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행진곡 - 3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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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아들이 마음을 잡을줄로 기대했었으나 뜻밖에도 기자가 된다고 하여 한바탕 싸웠었다. 하지만 아들이 끝내 고집을 꺽지않자
그도 포기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저 속으로 아들에게 아무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빌었을 뿐이었다. 지금 눈앞에 앉아있는 손자를 보니
세상을 먼저 뜬 아들이 생각나서 허무하기만 하였다.
"네애비가 원망스럽지? 너와 네애미를 두고 일찍 세상을 떠서"
"아니에요"
"네애비가 다른 길로 가기를 원했었는데 고집을 부려서 나도 어쩔수가 없더구나... 아무리 부모라도 자식의 뜻은 꺽지를 못하나보다"
태수는 할아버지의 주름잡힌 어두운 얼굴을 바라보다가 공손하게 말했다.
"저는 엄마와 제가 더 나은 세상에서 살수있도록 애를 쓰신 아버지가 감사하고 자랑스러워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순간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빙스레 미소를 띄었다.
"네가 많이 어른스러워졌구나... 그런 생각도 다하고... 지하에 있는 네애비가 많이 뿌듯해 하겠다"
그리고는 문간서랍에서 누루스름한 한통의 편지봉투를 꺼내더니 태수에게 내밀었다.
"읽어봐라... 네애비가 세상을 뜨기전에 나에게 보낸 편지다... 그놈도 저죽을때를 안건지 세상을 뜨기 며칠전에 쓴거 같더라"
태수는 놀라는 마음때문에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펼쳐보았다. 엄마가 유품으로 가지고 있어 아버지가 쓴 신문기사를 읽어본적은 있었으나
이렇게 사적인 편지는 읽어본적이 없었다. 편지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죄송하고 그동안 키워줘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아내와
자식에게 잘 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결정에 후회는 없고 가족을 남기고 떠나는것을 제외하고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적혀있었다. 편지를 읽은 태수는 감정이 뭉클해지며 말없이 앉아있는 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
"네가 간직하고 있거라"
"할아버지..."
"괜찮다.. 언젠가는 너에게 줄 생각을 하고있었어... 네애비에 대한 기억도 잘 안날텐데 그런것이나마 가지고 있어야지"
태수는 할말이 없어서 그저 아버지의 필체가 적혀있는 편지지를 바라볼 뿐이었다. 할아버지는 착잡한 어조로 다시 입을 열었다.
"그 편지를 읽고 못마땅하게 여겼던 네 애비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나는 아무것도 몰라서 평생 농사만 지으며 살았거든... 눈을
감을때 아마 네애비가 마지막에 적어놓은 말이 나오지를 못할거야"
그리고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도 하고싶은것이 있다면 그걸 해서 나중에 네애비가 썼던 말이 나오도록 살아봐라..... 죽을때 자신의 인생을 후회안하고 만족하는게
중요한거지"
태수는 할아버지의 말을 들으면서 상념에 잠겼다. [유진이누나와 같은 말씀을 하시는구나. 엄마를 걱정시켜 드리지만 않는다면 그렇게
사는것이 옳은 길일거야] 그런 생각을 하다가 할아버지가 논과 밭을 구경시켜준다고 해서 태수는 일어나 할아버지의 뒤를 따라 나갔다.
할아버지를 따라 밖으로 나온 태수는 오래간만에 시골풍경을 보니 기분이 상쾌했다. 더군다나 서울과는 달리 한적하고 공기도 맑아서
가슴이 탁 트이는것 같았다. 할아버지에게는 논과 밭이 조금 있었으나 대부분 남의 논과 밭을 경작해주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지금은
겨울철이어서 아직은 바쁘지 않다고 말해주었다. 농사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며 걷고있는데 멀리 조그만 산이 보였다. 그곳은
바로 태수아버지가 묻혀있는 곳이었다. 저도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그쪽을 바라보자 할아버지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일 제사를 끝내고 찾아가봐라... 이렇게 자란 너를 보면 네에비가 많이 기뻐할게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몇몇의 동네사람들과 마주쳤다. 이곳은 작은 동네라서 이웃들이 서로 잘 알고 지냈다. 할아버지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자신의 손자라며 태수를 소개했다. 태수가 정중하게 인사를 하자 동네사람들은 손자가 많이 장성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할아버지는
기분이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거렸다.
