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들의 행진곡 - 4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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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위에 누워있는 명숙의 마음은 아까보다 많이 진정되어 있었다. 선규도 미안한지 그녀에게 듣기좋은 말만 하면서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폈다. [내가 선규를 그렇게 만들었는데 먼저 탓할 사람은 바로 나지. 아직 나이도 어린애한테 화를 내서 뭘 어떡하겠어?]
그렇게 생각하다가 문득 아까 거울에 비쳤던 선규의 얼굴이 기억났다.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미처 생각하지를 못했었는데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니 무엇인가를 간절히 집착하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아까 선규의 담임선생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길래 선생님이 선규의 얼굴에 그늘이 있는걸 보셨을까?] 그리고는 옆에 누워있는 선규를 바라보다가 팔을 툭 건드려 보았다. 그러자
선규가 그녀를 보면서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안자?"
"응"
"아직도 화가 안풀렸어?"
"이젠 풀렸어"
"다시한번 미안해... 나도 아까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
"네가 잘못했다는걸 깨달았으면 됐어"
그리고는 잠시 아무말없이 아들을 바라보다가 얼굴을 돌려 어두운 천장을 응시했다.
"선생님이 네얼굴에서 그늘이 보인다고 말씀하시더라"
"....."
"왜 그런거야?"
"엄마한테도 그렇게 보여?"
"가끔 그래... 엄마와 단둘이 사는게 안좋니?"
"안좋긴"
"그런데 왜 그래?"
"그냥 내얼굴이 그렇게 보이는거겠지"
"태수도 그렇다는데?"
"태수도?"
"그래... 너희둘한테 무슨 고민거리가 있니?"
한동안 조용히 있던 선규는 다시 입을 열었다.
"엄마와 단둘이 사는 애들은 다 그런가봐"
그의 어조가 왠지 서글프게 들려서 명숙은 더이상 묻지를 않고 선규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고민거리가 있으면 마음속에 담아두지말고 언제든지 엄마에게 털어놔... 알았지?"
그러자 선규는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더니 가슴속으로 안겨왔다.
이틀후 태수와 선규는 선생님의 부름을 받고 교무실로 가고 있었다. 교무실에 가기를 꺼려하는 선규는 인상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선생님이 왜 부르시는거야?"
"내가 아냐? 넌 죄지은것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선생님을 만나는걸 싫어하냐?"
"몰라... 교무실에 들어가는것도 싫고 첫인상이 그래서 선생님을 보는것도 여전히 내키지가 않아"
"나도 같이 부르신건데 너무 걱정하지마"
"너야 원래 선생님의 비서잖아"
고개를 내젓는 태수는 웃음을 지으며 여전히 못마땅해하는 선규를 데리고 교무실에 들어갔다. 선생님은 그들을 보고 포장이 된 두개의
선물들을 가방에서 꺼내 건네주었다.
"이거 어머님께 갖다드려라"
"이게 뭔데요?"
"너희들 어머님들께서 선물을 사가지고 오셨기에 감사해서 내가 답례로 드리는거야... 포장뜯지말고 그대로 갖다드려야한다"
"네"
진지하게 말하던 선생님은 부드러운 얼굴표정으로 바꾸더니 미소를 지었다.
"어머님들이 미인들이시더라"
그말을 듣자 태수와 선규는 어린애들처럼 활짝 웃었다. 그러는 그들을 보며 선생님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어머님들께서 너희들 걱정을 많이 하시니까 속썩히지 말고 어머님말씀 잘들어... 알았지?"
"네... 명심할게요"
교무실을 나온 선규는 들고있는 선물을 궁금한듯이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이게 뭘까?"
"책 같은데?"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선물을 보던 선규는 걸음을 옮기며 태수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왜 그렇게 봐?"
"태수야, 넌 내얼굴에 그늘이 지어 있는것 같니?"
"글쎄... 매일 보는 얼굴이라서 잘 모르겠다"
"나도 네얼굴을 암만 봐도 모르겠어"
"무슨 소리야?"
