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안경 - 2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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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화장실에 있지..???...나는 갑자기 생각이 났다. 조금전 엄마와 내 방에서 같이 있다가 마녀의 전화를 받고 괜히
켕기는게 있어서 나도 모르게 욕실로 들어왔다. 차라리 다행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엄마도 엄마는 그런 여자가 아닌데 아무리 외로워도 아들한테까지 그럴 분은 아닌데 하지만 아까는 분명히
조금전을 떠올리니 다시 몸이 이상해져갔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어느새 나의 분신은 부풀어오르기 시작했고 나는 은근한 기대를 하면서 내 방으로 향했다. 뭐라고해야하지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엄마를 무슨 얼굴로 보지..???... 나는 내 방문앞에서 잠깐 고민하다가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다행히도
아무도 없었다. 엄마가 부엌으로 가신것인가??? 올라올때 못본것 같은데 나는 천천히 부엌으로 내려갔다. 아무도 없었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전화를 받고있는 사이에 엄마가 할아버지한테로 가신것인가??? 나는 다시 내방으로 왔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책을 보려는데 내 눈에 뜨이는것이 있었다. 작은 쪽지가 곱게 접혀져있었다. 나는 그 쪽지를 펴서 읽어
보았다.
" 태진이 에게...........
우리 태진이 이제는 어른이 다되었구나.... 오늘은....너무 고마워서 이쪽지를 쓴다... 오늘 있었던 엄마의 행동은........네가
이해를 해주기를 바래.....아마도 태진이가 이 다음에 결혼하고나서 애낳고 살다보면....아마도 나를 이해해주리라 믿어....
어쩌면 이해 못할지도 모르지....엄마가 하고싶은 말은 정말로 엄마가 하고싶은 말은...이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어떠한 일이 생기든 어떠한 사실이 밝혀지든 이 말은 진심이란다... 누가 뭐래도...태진이 너는 내 아들이란다. 그리고 부디
엄마를 이해해주기 바래.....엄마도 사람이거든......한 영애................ "
나는 닭쫓던 개처럼 멍하니 쪽지를 바라보았다. 이해가 어느정도 갔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니 이해가 전혀안간다. 그리고
한영애란 엄마의 이름이다. 엄마는 왜???...자신의 이름을 썼을까????....괜히 마음이 복잡했다. 그리고 너는 내 아들이란
글귀가 괜히 자꾸만 내 뇌리에 박혔다. 내가 엄마한테 그래서는 안되는건데 괜히 후회와 자책감이 들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몇번흔들고는 욕실로가서 찬물로 세수를 하고는 공부를 시작했다. 왜냐고??? 맞아죽기 싫었다.
공부를 하다보니 어느새 새벽 4시 나는 조용히 가방을 정리한후 스러지듯이 잠이 들었다. 그리곤 찢어지는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깨었다. 어느새 6시반 나는 일어나서 세수하고 냉장고에서 쥬스와 빵을 꺼내먹고는 부랴부랴...집을 나섰다. 종아리가
아파왔지만 뭐 그런데로 견딜만했다. 어기적 어기적 이상한 걸음으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정류장에 낮익은 얼굴이
보였다. 마녀였다. 마녀가 나를 조용히 쳐다보더니 다짜고짜 나에게 다가온다. 그리곤 내 손을 잡더니 길옆 골목길로 잡아
끈다. 나는 조용히 끌려갔다.
".........................................."
".........................??????????????????????......................"
" 괜찬아....???..........."
" 네...!..."
" 어... 어제는 내가 실수했지..???........."
" 아니요...........괜찬읍니다."
" 어머.......아직도 아퍼..........."
" 괜찬아요.............."
병주고 약준다더니 자기가 때려놓고서는 여자는 다 저런것인지 궁금했다.
" 앞으로 잘해......알았지...???..."
" 네????............. 네...!!!!..."
" 여자를 화나게하면....그렇게되는거야.......알았지...???..."
" 네......"
" 다음엔...정말로 용서안할거야............."
"......................................................................"
나는 속으로 은근히 화가났지만 나는 참았다. 지금 화를 내봐야 나만 손해일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마녀가 미쳤나 나에게
다가오더니 내 품에 안긴다.
" 서... 선생님............"
" 가만히........잠시만.......나를 안아줘.........잠시만...이렇게 있으면 되...."
나는 어이가없었지만 뭐 어쩔것인가 상대는 마녀 나는 힘없는 학생 마녀의 몸짓에 나는 벽에 기대어졌고 마녀는 내 품에
안겼다. 나는 천천히 손을 들어 마녀를 안아주었다. 마녀의 머리에서 새큼한 향수냄새가 나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 내가 바라는것은 단지 이런것이야....나.. 네가 너무좋아...너를 보면 행복해... 너에게 무시받는것 싫어.....또다시 버림받는
것은 싫어...........나도 알아.......단지...내가 바라는것은......내 스스로 이환상을 벗어날때까지 나를 받아줘....사랑까지는
바래지도 않아...될수도 없고..그건 나도알아....단지 잃어버렸던 사랑을....잃어버렸던 꿈을... 네게서 잠시만이라도......
