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무원 - 2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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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터뷸런스가 일어나 몸이 부웅 떠서는 기내 안 복도 저 만치까지 밀려갔었던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
재성은 헉~하고 놀라는 눈치였다. 신입때 워낙 정신없이 이리저리 치이다보니 피곤해서 승객앞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머리를
쿵! 하고 소리내며 벽에 부딪혔던 창피한 일 그리고 그 순간 깨어나보니 동료들이 이미 음료서비스 준비에 들어가 있어서
허둥지둥 갤리로 뛰어갔던 일 당황함이 당황함을 부른다고 앞치마를 어디 놔뒀는지 몰라서 허둥지둥댔던 일을 들려줬을 때
재성은 배꼽을 잡고 뒹굴면서 혜미의 머리를 귀엽다는 듯이 톡톡 쥐어박으며 "푼수~!" 라고 놀려댔다.
혜미가 들려준 에피소드 중에서 압권은 자이툰 부대원들의 귀국 때 벌어진 일이다. 이라크와 인접해 있는 중동의 모 국가
비행장에서 자이툰 부대원들이 혜미가 근무하는 항공사의 민항기를 이용해서 귀국하게 되었다. 그날 비행기 전체 군인들로
가득찼다. 자이툰 부대원들의 모습은 늠름하기도 했고 부대원들 중 병사들은 대부분 혜미의 동생뻘인지라 대견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기장님이 부대 지휘관들을 기장실로 초청하셨고 거기서 함께 차를 나누시며 담소도 하셨다.
스피커를 통하여 장병들의 그 동안의 노고를 칭찬하는 말씀을 유머러스하게 방송하시자 한창 혈기왕성한 부대원들의 웃고
떠들고 환호하는 소리로 정신이 없었다. 군인들답게 제 자리에 모두 착석하여 일제히 일사불란하게 큰 목소리로 군가를 제창
하는 활기찬 모습들이 혜미와 동료 여승무원들에게 무척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떤 군인들은 아리따운 여승무원들의
모습을 넋을 잃고 주시하고 있기도 하고 어떤 군인들은 자신의 옆으로 지나다리는 여승무원들의 다리를 계속 집중해서 힐끔
힐끔 훔쳐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런 어떤 것보다도 질서가 다소 문제가 되었다.
여승무원들은 각자 자기가 담당하는 존에서 스카이패스 신청서를 나눠주랴 무엇을 나누어줬다 다시 걷워들이는 등 정신이
없을 터였다. 군인들은 이제 위험한 지역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 때문에 들떠 있었다. 서로 각자 떠들어대고
자리를 옮기기도 하고 한마디로 정신사나운 광경으로 제대로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혜미는 신청서를 나누어주기
전에 잠시 각자 떠들어대고 옆자리로 몸을 옮기는 군인들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흠... 일일이 앉히고 부탁하고 나눠주고... 애 좀 먹겠는걸.........................................................”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 올랐다. 자신이 담당하는 존의 맨 앞자리에 앉은 젊은 병사에게 웃으면서 살며시 물어보았다.
“죄송한데요..........................................................”
“네?... 앗!... 네네...................................................”
아리따운 혜미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건네자 병사가 순간 바짝 긴장했다.
“저기... 이쪽에서 제일 높으신 분이 누구신지... 좀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아!... 네... 네... 김 병장님!!... 김 태운 병장님!!!....................................................................”
저쪽에서 김태운 병장이라는 군인이 한창 떠들다가 고개를 돌린다.
“뭐야?!!...............................................................................”
병사가 얼른 김태운 병장 쪽으로 달려가서 뭐라고 한다.
“저기... 스튜어디스 분이 김 병장님을 찾으셔서 말입니다.................................................”
“으응??... 뭐뭐??...................................................................”
그 김태운 병장이라는 군인이 황급히 혜미의 곁으로 재빠르게 다가왔다.
“흐흠...!!... 네!... 무슨 일이십니까?................................................................”
김 병장은 아주 예쁜 스튜어디스가 자기를 찾아주었다는 말에 싱글벙글 웃음꽃이 가득이다. 흡사 간이라도 빼줄 적극적인
자세였다. 혜미가 얼굴에 한껏 예쁜 웃음을 지으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상냥하게 말을 건넸다.
“아... 네... 김병장님... 죄송하지만... 우리 존에 앉아계신 승객분들에게... 스카이패스 신청서를 나눠드려야 하는데요... 저
혼자서는 조금 벅찰 것 같아서... 김 병장님께서 저 좀 도와주실 수 있으시죠?.......................................”