"선생님이 너와 내얼굴에 그늘이 져 보인다고 말씀하시더래... 아줌마한테 못들었어?"
"아니... 그런 말씀 안하시던데... 아줌마가 그러셔?"
"응... 너도 그렇게 보인다고 해서 이상했거든"
"아마 엄마와 어렵게 살아서 그렇게 보이는가 보다... 근데 너는 왜 그래?"
"나도 같은 이유지... 뭐"
그러자 태수는 선규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들겼다.
"우리가 그렇게 보인다면 우리엄마와 아줌마의 속은 어떠시겠냐? 그러니 아줌마께 잘해드려"
"내걱정말고 너나 잘해드려라"
선규는 피식 웃으며 말하고는 태수와 함께 교실로 들어갔다.
저녁에 집으로 들어온 혜영은 방안에서 옷을 갈아입을려고 하는데 태수가 노크를 하며 들어왔다.
"엄마, 선생님이 이거 엄마에게 드리라고 하시던데요"
"그게 뭔데?"
"그저께 엄마한테 선물을 받으셔서 답례로 드리는거래요"
태수가 들고있는 포장이 된 선물을 보자 혜영은 순간 겁이 났다. [액수가 너무 적었나?... 선물을 보니까 책인거 같은데] 촌지에 대해서
경험이 없던 혜영은 선생님이 돈액수를 보고 언짢아서 자신이 선물했던 책을 돌려보낸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그래서 태수가
보는앞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어보니 그안에는 그녀가 선물했던거와는 전혀 다른 수필집이 들어있었다.
궁금함이 들어서 책을 만져보니 볼록 나온게 책안에 뭔가가 들어있는것 같았다. 무심코 책을 열어보니 그안에서 두개의 봉투가 나왔다.
하나는 그녀가 마련했던 돈봉투였고 다른 하나에는 편지지가 들어있었다. 불길한 마음이 들어 떨리는 손으로 편지지를 꺼내보니 깔끔하게
보이는 글씨들이 적혀있었다.
태수어머님께...
저에게 선물해주신 책에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교사로서 당연한 일을 하는건데 이렇게 마음을 써주시니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답례로 저도 한권의 책을 드리니 받아주시면 대단히 감사
하겠읍니다. 주신 선물을 열어보니까 실수로 넣으셨는지 제가 받으면 안되는것이 있었읍니다. 혹시 찾을까봐 태수편으로 보내드립니다.
어머님의 마음을 제가 충분히 아오니 너무 걱정하시지 마시고 태수를 잘 보살펴 드리겠읍니다.
만사두루 평안하시기를 빌겠읍니다. 정희경 올림.
편지를 읽은 혜영은 손이 파르르 떨리고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되었다. 편지에서는 그녀가 부끄러워하지 않게 배려를 해가며 적은
선생님의 노력이 확연하게 보였지만 그래도 선생님에게 추한 모습을 보인거 같아 창피하고 민망했다.
"이게 무슨 말씀이에요?... 실수로 넣으셨다니요?"
태수의 말이 들리자 그제서야 혜영은 그가 옆에 있었다는걸 깨달아서 두려움이 덜컹 들었다. 그러는데 태수가 돈봉투를 집어들고 그안을
들여다보았다.
"돈이잖아요... 그럼 엄마, 혹시?"
태수가 놀라면서 두눈을 커다랗게 뜨자 혜영은 순간적으로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서 그만 주저앉을뻔 했다. 비록 아들이었지만 이런짓을
한걸 보여준다는게 무척 부끄러웠고 또한 이상하게도 신신당부하던 그의 말을 어긴것 같아서 큰잘못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어 몸들바를
몰랐다. 그것은 마치 남편의 말을 어긴것 같아서 태수가 그녀를 야단칠까봐 겁이 나 어찌해야 좋을지를 몰라 매우 당황하기 시작했다.
태수는 여전히 놀라는 표정으로 믿을수 없다는듯이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기어이 선생님께 돈을 갖다드린거에요?"
태수에게 추궁을 받자 혜영은 너무나 무서워져서 저도모르게 눈물이 왈칵 나오며 두손을 모으고 싹싹 빌었다.