되찾고 싶을 뿐이야...... 그래줄거지...????...."
" 네......."
되묻듯이 애절하게 나를 올려다보는 마녀의 두눈에서 앳된 소녀의 가녀린 사랑이 애절함으로 느껴졌다. 그 두 눈을 보는순간
나는 나도모르게 네 라고 대답해버렸다. 그렇게 한참을 지났다. 그런데 순간 나는 내가 등교중이라는것을 깨달았다. 시계를
보니 늦었다. 한참을 지났는데도 마녀는 내 품에 안겨져있었다.
"............................................"
" 저......늦었는데요..........얼른 학교에 가야되는데........"
" 조... 조금만더................잠깐만.........."
나는 속이 탔다. 마녀는 계속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했고 결국은 어쩔수없이 나는 택시를 탔다. 내가 갔이 타자고했는데도
마녀는 나보고 먼저가라고했다. 나는 성질을 버럭내었다. 그러자 마녀는 순순히 택시를 탔고 나는 학교 조금전에 택시에서
내렸고 마녀는 택시를 타고 학교앞까지 갔다. 나는 쩔뚝이면서 학교로 뛰어갔다. 학교에 도착해보니 이미 학교문은 닫혀져
있었고 늦은 몇몇아이들이 헐떡이면서 교문앞에서 선도부들에게 잡혀있었다.
내가 교문앞에 도착하자 낮익은 선도부가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얼른 교문앞을 지키고있던 다른 선도부에게
뭐라고 말을 했고 그 선도부원은 나를 잠깐 쳐다보더니 학생부 선생님에게 잽싸게 다가가더니 뭐라고 말을 한다. 그러자
학생부 선생님은 나를 잠깐 보더니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자 그 선도부원이 선생님에게 강하게 다시 뭐라고 말을 했다.
선생님은 할수없다는듯이 고개를 끄떡인다.
그러자 말없이 교문이 열렸고 잡혀있던 늦은 아이들이 풀려났다. 학생들이 어리둥절 멀뚱히 서있자 선도부원이 한마디한다.
" 뭘봐 새끼들아..... 담임선생님...아침 조회전까지는 들어가야될것 아니야... 얼른 못 뛰어.......싫으면 문닫을까..???......."
애들은 잽싸게 우르르 교실로 향했다. 나도 교실로 뒤뚱뒤뚱 뛰려는데 선도부원이 나에게 다가온다.
" 다리도 아픈데.....천천히가.........."
" 네...???...........네...!!!!....."
" 나... 2학년 김 수현이다."
" 네???...네.. 저는 김태진입니다... 선배님...."
" 짜식... 서로 돕고 살아야지.........."
" 네..???..... 그럼... 선배님이.........감사합니다.... 선배님..."
" 천천히 가도 되....차기 선도부장이 뭐 이래....???...."
" 아..아닙니다... 선배님........"
" 조심해.......마음에 안들면 내가 너 깰수도 있어......"
" 서... 선배님이 깨신다면 깨져야지요...."
" 허...이놈보게.........마음에 드는 소리만 하는구만.... 잘.. 들어가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오다보니 어느새 우리반 앞이다. 마녀는 어느새 들어와서 교탁에 서 있었다. 2학년 선도부원이
담임을 보고 거수경례를 한다.
" 1학년 김태진에게 볼일이 있어.. 등교가 늦었읍니다. "
" 알았어요....돌아가세요...."
마녀가 대답하자 2학년 김수현 선배는 다시 거수경례를 하고는 교실에서 나갔다. 담임은 나를 보면서 자리로 돌아가라는듯이
눈짓을 했고 나는 내 자리로 가서 앉았다. 분위기가 이상했다. 민수와 창수가 나를 보면서 왜 늦었느냐는듯한 얼굴 표정을
지었다. 내가 뒤돌아보면서 말하는데 순간 분위기가 묘했다. 마녀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반 아이들도 모두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민수와 이야기하다가 걸린것이다. 나는 순간 당황했다. 마녀도 당황한것처럼 보였다. 순간 나는 손을 들었다.
" 뭐예요.....김태진...할말있으면 해보세요...."
" 선생님에게...그리고 반 친구들에게...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읍니다."
" 뭐...????.... 해..해보세요...."
" 먼저 친구들에게 사과드립니다... 최근에 제가...선생님에게 무례해서...반친구들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쳤읍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이런일 없도록.....주의하겠읍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에게도 깊숙히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매사에 주의하겠읍니다..... 지켜봐 주십시요....."
".............................................................................."
일순 반에 조용한 적막감이 돌았다. 그때 갑자기 윤대철의 목소리가 들렸다.
" 사과할것도 없는데... 우리 모두 박수로 태진이의 마음을 받읍시다..."
" 맞아......."