“네??... 아아... 물론입니다... 그까짓 것쯤이야... 에헴~!..................................................................”
김병장이 얼른 고개를 뒤로 돌려 존의 병사들을 바라보고 소리쳤다.
“전체 차렷!!!...........................................................................”
김 병장의 우렁찬 함성 한마디에 순식간에 존 내의 병사들이 일제히 앉은 자리에서 부동자세를 취하고 소리도 내지 않는다.
“맨 앞자리부터 뒤로 번호!!!... 흠흠!!!... 지금부터 여기 계신 승무원 분께서 무슨 신청서를 내주실 거다... 다들 뒤로 돌렷!!!!!
다 작성하고 나서 뒤에서 부터 앞으로 넘겨라... 알았어??...............................................”
“네엡~!!!!..................................................................................”
그때부터 모든 것이 일사천리였다. 혜미는 필요하다 싶을 때마다 김 태운 병장을 철저히 이용해먹었다. 아주 간단했다. 예쁜
웃음과 부드러운 목소리의 상냥한 부탁과 귀여운 표정이면 다 이루어졌다. 다른 동료는 일일이 병사들과 실랑이를 벌이느라
무쟈게 고생하고 있었다. 혜미가 잠시 후에 웃음 띈 얼굴로 곁에 다가온 선배에게 의기양양해서 자랑했다.
“언니... 나 이러이러한 일들... 김 병장님께서 잘 도와주셔서 아주 쉽게 처리했다.............................................”
저 뒤에 앉아서 이쪽을 주시하고 있는 김 병장을 손짓으로 상냥하게 가리키면서 선배에게 웃음 띈 얼굴로 자랑하자 김병장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선배도 머리를 아주 잘썼다며 혜미에게 웃으며 칭찬해주었다. 이 에피소드를 들려줬을 때
재성도 푸하하하 웃음을 터뜨리면서 무척 재미있어 했다.
비행기를 타면서 일을 하다보면 좁은 기내에서도 온갖 희로애락이 뒤섞인 일들을 접하곤 한다. 어느 직업이든 마찬가지지만
이 일은 끝이 없구나 라고 혜미는 생각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보니 백명의 승객이 있으면 백가지의 서비스가 천명의
승객을 대하면 천가지의 서비스가 있게 된다. 단순해 보이는 일이지만 일은 일로서 하는 것이다.
그 일의 내용은 하나하나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모두 다르다. 어느 일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교육받은 대로만 모든 상황이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 깨우치고 열심히 해나가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했던 적지않은 승객
중에서 우연히도 기내에서 재성을 만났다. 그리고 재성과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고 재성의 모습을 떠올리자 혜미는 자신도
모르게 다시한번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런데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일이 있다. 아까부터 저쪽 좌석에 앉아계신 말쑥한 차림의 남자승객 한 분이 시도 때도 없이
혜미쪽을 훔쳐보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계시다.
“저기요... 승무원................................................................................”
“네...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네... 저 커피 한잔만 갖다주실 수 있어요?.......................................”
“아... 그러시겠어요?.............................................................................”
혜미가 웃으면서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갤리로 가서는 커피를 가져다 손님에게 갖다 드렸다.
“맛있게 드십시오..................................................................................”
“네... 고맙습니다... 정말 친절하시네요......................................................”
“아닙니다............................................................................................”
혜미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 손님이 또 물어온다.
“저기...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어머... 왜 그러시죠?... 저 나이 많은데.....................................................”
혜미가 웃음지으며 쑥스럽다는듯이 손으로 입을 가렸다.
“아니오... 너무 친절하게 서비스를 잘해주셔서... 괜찮으시다면 현지에 도착해서 제가 저녁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은데요...”
혜미는 단숨에 상황을 알아차리고 웃으며 대답했다.
“어머... 이를 어쩌죠... 제가 며칠 전에 약혼식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기꺼이 손님을 모시고 저녁식사를 같이 했을텐데요...
정말 친절하신 마음만이라도 감사히 담겠습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편안한 시간 되십시오.............................”