"태..태수야, 내가 잘못했어... 다..다음부터는 네말을 꼭 들을테니 한번만 용서해줘"
그러자 태수는 기겁을 하며 얼른 그녀의 두손을 잡았다.
"갑자기 왜 그러시는거에요?"
하지만 혜영은 태수가 화를 내며 야단칠것만 같아서 계속 빌었다.
"다시는 안그럴테니까 야단치지 말아줘"
"네?"
그녀와 함께 당황하던 태수는 곧 부드러운 표정을 짓더니 따듯한 어조로 말했다.
"제가 어떻게 감히 엄마를 야단쳐요? 진정하세요. 왜 이렇게 놀라세요?"
"야단 안칠거지?"
그말을 듣자 태수는 이해가 안된다는 얼굴로 웃음을 짓더니 여전히 벌벌 떨고있는 그녀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엄마를 놀라게 해드렸으니까 야단맞을 사람은 바로 저인거 같아요.. 그런데 정말 왜 이러시는거에요? 갑자기 저를 무서워하시고.. 제가
엄마를 무섭게 해드렸어요?"
그리고는 그녀를 껴안고 등을 다독거려주자 혜영은 그제서야 안심을 하며 얼굴에 묻은 눈물을 닦았다.
"미안해. 네말듣고 나도 안그럴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런다는 말이 자꾸 생각나서....."
"괜찮아요, 엄마... 이제 그만 진정하세요"
"화 안났지?"
"제가 엄마한테 화를 내는걸 보신적이 있으세요? 그리고 저를 위해서 그러신건데 오히려 감사드려야죠"
아들의 상냥한 말을 듣자 혜영은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 태수는 안고있던 몸을 떼고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았다.
"이제는 진정이 되셨어요?"
"응"
"저를 무서워하시지 마시고 편하게 생각하세요... 제가 도리어 엄마를 무서워해야 되는데 이러시면 제가 죄송하잖아요"
그말에 혜영은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알았어"
"그리고 이런거는 한번 드리게 되면 계속 드리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그러시지 마세요.. 돈버시느라고 힘드신거 뻔히 아는데
이런일로 엄마의 마음을 무겁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요"
"네말대로 할게"
"어쨋든 선생님이 좋은 분이시란걸 알아서 기분이 좋네요"
"....."
혜영이 반성하는 아이처럼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자 태수는 그녀의 손에 돈봉투를 쥐어주었다.
"엄마가 쓰시고 싶은데 쓰세요... 공돈이나 다름없잖아요"
그말을 듣고 혜영이 눈시울이 붉어진 얼굴을 들자 태수는 계속 미소짓는 얼굴로 일어났다.
"오늘은 제가 저녁을 차릴테니 엄마는 그만 옷갈아 입으시고 씻으세요"
태수가 나가자 혜영은 그가 쥐어준 돈봉투를 물끄러미 보았다. 그가 나가서 이제야 완전히 진정이 된 그녀는 방금전에 아들을 남편처럼
무서워하며 어린애처럼 벌벌 떨며 울었다는것이 상기되었다. [태수말대로 내가 엄마인데 왜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살며시 기어서 문을 조금 열고 저녁을 짓고있는 태수를 몰래 훔쳐보았다. 암만 생각해도 아들이
야단칠까봐 울음을 터트리고 또한 그가 괜찮다며 달래준다고 안심이 됐던게 도무지 이상하기만 했다. 그것은 마치 어렸을때 그녀의
아버지에게 느꼈던 감정이나 아니면 남편에게 가졌던 느낌과 똑같았다.