집으로 돌아와서 태수는 저녁을 먹고 할아버지를 도와 벙풍, 돗자리, 상들을 닦으며 제사상을 놓을 준비를 거들었다. 일을 다 끝내고 잠시
할아버지와 얘기를 나눈뒤 마당으로 나왔다. 이미 늦은 밤이었지만 마당에서는 할머니가 분주하게 음식물을 나르고 있었다. 태수가 얼른
달려가서 도와줄려고 하자 할머니는 웃으면서 그냥 들어가 쉬라고만 했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엄마가 보이지 않았다. 많이 바쁜지
저녁먹을때를 제외하고는 엄마의 얼굴을 좀처럼 볼수가 없었다. 부엌을 찾아서 들어가보니 엄마는 정신없이 찬거리를 다듬으며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태수는 그런 엄마를 보자 안스럽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에게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엄마, 제가 뭐 도와드릴거 없어요?"
태수의 소리에 고개를 돌린 혜영은 그를 보자 펄쩍 뛰며 경악을 했다.
"빨리 나가"
"왜 그러세요?"
엄마가 밀며 안절부절을 하자 태수는 이상해서 그녀를 잡았다. 하지만 엄마는 얼굴이 하얗게되며 다급한 목소리로 속삭이듯이 말했다.
"여기서는 남자가 부엌에 들어오면 안돼... 어서 나가"
"엄마를 도와주는건데 어때요?"
"네가 여기에 들어온걸 할아버니와 할머니가 아시면 경을 치신다... 옛날에 네아버지가 이랬었다가 얼마나 야단맞았었는줄 알아? 엄마가
혼나는거 보고싶지 않으면 빨리 나가"
태수는 엄마의 말이 이해가 되지않아서 계속 엄마를 붙잡고 물었다.
"그냥 엄마를 도와주는건데 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야단을 치세요?"
혜영은 태수와 부엌문을 번갈아 보면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원래 옛날분들은 다 그러시는거야... 아들이나 손자가 부엌에 들어오면 큰일이 난줄 아시고 싫어하셔... 어서 엄마말대로 해"
바깥에서는 음식을 가지러 부엌을 들어올려던 할머니가 그소리들을 들으며 조용히 서있었다. 며느리와 손자가 옥신각신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를 듣자 아들이 결혼했었을때가 떠올랐다. 아들이 하나밖에 없었던 할머니는 손자들을 많이 낳아줄수있는 며느리를 원했었다.
그런데 아들이 결혼할 여자라고 며느리를 데려왔었을때는 내심 못마땅 했었다. 몸이 가늘고 약하게 보여 아이를 낳기가 힘들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사돈집에서는 공부를 하다가 임신을 시켜 결혼하는 아들이 못마땅 했는지 결혼식에서도 별로 달가워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래서 심통이 났던 할머니는 며느리를 볼때마다 트집을 잡고 차갑게 대했었다.
더군다나 며늘아이를 감싸는 아들을 볼때면 속이 뒤집어질 지경이었다. 그래서인지 며느리는 그녀를 볼때마다 주눅이 들어 감히 고개를
들지못하고 가만히 있기만 했었다. 하지만 건강한 손자를 낳고 찾아올때마다 잘 할려고 애를 쓰는 며느리를 보면서 점점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며느리의 착한 성격을 깨닫게 되었고 더구나 아들때문에 고생 하는것을 보면 고맙고 안스러웠다.
나중에 아들이 병석에 누워있었을때 형편이 어려워 간병하는 며느리를 조금이라도 도와주지 못하는것이 미안하기만 했었다. 아들이 숨을
거두었을때는 그녀의 가슴도 찢어지는것만 같았다. 그러나 아들의 시신을 이곳에 안장할때 소복을 입고 슬퍼하는 며느리를 보자 그렇게나
불쌍하게 보일수가 없었다. 그후에 어린손자를 혼자서 키우며 고생하는 며느리에게 늘 뭔가를 해주고 싶었지만 그러지를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원망스러웠다. 그런생각을 하던 할머니는 며느리와 손자가 말하는것을 듣다가 빙스레 웃고는 그냥 밖으로 나가버렸다.