겸연쩍어 하는 승객을 뒤로 하고 혜미는 웃음지으며 갤리로 돌아왔다. 혜미의 손가락에는 그럴듯한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가끔씩 이런 짖궂은 손님들이나 일부의 일부 기장을 상대하면서 승무원들의 대부분은 흔히들 가짜반지를 준비해서 손가락에
끼곤한다. 특히 경험많은 고참 승무원들은 처음 기내로 손님들을 맞이할 때부터 벌써 남자승객들의 얼굴표정이나 눈빛을
보고 요주의 인물을 알아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슬쩍 갤리에서 후배승무원들에게 어느 좌석의 손님을 주의하라며 미리 당부하거나 일러주곤 한다. 혜미가 갤리에
들어가서 조금 전에 있었던 남자승객의 저녁식사 요청을 동료승무원들에게 지나가는 이야기로 웃으며 들려주었다.
“어머... 그 손님 나 한테도 그랬었는데................................................................”
“어머... 저두요... 저한테도 커피 주문하면서 그러셨어요..!....................................”
알고보니 이미 혜미 앞에도 세 사람한테 똑같은 뻐꾸기를 날렸던 것이다. 순간적으로 여승무원들이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후후훗~!!!............................................................................”
황당하고 어이없는 상황을 접한 여승무원들의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가 갤리안에 가득 울려퍼지고 있었다.
"사랑스럽고 착한 우리 혜미 언니야... 너무너무 힘든 하루를 마쳤어요... 7박 8일의 비행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왜 이렇게
힘이 들죠??... 오늘 비행은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손님한테... "씨발년"이란 욕도 들었어요... 내가 왜 "씨발년"일까?.....
맞을뻔 하기까지 했죠... 옆에서 사람들이 말리지 않았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난 잘못한게 없는거 같은데... 전 오늘부로
종교를 바꿀거예요... 원래는 정말 불교 신자 였죠... 초등학교때부터 절을 다니면서 법명도 받고... 절에가면 맘이 편해지고
향 냄새도 좋고... 목탁소리도 좋았어요... 조용한 숲속에 간듯이 맘이 너무너무 편안했었는데... 스님이 어떻게 그런말을
할수 있을까요??... 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안되요... 가짜 스님인가??... 신도들 하고 여행 다녀오신것 같던데...
옆에서 다른 스님들이 말리지도 않더라구요... 이상해... 전... 정말 오늘 부로 교회를 다닐 생각이예요... 부처님을믿고...
하느님을 믿고는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냥 다만 마음속에 의지할만한 무언가는 있어야 해요... 세상엔 이상한
사람이 정말 많은것 같아... 하지만... 나 역시 다른 사람 눈에... "이상한 사람"으로 비춰질수도 있겠지?... 이상한 사람...
이상한 사람... 이상한 사람... 언니... 서울 돌아오면 꼭 한번 봐요... 울 착하고 예쁜 언니... 항상 건강 조심해요...............”
LA의 호텔 방에서 혜미는 메일을 읽고 있었다. 작년의 팀후배였던 자영의 메일이었다.
“많이 힘든가보구나... 그래도 또 괜찮아질거야... 힘내... 자영아!....................................................”
혜미가 안타깝다는듯이 중얼거리면서 정성껏 답메일을 써주고 있었다. 그래 아직 오래 살아보진 못했지만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저런 여러가지 이해가 되지않는 일들도 얼마든지 있어. 어떤 사람을 우리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부를수도 있고 남들 눈에
우리가 이상한 사람으로 비쳐질 수도 있어.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분을 터뜨리지만 세상에는 그런 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해 다들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당황해 하면서도 힘들어 하면서도 넘어지고 다쳐가면서도 또 그렇게 다들 열심히
살아가고 있잖아. 우리라고 어쩔 수 있겠니 우리도 똑같이 그렇게 겪어가는거겠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힘들고 외롭고
지치는 건 모두 마찬가지일거야.
힘들고 외롭고 지쳐도 또 새롭게 힘을 내서 언제 그랬냐는듯이 살아가잖아. 우리도 할 수 있어 다른 사람들도 처음에는 다들
두려워했을거야 우리가 항상 그러는 것처럼 두려워하면서도 지금까지 쭉 걸어왔던 것처럼 그러니까 우리도 떨지 말자 가슴
펴고 남들에게 우리의 최선을 다 하면서 우리도 그렇게 당당하게 살아가자꾸나 힘내자 다들 내가 두렵고, 외롭고, 지칠 때
나에게 힘을 주고 있는 사람 재성오빠이다.
일을 하고 있을 때도 일을 하지 않고 있을 때도 생각을 하고 있을 때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을 때도 의식을 느끼는 중에서도
무의식 중에서도 언제나 가슴 속에 오빠의 모습을 품고 있다.