[왜 그러지? 마치 내가 어린애같고 태수가 어른같잖아] 그러자 낮에 명숙이 태수가 무섭다고 한말이 기억났다. 어렸을때부터 자기할일을
다해내고 야단칠 일도 없어서 혜영에게는 아들이 함부로 대할수없는 어려운 존재로 느껴졌었다.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엄마로서의 위엄을
갖추고 대했었지만 속으로는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태수에게 남편이나 아버지에게 느끼듯이 의지하는 마음이 들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마음이 그녀의 가슴속에 무의식적으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번에 태수에게 나는 네거란 말이 저도모르게
나왔었을때는 혜영도 매우 놀라서 그런 말을 한 자신이 믿겨지지가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녀의 입에서 왜 그런말이 나왔었는지가
이해될것 같았다. 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혜영은 그녀와 태수의 위치가 뒤바뀌고 있다는것이 깨달아졌다.
선규는 신문대금을 받으려고 예전에 우연히 섹스하는것을 목격했던 여자의 집에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얼마후에 여자가 현관문을 열고
선규를 확인한 다음에 다시 지갑을 가지러 집안으로 사라졌다. 그가 요금을 받으러 올때마다 세련되고 매력적으로 생긴 여자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상냥하게 대해주어서 선규도 어느정도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가 왠지모를 야릇한 미소를 지을때는 그때
보았던 여자의 나체와 섹스하는 장면들이 떠올라서 당혹스럽기도 하였다. 다시 나온 여자는 돈을 받고 영수증을 끊어주는 선규를 또다시
야릇한 웃음을 지으며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이일을 오래 하는것 같네... 저번에 했던 애는 2~3개월정도 하고 그만두던데"
"올해말까지는 할거에요"
선규가 영수증을 건네주면서 말하자 여자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름이 뭐니?"
"고선규라고 해요"
"선규라..... 고등학생이라고 했지?"
"네... 고1이에요"
여자가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는것 같아 저도모르게 민망해지고 불편해진 선규는 얼른 인사를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갈려고 하는데 별안간
그녀의 손이 올라와서 그의 볼을 살포시 어루만졌다.
"정말 귀엽게 생겼다. 선규같은 동생이 하나 있으면 좋겠는데?"
여자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듣자 선규는 귀밑까지 새빨개졌다. 더군다나 그녀의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히 매혹적인 감촉의 손길을 느끼자
왠지모르게 경직이 되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의 그러한 상태를 눈치챘는지 여자는 입을 가리고 눈웃음을 치며 조용하게 웃었다.
"부끄러워 하는거야? 순진하네... 그럼 다음에 보자"
여자가 들어가고난뒤 잠시 멍하게 서있던 선규는 부리나케 아래층으로 달려 내려갔다. 그제서야 자신이 숨을 못쉬고 있었다는것을 깨닫고
커다랗게 헐떡거렸다. [이..이상한 여자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얼굴을 만지고 거기다가 나이차이가 얼마나 나는데 동생이라니... 우리
선생님과 비숫한 나이인거 같던데] 뜻밖에 당한 일이어서 마치 꿈을 꾼거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곧 생각을 떨쳐버리고 앞에 보이는
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아마 성격이 좋고 털털한 사람이어서 그랬나보다. 그런데 외모로 봐서는 그렇게 안보이던데?] 그러는데 안에서
누구냐는 소리가 들려 선규는 목청을 가다듬고 얼른 대답했다.
보급소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선규는 버스정류장옆에 있는 판매대로 다가갔다. 신문에난 머리기사제목을 읽을려고 고개를 숙이자 그위에
놓여있는 즉석복권들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 복권을 사보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는데 오늘따라 호기심이 들었다. 그래서
판매대안에 있는 아줌마에게 가서 물었다.
"아줌마, 즉석복권 한장이 얼마에요?"
아줌마는 복권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선규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500원"
"한장만 주세요"
"어떤걸로 줄까?"
"아무거나 주세요"
선규는 돈을 지불하고 복권을 받아 뒤에 있는 건물쪽으로 갔다. 그리고는 한동안 신기하듯이 바라보다가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긁기
시작했다. [어라?] 잘못봤나 해서 다시 확인해 보았으나 틀림없이 5천원에 당첨되었다. [이상하다. 이거 당첨되기가 힘들다고 그러던데..
내가 잘못 보는건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시 판매대로 뛰어갔다.
"아줌마, 이거 제가 당첨된게 맞아요?"