화장실에서 씻고있는 명숙은 앞으로 이틀동안 구정연휴를 맞아 모처럼 약국문을 닫는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풀려 머리속이 어수선하기만
하였다. 그저 일과 선규때문에 쌓였던 피로를 풀면서 푹 쉬고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정이라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이것은 명절때마다 느끼는 것이었다. 이런때는 친척들이 생각나서 연락을 해야하나 아니면 찾아가야하나 하며 고민을
하지만 그냥 넘어가는게 보통이었다. 결혼실패로 옛시집이나 친정집으로부터 냉대와 손가릭질을 받았고 연락을 한지도 너무 오래되어서
그녀가 먼저 연락한다는것이 선듯 내키지가 않았다. 혼자 외롭게 자라는 선규를 위해서라도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녀의 자존심이
쉽게 허락하지를 않았다.
[이번에도 그냥 우리끼리 보내야 되겠지?] 방에 들어와서 잘 준비를 하는데 선규가 들어왔다. 지난번에 섹스얘기를 한 이후부터 선규는
성관계를 자주 요구하지는 않았었다. 어차피 이미 벌어진 일이라 아들과 성관계를 가져도 어쩔수없는 노릇이었지만 그래도 선규가 그녀의
말을 알아들어준거 같아서 내심 고마워하고 있었다.
"엄마, 내일은 늦게 일어나도 되지?"
"응... 이러는것도 정말 오래간만이다"
"그럼..... 자기전에 우리 영화나 한편 볼까?"
"비디오 빌려왔니?"
선규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저번에 가져갔던 테이프 버렸어?"
"포르노테이프?"
"응"
"그동안 정신이 없어서 깜빡 잊고 아직 안버렸어... 그런데 그건 왜?"
그러자 선규는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엄마와 그걸 같이 보고싶어서"
"뭐?"
명숙은 선규의 말이 너무도 놀랍고 황당하기만 해서 입을 벌리고 멍하니 아들을 쳐다보았다.
"전부터 엄마와 함께 그걸 꼭 한번 보고싶었거든"
"내..내가 그걸 어떻게 너하고 같이 보니?"
포르노의 내용이 모자상간이어서 그걸 선규와 같이 본다는 생각만 해도 부끄럽고 아찔하기만 했다. 그러나 선규는 그녀의 팔을 붙잡고
어린애처럼 졸라댔다.
"아이, 엄마... 같이 보자. 이미 이렇게 됐는데 그런걸 나와 본다고해서 창피한것도 아니잖아... 한번만 그렇게 해줘... 내소원이야, 응?"
간절하게 애원하는 선규를 보며 명숙은 어이가 없었다.
"그걸 왜 나와 보고싶은데? 내가 줄테니 그냥 혼자 보면 안돼?"
그러자 선규는 발을 동동 구르며 계속 칭얼거렸다.
"나는 엄마가 원하는데로 노력하는데 엄마는 왜 못해줘? 이상한 짓도 아니고 그냥 보는건데 그것도 못해줘?"
선규의 계속되는 칭얼거림에 명숙은 그만 아들의 청을 들어주지 않을수가 없었다.
여전히 아들과 "타부"를 본다는것이 어색하고 부끄러웠으나 그동안 선규가 그나름대로 그녀의 말을 잘 들어주어서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어차피 아들과 이미 성관계를 가졌는데 함께 그런걸 안본다고 하면 그게 이상한거지. 내숭떠는거처럼 될거 아니야? 또 선규와 잠자리에
드는것보다 차라리 그게 낫겠다] 명숙은 아들의 간절한 얼굴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크게 쉬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이번 한번만이다"
그말을 듣자 선규는 뛸듯이 좋아했다.
"고마워, 엄마... 어디있어?"
"내가 가지고 나갈테니 밖에 나가있어"
"알았어, 엄마... 그런데 슬립을 입고보면 안돼?"
"슬립? 거실은 추운데?"
"그럼 그위에 가운을 걸치면 되잖아... 이왕 내부탁을 들어주는건데 그것도 들어주라... 응?"
명숙은 선규가 우엇을 원하는지를 대충 짐작이 되었다. [요게 자기엄마를 데리고 포르노처럼 분위기를 내고싶나보지?] 아들의 청이
기가 막히고 괘씸하기도 했으나 선규말대로 이왕 들어주는건데 그냥 그것까지 들어주기로 했다.
"알았어... 곧 나갈테니 어서 나가있어"
"고마워, 엄마... 기다리고 있을게"
말이 끝나자마자 선규는 부리나케 문을 닫고 나갔다. 그러한 선규를 보고 명숙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가만히 닫혀진 방문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일어났다. 그리고는 선규가 사다준 슬립을 입고 그위에 아무가운이나 찾아서 걸친다음 옷장에서 테이프를 꺼내 거실로 나갔다.