“야!... 변태!!!... 여기다!!!...........................................................”
하지만 얼굴에는 한껏 웃음을 지으면서 가까이 다가갔다.
“Hello~!!!... 친구... 잘 있었나~!!!..............................................................”
“지이랄... 새삼스레 아양떠는 꼴하곤... 큭큭... 어이쿠... 혜미씨도 곁에 있었네... 못봤다... Oh~~My mistake!!!................”
혜미가 곁에서 싱글벙글하고 있다가 태화에게 불쑥 물어본다.
“태화오빠... 재성오빠 변태에요?... 그런거에요???........................................................”
“아니야... 아니야!!!... 그... 그냥 장난으로... 흐흐흐... 내가 저놈 애인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알아요?... 혜미씨가 나보다 더
잘알지도 모르지... 크크크~!!...............................................................”
“어머!!!.....................................................................................”
혜미의 얼굴이 새빨개진다.
“애들은?...................................................................................”
“미리 가서 기다리고들 있다... 오늘은 모처럼 신나게 한번 놀아보자!!!................................................”
호프집으로 들어갔다. 손님들로 꽉 찼다. 나랑 태화 말고도 친구놈들 셋이서 각자 여인네들 모시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내 술판이 벌어졌다. 정말 분위기 한번 지대루다. 그래그래 오늘은 실컷 마셔보자 취해보자 이태백이 읊었다.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이게 바로 인생사는 맛이라는거다. 태화가 맥주를 들이키며 한껏 신나서 지껄여대고 있었다.
“야야!... 종범이 그 자식 이번에 Tart 가게 오픈했잖아!... 개업 축하해주러 갔다가 시식 해봤는데... 우와~이게 왔다더라구!!!
완전 끝장이야!!!... 난... 그거 이번에 처음 먹어봤는데... 캬아... 맛이 환상이더라구... 최고였어... 원래는 맛보구서 한껏
비웃어주려고 간건데... 이건 뭐... 할 말이 없더군... 여기서 타르트 먹어본 사람 손~!!!......................................”
“저요!!...............................................................................”
혜미가 손을 번쩍 든다.
“어?... 혜미씨... 그거 어디서 먹어봤는데??....................................................”
“전... 그거 홍콩에서 처음 먹어봤어요... 음... 마카오에서도 먹어봤다..........................................”
“캬아~!!!... 역시... 항상 바깥으로 떠돌아다니는 사람이 빠르긴 빠르구나... 그거... 우리나라엔 강남이랑 분당에만 몇군데
있다고 하던데... 연예인들이 디게 좋아한다더라... 이미연이 엄청 좋아한대... 그거 맛있죠... 혜미씨?.....................”
“네... 맛있었어요...............................................................”
“Really?... Really??............................................................”
“Really!... I like it!!.............................................................”
“OK!!!... Could you tell me the recipe??..................................”
“Re... Recipe??... 조... 조리법??.........................................”
“Ya~!!!...........................................................................”
“In English??...................................................................”
“Of course!!!....................................................................”
“Oh~~my god~!!!...........................................................”
“푸하하하하하핫~!!!.......................................................”
혜미의 능청스러운 표정과 익살에 다들 뒤로 넘어갔다. 태화랑 혜미 요 두 년놈들이 얼굴에 온통 화색이 가득해 가지고서는
남들은 알지도 못하는 것 가지고서 둘이서 죽이 맞아서는 수다 떨어대더니 결국은 한바탕 웃음으로 매듭지어지는군 이런
모습 보고있으니 왜 이리도 즐거운걸까. 태화놈이 또 외쳐댄다.
“암튼... 그 놈은 아이템도 잘 골랐어... 자자... 그 놈 돈 많이 벌라는 뜻에서 다같이 건배~!!!..................................”
“건배~!!!..............................................................................”
또 술을 마구마구 들이킨다. 술이 들어가자 예외없이 얼굴이 빨개져있는 혜미의 얼굴을 보니 정말 사랑스러움이 넘쳐난다.
귀엽다. 다들 가라오케로 갈까 노래방에 갈까 고민하다가 오랫만에 아주 순수한 기분으로 노래방으로 향했다. 다들 신나게
놀았다. 혜미도 노래 잘 부른다. 혜미는 노래 듣는 것도 좋아하고 부르는 것도 무척 좋아한다. 놀랍게도 유행가요 팝송 일본
노래까지 능숙하게 소화해 낸다. 발라드 곡이건 랩이건 다 소화해 낸다. 반주에 맞춘 율동도 끝내준다.