복권을 자세히 살펴보던 아줌마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맞아... 처음 산 복권에 당첨되고 운이 좋네... 남들은 몇만원을 쓰며 긁어도 겨우 500원이나 1000원이 나올까말까인데"
그말을 듣자 선규는 신기해서 호기심이 더욱 들었다.
"돈은 어디서 받아요?"
"5천원이니까 여기서 줄수있어"
"그럼 돈대신 복권 10장으로 받을수 있을까요?"
그러자 아줌마는 호쾌하게 웃었다.
"복권에 맛들였구나... 자"
10장의 복권을 받은 선규는 다시 뒤쪽으로 달려가서 열심히 긁다가 기겁을 했다. [으악!] 10개중에서 총7개가 당첨되었는데 2장이
500원짜리, 2장이 1000원짜리, 1장이 5천원짜리, 1장이 5만원짜리,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10만원짜리였다. 15만8천원은 그가
신문배달을 해서 한달동안 버는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었다. 너무나 놀라서 복권들을 들고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였다.
[이..이런 만화같은 일이.....] 선규에게는 옛날부터 운이 잘 따랐다. 가끔가다가 길거리에서 떨어져 있는 돈을 발견했고 시험을 보다가
아리송한 문제의 답을 찍으면 거의가 다 맞곤 했었다, 그래서 선규도 자신이 운이 좋은가보다하며 신통해 했었다. 하지만 이거는 그런
일과 달랐다. [나한테 이렇게까지 운이 잘 따르나?] 정신이 나간 얼굴로 판매대로 가니 아줌마는 피식 웃었다.
"이번에는 꽝이냐?"
선규가 아무말없이 복권들을 내밀자 한장씩 자세히 살펴보던 아줌마는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경악에 찬 눈으로 선규와 복권들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이게 다 지금 네가 가져갔던것들이란 말이야?"
"네"
"세..세상에... 이런 일은 나도 처음 본다"
이제는 무뚝뚝한 얼굴에서 경의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아줌마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또 복권으로 바꿔줄까?"
하지만 선규는 겁이 나서 또다시 복권을 긁을 엄두가 나지않았다.
"여기서 돈으로 바꿔주실수 있으세요?"
"이렇게 큰돈은 여기서는 못바꿔줘... 복권을 발급한곳에 가서 받아야 해"
하는수없이 복권들을 받아든 선규는 등을 돌리다가 다시 돌아서서 여전히 경의롭다는듯이 바라보는 아줌마에게 5만원짜리가 당첨된
복권을 내밀었다.
"이거는 아줌마가 가지세요"
"뭐? 5만원짜리를?"
놀라는 아줌마에게 선규는 생긋생긋 웃으면서 말했다.
"아줌마가 골라주셨잖아요... 아무래도 아줌마때문에 운이 좋았던것 같애요"
그러는데 그가 탈 버스가 도착해서 선규는 멍하니 앉아있는 아줌마를 뒤로 하고 얼른 버스에 올라탔다. 흔들리는 버스안에서도 방금
일어난 일때문에 어안이 벙벙하기만 했다. [내게 운이 그렇게 좋나? 에이,.. 그냥 한번밖에 찾아오는 우연이겠지... 하지만 어떻게
10장중에서 7장이 당첨되냐? 그것도 큰돈들이..... 하여튼 오늘은 이상한 날이야] 정신이 나간듯이 서있는 선규는 버스가 흔들리고
있는지도 몰랐다.
부엌에서 저녁을 하던 명숙은 큰소리로 부르며 들어오는 선규를 듣고 뒤를 돌아보았다.
"오늘은 좀 늦었네?"
그러나 선규는 아무대답없이 복권들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야?"
"복권이야... 내가 돈을 땄어"
"복권? 무슨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고 그래?"
"그냥 아무생각없이 샀었거든... 그런데 액수를 봐봐"
얼굴이 상기되어 있는 선규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바라보는 명숙의 손을 잡아 의자에 앉히고 상세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얘기를 들은
그녀도 깜짝 놀랐다.