어린애처럼 안절부절하며 기다리고 있던 선규는 엄마가 나오자마자 재빨리 테이프를 받아서 비디오에 집어넣고 거실의 불을 끈 다음 소파
위에 앉았다. 화면에서 엄마로 나오는 주인공이 남편과 정사를 벌이는 첫장면이 나오자 선규옆에 앉아있는 명숙은 지금 처해있는 상황이
기가 막히기만 했다. [남들은 자식이 이런걸 보면 야단치는데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오히려 아들과 같이 보네. 이게 부모로서 할짓이야?
정말 어떡하다 이렇게 된거야?] 아들옆에서 적나라한 정사장면을 차마 볼수가 없어서 그냥 보는척만 하고 딴생각을 할려고 했지만 그래도
텔레비젼에서 나오는 신음소리만큼은 무시할수가 없었다.
아무리 안들을려고 해도 그녀의 귓가에 울러퍼져서 선규옆에 있기가 무척이나 민망했다. 하지만 선규는 괜찮은지 아무렇지않게 화면만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고있는데 갑자기 선규가 그녀의 손을 잡더니 그의 잠옷바지안으로 집어넣었다. 손에 닿은 성기는 이미
발기가 되어 딱딱해져 있었다. 선규의 얼글을 힐끔 쳐다보았으나 그는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듯 계속 영화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아들의 무엇을 원하는가를 짐작한 명숙은 아무말없이 성기를 감싸쥐고 천천히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포르노를 보는것을
방관하면서 자위까지 해줘야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만 했다. 이윽고 화면에서는 영화속의 아들이 엄마가 샤워하는것을 훔쳐보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 그러자 선규가 별안간 입을 열었다.
"옛날에 내가 저랬다면 엄마는 어떻게 했었을거 같애?"
"혼을 내고 내쫓았겠지"
"지금은?"
"몰라... 그냥 그러는가보다 하겠지"
생각을 해보니 아직까지 그녀가 목욕하는것을 선규가 본적이 없는것 같았다. 문을 잠그지 말라고 해서 지금까지 그렇게 해오고 있었지만
얼굴을 씻을때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들어와본적이 없었다.
"내가 목욕하는것을 보고싶어?"
"그러고도 싶고 엄마와 같이 목욕도 하고싶어"
"그런데 왜 그걸 지금까지 말하지 않았어?"
"처음부터 그러면 엄마가 불편해 할까봐서"
선규의 말을 들으면서 명숙은 속으로 혀를 찼다. [나를 생각해주는거야 뭐야? 할거는 다하면서 그런거는 어지간히 생각해주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선규와 성관계를 가지는것보다는 차라리 함께 목욕을 하면서 아들을 씻겨주는게 훨씬 더 낫겠다 싶었다. [옛날에도
선규를 씻겨줬었는데 지금 그런다고 나쁠거는 없겠지. 관계를 가지는것보다 오히려 낫잖아...]
"하고싶으면 언제든지 말해... 같이 해줄테니까"
그러자 선규는 고개를 돌려 뜻밖이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정말 그래도 돼?"
"그래... 네가 어렸을때도 내가 씻겨줬었는데 안될거는 뭐가 있니?"
그말에 선규는 알수없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생각해주면 다행이고... 엄마가 괜찮을때 말할게"
선규의 말을 듣고 명숙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무슨 소리야?... 내가 괜찮으면 말한다니?...] 그러는데 화면에서 엄마가 잠자고 있는
아들방에 와서 성기를 빨아주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그걸 보자 명숙은 얼굴이 더욱 화끈거려서 그만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바람에
성기를 흔들던 손도 움직임을 멈추자 선규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안봐?"
"보고있어"
"그런데 왜 그래?"
선규의 뚫어진 응시가 부담스러워진 명숙은 헛기침을 하며 다시 고개를 돌려 영화를 보는척 했다. 하지만 선규는 여전히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엄마는 왜 오럴섹스를 싫어해?"
아들의 노골적인 질문에 명숙은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저도모르게 다른손으로 열려진 가운을 움켜잡았다.
"그냥 행위가 징그러워서 싫은거야"
"남자에게 해주는것도 싫어해?"
"응... 좀 역겨운 느낌이 들어서..."
"아빠한테는 해주지 않았어?"
또다시 선규아빠의 얘기가 나오자 얼른 고개를 돌려 호기심어린 선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가끔씩 선규가 선규아빠와의 성생활을 물어
왔었지만 명숙은 그때마다 얘기를 해주는것이 사생활을 말하는거 같아서 부끄러웠고 그런거를 궁금해하는 아들이 이상했다.