갑자기 반 아이들이 박수를 쳤고 마녀도 황당한 얼굴로 서 있다가 미소를 짓는다.
" 알았어요....김태진....선생님은 김태진학생의 마음이 원래는 그렇지 않다는것을 잘 알아요...이 선생님이 사과드릴께요...
오늘 조회는 이만합시다..."
쉬는 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조회시간에 있었던 일과 교문에서 있었던일로 아이들은 계속 수군거렸고 심지어는 다른반에서
나를 보러오는 애들도 있었다. 나는 상황을 이미 알고있는 민수의 조언에 따라 점심시간에 김수현 선배를 찾아갔다. 그리고
정중하게 공개적으로 김수현선배에게 고개숙이면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 김수현 선배는 놀랜듯 황당한듯한 얼굴로 나의
인사를 받았다. 그리곤 나를 보면서 한마디했다.
" 졌다 졌어...... 박강영 선배의 눈이 정확했어...가라...너를 인정한다..."
나는 정중히 2학년 교실을 나왔고 2학년 선배들이 나를 보면서 모두 수군거렸다. 그리고 나는 공부에 매달렸다. 왜냐고???
시험이 얼마 안남았는데 맞아죽을수는 없는 일 아닌가.????....시간은 빠르게도 흐른다. 어느새 종료시간이 되었고 종료시간
후에 집에가려는데 반장이 뛰어온다.
" 태진아....너 선생님이 잠깐 오래......"
" 나를..???... 왜...???....."
" 몰라....."
나는 교무실로 갔고 거기에 마녀의 책상이 있었다. 묘한 생각이 들었다. 많은 선생님이 있었고 마녀는 고개숙여 무엇인가를
하다가 나를 보자 입을 연다.
" 태진군....오늘 서류정리하는것좀 도와줘요....좀 많네............"
" 네...???......... 네....!!!...."
" 뭐...나는 반장을 시키고싶은데.........할일있으면...그냥 가도 괜찬아요..."
나는 황당했고 짜증이 났다. 물론 하다보면 뭐 마녀와의 좋은 일도 생길수있겠지만 나는 집에가서 공부를 해야했다. 그래서
한마디했다.
" 네...선생님...그럼 선생님 말씀대로....반장을 불러오겠읍니다."
" 뭐...????......"
나는 뒤도 돌아보지않고 쩔뚝이면서 교무실을 나왔다. 선생님 한분이 나를 툭치면서 한마디 했다.
" 그것참..오지게도 맞았군..."
나는 반장에게 선생님이 부르신다고 말을 했고 반장은 부리나케 교무실로 뛰어갔다. 내가 막 교문을 나서는데 낮익은 얼굴이
눈에 뜨였다. 환한 얼굴이 눈에 뜨일정도로 미인인 태아였다. 나는 반갑게 태아를 맞았다.
" 태아야.....웬일이니...???..."
" 오빠..!!!..... 벼 별일 없었지...???..."
" 별일...무슨일... 너 왜그래..???...무슨일 있어..????...."
" 아니 그게 아니라..............."
태아는 뭔가가 불안해보였다. 항상 맑고 밝은 얼굴이였는데 나는 태아를 다구쳤다.
" 너 요즘...집에도 안오고....무슨일 있지....???..."
" 아... 아니야...오... 오빠... 정말 아무일 없지...????...."
" 으응.....정말 아무일 없는데......."
" 그... 그럼 됐어....그럼 됐어........... 나... 나갈께...."
" 태아야....태아야..???........."
기분이 묘했다. 고작 저런말 할려고 나를 찾아온것인가???...아무래도 태아에게 무슨일이 있는것 같았다. 그때였다. 내 귀에
들려오는 말 한마디가 있었다.
" 이번시험 많이 어렵다던데...너 공부 많이했니...??..."
" 새끼야...내가 언제 그런거에 신경쓰는것 봤냐..???..."
" 이번에도 성적 떨어지면 꼰대에게 나 맞아죽는데...."
그렇다. 나도 잘못하면 맞아 죽는다. 이럴때가 아니다 반에서 일등과 2등 그리고 3등의 차이는 일, 이점 차이다. 맞아죽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책을 펴들고 보면서 집으로 향했다. 집에 와보니 역시 엄마가 계셨다.
" 다녀왔읍니다..."
" 응..왔니...???.... 밥 차려놨다..."
" 네....."
엄마와 나는 아무말없었다. 솔찍히 어제일로 좀 그랬지만 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씻고 밥을 먹었다. 그리고는 내 방으로
들어와서 계속 책과 씨름을 했다. 한참을 공부하다가 보니 두 눈이 아팠다. 시계를 보니 9시 나는 천천히 기지개를 킨다음에
오줌을 누러 거실로 내려왔다. 내려오다가 나는 깜짝 놀랬다. 거실에서는 티브가 켜져있었고 엄마가 그 티브를 멍하니 보고
있었다. 병원에 갔어도 벌써 갔어야되는데 무슨일 있는건지 궁금했다. 나는 엄마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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