"뭐?.. 10장중에서 7장이 당첨되었다고?"
"그래... 판매대에 있는 아줌마도 이런거는 처음 봤데. 그리고 이 액수들을 봐.. 이렇게 많은 돈들이 나한테 걸렸다는게 신기하지 않아?"
이제는 명숙도 복권들을 신기하게 들여다 보고 있었다.
"정말 신기하네... 보통 하나라도 당첨되기가 어렵다던데"
그러는 그녀옆에서 선규는 천장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가만있어봐... 내가 500원을 투자한게 되니까 처음 샀던 복권까지 합하면 16만 2천5백원의 이익을 본거네"
아들의 진지한 얼굴을 보고 기가 막힌 명숙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선규의 양볼을 두손으로 잡아당겼다.
"으이구, 경제신문을 열심히 읽는다싶더니 그런식으로 생각하냐?"
그러나 선규는 여전히 얼빠진 얼굴로 계속 중얼거렸다.
"아니야, 아니야... 생각해 보니까 괜찮은 투자를 했네"
그러더니 명숙을 보며 싱긋 웃었다.
"나 대단하지 않아? 5만원이란 거금을 남에게 서슴치않고 주고"
"그런식으로 해서 얻은 공돈인데 뭐가 대단하니? 그렇게 생각되면 이돈 가지고 불우이웃돕기나 해라"
"난 미성년자인데 이돈을 찾을수가 있나?"
"몰라"
"그럼 엄마가 찾아줄래?"
"그돈 가지고 뭘 할려고?"
"엄마말대로 불우이웃돕기를 하거나 아니면 용돈으로 쓰지, 뭐... 사실 언제 나한테 이런 큰돈이 운좋게 들어오겠어?"
"그래, 알았다... 하여튼 내가 유난스러운 자식을 하나 뒀다"
명숙이 혀를 차면서 일어나자 선규가 묘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엄마, 내가 운이 좋아보여?"
"무슨 소리야?"
"시험볼때 답을 찍으면 거의 다 맞고 길에서도 가끔가다 돈을 줏곤 하거든... 그래서 그냥 내가 운이 좋은가보다 생각했었는데 복권때문에
너무 놀랬어"
그소리를 듣고 명숙은 매우 신기한듯이 아들을 쳐다보았다.
"운이 있다면 좋은거지... 하지만 그런거는 어쩌다가 일어나는 일이야... 노력을 하며 살아야지 운에 의지하면 되겠니?"
"엄마말이 맞아... 암만해도 내가 어제 돼지꿈을 꿨나봐"
그말에 명숙은 웃으면서 다시 저녁을 짓기 시작하는데 뒤에서 별안간 선규가 그녀를 껴안았다.
"하지만 엄마만은 운이 좋은거 같애... 누가 나처럼 엄마같은 예쁜 여자를 얻겠어?"
그리고는 그녀의 볼에 뽀뽀를 하자 명숙은 웃으면서 장난기가 가득담긴 선규의 볼을 사랑스럽게 꼬집었다.
일요일아침에 태수는 엄마의 벌려진 두다리사이에 얼굴을 묻고 꽃잎을 탐닉하고 있었다. 그러는 그의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고 있는
엄마는 신음소리를 내며 헐떡거리고 있었다. 엄마는 오럴섹스를 받는거에 대해서 여전히 창피해 했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몸을 움추러들며
마지못해 받는것이 아니고 그가 들어오면 살며시 다리를 벌려주었다. 처음에 경험했었을때는 여자의 성기를 빨아주는것이 이상하고
어색했었으나 엄마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는것이 기뻐서 오럴섹스를 해주는걸 좋아했다. 더군다나 엄마의 은밀한 곳을 처음 보았을때는
무척 신기했고 또한 그곳을 빨아준다고 생각하니 묘한 흥분이 들기도 했다.
"아흑....... 아........."