혜미의 숨겨져있는 끼가 발산되고 있었다. 하지만 전혀 불량스럽지는 않다. 어울리는 장소에서 분위기에서 젊음의 열기를
마음껏 내뿜고 있는 그런 모습이 오히려 혜미를 더욱 섹시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있었다. 술에 수다에 게임까지 섞어가면서
친구들끼리 한껏 기분을 냈다.
“옷벗어~!!!... 옷벗어~!!!........................................................”
여자들의 외침에 태화녀석이 궁지에 몰렸다.
“키스해~!!!... 키스해~!!!...........................................................”
잠시 후에는 나와 혜미 내 친구 태중이와 희주가 걸려들었다. 키스하라고 요구 할 때에는 기꺼이 키스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혜미의 허리를 덥썩 껴 안고서는 입을 맞췄다. 부끄러움과 당황함에 어쩔줄 모르던 혜미가 마지못해 입술을 내준다. 하지만
이내 곧 혜미도 나에게 맞추어 다소 찐한 입맞춤을 펼쳐 보여주었다.
“우와아~!!!.........................................................................”
친구녀석들이 환호한다. 우리의 적극적인 표현에 자극을 받고 용기백배한 태중이와 희주는 더 찐한 액션을 연출해 보인다.
“우와아앗~!!!.....................................................................”
또다시 룸 안에 환호성이 울려퍼진다. 다들 비틀비틀 거리면서 밖으로 나왔다. 정말 행복한 하루다. 나도 비틀비틀하면서
혜미의 허리를 껴안아갔다. 혜미가 다소 부끄러워하며 뒤로 슬그머니 물러서는 것이 느껴진다.
“찰칵~!!!..........................................................................”
누군가가 디카로 우리의 모습을 찍은 모양이다.
“굿샷~!!!.............................................................................”
승훈이 녀석 목소리 같다. 정신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나중에 알고보니 승훈이 녀석이 찍은게 맞았다. 나한테 사진을 메일로
보내줬는데 정말로 굿샷이었다. 혜미의 모습 정말 사랑스러웠다. 내가 취기에 비틀거리며 혜미의 허리를 한 팔로 끌어안고
내 쪽으로 당기고 있었다. 혜미가 엉겁결에 내 목을 오른팔로 껴안고는 당황해서 뒤로 물러서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왼손은 가볍게 주먹을 쥐고 부끄러움에 어쩔줄을 몰라하면서 자기 입을 가리고 있었다. 그때는 정신이 별루 없어서 몰랐다.
다들 각자 바이바이를 외치고 제 갈길을 갔다. 취기가 치솟아오르자 혜미와 사랑을 나누고 싶었다. 혜미를 마음껏 내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혜미의 손을 잡아 끌고서는 근사해보이는 모텔쪽으로 향했다.
혜미가 내게 손을 잡힌 채 그렇게 질질 끌려오고 있었다. 혜미도 술을 많이 마셔서인지 비틀비틀 갈지자 걸음이었다. 적어도
혜미의 모습만은 반응만은 제대로 느껴진다. 좋은 룸을 달라고 했다. 요즘 모텔들이야 룸이 정말 깨끗하고 좋지 않은가. 특히
좀 깔끔을 떠는 내 성격은 넓고 깨끗하고 좋은 룸이 아니면 성이 차질 않는다. 룸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넓고 아주 깨끗하고
좋았다. 약간 비틀거리는 혜미를 조심스레 부축하고 들어서서는 침대 위에 혜미를 눕혔다. 혜미의 약간 흐트러진 머리결을
쓰다듬어 주면서 혜미의 눈감은 얼굴에 내 입술을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
“오빠... 먼저 샤워할께.....................................................................”
그리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시원한 물방울들이 내 몸과 정신을 온통 적셔오면서 나를 깨어나게 했다.
내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혜미가 조금은 비틀거리면서 욕실로 들어갔다. 그래도 정신은 어느 정도 돌아온 모양이다. 아주
부끄러워서 그럴까 얼굴이 빨개져있다. 나는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혜미가 샤워를 마치고 나온다. 나처럼 혜미도 정신이 바짝 들것이다. 혜미가 어둠 속에서 내 곁으로 쓰러지듯이 눕는다. 우리
둘 다 조용히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있다. 혜미의 손을 가볍게 잡아본다. 떨리고 있다. 가볍게 떨리고 있다.