"하도 요구를 하길래 어쩔수없이 몇번 해줬지만 속으로는 불쾌했었어... 그것때문에 네아빠와 많이 싸웠었고"
"아무리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해주는거 아니야?"
"사랑해도 싫으면 어쩔수없는거지...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에게 싫은걸 억지로 강요한다는게 잘못된거 아니니?"
그말을 듣고 선규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엄마는 나한테도 못해줘?"
"....."
"나는 엄마배속에서 나왔는데 내것도 불쾌하고 역겹단 말이야?"
"....."
명숙은 당혹스러워져서 무슨말을 해야할지 망설였다. 선규의 성기를 빨아준다는것은 한번도 생각해보지를 않았었기때문에 또다시 아들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어떻게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아들의 성기를 안으로 받아도 입에 넣고 빠는짓은 차마 할수가 없었다. 이것은
불쾌함을 떠나서 너무나도 창피한 짓이었다. 그런 그녀의 심정도 모르고 선규는 빤히 그녀의 빨개진 얼굴을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왜 아무말이 없어?"
"내..내가 해주기를 원해?"
"정 싫다면 할수없지만 엄마의 생각을 듣고싶어서 그래... 내것을 다른 남자들것처럼 혐오하는지를 알고싶어서"
"네..네거야 다른 남자들것과는 다르지... 하..하지만 나..나도 모르겠어"
"나는 엄마한테 해주고 싶거든..... 엄마가 싫어해서 못하는거지만"
"꼭 그..그런걸 할 필요는 없잖아... 그냥 행..행위만 해도 되지 않아?"
"이왕이면 엄마와 모든걸 해보고 싶어서 그래"
"....."
명숙은 선규가 해달라고 말을 할까봐서 조마조마 했다. 그러나 그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규는 끝내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한번 해볼래?"
"선규야..."
"해보고 그래도 엄마가 싫다면 다시는 요구안할게"
하지만 그런 말을 듣고도 명숙은 선듯 내키지가 않았다.
"그..그냥 행위만 하면 안될까? 네가 만족하도록 잘할게"
"언제나 만족하는데 무슨 소리야? 그냥 한번만 해줘봐... 싫으면 그자리에서 그만둬도 된다니까"
선규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그녀를 바닥으로 내렸다. 그런다음 바지와 펜티를 내리고 두다리를 벌린다음 엄마의 안경을 벗겼다.
마지못해서 선규에게 이끌려 밑으로 내려온 명숙은 눈앞에서 빳빳하게 서있는 성기를 경악에 찬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러면서 위를
쳐다보니 기대감과 흥분으로 가득찬 선규의 얼굴이 어렴풋이 보였다. 정말로 하기가 싫었지만 그런 아들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번 더 물어보았다.
"꼭 이걸 해주기를 원해?"
"응... 딱 한번만"
애원하는 아들의 말을 들으니 명숙은 도저히 더이상은 못하겠다는 말을 할수가 없어서 성기를 잡고 두눈을 질끔 감은다음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입을 가져갔다. 입술끝에서 뜨거운 귀두끝이 느껴지자 떨리는 가슴을 가다듬으며 서서히 입을 벌렸다. 그리고는 입안으로 아들의
성기를 넣을려고 하는데 별안간 선규가 그녀의 머리를 붙잡았다. 깜짝 놀라서 얼굴을 들고 쳐다보니 선규는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됐어. 하지마"
"....."
명숙은 선규의 말이 너무 뜻밖이어서 그저 멍하니만 있었다.
"엄마마음을 알았으니까 됐어... 나도 엄마가 싫어하는것을 억지로 강요할 생각은 없어"
그리고는 그녀를 일으켜 무릎위로 앉혔다. 황당해서 말이 나오지가 않았던 명숙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마치 아들에게 시험당한것
같아서 그런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극심한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그만 선규의 뺨을 호되게 때려버렸다.
"나를 갖고 노는거야?"
하지만 선규는 여전히 미소지으면서 분노로 안면이 파르르 떨리는 엄마를 달랬다.
"미안해... 그냥 엄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확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던거야"
"꼭 그런식으로 해야겠니?"
"엄마마음이 상했다면 정말 미안해... 하지만 나는 엄마가 싫은데도 해줄려고 해서 너무 기분좋아... 다시는 이런걸 요구안할테니까 그만
화를 풀어... 응?"
