할 필요는 없었다. 스크린에 떠오른 광경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었으니 그리고 미처 손 쓸 틈도 없이 그 광경 앞에 몰려드는 열댓 명의 남성들. 굳게 걸어잠근 문이
이렇게 갑작스레 열릴 줄 조부장이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제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느긋하게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휴대폰을 꺼내 윤서희 팀장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벤트 시작이다.

기획부 부장 조기철. 올해로 15년째에 접어든 그의 회사생활은 여태껏 나름 아주 순탄하게 흘러온 편이었다. 그리 초고속
승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자신의 위치와 소득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주어진 것에 아주
감사하며 만족하고 살아갈 수도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지위가 생기고 힘이 생기기 시작하니 그는 다른 곳으로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오피스 와이프. 지긋지긋
한 집구석의 아내가 아닌 젊고 싱싱한 여사원들과의 은밀한 내통. 실제로 기획부 소속의 수많은 여직원들이 그의 간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초를 치르거나 회사생활을 그만두어야 했다. 고만고만한 신입 나부랭이들을 회식자리에 불러다 지엄한
부장의 권위로 벌주를 잔뜩 마시게 한 뒤 집까지 데려다준다는 이유로 자신의 차에 태워 모텔로 끌고 가는 것은 그가 자주
써먹는 진부한 수법이자 계략이었다.

그런 그의 숱한 음욕적 수작의 결과물들 중에서 가장 훌륭했던 최고의 성과는 단언컨대 기획부 2팀의 윤서희 팀장이었다.
윤서희가 아직 팀장 자리에 오르기 전 승진 심사를 두어달 정도 앞두고 있었을 그 중요한 시기에 조기철 부장은 그녀에게
마수를 뻗쳤다. 회사에 입사했을 때부터 단아한 얼굴과 요염한 몸매로 상사들의 관심과 눈요기의 대상이 되었던 윤서희를
그동안 자신은 얼마나 탐해왔던가.

그는 승진 면접에 있어 몇 가지 조언을 해주겠다는 이유로 윤서희를 조용히 불러서 인적없는 바에서 둘 만의 시간을 가졌다.
인사평가에 있어 부장의 입김도 무시 못할 요소가 되기에 윤서희는 아주 영락없이 조부장의 속내에 맞추어 연거푸 이어지는
술잔을 받고는 만취상태가 되었고 그 날 그녀는 정신을 잃은 채로 인근 모텔에 끌려가 조 부장의 손에 의해 끔찍한 경험을
겪어야만 했다.

마치 미친개에게 물린 것과 같은 끔찍하고 더러운 경험. 그녀가 걱정하는 것은 이 사실을 수년간 교제해온 약혼자가 행여라도
알게 되는 것이었다. 그 당시는 막 결혼 이야기가 양가 쪽에서 나오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런 재수없고
비참한 경험을 하게 된 것도 싫었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소중한 미래와 약혼자를 잃게 되는 것은 더더욱 싫었다. 그리고 이런
더러운 경험 역시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일종의 쓰디쓴 고초이며 이것을 참고 견뎌 다음부터는 절대 이런 일이 없게
만들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 사건을 애써 가슴속에 묻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리석었다. 업무상의 능력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유능했지만 이런 방면으로는 영리하지 못했던 그녀는 그런
안일한 생각이 조 부장에게 오히려 그녀를 두고두고 희롱할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 이후로도 조 부장은
수차례 그녀를 회식자리 끝에 불러내어 밀회를 요구해왔고 날이 갈수록 심지어는 회사 내부에서도 가끔 변태적인 행위를
요구해왔다.

그 결과 윤서희가 오승환에게 걸려 지금 어떤 꼴이 되었는지 조부장으로서도 알지 못 했던 부분이지만 어찌되었든 조부장의
회사생활에 있어 윤서희는 빼놓을 수 없는 커다란 즐거움이 되었다. 다소 뜬구름 같은 입소문이 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고
조부장은 그렇게 그만의 즐거운 오피스 라이프를 손에 넣은 듯 했다. 
그러던 참에 조 부장에게 요즈음 새로운 타겟이 생겼다.
얼마 전에 입사한 기획부 2팀의 막내 귀염둥이 장하진이라는 년이 바로 그 타겟이었다. 아주 공교롭게도 그녀는 조 부장이
총애하는 윤서희 팀장의 2팀으로 배치 받았다.

한 팀에 먹음직스러운 오피스걸이 무려 두 년이라니 그것도 팀장과 팀원이라는 위치로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조 부장은
진즉부터 적절한 기회를 이용해 장하진이라는 막내둥이를 범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워크샵의 술자리에서는 보는
눈이 너무 많아 어찌해 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워크샵이 끝나고 본사로 돌아가면 뒤풀이겸 회식자리를 마련하여
그때가서 어떻게 손을 써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이게 웬 떡이란 말인가? 그것은 말 그대로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기라도 한 듯 전혀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조 부장의
앞에 나타난 행운이었다. 언제나처럼 윤서희 팀장을 희롱하려던 조 부장이 윤 팀장의 은밀한 제안에 솔깃하여 들어선 312호
숙박실. 그곳에서 조 부장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윤서희가 아니라 바로 조 부장이 요새 호시탐탐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2팀
막내 장하진이었다.

312호 객실바닥에 정신을 잃고 마구 널부러진 장하진의 모습을 보자마자 조부장이 군침을 꿀꺽 삼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녀가 천쪼가리 하나 걸치지 않은 전라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분명 자신을 이리로 보낸 것은 윤서희 팀장이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이곳에 그녀는 없고 대신 먹기 좋아 보이는 다른 떡이 곱게 놓여있지 않은가.

양주에 의한 취기로 몽롱하게 무디어진 그의 이성은 갈수록 정상적인 사고를 하기가 힘들어지고 있었기에, 조 부장은 혹시나
이것이 윤서희가 자신을 위해 준비한 깜짝 이벤트가 아닌가 하는 헛생각마저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윤 팀장이 아주 제대로
예쁜 짓을 골라서 한 셈이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조 부장은 자신이 이렇게 비정상적인 사고를 할 만큼 이성이 마비된 이유가 양주에 최음제가 섞여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결코 알지 못했고 갈수록 하물이 뜨거워지며 성욕이 울컥울컥 솟아오르는 것 또한 마찬가지 이유에서라는 것도 알지 못했다.
그가 무슨 수로 그것을 알 수 있었겠는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기도 전에 한껏 자극된 성욕을 해소할 만한 최고의 먹잇감이
눈 앞에 떡하니 나타났는데 말이다. 그것도 정신을 잃은 알몸인 채의 가장 먹기 좋은 모습을 한 상태로 나타났다.

두뇌회전이 정지하고 약물에 의해 자극된 성욕만이 남게 되니 그는 가타부타 다른 상황을 재고 따질 만한 여유도 잃어버렸다.
오로지 머릿속에는 단 하나 성욕을 아주 해소해야겠다는 일념 하나 뿐이었다. 이것이 윤서희가 파놓은 함정이라는 사실도 그
윤서희의 뒤에 오승환이 있다는 사실도 그리고 지금의 이 상황이 자칫하면 그의 장대한 오피스 엔조이와 회사 생활까지도
박살내버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사실조차도 그는 까맣게 몰랐지만 지금은 눈 앞의 이 먹음직스런 떡을 맛보는 것만이
그의 유일한 관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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