“할래...?...............................................................................”
내가 혜미의 귓가에 대고 조용히 물어보았다. 혜미가 피곤하고 힘들다면 안해도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속으로는 참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혜미가 힘들다면 참을려고 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혜미의 축 늘어져있던 가늘게 떨리고
있던 손이 팔이 슬며시 내 목을 가볍게 감아왔다. 촉감이 너무 부드럽다.
천천히 혜미의 몸을 끌어안고 한 손으로 애무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정성스레 혜미의 육체 이곳저곳을 그렇게 애무해나가기
시작했다. 사랑스러운 키스를 입과 혀로 그렇게 정성스럽게 그녀의 몸 이곳저곳을 적셔나가기 시작했다. 이상했다. 확실히
이상했다. 내 몸이 무지무지 떨려왔다. 흥분이 되었다. 마치 섹스를 처음 할 때처럼 그런 설렘이었다. 혜미의 아주 날씬한
각선미를 머리 속에 떠올리면서 부드럽고 매끈한 다리 사이에 얼굴을 집어넣고는 음지에 혀를 끼워 넣었다.
"아!!!..................................................................................."
혜미 나직한 신음소리가 터져나오며 내 귀와 성욕을 자극했다. 혜미의 내부는 참으로 향기롭다. 혜미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받쳐들고는 한동안 그렇게 혜미의 음지를 향해 나의 혀를 날카롭게 때로는 부드럽게 세워 나갔다.
“아흑...!!..................................................................................”
혜미가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자신의 손을 자신의 입 속으로 담아 넣는 모습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인다. 더욱 자극을
받은 나의 혀 끝이 혜미의 깊숙한 곳으로 더욱 깊이 파고들 때마다 혜미가 허리를 뒤틀면서 낮고 고운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아아... 오빠... 아...!...................................................................”
혜미가 흥분하고 있었다. 나도 흥분하고 있었다. 내가 조금 더 거칠게 내 그것으로 혜미의 깊은 곳으로 밀고 들어갔다.
“아파...!......................................................................................”
약간 조심해야겠다. 하지만 흥분을 주체할 수가 없다. 나도 알고보면 상당히 공격적인 놈이라니까. 나의 중심을 혜미의 중심
끝까지 밀어넣고는 하체를 좌우로 움직이며 자리를 잡아갔다. 혜미의 내부에서는 스스로 내뿜는 애액으로 조금씩 더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사랑해... 혜미야............................................................................”
흥분과 자극 속에서 나는 테크닉과 힘을 다해 혜미의 내부를 강하게 유린해 나갔다. 그리고 내 몸짓이 더욱더 거칠어져갔고
격렬해져 갔다. 혜미의 몸짓도 나의 거친 몸짓에 조화를 이루며 더 격렬해져갔다. 정말 흥분된다.
“하악~!!!... 으으... 아아아...!!...............................................................”
혜미의 교성이 높아져가고 있었다. 흥분으로 인해 거친 호흡을 내뿜는 나의 목을 혜미가 두 팔로 꽉 감싸오고 있다. 혜미의
몸이 격렬한 몸짓이 더욱 안달해오고 있다. 어느 순간 흥분으로 인해 혜미가 내 어깨를 이빨로 꽉 깨물어온다. 나는 오른
손바닥을 펼쳤다. 그리고 혜미의 이마를 탁~! 내리쳤다.
“아파... 이년아.............................................................................”
“아얏..!... 미... 미안........................................................................”
어둠 속에서 혜미의 얼굴이 당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열기를 이 분위기를 이대로 이끌고 가야만 한다. 나는 잠시의 한가한
틈을 더 이상 잇지않고 이내 더 격렬한 몸짓으로 혜미의 육체를 유린해나가기 시작했다. 혜미의 몸이 금방 다시 뜨거워지고
흥분하기 시작한다.
"아아... 주... 죽을 것 같아... 아... 아악!!... 악!!.............................................”
혜미의 몸을 뒤집어 엎었다. 혜미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마주보며, 잘록하고 부드러운 허리를 꽉 움켜쥐고선 뒤로 공략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의 격렬한 몸짓에 혜미의 흥분도 고조에 달하고 있었다. 혜미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흥분에 이불로
입을 막으면서 터져나오는 신음소리를 조금이라도 죽여보려고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혜미의 두 손이 이불을 움켜쥐고
있었다.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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