선규가 어린애를 타이르듯이 상냥하게 말하자 명숙은 할말이 없어지고 끓어올랐던 분노도 사그러들었다. 엄마가 조용해지자 선규는
그녀를 끌어당겨 진한 키스를 해주었다. 그리고는 가운과 팬티를 벗기고 살며시 엄마를 들어올려 질안으로 성기를 삽입시켰다. 짧은
시간동안 감정의 기복이 있었던 명숙은 심신이 지쳐서 그냥 선규가 하는데로 내버려두었다. 텔레비젼의 불빛만으로 밝혀져있는 거실안은
어두웠고 벽에는 움직이고 있는 그들의 그림자만 비쳐지고 있을뿐이었다. 소파위에서 성행위를 하는 명숙과 선규앞에서는 야릇한 음악과
신음소리와 함께 엄마와 아들의 마지막 정사장면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자정이 가까왔을 무렵에 혜영은 잠자리에 들수가 있었다. 시누이가 시집을 가기전에 쓰던 방은 광으로 쓰고있어서 태수와 한방에서 자야
했다. 남편이 쓰던 이방은 혜영이 올때마다 자고해서 이제는 친밀하고 익숙해져 있었다. 방안에는 남편이 사용했던 낡은 책상과 의자,
그리고 책들이 그대로 놓여있어서 그녀의 마음을 아주 울적하게 만들었다. 옷을 갈아입고 자리에 누울려고 하는데 태수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힘드시죠? 제가 안마해드릴게요"
"됐어... 너도 고단할텐데 그냥 자"
"엄마만큼 한것도 없는데 제가 왜 피곤하겠어요?... 그러시지 마시고 잠깐 앉아보세요"
그리고는 그녀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많은 일들을 해서 몸이 쑤셨는데 태수의 안마를 받아보니 대단히 시원했다.
그래서 아무말없이 태수가 하는데로 놔두었다.
"시원하네"
"그래요? 제가 집에서 이런거를 너무 안해드렸죠? 안그래도 선규가 엄마에게 안마해드리며 잘해드리고 그랬었는데... 서울에 올라가면
자주 해드릴게요"
그말을 듣자 혜영은 선규생각이 나서 웃음이 나왔다.
"나한테도 너에게 안마를 받으라고 하더라... 생각해보면 참 엉뚱한 애야... 귀엽게 보이다가도 어떤때는 속이 깊게 보이고... 선규엄마는
그런 아들을 둬서 사는게 재미있을거야"
"저도 선규처럼 해드릴까요?"
"됐다... 나한테는 지금의 네가 편해... 선규같으면 정신을 못차릴거 같애"
엄마의 말에 웃다가 태수는 문득 아까 할아버지와 돌아다녔던것이 생각났다.
"내일 아버지의 산소에 갈거죠?"
"응"
갑자기 남편의 얘기가 나오자 혜영의 가슴은 다시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아들과 몸을 섞어서 시부모의 얼굴을 대하기가 무척이나 어려
웠었는데 남편을 찾아갈것을 생각하니 극심한 두려움이 일어났다. 남편의 무덤앞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그저 막막하기만 하였다.
"우리가 이렇게 됐는데 너는 아버지산소에 가는것이 괜찮니?"
태수는 잠시 말이 없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꼭 한번은 찾아뵙고 싶었어요... 가서 아버지께 용서를 빌거에요"
그러자 혜영은 한숨을 깊게 쉬었다.
"용서를 빌면 내가 해야지 왜 네가 하니?"
"아니에요... 책임은 저한테 있으니까 엄마는 너무 마음쓰시지 마세요... 엄마는 아무잘못이 없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릴게요"
혜영은 조용히 몸을 돌려 태수를 쳐다보고는 껴안았다. 그리고는 아들의 어깨위에 얼굴을 기댄다음 착잡한 음성으로 말했다.
"네아버지가 이해해줄까?"
함께 껴안고 있는 태수도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지였으나 엄마를 안심시켜줄려고 좋게 말했다.
"제생각에는 이해해 주실거라고 믿어요"
그런다음 포옹을 풀고 할아버지가 줬던 아버지의 편지를 꺼내서 엄마에게 보여주었다.
"할아버지가 주신거에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전에 써서 보내신거래요"
혜영은 놀라는 마음으로 편지를 읽어내려가다가 눈물을 흘렸다. 태수는 그런 엄마를 다독거리면서 달랬다.