두눈을 감고 온몸을 비비꼬는 그녀의 얼굴에는 황흘감에 빠져있는게 역력했다. 그녀의 옆구리를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고 촉촉한 입술과
혀로 검은 수풀을 헤치며 정신없이 빨자 겉은 거무스름하고 속은 핑크색깔이 나는 동굴에서는 애액이 하염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오르가즘이 왔는지 땀에 젖어있는 엄마의 육체는 크게 요동을 쳤고 입에서는 알아듣기 힘든 소리가 울러펴졌다.
"아악....... 어흑......... 허억..........."
격렬하게 흔들리던 그녀의 몸이 가라앉았어도 태수는 하던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엄마는 두팔로 그의 머리를 잡으면서 힘없이
애원했다.
"이제 그만 해줘... 더이상은 못견디겠어"
그말을 듣고 정신을 차린 태수는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엄마는 여전히 기운이 없는지 눈을 감고 간간히 몸을 떨며 누워있었다. 태수는
엄마가 진정이 되면 그녀의 안으로 들어갈려고 했는데 그녀가 힘없이 눈을 뜨며 몽롱해진 얼굴로 일어났다.
"이리와봐"
아무생각없이 다가갔던 태수는 갑자기 엄마가 그의 사타구니로 머리를 숙이자 질겁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이번에도 못하게 하면 나 울거야"
그말에 놀라서 바라보자 그녀의 얼굴은 정말로 울것같은 인상이었다. 지금까지 엄마가 해준다는걸 이리저리 피했으나 그걸 보니 마음이
약해져서 태수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경악에 찬 눈으로 그녀의 머리가 성기위로 숙여지는것을 속수무책으로 보고 있었다. 드디어 입안에
성기를 넣은 엄마는 엉거주춤 앉아있는 그를 제대로 앉힌다음 엎드려서 한손으로 성기기둥을 잡으며 정성껏 빨아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음이 매우 불편했으나 계속해서 엄마가 혀를 움직여가며 따듯한 입안으로 성기를 감싸고 빨아주자 태수에게는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알수없는 흥분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당장이라도 엄마가 해주는 행위를 중지시키고 싶었지만 몸은 점점 힘이 빠지며
밀려오는 쾌감을 쫓아가고 있었다. 이윽고 모든것을 포기한 태수는 두눈을 감고 엄마에게 성기를 완전히 내맡기며 오럴섹스를 즐겼다.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자 엄마는 위아래로 머리를 움직이는 속도를 더욱 높였다. 그러자 몸안에 들어왔던 야릇한 느낌들이 성기로
집중되며 사정하기 직전과 같은 주체할수없는 흥분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그러면서도 마음한구석에서는 엄마의 입안에 정액을 분출할것
같은 걱정이 들어 없어져가는 이성의 조그만 자락을 붙잡으며 그녀의 머리를 잡았다.
"어..엄마. 이젠 됐어요......."
그러자 엄마는 고개를 들며 막혔던 숨을 크게 들어마신뒤 그를 자리에 눕혔다. 그리고는 위에 올라와서 입안에 깊숙한 입맞춤을 해주었다.
성기에서 약간의 정액이 나왔었는지 엄마의 입안에서는 조금 짭짜름한 맛이 났다. 얼마후에 입을 떼고 한동안 태수의 상반신을 입과 혀로
애무해주던 그녀는 성기에 콘돔을 끼우고 그위로 올라가서 질안에 삽입시켰다.
"어흑....... 아.........."
그리고는 두손으로 그의 가슴을 짚고서는 천천히 몸을 상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눈을 감고 빨갛게 홍조를 띄우며 신음을 내는 엄마의
모습은 평소보다 다르게 느껴졌다. 보통때는 성행위를 할때 부끄러워 하며 그가 하는대로 따랐으나 지금은 매우 적극적으로 보였다.
땀을 흥건히 흘리며 움직이는 속도를 빨리하던 엄마는 별안간 가슴을 짚고있던 두손을 뒤로 돌려 그의 허벅지를 잡은뒤 머리와 상반신을
뒤쪽으로 펴며 성기를 완전히 삽입시킨 상태로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성기에서 색다른 느낌이 나는 태수는 몸을 뒤로 구부려
절벽처럼 밋밋해진 그녀의 젖가슴과 복부를 정신없이 어루만졌다. 고개를 약간 들고 앞쪽을 바라보니 그의 성기와 엄마의 음부를 가린
검은 수풀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악...... 하악........ 허억.........."