"울지마세요... 아버지는 행복하셨다고 하시잖아요"
그러나 혜영은 남편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그칠줄을 몰랐다. 태수는 편지지를 보면서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마지막에 아버지가 쓰신 글을 보셨죠? 저도 아버지께 엄마를 사랑하게 되어서 후희가 없고 행복하다고 말씀드릴거에요... 그리고 평생
엄마를 행복하게 해드리겠다는것도 약속드랄거고요. 그러면 아버지도 같은 남자로서 반드시 이해를 해주실거에요"
그말을 듣자 혜영은 자신을 감싸고 위로해주는 아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다시 태수를 껴안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에게 아무일이 일어나면 안돼. 알았지? 나를 두고 네아버지처럼 그러면 원망 많이 할거야"
엄마의 마음이 이해되는 태수는 가슴이 뭉클해져서 그녀를 더욱 끌어안았다.
"그런일은 없을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평생 엄마를 옆에서 보살펴 드릴게요"
두모자는 떨어질수 없다는듯이 서로 꼭 부둥켜안고 언제까지 그러고 있었다.
아침에 제사를 지내러 방에서 나오던 태수는 부엌에서 나오는 엄마를 보자 입이 벌어졌다. 머리에 쪽을 하고 한복을 입은 엄마는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옛날에도 한복을 입은 엄마를 본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매우 다르게 보였다. 결혼할때 가지고 온 한복이어서 낡고
단조로웠으나 마치 새색시처럼 깔끔하고 청초하게 보였다. 제사상에 놓을 음식을 가져가던 혜영은 태수를 보자 웃으면서 말했다.
"뭘 그렇게 쳐다보니?"
"엄마가 너무 예뻐서요... 한복을 입으신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줄은 몰랐어요"
그말을 듣자 혜영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얼굴이 빨개졌다.
"얘가 아침부터 못하는 소리가 없어... 할아버지께서 기다리시니까 어서 방으로 올라가"
"저도 한복을 입어야 하는거 아니에요?"
"넌 아직 어리기때문에 괜찮아... 어서 들어가봐"
방에 들어가보니 할아버지는 가느다란 붓으로 화선지에 제사때 읽을 지방을 쓰고 있다가 미소를 띄면서 맞아주었다.
"왔니?"
"안녕히 주무셨어요? 제가 너무 늦게 왔죠?"
"아니다... 이제 곧 시작할려고 하는 참이야"
"지금 쓰시는거는 뭐에요?"
"네 고조할아버지와 할머니께 올리는 지방이다... 조상님들께 인사하고 감사하다는 글이지"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태수는 한문으로 쓰는 할아버지의 글이 무슨뜻인지를 몰라서 막막하기만 하였다. 나중에는 집안의 장손인 그가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아무것도 몰라서 죄송스럽고 두렵기도 했다.
"저는 제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어떻게 배우죠?"
그말을 듣고 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
"내가 눈을 감으면 네 고조부모님과 증조부모님께는 안해도 되니까 가끔가다 나와 네에비산소에 찾아오기만 하면 돼"
"어떻게 그래요? 당연히 제사를 드려야죠"
"네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된거야..... 정 마음이 불편하다면 간편하게 해라..... 요즘은 서울서도 그런다고 하더라. 네가 바쁠텐데
제사상을 거하게 받고싶은 생각은 없다"
"오래 사셔야 하는데 그런 말씀 하시지 마세요"
손자의 말에 할아버지는 껄껄 웃으면서 작성한 지방을 제사상위에 올려놓았다. 태수의 고모는 옆동네에서 살지만 명절때는 그쪽 시집의
제사를 지내야 되어서 참석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보통 할아버지와 할머니 단둘이 제사를 지내는것이 의례적이었다. 옆에서 제주를
따르는 태수를 보면서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보며 말했다.
"이번에는 태수가 있어서 제사를 지낼만 하구먼"
"그럼.... 여기에 내려와서 살까요?"
"됐다... 여기서 뭐하며 살겠니? 남자란 자고로 큰물에서 놀아야 하는거야... 그래야 크게 될수있지"
할아버지는 기분이 매우 좋은지 제사를 지내면서도 계속 태수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제사가 끝날무렵에 엄마가 부엌에서 쟁반에
두그릇의 숭늉을 들고오자 태수는 쟁반을 받으러 급히 달려갔다. 그러나 엄마가 놀라는 표정으로 빨리 제자리로 가라는 눈치를 줘서 아무
소리도 못하고 돌아왔다. 옆에서 그광경을 보고있던 할머니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음을 짓고 있었다. 두번째로 태수의 증조부모님께
드리는 제사를 마치고 상을 치운다음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는 혜영과 태수는 음식을 싸들고 태수아버지의 산소로 떠났다. 그들의 뒤를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이미 만들어져 있어서 올라가기가 수월했다. 올라가면서 동네사람들의 산소가 군데군데 보였다. 이윽고 태수아빠의
무덤이 가까워지기 시작하자 혜영은 그만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앞서가던 태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주저하는 눈빛의 엄마를 쳐다
보았다.
"엄마"
"....."
"그냥 저혼자만 갖다올까요?"
고개를 숙이고 있던 혜영은 다시 남편이 있는곳을 바라보았다. 무덤이 가까워질수록 두려움은 심해져 갔으나 어차피 한번은 부딪쳐야
할 일이었다.
"가자"
엄마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자 태수도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얼마를 더 가자 마침내 태수아버지의 무덤이 나타났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고 나무들로만 둘러싸여 있어서 왠지 외로워 보였다. 할아버지가 자주 찾아와서 벌초를 해서인지 무덤은 상당히 깔끔했다.
아무말없이 남편을 바라보던 혜영은 다시 슬픈 감정이 복받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터질듯한 울음을 애써 참으며 조용히 가기고 온
음식들과 술을 산소앞에 차렸다.
"아버지께 절 올려라"
태수가 큰절을 올리기 시작하자 눈시울이 붉어진 혜영은 만감이 교차했다. [여보, 나와 태수의 일을 다 알고있죠?... 태수를 잘 키워야
하는데 이렇게 되어서 미안해요..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이러면 안되는줄 알면서도 태수가 당신만큼 나를 사랑해서 어쩔수가 없었어요..
내가 나중에 죽어서 당신에게 용서를 빌테니 태수를 원망말고 잘 되게 도와주세요] 절을 끝낸 태수는 옆에서 천천히 큰절을 올리기
시작하는 엄마를 보면서 속으로 어제 얘기했던것을 아버지에게 말하며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는 그를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산소를
향해서 그동안 마음에 담고있었던것을 말씀드리며 굳게 다짐했다.
산을 내려오는 혜영의 심정은 착잡하였다. 그러나 일단 남편을 대하고 용서를 빌은 탓인지 무거웠던 마음은 한결 가벼워져 있었다. 얼마를
조용히 내려오는데 옆에서 태수가 문득 물어왔다.
"저와 이렇게 되신것을 후회하세요?"
발걸음을 멈추고 아들을 보던 혜영은 고개를 돌려 남편이 있는곳을 쳐다보다가 엷은 미소를 띄우면서 대답했다.
"안해"
그러자 태수는 따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들고있던 짐들을 내려놓고 엄마를 껴안았다.
"제가 용서를 빌고 엄마를 평생 사랑하며 보살펴 드리겠다고 약속했으니 아버지께서도 분명히 이해를 해주셨을거에요"
혜영은 여전히 미소를 띄운채 아들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다시 포옹을 하는 두모자뒤로 태수아버지가 있는 곳에서는 따스한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할아버지집으로 다시 돌아와보니 태수고모가 와 있었다. 혜영과 비슷한 나이인 태수고모는 그들을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왜소한 체격의
고모는 남편과 함께 농사를 지어서 피부가 그을러져 있었다. 혜영처럼 이른 나이에 시집을 갔던 그녀는 혜영과 태수를 볼때마다 친절하게
대해주곤 했었다.
"언니, 오래간만이에요"
"안녕하셨어요? 아가씨... 많이 좋아 보이시네요"
"뭘요... 태수도 많이 컸구나"
"안녕하세요? 고모... 고모부님은 안오셨어요?"
"응... 네고모부는 집에 손님들이 와서 도저히 올수가 없었어... 너를 많이 보고싶어 했는데... 애들이나마 데려올려고 했는데 사촌들이
와서 그럴수가 있어야지"
한동안 태수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고모는 감탄하듯이 말했다.
"태수가 커가면서 오빠를 많이 닮네요"
아버지의 얼굴이 잘 기억안나는 태수는 어제도 할머니에게 그런 소리를 들어서 신기했다.
"제가 정말 아버지를 닮았어요?"
"응... 완전히 붕어빵이다"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어리둥절해 하는 태수를 옆에서 혜영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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