엄마의 거친 신음소리를 듣다가 더이상 참을수없게 된 태수는 상빈신을 일으키고 두팔로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으며 부풀어오른
젖꼭지를 한입에 넣고 힘을 주어 빨았다. 그러자 엄마는 더욱 커다란 소리를 내며 이번에는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그의 팔에 온몸을
내맡겼다.
"하악..... 아흥........ 허엉........."
긴머리가 출렁거리는 그녀는 간간히 몸을 부르르 떨며 축 늘어진 두팔들은 허공에서 허우적거렸다. 숨이 끊어질듯이 함께 격렬하게
발광하던 태수가 마침내 사정하자 그와 동시에 엄마도 커다란 소리를 내지르며 그의 목을 있는힘껏 부둥켜 안았다.
"아!....... 으.........."
"아윽!........ 헉!.........."
태수와 같이 몸을 바르르 떨던 엄마는 이윽고 그의 목덜미에 머리를 기대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태수도 숨이 넘어갈것만 같아서 한동안
가만히 앉아있다가 그녀의 끈적끈적한 육체를 안은 상태로 뒤로 드러누웠다. 급하게 뛰는 심장은 간신히 진정되었으나 이처럼 격렬한
섹스를 하기는 처음이어서 온몸에 힘이 없었고 머리전체가 빙글빙글 도는것 같아 어지럽기만 했다. 그의 가슴위에서 꼼짝도 않고있던
엄마는 한참있다가 얼굴을 그의 목덜미에 파묻은 상태로 조용히 말했다.
"좋았어?"
"너무 좋았어요. 엄마는요?"
"나도 좋았어"
숨을 빨리 고르게 할려고 그러는지 몇번이나 심호흡을 크게 하는 엄마의 입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나오자 방금전까지 신음소리를 내며
헐떡거렸을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느껴져 기분이 이상했다. 하지만 엄마가 만족을 한거 같아서 흐뭇한 마음으로 그녀의 육체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는데 엄마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모습이 추했지?"
"아니에요"
혹시 엄마가 창피해 할까봐 얼른 단호하게 대답하자 그녀는 이해가 안된다는 어조로 중얼거렸다.
"원래는 이런적이 없었는데......"
그말투가 그녀자신에게 말하는것 같아서 태수는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라 잠시 망설이다가 상냥하게 위로했다.
"엄마가 좋으셨으면 된거에요... 저도 엄마와 똑같았었어요"
그러자 엄마는 그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고 조심스럽게 옆으로 내려왔다. 그제서야 그녀의 얼굴을 볼수가 있어서 살펴보니 엄마는
예전처럼 눈을 밑으로 내려깔고 수줍은 얼굴로 변해 있었다.
"조금만 자도 되니?"
"엄마가 주무시고 싶으시면 주무시는거지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
태수가 웃으면서 말하자 엄마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짓더니 그의 팔에 안겼다. 얼마동안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있으니 엄마는
어느새 잠이 들어있었다. 그녀가 깰까봐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있는 태수는 최근의 엄마를 생각해보니 이상하게 여겨졌다. 언제부터인가
엄마는 무엇을 할때마다 매번 그의 의사를 물었고 눈치를 살폈다. 마치 그에게 허락을 받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지만 조금전처럼 자도 되냐는것 같은 간단한 일이라도 반드시 그의 말을 듣고 행동했다.
조심스럽게 그의 얼굴을 보며 말하던 엄마를 떠올리자 그녀가 마치 그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동생같은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왜 그러시지? 평소에는 그런 약한 모습을 보이시지 않으셨는데. 심정에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 그런 생각을 하며 그의 정액이
있는 콘돔의 입구를 다른 손으로 단단히 동여매고 저쪽에 놓여있는 휴지통에 조준을 하고 던지자 콘돔은 휴지통안으로 정확히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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